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없는 친구들을 대하는 슬기로운 말하기 사전 슬기사전 2
김원아 지음, 김소희 그림 / 사계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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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사인 저자가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소개하며 '말하기'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아이들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원 등을 다니며 그 어느때보다도 일찌감치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과거를 돌이켜보자면, 가정에서 조부모, 부모, 형제, 자매 등과 어울리며 다양한 상황을 몸으로 자연스레 체득하던 때가 있었다. 집에서 나가도 골목 안에서 만나는 친구들과 어른들에게서도 많은 것을 배우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더 빨리 '사회'로 나가는 데 반해 경험의 빈도수가 그리 많지 않다.

이 책에는 슬기롭게 말하기 실전편에서 수업 중/물건에 대하여/ 친해지기/사과하기/거절하기/약속하기/갈등해결/학교폭력을 62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알려준다. 길잡이에서는 말하기 방법을 정리해준다. 책의 구성이 '교과서'적이라는 측면에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한 권의 책에서 많은 실전 말하기를 담아내기에 적당한 형식이긴 하다.

여기서 제시한 상황들은 아이들이 학교 생활을 하면서 자주 마주칠 수 있는 상황으로 실제 그런 일을 겪지 않더라도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는 간접경험을 제공한다. 과거에 우리가 직접 경험을 통해 이런 과정을 거쳐왔다면 지금의 아이들에게는 이러한 족집게형 가르침도 필요해보인다.

* 친구가 모둠 활동을 대충할 때

이런 일은 대학생이 되어도, 직장인이 되어도 겪을 수 있는 일이다. 모둠 활동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함께 힘을 합쳐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대충 시간만 떼울려는 친구를 보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에서는 그럴 때 단호하고 솔직하게 마음을 전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말하지 않는데 알아서 잘 할거란 생각은 버려야 한다.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경우가 더 많다. 그리고 한 가지! 그래도 안 되면 선생님께 도움을 청하자. 아이들은 선생님께 말하면 고자질쟁이로 볼까 두려워하기도 하는데, 수업 중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건 선생님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 친구가 선물한 물건을 다시 돌려달라고 할 때

선물로 줬다가 다시 돌려달라고 하는 일이, 그러니까 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 몇 번 있었던 것 같다. 선물로 받아오기엔 고가의 물건일 때도 있었고 아무 이유 없이 선물을 받아오거나 했을 때는 꼭 한번씩 이런 사단이 난 적이 있다. '물건'이 흔한 시대에 살면서 쉽게 주고 쉽게 돌려달라고 하는 일이 많아진 것이다. 이럴 때는 친구가 왜 다시 돌려달라고 할까 생각해보고 돌려주는 것이 맞다. 만약 꼭 갖고 싶은 물건이었다면 용돈을 모아 구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

* 피구할 때 내가 받은 공을 잘하는 친구가 달라고 할 때

함께 즐겁게 시간을 모내기 위해 하는 체육활동이 잘하는 친구만의 활동으로 변질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한번쯤은 내가 도전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 내가 말하고 있는데 끼어들 때

의외로 이런 일이 잦다. 내 말을 무시하는 것도 같고, 일부러 내가 이야기할 때만 골라서 그렇게 하는 것도 같다. 이럴 때는 나의 속상함을 전달하는 것이 좋다. 어쩌면 그 친구도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무의식중에 그런 행동을 했을 수도 있다.

* 한 친구를 콕 집어 놀지 말라고 할 때

따돌림은 폭력이다. 만약 그 친구와의 사이에 문제가 있다면 그 둘이 풀어야 하는데 여럿이 한 아이를 따돌리는 것은 안 된다. 그럴 때는 단호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좋다. 친구를 보호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언젠가는 나 또한 그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친구들이 슬기롭게 자기 의사를 전달하고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고 건강한 또래문화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아이들이 읽고 스스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 보고 실천할 수 있다면 더 좋겠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에서 조언한대로 한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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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톡방을 나갔습니다 소원어린이책 14
신은영 지음, 히쩌미 그림 / 소원나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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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은 4학년이 된 초록이다. 새학기 첫날, 아는 애가 있기를 바라면서 들어선 교실에서 혼자임을 알고 실망을 한다. 친한 아이들끼리 한반이 된 아이들은 어느새 무리를 만들어서 웃고 떠드는데, 초록이는 걱정이다. 작년에도 한반이었던 새리, 지애, 하린이 삼총사가 초록이에게 먼저 인사를 해서 다행이다 생각한다.

