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한번은 경제학 공부 - 쉽게 배워 바로 써먹는 경제적 사고 습관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3
김두얼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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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최근 2~3년 사이에 내 관심사는 많은 부분 '경제 경영'분야로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 전에는 그냥 몰라도 상관없는 삶을 살았지만, 사회적으로는 업무의 변화가 생겼고, 개인적으로는 늦었지만(--) 재테크에 관한 관심도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인생명강 시리즈 '살면서 한번은 경제학 공부'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고 싶다면

적게 일하고 많이 벌고 싶다면

다른 건 몰라도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아야 한다!

경제에 대한 이해는

또 다른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는 도구이자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이 책은 수요-공급 곡선으로 가득차 있다. 수요-공급 곡선을 배운 게 고등학교 때였나? 그때 배우는 것조차도 너무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지금 이 나이가 되어서 들여다보니 이해못 할 내용도 아닌데 그때는 왜 그리 어려웠을까?


이 책은 바로 수요-공급 모형을 쉽게 배우고 효과적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보통 사람이라면 한 시간 정도면 이 모형을 이해할 수 있다. 우리 주변의 경제 현상을 분석하는 데에 자유자재로 적용할 수 있으려면 이 모형을 이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 머리가 수요-공급 모형에 따라 작동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p.34)


2강부터 본격적인 설명이 시작되는데 '로빈슨 크루소'를 등장시켜 우리를 이해시켜준다. 아, 로빈슨 크루소라니... 나의 청소년 시절에 그토록 수없이 읽었던 로빈슨 크루소의 삶에 빗대어 수요-공급곡선을 설명한다.


경제학은 물질적 삶을 이해하고 개선함으로써 사람들이 더 행복한 삶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학문이다.(p.45) 부자가 된다고 해서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이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내가 평소에 자주 하는 말인데, '출발점'이 다르면 당연히 도착점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결혼을 할 때 '은행 대출'이 대부분이라도 내 집을 갖고 시작한 사람과, 비록 빚은 한푼도 없지만 내 집을 갖고 있지 못한 사람의 10년 뒤는 확연히 달라진다. 연봉의 차이가 있을 때는 말할 것도 없고. 경제학이 관심을 갖고 보는 것은 물질적 삶이다. 물질적 행복은 소비에서 비롯되는데 보통 사람들은 소비를 하려면 힘들여 돈을 벌어야 하므로 소비와 생산이 경제활동의 중요한 축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소비와 생산을 할 때 왜 혼자 하지 않고 다른 사람과 함께 할까? 인간이 자급자족할 수 있으면서도 서로 교환하며 더불어 사는 이유는 물질적으로 더 풍요로운 삶을 누리기 때문이다. 이 책은 계속해서 이 점을 강조한다.


경제학에서는 소비를 통해 느끼는 행복을 '효용'이라고 한다. 로빈슨 크루소가 바나나를 먹는다고 했을 때 각각의 바나나가 주는 효용을 '한계효용'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한계'란 '추가'를 뜻한다. 바나나를 하나 먹었을 때 느끼는 행복이 '효용'이고, 하나 더 먹었을 때 바나나가 주는 만족이 '한계효용'이다. 추가로 먹은 바나나의 한계효용이 그 이전 바나나의 한계효용보다 적어지는 현상을 한계효용이 '체감'한다고 한다. 바나나를 먹음으로써 누리는 전체 만족을 '총효용'이라고 하며 총효용은 한계효용의 합이다. 한계효용이 0이 될 때까지는 바나나를 먹는 것이 만족을 주지만 한계효용이 0보다 낮아지면 바나나를 먹는 것이 오히려 괴로움이나 고통을 준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비용이 필요하다. 바나나를 따는 수고로움을 '비용'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하나를 더 딸 때마다 추가되는 비용을 '한계비용'이라고 한다.


