올해 들어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바쁘다는 것이 경제적풍요와 연결이 된다면 이 기쁨(?)이 배가 될까? 그것과는 상관없어도 뭔가를 하고 있고, 그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일 중의 하나였다는 사실이 나를 기쁘게도 하고, 이 바쁨에 불평, 불만을 쏟아내지 못하게 한다.

 

하나의 아쉬움이라면,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책을 옆에 두고 수시로 꺼내 읽어야할듯하다. 다만 한자리에 진득하니 앉아서 끝을 봐야하는 내 성격이 문제. 화장실에서 읽는 책처럼 5분만 읽고 제자리에 놓았다가 다시 꺼내 읽어도 되는 그런 책이 내 리스트에는 별로 없다는 것.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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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여성의 사회활동에 대해 생각해본다. 요즘 내가 일하는 곳에서는 경력단절여성들 - 그러니까 결혼과 육아로 인해 사회생활을 끝내야했던 여성들-에게 다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물론 교육이란 것이 실제 취업에 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기란 좀 힘들다. 교육을 받고, 본인들이 일해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설 때 그것은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이런 교육을 하다보면, 자신의 노력은 뒷전에 두고, 누군가가 무너가를 해주기만을 바라는 경우를 본다. 때로는 그 교육마저 불충실하게 받으면서 이익은 챙길려고 한다. 이런 사람들때문에 진짜, 교육을 교육답게 받고 노력하는 이를 힘빠지게 한다. 요령이 판치는 세상에서 요령이 아닌 실력과 노력으로 자신의 꿈을 이루는 사람들을 보고싶다.

 

나 역시 7년이라는 시간을 가정의 울타리에서 살았다. 조금씩 일을 하겠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작년 연말, 내 인생에 또 하나의 획을 긋는 일에 뛰어들었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내 의견을 피력했을 때 나에게도 다시 기회가 주어졌다. 결국은 마음의 문제였던 것이다.

 

안다. 이런 말이 얼마나 공허하게 들리는지. 나는 다행히도 훌륭한 멘토를 만났다. 멘토가 왜 중요한지 절실하게 깨닫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나는, 그 멘토의 정신을 본받아 내가 가진 것을 풀어놓는 중이다. '사람'이 재산이고 '사람'이 힘이 된다는 걸 절실히 느끼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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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1 0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21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22 15: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22 2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22 2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2-06-21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힘드셔도 힘든 보람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훌륭한 멘토를 만난 것이 다행이라고 겸손하게 말씀하셨지만 그런 멘토를 발견해낸 하양물감님이 더 대단하신 거 아닐까요?
잘 해나가시길!

하양물감 2012-06-21 23:16   좋아요 0 | URL
hnine님, 오랫만이네요^^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7년 동안 요즘처럼 즐겁게 살고 있은 적이 있나 싶습니다.
물론 아직 어려움은 있어요. 한솔이 유치원 안가는 날 일해야 할 때나, 한솔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3시이후까지 일해야할 때가 그렇지요.
지금은 어려움이 있어도 잘 극복하려고 합니다.
힘낼게요!!

하늘바람 2012-06-21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들이 얼마나 일이 하고 싶은지 얼마나 자기 능력을 발휘하고 싶은지 하지만 얼마나 많은 제약에 걸리는지 그걸 남자들도 알아야 할텐데
힘내셔요 님

하양물감 2012-06-21 23:18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요즘 둘째 가지고 힘드시지요? 페이퍼 보면서도 댓글 못남겼어요.
네~ 힘내겠습니다.

순오기 2012-06-21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저도 무슨 말씀인지 잘 압니다.
내게도 멘토가 필요하고, 누군가에겐 내가 멘토가 되기도 하지요.
숲해설가 교육에 참여한 것이 바로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새로 일하기 지원 본부' 프로젝트 혜택을 받은 거였어요.^^
우리 교육생 중에도 저런 분 있어요, 또 온갖 문제를 일으키면서 취업은 빨리 하고 싶어하는 욕심쟁이도 있고요.ㅠ

하양물감 2012-06-21 23:21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도 그런 교육을 받으셨군요^^

요즘 제가 하는 업무중 하나가 제가 일하는 사단법인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일이거든요. 적극적으로 교육에 임하는 자세보다 적극적으로 자기편의를 주장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답니다(!!)
 
[생각에 관한 생각]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생각에 관한 생각 -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는 생각의 반란!
대니얼 카너먼 지음, 이진원 옮김 / 김영사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행동경제학이라는 큰 틀에서 읽는다면, 나는 정말 끝까지 다 읽어내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대중교양서라는 말이 쉽게 읽히고, 쉽게 이해가 된다는 말은 아닐 것이다. 다른 사람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직 행동경제학에 대해 잘 모르겠다. 다만, 이 책에서 소개한 수많은 연구, 실험, 에피소드들을 그 자체로 이해하고 공감했다.

