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5.5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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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 시작되었다. 5월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복잡한 달이다. 개인적으로는 무슨무슨 날들이 연이어 있는 것과 함께, 아이가 등교하지 않는 휴일이 많아 직장인으로서의 고민도 더해지는 달이기도 하다. 예전과는 달리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에 봄을 느끼기도 전에 여름철 장마를 일찍 맞은 기분이기도 하다.


5월의 샘터에서 나는 제페토의 시를 읽는다. 일하는 소의 모습을 본 지 오래건만, 그의 시를 통해 황소가 일하는 시골의 모습을 그려보게 된다. 헹복일기에서는 작가이자 르포강사인 김순천의 세월호가 할퀴고 간 삶의 갈피를 기록하다라는 글을 읽는다. 나는 그 자리에 있지 않았지만, 정규방송과 언론들은 전해주지 않는 소식들을 들으며 분노하고 있었다. 행동하지 못하는 미안함과, 숨기고 왜곡하는 이유에 대한 의문과 불심이 뒤 섞여 내 마음은 어지럽다. 그 남자 그 여자의 첫사랑을 읽으며 나의 첫사랑도 한번 풀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누구에게는 첫사랑은 한 편의 소설이요, 드라마다. 신동흔 선생의 옛이야기는 이번 호도 나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손끝으로 만난 코끼리를 읽으며, 올해는 '코끼리'를 모티브로 한 작품을 자주 접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코끼리와의 만남이 잦은 2015년이다) 시각장애인과 함께 한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가 무심코 저지르는 편견과 차별에 대해 반성하게 된다.


당연히 이번 5월호에서는 2015년 샘터상 수상작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넘어가야 할 듯하다. 작품에 이렇다 저렇다 할 실력은 아니니 그저 부러움만 보내는수밖에^^ 언젠가 한번쯤은 나도 글 한편 써보고싶다. 성석제의 연재소설은 유쾌하다. 다만 나도 어디선가 주워들었던 이야기여서, 소문이란 참 발 없이도 멀리가는 존재란 걸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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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담은 글씨 -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캘리그라피 책, 박병철의 멋글씨 가이드북
박병철 지음 / 샘터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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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펜글씨 연습용 책자가 제법 나오던 때가 있었다. 바르고 정확한 글씨 쓰기 연습은 꽤 많은 사람들이 하였던 것 같다. 캘리그라피에 관심이 없다면, 이 책을 보면 펜글씨 교본을 떠올릴 수도 있다. 펜글씨교본과 이 책이 다른 것은, 따라 쓰기를 통해 바르고 정확하지만, 개성은 없는 글씨를 쓰게 되는 펜글씨교본과는 달리, 글씨에 표현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보는 순간 느끼게 만들고, 쓰는 사람의 개성을 엿볼 수 있게 하는 글씨쓰기 책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POP하고는 또 어떻게 다른 걸까? 나는 그 분야에 전문가가 아니니 이들을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저자는 캘리그라피를 '글씨예술'이며, 한글과 만나 우리만의 아름답고 멋스러운 감성의 글씨문화를 만들어간다고 말한다. 


캘리그라피라고 하니 예전에는 없던 새로운 무언가가 나타난 것 같지만, 실제로 보면 예전부터 우리가 낙서하듯 끄적이던 다이어리 속 꾸밈글과 같다는 것을 눈치챌 것이다. 손글씨가 사라지고, 많은 부분을 컴퓨터의 정해진 서체가 자리잡으면서 글씨체를 보고 누구인지 짐작하던 시대는 사라졌다. SNS는 우리에게 여전히 글쓰기를 요구하지만, 글씨를 통해 개인의 생각과 마음을 읽기는 어려워졌다. 그래서일까? 획인적인 글씨체와는 다른 디자인된 서체들이 제법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전자글씨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자, 이 책은 교보생명 '광화문글판'의 대표작가인 박병철씨의 책이다. 부산시청 글판도 이 분이 썼다고 한다. 캘리그라피로 쓰여진 수많은 글귀들이 우리 마음에 쏙 들어오는 것은 바로 한글로 쓰여졌고, 한글을 읽을 때 우리 머리와 가슴에서 느껴지는 감성이 글씨체에 묻어났기 때문이다. 마음을 담은 캘리그라피를 저자는 힘주어 강조한다.


