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집을 아시나요? - 화가들의 삶의 자취를 따라 떠나는 프랑스 미술 여행, 개정판
최내경 지음 / 청어람장서가(장서가)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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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예전에 나온 동일한 제목의 책의 개정판으로 프랑스 미술 여행 책이다. 책 제목만 봐서는 '고흐'에 대한 책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솔직히 나 자신도 그러했고(^^), 우리집 아이가 그러했다. 우리집 아이는 6살이지만 고흐의 그림을 좋아한다. 그래서 이 책을 보더니 자기도 보고 싶다고 보여달라고 해서 보여주었는데, 엄마 고흐 그림이 아니잖아요? 이런다. 아, 이 책을 6살짜리가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림과 사진만 훑어보았을 뿐이다. 다만, 제목만 보아서는 고흐에 대한 이야기로 착각할 수 있음을, 부제인 프랑스 미술 여행이라는 것을 감안하시길 바란다.

 

일단 개정하면서 표지가 산뜻해졌다. 책을 드는 나도 기분이 상큼해질 정도니까. 일단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바로 '고흐'에 대한 관심때문이었다. 그리고 얼마전 아이와 함께 '모네에서 워홀까지'라는 전시회를 다녀온 뒤라 그림과 화가들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프랑스에서 만날 수 있는 유명 화가들의 발자취를 따라 가며 그들의 그림과, 그림을 그리던 집, 카페, 성, 미술관과 박물관을 만나게 된다. 프랑스의 화가, 혹은 프랑스에서 그림을 그렸던 화가들은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화가들이다. 그들의 작품이 그렇게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유명한 화가와 작품이 많으니 당연히 미술관과 박물관이 많다고 해야 할까? 예술품을 수집하고 모으고 전시하는 안목을 가진 이들이 많아서 화가들의 작품활동이 더욱 독려되고 왕성해진 것일까?

 

책을 읽는 내내 알 수 없는 질투심이 끓어올랐다. 세계적인 대가라 할만한 화가들은 왜 프랑스에 그렇게 모여있는지, 자국의 작품뿐 아니라 세계 각지의 문화재며 예술품들이 모여있는 박물관이며 미술관도 어찌 그리 많은지. 그들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카페며, 정원, 방이 그대로 남아있어 프랑스 미술을 감상하며 여행하는 저자도 엄청 부러웠다.

 

그래서일까? 이 책이 프랑스 미술 여행이라는 부제를 달았지만 근, 현대의 미술사를 전반적으로 살펴본 느낌마저 든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에 대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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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컬링 (양장) - 2011 제5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최상희 지음 / 비룡소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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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컬링'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제법 오래 전이다. 일 때문에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관련 자료를 번역할 일이 있었는데, 그때 처음 컬링을 알게 되었다. 동계스포츠 종목 중에 생소한 게 한 두개일까만 98년, 99년 당시 컬링은 정말 처음 알게 된 스포츠였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생소하거나 낯선 동계올림픽 종목들을 이제 하나 둘 알게 되지 않을까..

 

그나저나 컬링은 컬링이고, "그냥, 컬링"은 또 뭐냐? 이 책 제목 참 묘하다. 그렇지만 책을 다 읽은 후 '그냥!'이라는 말에 담긴 수많은 의미들을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니까 '그냥'은 바로 '그냥'인 것이다.

 

으랏차, 며루치, 산적, 추리닝, 그리고 박카스...까지.. 이들에게는 자신의 이름이 있지만 내내 별명으로 불린다. 그러고보면 나도 학창시절에 내 이름보다는 별명으로 주로 불렸다. 그게 자연스러웠고, 당연했다. 친구들끼리 부르는 별명은 어쩌면 그들간의 친밀함을 내포한다. 더불어 그들의 대화에서 배제하고 싶은 대상, 공유된 비밀대상도 별명으로 불려진다. 학창시절의 별명은, 그래서 여러가지 의미를 가진다.