 

두 개의 시스템(시스템1과 시스템2), 휴리스틱과 편향, 과신, 선택, 두 자아 라는 작은 소제목 5개로 나누어져 있는데, 먼저 시스템1과 시스템2를 이해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시스템1은 우리가 직관적이고 자동적으로 빠르게 반응하는 시스템이고. 시스템2는 복잡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정신활동이면서 통제적인 시스템이다. 이 책의 제목이 의미하는 FAST와 SLOW는 바로 이 두 시스템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즉 빠르게 생각하는 시스템1과 통제적이고 게으른 시스템2.

 

보통의 생각과 행동은 주로 시스템1에서 일어나지만, 상황이 복잡하고 어려워질 때는 시스템2가 결정권을 갖는다. 생각을 하는 것, '사고과정'에 있어서 시스템1과 시스템2는 어느 하나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한다.

 

휴리스틱과 편향을 다룬 부분에서는 우리가 흔히 저지르는 통계오류에 대해 알 수 있었고, 닻내림효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으려면 시스템2를 제대로 작동시켜야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특히 가용성폭포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였다.

가용성 폭포는 사건들의 자기자족적 self-sustaining인 사슬이다. 비교적 소소한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들에서부터 시작해서 대중의 공포와 정부의 대규모 조치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사슬이다. -중략- 이런 주기는 가끔은 걱정스런 소식들을 지속적으로 흘려보내려는 개인 혹은 조직들 때문에 의도적으로 가속도가 붙기도 한다. 이때 언론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기갓거리들을 얻기 위해서 경쟁하다가 위험도가 점점 더 과장된다. 이처럼 점점 더 커지는 위험과 공포심을 낮추려고 노력하는 과학자들은 별로 주목 받지 못한다. 위험이 과장됐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누구나 뭔가를 '악랄하게 은폐'히려는 사람으로 의심받는다.(p.207)

위의 글만 보면 대략 떠오르는 사건들이 있다. 그런데 나는 이와는 반대로도 생각한다. 아주 소소한 것을 위험한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경우가 있다면, 반대로 아주 큰 문제인데도 은폐하고 축소하여 그 위험성을 알리지 않는 경우이다. 우리가 정보를 얻는 길은 다양하다. 그러나 그 정보가 통제되고 누군가 소수의 사람들만 공유한 채 독점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부터 의심은 확산되는 법이다.

 

나는 솔직히 정치, 사회적인 이슈에 무감각한 편이다. 나와 직결되는 문제, 혹은 나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면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이다. 어떻게 보면 무책임한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우리가 아니 내가 합리적으로 판단했다고 믿고 있던 사실들이 사실은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간 적이 더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합리적인 판단으로 뭔가를 결정했다고 믿지만, 그것이 많은 사람들이 저지르는 수많은 오류들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는 일은 흔치 않은 것 같다. 책에서 예로 든 것과 사람들의 반응이 나와도 별반 다르지 않음에 (솔직히 나 말고도 수많은 사람이 그런 오류를 저지른다는 사실에 안도했다고 하면 비웃겠지?) 한편으로는 안심하고, 한편으로는 그런 수많은 오류를 합리적인 판단이었다고 믿은 사실이 부끄럽기도 하고..

 

어쨌든 직관에 의해 판단하는 것들은 물론이고 시스템2의 작용에 의해 통제받는 것들에 이르기까지 내 머리 속에서 일어나는 사고작용을 한번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된 책이다. 지금은 약간은 알쏭달쏭한 개념때문에 정리가 정확히 되지는 않지만 앞으로 어떤 명제에 대해 판단할 때 조금은 더 합리적인 판단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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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8 12: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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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되기 위해 살지 마라]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무엇이 되기 위해 살지 마라 - 세계은행 총재 김용의 마음 습관
백지연 지음 / 알마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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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세계적인 기구의 수장으로 일하거나, 세계적인 대회에서 커다란 성과를 올리거나, 세계 곳곳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치며 살아가고 있는 한국 사람들에 대한 소식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이것은 그들이 뛰어난 인재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세계를 무대로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는, 아니 나는 이 좁은 사회 안에서조차 제대로 살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힘들기만 하다. 이럴 때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은 그들이 나와는 다르지 않은 상황에서 성공을 하기까지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 노력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읽음으로써 나 역시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총재인 김용을 백지연이 인터뷰하고 쓴 책이 이 책이다. 그의 행적과 성과들을 보면서 ‘존경과 귀감’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당연할진대, 나는 그를 삐딱하게 보고 있었다. 그는 부모님이 이루어놓은 경제적인 안정과, 부모님이 갖추고 있던 전문지식과 학문의 덕을 톡톡히 본 사람이었고, 유용한 도구로서의 영어를 자연스럽게 배우고 익힐 수 있었으니까. 물론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나는 이런 생각을 여전히 갖고 있다. 내 아이를 그렇게 훌륭한 인물로 키울 자신은 더더욱 없다. 나는 김용의 부모님과 같은 상황이 아니니까. 아쉽게도 나는 이제서야 이민1세대처럼 일해야 하는 상황이고, 나의 아이에게 실용적인 학문의 혜택도, 인문학적인 정신의 풍요로움도 줄 수 없는 부모니까. 내가 지나치게 비관적인가?

