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후반에 한솔이가 읽은 책들이다. 이렇게 정리를 하다보면, 계속 반복해서 읽는 책들이 나오는데, 어떤 책은 몇 달째 읽고 있는 책도 있다. 그래서 정리해서 올릴 때 중복표기가 되기도 하는데, 어쩌면 이런 기록도 필요할 것 같다. 3월에 읽은 책에도 4월에 읽은 책에도 5월에 읽은 책에도 그 책이 포함되어있다면, 한솔이가 그 기간동안 그 책을 자주 읽었다는 이야기가 되니까말이다.

 

252. 생각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책들이 주는 공통된 느낌이 있다. 개인적으로 이 작가의 생각하는 ABC를 좋아하는데, '생각연필'이나 '생각'같은 책도 상당히 흥미롭다. '생각'이라는 구체화하기 어려운 소재를 그림으로, 글로 잘 풀어냈다는 생각이 든다.

한솔이가 읽기에는 조금 어려운 책이었는데, 머릿속에서 생각을 끄집어내고, 생각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253. 생각연필

'생각'이라는 책과 '생각연필'은 함께 읽어도 괜찮은 것 같다. '생각'이 어떤 식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지 생각연필이라는 구체적인 사물을 비유로 사용했다. 철학적이긴 해도 '생각하기 싫어요'또는 '생각하기어렵다'는 아이들과 '생각'에 대해 이야기나눌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된다.

 

 

 

 

 

 

 

254. 선비의 방에 놀러가요?

 

이 책 제법 오래 전에 한솔이랑 함께 보았었다. 그때는 그림보는 재미, 스티커 붙이고, 팝업 들추는 재미로 보았는데, 지금은 7살이니까, 내용을 이해하려고 한다.

예전에 이 책을 구입했을 때 굳이 한솔이에게 읽어주려고 구입한 책은 아니었다.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아니었으니까. 내가 보려고 구입해서 둔 것을 한솔이가 옆에서 들춰본 것이 정확하다. 그런데 이제는 자기 의지로 이 책을 찾아서 본다.

평면적이지 않은 책이다보니, 안의 내용물을 꼼꼼하게 살피는 것도 필요하다. (내가 구입한 책에는 팝업 그림이 잘못붙은 것이 있었는데, 귀찮아도 교환하지 않았다.-> 아 그때 교환했어야 하는데 --;;)

 

255. 책이 꼼지락꼼지락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이랑 함께 읽으려고 구입한 책인데, 7살 한솔이도 좋아하며 본다. '책 좀 보라구!!"라고 외치는 엄마의 모습과 마지막에 '정리 좀 하라구'라고 소리치는 엄마의 모습이 엄마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더불어 책 속 주인공들이 아이와 함께 노는 장면을 통해서는 아이들이 자신도 그들과 함께 놀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물론 후속작업이 이루어지는가 안이루어지는가는 개인차가 있지만, 적어도 책읽기의 즐거움이 어떤 것인지 하나 정도는 알게 될 것 같다.

 

256. 도둑고양이연구

 

이 책도 꽤 자주 꺼내보고 오랫동안 읽는 책이다. 한솔이는 수시로 이 책을 펴보면서 우리 동네 길고양이들을 관찰한다.

한솔이는 이 책을 읽은 뒤로 고양이를 위에서 내려다보면 고양이가 싫어한다면서 우리집(2층이다)에서 아래에 있는 고양이를 내려다보지 말라고 주의를 주기도 한다.

아무래도 고양이가 집 주변에 많다보니 이 책도 제법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어떤 대상에 대해 관찰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이기도 하다.

 

 

 

 

257. 난쟁이 할아버지의 집짓기

 

난쟁이 할아버지는 전망대가 있는 집을 지으려다가 여러 동물의 도움을 받게 되고, 그 동물들이 함께 사는 집을 짓게 된다. 그런데, 처음에는 동물들의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에 방을 주고 동물들의 힘을 빌리기로 했지만, 점차 다른 동물들이 할아버지의 의견과는 상관없이 제멋대로 집을 짓기 시작했다.

사실, 이 책의 마지막을 보면, 할아버지가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않아라고 하면서 모두가 함께 사용할 전망대를 만들기시작하면서 끝나는데, 나는 조금 이 책이 불편했다. 상대방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자기 편한대로 하는 동물들의 모습이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던 것이다.

 

258. 단물고개

 

어머니와 아들이 대화를 나누는 앞부분이 참 정겨운 책이다. 일하러 가는 아들에게 늘 호랑이 조심하고, 밥 잘 챙겨먹으라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그 마음을 느끼게 한다. 돈맛을 알아버린 아들의 모습이 나오기 시작하면 처음 부분의 매번 똑같은 대화가 얼마나 행복한 날들의 대화였나는 생각하게 한다.

