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그려준 코끼리 아기 코끼리 코코 시리즈 1
양미주 글.그림 / 북극곰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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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창작그림책챌린지 수상작 - 아기 코끼리 코코 시리즈 1권, 아빠가 그려준 코끼리

 

이 그림책은 아빠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 아이가 아빠가 무엇을 그릴지 궁금해하며 물어보며 시작한다. 아이는 아빠에게 '이게 뭐예요?'라고 묻는데, 아빠는 '코끼리'라고 대답을 한다. 과연 저 그림이 코끼리를 그린 게 맞는걸까? 그림책 속의 아이도, 그림책을 보는 아이도, 이 책을 읽어주는 사람도 저 그림이 정말 코끼리일까? 궁금해진다.

마치 저 선 속에, 선 뒤에 숨어있는 것을 찾아내려는 선이 하나 둘 그어지고.
그래도 믿지 못하는 아이와 코끼리라고 확신을 갖고 대답을 하는 아빠의 대화가 이어진다.
사실, 나는 두번째 페이지에서 선이 4개가 그어졌을 때 감이 왔다. 아, 코끼리 맞겠는데?

아이는 아빠에게 계속 코끼리가 아닐 것같다고 채근을 하고, 아빠는 하나 둘 코끼리를 그려간다. 
아이 눈 앞에 짠하고 나타난 코끼리 한 마리.
    

이 그림책이 여기에서 끝난다면, 정말 심심하고 재미없는 그림책이 되었을 것이다. 나는 이 그림 뒤부터 나오는 그림이 진짜 이 그림책의 재미라고 생각한다. 아빠가 코끼리를 그리는 과정을 지켜보며 아이는 아이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틴다. 아이는 아빠의 코끼리를 본 후에 자신의 코끼리를 그리기 시작한다. 

아이의 코끼리는 아빠의 코끼리보다 훨씬 역동적이다. 아빠가 코끼리를 그리는 동안 아이와의 대화가 이어졌다면, 아이가 코끼리를 그리는 동안 노래가 이어진다. 이 그림책 맨 뒷면에는 <나비야>에 맞춰 노래하며 코끼리를 그려보라고 제안한다.

무지개 연못에 빗줄기가 주루룩
시냇물이 졸졸졸 빗방울이 퐁퐁퐁
방귀를 뽕 뽕뽕뽕 뽕뽕 소리 귀 번쩍!
폭포수 쏴~아아 아이코, 코 차가워!

아이가 그린 그림은 아기코끼리 코코이다.
아기코끼리 코코의 모습은 그림책을 보며 직접 확인하시길.

아빠가 코끼리를 그리는 과정을 보면, 어렸을 때 노래를 부르며 읅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놀던 때가 생각난다. 노래 가사가 다 기억나진 않지만, 사람 얼굴 모양을 한 해골그림도 있었고, 병아리 같기도 한 닭 그림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무엇이 될 지 감이 오지 않는 도형에서 온전한 모습을 갖춘 무언가가 그려지는 과정은 놀이였다. 그 시절 놀이가 기억나는 그림책이다. 
 
그런가하면 아빠가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며 그림을 그리는 장면은 내게는 익숙하지 않은 장면이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역할과, 아이와 놀아주는 역할, 아이의 육아와 교육은 온전히 나만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아빠와의 유대가 좋은 아이들을 보면 부럽다. 이 그림책이 아이들에게 아빠의 목소리로 읽혀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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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시간여행 54 - 알래스카의 썰매 개 발토 마법의 시간여행 54
메리 폽 어즈번 지음, 살 머도카 그림,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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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도서를 읽을 때, 이미 다 나와 있는 도서보다는 한 권, 한 권 나오기를 기다려 읽는 재미를 알 수 있다. 기다려서 만난 책이니만큼 강한 독서동기가 부여되는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는 읽을 거리 자체가 부족하여 전집으로 들여놓고도 그것을 몇 번을 반복해가며 읽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읽을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어서인지, 책장에 고이 모셔놓은 책에 관심을 잘 두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시리즈 도서나 전집류의 책도 꼭 한 권씩 권해주는 편이다.