그날 초록이는 갑자기 배가 아파 움직이지 못하던 새리를 도와주게 되고, 그들 삼총사의 단톡방에 초대된다. 여기까지 읽고 보니, 요즘 아이들은 단톡방에 초대되고 초대되지 못하는 것도 꽤 스트레스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렸을 때도 아이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다녔고, 어지간해선 그 무리는 잘 바뀌지 않았었다. 그래도 몸으로 노는 일이 많다보니 운동장에서 놀다 보면 무리가 있어도 같이 어울리기 마련이고, 그러다보면 다시 무리가 자연스레 바뀌기도 했었다.

초록이는 단톡방에 초대받아 함께 어울리게 된 친구들과 암호도 정하고, 자기들만의 비밀을 공유하며 학교 생활을 하게 된다. 새리는 이 친구들 중에서도 가장 주도적인 친구로 발표도 도맡아하고 체육시간에도 두각을 드러낸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친구들을 배려하지 않는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그러던 어느날, 초록이가 발표를 했는데 칭찬을 받고, 체육시간에도 우연이지만 초록이가 피구에서 마무리를 짓는 바람에 새리와 어색해진다.

단톡방에서 함께 이야기를 하던 친구와 어색해지면 어떻게 할까? 친구들 사이를 쥐락펴락 하던 새리는 초록이를 모함하게 되고 결국에는 초록이를 남겨둔 채 단톡방을 모두 나와버린다. 현실 세계에서도 따돌리면서 투명인간 취급하듯, 단톡방에 덩그러니 홀로 남게 되면 마음의 상처가 클 것 같다. 초록이는 그렇게 다시 혼자가 되었다.

아이들이 흔히 겪을 수 있는 일화들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다. 초록이는 어떻게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다시 친구들과 친하게 어울릴 수 있을까? 새리 같은 아이는 현실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자기 중심으로 생활하는 아이들. 아이들이 서로 오해를 풀고 다시 친하게 지내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단톡방의 짧은 글로 이야기를 진행하거나 일러스트로 상황을 그려내어 긴 글 읽기에 어려워하는 아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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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와 교황의 천장 - 르네상스 천재들의 치열한 각축전과 그들의 삶
로스 킹 지음, 신영화 옮김 / 도토리하우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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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브루넬레스키의 돔'을 읽은 후 연이어 로스킹이 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추천한 김지윤 박사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브루넬레스키의 돔>이지만,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작품은 <미켈란젤로와 교황의 천장>이다."(p.5)라고 밝히고 있다. 나는 <브루넬레스키의 돔>이 단숨에 읽어내릴 수 있는 흡입력이 있었다면 <미켈란젤로와 교황의 천장>은 한템포 쉬어가며 읽어야 했던 책이다. 아마도 이 책이 좀더 시대상과 동시대 인물들의 이야기, 그리고 정치, 문화, 예술 전반에 걸친 이야기가 얽혀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몇년 전에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때 미켈란젤로에 대해 좀더 알아보고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연이어 이 책을 읽게 되어 나름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 책<미켈란젤로와 교황의 천장>에는 70여 점의 그림이 실려 있다. 미켈란젤로의 천장화는 책의 가운데 쯤에 수록되어 있다. 책을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천장화의 일부 일부가 책의 내용과 함께 실려 있으면 더 좋을텐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책장을 들추어가며 읽어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 점은 아쉬운 점이다.

