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과도한 열의를 갖고 바닷가에서 이 모든 것을 하게 만든 충동은도마뱀을 죽인 후 로베르토에게 공모를 요구하고 고양이를 죽인 뒤 부모의 처벌을 바라게 만든 정상성에 대한 열망, 모두가인정하는 일반적 규칙에 부합하려는 바람, 다르다는 것이 죄를의미하는 순간부터 타인처럼 되고자 하는 소망이었다.
- P41

그가 학교에서 가장 좋아한 것은 공부가 아니라 새로운 생활방식이었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생활 방식보다 그의 취향에 잘맞았다. 그에게도 역시 매력적인 것은 ‘정상‘ 이었다. 이는 미리확립되고 공명정대하며, 개인의 취향과 관계없이 모든 게 단일한 목적을 지향하는 명백한 규칙에 의해 제한되고 뒷받침되기때문이었다.
- P43

마침내 그가 오래전에 발생한 사건의 기사를 도서관에서 찾아보기로 결심한 것은 안심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 세월동안 완전히 가라앉은 적이 없는 그의 불안은 자신의 행동이불러온 실제 결과에 주목했던 것이 아니다. 그는 단지 리노의죽음을 확인했을 때 어떤 기분일지 알고 싶었다. 그는 자신의감정을 들여다봄으로써, 자신이 아직 옛날같이 치명적인 비정상성에 사로잡힌 소년인지, 아니면 그토록 원했고 현재의 모습이라고 확신하는 완전히 정상적인 남자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 P96

그는 반감을 갖고 모든 사람을 몰래 관찰했다. 항상 그랬다.
그는 같은 감정, 같은 생각, 같은 목적으로 모여 있는 대규모의군대 같은 군중을 상상할 때면 다른 모든 이처럼 자신이 정상이라고 생각했다. 그 일부가 되는 것은 위안이 되었다. 그러나사람들이 군중 밖으로 나오자마자 정상성에 대한 환상은 다양성이라는 현실에 부딪혀 산산조각 났다. 그는 그들 사이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전혀 인정할 수 없었고 혐오와 거리감을 느꼈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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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미술관 - 아름답고 서늘한 명화 속 미스터리 기묘한 미술관
진병관 지음 / 빅피시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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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여행을 가든지 항상 가는 곳은 그 지역의 박물관, 미술관이다.

그런데 박물관이나 미술관이라는 곳은 왠만큼 규모가 있게 되면 소장품의 양이 엄청난지라 도대체 뭘 봤는지도 모르겠고, 뭘 봐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하여튼 당황스럽다는 것이 주된 감정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해외의 경우에는 가기 전에 대부분 현지 미술관 가이드 투어를 신청한다. 

돈이 좀 더 들더라도 복불복 가이드를 피하고, 공신력 있는 곳에서 투어를 신청하기 위해 엄청나게 검색을 해대는 것.

그런 일일 가이드 투어는 사전 조사로 가이드분을 엄청 신경써서 선택한 덕분인지 한번도 실패하지 않고 성공적이었다.


이 책 <기묘한 미술관>은 실제 프랑스에서 문화해설사로 일하고 계시는 분이 지은 책이다.

그래서인지 정말 딱 미술관 가이드 투어하면서 이야기 듣는 느낌이 물씬 난다. 

코로나로 여행을 못다닌지 좀 있으면 2년이 될 터인데 모처럼 이 책 덕분에 미술관에 가 있는 기분을 물씬 느꼈으니 기분좋은 여행을 한 느낌이다.


이 책의 최대 장점은 재밌다. 

아마도 재밌는 이유는 누구나 알만한 화가와 그림이 대부분이어서일테다.

여기서 다루고 있는 작품들의 목록을 보면 앙리 루소, 마네, 드가, 페르메이르, 다빈치, 도미에, 렘브란트, 라파엘로, 고흐, 제리코, 고야, 벨라스케스, 밀레 등 교과서에서 한번쯤은 봤을 만한 화가들이다.

그외의 작품들도 화가 이름은 생소해도 그림을 보면 아 이 그림 할만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조금 익숙하지 않을 화가래봤자 한스 볼롱기에르나 조토, 만테냐 정도?

