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토끼, 거북이, 오징어 - 2016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작, 2017년 UE le immagini della fantasia 34th 선정 반달 그림책
조수진 글.그림 / 반달(킨더랜드)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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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토끼, 거북이, 오징어"

이 그림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무슨 이야기일까? 이 셋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은 무엇을 의미할까? 왜 이 아이들이 제목이자 주인공이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먼저 생겼다. 2016 볼로냐 어린이 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작이라는 훈장도 달았다.


달토끼는 발이 미끄러져 지구에 있는 작은 옹달샘에 떨어진다. 그 옆에는 거북이가 살고 있다. 달토끼가 반한 작은 옹달샘에 어느날 생선가게 트럭에서 탈출한 오징어가 떨어진다. 오징어의 탈출 이야기와 토끼가 옹달샘에 반한 이야기가 그림책의 양면을 채우고 있다. 달토끼는 오징어가 거북이를 발견할 때까지 거북이가 있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그러니까 달토끼가 지구로 온 뒤에 거북이와 한 화면 안에 있었지만 서로 대화를 나누지도 않았다. 


오징어가 옴으로써 이들 셋이 서로를 바라보게 되는데, 오징어가 바다로 가고싶다고 하자 셋의 여행이 시작된다. 서로 다른 셋의 여행이 쉽지만은 않았을것이다. 바다로 돌아가고 싶어했던 오징어는 (오징어의 탈출동기 역시 바다로 돌아가고 싶어서 였다) 마른 오징어가 되기 직전에 바다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달로 돌아가고싶은 달토끼도 오징어의 도움으로 달로 돌아가게 된다.


나는, 이 그림책의 스토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심각하게 생각해야할 꺼리도 없고, 그렇다고 각자 다른 삶을 사는 동물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도 아니고, 바다로 가고싶은 오징어는 바다로 가고, 달에서 미끄러진 토끼는 달에 먹물 자국을 남기며 달로 돌아간다. 처음부터 존재감이 희미했던 거북이는 또 혼자가 된다. 어쩌자는 말인지 잘 모르겠다. 각각 다른 캐릭터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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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사진관 고래뱃속 창작그림책
이시원 글.그림 / 고래뱃속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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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사진관은 부엉이 사진사와 곰 조수가 함께 꾸려나가는 사진관이다. 표지에도 부엉이가 카메라를 들고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림책을 보는 동안 계속 부엉이가 조수이고 곰이 사진사인 줄 알았다. 글도, 그림도 제대로 보지 않고 내 마음대로 읽은 탓이다. 아이들 독서지도를 하면서 자주 보게 되는 장면이라 그림과 글에 집중하여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편인데, 나도 모르게 나도 그렇게 읽고 있었다. 반성! 반성! 아마도 부엉이 사진사는 조수인 곰에 비해 작게 그려졌기 때문이기도 하고, 사진사와 조수가 이 그림책의 주인공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그리 의미를 두지 않고 보았기 때문이이라.


표지만 보면 이 그림책의 주인공은 부엉이다. 그런데 그림책을 읽어보면, 숲 속 동물들 모두가 주인공이 되고 있다.   


 

 

이 숲 속 사진관은 가족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사진관이다. 그래서 동물들은 모두 가족과 함께 사진관을 찾아온다. 제일 먼저 찾아 온 동물은 사자가족이다. 가족사진전문답게 단란한 가족의 모습으로 사진을 찍는 사자가족. 이렇게 정적이고 아무 특징도 없는 사진을 찍어주는 곳의 이야기가 계속 된다면 이 그림책은 정말 심심하고 재미없을 뻔 하였다. 그러나 다음 사진을 보라.



