퉤! 침 뱉는 들판 동물 어린이 자연 학교 3
소피 포베트 지음, 브누아 페루 외 그림, 박민정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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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한솔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영역의 책. 그래서일까? 책을 방에 놓아두기만 했는데도 한솔이가 펼쳐들고 읽는다. 이럴 때 항상 느끼는 것은, 아이의 관심 영역을 잘 살펴 관련 책이나 자료를 근처에 두면, 엄마가 읽으라고 강요하지 않아도 스스로 펼쳐본다는 것이다.

 

어린이자연학교 시리즈는 항상 한솔이의 관심을 끈다. 분명 이 책은 유아가 읽기에는 쉬운 책이 아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관심이 있는 분야라면 조금 어려운 책이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나는 한솔이를 통해서 항상 그것을 느낀다.

 

이번 책은 침을 뱉는 동물이라는 제목이긴 하지만, 콕 찌르거나, 악취를 풍기거나 피를 빨아먹고 깨물기도 하는 들판동물에 대한 책이다. 시리즈의 앞 책이 나무와 물고기에 대한 것이었다면 이 책은 들판 동물에 대한 것이다.

 

꿀벌, 쌍살벌, 고습도치, 랑그도크전갈은 뾰족한 가시나 침을 갖고 있어서 찔릴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은 그런 특징 외에도 독특한 이야기가 있는데 그것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칠성무당벌레, 긴털족제비, 노래기, 홍줄노린재, 큰목가는먼지벌레는 악취를 풍긴다. 이런 악취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이다. 모기, 거머리, 진드기, 머릿니는 피를 빨아먹는 동물이다. 이번 여름에는 전국적으로 모기가 많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우리 동네에선 여전히 모기와의 전쟁을 벌려야 했다. 한솔이는 왜 모기한테 물리면 가려운지, 피부가 부어오르는지에 대해 궁금해했는데 엄마의 설명보다 이 책의 정보가 더 효과적으로 각인되었다. 집게벌레, 회색기러기, 유럽사슴벌레는 꽉 꼬집는 동물들이다. 집게벌레나 사슴벌레는 집게발이 있어서 쉽게 떠올릴 수 있지만 회색기러기가 적들을 무는 것은 한솔이가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말미냐트과부거미, 중베짱이, 살무사, 흰개미는 무는 동물이다. 그런가하면 홍개미, 갈색달팽이는 오줌을 싸거나 물총을 쏘고, 라마, 두꺼비, 유럽가뢰, 항라사마귀는 침을 뱉거나 물을 묻히고, 뻐꾸기, 집파리, 소는 토하기도 한다.

 

들판에 사는 동물들을 전체적으로 한번 훑어본 느낌이 들고, 각각의 동물들의 습성을 작은 소제목을 통해 정리할 수 있었다. 곤충도감이나 동물도감을 자주 펼쳐보는 한솔이지만, 이렇게 각각의 특징에 따라 분류된 책을 읽어보는 것도 꽤 재미있는 경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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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밖 아이들 책으로 만나다 - 스물여덟 명의 아이들과 함께 쓴 희망교육에세이
고정원 지음 / 리더스가이드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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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교육에세이'라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내용을 짐작케한다. 책이 가진 효용은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다 아는 사실인데, 자극적이고 감각적인 것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들이밀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책'이나 책을 권하는 사람을 '자신을 가르치려드는 무언가'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는 더더욱 그러하다.

 

교실 밖으로 스스로 나간 아이들은 물론이고, 무언가에 의해 떠밀린 아이들을 다시 교실 안으로 불러들이겠다는 목적이 아니라, 그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그들의 감정을 어루만져주기 위한 도구로 '책'을 활용한 이야기가 가득 담긴 책이다. 그러니까, '책'을 아이들을 제도권 안으로 불러들이기 위한 도구가 아닌,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본래의 힘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 나는 왜 이 책을 읽었을까? 개인적으로 책을 통해 수많은 위로를 받았고, 감정이입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꼈고, 새로운 세계를 알아가는 즐거움을 느꼈기에, 주위 사람들에게 책을 많이 권하는 편이다. '책'을 통해 공통의 화제를 마련하고, '책'을 통해 감춰진 문제와 감정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인 고정원 선생님은 수많은 아이들을 만났고 그 경험을 책 속에 녹여내었다. 구구절절한 이론서보다 이 책이 더 가슴을 때리는 것은 실제 경험을 통해 아이들과의 소통을 하는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어떤 책을 어떻게 읽혀라'가 아니라 책이 아이를 끌어당기고, 아이는 스스로 그 책에 다가간다. 의도적인 장치(눈에 잘 띄는 곳에 둔다던가, 살짝 말끝에 흘린다든가)도 중요하긴 하지만, 아이가 책이 있는 공간에 들어옴으로써 자신을 이끄는 책을 만나는 과정은 자발적이다. 스스로 선택한 책 속에서 길을 찾고 위로를 받는다.