결국 모든 것을 잃어버린 아들이지만 그를 기다리고 안아주는 것은 자신의 집에 홀로 계신 어머니라는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259. 꿈을 나르는 책 아주머니

 

책읽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어떤 식으로 책과 친해지게 만들 수 있나 생각하게 하는 책, 더불어 책의 힘과, 이동도서관 혹은 도서관의 역할을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260. 삐뽀삐뽀 119에 가 볼래? 

 

 

 

 

 

 

 

 

 

 

 

 

261. 허둥지둥 바쁜 하루가 좋아 

 

 

 

 

 

 

 

 

 

 

 

 

 

 

 

262. 북적북적 우리동네가 좋아 

 

 

 

 

 

 

 

 

 

 

 

 

 

 

 

리처드 스캐리의 책은 하나의 주제 속에 수많은 그림과 정보가 숨어있는 책이다. 번역본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원서를 읽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왜냐하면, 그림 속에서 우리 나라의 정서와는 안 맞는 것들이 자주 보이는데, 원서라면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차원에서 읽을 수 있을 것같다.

 

263. 난 뭐든지 잘 그려요

 

많은 내용이 들어있는 책은 아니지만, 6-7세 또래 아이들이 그림을 그릴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아이템들이 있다. 한솔이가 요즘 수시로 꺼내보는 책들이 이런 식의 그림 그리는 팁을 알려주는 책들이다.

 

 

 

 

 

 

 

 

 

264. 그림으로 똑똑한 아이 키우기

 

이런 식의 책 제목을 좋아하지 않지만...

한솔이는 이 책 제목을 좋아한다 ㅠ.ㅠ

그림으로 똑똑한 아이 키우기...를 패러디해서 자기 스케치북이란 수첩이랑 공책에 비슷하게 써놓고 똑똑한 아이가 되는 그림을 그리는 중이란다.

하얀 백지에 너의 상상력을 동원해 그림을 그려봐 하는 것보다 약간의 힌트를 주면 더 잘 해낼 수 있다. 이런 작업이 익숙해지면 나중에는 이런 힌트 없이도 그림을 잘 그리겠지?

 

 

 

265. 책

 

책이라는 책이다....책 속에 살고 있는 주인공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찾아간다. 특히 자신의 이야기가 무엇인지 모르는 아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찾아다니다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기로 하는 결말이 멋진 책이다.

 

 

 

 

 

 

266. 살색은 다 달라요.

 

살색과 피부색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피부색을 뜻하는 단어로 '살색' 을 살려썼다. 그러니, 살색에는 하나가 아니라 엄청 많은 색들이 존재한다. 하나의 색으로 규정함으로써 인종차별 등의 논란을 낳았던 '살색'을 원래의 의미로 되돌려놓았다.

 

 

 

 

 

 

 

 

267. 빕스의 엉뚱한 소원

 

세상 모든 것이 다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빕스의 소원이 이루어졌다. 그렇지만 빕스는 그것들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하나씩 새로 만들어낸다.

그런 과정을 통해 빕스가 알아가는 것은, 세상에는 필요없는 것들이 없다는 것일테고, 가족들과의 관계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268. 야, 공이다!

 

우주선을 타고 온 우주인이 아이들이 갖고 노는 동그란 물건 '공'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그리고 공이 무엇인지 어떤 공이 있는지를 알아본다.

그런데 아이들이 신나게 공을 갖고 논 뒤에 치우지 않고 그냥 가버리고, 그 공을 우주인이 가져가버린다.

공을 분류하고 체계화하는 과정과, 생활습관에 대한 이야기까지 함께 나눌 수 있다.

 

269. 채색의 시간

 

그림 그릴 때 늘 참고로 하는 책.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다가 생각나면 꼭 이 책을 가져온다.

 

 

 

 

 

 

 

 

 

 

 

 

 

270. 냄새잡는 특공대, 출동! (웅진어린이과학공작소)

과학수사대가 물질에 대해 알아보는 이야기. 특히 냄새의 비밀을 파헤치면서, 산성과 염기성, 중화에 대해 배워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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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2-07-02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녕 다독상을 받아 마땅한 독서목록이네요.
앞에 달린 숫자가... 더 놀라워요. (설마 올해 읽은 책은 아니죠?)
날은 더 더워져서 집에 콕 박혀 책읽기의 계절이 되었네요~

하양물감 2012-07-02 22:19   좋아요 0 | URL
아, 이거 한솔이가 올해 읽은 책 목록이에요. 반복해서 읽는 책도 많은데, 하루이틀 사이에 중복해서 읽은 책은 하나로 정리했고, 보름이상 계속 읽은 책은 두번씩 표기되었어요. 도서관에서 꾸준하게 하루 두권씩 읽고 있는것도 많은 영향을 주었어요
 

잠자리에 누워서는, 혹시 놓친 게 있나, 아이패드를 들고 뒹굴거린다.