 

숲 속 사진관의 인기는 바로 이런 사진 때문이 아닐까? 숲 속에 사는 거의 모든 동물들이 찾아와서 가족사진을 찍고 간다. 자신들만의 특징을 살린 표정과 모습으로 다양한 사진을 찍는다. 부엉이 사진사와 곰 조수는 이제 더 사진을 찍을 가족이 없는지 둘러보는데, 이때 멀리서 꼬마판다가 "나도 가족사진 갖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꼬마 판다는 어찌된 연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혼자 있다. 가족 사진을 찍고 싶지만 그는 혼자이다. 부엉이 사진사와 곰 조수는 꼬마 판다의 가족사진을 찍기 위해 조명을 준비하고 사진을 찍을 채비를 한다. 사진을 찍기 위해 서 있는 외로운 꼬마 판다.


 


그때, "잠깐"을 외치는 이들이 있었으니, 그동안  이 숲 속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고 간 동물들이다. 그들은 모두 둘러 서서 꼬마 판다의 가족이 되어 준다. 누군가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도움을 주는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 모두들 꼬마 판다의 가족이 되어 함께 사진을 찍는 장면을 보고 울컥! 하는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 장의 그림이 뻔한 결말이 될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 그것은 먼저 다른 동물 가족들이 유쾌하게 사진을 찍으면서도, 숲속 사진관과 다른 동물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힌트가 전혀 없었다. 그래서 어떤 이야기가 이어진다기보다는 사진을 찍으면서 동물들의 생동감 넘치는 특징을 잘 잡아낸 자연관찰형 그림책인 줄 알았다가 꼬마 판다가 나오면서 이야기가 달라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꼬마판다는 어떤 생동감 있는 표정의 사진을 찍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동물들이 모두 가족이 되어 함께 사진을 찍을 줄이야... 어쨌든 나에게는 작은 반전이 있는 그림책이었다.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이렇게 호들갑떨지 않아도, 그냥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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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건, 가정에서건, 그 사람을 바라보는 눈이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아마도, 나의 기본 성향이 같기 때문에 그런 것이겠지만, 양쪽 모두 내가 제일 만만한 인간인 것 같아 서글프다.

 

나도 딱! 내가 할 일만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누군가가 해내지 못해서 일이 틀어지더라도 그냥 냅두고도 살아봤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내가 능력이 뛰어나서 멋지게 해낼 수도 없는데,

그들이 안하는 걸, 내가 막아보겠다고 나서는 것도 우습다.

잘했다 소리도 못듣는 일, 안했으면 큰일나겠지만, 했다고 표도 안나는 일.

그런 것에 나도 좀 무감각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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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7-02-20 1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런 성격의 자신이 좋다가도 이따금 자신은 그로인해 스트레스 만땅이오~ 하는 상태가 되죠?

하양물감 2017-02-20 13:25   좋아요 2 | URL
내가 원해서 하는 편이지요. 그런데 이게 가끔 목을 조르기도 하네요. 아침엔 한풀이 속풀이로 쓴 글이에요.

[그장소] 2017-02-20 16:04   좋아요 1 | URL
ㅎㅎㅎ저도 그래요~^^
 
아빠가 그려준 코끼리 아기 코끼리 코코 시리즈 1
양미주 글.그림 / 북극곰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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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창작그림책챌린지 수상작 - 아기 코끼리 코코 시리즈 1권, 아빠가 그려준 코끼리

 

이 그림책은 아빠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 아이가 아빠가 무엇을 그릴지 궁금해하며 물어보며 시작한다. 아이는 아빠에게 '이게 뭐예요?'라고 묻는데, 아빠는 '코끼리'라고 대답을 한다. 과연 저 그림이 코끼리를 그린 게 맞는걸까? 그림책 속의 아이도, 그림책을 보는 아이도, 이 책을 읽어주는 사람도 저 그림이 정말 코끼리일까? 궁금해진다.