마법의 시간여행은, 조카가 읽던 것들을 받아 온 이후 그 뒷편들이 나올 때마다 구입해주고 있는 책이다. 지금 한솔이가 새 책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읽는 책은 [마법의 시간여행] 시리즈와, [올림포스여신스쿨], [조선왕조실톡]이다. 그리고 이미 다 나온 책이지만 한 권씩 읽어가고 있는 책은 [해리포터]시리즈이고, 비룡소의 클래식 시리즈이다.


이번에 마법의 시간여행 54권 -알래스카의 썰 매 개 발토를 읽게 되었다. 마법의 시간여행은 판타지지만, 본 내용으로 들어가면 마법의 힘으로 얻게 된 능력과 상황보다는 잭과 애니의 판단력과 모험이야기에 더 끌리게 된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잭과 애니가 멀린할아버지와 모건할머니로부터 알래스카로 가서 사람들의 목숨을 구해주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리고 지역 안내서인 [알래스카 땅]이라는 책과, 다른 이들의 목숨을 구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의 금가루와 아이들이 왔다간 흔적과 기억을 지워주는 마법의 별가루를 받는다.


[알래스카 땅]이라는 책을 통해 잭과 애니,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은 알래스카에 대해 알아간다.


"1만 2,000년쯤 전, 사람들은 키우던 개들을 데리고 얼어붙은 베링 해를 건너 시베리아에서 알래스카로 옮겨 갔다. 이들이 알래스카에 도착한 뒤로 비로소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사람들과 개들이 살게 되었다." (p.23)


러시아 탐험가들이 알래스카 땅을 찾을 때까지는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고, 1800년대 말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이 땅을 사들이면서 미국의 영토가 되었다. 1900년 즈음에는 놈에서 금이 발견되어 사람들이 북적대었지만, 10년도 채 못가 황금시대는 끝이 났다. 잭과 애니는 바로 이 곳, '놈'으로 가게 된다.


실제로 1925년 '놈'에서는 디프테리아로 주민들이 위험에 처했고, 눈보라가 치는 악조건을 뚫고 개썰매팀들이 릴레이식으로 약을 운반하여 사람들을 살렸다. 이때 마지막으로 약을 운반한 개썰매팀의 리더견이 발토이다. 물론 릴레이식으로 운반을 하였기때문에 발토 외에도 많은 썰매견들이 달렸다. 실제로 일어났던 이 사건을 기본으로, 잭과 애니의 마법은 발토와 군나르가 약을 잃어버렸던 순간에 큰 도움을 준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사람들은 사실과 허구를 혼돈하기도 한다. 특히 대중의 인기를 끈 이야기일 때 그런 경향이 많다. 그래서 요즘은 드라마 시작 전에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으나, 사건이나 인물이 허구임'을 밝히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서는 실화 속에 잭과 애니가 마법을 이용해 도움을 주고, 마법을 이용해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는 행동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거스르지 않는다.


알래스카라는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고, 그곳의 척박한 삶에서도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했던 알래스카 주민들과 썰매견의 관계는 단순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러가지 악조건을 견뎌내고 약을 운반하여 사람들의 생명을 구한 발토의 이야기는 많은 감동을 준다. 잭과 애니가 그들을 도와주기 위해 역으로 달려가는 과정에서, 썰매견들이 어떻게 눈길을 달리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에드 아저씨의 오두막에서는 릴레이식으로 약을 운반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준비하고 기다리고, 또 달렸다는 것도 보여준다.


마지막에 놈에 약을 갖고 들어온 것은 군나르 카센과 발토였지만, 그들이 그곳까지 갈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한마음이 되어 움직였던 썰매견과 사람들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살면서 여러 가지 위험에 직면하기도 하고 고난과 역경이 닥치기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삶의 지혜를 느끼기도 하였다.


한 권의 분량이 그리 길지 않고, 가독성도 좋아서 초등 저학년이 읽기에도 적합하다. 더불어 잭과 애니를 통해 알래스카를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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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2-05 1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초딩이었을 때 ‘발토‘라는 개가 등장하는 만화를 본 적이 있어요. 너무 오래 돼서 기억 잘 나지 않지만, 그 만화에 보던 내용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하양물감 2017-02-05 12:19   좋아요 0 | URL
아마도 실화를 바탕으로 쓴 글이기때문에 그럴거예요. 발토 이야기는 인터넷 검색을 하니까 제법 나오더라구요. 마법의 시간여행 시리즈의 포맷 속으로 들어왔을 뿐 이야기의 내용은 달라지지 않았거든요^^
 
어른이 읽는 만큼 아이들이 자란다 - 인생의 모든 정답은 고전에 있다, 공재동 독서노트
공재동 지음 / 해성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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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인 국제신문에 연재되었던 칼럼을 모아 책으로 펴낸 것이다. 그래서 하나의 주제를 다룬 글이 짧아서 한숨에 읽을 수 있고, 글이 짧은 만큼 핵심만 담고 있다. 간단한 저자 소개와 해당 작품이 아동문학에 있어서 갖는 위치, 그리고 10자평 같은 책소개가 있다.