 

책에 대한 거부감이 많은 아이들에게는 사진집을 통해 이야깃거리를 찾고, 지적장애나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들의 경우 팝업북을 매개로 만나기도 한다. 소개된 아이들이 책에 다가가는 과정 속에서 등장하는 책은 물론이고, 이럴 때 도움이 되는 책들을 골고루 소개해놓았다. 소개된 책의 제목을 보다보니 아 이 책이 이럴 때도 도움이 되는구나 하는 뜻밖의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소개한 책들은 흔히 어른들이 생각하듯 문제가 있거나 상처가 있는 아이들에게만 유용한걸까?

 

이 책에서 소개한 책들이 그런 아이들의 문제를 드러내고 상처를 보듬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해서, 그 책이 그런 의도와 목적을 위해 쓰여진 것은 아닐 것이다. 읽는 이가 작중 인물 중 누군가에게 감정이입을 하던가, 그 배경과 분위기에서 공감을 하던가 또는 대사 한 마디에 마음이 움직이는 등 여러가지 변수가 존재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꼭 이럴 때"가 아니라, 책이 있는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책에 다가갈 수 있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이는 아이들도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고민과 갈등을 매일 겪는다. 그런 아이들에게 책은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고, 문제해결사가 되어주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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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그림책 보물창고 55
로버트 브라우닝 지음, 케이트 그리너웨이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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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부는 사나이 이야기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이 책을 한솔이에게 읽어주다보니, 내가 알고 있었던 것은 이 이야기의 큰 줄거리뿐이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게다가 케이트 그리너웨이의 그림으로 보는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는 어린이(아니, 유아)용으로 각색된 글과 그림만을 보아온 나에게 색다른 경험이 아니었나싶다.
 

우리가 가끔 착각하는 게 있는데, 대강의 줄거리와 주제를 알고 있으면 그 책을 읽었다고 생각하는 것. 나 역시 이 그림책을 보면서, 한솔이에게 읽어주면서 느끼게 되었고, 그래도 우리 한솔이는 이런 책을 가까이 두고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기회가 된다면, 배경이 된 하멜른도 구경시켜주고 싶은데 과연 그 기회가 올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글이 아주 긴 페이지가 제법 있어서 6살인 한솔이는 혼자 읽으려면 힘들것같다고 말하는데, 읽어주니 재미있게 듣는다. 이야기의 재미를 알고 나면이 글밥이 많거나 문장이 길어도 스스로 읽고 싶어지니 이런 책은 엄마가 잘 읽어주면 좋을 듯하다.

 

뻔한 주제라 그런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는 주제를 눈치채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래도 아이들의 눈은 어른들과 달라서 정형화된 주제를 벗어나 이야기를 끌어내곤 한다. 이 아저씨는 어떤 사람일까? 왜 그런 옷을 입고 있을까? 우와, 피리를 불었는데, 그 음악 속에 저렇게 많은 이야기가 있었어? 그런데 하나의 부작용(?)이라면, 뚱땅뚱땅 피아노를 쳐놓곤 "엄마, 내가 무슨 이야기를 했게요?"하고 묻는 일이 생겼다는 것.

 

피리부는 사나이가 찾아간 하멜른의 시장과 시의원들. 자기들이 급할 땐 뭐든 다 들어줄것처럼 하다가 목적을 이루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입을 싹 닦아버리는 그들의 모습이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에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어린이가 사라져버린 결말.

하멜른에서 어린이가 사라졌다는 것은, 하멜른의 미래가 사라졌다는 것과 같다.

지금의 욕심을 채우는 행위로 인해 미래가 사라져버리는 일들이 어디 한두가지던가?

 

어른인 나는 그래서 정치가 보이고, 경제가 보이고, 사회가 보인다.

그런데, 한솔이의 마음에는 피리부는 사나이의 피리소리가 들리고, 그 피리가 부르는 노래가 들린다.