 

다만, 그가 교육자로서 언급한 이야기들에 많은 공감을 하며, 그런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또한 내 아이가 아직은 어리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고 할까? 적어도 어떤 식으로 아이를 키울 것인지, 내 아이가 어떤 꿈을 갖고 성장하면 좋을지에 대해 약간의 힌트를 얻었으니까 말이다. 아마도 이 책이 세계은행총재가 된 직후에 나온 것이기에 세계은행총재로서의 활약상보다는, 다트머스대학 총장으로서의 교육에 대한 목소리가 더 강하게 전달되는 것 같다. 


한국의 교육은 매우 좁습니다. 의학을 공부한 사람은 의학만, 법을 전공한 사람은 법만 공부합니다. 하지만 다트머스대학은 폭넓은 교육을 제공합니다. 물리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셰익스피어를 읽게 하고, 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많은 분야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진짜 리더를 양성하는 방법입니다. (p.100-101)

 

김용의 이러한 말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한국의 대학이 지향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리더를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대학의 모습.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재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몇 %의 취업이라는 숫자놀이에 집착하는 대학의 현실이 떠올라 씁쓸했다.

우리가 학교에서 정말 가르쳐야 하는 것은 과학이나 수학이 아니라 ‘마음습관’이라는 것이죠. 자료를 보고 배울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중략- ‘배움의 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자질 가운데 하나는 ‘끈질김’입니다. 끈질김은 정말 중요합니다. 끈질김을 훈련해야 하는 거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대체’능력입니다. 한 영역에서 배운 것을 다른 분야에 적용하는 능력이죠. -중략- 또 다른 것으로 제가 강조하는 것은 ‘충동관리’입니다. 충동을 관리할 줄 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p.177~178)

 

학교에서 배운 것을 활용해서 현재의 삶에 적용하고, 응용해서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한다. 좋은 나라의 훌륭한 교육기관이라면 4년간 대학에서 배운 것으로 사회에 나가 첫 직장을 갖도록 훈련시키는 게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인문학이다. 복잡한 텍스트를 이해하고 다양한 소통의 방법으로 풀어낼 수 있는 것. 그런데 우리의 최근 상황을 살펴보면 그와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같으니 걱정스럽다.


김용에게 성공이란 이곳에 누군가가 되고자 온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하러 온 것이고, 그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누군가가 되기 위해 전력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려서부터 무엇이 되고 싶은가에 대해서만 질문은 받은 우리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잊고 살아왔다. 말 한마디가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나는 지금부터라도 아이에게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물어볼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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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7 08: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양물감 2012-06-17 21:13   좋아요 0 | URL
앗, 수고가 많으십니다^^
 
생각연필 그림책은 내 친구 30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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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책은 독특하다. 한솔이가 어려서부터 보았던 몇몇 책들도 언제나 만족을 주었다. 문자를 응용한 디자인으로 그동안 한솔이의 눈을 잡았다면 이 책은 그림으로 철학을 담은 느낌이 든다.

 

연필이라는 도구를 사용해서 '생각'이라는 소재를 풀어낸다. '생각'이란 무엇일까? 아이와 이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생각'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생각'이라는 단어의 뜻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소재를 던져주고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기를 한 것이다. 우선은 스무고개놀이를 해보았다.

 

무엇이든 좋으니 하나를 생각해보아라, 그리고 스무고개놀이를 통해 생각한 그것이 무엇인지를 맞춰보았다. 스무고개놀이는 참 유용한 놀이이다.

 

그런 다음, 이 그림책을 함께 읽어보았다. 한 페이지에 그림 하나, 글 한줄. 간단해보이지만 간단하지 않은 구성이다. 흰 종이를 앞에 두고 좋은 생각이 떠 오를 때까지 기다려본다. 그 연필은 원뿔과 원통으로 분리되어 다양하게 변신한다. 그 변신이 곧 생각이다.