흔히 고전이라 칭하는 작품들인데, 성인을 위한 고전들도 그러하지만, 아동문학의 고전이라고 하는 이 책들도 "내용은 아는데 직접 읽어본 적이 없"는 작품도 상당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어릴 때 계몽사 전집을 통해 읽은 작품들과, 최근에는 비룡소클래식을 통해 읽고 있는 작품들이다. 이 책에 소개된 고전들을 읽어본 적 있냐고 물어보니 다들 어릴 때 애니메이션으로 본 것 같다고 말한다. 좀 젊은 엄마들은 디즈니 작품들을 이야기하고, 내 또래는 어린 시절 TV를 통해서 보았던 일본 애니메이션을 이야기한다. 그러고보면, 많은 작품들이 애니메이션화되었구나.


[엄마들을 위한 고전 아동문학 안내서]라는 띠지의 문장은, 참 적절한 것 같다. 엄마들조차 아동문학의 고전이라고 하는 작품을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없는데, 자녀들에게 추천해주기는 더더욱 어려울 터이다. 엄마가 먼저 읽고 자녀에게 권한다면 그 효과는 더 클 것 같다. 사실 꼭 엄마라고 지칭할 필요는 없다. 양육자 혹은 교육자들이 먼저 읽어보아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한 책들 중 특별한 책은 없다. 처음 듣거나, 혹은 읽어 본 적이 없는 책이 한 두권 포함되어 있긴 했는데 검색해보니 찾기 어려운 책이기도 했다. 미녀와 야수, 돈키호테 같은 책들이 아동문학으로 쓰여지지는 않았을 터이나, 아이들이 더 좋아했던 책이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소공녀, 로빈슨크루소, 빨강머리앤을 특히 좋아하는데,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읽어 볼 생각이다.


1. 페로는 동화라는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사람, 옛이야기를 문자화함.


2. 르 프랭스 드 보몽 부인은 수학적 사고를 강조하는 한편 어린이들의 상상력이나 감수성은 더 이상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주입하는 최고의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1756년 <어린이들의 잡지>를 발간하고, 구전되어 오던 민담을 재구성한『미녀와 야수』를 출간하여 그녀의 교육적 과오를 청산하고도 남을 명작으로 평가 받음.  


3. 존 뉴베리 : 1740년내는 영국 아동문학의 태동기, 『작고 예쁜 포켓북』-어린이를 즐겁게 할 목적으로 쓴 영국 최초의 것, 존 뉴베리상 (미국 국적을 가진 현지인을 대상으로 그해 가장 우수한 아동문학 작품에 대해 시상)


4. 어린이가 선택한 4대 성인소설 :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존 번연의『천로역정』, 다니엘 디포의『로빈슨크루소』,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여행기』


5. 빅토리아 시대 가정 소설들의 두드러진 특징은 작가가 여성이며 성장소설이라는 것 : 『작은 아씨들』,『빨강머리앤』,『오만과편견』,『제인에어』,『폭풍의언덕』등


6. 19세기 영국은 판타지의 왕국 : 찰스 킹즐리의『물의 아이』, 조지 맥도널드의 『북풍 뒤에서』, 루이스 캐럴의『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7. 『시튼의 동물기』는 있는 그대로의 동물이야기를 대표하는 작품, 『정글북』은 인간화한 동물 이야기를 대표하는 아동문학의 고전


8. 북유럽의 판타지는 덜 논리적이며, 모든 것을 인간과 같은 수준으로 다룸으로써 상상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P.128)