 


글씨는 말과 같아서 따뜻한 말 한 마디가 용서와 위로, 희망과 기쁨을 주듯, 말로 다하지 못하는 감정을 글씨로 대신하기도 하고, 표정을 담기도 한다. 내가 나의 진심을 전달하기 위해 손글씨를 애써 쓰듯이, 컴퓨터 자판으로 두들긴 글자를 통해서는 감정을 배제하고 메마른 글을 쓰게 되는 것 같다. 마음을 담은 글씨를 쓰고 그 글귀를 읽는 사람은 글귀의 내용과, 글씨체를 통해 전달되는 감정을 함께 느끼게 되는 것이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캘리그라피의 순화어로 '멋글씨'를 선정했다고 한다. 멋글씨를 쓰기 위한 재료에서부터 한 글자, 두 글자, 세 글자, 문장 등의 예가 풍부하게 소개되고 있다. 글씨 자체의 멋도 중요하지만, 각 글씨들의 조화로움도 고려해야 함도 알려준다.


 


멋글씨를 배우러 다니는 친구들이 제법 많다. 도서관이나 문화센터 등의 문화강좌에서도 제법 수업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글씨를 잘 쓰고 못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내용도 아주 중요한 것 같다. 어떤 글귀를 어떻게 표현하는가 하는 것이 캘리그라피, 멋글씨의 가치를 달라지게 하는 것 같다. 내가 아는 어느 시인은 자신의 시를 멋글씨와 그림을 곁들여 페이스북에 공개하는데, 그냥 시만 올렸을 때와 확실히 다른 느낌을 받는다. 일단 시 자체가 주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글씨와 그림이 어우러져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이 책은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멋글씨 쓰기에 대한 친절한 안내서 역할을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붓을 이렇게 잡으세요, 이렇게 선을 그어보세요 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책은 아니다. 어떤 글귀를 어떻게 표현하면 좋은지, 그것을 통해 무엇을 드러내고 싶은지를 한 번 더 생각하게 한다.


* 이 책은 샘터 물방울 서평단으로 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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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4-29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캘리그라피 배우고싶었는데 어딜 가지 않아도 좋은 교본이 될 책이군요. 마음과 느낌을 담는 게 우선이니‥

하양물감 2015-04-29 22:17   좋아요 0 | URL
자기만의 스케치를 해보고, 어떤 도구든 다 사용해보라고 권하네요. 글씨를 흉내내는게 아니라 마음을 표현하라 합니다^^

cyrus 2015-04-29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나름 멋있게 저런 글씨체를 썼다면 지렁이가 종이 위를 지나간다는 소리를 들었을 거예요. ㅎㅎㅎ

하양물감 2015-04-29 22:41   좋아요 0 | URL
어린이 그림책이지만 지하100층짜리 집에 보면 지렁이가 서예를 합니다. ^^♡

서니데이 2015-04-30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의 캘리그라피 서체는 하양물감님이 쓰신 것인줄 알았는데, 유명한 작가가 쓰신 거네요. 한 글자에 감정을 담아 쓴다는 말이 인상적이에요. 하양물감님, 좋은하루되세요.

하양물감 2015-04-30 05:06   좋아요 1 | URL
네. 이 책 저자가 쓴 멋글씨예요. ^^
 
[감성집밥]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감성집밥 - 마음속 허기까지 달래주는
김정미 지음 / 성안당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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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좀 그런가요?

제가 요리하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해봤자 잘 만들지도 못하는터라, 그냥 맛있는 집 가서 사먹는 걸 더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만... 요리책은 자주 보는 편입니다. 하.하.하. 어찌되었건간에 집밥이면 어떻고 식당밥이면 어떻나요? 매끼 먹는 음식에 스토리가 담기면 모두가 추억의 음식이 되지않을까요?

 

운명같은 나의 요리이야기가 앞머리에 있네요. 요즘 잘 나간다는 요리사나, 유명한 요리사들 보면 대부분이 남자들이고 남자가 요리사라는 직업에 더 맞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는데, 왜 가정에서는 여자들의 일이 되었을까요? 저처럼 요리 못하는 여자에게는 정말 고역이 아닐 수 없거든요. ^^

 

