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는, 아이의 관심도에 따라서 아주 재미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수도 있다. 그래서 보통 세계사의 굵직굵직한 사건 중심으로 재미있는 에페소드를 모아놓은 책들이 많다. 그러나, 세계사를 그렇게 사건중심으로만 보면 전체적인 맥락에서 볼 때 아쉬운 점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럴 때 백과사전식의 책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내가 이번에 읽은 책은, 킹피셔 백과사전 중에서 세계사7(혁명과 독립의 시대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이다. 시대구분으로 보자면 19세기 초반 쯤 되는 것 같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10권의 사전이 있으니 후반부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의 세부 목차를 보자면, [한눈에 보는 세계]를 통해 지도와 함께 각 대륙별로 시대별 특징이 담겨있다. 이는, 세계사를 전체적인 맥락으로 보는데 도움이 된다. 그 다음은, 큰 사건과 지역별 내용이 담겨 있다. 오스트리아와 프로이센, 스코틀랜드 자코바이트, 농업혁명, 초기 산업혁명, 인도이 변화, 7년 전쟁, 북아메리카, 중국과의 무역, 논리의 시대, 아프리카, 러시아의 근대화, 오세아니아 탐험, 일본과 동남 아시아, 미국의 탄생, 프랑스혁명, 나폴레옹 전쟁, 노예제 폐지, 영국의 인도 지배, 남아메리카의 반란, 영국의 사회불안, 미국인의 서부 이동, 예술, 건축, 과학과 기술로 나누어 전개된다.

 

글과 그림이 반반 정도로 되어 있어서, 보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소제목 안에 주요사건들을 박서처리하여 따로 넣어두었기때문에 이해하기도 쉽다. 17세기에 논리와 이성을 중요하게 여긴 덕택에 18세기에 새로운 사상이 발전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 왜 이 시대가 혁명과 독립의 시대가 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알게 하기도 한다. 사실, 세계사라고는 하지만, 이 시대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시대라고도 할만하다. 큰 사건은 대부부느 이들 나라와 관련이 있다. 현대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미국의 탄생은 눈여겨 볼만하다. 또한, 이 시기의 예술과, 건축은 일대 전환기를 맞았다고도 할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을 한 권에 정리해 놓았으므로 깊이는 조금 덜할수도 있지만, 전체적인 맥락을 짚어보는데는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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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아빠다! - 물구나무 그림책 66 파랑새 그림책 63
마이클 그레니엣 글.그림, 김정화 옮김 / 파랑새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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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코끼리아빠?
제목은 물론 표지 그림도 눈길을 끈다.
모자를 쓰고 안경을 쓴 코끼리를 타고 있는 즐거운 아이의 모습.
띠지에 그려진 코끼리의 긴 코도 재미나다. (코끼리 코가 긴건 당연한데도!!!)

 

우리집 아이가 제일 처음 말로 표현한 동물이 코끼리였다. 장난감 코끼리가 있어서였기도 하고, 코끼리 사진을 많이 보아서이기도 하다. 다른 동물들을 많이 알게 된 지금도 코끼리를 유달리 좋아한다. 아직까지 실제로 코끼리를 본 적은 없지만, (그래서 더 좋아하는걸까?) 코끼리 그림을 보면 참 즐거워한다.

 

크레파스로 대충(?) 그린듯한 그림은, 아이가 그린 그림처럼 정겹게 여겨진다. 보라색 모자를 쓰고 파란 안경을 쓴 아빠가 유치원으로 키아라를 데리러 온다. 장난감 가게에서 코끼리를 보며 키아라는 "우리집에도 저런 코끼리 하나 있으면 좋겠는데..."라고 말한다.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났냐면(^^) "당신도 코끼리가 될 수 있습니다"라는 책을 선물받게 되고, 아빠가 코끼리가 되는 것이다. 기발한 상상력과 아이에게 뭐든 다 해주고 싶은 아빠의 마음이 절묘하게 섞인 책이 아닐까 싶다.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역시, 코끼리의 상징이기도 한 긴 코를 만드는 방법!! 코끼리의 표정과 더불어 책장을 넘기면, 멋진 긴 코를 만날 수 있다. 코끼리가 된 아빠를 보고, 키아라는 아빠가 코끼리가 되었다는 걸 바로 알아차리는데... 이번엔 '사자'가 기다리고 있다.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는다면, '사자'가 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다른 동물들로 확장해가다보면 즐거운 책읽기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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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8-04-30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결혼도 안했으면서(심지어 애인도 없으면서)이런 책을 막 보관함에 넣고 그래요. 하하. 일단은 이모와 삼촌의 아이들에게 주어야겠어요. :)

하양물감 2008-05-01 09:04   좋아요 0 | URL
코끼리 코와 귀를 만드는 장면이 참 재미있더라구요^^ 어린 사촌동생들이 있나봐요? 요즘은 아이들 책이 참 재미있게 나오는 것같아요.

