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문학의 새로움 아동청소년문학도서관 4
황선열 지음 / 푸른책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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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문학의 새로움

 

아동문학의 특징 (이원수, 아동문학입문, 1984) 은 아동이 이해하기 쉬운 형식과 내용이어야 하고, 소박 단순하며, 대상 독자 계층이 많아서 내용 난이의 차가 심하다고 한다. 사실 청소년문학은 아동문학과 성인을 위한 문학 사이에 어정쩡하게 끼어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 책에서는 청소년문학의 조건으로 청소년의 생활을 그대로 반영해야 하며,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는 작품이어야 하고, 그들의 어법과 의식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동청소년문학이 부상하게 된 데에는 독서교육의 활성화와 이에 따른 교육제도개선의 영향이 크다. 이와 함께 시인이 동시인으로, 소설가가 동화작가로 그 활동영역을 확장하여 외형적으로는 급성장하는 모습도 보였다. 청소년문학의 부상이 청소년층의 자체적 욕구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제도권과 일부 출판사의 기획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는 문제로 든다.

 

이 책이 출간된 때가 2008년인데, 이후 아동청소년문학을 다룬 이론서들이 많지 않아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푸른책들과 보물창고에서 나온 청소년문학이 많이 소개되고 있기는 하지만 청소년문학이 지향해야 할 점, 청소년문학이 담아내는 내용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아무래도 여러 지면에 발표한 자료들을 모아 놓다보니, 중복되는 이야기가 많은 점도 아쉽다.

 

이 책에서는 아동청소년문학 중 역사동화에 대해 지면을 많이 할애하고 있다.

 

한국문학사에서 근대문학은 서민 의식이 싹트고, 국문 의식이 일어나는 시기로 보고 있지만, 아동문학에서는 이 개념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아동문학에서의 역사동화는 동화의 요소를 반드시 내포하고 있어야 하며 아이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고, 아이들의 생각과 의식을 담아내어야 하므로 등장인물을 당연히 아이들이어야 한다. ((p.90)

그리고 역사 동화는 역사를 바탕으로 쓰기 때문에 진실성이 전제되어야하지만, 작가의 허구적 상상력이 들어가기 마련이므로 과거의 완벽한 기록이 아니라, 현재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이야기 구조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아동청소년문학 중 역사동화를 중심으로 배유안, 강숙인, 이동순, 한정기, 김하기 작가의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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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걸린 물고기 사계절 그림책
박정섭 글.그림 / 사계절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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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을 딱 보자마자 떠오른 그림책이 있다.

바로 레오 리오니의 '으뜸헤엄이'

어떻게 보면, 으뜸 헤엄이 그 후의 이야기 같다.

작은 물고기가 바다에서 다른 포식자들을 피해 살아갈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

함께 다니는 길, 힘을 합쳐 하나가 되어 작은 것이 모여 함께 했을 때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오래된 진리가 과연 요즘도 유효할까?

현대사회는 더욱 복잡해지고,

함께보다는 '혼자'가 더 익숙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서로 얼굴을 맛대고 부대끼며 함께 살아가던 이전과는 달라진 점이 많다.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세상 또한 우리가 살아가는 하나의 세상이 된 지금은

수많은 정보와 지식의 호수에서 '진짜'와 '가짜'가 모호해졌다.

예전보다 더욱 '소문'은 빠르게 움직이며, 근거 없는 소문이 불안을 조장하기도 하고 서로를 이간시킨다.

감기걸린 물고기를 보면서 실체가 없는 '소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작고 빨간 물고기 앞에 괴물같은 큰 물고기가 나타난다.

금방이라도 잡아먹힐 것 같은 상황이다.

그런데 빨간 물고기 앞에 나타난 거대한 알록달록한 작은 물고기 무리에 거대한 물고기는 놀라서 달아난다.

​바로 여기까지의 내용만 보면 레오리오니의 '으뜸헤엄미'의 한 장면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런데, 커다란 물고기 역시 다른 물고기를 잡아먹어야 살아갈 수 있으니 당연히 다른 방법을 생각해낸다.

그것은 바로 '헛소문'을 퍼뜨려 물고기들을 이간시키는 것이다.

큰 물고기는 작고 빨간 물고기가 감기에 걸렸다며, 함께 다니다간 너희들 모두 감기에 걸릴거라고 말한다.

물고기들은 '감기'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감기에 걸리면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면서

불안해하며 빨간물고기에게서 떨어져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결국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소문때문에 빨간 물고기는 물고기 무리에서 벗어나 큰물고기의 먹이가 되고 만다.

