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인의 책마을에는 익숙한 닉네임과 이름이 많이 보인다.

가끔 신문이나 잡지, 그리고 책의 띠지나 홍보책자에 한 두 문장과 함께 익숙한 닉네임이 보일 때도 반가운데 이렇게 한 권의 책 속에서 그들의 이야기와 함께 만나니 더욱 반갑다.

그런 반가움 탓일까? 앉은 자리에서 책 한권을 단숨에 읽어버렸다. 책에 대한 이야기지만, 그들은 책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 속에는 그들의 삶이 있다. 얼마전에 요네하라 마리의 '대단한 책'을 읽을 때, 그녀의 책 이야기 속에 그녀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는 것을 보고 나름대로 깨달은 게 있었다. 자신의 삶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는 책읽기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책이 있지만 그 책을 다 읽어볼 수는 없다. 물론 다 읽을 필요도 없다. 그럴 때 같은 관심영역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을 통해 추천을 받거나 자극을 받은 책은 나의 책읽기에도 도움이 된다.

'100인의 책마을'에는 문학, 인문사회, 문화, 과학 분야의 책이 소개된다. 이렇게 크게 분류하고 보니 너무 욕심을 낸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 걱정을 날려주는 게 있으니 바로 '책수다'이다. 짧지만, 주제에 부합하는 좋은 책을 소개해주고 있어서 책읽기 목록에 여러 권 체크해두었다.



여러 사람의 글을 모아놓은 책이다보니, 책 안에서도 호불호가 갈린다. 개인적으로 관심있게 본 부분은 은행저금식 교육에 이의를 제기한다는 전제훈님의 글과, 과학과 인문학의 행복한 만남을 쓰신 김보일님과 전문화와 통합의 갈림길에 선 과학을 쓰신 이동환님의 글이었다.

아무래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고, 나 자신이 교육현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교육관련 책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전제훈님이 소개하신 책은 모두 읽어야 할 책 목록에 포함시켰다. (나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읽어본 책이 없었다는 데 대해 조금 우울했다. --) 그리고 책수다에 소개된 책들도 시간이 되면 꼭 읽어볼 생각이다.

그리고 평소 과학분야 책을 이동환님의 글을 통해 접하곤 했는데, 이번에 이 책을 통해 김보일님의 글이 나에게 또다른 동기를 부여해주었다. 두 분의 글은 어렵지만 읽고 싶은 분야인 '과학'을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다.  

책에 대한 책을 읽고 나면 읽어야 할 목록이 늘어난다. 최근 몇년간 아이를 키우면서 유아와 어린이대상의 책을 많이 읽었다. 그러다보니 나 자신의 관심사를 충족시켜줄 만한 책을 읽을 여유를 갖지 못했다. 관심을 갖고 바라보면 책을 고를 때도 한결 수월한데, 그동안 유아와 어린이책만 읽다보니 내 책을 고르는데 영 자신이 없어졌다.

이 책의 도움을 받아 올해의 남은 기간동안은 나를 위한 책읽기에도 시간을 내어볼까 한다. 잘 모르는 사람이 소개한 책보다는, 아무래도 블로그라는 가상공간을 통해 알게 된 분들이지만, 그들이 소개한 책이라 더욱 믿음이 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태풍 소식은 들리지만, 지금 이곳은 조용하다... 여느때보다 바람이 조금 불긴 하지만, 그저 가을 바람이려니... 뜨거운 햇볕과 파란 하늘이 정녕 너, 태풍이 오려는지 알 수가 없구나. 

한솔이는, 내일로 예정된 유치원 숲체험을 고대하고 있었는데, 태풍때문에 취소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급우울. 그래도 엄마가 놀이터 데려가줄게...했더니 기분이 풀어져서 유치원에 갔단다. 태풍아, 너 정녕 올 것이냐? 

친정엄마는 고추 말리기에 정신이 없다는데, 비가 오락가락 하면 우리 엄마 힘들단다. 태풍아, 너 정녕 오려거든 조용히 왔다가 가렴.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hnine 2010-09-01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풍전야는 고요하다...그런 것일까요? 대전도 오늘 얼마나 햇빛 쨍쨍, 더운 날씨였는지, 내일 태풍 온다는 것 맞나 싶더라니까요.

귀여운 한솔이, 며칠전부터 고대하고 있었을텐데 실망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지요.
 