로빈슨 크루소가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한계효용을 높이거나 한계비용을 낮추어야 한다. 이 중에서 한계비용을 낮추는 접근방식이 경제학스럽다. 한계비용곡선을 아래로 내린다는 것은 똑같은 양을 생산하더라도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이나 노력이 이전보다 낮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기술개발을 통해서도 이룰 수 있다. 기술개발은 비용을 낮춰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애덤 스미스는 핀공장의 예를 들어 인간이 분업과 교환을 하는 이유는 생산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며 그러 인해 물질적 풍요와 행복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고 하였다. 애덤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의 실제는 바로 '시장가격'이다.


시장은 분업을 통한 생산성증대를 통해 더 많은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준다. 현재의 행복이냐 미래의 윤택함이냐를 선택하는 것은 그 어느 쪽이 옳다 그르다 할 수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언제 누릴 수 있는지, 그것을 살 수 있는 돈을 언제 쥘 수 있는지가 중요할 때가 많다. 현재 돈이 필요한 사람은 미래에 내가 얻을 소득을 포기하는 대신에 지금의 삶을 조금 더 윤택하게 하는 데 집중한다. 반대로 현재의 소비를 희생하는 대신 미래의 나를 윤택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투자할까 말까는 이자율이 결정한다. 이자율이 낮을수록 투자는 증가한다. 이자율은 기다림의 대가이고 시간의 가격이면서 동시에 투자수익률이기도 하다.(p.106) 이자율은 또 유동성에 대한 대가이기도 한다. 현금은 아무런 수익을 내지 못하지만 다른 형태로 쉽게 바뀔 수 있다. 우리가 자산을 보유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 가장 유동성을 높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수요-공급 모형은 분업과 시장을 토대로 생산과 소비를 하는 사람들이 가격을 통해 어떻게 원하는 것을 생산하고 소비하는가를 보여준다. 수요-공급 모형은 단순하다. 곡선의 기울기는 어떤 상품과 관련해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어떻게 행동하는 지를 보여준다. 어떤 재화의 공급이 가격의 변화에 반응하는 정도를 '탄력성'이라고 부르는데 '공급탄력성'은 가격이 오르거나 내릴 때 공급이 늘어나거나 줄어즈는 정도를 의미한다. 가격이 올라도 공급량이 반응해서 늘어나지 않는 것을 탄력성이 적다라고 하고,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공급이 민감하게 반응해 크게 늘어나는 것을 탄력성이 크다라고 한다.


상품의 가격 변화에 반응하는 방식을 '수요탄력성'이라고 하는데, 수요가 가격 변화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 것을 수료의 가격탄력성이 작다고 하고, 수요가 가격 변화에 크게 반응하는 것을 가격탄력성이 크다고 한다. 가격 외에도 수요탄력성은 '소득'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생필품은 소득탄력성이 낮지만, 사치품은 소득탄력성이 크다. 수요의 소득탄력성을 파악하는 것은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거나 주식투자를 할 때 유용하다.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소득탄력성이 큰 제품 수요가 즐가할 가능성이 크다. 성장이 둔화하거나 경기가 침체하면 소득탄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제품에 대한 투자가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


예전에는 '투자'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었다. 주식하면 망하는 줄로만 알았고 부동산 갖고 재산을 불리면 다 '투기'라고 색안경을 쓰고 봤다. 내가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반발심이었을 것이고 '잘 모르는 것'에 대한 변명이었을 것이다. '투기'가 아닌 '투자'의 개념을 다시 정립하고 있는 요즘이다. 나는 간이 콩알만해서 과감한 투자는 못하는 타입이다. 최근 미디어나 뉴스를 보면 '투자'하는 젊은 세대들이 꽤 늘어난 것 같다. 경제학 공부도 하고 경제적 사고방식을 유연하게 발산하는 그들을 응원한다. 대신 투자의 리스크는 개인이 안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일지 모르겠지만 위험한 '투자'는 선택한 것은 개인이기 때문이다. 경기가 어려워지고 침체의 늪에 빠져있기 때문에 우리 젊은이들이 희망이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이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가 어둠의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성공적으로 방어를 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는 우리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기도 하다.