이미 알고 있는 작품들의 뒷 이야기들이나 얽힌 사연들을 읽는 것은 익숙함속에서 새로움을 찾는 것이라 더 쉽게 흥미롭게 읽힌다. 


가장 재미있었던 이야기는 페르메이르의 그림 <회화의 기술, 알레고리>에 얽힌 이야기이다.




이 그림에서 여인이 들고 있는 월계관, 트럼펫, 책은 그리스 신화의 아홉 무사이 중 역사의 여신 클리오를 상징한다고 한다. 

월계관은 영광, 트럼펫은 영광을 널리 퍼지게 하는 명성을 의미하며, 책은 모든 내용을 기록하는 역사 자체라고(67쪽).

그런데 이 그림을 가장 좋아한 이가 히틀러라네.

히틀러는 이 그림을 너무 좋아해서 기존 소장자로부터 거의 강탈하다시피 구입했고, 이후 전쟁의 패배가 다가오자 이 그림을 영원히 소장하기 위해 비밀장소에 숨기는 노력까지 했다는데 작가는 아마도 히틀러가 이 그림을 통해 독일 민족정신과 역사를 강조하는 자신의 모습을 동일시하지 않았을까라고 추측하는 것이다.

어 그럴수도 있어라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음 페이지를 보다가 정말 깔딱깔딱 넘어가는 에피소드를 발견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난 이후 네덜라드의 한 판메이헤런이라는 화가가 국가 반역죄로 기소되었는데 , 그 이유가 나치의 2인자 괴링에게 페르메이르의 작품을 판매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화가는 자신이 판매한 것은 페르메이르의 그림을 복제한 자신의 그림이었다고 주장하고, 그것을 실제로 증명해보임으로써 무죄판정을 받았지만, 웃기게도 그림값으로 괴링에게서 받았던 돈이 바로 위조지폐였다는 것이다.

아 이거 진짜 있었던 일이라기엔 너무 코믹해서 책 읽다가 혼자서 낄낄거렸다. 


조토의 그림을 예로 들면서 중세말 황금보다 비쌌던 청색물감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다.

울트라 마린으로 불리우는 이 색은 청금석이라는 암석을 갈아서 만드는데 중앙아시아지역에서 수입해와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색깔을 수입해 썼는데 조선시대 청화백자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역시 이 색깔은 너무 귀하고 비싸서 원래 조선시대에 청화백자는 왕만 쓸 수 있는 도자기였다.

뭐 권세있는 양반들은 몰래 숨겨서 소유하고 했겠지만 원칙적으로 그러했다.

12세기부터 유럽에서는 푸른색이 성모 마리아의 색이 되면서 인기가 치솟는데 이 색깔을 둘러싸고 염색업자들간에 다툼이 벌어지는 것도 흥미롭다.

붉은 색 염료를 생산하던 이들이 푸른색에 대항하기 위해 교회에 악마를 푸른색으로 칠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니, 역시 예술에도 돈의 간섭은 어쩔수 없다보다. 저 종교가 지배하던 중세에도 말이다. 성모의 색으로 악마를 칠해달라니....


이런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순식간에 책은 마지막 페이지를 고한다.

아 뭔가 무료하고 심심하다싶을 때 읽으면 딱 좋을 재밌는 책이다.


앗 이 책이 좋은 점이 하나 더 있다.

도판이 굉장히 훌륭하다.

미술책이면서 도판 엉망인 책도 많은데 이 책은 도판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느낌이 팍팍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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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21-10-12 05:54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도판이 꽤 중요하더라구요. 실제로 볼 확률이 낮은 우리같은 사람은 책에서 보는게 전부일 수 있거든요~~~

바람돌이 2021-10-13 00:15   좋아요 2 | URL
미술관련 서적에서는 정말 도판이 중요하죠. 물론 실제로 보는것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모든 그림을 실제로 볼수는 없으니 도판이라도 제대로 보고 싶어요. ^^

coolcat329 2021-10-12 06:4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괴링과 네덜란드화가 넘 웃겨요. 괴링이 군인으로 자부심과 또 허영심, 과시욕이 심했다고 하는데 저런 저열한 수법까지 ~놀랄 일도 아니지만 넘 웃겨요.

