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친구 하자! 사계절 그림책
피터 브라운 지음, 서애경 옮김 / 사계절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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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브라운의 그림책을 찾아보니 제법 많은 책이 출간되어있었는데, 그동안 한 번도 읽어보지 않은 작가였다. 이번에 보게 된 책은 "나랑 친구하자!"라는 책이다. 제목과 표지에서 바로 알 수 있는 것은 저 곰은 친구하자고 웃고 있지만, 주변의 친구들은 모두 도망가고 있다. 그들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이 여자 아이 곰은 루시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새 친구를 사귀기로 마음 먹은 아이다. 멋진 계획이지만, 과연 그렇게 쉬운 일일까? 루시는 숲에 가면 재미있는 애들이 많고 자기와 친구 하고 싶은 아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새 친구와 하고 싶은 일도 많다. 재주도 넘고 소풍도 가고 나무도 타고 수영도 한다. 그리고 생일파티에도 꼭 초대해야한다.


우리집 아이가 처음 학교에 입학했을 때 많이 긴장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보통의 아이들이 집 근처 유치원을 다녀서인지 학교친구들도 대부분 유치원 친구들이 그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우리집 아이는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유치원을 다녔기때문에 학교에서 아이는 아이들이 거의 없었다. 아파트단지도 아니어서 동네친구들과 함께 놀아 본 적이 없는 아이가 학교에서 새 친구를 사귀기 위해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아마도 우리집 아이도 루시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을까?

친구에게 다가가 엉뚱한 말을 하거나, 친구에게 맞추려고 노력하거나, 화를 내거나.

이 그림책 속의 루시는 아이들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은 (사실은 어른들도) 자기 중심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아서인지,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배려라는 단어가 상당히 중압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데, 그게 가능하다면 아이가 아니지 않을까? 어쨌든 루시의 행동은 친구를 사귀는데 방해되기 일쑤다. 그걸 알아치리지 못한 루시는 왜 친구들이 자기와 놀아주지 않는지 속상할 뿐이다.


 

 


솔직히 이 장면은 의외였다. "침착하자, 루시! 넌 할 수 있어. 넌 친구를 사귈 수 있어. 꾸미려고 하지 마." 루시의 엄마나 선생님 혹은 주변의 어떤 조력자가 조언하는 장면처럼 보이지만, 루시 스스로 생각한 장면이다. 친구를 사귈 때 자신의 진짜 모습을 감춘 채 친구에게 맞추거나, 억지로 함께 하려고 하면 힘들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어서.....


 


결국은 왜 아무도 나랑 놀아주지 않는거야 하고 울음을 터뜨릴 수 밖에 ^^

아이든 어른이든 친구를 사귀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따로 떨어져 시간을 보낸다. 스스로 원해서 그렇게 하지 않은 이상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그런데 루시에게도 친구가 생긴다. 바로 홍학 한 마리가 다가와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홍학 중에서도 왜 조금 달라보이는 그 홍학이 친구가 되어주었을까? 여러가지 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친구가 되려면 다른 친구들과 똑같이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자기만의 개성을 드러냄으로써 친구가 될 수도 있다. 루시가 그동안 노력했던 것들이 대부분 그들과 똑같아지려고 했던 것이라면, 이번에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도 친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똑같은 모습으로 똑같이 움직이고 그 무리에 끼어있는 것만으로는 친구가 아니라 그저 무리 중의 하나일뿐이라는 생각도 든다.


친구 사이란 쉬워보이지만 쉽지 않은 것이라는 맨 뒷장의 한마디.

인간 관계란 다 그런 것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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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5-06-01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다른 사람이 만나서 동무로 지낸다는 일이란
어느 모로 보자면 참으로 놀라운 일이로구나 싶기도 해요.
모든 것이 다른데 말이지요..
 