9. 존 로 타운젠트는『어린이책의 역사』에서 판타지를 동물과 무생물에게 인간적 특성을 부여한 판타지. 상상으로 나라들을 만들어 낸 판타지, 세상에 존재하지만 사물의 자연적 질서를 거부한 판타지로 분류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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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벳이 콧구멍에 완두콩을 넣었어요 동화는 내 친구 35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일론 비클란드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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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장 출판사의 동화는 내친구 35번 [리사벳이 콧구멍에 완두콩을 넣었어요]는 언니 마디켄의 입장에서 읽는다면, 초등1~2학년에게, 동생 리사벳의 입장에서 읽는다면 유아들에게 적합한 동화이다. 사실 제목만 보고서는 리사벳이 주인공이니 유아들에게 읽어주면 좋겠구나 생각했다. 콧구멍 속에 뭔가를 집어넣는 나이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아기를 지나면 어지간해선 일어나지 않는 일이니 말이다. 내 경험으로는 지인의 아들이 4살 무렵 콧구멍에 스티커며, 콩이며 자꾸 집어 넣어서 이비인후과를 자주 찾았던 기억이 있다. 그나마 스티커보다 위험한 것이 콩이었는데, 콩은 콧구멍 안에서 불어서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이 말썽꾸러기 자매들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리사벳은 마디켄이 뭔가 좋은 생각을(나쁜 생각일 때도 있지만) 떠올릴 때면 늘 옆에 있어요."(p.5) 이 책은 리사벳이 콧구멍에 완두콩을 넣은 사건을 다루지만, 이 문장을 읽어보면 언니인 마디켄도 꽤나 장난이나 엉뚱한 일을 많이 벌이는 듯하다. 이날은 눈에 보이는 건 뭐든지 어딘가에 넣어보는 버릇이 있는 리사벳이 콧구멍에 완두콩을 넣어버렸다. 덜컥 겁이 날텐데 마디켄은 "콩이 콧구멍에 뿌리를 내렸나봐. 만약에 콧속에서 콩이 계속 자란다면, 곧 꽃이 필거야. 기왕이면 스위트피 꽃이 피면 좋겠다."(p.9)라고 말한다. 엉뚱하고 기발한 발상이다. 리사벳도 금세 기분이 좋아져서는 언니와 함께 읍내에 있는 병원으로 간다.


엄마 입장에서 보자면, 아이가 콧속에 뭔가를 집어넣어서 빠지지 않는다면 정말 걱정이 될텐데, 리사벳의 엄마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아이들끼리 병원에 보내는 상황도 그리 흔한 상황은 아닌 것 같고. 어쨌든 마디켄과 리사벳은 병원에 가다말고 이다 아주머니의 빈집에서 또 한번 사고를 친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해서 그것만 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이 아이들이 내 아이들이었다면 정말 화가 났을 것 같다. 이다 아주머니 집에서 리사벳은 마티스와 싸움을 하고, 그것을 본 마디켄과 미아가 싸움을 한다.


요즘에야 동네 아이들이 서로 마주칠 일도 자주 없고, 형제 자매가 함께 다니며 싸울 일도 없다마는, 내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그때는 그랬던 것 같다. 되지도 않는 주장을 하며 싸우다가, 말도 안되는 싸움이 일어나고, 결국에는 형제 자매까지 나서서 한바탕 싸우고 나면 서로 씩씩대며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우리 언니가 힘이 더 쎄! 우리 오빠한테 이를거야! 하면서 말이다. 왜 그랬는지 이유 불문하고 형제 편을 들며 싸우던 그 시절을 돌이켜보면 유치하기도 하지만 다들 그렇게 자랐다. 요즘 아이들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누가 뭐라해도 내 형제가 최고다라며 외동인 아이에게 형제 자매가 있어야한다고 주장하는(^^) 어르신들의 말씀이야 귓등으로 넘겼지만,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은 여전히 내 기억 속에 살아있는 듯하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이 동화를 썼던 그 시절에는 이런 풍경이 넘쳐났을 것 같다. 어린 시절 한번 쯤은 해봤음직한 장난과, 엉뚱한 상상들, 친구들 사이에서 부려보는 괜한 오기 등이 살짝 웃음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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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노트르담 비룡소 클래식 41
빅토르 위고 지음, 윤진 옮김 / 비룡소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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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보지 말아요.

마음을 봐요, 아가씨.

잘생긴 젊은 남자의 마음은 흉하기 쉽고

그런 마음들은 사랑이 오래가지 못해요.

아가씨, 전나무는 아름답지 않아요.

백양목처럼 아름답지 않죠.