 

이 아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누군가에게 치여 주목받지 못하는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 물론 그들 자신이 원한 것은 아니다. 상황이 그렇게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억울하기도 할 법하다. 그러나 으랏차는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아이다. 어떤 사람은 최고가 되어야 하고 최고가 되기 위한 과정에서 피나는 노력(혹은 권력과 경제력의 활용)을 하며 그 과정과 결과를 삶의 목표로 삼고 살아간다. 그러나 으랏차는 그렇지 않다. 자신의 인생에 뚜렷한 족적 하나 남기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저 조용하고 편안하게, 그냥 살고 싶다. 그런 그에게 산적과 며루치는 '컬링'을 하자고 다가온다.

 

하필 왜 컬링일까? 이 질문은 책에서도 계속 나오는 질문이다. 야구나 축구였다면 이런 질문조차 하지 않았을거라는 말이 묘하게 가슴을 콕 찔렀다. 지금 우리에게 인기가 있는 스포츠는 돈의 스포츠이다. 축구가 그렇고, 야구가 그렇고 골프가 그렇다. 피겨는 아닌가? 스포츠를 통해 우리는 스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고, 그들이 돈방석에 앉는 모습도 본다. 그들이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는지, 그 노력이 그들을 얼마나 화려한 자리로 올려놓았는지를 연일 떠들어댄다. 비단 이것이 스포츠에 국한된 것은 아닌 걸이다.

 

우리는 학교에서 주목받는 아이들을 알고 있다. 그들의 화려한 이력 때문에 나머지 아이들은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간다. 축구, 야구, 골프 같은 아이들이 있는가하면, 컬링 같은 아이들도 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바로 그런 아이들이고, 그 아이들이 선택한 스포츠가 바로 자신들과 똑 닯은 컬링이다. 열심히 비질을 해서 길을 닦아주면 스톤은 그 길을 따라 움직인다. 화려한 기술도, 관중의 환호도 없는, 동계올림픽 정식 종목이면서도 아는 사람도 거의 없는 그런 스포츠다. 컬링을 하는 아이들에게서도 그런 화려함이나 열정을 볼 수는 없다. 다만 그걸 즐긴다. 그냥, 컬링을 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아이들이 아닌 그냥 평범한 아이들이 우리 주변에는 더 많다. 그런데 우리는 정작 그 아이들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으랏차의 동생 연화가 피겨 유망주로서 집안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정신과 상담까지 받아가며 생활하지만 그녀는 삶의 의욕이 없이 살아간다. 자신의 목표이기보다는 엄마의 목표이고, 집안의 목표이며, 사회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남궁최강은 아버지의 권력과 경제력으로 최고의 야구선수로 살아가지만 그의 본 모습은 피폐하기 이를 데 없다. 그가 저지른 죄를 덮기 위해 아무런 죄도 짓지 않은 산적이 죄를 덮어쓰기도 하고, 그게 아닌 걸 알면서도 자신에게 닥칠 피해때문에 아무 말 하지 못하는 18번도 있다.

 

상위 5% 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다. 물론 지금도. 그들이 어떻게 사는지는 몰라도 그들이 부러운 건 사실이다. 그래서 그들처럼 되려고, 그들 속에 포함되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럼 나머지 95%는 뭔가? 대다수의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한 번 되돌아보게 된다. 나 역시 그 95% 중의 하나니까.

 

* 이 책은 비룡소 연못지기 활동을 위해 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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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 스티커 - 제9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작은도서관 35
최은옥 지음, 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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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그림도, 내용도 재미있는 어린이책이다. 저학년 어린이들에게는 재미도 주고 유용할 듯.

아이들에게는 방귀뀌는 것도 심각한 고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런 해결방법도 괜찮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어른이 되면 좀 자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민구는 학교에서 방귀를 뀌지 못해 학교생활이 불편하다. 방귀쟁이라 놀림 받는 것도 싫지만, 방귀를 뀌기 위해 화장실로 달려가야하는 것도 힘든 일이다. 그런 민구의 이야기를 들은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방귀를 숨기지 말고 뀌라고 말하며 스티커를 모아 가장 방귀를 많이 뀐 아이에게 선물을 주기로 한다. 자연적인 생리현상인 방귀를 참다보면 장에 가스가 쌓여 변비가 되기도 하므로 배출하는 게 맞다.