주로 페이스북에서 놀고, 그담엔 이메일확인도 하는데, 알라딘에서 보낸 메일이

에러가 난 상태로 8개가 도착...

아이패드가 이상한가싶어서, 컴을 켜고 보니 아이패드의 문제가 아니다.

아 오늘은 정말 일찍 자고싶었는데....

한번 켜면, 자꾸 손이 다른 곳도 누른다는...

고객센터에 신고도 했으니 이제 자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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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바쁘다는 것이 경제적풍요와 연결이 된다면 이 기쁨(?)이 배가 될까? 그것과는 상관없어도 뭔가를 하고 있고, 그것이 내가 하고 싶은 일 중의 하나였다는 사실이 나를 기쁘게도 하고, 이 바쁨에 불평, 불만을 쏟아내지 못하게 한다.

 

하나의 아쉬움이라면,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책을 옆에 두고 수시로 꺼내 읽어야할듯하다. 다만 한자리에 진득하니 앉아서 끝을 봐야하는 내 성격이 문제. 화장실에서 읽는 책처럼 5분만 읽고 제자리에 놓았다가 다시 꺼내 읽어도 되는 그런 책이 내 리스트에는 별로 없다는 것.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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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여성의 사회활동에 대해 생각해본다. 요즘 내가 일하는 곳에서는 경력단절여성들 - 그러니까 결혼과 육아로 인해 사회생활을 끝내야했던 여성들-에게 다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물론 교육이란 것이 실제 취업에 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기란 좀 힘들다. 교육을 받고, 본인들이 일해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설 때 그것은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이런 교육을 하다보면, 자신의 노력은 뒷전에 두고, 누군가가 무너가를 해주기만을 바라는 경우를 본다. 때로는 그 교육마저 불충실하게 받으면서 이익은 챙길려고 한다. 이런 사람들때문에 진짜, 교육을 교육답게 받고 노력하는 이를 힘빠지게 한다. 요령이 판치는 세상에서 요령이 아닌 실력과 노력으로 자신의 꿈을 이루는 사람들을 보고싶다.

 

나 역시 7년이라는 시간을 가정의 울타리에서 살았다. 조금씩 일을 하겠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작년 연말, 내 인생에 또 하나의 획을 긋는 일에 뛰어들었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내 의견을 피력했을 때 나에게도 다시 기회가 주어졌다. 결국은 마음의 문제였던 것이다.

 

안다. 이런 말이 얼마나 공허하게 들리는지. 나는 다행히도 훌륭한 멘토를 만났다. 멘토가 왜 중요한지 절실하게 깨닫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나는, 그 멘토의 정신을 본받아 내가 가진 것을 풀어놓는 중이다. '사람'이 재산이고 '사람'이 힘이 된다는 걸 절실히 느끼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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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1 0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21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22 15: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22 2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22 2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2-06-21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힘드셔도 힘든 보람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훌륭한 멘토를 만난 것이 다행이라고 겸손하게 말씀하셨지만 그런 멘토를 발견해낸 하양물감님이 더 대단하신 거 아닐까요?
잘 해나가시길!

하양물감 2012-06-21 23:16   좋아요 0 | URL
hnine님, 오랫만이네요^^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7년 동안 요즘처럼 즐겁게 살고 있은 적이 있나 싶습니다.
물론 아직 어려움은 있어요. 한솔이 유치원 안가는 날 일해야 할 때나, 한솔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3시이후까지 일해야할 때가 그렇지요.
지금은 어려움이 있어도 잘 극복하려고 합니다.
힘낼게요!!

하늘바람 2012-06-21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들이 얼마나 일이 하고 싶은지 얼마나 자기 능력을 발휘하고 싶은지 하지만 얼마나 많은 제약에 걸리는지 그걸 남자들도 알아야 할텐데
힘내셔요 님

하양물감 2012-06-21 23:18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요즘 둘째 가지고 힘드시지요? 페이퍼 보면서도 댓글 못남겼어요.
네~ 힘내겠습니다.