살면서 한번은 경제학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살면서한번은경제학공부 #경제 #경제학 #재테크 #주식 #투자 #주린이 #수요공급 #애덤스미스 #경제초보자필독서 #인생명강 #서가명강 #책추천 #도서협찬


** 이 도서는 21세기북스의 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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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릿속 청소법 - 생각의 짐을 버리고 업무와 일상을 단순하게 정리하는
김경록 지음 / 책들의정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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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쌓여있는 책 사이에서 '읽지 않은 책'을 발견하였다. 아, 나에게는 읽지 않고 사두기만 한 책이 무척 많다. 굳이 이 책이 아니어도. 어쨌든 나는 루이제 린저의 '삶의 한가운데'를 찾다가 '내 머릿속 청소법'을 들고 자리에 가서 앉았다. 요즘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가 보였기 때문이다.

'업무는 절반으로 줄이고 효율은 두 배로 높이는 비결!'

과연 이런 비결이 있기는 한걸까? 이 책은 1장 버려야 할 생각, 보관해야 할 생각, 2장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사람들, 3장 생각은 언어로 완성된다, 4장 생각에 생각을 더하면으로 총 4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생각을 정리하는 데 탁월한 사람에게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도구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수첩이나 어플 등을 이용해서 어제 했던 일과 업무 진행 상황을 정리하고 오늘 해야 하는 일을 적는다. 둘째, 생각정리에 능숙한 사람은 생각을 분류한다. 즉, 필요에 기초하여 목표를 세우고, 관련 자료를 취합한다. 명확하게 판단하여 효과적으로 분류한다. 분류된 자료는 체계를 갖추어 재배열한다.

"결국 생각정리를 잘하는 사람의 첫 번째 특징은 높은 메타인지 능력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다. 생각정리를 잘하는 사람의 두 번째 특징은 높은 집행력이다. 그들은 무언가 일을 시작할 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구분한 뒤, 필요에 따라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고, 자신만의 패턴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한다.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때 주변의 친구나 동료의 능력을 파악해 그들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세 번째는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다." (P. 27)

목표를 이루는 사람들은 계획 없이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고 한다. 계획을 실천하여 작은 성공을 경험하고, 그 작은 성공이 모여 목표를 달성하는 긍정적 상태로 나아간다. 그러나 목표달성에 실패하는 사람들은 세부 계획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간과하는 것 중에 하나는 '커다란 성과'가 가까이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다. 성공한 사람들은 단계를 밟아가며 고통스러울 정도로 힘든 단계를 잘 버텨낸 후에야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3~4단계 쯤에서 좌절하고 포기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다. 그건 바로 행동하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을 정리하고 세부 계획을 세우는 이유는 '행동'하기 위해서다. 내가 지금 첫 번째로 해야 할 행동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면 절반은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생각 정리를 통해서 내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고 원하는 모습으로 변하려면 내 마음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글로 표현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마음을 정리하지 못하면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기준이 계속해서 흔들리게 된다.

기업은 생존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사람들을 설득한다. 개인은 그만큼 적극적인 활동을 하지 않는다. 자신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정보를 습득해야 한다. 후회없는 선택과 결정을 위해 양질의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은 자신이 직접 경험하거나, 책과 사람을 통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영상 정보를 활용할 수도 있다.

또한,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을 때 의견을 구할 사람을 여섯 명 정도 곁에 두어라. 세 명에게는 그냥 의견을 들어보고, 나머지 세 명에게는 반대하는 입장에서 조언을 부탁해 본다. 이를 통해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가 충분한지 도움이 되는 정보인지, 내가 결정을 내리기에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를 찾을 수 있다.