 

유치원생인 우리집 아이는 '방귀'를 뀌는 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뀌고 싶을 때 뀌어도 된다고 말하며 뿡~뿡 잘도 뀐다. 그런데, 초등학생 쯤 되면, 친구들 눈도 의식될 것이고, 또 아이들끼리 놀리는 대상도 될 수 있으니 이걸 뀌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이 될 것 같다. 책에서도 아이들은 선생님이 방귀를 뀌어도 괜찮다고, 뀌면 스티커까지 주고 선물도 준다는데도 망설인다.

 

선생님은 방귀에 대해 잘 설명해주신다. 누구나 뀌는 것이 방귀이고, 몸 속의 불필요한 가스를 내보내는 역할을 하므로 참지 말고 뀌는 것이 좋다. 다만, 다른 사람이 있거나 엄숙한 자리에서는 되도록 조심할 것. 그렇지만 우리 교실에서는 방귀를 뀌어도 좋다!!!

 

아이들은 선생님 말씀에 힘입어 방귀를 뀌기 시작한다. 아이들의 대화를 살펴보면 어떻게 하면 방귀를 잘 뀔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들이 나오는데, 이것을 역으로 따져보면 그런 행동을 많이 하지 않으면 방귀를 줄일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이야기에서는 방귀를 많이 뀌어서 스티커를 받기 위해 나온 이야기지만 거꾸로 활용한다면 조심해야 할 자리에서 실수하지 않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이야기 속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이렇게 하면 방귀를 조금 뀔 수 있다고 가르치지 않고, 마음껏 뀌게 함으로써 역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게 아닌가 싶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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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10-03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되게 귀엽네요! ㅋㅋ 방귀... 저는 방귀랑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이라 별 걱정 안 하지만, 초/중/고등학교에서 방귀나 똥에 대해서는 누구나 신경이 쓰일 거에요. 제가 고등학생 때는 누가 휴지 들고 화장실 갔다 오면 놀리고 그랬는데... 방귀나 똥이 언제부터 우스개거리가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인데!

하양물감 2011-10-04 21:15   좋아요 0 | URL
저도 방귀랑은 별로 안친해요. ^^;
그런데, 우리집 남자랑, 한솔이가 아주 친하지요. 처음엔 참지 말고 뀌라고 가르쳤는데, 이거야 원, 두 사람이서 뿡뿡거릴 땐 참을 수가 없어요. 하하하...
 

어제, 한솔이 유치원 친구 엄마랑 통화하다가,  

"요즘 바쁘세요? 통화하기 힘드네." 

"요즘 좀 바쁘긴 바빴어, 집에 있는 한솔이 책 보니까 과학이 부족한 것 같더라고. 아는 사람이 전집 꽤나 갖추고 있는데 그거 사자니 경제적 부담이 되고 해서 그 집 가서 3권씩 빌려오고, 그거 읽어주고, 일주일 있다가 또 갖다주고 빌려오고 했거등. 그것도 일이더라. 요즘은 한솔이 관심영역이 많이 넓어져서 책 찾아서 읽어주고 전시회나 공연 가고 하는 것도 힘들고 말야." 

"한솔이는 집에 있는 책도 많은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어요?" 

"집에 있는 건 창작이 대부분이라, 내가 읽어주지 않아도 혼자서 잘 읽거등. 그런데 아무래도 지식정보책은 한솔이 관심영역에 맞는 걸 직접 찾아오고, 읽고 받아들이는 것 보면서 수준도 조정하고 하려니 이 방법이 제일 좋더라고. 마침 그집에 있는 책이 한솔이 수준에 맞는 것과 조금 어려운 것들이라 적당하게 골라오기 좋더라. 다행히(^^) 그 집 아이들이 책을 잘 안본다네. 1-2년 후면 사촌집으로 물려줄 책이라고, 그 전에 열심히 갖다 읽으래서... 그리고 이제 한솔이도 공부좀 시킬까 하고 말야." 