순오기 2012-06-21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저도 무슨 말씀인지 잘 압니다.
내게도 멘토가 필요하고, 누군가에겐 내가 멘토가 되기도 하지요.
숲해설가 교육에 참여한 것이 바로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새로 일하기 지원 본부' 프로젝트 혜택을 받은 거였어요.^^
우리 교육생 중에도 저런 분 있어요, 또 온갖 문제를 일으키면서 취업은 빨리 하고 싶어하는 욕심쟁이도 있고요.ㅠ

하양물감 2012-06-21 23:21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도 그런 교육을 받으셨군요^^

요즘 제가 하는 업무중 하나가 제가 일하는 사단법인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일이거든요. 적극적으로 교육에 임하는 자세보다 적극적으로 자기편의를 주장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답니다(!!)
 
[생각에 관한 생각]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생각에 관한 생각 -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는 생각의 반란!
대니얼 카너먼 지음, 이진원 옮김 / 김영사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행동경제학이라는 큰 틀에서 읽는다면, 나는 정말 끝까지 다 읽어내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대중교양서라는 말이 쉽게 읽히고, 쉽게 이해가 된다는 말은 아닐 것이다. 다른 사람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직 행동경제학에 대해 잘 모르겠다. 다만, 이 책에서 소개한 수많은 연구, 실험, 에피소드들을 그 자체로 이해하고 공감했다.

 

두 개의 시스템(시스템1과 시스템2), 휴리스틱과 편향, 과신, 선택, 두 자아 라는 작은 소제목 5개로 나누어져 있는데, 먼저 시스템1과 시스템2를 이해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시스템1은 우리가 직관적이고 자동적으로 빠르게 반응하는 시스템이고. 시스템2는 복잡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정신활동이면서 통제적인 시스템이다. 이 책의 제목이 의미하는 FAST와 SLOW는 바로 이 두 시스템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즉 빠르게 생각하는 시스템1과 통제적이고 게으른 시스템2.

 

보통의 생각과 행동은 주로 시스템1에서 일어나지만, 상황이 복잡하고 어려워질 때는 시스템2가 결정권을 갖는다. 생각을 하는 것, '사고과정'에 있어서 시스템1과 시스템2는 어느 하나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한다.

 

휴리스틱과 편향을 다룬 부분에서는 우리가 흔히 저지르는 통계오류에 대해 알 수 있었고, 닻내림효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으려면 시스템2를 제대로 작동시켜야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특히 가용성폭포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였다.

가용성 폭포는 사건들의 자기자족적 self-sustaining인 사슬이다. 비교적 소소한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들에서부터 시작해서 대중의 공포와 정부의 대규모 조치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사슬이다. -중략- 이런 주기는 가끔은 걱정스런 소식들을 지속적으로 흘려보내려는 개인 혹은 조직들 때문에 의도적으로 가속도가 붙기도 한다. 이때 언론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기갓거리들을 얻기 위해서 경쟁하다가 위험도가 점점 더 과장된다. 이처럼 점점 더 커지는 위험과 공포심을 낮추려고 노력하는 과학자들은 별로 주목 받지 못한다. 위험이 과장됐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누구나 뭔가를 '악랄하게 은폐'히려는 사람으로 의심받는다.(p.207)

위의 글만 보면 대략 떠오르는 사건들이 있다. 그런데 나는 이와는 반대로도 생각한다. 아주 소소한 것을 위험한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경우가 있다면, 반대로 아주 큰 문제인데도 은폐하고 축소하여 그 위험성을 알리지 않는 경우이다. 우리가 정보를 얻는 길은 다양하다. 그러나 그 정보가 통제되고 누군가 소수의 사람들만 공유한 채 독점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부터 의심은 확산되는 법이다.

 

나는 솔직히 정치, 사회적인 이슈에 무감각한 편이다. 나와 직결되는 문제, 혹은 나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면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이다. 어떻게 보면 무책임한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우리가 아니 내가 합리적으로 판단했다고 믿고 있던 사실들이 사실은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간 적이 더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합리적인 판단으로 뭔가를 결정했다고 믿지만, 그것이 많은 사람들이 저지르는 수많은 오류들 중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는 일은 흔치 않은 것 같다. 책에서 예로 든 것과 사람들의 반응이 나와도 별반 다르지 않음에 (솔직히 나 말고도 수많은 사람이 그런 오류를 저지른다는 사실에 안도했다고 하면 비웃겠지?) 한편으로는 안심하고, 한편으로는 그런 수많은 오류를 합리적인 판단이었다고 믿은 사실이 부끄럽기도 하고..