 

좋은 생각은 구름 사이에서 헤매다 팔랑팔랑 날아오기도 하고 살그머니 오기도 한다. 세상을 돌아다니던 생각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어딘가에서 쓰였던 생각이기도 하다. 생각이라고 꼭 조용하게 오지는 않는다. 마법처럼 날아오기도 하고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개는 차분하게 기다려야한다. 그렇게 생각이 오면 빠져나가지 않게 잘 잡아야한다.

 

'생각'은 쉬운 것도 어려운 것도 아니다. 다만 그 생각을 어떻게 기다리고, 어떻게 붙잡을까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이 책은 그림책이지만, 어른들이 읽고 생각하기 좋은 책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이 책을 본다면, 너무 어린 아이들보다는 조금 나이가 있는 아이들이면 좋겠다. '생각'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의를 내리는 책은 아니다. 생각을 하는 과정을 부드러운 그림과 글자체로 풀어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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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3 1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2-06-17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어디선가 본 적이 있어요. 평소 생각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는(?) 저로서는 꽤 흥미로운 제목이었던 걸로 기억이 나네요. 하양물감님 리뷰를 읽으니까 더 궁금해지네요. 특히 다섯 번째 단락은 정말 공감이에요! 마법처럼 날아오기도 하고 가까이서 살며시 다가오기도 하고... 생각을 늘 하면서 살 수는 없지만 붙잡고 싶은 생각은 꽉 움켜쥐고 싶어요 ㅎㅎ

그러고보니 되게 오랜만에 찾아뵙네요. 잘 지내셨죠? ^^

하양물감 2012-06-17 22:18   좋아요 0 | URL
너무 오랫만입니다. 저도 사실 요즘 바빠서 이래저래 인사못했어요^^
아참, 이 책도 괜찮고, 같은 작가의 '생각'이라는 책도 괜찮답니다.
어린이책이지만 심오하지요~~~~~~~~~~
 
사막에서 한판 붙자! 로봇 대 고릴라 도전! 나도 작가 1
니칼라스 캐틀로우.팀 웨슨 지음, 신정미 옮김 / 책읽는곰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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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도전 나도 작가! 라는 부제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이 책은 독자가 만들어가는 책이다. 이야기의 흐름을 바꿀 수는 없지만, 이야기의 디테일을 꾸밀 수 있다. 즉 읽는 재미와 꾸미는 재미를 강조한 책이다. 결말을 바꾸거나 싸움의 과정에 개입하는 부분이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 이런 식의 활동을 몇 번 하고 나면 아이 스스로 가능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책의 제목과, 그림, 그리고 내용에서 남자아이용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로봇이나 무기를 그려야하는 부분에서는 여아자이인 우리집 아이는 대상을 간단하게 그렸다. 역시 남자아이가 그린 그림과는 좀 비교가 되었다. 얼마전에 읽었던 만화 그리는 책도 졸라맨 비슷한 주인공과 기사, 말을 그려야하는 것이었는데 그 책은 그림을 단순화시킨 것이라 그리 어려워하지는 않았는데, 이 책은 한 페이지 가득 채워져있어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나름대로 의성어 의태어를 섞어서 넣기도 하고, 책이 요구하는 그림을 그려 넣기도 하였다.

 

 

 

 


나뭇결 무늬는 색연필로... 그리고 저 나무집은 멋부릴라의 집이라고 그렸다.

 

 

 


바나나 나무 완성하기...바나나와 나뭇잎을 그려넣고 색연필로 색칠해서 마무리.

 

 

 


놀란 고릴라와 로봇들의 얼굴...

다양한 털을 그려보게 하고 싶었는데, 뒤에 서 있는 윙크하는 고릴라의 털을 그리고는 그만 둠..--;;

더 그리라고 말하려다 참았다...(잘 참았다..^^)


 

 

 


바나나 탱크 팬티를 입은 고릴라들... 오 제법 잘 그렸는데?

멋부릴라의 바나나 폭판... 그리고 그 주변은 온통 노란 바나나로 표현..


 

 

 

 

 

 


 

더 재미있는 사실은 책에서 요구하지 않은 부분을 찾아서 하기도 한다는 사실...

기자가 마이크를 들고 있는 그림을 보고는 말풍선을 그려넣었다..


 

 

 


바나나찻집의 이름은 바나나나나나... 광고판에는 '바나나로 차 만들어드립니다'라고 써서 유혹을..


 

 

 

 

 

고릴라와 로봇들이 싸우게 되고, 마지막에는 서로 화해를 하는 과정이 담겨있는 이 책은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재미있다. 거기에 독자 개개인의 상상력을 더해 꾸며 넣으면 꾸미기의 매력도 한껏 느낄 수 있을 듯.

 

 

개인적으로는 역시 여자아이보다는 남자아이에게 적합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이 책은 독서길라잡이 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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