3장과 4장에서는 효과적인 글쓰기와 말하기의 방법을 소개한다. 이 책은 결국 내가 찾거나 수집한 수많은 정보를 어떻게 정리하고 어떻게 분류하여 나의 것으로 만들 것인가를 소개한다. 과거에 비해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방법은 쉬워진 반면 그것을 나에게 필요한 정보로 재가공하는 일이 필요해졌다. 그를 위한 적절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생각정리법을 소개한다.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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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시대 일자리의 미래 - 세계 1위 미래학자가 내다본 로봇과 일자리 전쟁
제이슨 솅커 지음, 유수진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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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칼립스와 로보토피아가 있다. 사람들은 로봇과 직업의 미래를 이 두가지로 보았다. '로봇, 자동화, 인공지능으로 야기되는 비극적인 미래인 로보칼립스와, 기계가 인류를 위해 모든 일을 처리하는 천국과 같은 로보토피아'(p.15). 영화나 먼 미래를 다룬 소설 속 세상은 로보칼립스에 가깝지만,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당연히 로보토피아일 것이다. 물론 현실은 그 중간 어디쯤일지도 모른다.

로봇이 보편화되는 세상이 오면 직업 또한 변화할 것이다. 직업의 미래 역시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 두 가지 면을 다 보여준다. 자동화의 영향을 덜 받는 직업이 있는가 하면 자동화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공유 공간'이 유행하고 있었다. 일은 혼자서 하지만 공유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 회사의 일원인 것처럼 여길 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팬데믹이 된 이후에는 공유공간의 인기는 시들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많은 것을 바꿔놓고 있다.

자동화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제조업에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여러 산업군에서 일자리가 사라지고 새로 생겨난다. 일의 특성이 정형화되고 반복적인 것들은 자동화되어 로봇으로 대체되기 쉽다. 반대로 많은 교육이 필요하고, 많은 사람과 대면해야 하는 직업은 오히려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2020년 미디어를 통해 '의료분야'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는데, 이 책에서도 그렇게 설명한다. 이 책이 기본적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데이터와 연구자료이기 때문에 우리의 실정과는 맞지 않는 부분도 많다. 그러나 보편적인 흐름은 비슷하다. 미국에서 일자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분야는 미국 인구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직업이 차지하고 있다. 개인 돌봄 지원, 공인 간호사, 재택 건강보조원, 음식준비/서비스 근로자, 간호 조무사 등의 직업이 그러하다. 미국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20개의 직업 중에서 13개가 건강 관련 직업이라고 한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미래의 직업을 관심있게 보고 있다. 자동화의 위험이 높은 비숙련직업과 저임금 직업은 실업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 이후 사람들 사이의 거리 두기를 실현하는 기술에 우선순위가 주어질 것으로 본다.

우리는 로봇과 자동화로 인해 시간의 여유와 자유로움을 느끼기를 바란다. 이로 인해 업무 시간뿐 아니라 개인 시간도 자유로워진다. 사물인터넷으로 제품 큐레이션 품질은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지적했듯 서점에서 즐거운 문학적 발견을 하거나, 우연히 마주치는 즐거움 등은 사라진다. 우리는 자동화로 인해 시간으로부터는 자유로워지지만, 우리의 선택을 앗아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자동화로 인해 키오스크와 ATM이 늘어난다. 우리는 패스트푸드점의 주문 시스템이 이미 키오스크로 바뀐 것을 보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셀츠계산대가 점점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셀프서비스 혁명이라고도 하는 이것은 현실이다. 이제는 누군가의 주문을 받기 위해 반드시 사람이 자리를 지키고 있지 않아도 된다. 키오스크에서 스스로 주문을 하고, 음식이나 물건이 나오면 스스로 가져간다. 그런가하면 테이블에 비치된 스마트 기기로 주문을 하고, 계산을 마치기도 한다. 이러한 키오스트와 자동화는 사람들의 일자리를 앗아가지만 그 이면에서는 물건이나 음식을 만드는 인력은 더 필요해지므로 일자리는 추가적으로 증가한다.