[13층 나무집]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13층 나무 집 456 Book 클럽
앤디 그리피스 지음, 테리 덴톤 그림 / 시공주니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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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층 나무집에는 두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하나는 글작가 앤디이고, 또하나는 그림작가 테리이다. 이들은 실제로 이 책의 글과 그림을 담당한 작가의 이름과 동일하다. 그들은 한 권의 책을 써 내야 하는 약속을 해놓고 마감기일을 어긴 상태이다.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그들이 살고 있는 집이다. 13층짜리 나무 집은 그냥 집이 아니라 그들의 상상력이 최대한 반영된 집이다. 잘 살펴보면 그들이 생각하고 그들이 상상하는 모든 것들이 구현된 집이니 어쩌면 나무집 그 자체가 그들의 책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뭐랄까? 그들의 집은 멋지고 황홀했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방식이나 유머의 코드는 나와 맞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어른이어서 그런걸까? 앤디와 테리는 디즈니채널에서 하는 피니와 퍼브 같은 느낌이다. 말도 안되는 상상을 현실로 바꿔버리기도 하고, 물건을 크게 만들거나 작아지게 할 수도 있고, 상상하는 모든 것을 발명해내는 것들이 그러하다. 다만 피니와 퍼브는 줄거리상 악당이 등장하고, 늘 자신들을 고자질하려고 하는 누나가 등장한다. 13층 나무집에서 악당 역이라고 해봐야 바다원숭이인 줄 알고 부화시킨 바다마녀와 거대고릴라 정도인데 강한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


두께에 비해 책의 내용은 그다지 많지 않다. 글작가와 그림작가의 비중이 비슷한 정도로 글과 그림이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이라면, 기발한 상상력과 그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공간을 좋아할 것 같다. 고양이에게 노란색을 칠하면 카나리아가 되어 날아갈 것이라고 그 누가 생각하겠는가? 게다가 나중에 그런 고양이가 13마리나 날아와 앤디와 테리를 구해주는 장면에서 다시 등장할 것이란 사실도.


그림작가인 테리는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기계를 만들어 사용한다. 마시멜로 하나 먹는 것도 기계가 자동으로 해주고, 바다원숭이 알에 물을 떨어뜨리는 것도 기계가 대신 해준다. 사소하지만, 그 모든 것을 하나하나 만들어내는 모습에서는 황당하지만, 그런 도전을 하는 테리가 대단해보였다.


어쨌든 내용에서 무엇을 꼭 얻을 수 있어야만 좋은 책이 되는 것이 아니듯, 어린이의 관점에서 보자면 황당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것 같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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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의 책 이야기가 많기에
관심갖고 있다가,
번역본보다 싸서 원서로 구입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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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5-18 1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우아~~원서로 읽으신다니 하양물감님 넘 멋져욧! 제가 동생한테 수짱 시리즈 선물했는데 동생이 너무 마음에 든다며 원서까지 구입했더라구요 ㅋㅂㅋ. 원서를 살수있는 동생이 참 부러웠는데 하양물감님도 넘 부럽습니닷 ㅋㅂㅋ

하양물감 2015-05-18 11:33   좋아요 0 | URL
영어 원서는 까막눈이라는^^
 
독서교육, 어떻게 할까? - 날 때부터 클 때까지, 독서교육 현장에서 만난 질문들
김은하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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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 직업인지라, 이런 류의 책이 나오면 주저 없이 구입하여 읽게 된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방향과 맞다면 신이 나서 읽게 되고, 내가 몰랐던 부분을 발견하면, 메모하고 챙겨놓았다가 활용하곤 한다. 이 책은 읽고 나서 여러모로 나에게 도움이 되었다. 


독서교육, 독서지도라고 하면 보통은 책을 갖고 뭔가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게 교육이나 지도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선입견과 편견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나는 어렸을 때 누구에게도 책 읽는 방법에 대해서 지도를 받거나 배운 적이 없지만 책 읽는 즐거움을 알고 있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기 때문에 책과 함께 하는 시간은 늘 즐겁다. 남들도 다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왜일까?


가장 큰 이유는 책 읽는 재미를 알기도 전에,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먼저 접하기 때문이다. 마치 공부의 재미를 알기도 전에 공부는 해야만 하는 것이고, 이왕이면 잘 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는 것처럼.


이 책은 "책 읽는 자녀를 보고 싶은 부모"를 위한 책이다. 물론 나처럼 직업적으로 이 책이 필요한 사람도 있다. 그래서 각 장에서는 독서교육 현장에서 쉽게 접하는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다.