"한솔이가 언제는 공부 안했어요? 뭘 또 시키실라고?" 

"에궁, 내가 무슨 공부를 시켰다고 그래? 한글이야 지가 알아서 뗐고, 한자랑 피아노는 지가 하고 싶다니까 하는거고. 겨우 하나 시킨 게 있다면 영어겠는데? 영어는 내 실력이 바닥이니...하는 건 많지만 시킨 건 하나밖에 없어...이제 겨우 글쓰기랑 국어공부 시작했는데... 이건 지 혼자 습득한거라 이제는 좀 제대로 잡아줘야겠다싶어서 하는 거야. " 

그냥 가볍게 한 대화지만, '애 자랑'하는 걸로 들릴 수도 있고, '극성엄마'소리도 들을 수 있겠다 싶었다. (이게 극성 축에 드는 지도 모르겠다마는...)

내 마음하고 옆에서 보는 것 하고는 확실히 다른 것 같다. 나는 아직 한솔이한테 공부시킨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옆에서 볼 때 (특히 아이는 놀아야한다는 생각을 가진 주변인들)는 내가 애를 잡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에게도 원칙은 있다. 자기가 좋아서 할 것. 다만, 그 아이가 그것을 좋아하게 되기까지는 엄마가 여러가지로 접해볼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것. 그래서 시작을 하게 되면 최소 1년 이상은 꾸준히 할 것.  

피아노를 배우고싶다고 계속 졸라대던 한솔이에게 6살이 되면 시켜주겠다, 그때까지도 하고 싶으면 그때 시작하자고 했고, 6살이 된 올해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지금 벌써 9달이 지났다. 한솔이는 피아노 치는 것을 즐거워한다. 

한글은 36개월에 읽기와 쓰기가 다 되었다. 특별히 한글을 가르치지 않았지만, 책을 읽어주다보니 스스로 글을 익혔고, 글을 읽을 수 있으니 쓰고 싶은 마음이 생겼는지, 혼자서 흉내를 내더니 쓸 수도 있게 되었다. 혼자 익힌 한글이다보니 글자를 쓰는 순서가 엉망이고, 글자 크기도 제각각이어서 올해부터는 제대로 글자공부를 시키는 중이다. 다 아는 걸 하니 속도는 빠르고, 나이가 있으니 그동안 잘 못 써온 것을 설명해주면 이해도 빠르다.  

한자는 유치원 친구 중에 한자공부 하는 아이가 있는데, 묘한 경쟁심이 생겼는지, 자기도 하고 싶다고 해서 가르치고 있는데, 한글을 읽고 쓸 수 있으니 한자도 어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국어 어휘가 늘어나는 느낌이다. 이 역시 자기가 하고 싶다고 한 것이라 1년 이상 꾸준히 하려고 생각중이고 한솔이도 잘 따라와주고 있다. 

영어는 한글을 다 읽고 쓸 수 있던 36개월 이후, 사운드 중심의 수업으로 시작했다. 이것은 정말 내가 '시킨 것' 맞다. 이것만은 어쩔 수 없이 한솔이의 의지와 의도와는 상관없이 내가 시킨 것이다. 중간에 슬럼프도 와서 두어달 쉬기도 했다. 확실히 자기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한 것과 내가 시킨 것의 차이는 난다.   