괴소문은 실체에 대해 의문을 품는 검은물고기.

그렇지만, 이러한 소수의 의견은 무시되고, 오히려 그런 의문을 품는 것을 의심한다.

'아니 뗀 굴뚝에 연기나랴'라며, 아무리 허황된 소문이라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거라며 믿을 때가 있었다.

그때는 소문이 퍼지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오랜 시간 사람들의 입을 통해 소문이 꺼지지 않고 살아남는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확신을 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소문은 생겨나자마자 사람들의 불안한 마음 속으로 파고든다.

기계문명의 발달은 소문이 순식간에 퍼지는 것은 물론이고, 상상도 못할 숫자의 사람들에게로 전달되어버린다.

우리는, 그러한 소문을 100% 믿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다들 '예'라고 할 때 혼자 '아니오' 할 수 없는 상태.

알록달록한 몰고기들이 각자의 생각과 각자의 행동을 하면서도 조화롭게 살 수 있었던 그 때와 달리

한 가지 생각만이 존재하고, 그에 반하는 존재는 무리에서 쫓겨날 수 밖에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후

작은물고기 무리는 모두 큰 물고기의 밥이 되어버린다.

 제목의 '감기 걸린 물고기'는 실제로는 그 작고 알록달록한 몰고기들 사이에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고기들은 자신들 중에 감기가 걸린 물고기가 있을 것이고, 그들때문에 모두가 전염될 수 있다는 공포를 느끼게 된다.

마지막에 정말 '감기에 걸린 물고기'가 누구인지 밝혀지는데...

 

이 그림책은, 현대사회의 모습을 잘 그려낸 그림책이 아닐까싶다.

어린 유아들이 읽어도 재미있겠고

초등학생이나 청소년, 성인이 읽어도 이야깃거리가 충분한 그림책이 아닐까 싶다.

 오늘도 우리는 '소문'에 휘둘려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놓치고 사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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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긋 아기씨 사계절 그림책
윤지회 글.그림 / 사계절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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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은 표지만 보았을 때는 아기에게 읽어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나는 이 그림책은 이제 막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거나,

곧 아가를 만날 예비 엄마가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마지막 장을 넘겼다.

아기의 몸이 포대기에 꽁꽁 싸여있는 걸 보니,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이다.

이 아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

옛날 옛날에 아름다운 왕비님이 살았어요.

왕비님이 사는 궁궐은 아주 크고 화려했어요.

하지만 왕비님은 마음 둘 곳이 없었어요.

늘 혼자인 것만 같았어요.


이 그림책의 주인공은 아기가 아니라 엄마인 왕비가 아닐까?

왕비는 아름다웠고, 그녀가 사는 궁궐은 크고 화려했다. 그렇지만 그녀가 마음 둘 곳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이 그림책이 끝날 때까지 아기의 아빠는 등장하지 않는다.

아기가 웃기를 바라며 이것저것 알아보고 노력하는 사람은 엄마다.

화려한 식사를 할 때도 우스꽝스러운 공연을 할 때도, 언제나 엄마 혼자이다.

그럼 아빠인 왕은 어디에 있는 걸까?

처음부터 왕은 존재하지 않았을까?

다시 한 번 그림책을 살펴보다 나는 왕을 발견했다.

그림책이 접히는 부분이라 잘 보이지 않았지만 있었다.

그러나, 육아의 의무는 온전히 엄마인 왕비의 몫이었던 듯하다.

왕은 아기가 태어난 공식적인 행사 이후로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늘 혼자인 것 같았'던 왕비는 정말로 혼자였다.

그런 왕비에게 아기는 전부였을 것이다. 

웃지 않는 아기에게 웃음을 되찾아주고자 하는 왕비의 마음은 그렇게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기 때문에

아기는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아기는 엄마의 마음과 달리 아무리 노력해도 웃지 않았다.

언제나 '아기씨는 말똥말똥 왕비만 바라보았어요'

아기는 태어나서 자기 옆에 있는 사람을 보면서 모방하면서 성장한다.

자기 편이 누구인지를 알고, 주양육자와 애착관계를 형성해나간다.

아기씨에게는 잠시도 아기씨 곁을 비우지 않는 왕비를 바라보면 세상을 배워나간다.

아기는 왕비가 아기를 위해 준비한 모든 것에도 웃지 않고

왕비의 얼굴만 바라보았을까?