글을 알면서도 읽어 달라고 해요. / 가정은 아이의 독서에 어떤 영향을 끼치나요? / 전집과 필독도서를 꼭 읽혀야 하나요? / 편독을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요? / 정독과 다독 중에 무엇이 더 좋은가요? / 아이의 수준에 맞는 책이라는 걸 어떻게 아나요? / 만화책을 좋아하는데 계속 보여줘도 될까요? / 이미지 읽기가 왜 중요한가요? / 책 읽기 싫어하는 남자아이들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 책을 안 읽는 사춘기 아이가 걱정이에요. / 고전은 어떻게 읽혀야 하나요? / 독서, 토론, 논술 학원에 보내야 할까요? / 전자매체 읽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나도 독서교육현장에서 제법 오랜 시간을 일하고 있지만, 부모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잘(^^) 할 수 있다면, 꽤 괜찮은 강사소리 들을 것 같다. 일단 나는 나의 경험을 빚대어 설명을 해 준다. 이제 막 10대에 들어 선 나의 딸이 나의 밥줄에 영향을 가장 많이 끼치는 존재가 되어서 별별 사례를 다 만들어주고 있다.


우선,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 항목이 있다면 그것부터 보는 것이 좋겠다. 순서와는 상관없는 책이니 사례별로 훑어 볼 만하다.


첫장은 유아맘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글을 아는데도 책 읽어달라고 하는데 도대체 몇살까지 읽어줘야하나요? 우리 아이가 책을 읽으려고 하지 않아요라고. 책에서는 당연히 글자를 아는 것과 글을 이해하는 것이 다르다는 말부터 한다. 그렇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 글자는 알지만 내용을 이해할 수 없으니 혼자 읽기 싫은 것이고, 누군가가 책을 읽어주기를 원하는데 부모는 아이가 글자를 읽을 수 있으니 스스로 읽으라고 한다. 글자는 읽어도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책을 읽는 시늉만 하다보면 초등학생이 되고, 교육적 목표가 있는 글읽기가 시작되는 시점에 들어서면 아이의 뇌는 더욱 포화상태가 되어 책 읽기에서 자연스레 멀어진다. 부모는 그때부터 우리 아이가 왜 책을 읽지 않을까 고민을 시작한다.


가장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속시원한 대답이 있는 책이다. 물론 이 책의 내용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평균적으로 그러한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부모의 관심과 적절한 개입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어린 시절 경험을 보면, 똑같은 환경이지만 우리 형제들의 행동은 다 달랐다. 결국은 아이 하나하나의 특성에 맞는 방법이 필요한데, 그것을 가장 잘 아는 것은 부모이다.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은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보면 된다. 부모의 고민뿐만 아니라 독서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는 선생님들에게도 도움되는 내용이라 할 만하다.


이 책에서 또 하나 살펴볼 만한 것은 8장 이미지 읽기에 대한 글이다. 나 역시 초등고학년은 물론이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독서수업에서 그림책 읽기를 활용하는 편이다. 그림책 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넘쳐나는 이미지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미지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공부는 반드시 필요하다. 텍스트뿐만 아니라 그림이 주는 수많은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어야 하므로 어린 유아들만이 보는 그림책이라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청소년기의 독서는, 대학입시라는 복병을 만나 교과서 텍스트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나는 청소년기에 더 많은 문학작품과 고전을 접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 시기에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관에 대한 간접경험을 하지 못하고, 사고의 확장도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은 여러모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독서는 꼭 필요하고, 해야만 하는 거라고 주장하기보다는 책을 읽어서 얻는 즐거움을 제대로 즐기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많은 부분에서 부모들의 의문을 풀어주고,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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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5-05-06 0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그저 어머니나 아버지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책을 읽어 달라기도 해요.
어른은 시낭송회라든지 책잔치(북콘서트)도 하면서
아이가 혼자 글을 읽을 줄 안대서 책을 안 읽어 주려 한다면...
책 읽는 재미를 아이한테 안 주겠다는 생각이 되기도 할 테지요 ^^;;;


하양물감 2015-05-06 09:18   좋아요 0 | URL
네. 우리집 아이도 4살때부터 글을 읽었지만, 10살이 된 지금도 제가 책을 읽어줍니다.
여전히 읽어주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자몽 2015-05-06 0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아이들 독서지도 때문에 고민이 많은데 꼭 읽어봐야겠어요.

하양물감 2015-05-06 09:19   좋아요 0 | URL
어머님들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내용들이 나와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아이의 문제는 다른 아이의 문제와 동일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한다는 것이지요.
참고는 하시되(^^) 적용은 개별입니다...
 
