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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둥지둥 바쁜 하루가 좋아 ㅣ I LOVE 그림책
리처드 스캐리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10월
평점 :
리처드 스캐리의 책을 세번째 본다. '와글와글 낱말이 좋아' '북적북적 우리동네가 좋아' 그리고 이번에 보게 된 '허둥지둥 바쁜 하루가 좋아'이다. 일단, 리처드 스캐리의 책은 그림 속에 정말 많은 정보가 숨어있다. 그 많은 정보를 글로 표현했다면 얼마나 딱딱하고 재미없는 책이 되었을지는 안봐도 뻔하다. 그런데, 그림 속에 제대로 녹여내었다. 외국그림책이다 보니 우리나라 실정과 맞지 않는 것도 있고, 조금 오래된 책이어서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어진 일도 많이 있지만, 그런 것을 감안하고 책을 즐기면 괜찮다. 아이가 우리 나라의 마을이나 일하는 사람들에 대해 어느 정도 정보를 갖고 있을 때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정보없이 읽히기에는 조금 저어되는 면이 있다.
한솔이(27개월)가 이 책을 보기에는 조금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재미있게 읽는다. 최근에 말이 많이 늘고 자기의사표현이 가능해지면서 그림을 단순히 받아들이는데서 끝나지 않고 '비교와 대조'의 개념을 사용하게 되었다.
나는, 아이에게 개월수에 맞는 책만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냥 제 손에 잡히는 책이라면 같이 읽는 편이다. 물론 그런 가운데 내가 고른 한솔이 연령에 맞는 책을 끼워넣는다. 이 책은 한솔이 연령과는 차이가 나는 책이다. 그런데 아이는 책 속에서 자기가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린다.
북적북적 마을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페이지 가득 많은 사람들이 자기 일을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하고 있다. 이 그림책 한권에 얼마나 많은 정보가 들어있는지 눈이 휘둥그레해질 지경이다. 앞서 본 리처드 스캐리의 책에서 다룬 것들이 구석구석 다시 등장하고 깊이가 더해졌다.
한솔이는 소방차, 경찰차, 구급차를 아주 좋아한다. 결론적으로 보자면 눈에 띄는 색깔과 각기 다른 소리때문에 관심을 끌었을 것이다. 차에서 시작한 관심은, 소방관, 경찰관, 의사 선생님으로 확장되고 이어서 소방서, 경찰서, 병원으로 관심이 이동한다.
이 책에서는, 한솔이가 좋아하는 모든 것이 들어있다. 책 한권을 꼼꼼하게 본다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같다. 한솔이가 좋아하는 것만 골라서 보아도 시간이 훌쩍 지나갈 정도이다. 익살스러운 그림이 아이의 관심을 잡아주니 그것도 좋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우리 주변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직업에 대해서도 많은 지면이 할애되어 있다. 처음에는 그런 것들이 거슬렸지만, 지금은 건너띄고 조금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보면서 이야기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