나는 이 책이 왜 감성집밥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왔을까 생각하면서 저자의 안동여행이야기를 읽었습니다. 뒤에 소개되어 있는 요리들마다 저자의 짧은 글이 달려 있어서 요리책도 스토리텔링이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간단한 요리가 몇 줄의 글로 인해 꽤 괜찮은 요리로 변신을 하는 것 같아요. 블로그에 올린 요리에 대한 글을 책으로 펴낸 이력이 있어서인지 요리블로그를 들여다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음식이 이야기가 되고, 이야기가 음식이 된다는 점 같습니다. 그리고 옆에 있는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설명하고 있어서 어렵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요리의 주재료를 뻥튀기 하지 않은 점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어떤 책에서는 (한국요리 특히 집반찬을 테마로 하는 요리책에서 많은 경우입니다만) 콩나물 넣고 제육볶음을 해놓고 콩나물요리라고 하는데, 저는 그게 고기요리라고 생각하거든요. 냉장고 속에 남은 재료를 활용했다고 하는데 갈비나 스테이크 같은 거 하면서 그 옆에 당근이나 브로콜리 얹었다고 남은재료 활용요리라고 할 때 짜증나거든요. 그런데 이 요리책에는 주 재료를 확실하게 잡아놓은 것 같아요. 그래서 활용하기 참 좋을 것 같네요.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다면, 오타나 맞춤법오류 등이 제법 보인다는 점입니다. 저도 블로그에 글 올릴 때 오타가 많은 편인데요, 블로그 글이 퇴고의 과정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하더라도, 책으로 편집되어 나올 때는 바로 잡아야 하지 않을까요? (예 : 학문을 깊이 세길 수 있다면 --> 학문을 깊이 새길 수 있다면, 흔적만큼이나 닿고 닿아 --> 흔적만큼이나 닳고 닳아, 할아버지에 이런 모습들을 --> 할아버지의 이런 모습들을, 흔쾌히 받아드렸던 --> 흔쾌히 받아들였던, 집밥에 대표음식이자 -->집밥의 대표음식이자 등등)  

 

 

요리책 읽고 쓴 리뷰인데, 요리 외적인 이야기를 많이 썼네요. 이 책에서 소개하는 요리들은 모두 집에서 해 볼만한 요리들입니다. 굳이 이 요리는 어떻고 저 요리는 어떻고 토를 달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주재료 소개도 잘되어있고, 종류도 꽤 많은 편이라 1년 내내 활용해도 좋을것 같다는 말은 꼭 하고 싶네요.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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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4-26 2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정도 오자는 심각하네요. 편집이나 내용이 좋은 경우에도 오자 거슬리면 책의 신뢰도는 떨어지던걸요.

하양물감 2015-04-26 22:55   좋아요 0 | URL
요리 소개하는 본문에서는 그렇지 않은데, 앞부분 글에서 좀 나오더군요.
그리고 요리마다 붙어있는 글들은 블로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의 글들이라
거슬릴 분들도 많을것 같
아요.

숲노래 2015-04-27 1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집에서 해 볼 만한 요리는 맞구나 싶은데,
뭔가 `새롭다` 싶은 밥은... 그다지 눈에 안 뜨이네요...

`마트에 가서 사는 재료`를 쓸 뿐,
손수 길러서 얻는 재료를 쓰는 밥이 아니기 때문일까요...
 
무민과 아빠의 첫 운전 무민 그림동화 11
토베 얀손 글.그림, 이지영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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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최근에 무민이 대인기다.

작년에 모 도너츠회사에서 무민인형을 사은품으로 줄 때 일대 대란(?)이 일어나더니

무민 책은 물론이고, 무민인형에 무민을 캐릭터로 한 온갖 제품들이 가득하다.

 

무민이라는 캐릭터가 탄생한지 70주년이라고 한다.

70년이라는 세월동안 사랑받아 온 캐릭터라는 것이 신기하고,

또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신기하다.

 

오늘은, 한솔이가 도서관에서 상품으로 받아 온 '무민과 아빠의 첫 운전'이라는 그림책을 보았다.

우리집에 온 첫번째 무민 그림책이다.

사실, 내가 어렸을 때 보았던 캐릭터라서 요즘 아이들하고는 맞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초등3학년인 한솔이도 이 그림책이 재미있었다고 말한다.

 

70년을 이어 온 무민의 저력이 아닐까 싶다.

 

 

무민과 아빠의 첫운전이라는 그림책에서는

아빠가 주인공이다. 아빠는 우연히 길에 멈춰 서 있는 자동차를 발견하고

며칠을 기다려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자 자동차에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그 차에 올라탄다.