저는 미술 전혀 모르지만 가끔 그림 설명 책 보면 재미있더라구요.. 이 책 꼭 보고싶네요.

리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바람돌이 2021-10-13 00:16   좋아요 1 | URL
나쁜 놈들은 어쩜 그리 똑 닮았을까요? 그래도 나쁜 놈들끼리 서로 사기쳐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착한 사람이 피해를 보면 마음아프잖아요. ^^
저도 미술 잘 모르지만 그림이야기는 왠지 항상 재밌더라구요. ^^

새파랑 2021-10-12 06: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파랑색에 저런 역사가 있군요 ㅋ 그리고 위조에 위조라니 역시 그때나 지금이나 사기치는 건 비슷한거 같아요 ^^ 해외가셔도 미술관을 가누 바람돌이님의 열정은 👍

바람돌이 2021-10-13 00:23   좋아요 2 | URL
해외가서도 미술관을 간다기보다는 미술관 보려고 해외를 가는 입장이라서요. ㅎㅎ 제 첫 유럽 여행지가 스페인이었는데 이유는 단 하나 고야 그림을 실물로 보고 싶다는거였어요. ㅎㅎ
이 책에서 사기꾼들 얘기를 보다가 이런 얘기도 영화로 만들어질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누가 안 만들어줄까요? ^^

mini74 2021-10-12 07:2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이 책 읽고 리뷰 쓰고 있어요 ㅎㅎ 반가워요 바람돌이님. 정말 그림들이 좋아요 *^^*

바람돌이 2021-10-13 00:25   좋아요 1 | URL
앗 미니님 리뷰도 기다릴게요. 기대 잔뜩하고 있습니다. ^^

초딩 2021-10-12 07:3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출장가면 항상 그 도시의 미술관을 갔었는데 ㅜㅜ 이제는 해외를 못 가니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참 좋은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바람돌이 2021-10-13 00:25   좋아요 1 | URL
아 진짜 언제쯤 갈 수 있을까요? 책으로 보는 것도 좋지만 역시 직접 보고 듣는것만 못하잖아요. ^^
저도 출장 해외로 가고싶어요. 가능성 제로....ㅠ.ㅠ

프레이야 2021-10-12 08:3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디 가면 그곳 미술관 꼭 찾는 편
이에요. 소소한 미술관도 의외로 좋구요. 이런 책은 진짜로 도판이 중요하지요. 멋진 책 같아요. 저 이야기 어디서 읽은 적이 있어요. 지나고 보면 참 우습죠 욕망이란 게 ㅎㅎ
당시 나치당은 위조지폐를 엄청 찍어댔다죠.
울트라 마린, 김훈의 화장 생각납니다.
오 상무가 추은주를 생각하며 병원에서 하는 독백의 편지 같은 문장에서. 김훈은 저런 사실을 알고 그 색을 썼군요. 로얄블루네요 그래서.
바람돌이 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

바람돌이 2021-10-13 00:27   좋아요 1 | URL
작은 미술관에도 꼭 마음에 드는 작품 하나쯤은 꼭 있더라구요. 아니라도 작은 미술관들은 대형 미술관에서 느낄 수 없는 따뜻함이 있어 좋은 곳이 더 많구요.
김훈의 화장은 안읽었어요. 예전 김훈선생의 글들을 좋아하는데, 요즘 나오는 책들은 좀 실망스럽달까 그래서 지금은 조금 관심이 줄었어요. ^^

잘잘라 2021-10-12 10: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오~ 재밌는데 도판도 훌륭하다구요?!!! 🤩🤩🤩

바람돌이 2021-10-13 00:28   좋아요 1 | URL
넵 도판에 신경 많이 썼어요. 좋더라구요.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어서 잘잘라님께도 추천합니다. ^^

붕붕툐툐 2021-10-12 23: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우와~ 완전 필독서네요! 미술관마다 공신력 있는 투어를 신청하신 정성과 노력이 너무 멋진데요? 저는 돈 없다는 핑계로 한국 가이드 말을 일행인 척 얻어듣곤 했었는데~ㅎㅎ 이제 해외 나가게 되면 진짜 이런거엔 아끼지 않을래요!!