마치 저 선 속에, 선 뒤에 숨어있는 것을 찾아내려는 선이 하나 둘 그어지고.
그래도 믿지 못하는 아이와 코끼리라고 확신을 갖고 대답을 하는 아빠의 대화가 이어진다.
사실, 나는 두번째 페이지에서 선이 4개가 그어졌을 때 감이 왔다. 아, 코끼리 맞겠는데?

아이는 아빠에게 계속 코끼리가 아닐 것같다고 채근을 하고, 아빠는 하나 둘 코끼리를 그려간다. 
아이 눈 앞에 짠하고 나타난 코끼리 한 마리.
    

이 그림책이 여기에서 끝난다면, 정말 심심하고 재미없는 그림책이 되었을 것이다. 나는 이 그림 뒤부터 나오는 그림이 진짜 이 그림책의 재미라고 생각한다. 아빠가 코끼리를 그리는 과정을 지켜보며 아이는 아이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틴다. 아이는 아빠의 코끼리를 본 후에 자신의 코끼리를 그리기 시작한다. 

아이의 코끼리는 아빠의 코끼리보다 훨씬 역동적이다. 아빠가 코끼리를 그리는 동안 아이와의 대화가 이어졌다면, 아이가 코끼리를 그리는 동안 노래가 이어진다. 이 그림책 맨 뒷면에는 <나비야>에 맞춰 노래하며 코끼리를 그려보라고 제안한다.

무지개 연못에 빗줄기가 주루룩
시냇물이 졸졸졸 빗방울이 퐁퐁퐁
방귀를 뽕 뽕뽕뽕 뽕뽕 소리 귀 번쩍!
폭포수 쏴~아아 아이코, 코 차가워!

아이가 그린 그림은 아기코끼리 코코이다.
아기코끼리 코코의 모습은 그림책을 보며 직접 확인하시길.

아빠가 코끼리를 그리는 과정을 보면, 어렸을 때 노래를 부르며 읅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놀던 때가 생각난다. 노래 가사가 다 기억나진 않지만, 사람 얼굴 모양을 한 해골그림도 있었고, 병아리 같기도 한 닭 그림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무엇이 될 지 감이 오지 않는 도형에서 온전한 모습을 갖춘 무언가가 그려지는 과정은 놀이였다. 그 시절 놀이가 기억나는 그림책이다. 
 
그런가하면 아빠가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며 그림을 그리는 장면은 내게는 익숙하지 않은 장면이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역할과, 아이와 놀아주는 역할, 아이의 육아와 교육은 온전히 나만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아빠와의 유대가 좋은 아이들을 보면 부럽다. 이 그림책이 아이들에게 아빠의 목소리로 읽혀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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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시간여행 54 - 알래스카의 썰매 개 발토 마법의 시간여행 54
메리 폽 어즈번 지음, 살 머도카 그림,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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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도서를 읽을 때, 이미 다 나와 있는 도서보다는 한 권, 한 권 나오기를 기다려 읽는 재미를 알 수 있다. 기다려서 만난 책이니만큼 강한 독서동기가 부여되는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는 읽을 거리 자체가 부족하여 전집으로 들여놓고도 그것을 몇 번을 반복해가며 읽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읽을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어서인지, 책장에 고이 모셔놓은 책에 관심을 잘 두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시리즈 도서나 전집류의 책도 꼭 한 권씩 권해주는 편이다.


마법의 시간여행은, 조카가 읽던 것들을 받아 온 이후 그 뒷편들이 나올 때마다 구입해주고 있는 책이다. 지금 한솔이가 새 책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읽는 책은 [마법의 시간여행] 시리즈와, [올림포스여신스쿨], [조선왕조실톡]이다. 그리고 이미 다 나온 책이지만 한 권씩 읽어가고 있는 책은 [해리포터]시리즈이고, 비룡소의 클래식 시리즈이다.