제조업 일자리가 하나 줄어들 때마다 그 지역에서는 1.6개의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한다. 제조업 일자리를 잃는 지역이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는 이유다. 그러나 첨단기술과 관련한 직업에서는 5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창출된다. 그러므로 국가나 도시가 비숙련 노동자를 위해 해야 할 일은 숙련된 노동자를 고용하는 첨단기술기업을 유치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많은 것들에 공감하며 읽었지만, 5장 사회보장제도는 조금 의외였다. 미국 사회보장제도는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사회보장이 있는데 이 제도들로 인해 미국 정부 부체 수준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며 미국 경제 성장에도 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하는 것이 사회보장제도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은 사회보장제도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나의 평소 생각과는 다른 내용이어서 공감하지 못했다. 사회보장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세수확보가 필요하고 이는 자동화를 야기한다. 그렇게 되면 각종 세금 부담이 증가하고, 의료보험료도 증가하며 최저임금 인상 위험으로 고용주들이 서둘어 자동화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보편적 기본소득은 한국에서도 자주 언급된다. 보편적 기본소득의 전체 개념을 봤을 때 소득재분배와 함께 본격적인 공산주의의 낌새가 보인다고 말한다. 아니 여기서 공산주의의 낌새라니. 저자는 유럽이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이유로 유럽인들이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실제로 모르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즉 공산주의에 대해 잘 모르는 유럽인들이라서 지지한다는 것이다.

나는 '공산주의'라서 문제가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기본소득이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아래 쪽에 있는 욕구, 의식주에 관한 욕구를 보장하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자신이 일한 만큼 노동의 대가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면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게 더 낫다는 말일까?

보편적 기본소득을 공짜로 지급하는 돈으로 볼 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성인이 지원금을 받아 물건을 살 수 있다면, 그것들의 가격은 오를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물가가 올라가고 세금이 올라가므로 보편적 기본소득은 기술 개발이나 투자, 경제 활동 전반에 대한 의욕을 떨어뜨린다고 한다. 나는 내가 아직 순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인간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것이 주어지는 세상이라면 좀더 나은 것을 만들어내며 살아가지 않을까? 적어도 굶거나 추위나 더위로 죽거나 하지는 않을테니까.

어쨌든,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교육에 있다고 말한다.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자동화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직업을 가진다는 것이다. 로봇의 시대에도 살아남는 직업을 가지려면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가져야 하고, 늘 더 배우기 위해 준비하여야 한다. 저자의 주장에 100%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래는 어차피 알 수 없는 것이므로 이런 주장도, 저런 주장도 새겨들을 필요는 있다. 어떤 것이 인간의 존엄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다 함께 잘 살 수 있을까?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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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모두의 미래를 짓다 - 건축 너머의 세계를 향한 치열한 질문과 성찰 서가명강 시리즈 17
김광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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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동네가 시끌시끌하다. 집집마다 플랜카드가 붙었다. 재개발때문이다. 부동산에 큰 관심은 없지만(관심이 없을라고 없었겠나. 내 집이 될 일 없으니 그랬고, 남의 일이니 그랬다.) 동네 분위기는 확실히 달라지고 있다는 걸 알겠다. 그것이 바로 우리 골목은 제외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단지를 짓겠다고 한참 선전하고 광고하는 중인데 딱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산킽에 붙은 집들만 제외되었으니 시끄러울만도 하다. 이 동네 떠날 일이 없을 것 같은 우리 입장에서는 골목을 벗어나는 순간 공사장에 둘러싸일 판이다. 물론, 재개발 떠들썩해도 10년 가까이 말만 많기도 하더라.

어쨌든, 이런 시국에 이 책을 만났다.

1부 건축은 불순한 학문이다

기원전 1세기 고대 로마의 건축가이자 기술자였던 비트루비우스는 건축가가 배워야 할 지식으로 글쓰기, 그림그리기, 기하학, 광학, 수학, 역사, 철학, 음악, 의학, 법학, 천문학 등을 열거했다고 한다. 이는 지금의 건축학 교육과도 거의 일치한다니 이 정도면 거의 모든 학문이 건축에 관계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건축은 인간과 사회에 복잡하게 관련되어 있다.