'한솔이 공부 좀 시킬려고...'라는 말 한마디 했다가....생각이 많아진 하루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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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9-30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자기가 좋아서 해야지, 억지로 하면 도로아미타불이죠! 좋아하던 일을 계속해나가는 것도 어려운 일 같아요. 저는 피아노 2년 정도 치다가, 문득 피아노 치기가 싫어서 관뒀어요. 9개월이면 아직 재밌을 때네요 ㅎㅎ 좀 더 꾸준히 쳐볼걸 그랬나, 후회되기도 하지만... 또 다른 걸 접할 기회가 되는 거겠지요 ㅎㅎ
 
Mom CEO - '엄마'라는 이름의 위대한 경영자
강헌구 지음 / 쌤앤파커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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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늘 뉴스에서 빗나간 교육열이니 치맛바람이니 하는 단어와 함께, 자신의 아이에게 공부를 못한다고 잔소리를 넘어 학대에까지 이른 행동을 보여준 엄마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런데 나는 솔직히 이 뉴스의 제목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 엄마가 아들을 공부를 못한다고 잠도 안재우고, 책상에 톱질을 하고, 폭언을 하고, 호스로 물을 뿌리는 등의 행위를 했다고 하는데 이것이 과연 '교육열'때문인가? '치맛바람'때문인가? 뉴스랑 기사는 온통 엄마의 빗나간 교육열이라는 둥, 치맛바람도 이혼사유가 된다는 둥 하는데, 나는 이 엄마의 행동이 '교육열'이나 '치맛바람'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녀 자신의 정신적 문제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에게 했다는 폭언이나 학대의 수준이 그 아이가 잘되기를 바라면서 행한 행동으로는 보여지지 않기때문이다. 단지, 그녀가 그런 행동을 하면서 표면적으로 내세운 이유가 '공부를 못해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

 

최근 몇 년간은 '엄마표'교육의 열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가정에서의 엄마의 역할, 특히 자녀 교육에 있어서 엄마의 역할이 강조된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 학원에 보내는 엄마는 '학원으로 아이를 뺑뺑이 돌리는 엄마'가 되어버리고, 집에서 아이를 붙잡고 교육시키는 엄마는 '엄마표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되어온 느낌이다. 학원에 보내는 엄마가 다 그런 게 아니고, 엄마표 교육으로 성공하는 아이가 많은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일하는 엄마든, 전업주부든 아이 교육에 대한 책임을 상당부분 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육아와 자녀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빠도 물론 있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 아빠는 적극적인 참여자이기 보다는 소극적이거나 구경꾼일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책 제목을 보라. '엄마'라는 이름의 위대한 경영자가 되라는 책이다. 약간은 미심쩍은 눈길로 이 책을 바라본다. 그대의 이름은 슈퍼우먼~!! 뭐 이런 책 아냐? 하고...

 

이 책에서 저자는 '엄마 스스로 자신의 비전을 가져야하고, 아이들에게도 비전을 심어줄 수 있는 엄마가 되라'고 말한다. 가정도 잘 꾸려나가면서, 육아와 자녀교육까지 성공하기 위해서는 엄마 자신이 먼저 꿈과, 비전을 명확하게 하고, 그것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즐기고, 성취의 결과를 맛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언젠가 읽었던 다른 책에서는 '엄마가 행복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 책은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에 대한 실천론이 아닌가 싶다. 아이들이 책을 많이 읽게 하려면 부모가 책읽는 모습을 많이 보여줘야 하듯이,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자녀 역시 자신의 비전과 꿈을 위해, 그리고 사명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그것이 이 아이들의 시기에 공부로 나타날 수도, 자신의 다른 특기로 나타날 수도 있다.

 

책상머리에 붙잡아 앉히고, 보기 싫은 책 억지로 펼쳐놓고 공부하라 잔소리하고, 이웃집 아이랑 비교하면서 자존심을 긁지 않아도 공부를 왜 해야하는지 스스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방법, 그것이 바로 비전을 갖게 하는 것, 구체적이고 명확한 꿈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은 바로 엄마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나는 우리 집 아이에게 어떤 엄마로 보여질까? 6살짜리 우리집 아이는 언젠가부터 나를 짜증엄마라고 부른다. 그 말에 충격을 받은 나는, 어떻게 하면 내가 행복할 수 있을까에 대해 여러번 생각하게 되었다. 우연히 나에게 이 책이 왔지만, 나에게는 길잡이책이 되어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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