아빠의 호기심은 어린이 같다.

차를 이리저리 만져보고 경적도 울려본다.

 

 

아빠가 자동차를 타고 있는 것을 본 필리용크 아주머니는 다짜고짜 자동차를 태워달라고 말한다.

어딜 가나, 동네에 이런 아줌마 하나쯤은 있는 듯하다.

자기 마음대로 생각하고 자기 생각만 이야기하는 사람. (뭐 굳이 꼭 아줌마라고 한정을 지을 필요는 없지만)

 

아빠는 자동차의 주인도 아니고, 운전을 해 본적도 없기 때문에 자동차를 잘 다루지 못한다.

자기 마음대로 태워달라고 해놓고 내릴 때도 자기마음대로인 필리용크 아주머니.

 

 

지금으로 치자면, 무민 아빠의 이러한 행동은 남의 물건을 마음대로 사용하고 움직인 절도죄에 해당될 것이나

그림책에서는 그에 대한 죄의식은 크게 없는 듯하다.

 

대학생 때, 동기들끼리 술을 마시고 새벽녁 귀가 하다 길가에 세워 둔 오토바이에 덥썩 앉았다가

절도죄로 끌려갔던 남자동기가 떠오른다.

어쨌든 남의 물건을 마음대로 만지는 것은 안 될 일이다.

 

 

 

무민 가족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동차를 타고 소풍을 가기로 한다.

그렇지만 자동차를 제대로 다룰 줄 모르는 무민가족들의 소풍은 어떻게 될까?

 

 

자동차 주인인 헤물렌씨가 나타났을 때

어의없게도 헤물렌 씨의 건망증 때문에 자동차가 버려져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태워주겠다는 헤물렌씨에게 무민네 가족은 함께 걸어서 소풍을 가자고 제안한다.

 

자동차가 아주 귀한 시절이었을테니

자동차는 신기한 물건이면서, 편리한 물건이기도 했을 것이다.

누구나 만져보고 싶었을 것이고, 갖고 싶었을테지만, 멀미를 해가며 자동차를 타고 가느니

걸어서 자연을 즐기는 소풍을 택한 무민네 가족의 모습이 정겹게 여겨진다.

 

지금이야 자동차를 타고 나가지 않으면 자연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도시생활을 하는 우리들에게는

낯설면서도 정겨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그림책을 덮으며, 한솔이와 주말에는 우리집 뒷산에라도 한번 올라가볼까? 하고 말을 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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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04-23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동차를 타면
한 사람은 앞만 보아야 하고,
자동차 소리에 묻혀
말소리가 안 들리기도 하니
함께 걸어가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둘레도 바라보면서
참말 멋진 나들이가 되기도 해요.

다가오는 주말에 뒷산마실 즐거이 누리셔요~

하양물감 2015-04-23 16:30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해피북 2015-04-23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민이 이렇게 오랜 역사가 있는줄 몰랐어요^~^ 그래서 인기가 많았군요 알라딘 선물로도 등장할만큼 말이죠^~^

하양물감 2015-04-24 08:56   좋아요 0 | URL
저도요 깜짝 놀랐어요.
어렸을 때 보던 것이라는 생각은 하였지만요^^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 - 제1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62
김진희 지음, 손지희 그림 / 문학동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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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잣돈 갚기 프로젝트라는 제목만 보고, 나는 이게 무슨 경제동화 정도 되는 줄 알았다. 개인적으로 목적에 치우쳐 동화의 맛이 없는 책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책을 옆에 두고도 손에 잡지 못하다가 며칠 전에야 읽기 시작했다. 앗, 그런데 이게 경제동화가 아니었다. 그러고보니, 문학동네 어린이 문학상 수상작 정도 되면, 그렇지 않을 거라 짐작이라도 했어야 했건만.

 

이 책은 첫장면부터 주인공인 동우가 교통사고로 죽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게다가, 평소에 돈을 뺏고 괴롭히던 김준희가 반항하며 도망가는 것을 쫓아가다 일어난 일이었다. 첫페이지에 이 모든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유체이탈을 한 동우의 눈 앞에 죽은 자신의 모습이 보이고 동우를 찾아 온 저승사자와 만난다.