이번에 마법의 시간여행 54권 -알래스카의 썰 매 개 발토를 읽게 되었다. 마법의 시간여행은 판타지지만, 본 내용으로 들어가면 마법의 힘으로 얻게 된 능력과 상황보다는 잭과 애니의 판단력과 모험이야기에 더 끌리게 된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잭과 애니가 멀린할아버지와 모건할머니로부터 알래스카로 가서 사람들의 목숨을 구해주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리고 지역 안내서인 [알래스카 땅]이라는 책과, 다른 이들의 목숨을 구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의 금가루와 아이들이 왔다간 흔적과 기억을 지워주는 마법의 별가루를 받는다.


[알래스카 땅]이라는 책을 통해 잭과 애니,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은 알래스카에 대해 알아간다.


"1만 2,000년쯤 전, 사람들은 키우던 개들을 데리고 얼어붙은 베링 해를 건너 시베리아에서 알래스카로 옮겨 갔다. 이들이 알래스카에 도착한 뒤로 비로소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사람들과 개들이 살게 되었다." (p.23)


러시아 탐험가들이 알래스카 땅을 찾을 때까지는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고, 1800년대 말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이 땅을 사들이면서 미국의 영토가 되었다. 1900년 즈음에는 놈에서 금이 발견되어 사람들이 북적대었지만, 10년도 채 못가 황금시대는 끝이 났다. 잭과 애니는 바로 이 곳, '놈'으로 가게 된다.


실제로 1925년 '놈'에서는 디프테리아로 주민들이 위험에 처했고, 눈보라가 치는 악조건을 뚫고 개썰매팀들이 릴레이식으로 약을 운반하여 사람들을 살렸다. 이때 마지막으로 약을 운반한 개썰매팀의 리더견이 발토이다. 물론 릴레이식으로 운반을 하였기때문에 발토 외에도 많은 썰매견들이 달렸다. 실제로 일어났던 이 사건을 기본으로, 잭과 애니의 마법은 발토와 군나르가 약을 잃어버렸던 순간에 큰 도움을 준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사람들은 사실과 허구를 혼돈하기도 한다. 특히 대중의 인기를 끈 이야기일 때 그런 경향이 많다. 그래서 요즘은 드라마 시작 전에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으나, 사건이나 인물이 허구임'을 밝히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서는 실화 속에 잭과 애니가 마법을 이용해 도움을 주고, 마법을 이용해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는 행동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거스르지 않는다.


알래스카라는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고, 그곳의 척박한 삶에서도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했던 알래스카 주민들과 썰매견의 관계는 단순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러가지 악조건을 견뎌내고 약을 운반하여 사람들의 생명을 구한 발토의 이야기는 많은 감동을 준다. 잭과 애니가 그들을 도와주기 위해 역으로 달려가는 과정에서, 썰매견들이 어떻게 눈길을 달리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에드 아저씨의 오두막에서는 릴레이식으로 약을 운반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준비하고 기다리고, 또 달렸다는 것도 보여준다.


마지막에 놈에 약을 갖고 들어온 것은 군나르 카센과 발토였지만, 그들이 그곳까지 갈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한마음이 되어 움직였던 썰매견과 사람들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살면서 여러 가지 위험에 직면하기도 하고 고난과 역경이 닥치기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삶의 지혜를 느끼기도 하였다.


한 권의 분량이 그리 길지 않고, 가독성도 좋아서 초등 저학년이 읽기에도 적합하다. 더불어 잭과 애니를 통해 알래스카를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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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2-05 1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초딩이었을 때 ‘발토‘라는 개가 등장하는 만화를 본 적이 있어요. 너무 오래 돼서 기억 잘 나지 않지만, 그 만화에 보던 내용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하양물감 2017-02-05 12:19   좋아요 0 | URL
아마도 실화를 바탕으로 쓴 글이기때문에 그럴거예요. 발토 이야기는 인터넷 검색을 하니까 제법 나오더라구요. 마법의 시간여행 시리즈의 포맷 속으로 들어왔을 뿐 이야기의 내용은 달라지지 않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