미켈란젤로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섬세하고 우아한 여성미를 보여주는 「피에타」와 남자의 누드로 거인의 힘을 보여 준 「다비드」가 아닐까?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보고 감명받은 교황 율리우스는 영묘 작업을 맡기게 된다. 그런데 성베드로 대성당의 재건축 공사를 앞두고 돌연 영묘 작업을 중단시켜 버린다. 영묘 작업을 위해 대리석을 주문하고 작업 준비를 하던 미켈란젤로로서는 화물운송비를 지불해줄 것을 요청하지만 교황은 이런 이유 저런 이유를 들어 회피한다. 지금까지 문전박대를 당한 적 없던 미켈란젤로로서는 공방 물건을 전부 팔아버리고 로마를 탈출한다.

교황 율리우스 2세는 폭군으로 통했다. 그런 교황의 거듭된 명령에도 불구하고 절대 돌아가지 않겠다는 답장을 쓴다. 미켈란젤로는 교황이 영묘 제작을 단념한 것이 브라만테의 계략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단순히 자신의 야망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자신의 명성에 치명상을 입히기 위한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확신했다.(p.23) 미켈란젤로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의 프레스코를 맡긴것이다.

콘디비와 바사리는 자신들의 저서에서 미켈란젤로를 일방적으로 두둔하고 특정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했다. 그래서 브라만테 같은 질투심에 찬 경쟁자들이 온갖 책동을 벌였지만, 결국에는 이 조각가가 미술의 최고봉을 정복한 것처럼 기술했다. (p.29)

브라만테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절친한 친구이다. 로마가 처한 암울한 상황을 일신하기 위해 율리우스 2세는 브라만테에게 큰 건물과 기념물을 많이 세우라고 하였다. 시스티나 예배당은 지반 침하로 천장의 균열이 생겼는데, 교황과 브라만테의 대화를 로셀리라는 사람이 미켈란젤로에게 전달한다. 교황이 시스테나 예배당의 천장 프레스코를 맡기려고 하는데 브라만테가 미켈란젤로는 이 제안을 거절할 것이라고 하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다빈치의 그림 대결 이후 미켈란젤로의 「카시나 전투」가 사람들에게 환호를 받은 사실을 염두에 두었다. 그래서 시스티나 예배당 천장 프레스코를 미켈란젤로에게 맡기기로 한것이다. 그러나 브라만테는 미켈란젤로가 미술 경험이 없고, 프레스토 기술에 무지하며, 고난도의 기술인 단축법을 사용할 줄 모른다고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미켈란젤로는 로사리의 편지를 읽고 브라만테가 자신을 중상모략하고 있다고 느꼈을 것이다.

피렌체에서 미켈란젤로는 부친, 형제들, 고모와 삼촌 등 대식구가 함께 살고 있었다. 그의 형제들은 4명이었다. 가족들은 미켈란젤로의 인생에서 도움이 되기보다는 늘 골칫거리였다. 그들을 책임지고 있는 미켈란젤로였다. 미켈란젤로는 파비아의 추기경 프란체스코 알리도시의 도움을 받아 다시 로마로 돌아간다. 로마로 갈 때 미켈란젤로는 신변안전보장 각서를 써달라고 요청한다. 자신이 다치거나 해를 입을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교황은 천장 프레스코 도안의 기본 지침을 자신이 직접 줄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켈란젤로는 교황이 정한 대강의 도안에 맞추어 세부 도안을 하였다. 미켈란젤로의 비망록에 알리도시 추기경이 정한 도건과 합의대로 작업했다는 구절이 있어서 추기경도 도안 작업에 깊숙이 개입했음을 알 수 있다. 이 시대의 미술가들에게서 미술시장이나 의뢰자의 간섭에 굴하지 않고 독창적인 작품을 빚어내는 일은 한 세기나 지나야 가능해졌다. 주문자의 요구에 그대로 따른 작품을 만들었다.

브루넬레스키가 로렌초 기베르티와 끊임없이 대결을 벌인 것처럼 미켈란젤로도 그랬던 것 같다. 레오나르도다빈치와의 경쟁은 익히 알려져 있다. 레오나르도다빈치는 미켈란젤로를 경계했으나 라파엘로에게는 자신의 다수 작품에 접근하는 것을 허용했다. 절친인 브라만테와 이 젊은 미술가가 친했기 때문이다. 라파엘로의 프레스코는 대부분 라파엘로가 직접 그린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한다. 여유롭고 사교적인 라파엘로지만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프레스코를 한 반면 고독하고 과묵한 천재인 미켈란젤로는 오히려 말 많은 조수들과 함께 작업을 했다.