 

어쨌든 직관에 의해 판단하는 것들은 물론이고 시스템2의 작용에 의해 통제받는 것들에 이르기까지 내 머리 속에서 일어나는 사고작용을 한번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된 책이다. 지금은 약간은 알쏭달쏭한 개념때문에 정리가 정확히 되지는 않지만 앞으로 어떤 명제에 대해 판단할 때 조금은 더 합리적인 판단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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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8 1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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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되기 위해 살지 마라 - 세계은행 총재 김용의 마음 습관
백지연 지음 / 알마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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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세계적인 기구의 수장으로 일하거나, 세계적인 대회에서 커다란 성과를 올리거나, 세계 곳곳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치며 살아가고 있는 한국 사람들에 대한 소식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이것은 그들이 뛰어난 인재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세계를 무대로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는, 아니 나는 이 좁은 사회 안에서조차 제대로 살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힘들기만 하다. 이럴 때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은 그들이 나와는 다르지 않은 상황에서 성공을 하기까지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 노력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읽음으로써 나 역시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총재인 김용을 백지연이 인터뷰하고 쓴 책이 이 책이다. 그의 행적과 성과들을 보면서 ‘존경과 귀감’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당연할진대, 나는 그를 삐딱하게 보고 있었다. 그는 부모님이 이루어놓은 경제적인 안정과, 부모님이 갖추고 있던 전문지식과 학문의 덕을 톡톡히 본 사람이었고, 유용한 도구로서의 영어를 자연스럽게 배우고 익힐 수 있었으니까. 물론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나는 이런 생각을 여전히 갖고 있다. 내 아이를 그렇게 훌륭한 인물로 키울 자신은 더더욱 없다. 나는 김용의 부모님과 같은 상황이 아니니까. 아쉽게도 나는 이제서야 이민1세대처럼 일해야 하는 상황이고, 나의 아이에게 실용적인 학문의 혜택도, 인문학적인 정신의 풍요로움도 줄 수 없는 부모니까. 내가 지나치게 비관적인가?

 

다만, 그가 교육자로서 언급한 이야기들에 많은 공감을 하며, 그런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또한 내 아이가 아직은 어리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고 할까? 적어도 어떤 식으로 아이를 키울 것인지, 내 아이가 어떤 꿈을 갖고 성장하면 좋을지에 대해 약간의 힌트를 얻었으니까 말이다. 아마도 이 책이 세계은행총재가 된 직후에 나온 것이기에 세계은행총재로서의 활약상보다는, 다트머스대학 총장으로서의 교육에 대한 목소리가 더 강하게 전달되는 것 같다. 


한국의 교육은 매우 좁습니다. 의학을 공부한 사람은 의학만, 법을 전공한 사람은 법만 공부합니다. 하지만 다트머스대학은 폭넓은 교육을 제공합니다. 물리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셰익스피어를 읽게 하고, 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많은 분야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진짜 리더를 양성하는 방법입니다. (p.100-101)

 

김용의 이러한 말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한국의 대학이 지향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리더를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대학의 모습.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재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몇 %의 취업이라는 숫자놀이에 집착하는 대학의 현실이 떠올라 씁쓸했다.

우리가 학교에서 정말 가르쳐야 하는 것은 과학이나 수학이 아니라 ‘마음습관’이라는 것이죠. 자료를 보고 배울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중략- ‘배움의 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자질 가운데 하나는 ‘끈질김’입니다. 끈질김은 정말 중요합니다. 끈질김을 훈련해야 하는 거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대체’능력입니다. 한 영역에서 배운 것을 다른 분야에 적용하는 능력이죠. -중략- 또 다른 것으로 제가 강조하는 것은 ‘충동관리’입니다. 충동을 관리할 줄 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p.177~178)

 

학교에서 배운 것을 활용해서 현재의 삶에 적용하고, 응용해서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한다. 좋은 나라의 훌륭한 교육기관이라면 4년간 대학에서 배운 것으로 사회에 나가 첫 직장을 갖도록 훈련시키는 게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인문학이다. 복잡한 텍스트를 이해하고 다양한 소통의 방법으로 풀어낼 수 있는 것. 그런데 우리의 최근 상황을 살펴보면 그와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같으니 걱정스럽다.


김용에게 성공이란 이곳에 누군가가 되고자 온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하러 온 것이고, 그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누군가가 되기 위해 전력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려서부터 무엇이 되고 싶은가에 대해서만 질문은 받은 우리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잊고 살아왔다. 말 한마디가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나는 지금부터라도 아이에게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물어볼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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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7 08: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양물감 2012-06-17 21:13   좋아요 0 | URL
앗, 수고가 많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