건축은 건축주의 욕망을 실현해주는 수단이다. 건축은 부동산이고 재산 형성을 위한 욕망의 산물이다. 건축물만이 아니다. 도시도 '토지이용계획'에 따라 주택지, 상업지, 학교, 공공 청사 등 용도에 맞춰 분할하고, 정해진 땅에는 정해진 용도의 건물만 세우게 한다. 건축물은 어떻게 지을지 기획한 바를 건축가가 수주한 다음, 설계한 것을 심의해 허가를 받아야 비로소 짓는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사회가 요구하는 수많은 배제 논리가 법규로서 개입하게 된다. 건축을 규제하는 배제 논리도 생산, 상품, 소비라는 자본주의의 요구가 담겨 있다. 근대 건축이 흰색을 가장 우월한 색채로 본 이유는 언제 봐도 새 건물처럼 보이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근대 건축 대부분은 시간을 없애는 건축, 순간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건축을 지향했다고 할 수 있다.

거주는 어떤 장소에 귀속해 그 공간을 소유하거나 공유하며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정주다. "정주 사회는 가족, 재산, 권력 등을 지속하려고, 또 전해 내려온 관습을 축적하려고 경계를 둘러 통합한다. 한 점에 수렴하려는 편집증과 같은 욕망이다. 그런가 하면 인간은 한곳에 머물지 못하고 경계를 넘어 분산한다. 외부를 갈망하고 교통하며 영역을 확장하고 싶어 한다. 미래를 향해 계속 이동하고 미분하며 변화를 일으킨다. 사방으로 도주하는 일종의 분열증 같은 욕망이다. 욕망으로 건축을 구분하자면 경계를 둘러 정주하려는 건축과, 경계를 넘어 계속 움직이는 유목건축이 있다."(p.51~52)

건축에서 공간과 장소는 상반된 뜻을 나타난다. '장소'는 돌아와 머무는 곳이고, '공간'은 확장하고 떠나는 것이다. 광장이나 시장은 생각과 물건을 교환하는 '장소'이지 '공간'이라 하지 않는다. 즉, '공간'이란 사람이 없어도 얼마든지 존재하는 비어있는 무엇을 뜻한다. 장소는 안정을 찾고 공간은 자유를 찾는다. 장소가 '주거'의 성질을 담고 있다면, 공간은 '도시'의 성질을 담고 있다.

제2부 건축 뒤에 숨은 사회를 발견하다

건축 공간은 처음부터 사회적이었다. 사람은 비바람이나 외부의 적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 ‘숨을 곳'을 만들었다. 사람은 가족과 함께 살 집을 지으며, 간단한 오두막이라도 하룻밤 자고서 떠나버리지 않는다. 사람은 먹을 것을 얻기 쉬운 곳을 찾아 집을 짓고 오래 머물며 주변 환경과 함께했다. 이런 점들이 동물과 다른 점이다.

경계와 영역은 본래 안에 있는 사람들을 결속시키기 위한 것이어서 배타적이고 폐쇄적이다. 경계는 이쪽과 저쪽, 안과 밖, 나와 남을 구분하며, 경계 안에는 어떤 힘이 지배하는 영역이 생긴다. 건축 설계는 공간을 열고 닫으며 사회적 관계를 구성하는 작업이다.