책선물하는 이모(혹은 큰엄마)의 역할을 저도 꽤 오래했답니다.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는 바람에..제 동생도, 시동생도 먼저들 아이를 낳았거든요..
 
행복한 글쓰기 - 뉴베리상 수상 작가가 들려주는 글쓰기 비법 30가지
카슨 레빈 지음, 김연수 옮김, 백지원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언제부턴가 글쓰기라 하면 흔히들 논술을 떠올리게 된다. 그만큼 학교교육이 입시위주로 돌아가고 있다는 뜻일 거다. 그러나 우리가 쓰는 글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논술 때문에 논리력과 사고력을 중시하는 글쓰기가 유행처럼 번졌지만, 이 책 [행복한 글쓰기]는 인물을 설정하고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알려주는 책이다. 그러니까, 좁아진 글쓰기의 영역을 다시 문학이라는 영역까지 확장시킨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는 행복한 글쓰기를 읽으면서 행복한 책읽기를 할 수 있었다. 글쓰기 기술에 대한 이야기지만, 저자는 이 책을 읽는 이로 하여금 이야기의 즐거움을 알게 해준다. 그러니까, 이 책은 딱딱한 매뉴얼이 아니라 이야기를 통해 이야기를 쓰는 책이다. 보통 한 권의 책을 출판하는 과정을 이야기할 때 산고와 비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그런 비장함은 느낄 수가 없다. 오히려 글을 쓰는 과정을 즐기도록 만든다. 글쓰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글쓰기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걸 말해준다.

모든 것은 시작이 어렵다. 그러나 시작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자신감을 가지게 되면 이미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그 시작을 가능케 하는 힘, 그것이 이 책 속에 있다. 저자가 예로 든 것들을 따라 이야기를 쓰다 보면 글쓰기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님을 알게 될 것 같다. 글쓰기 비법이라는 소제목이 붙은 글들은 저자의 노하우가 숨어있는 글들이다.

첫장부터 저자는 "지금 바로 글쓰기를 시작하세요"라는 주문을 한다. 문장을 몇 개 제시한 다음 20분 이상 글을 쓰라고 한다. 책을 펴자마자 이런 주문을 받는다면 조금 황당할 것이다. 시작이 두려운 아이들에게 시작이 어렵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저자가 제시한 글을 쓸 때 지켜야만 하는 규칙 중에서 마지막 규칙을 살펴보자.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혹은 보기 싫더라도 최소한 15년 동안은 글을 모두 저장해 둔다. 농담이 아니다. 그때가 되면 마음대로 해라, 버리든지 말든지. 하지만 그 순간에도 글쓰기만은 포기하면 안 된다." (p.13)

가만 생각해보면, 내가 써 놓았던 생활잡문들과 일기들, 그리고 나름대로는 詩라고 썼던 글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다. 그때의 기발한 발상들이 그냥 그렇게 사라져버렸나 싶어서 아쉬움도 생긴다. 저자는 자신이 이야기를 쓰기 위해 쓴 문장들을 그렇게 저장해두었다. 그것은, 그 이야기에는 어울리지 않았을 문장이지만, 문장 자체로는 좋은 문장도 많다. 요즘은 컴퓨터로 작성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손쉽게 저장이 가능하지만, 손으로 쓴 글은 어떻게 해야할까? 저자는 앞에 쓴 글을 수정할 때 줄을 긋지 말고 여백을 활용하거나 번호를 매겨서 다른 종이에 쓰라고 말한다. 이러한 노하우들은 아주 구체적인 것들이어서 따라하기에도 쉽다. 이렇게 저자의 방법을 따라하다보면 자신만의 방법이 만들어질 것이다.