아마도 이쯤 되면 다른 독자들도 눈치를 챘으리라.

 

나는 이 그림책이 아기를 위한 그림책이 아니라

엄마를 위한 그림책이라고 말했다.

주양육자로서 아기를 키우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음에 와닿을 그림책이다.

아빠가 이 그림책을 함께 본다면,

왕비가 왜 그렇게 외롭고 마음 둘 곳이 없었는지,

왕비의 얼굴에 왜 웃음이 없었는지를

한번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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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는건 말도 안되는 핑계구요.
그저 책상 앞에 앉아 글 쓸 여유가 없었을뿐이에요.
페이스북은 수시로 드나들었지만
블로그, 서재 모두 개점휴업이었네요.
그래도 책은 많이 읽었는데. ..

써야할 글도 있고
약속한 글도 있는데
쩝.

지난 지진 때는 집밖으로 대피해있다가 들어왔답니다.
아, 지진이 나니 말이죠.
책장과 쌓아놓은 책들이 곧바로 무기가 되더라는 ㅠㅠ
전등이나 벽걸이 텔레비전보다
책이 머리 위로 쓰러질까 도망쳤슴돠.

다들 행복한 추석되세요.

저는 지금 아이와 단둘이 집을 지키고 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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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문의 기적 일공일삼 67
강정연 지음, 김정은 그림 / 비룡소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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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면, 절대 문 색깔을 분홍색으로 칠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행복한 우리집'이라는 낯간지러운 말도 쓰지 않았을 것이고.

취향의 차이겠지만 말이다.

몇 년 전, 아니 십여년 전인가? 현관문 리폼이 대유행을 한 적이 있다.

아마도 아파트의 개성 없는 현관문에 질려서라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지 싶다.

이 책의 주인공인 향기네도 그런 집들 중 하나일까?

향기는 회색문들 사이에 특이한 분홍색 문을 가진 집에 살고 있다.

평범하지 않은 색깔의 문을 가진 집을 보며 사람들은 온갖 상상할 것이다.

아기자기하고 귀엽고, 사랑이 퐁퐁 넘치는 그런 집.

그런데 이 집에서 그렇지 않은 남자가 둘이 산다.

문의 외관에서 느껴지는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상황이 매일매일 펼쳐진다.

분홍집의 과거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대로일지도 모르지만, 이 집의 현재는 그렇지 않다.

학교에서는 늘 말썽을 피우거나 혼이 나는 박향기와 하기 싫은 장사를 억지로 하고 있는 아빠 박진정의 삶은 한마디로 폐인이다.

그들을 이렇게 만든 것은 박진정씨의 아내이자 박향기인 엄마의 죽음이다. 

김지나씨가 죽자 박진정씨와 박향기는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살아간다.

그런 그들에게 기적같은 일이 일어난다.

바로 김지나씨가 작은 요정이 되어 나타난 것이다.

이 책은 김지나씨가 이들과 함께 지내는 72시간을 보여준다.


감씨가 목에 걸리고, 까치가 날아오고 그리고 까치가 주고 간 씨앗에서 나타난 엄마가,

엄마가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준다.

우선은 엉망징창인 집을 정리하고, 필요없는 것은 버린다.

그런 다음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알려준다.

옆집과 인사를 하고 이웃과 함께 하는 방법을 배운다.

그리고 될대로 되라고 시간만 보내던 향기는 엄마에게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을 하고,

가게문도 늦게 열고 장사도 하는둥마는둥하던 아빠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고자 한다. 


엄마의 부재로 인해 엄마를 중심으로 얽혀있던 기존의 질서가 모두 파괴되었다.

김지나씨는 행기와 진정씨가 자신이 있을 때와 똑같아지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없어도, 그에 구애받지 않고 제대로 살아가기를 원한다.

행복한 우리집이 안 행복한 우리집이 되었다가 그래도 행복한 우리집이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엄마와의 이별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삶을 가꿀 수 있는 토대를 보여준다.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박진정씨와 박향기가 있다.

어쩌면 우리도 그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최근에는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도 죽은 사람이 살아돌아오거나, 살아서 미처 하지 못했던 것을 하려고 하는 주인공들이 많이 나온다.

어쩌면 우리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후회없이 도전해볼 수 있는 삶을 누리고 있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니, 죽은 자의 힘을 빌어 바뀌고싶어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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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4 2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양물감 2016-09-14 20:21   좋아요 1 | URL
지진때문에 저승가는줄...
요즘 서재에 거의 못들어와서 소식도 못전했습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