창은 안전과 안심을 상징하며 나를 보호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그러나 창은 방어적이고 폐쇄적인 시대의 각박함을 나타내고, 인구 감소로 늘어나는 빈집의 창은 퇴락하는 사회를 상징하기도 한다. 초고층 아파트에서 바닥부터 천장까지 유리 한 장으로 막은 통창은 파노라마 조망을 독점하는 창이다.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에서 인간의 본성을 논증했는데, 여기에는 건축과 관련된 중요한 기술이 많다. '도시 국가의 법이란 문자 그대로 벽에 관한 것'이라는 문장은 건축과 제도의 관계를 아주 분명하게 설명한다. 아렌트는 법을 뜻하는 그리스어가 배분하다, 소유하다, 살다를 의미하는 단어에서 나왔다는 것에 주목하였다. 벽을 둘러 짓는 집은 재산을 갖고 그 안에 살게 해주지만, 동시에 공적 영역을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아렌트는 '법이 곧 벽' 또는 '벽이 곧 법'이라는 말로 건축이 제도에서 비롯하여, 제도는 건축으로 분명해진다는 뜻을 전달했다. 아렌트가 도시를 설명한 것 증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사람이 평등해서 고대 그리스 도시 국가를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인간은 날 때부터 불평등했기 때문에 법에 의해 시민이 됨으로써 인공적으로 약속한 사항에서 평등이 비롯됐다는 것이다. (p.120~123)

**한나 아렌트를 인간 본성을 다룬 책에서 주로 만나다 보니 건축에서 접하는 것은 새롭다.

제3부 건축을 소비한다는 것

공간은 계급적 성격이 강하다. 그중에서도 주택이 제일 그렇다. 건축은 음악이나 미술 또는 패션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비싸다. 재산 중에서 가장 큰 것 역시 주택이다. 일생에 한 번 살까 말까한 물건이며, 모두가 제각기 갖고 싶어 한다. 재산으로서의 주택은 사회적 신분을 가장 크게 상징한다. 특히 소비 사회에서는 집과 살림살이가 곧 사회적 신분을 강력하게 뒷받침한다.(p.172)

저자는 아파트가 획일적인 것은 분양받을 대상을 정하지 않은 채 생산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크기는 다르지만 모두 4인 핵가족을 전제로 살계한다는 것이다. 산업 혁명 이후 성별로 역할이 설정되었고, 교외 거주의 근간도 핵가족이며 성별 분업은 공업화 사회의 기능 분할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전업 주부는 도시의 생산성을 유지하게 하고, 정부는 사회 보장 비용을 가정에 넘겨 부담을 줄이는 전략을 취했던 것이다.

제4부 건축이 모두의 기쁨이 되려면

학교 건물은 이사회의 교육 제도를 지속하기 위한 것이므로 교육의 미래를 짓는 것과 같고, 회사 사옥을 짓는 것은 회사의 미래를 짓는 것이다. 그러나 근대 건축은 시간을 부정했다. 건물은 오래 가기 때문에 바뀌는 용도가 시간이다.

영어 'use'는 '사용', '이용', '활용'이라는 의미를 모두 담고 있다. '사용'은 용도가 새롭게 정해졌다는 뜻, '이용'은 용도를 고정하지 않고 때에 따라 또는 사람에 따라 달리 쓰고 있음을, '활용'은 더 의미 있게 다른 용도로 쓴다는 뜻이다. 건축에서는 '사용'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용자'는 목적이나 기능을 정하고 그것에 맞게 쓰는 사람이다. 이런 의미에서 20세기 기능주의 건축은 사용자를 강조한 건축이었다.

근대 사회에서는 주거와 직장을 분명하게 나누었지만, 지금은 이 두 공간이 서로 보완적 관계이며 생활은 이 둘의 합으로 이루어진다. 이웃 뿐만 아니라 유아교육시설, 고령자를 위한 돌봄시스템 등 주택 밖 시설도 깊이 의존하게 된다. 공동체와 지역성을 생각할 때는 주거와 그밖의 건축 공간의 관계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아름다움은 시대나 지역, 취향과 관점에 따라 바뀌겠지만, 건축이 주는 기쁨은 지역과 문화를 넘어 변함없이 공통적이고 근본적이다. 건물이 아름다운 게 아니라 그 건물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아름다운 것이다.

오늘도 동네 사람들이 모여 이러쿵저러쿵 하는 소리를 들으며 귀가를 했다. 마음은 알겠지만 그 속에 내 집은 어차피 없으니 그저 눈감고 귀막고 들아왔을 뿐.