소제목이 끝날 때마다 [글쓰기시간]이 있어서 연습이 가능하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이 책은 이야기를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지만, 한편으로는 이야기글이 아닌 글을 쓸 때도 도움이 된다. 요즘은 블로그처럼 글로써 자신을 표현해야 할 일이 많은 때에 이러한 글쓰기 방법은 많은 도움을 준다. 비록 아이들이 아니더라도, 글쓰기에 자신이 없는 어른들도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쓰기는 말하기와도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생각을,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쓸 수 있는 아이가 말하기도 잘 할 수 있다. 자신이 쓴 글을 수정하는 과정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듬는 방법을 깨달을 테고, 읽는 이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는 서두를 쓸 수 있다면 이야기를 할 때도 사람들이 집중해서 듣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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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8-04-28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이들에게 체계적인 글쓰기를 알려줄 수 있겠네요. 보관함에 담습니다~~~

세실 2008-05-02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리뷰당선 축하드립니다~~~

하양물감 2008-05-03 16:26   좋아요 0 | URL
진짜~ 와우!! 세실님의 댓글을 보고 알았네요....오호...이런 행운이^^

다락방 2008-05-05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축하드리러 왔어요! 리뷰 당선 축하드려요!!

하양물감 2008-05-05 21:5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다락방님. 얼떨떨하네요^^

릴리 2008-05-06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반가운 아이디 하양물감님, 축하드려요.

하양물감 2008-05-06 18:11   좋아요 0 | URL
네^^ 고마워요~ 다들 어디서나 만나게 되네요...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양장) I LOVE 그림책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버나뎃 로제티 슈스탁 글,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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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꽤 엄마들의 입소문을 탄 것 같다. 그런데, 책을 본 나는 의외로 약간의 실망을 느꼈다고 해야할까? 아마도, 얼마전에 읽었던 '하늘만큼 땅만큼 너를 사랑해'(세상모든책)를 읽고 난 후에 이 책을 읽어서라고 생각한다. 두 책은 내용상 아주 비슷하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내용이니까.

 

그런데, '하늘만큼 땅만큼 너를 사랑해'가 비유적 표현을 통해 풍부한 사랑의 감정을 말했다면, 이 책은 약간 직설적이다. 그러니까 아이의 행동, 표정 뭐 그런 것들로 이루어진 문장들이다. 그래서, 약간은 삭막하게도 느껴졌다. 물론 그림은, '사랑해사랑해사랑해'도 괜찮다. 아이가 관심을 갖고 들여다본다. 어젯밤에는 이 책을 10번은 읽은 것 같다. 자꾸 읽어달라고 해서.

 

그렇지만 자꾸 읽으면 읽을수록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 입소문이 너무 세어서였을까? 


덧붙임 : 20개월인 한솔이에게는 "사랑해사랑해사랑해"가 더 적당한 책인지도 모르겠다. 아이의 나이가 조금 더 있다면, 비유적 표현이 풍부한 책이 더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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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교양을 읽는다 1 - 개정판, 종합편, 논술.토론.교양의 심화를 위한 43개의 주제와 43명의 놀라운 답변들 휴머니스트 교양을 읽는다 8
김용석.이재민.표정훈 엮음 / 휴머니스트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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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교양을 읽는다 1 - 종합편




한국의 교양을 읽는다는 제목에 이끌려 책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면 어떨까? 교양인이 되어야한다는 주장은 익히 들어왔는데, 무엇을 알고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교양인이 되는 방법일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니 이 책의 제목은 나를 유혹할 수밖에.




교양과 교양인에 대해서는, 다행히도 이 책의 서두에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다. 이런저런 설명은 다 일리가 있어 보인다. 특히 “대화상대가 자기보다 지식이 부족해도 상대방의 수준에 맞추어 기꺼이 대화하고 함께 즐거워하고자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야말로 교양인이다”(p.21)라는 말은 의미 있게 느껴진다.




이 책에서는,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답(정답이라고 하기에는 곤란하다. 여러 의견 중 하나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을 제시한 다음, 더 생각해야 할 문제를 내놓는다. 철학, 과학과 기술, 예술과 문화, 사건과 역사, 사회와 정치, 인생에 이르기까지의 주제를 한 자리에 묶어 놓았기 때문에 비록 글쓴이의 주장이긴 하지만 다양한 주제를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들의 글은 어디까지나 그들의 주장이므로 맹신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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