춤을 추며 따라가는 아이들의 세계, 다리가 아픈 아이가 미처 따라가지 못해 남겨졌 때 자기만 그 아름다운 세계를 볼 수 없다며 아쉬워하는 마음에 감정이입을 하는 어린 독자의 마음, 이 이야기가 노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그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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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나무 위의 눈동자 동화 보물창고 36
윌로 데이비스 로버츠 지음, 임문성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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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솔이가 이 책 표지를 보자마자 "엄마, 이 책 무서운거야?"한다. 표지를 보고 자기 책은 아니라고 생각을 한 것같다. 표지와는 달리 무서운 책은 아니다.

 

어린이용 추리소설이라... 어떤 식의 이야기 전개가 펼쳐질 지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이 책을 꼭 어린이용이라고 한정지을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배 꼬인 사건과 결말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기술적 장치들이 가득한 추리소설을 읽어본 적이 거의 없긴 하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추리소설이라고 해서 소재를 제한하거나 감추지 않고 사용했고, 사건의 범인을 쫓기 위한 과정보다는 롭이 겪고 있는 상황에 감정이입할 수 있는 장치가 있어서 어른들도 충분히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었다.

 

옆집 할머니가 죽는 장면을 우연히 목격하게 된 롭, 게다가 칼로웨이 부인을 떠미는 '손'을 본 롭은 칼로웨이 부인이 살해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롭의 누나인 달시의 결혼때문에 정신없이 바쁜 롭의 집에서는 아무도 롭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살인사건이 아니긴 해도, 늘 이웃들을 괴롭히던 칼로웨이 부인의 죽음이었다고는 해도, 롭의 가족은 물론 이웃들의 무관심은 정도가 좀 심한 것 같았다. 게다가 칼로웨이 할머니가 체리나무에 목을 매단 채 죽어있는 모습을 목격한 '롭'의 정신적인 충격이나 감정 등에 대해서조차 관심 밖이었다. 달시의 결혼식 준비로 정신없는 가족들에다가 레이삼촌의 문제까지 생겨서 롭이 겪은 일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핵가족 시대에, 이웃집하고는 담쌓고 사는 현대인이라해도 나무에 목이 매달린 채 죽은 이웃에 대한 무관심, 그리고 그 죽음을 목격한 아이에 대한 배려가 지나치게 부족한 건 아닌가 싶다. 물론 이러한 무관심과 무배려때문에 이 이야기의 극적 긴장감은 생겨나지만. 중간쯤 되면 범인이 짐작되므로 조금 시시한 면도 없잖아 느껴진다.

 

롭은 자신의 이야기에 귀기울려 들어주지 않는 가족에 대해 화가 나기도 했지만, 예전에 자신이 했던 거짓말들을 생각하며 '양치기소년'의 교훈을 되새긴다. 그러는 와중에 누군가가 자신을 해치려고 하는 일들-화분이 떨어지거나 공기총을 쏘거나 치킨에 독을 타는-을 겪는데, 그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한 채-심지어 경찰도- 혼자서 범인과 마주하게 된다. 이야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야 그가 범인인 걸 알게 되지만, 그렇게되기까지 롭은 오로지 혼자였다.

 

나는 이 이야기를 범인을 발견하고, 추리하는 과정보다는 롭이 느껴야했을 감정들에 중심을 두고 읽었다. 어떤 일을 당하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내 말에 진심으로 귀 기울여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같다. 롭에게는 그런 사람들이 없었다. 누나 달시의 결혼식에 온통 집중된 채 롭의 문제, 롭이 당한 일은 관심 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롭은 자신에게 닥친 일을 차근차근 풀어나간다. 주인공인 롭은 누가 범인이지 확심을 하지 못한 채 결말까지 오지만, 책을 읽는 독자는 중간쯤부터 범인이 짐작이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목격담을 들어주는 건(혹은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건) 바로 범인이다. 롭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은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고, 범인이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목겨자인 롭이 위험에 빠진다.

 

어렸을 때, 어린이용 추리소설 전집을 친구집에서 빌려 읽은 기억이 나의 어린 시절 추리소설과의 만남,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홈즈니 루팡이니 하는 주인공들도 그때 만났던 것 같다. 이 책에는 영웅같은 주인공은 없지만, 주목받지도 못하는 말썽꾸러기 남자아이가 대범하게 문제와 직면하는 과정을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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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1-08-20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탈자, 띄어쓰기 오류가 조금 많다는 것이 흠..
 

내가 제일 하지 못하는 것. 

그렇지만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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