** 이 책은 21세기북스로부터 제공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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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요, 그 말이 어때서요? - 나도 모르게 쓰는 차별의 언어 왜요?
김청연 지음, 김예지 그림 / 동녘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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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의 언어라 하니... 제일 먼저 떠오르는 말은 '맘충' 이다. 아마 내가 아이를 키우는 엄마여서 이 단어가 특히 거슬렸기 때문이다. 이 책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첫 머리에 '급식충'을 예로 들었다. '어떤 벌레'로 분류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을 일컫는 것일까?

'급식충'은 '급식'에 '벌레 충(蟲)'자를 붙인 말로 '급식을 먹는 벌레'라는 뜻이다. 주로 급식을 먹는 중고등학생을 비하하기 위해 쓰는 말이다. 급식을 먹는 계층이 많을텐데 유독 중고등학생에게 급식충이라는 말을 쓰는 이유는 몇 해 전 있었던 '무상급식' 논란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나는 '무상급식'에 찬성하는 사람이었고, 학교 내에서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밥이라도 편하게 먹을 수 있기를 바랐다. 무상급식을 놓고 포퓰리즘이니 선거용이니 하며 말도 많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 '밥조차 못 먹고 다니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에 좀더 부끄러워했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교육이 늘 미래다라고 하면서, 그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그 밥값이 그리도 아까웠을까?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이 있듯이 우리 아이들을 '국민의 세금으로 공짜 밥을 먹는 생각 없는 아이'로 만든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책에서는 충(蟲)이 접미사로 붙은 표현이 온라인상에서 먼저 쓰이다가 일상생활에까지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말하는데, 실제로는 과거부터 '식충이'라는 표현이 많이 사용되었었다. 그것이 확대재생산된 것이 지금의 ~충이 아닐까 한다.

책에 나온 사례들은 4컷 만화로 보여주고 있는데, 그 내용들이 낯설지 않다는 것이 더 충격적이다. 그러니까 그만큼 차별적 언어들을 일상에서 많이 들을 수 있다는 얘기니까. 노인 비하 표현으로 '틀딱'이 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젊은 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리는 노인을 비하하는 '노슬아치'라는 말도 있다고 한다. 이제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주변에서 점점 더 노인이 많아질텐데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괴롭혀서야 될까. 물론 나 역시 노인 세대에 불만이 많았던 청년기를 지나왔지만, 일부 노인들의 행태를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한 세대 전체를 표현하는 단어로 굳어가고 있다는 것이 걱정스럽다.

이 책에는 직업과 관련 있는 차별의 언어도 다루고 있다. 경찰관, 간호조무사, 급식조리사 등의 직업군에 관한 표현도 있고, 직업군 자체에 관한 편견도 있다. 예를 들면 의사한테는 '선생님'이라 하고 소방관한테는 '아저씨'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일이다. 전문직이란 지식이나 기술이 필요한 직업이긴 하나 다른 직업을 낮춰봐서는 안되는 것이다. 직업인을 부를 때는 해당직업을 지칭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변호사님, 꽃집사장님 처럼 말이다.

차별을 표현하는 언어지만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고 사용하는 말들이 많다. 벙어리, 장님, 절름발이 같은 말들도 그렇다.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게 많이 쓰는 표현 중에는 결정 장애나 선택 장애 같은 표현도 문제가 된다. 그 내용이 어떠하든, 말을 하는 사람의 의도보다 그 말을 듣는 사람이 싫어한다면 조심해야한다.

말은 전파력이 강해서 한 번 내뱉고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불특정 다수를 향해 전달된다. 매번 자신의 언어를 점검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말도 습관이다. 자꾸 의식적으로 고치려고 노력해야 늘고, 의도적으로 자신의 말을 곱씹어 봐야 고칠 수 있다. 일상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차별의 언어를 나부터 조금씩 고쳐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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