라파엘로는 「아테네 학당」을 수정하면서 펜시에로소 또는 생각하는 사람으로 알려진 고독한 철학자를 그렸다. 라파엘로가 아테네학당에서 지식 전달 집단으로 표현한 사제 집단에서 바끝으로 밀려난 소수의 철학자 중 한 사람으로 그린 것이다. 이 인물화의 코가 펑퍼짐하게 그려져서 많은 이들이 헤라클레이토스의 모델이 미켈란젤로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라파엘로가 이 철학자에 미켈란젤로의 외모적 특징을 부여한 것은 만물유전의 세계관 때문이 아니라 심술궂은 성미와 경멸감 등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1511년 당시의 로마인들에게 라파엘로의 작품은 아름답고, 미켈란젤로의 것은 숭고했다.(p.336)

이 책에는 미켈란젤로가 그린 천장화의 부분 부분에 대한 설명이 많이 나온다. 그림을 보면서 미켈란젤로가 그릴 때 어떤 상황이었을지,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그렸을지를 상상하는 일은 즐겁다. 시간의 때가 묻은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정화를 복원한 것이 1989년 12월이다. 복원을 통해 제작 당시의 색감이나 후대에 덧칠되어 사라지거나 수정된 그림의 원래 모습이 드러나기도 한다. 프레스코 과정에서 미켈란젤로가 조수진을 이끈 정황들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기도 하였다. 이 책에서는 미켈란젤로가 조수들과 함께 일하는 부분을 언급하고 있다. 최첨단 기술을 통해 복원된 그림이 후대 사람들의 상상으로 덧붙여진 신화(미켈란젤로가 홀로 누워서 천장 그림을 그리는 장면 등)를 수정하게 만들기도 한다.

언젠가 실물 천장화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천장화를 그리던 미켈란젤로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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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큰둥이 고양이 - KBBY(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 3월 추천 그림책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11
소피 블랙올 지음, 김서정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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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속 고양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저 참 사연 많은 뒷모습처럼 느껴졌다. 아니 저 시크한 뒷모습의 고양이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칼데콧상을 2번이나 수상한 소피 블랙올 작가의 그림책으로 아이의 마음과 고양이의 변화를 잘 나타낸 그림책이다. 


고양이를 키우자고 조른 지 427일(우와 1년 넘게 졸랐네요) 되는 날, 드디어 부모님의 허락이 떨어진다. 단, 조건들이 어마무시하다. 밥도 줘야 하고, 화장실도 치워야 한다. 자기 방 청소도 해야 하고, 할머니에게 메일도 써야한다. 거기다가 하루에 이십 분씩 책도 읽어야 한다.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책 읽기'가 걱정이다. 나는 책을 큰 소리로 천천히 읽어야 내용이 머리 속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그렇게 읽으면 아이들이 쳐다보며 웃는다. 그러니 책 읽기가 엄청 어려운 과제일 수 밖에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얼른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을 한다. 왜냐하면 그만큼 고양이를 키우고 싶고, 언제 엄마 아빠 마음이 변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집에서 동물을 키우자고 하는 어린이들이 많다. 대표적인 게 강아지나 고양이 일 것이고, 또 소라게나 햄스터 같은 동물도 제법 많이 키웠던 것 같다. 공동주택에 살면서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마당 있는 집이라면 그나마 선택의 폭은 넓어지기도 하지만. 어쨌든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건 아이를 하나 더 키우는 것과 같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엄마는, 고양이를 비우기 위해서 나를 데리고 유기묘 보호소에 간다. 그곳에는 백만 마리 고양이가 있었다. 모두 다 데리고 가고 싶은 고양이었지만 나는 그 중에서 '푸키'라는 이름의 고양이를 선택한다. 푸키보다 더 어울리는 이름 '맥스'라고 지어준다.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유기묘 보호소에 간 것도 참 의미가 크다. 생명에 대한 소중함, 그리고 동물을 키울 때 가져야 할 책임감 등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맥스는 우리집에 온 뒤로 나의 보살핌을 받지만, 친구들 고양이처럼 나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가족들도 애써가며 도와주지만 맥스는 뭘해도 시큰둥할 뿐이다. "우리 고양이는 벽만 바라본다." 그래도 나는 맥스를 사랑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보호소에서 선생님이 왔을 때 나는 마지막 희망을 걸고 맥스에게 책을 읽어준다.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그리고 천천히 책을 읽기 시작했다.