[사계절 나물반찬]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사계절 나물반찬 -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나물 추천 요리 90
서향희 지음 / 경향BP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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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리책 중에서도 알록달록 예뻐서 책장을 넘기는 것만으로도 황홀해지는 요리책을 좋아한다. 즉, 요리하고 싶어서 보는 요리책이 아니고, 눈요기를 위한 요리책을 좋아한다고나 할까? 예를 들면 떡만드는 책이나, 케이크, 빵 만드는 책. 그래서일까? 집밥이나 반찬이나 요런 것에 대해서는 좀 심드렁한 편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맛내는데 별 소질이 없기도 하고, 집에서 요리하는 즐거움을 못느껴서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남편의 반응은 큰 영향을 주었는데... 애써 요리라고 만들어 밥상을 차려주면 묵묵히 달다 쓰다 말도 없이, 뚝딱 먹어치우곤, 밥상을 그대로 둔 채 냄비에 라면물을 올리는 모습을 몇 번 보다보니 애써 요리 할 필요를 못느끼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나마 아이가 "엄마가 해주는 건 뭐든지 제일 맛있어"하는 말 정도에나 보람을 느낀다.


요리에, 아니 반찬에 관심을 안가지다보니 나물 이름 하나 제대로 모르는 것 투성이다. 이 책을 그나마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게 본 것은, 남편이 육류도, 어류도 안좋아하는데, 그나마 채소라면 만족감을 표시하기 때문이랄까? 우리집은 단독주택이고, 경사가 심한 오르막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어서 시장에서 뭔가를 사가지고 들어온다는 생각은 잘 안하는 편이다. 그나마 인터넷슈퍼에서 주문해서 배달받는 것이 전부일 정도. 어쩌다 시장에 가도 무슨 나물인지 이름도 모르는 것들 뿐이라 선뜻 손에 잡지도 못할 때가 많고, 인터넷슈퍼에서 살 수 있는 품목도 정해져 있다보니 계절감각 없는 밥상을 차린지도 오래다.

 

 


이 요리책의 장점은, 일단 요리법이 간단하다는 것이다. 나물 양념이야 거기서 거기이고, 맛을 내는 특별한 비법도 있는 것이 아니어서, 나에게 길잡이 역할만 해준다면 50점은 먹고 들어간다. 기본 육수가 나와있었는데, 아, 나물 반찬할 때도 육수 쓰는구나...하며 바보 도 통하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


 

 

 


 

아침에 이 책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골목에서 야채트럭 소리가 나서 달려나가 몇 가지를 샀다. 시장 가기 힘든 곳이다보니 매일 아침 9시면 야채트럭이 올라온다. 직장을 다니니 그나마 만날 일이 드문데, 오늘은 어린이날이라 집에서 쉬고 있었기에 나갈 수 있었다. 야채트럭에서 내가 구입한 것은 오이, 콩나물, 부추, 애호박, 달걀 한판. 조금만 달라고 했는데도 아저씨가 콩나물 천원어치를 너무 많이 줘서 조금 고민이다. (오늘 해서 먹어치우지 않는다면 우리집에서는 썩어나가는 형국이라)


 

 

 

 


그래도 요리책을 쭈욱 훑었으니 오늘은 뭐라도 하나 만들어봐야겠는데..

어제 인터넷슈퍼에서 주문한 샐러드용 야채와, 두부를 이용해서 샐러드 만들고, 무추는 겨자넣고 무쳐봐야겠다. 아이는 고사리와 도라지 말고는 나물을 잘 먹지 않아서 계란으로 끝내야겠다.


 

 

 

 


계절별로 나물반찬을 제법 소개해놓았는데, 요즘은 계절이라는 것이 따로 없다보니 아무 때나 만들어먹어도 괜찮겠다. 이왕이면 제철 나물이 좋겠지만, 그것까지는 안되더라도 두어가지 해보면 되겠다싶다. 내가 좋아하는 무나물과 무생채. 아, 아까 야채 트럭왔을 때 무도 하나 살 걸 그랬네.


 

 

 

 


가족들 건강 생각하고, 제철 재료 사용해서 풍성한 밥상을 차리고픈 마음은 10, 한끼 후다닥 먹고 치우자가 90인 내 마음 상태가 달라지지 않는 한 이 요리책도 그림의 떡이겠지. 그래도 이 책은 구구절절 잔소리가 없고, 딱 반찬 만드는 방법만 간단하게 나와있어서 시도해볼 용기는 난다. 그걸로 만족.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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