하지만 겨울에도 잎을 가직한답니다.

안타까워라! 다 소용없는 일이죠.

아름답지 못하 것이 존재하는 것은 잘못이니까.

아름다움은 오직 아름다움만을 사랑하잖아요.

4월은 1월에 등을 돌리죠.

<p.387~388>

 

 

고학년이 되는 한솔이가 읽을 책이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비룡소 클래식 시리즈를 선택했다. 내가 초등 3~4학년 때 가장 많이 읽었던 책이 '소공녀'와 '로빈슨 크루소'였고 그 두 책에 대한 기억은 40대 후반인 지금까지도 선명하다. 시리즈 책을 구매한 후에는 이 책들을 아이가 다 읽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생기기 마련이다. 우선 두께에서부터 다른 책들을 압도하기 때문에 선뜻 손을 뻗기 힘들다. 그래서 나는 이 중에서도 아이의 성향에 맞을 것 같은 책부터 권하고 그런 다음에 다른 책을 선택할 수 있게 도와주는 편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소공녀 같은 책은 두꺼운 책이라도 읽는데 커다란 무리가 없다. 그런데, 이번에 '파리의 노트르담'은 그 두께도 만만치 않고, 스토리 자체도 쉽지 않은 편이었다. (사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쉬운 책은 아니다) 이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우선은 내가 먼저 읽어보았는데, 두께와는 상관없이 의외로 잘 읽히는 편이었다.

역자는 15세기 파리의 역사적 사실을 조금 알면 더 잘 읽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간단하지만 역자의 말을 빌어 15세기 프랑스의 역사를 알려준다. 청소년이라면 역사와 함께 이 책을 읽는다면 좋을 것 같다. 아직 초등학생인 우리집 아이에게는 오히려 이런 역사가 별 도움은 안되는 듯 싶었다. 그래서 굳이 역사를 알려주기 보다는 스토리 자체에 집중해서 읽도록 하였다. 한솔이가 이 책을 읽는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이야기 자체를 이해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완독을 했다는 데서 박수를!!!

11부로 나누어져 있는 이 책은, 작은 소제목 단위의 글들이 그리 길지 않은 편이다. 읽기의 완급을 조절할 수 있는 길이이기 때문에 읽다가 지루한 부분이 나오면 그 장을 넘기고 읽어도 된다고 하였다. 카지모도와 에스메랄다, 에스메랄다와 프롤로, 푀비스와 에스메랄다의 관계를 이해하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히 무리다. 그러나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과 추하다고 여기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진실로 아름다운 것과 눈으로 보는 것과는 다르지만 아름다움을 지닌 것이 있다.

에스메랄다는 아름다운 얼굴을 가졌지만, 푀비스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 그가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의 사랑만을 갈구하는 에스메랄다의 모습은 아름답지 않았다. 에스메랄다가 바라보는 잘생기고 태양같은 남자 푀비스도 '야망'앞에서 추한 모습을 드러낸다. 추한 겉모습과는 달리 에스메랄다를 지키는 카지모도의 마음도 나는 아름답다고 여겨지지 않았다. 어쩌면 그들은 모두 자신의 맹목적인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걸었지만, 사람을, 세상을, 자신의 기준 혹은 질투에 사로잡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구속하고 재단한 것은 아닐까?

과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고 했던가? 자신의 딸을 집시들이 잡아먹었다고 생각했던 귀뒬의 모정은 집시들에 대한 증오에 사로잡혀 일평생을 살았다. 겨우 찾은 딸을 지키고자 하였지만, 에스메랄다의 푀뷔스에 대한 집착(?)은 죽음으로 몰아간다. 자신이 가질 수 없었던 에스메랄다를 다른 누구도 가질 수 없게 하고자 했던 프롤로의 마지막도, 죽은 메스메랄다 곁을 지키며 죽어간 카지모도도 모두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에스메랄다의 곁에서 죽어간 카지모도의 사랑을 과연 '순수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지, 나는 모르겠다. 이 책 속 인물들의 사랑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은 사랑 뿐이다. 한솔이네 반에서는 요즘 한참 남친 여친 커플 만들기가 열풍이다. 누구는 누구를 좋아하는데 그 애는 다른 애를 좋아한단다. 삼각관계는 '파리의 노트르담'이 보여주는 인물들의 관계처럼 복잡하지 않아도 나타난다.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여러 가지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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