큰 소리로.

그게 내가 아는 유일한 책 읽기 방법이니까.

맥스는 날 쳐다봤지만, 웃지는 않았다.



그러나...그 다음은.... 대성공이었다.


작가는 그림책 말미에 '북 버디스'라는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펜실베니아주 벅스 카운티 동물구조연합에서 읽기 연습을 하고 싶은 아이들에게 보호소 고양이들 앞에서 책을 읽게 했다는 것이다. 동물 복지와 읽기 교육을 연계하여 시행한 결과 아이들은 편안하게 읽기 연습을 하였고 고양이들도 아이들과 유대 관계를 맺으며 차분해졌다고 한다.


내가 일하는 도서관에서도 이런 비슷한 프로그램을 시도한 적이 있다. 생물이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서 인형에게 읽어주기를 한 적이 있다. 아이들은 읽기 연습을 하는 동안 비웃거나 놀리는 친구가 없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그림책을 보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자세라고 해야 할까? 마음가짐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유기묘 보호소에 맡겨진 수백만 마리의 고양이들이 모두 행복한 가정에 입양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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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2-24 19: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소피블랙올 책 몇권 있는데 좋아서, 이 책도 사려고 담아놨어요. 하양물감님 리뷰 보니 역시 사야겠네요^^

하양물감 2022-02-24 19:47   좋아요 1 | URL
정말 시크하지 않아요?
우리 고양이는 벽만 바라본다. ^^;

내용도 의미도 다 좋았던 것 같아요.
 


(사)한국독서문화재단은 온라인으로 활동하는 글나라 북클럽 3기를 아래와 같이 모집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1) 활동 기간: 2022년 3월~6월(4개월)

2) 모집 기간: 2022년 2월 14일(월)~2월 25일(금) 

3) 모집 방법 

- 글나라넷(회원가입)->쓰기마당->글나라 북클럽->글쓰기 클릭->말머리 [신청] 선택 

- 글나라넷에 서평 1편 등록 

- 네이버 폼 작성(서평을 등록하지 않거나, 신청 폼을 작성하지 않으면 접수가 되지 않습니다.) 

- 아래 큐알코드를 스캔하시면 네이버폼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4) 모집 인원: 성인 15명

5) 발표: 2022년 2월 28일(월) 오후 2시(개별 연락)

6) 활동 내용: 

(1) 읽고 싶은 도서(정가 2만원 이하, 기간 중 총 4권) 증정 

(2) 서평 등록(글나라넷/필수), 인스타그램/개인 블로그(선택 1) 

(3) 필수 해시태그 #글나라북클럽 #글나라넷 #독서 #책읽기 #함께읽기 #글나라도서제공 #글나라북클럽3기

(4) 1차~4차 도서 증정 -> 각 차수 활동 결과 보고 후 완료 시 다음 차수 도서 증정 

(5) 증정 받은 책을 다른 사람에게 나눔 한다. 도서나눔은 자율입니다.

7) 우수 활동자 특전: 

- 글나라 우수작으로 선정 시 도서상품권 1매(5천원) 

8) 작성한 도서 서평은 글나라넷과 독서문화사업 홍보를 위해 사용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한국독서문화재단은 비영리재단으로 특정 출판사의 도서 홍보를 위한 북클럽이 아닙니다. 

참여자가 읽고 싶은 도서를 스스로 선택하면 그 도서를 지원해주며, 

활동 후에는 자발적인 나눔을 통해 책 읽는 문화를 이끌어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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