<달 샤베트>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달 샤베트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백희나 작가의 전작 '구름빵'이 제목에서부터 친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면, '달샤베트'는 조금 생소하게 느껴진다. 그게 개인적으로 '샤베트'를 별로 안좋아하는데다가 아이에게 샤베트를 사준 적도 만들어준 적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솔이에게 이 책을 읽어주다가 조금 난감했던 것이 '샤베트'가 뭐야?라고 묻는데 제대로 알려주지 못했다. 한솔이에게 '빵'이 아주 익숙한 음식인데 비해 '샤베트'는 낯선 음식이었던 것이다. 물론 책을 보면서, 달 아이스크림보다는 달샤베트가 훨씬 어울리는 음식이라고 생각을 하긴 했지만 말이다. 본의아니게 아이스크림 가게에 가서 샤베트를 하나 사줄 수 밖에 없었다. 

개인적인 느낌이나 상황은 그렇다치고, 일단 작가의 상상력은 여전했다. 무더운 여름밤을 참 잘 표현했다는 생각도 든다. 창문을 꼭꼭 닫고, 에어컨을 쌩쌩, 선풍기를 씽씽 틀고 잠을 자는 사람들. 그들이 사는 집 밖 어둠 속에서 더위에 녹아내리고 있는 커다란 달님. 

   

예전에는 창문을 활짝 열고 부채질을 하거나 선풍기 바람을 쐬곤 했기에 여름밤의 정취를 제법 느낄 수 있었지만, 에어컨을 켜면서부터는 창문이고 방문이고 꼭꼭 닫으니 밤하늘을 볼 일도, 여름밤의 벌레소리도 잘 들을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아무도 창밖 풍경에는 관심이 없는 밤, 녹아내리는 달님을 부지런한 반장할머니가 발견하고, '달방울'을 받는다.  

 

그런데 아파트에 정전이 일어나고, 깜깜해졌는데, 달방울을 받은 할머니집만 불이 훤하다. 전기가 아닌 달님의 빛으로 가득한 할머니집. 사람들은 할머니의 샤베트를 받아들고 시원해져 집으로 돌아간다.  여름밤 전기 과부하로 인해 정전이 되고, 사람들은 그제서야 달빛을 보는 것이다.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한다. 정전이 잦았던 옛날에는 집집마다 초를 구비해놓았었고, 어쩌다 정전이 되면 초를 찾아 촛불을 켜던 그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요즘에야 정전이 흔한 일은 아니라 텔레비전 뉴스에도 나오곤 하지만, 예전에야 흔한 일상 중의 하나였던 것 같다. 잠깐의 정전은 촛불을 켜면 또 그만이었지만, 요즘은 정전이 되면 사람들의 일상이 모두 정지된다. 그만큼 전기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할머니의 달샤베트는 어린 시절 촛불을 생각나게 한다.  

 

사람들이 달샤베트를 먹고 잠든 밤, 즐거운 꿈이라도 꿀 것 같은 밤이다. 그때 이 할머니의 집에 손님이 찾아온다. 절구와 절구공이를 등에 멘 옥토끼 두 마리. 이 책은 자꾸 나를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만든다. 달에는 절구를 찧는 옥토끼 두 마리가 살고 있었다고 믿었던 그 시절로 말이다. 지금 한솔이는 이 책을 보면서 왜 옥토끼 두 마리가 갑자기 나타났는지 어리둥절해한다. 달에는 토끼가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전에, 이미 달을 과학적(?)으로 알고 있는 탓이다. 그러고보면 요즘 아이들은 상상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많은 것을 잃어버렸구나 싶다.

 

달이 사라져버려 갈 곳을 잃은 옥토끼 두 마리. 할머니는 남은 달물을 부어 달맞이꽃을 피워낸다. 달처럼 환하고 아주아주 커다란 달맞이꽃이 밤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자 작은 빛이 점점 자라나 커다란 달이 된다. 

   

달이 차고 지는 모습을 보며 또다른 상상의 세계로 달려가곤 했는데, 지금 우리 아이들도 그런 상상을 할 수 있을까?  

 

한 권의 책을 통해 나는 어린 시절을 돌이켜볼 수 있었고, 여름 밤의 정취를 느껴보고자 집안의 전기를 모두 끄고 창문을 활짝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어린 시절 보았던 새까만 밤하늘과 빛나는 별들을 찾기는 어려웠다. 대신, 밤거리를 여전히 밝히고 있는 불빛들과 시끄러운 차소리가 가득하다.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이 생겼다. 한솔이는 덥다고 칭얼거린다. 조금만 기다려 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올거야.  

하지만... 내가 기대했던 그 밤바람은 뜨거운 도시의 열기에 묻혀버렸나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망찬샘 2010-09-10 0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 책 너무 좋네요. 얼른 한 권 사야겠어요. 고맙습니다. 꾹~

하양물감 2010-09-11 14:28   좋아요 0 | URL
구름빵보다 못하다는 평가도 많이 있더라구요. 그렇지만, 구름빵도 처음에 봤을 때는 굉장히 낯설었는데 점차 좋아졌었거든요. 저한테는 이 책도 그런 것 같아요.
 