 

어린이 책치고는 꽤 빠른 전개와 충격적인 시작이다. 동우는 자신과 사주가 같은 동명이인때문에 억울한 죽음을 맞았지만, 저승에 온 이상 그냥 돌아갈 수는 없다. 동우는 자신의 곳간에서 노자를 지불하고 다시 이승으로 돌아올 수 있는데 동우의 곳간에는 노자를 지불할만한 것이 있지 않았다. 그래서 노자를 빌리고 이승에서 노자를 갚기로 하고 돌아온다.

 

여기까지 읽고 나니, 얼마 전에 우리집 아이와 함께 한국만화박물관에서 보았던 '만화, 신과 만나다'라는 전시가 생각났다. 그 전시에서 아이는 원귀도 만나고, 우리집을 지켜주는 다양한 신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었다. 거기서 넋전이라는 것도 배웠는데 죽은 자가 저승에서 쓰는 돈이었다. 말하자면, 죽은 자들의 곳간에 있다는 그 돈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사람이 죽으면 상여에 노잣돈을 꽂아주기도 하는 데 그 돈이기도 할 것이다.

 

동우는 다시 깨어난 후 저승에서의 일은 기억해내지 못하고 예전에 하던 행동대로 한다. 그 행동이라는 것이 친구의 돈을 뺏거나, 친구 집에 가서 마음대로 자기 물건인양 사용하거나, 급기야 가장 친하다는 친구 집에서 돈을 훔치기까지 한다. 사실, 초등학생들이 이렇게까지 하나 싶다가, 요즘 아이들이 그러고도 남지 하는 생각에 미치니 가슴이 답답하였다.

 

동우는 저승에서의 일이 하나 둘씩 기억이 나기 시작하는데, 자신이 노잣돈을 빌린 대상이 김준희라는 사실에 놀란다. 왜 하필 그 아이일까? 자기가 죽을 뻔 했던 것도 바로 김준희가 도망가는 걸 붙잡다가 일어난 일인데, 준희에게 노잣돈을 갚아야 자신이 살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노잣돈을 갚을 수 있을지 고민하던 동우는 태호 집에서 훔친 돈을 주거나 자신의 점퍼를 팔아서 돈으로 갚으려고 하지만, 노잣돈은 줄어들지 않는다.

 

동우는 왜 죽었다가 깨어났을까?

죽었다가 깨어난다는 것은 새롭게 태어난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이전의 동우가 새로운 동우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행동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는 친구를 괴롭히고 돈을 빼았으며 살아가던 동우가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를 다시 재정립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억지스럽지 않으면서 주제를 잘 녹여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준희 뿐만 아니라 태호와의 관계도 그러하다. 동우가 성재네 패거리에게 보복을 당하는 모습을 볼 때는 우리 아이들이 한 번 나쁜 길로 빠져들었다가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알 수 있었다.

 

노잣돈을 갚기 위해서 저승사자는 상대를 잘 관찰하라고 힌트를 준다. 친구관계가 어긋나 있을 때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상대는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필요하다. 초등학생인 주인공의 행동을 보면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친구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를 배울 것이다.

 

동우가 준희의 돈을 빼앗고 태호가 당하는 것을 모른 척 하면서도 자기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자신이 동네형들에게 돈을 빼앗기고, 차에 치여 죽어가는 고양이를 살려내고 성재네 패거리에게 배신자라고 보복을 당할 때쯤 되어서야 동우는 준희나 태호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초등학생들이 설마 이러겠어?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어쩌다 일어나는 그 일이 내 아이에게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아이들이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고, 상대를 잘 관찰하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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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04-23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시골 면소재지 아이들하고
면소재지 초등학교 놀이터에서 만나는데
아이들 말씨가 생각보다 훨씬 거칠어요.

중학생쯤 되면 무시무시할 만큼 되더군요.
시골에서도 이런데 도시에서는 어떠할까 싶기도 해요.
참... 말로 하기가 그렇습니다...

하양물감 2015-04-23 16:28   좋아요 0 | URL
말은 마음의 거울이라 하는데, 말씨가 그래서야 어찌 마음이 똑바를 수 있을까요?
가슴이 먹먹합니다.

해피북 2015-04-23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들은 이야기지만 초등학교 아이들이 거의 중학생 아이들같은 행동을 한다고 하더라구요 하양물감님 글 읽으며 답답하기도하고 안타까운 마음도 생기네요ㅜㅅㅜ

하양물감 2015-04-24 13:47   좋아요 0 | URL
그렇긴 한데, 그래도 아이들을 믿어야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