지나가는 비였다. (ㅠ.ㅠ) 

무더운 날씨, 평소같으면 지금 이 시간은 선풍기 바람이 없어도 괜찮은 편이었는데.. 

(우리집은 오후 3시를 기점으로 뜨거워진다. 햇볕이 창으로 쫘악~~~~~~들어와서. 음 그러고보니 우리집이 서쪽을 보고 있다는 이야기군..) 

오늘은 찝찝하더니... 

비가 내리는 거였다. 

후다닥 나가서 빨래를 걷어 들어왔더니, 

거짓말처럼 비가 그치고 맑음...이다. 

차라리 시원하게 비가 쫙쫙 내렸으면...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치유 2010-08-25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나가는 소낙비였군요..


하양물감 2010-09-01 10:45   좋아요 0 | URL
네^^ 소낙비였어요. 오늘 태풍이 또 올라온다는데, 날씨가 좋네요.
 
<신통방통 나눗셈, 귀신 백과사전>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신통방통 나눗셈 신통방통 수학 2
서지원 지음, 심창국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수학공부하면 뭘해요? 실생활에서는 쓰지도 않는데"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 사람이 바로 나다. 아마도 중고등학생때부터인 것 같은데, 수학공식을 외우고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해서 나는 점점 더 수학과는 멀어졌던 것 같다. 그런데, 알고 보면 수학만큼 우리 실생활과 관련 있는 학문이 또 있을까 싶을만큼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다만 그걸 내가 외웠던 공식과 숫자의 형식으로 나타나지 않을 뿐이다.

 

요즘은, 유아들도 덧셈 뺄셈을 공부한다고 한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뺄셈을 완성시켜야 한다며 공부를 시킨다는데,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과연 숫자들의 조합으로 나오는 정답일까? 요즘은 수학의 원리를 쉽게 풀어놓은 책도 많고, 창의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덧셈 뺄셈의 완성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나눗셈, 아직 더하기 빼기도 모르는 한솔이에게 읽어줄 책은 아니다. 다만 이 책에서 나눈다는 것의 의미를 잘 이야기한 것 같아서 다음에 한솔이에게도 이야기해줄 생각이다. 이 책은 나눗셈을 시작하는 아이들이 읽어야 할 책이고, 그 전에 곱셈을 할 수 있는 아이라야 할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인 나래는 엄마 가게의 물건을 제것인양 사용하는 아이다. 어렸을 때 우리가 슈퍼마켓 주인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듯, 아이들로서는 충분히 가게의 물건이 모두 제것이라고 생각할 만하다. 누군가가 사용한 물건을 새것인 줄 알고 사가는 손님의 입장을 생각하지는 못한다. 어느 날 엄마의 가게에서 엄마에게 나눗셈을 할 줄 몰라 혼이 난 후 집에 가다 우연히 발견한 나눗셈 버스, 아니 나눔버스를 만나면서 나래의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다.

 

 

 

간단히 생각하면, 우리가 동생이나 친구와 과자를 나누어 먹는 것도 나눗셈이다. 서로 싸우지 않고 똑같은 양으로 나누는 것, 그렇지만 우리는 '나누어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그것이 '나눗셈'이라는 생각은 못한다. 요즘 아이들 책은, 이러한 부분을 놓치지 않고 설명을 해주는 것 같다. 나래도 나눔 버스에서 음식을 나누어 담는 것에서부터 나눗셈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자기가 늘 무시하고 싫어했던 친구 민주를 나눔버스에서 만나게 되고, 민주의 설명을 통해 나눗셈이 곱셈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저자는 다른 사람과 똑같이 나누어서 즐겁고 행복해지기 위해 나누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조금 더 발전한다면, 나보다 더 많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줄 때도 행복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자신도 가진 것이 없지만 다른 사람과 나누는 즐거움을 알고 있고, 게다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민주와, 아이들의 부러움을 가득 받고 있는 나래의 관계가 나눔버스에서의 만남 외에는 특별한 전개가 없어서 하다 만 이야기가 되어버렸다는 것은 약간 아쉬운 대목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망찬샘 2010-08-20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통방통 곱셈구구 다음에 나눗셈이네요. 아침에 곱셈구구 다시 들여다 보는 울 따님. 2학기 때는 버벅거리지 않고 곱셈계에 입문하여야 할텐데...

희망찬샘 2010-09-10 06:32   좋아요 0 | URL
흐흐흐~ 저도 이 책 살까말까 망설였는데, 리뷰 도서로 하나 얻게 되었어요. 재수!!! 하양물감님 글 보고 읽고 싶었는데, 잘 되었어요.

하양물감 2010-09-11 14:28   좋아요 0 | URL
하하....재수!!! 라는 말이 딱 들어맞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