바람돌이 2021-10-13 00:30   좋아요 2 | URL
필독서까지는..... 그냥 심심할 때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교양서죠. 전 해외에서 뭔가 비싼 미술관이나 건물 이런데 들어갈 때 돈 안아껴요. 그때마다 내가 여기까지 온 이유가 뭔가 생각하고 들인 비행기값 생각하면 소소한 금액이 돼버리더라구요. ㅎㅎ 요즘 가이드분들은 모두 수신기 사용하기 때문에 사실 옆에서 얻어듣기에는 소리가 잘 안들리던데요. ^^

페크pek0501 2021-10-13 15: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 들고 여행하면 유익하고 즐거울 것 같아요. 두 마리의 토끼 잡기네요.
위조지폐로 혼자 낄낄거리는 기분 잘 알지요. 저도 책 보면서 혼자 웃을 때가 더러 있어요.
누구는 너무 웃다가 의자에서 떨어졌다고 썼던데 서머싯 몸 같기도 하고 기억이 가물가물... ㅋㅋ

바람돌이 2021-10-17 12:37   좋아요 1 | URL
이 책을 들고 가기에는 여기 그림들이 온갖 미술관에 흩어져 있다는 문제가 있죠. ㅎㅎ 책 들고 가도 좋으니까 빨리 어디든 좀 편한 마음으로 다닐 수 있게되면 좋겠어요. ^^ 저같은 평범한 독자 말고 서머싯 몸같은 이들도 웃다가 의자에서 떨어지는군요. ㅎㅎ

그레이스 2021-10-13 19: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도판 색이 다른 경우도 많고, 작가도 잘못 달리는 경우도 많죠.
도판이 훌륭하다니 관심이 가네요~^^

바람돌이 2021-10-17 12:39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회화에 관한 책은 도판부터 눈이 가더라구요. 요즘이야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볼 수도 있지만 그래도 도판이 훌륭한 책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책읽는게 조금 시들해질 때, 너무 어려운 책 읽어서 지쳤을 때 읽으면 좋은책이에요. ^^

희선 2021-10-14 00: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르메이르도 그림에 청금석을 자주 써서 빚을 많이 졌다는 말이 있더군요 조선 시대에 청화백자에 들어가기도 했군요 네덜란드 화가와 괴링 서로 속였다니 재미있네요 그림을 보는 것도 좋고 그림과 얽힌 이야기를 보는 것도 재미있지요


희선

바람돌이 2021-10-17 12:40   좋아요 2 | URL
청금석은 황금보다 비쌌다는데 그런 색을 써서 그림을 그렸는데 그림이 팔리지 않는다면 빚더미에 올라않는건 순식간일 듯합니다. ^^ 그림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저는 언제나 재밌더라구요. ^^

scott 2021-11-05 16: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이달의 당선 추카합니다
주말에는 미술 관람하는 시간을 ^ㅎ^

thkang1001 2021-11-05 16: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글을 많이 써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1-11-05 16: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저도 페이메르의 그림에 있는 파란색 좋아해요~

mini74 2021-11-05 16: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 당선 축하드립니다 👍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

새파랑 2021-11-05 18: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축하드려요. 이번 주말도 미술관으로~!!

겨울호랑이 2021-11-06 19: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서양화의 알레고리는 단순한 은유가 아닌 작가와 감상가들을 연결해주는 언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언어의 의미까지 알았을 때 온전하게 작품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알레고리는 즐거움과 함께 장벽이 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바람돌이님 이달의 당선을 축하드려요! ^^:)

초딩 2021-11-07 1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이책 저도 지금 읽고 있어요 ^^

thkang1001 2021-11-07 18: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글을 많이 써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네덜란드에서는 가톨릭의 힘이 줄어들며 대형 종교화가 사라졌지만 이들도 개신교인이었기에 그림에 종교적 메시지를 담으려 했다. 성경 시편) 103장 15~16절에는 "인생은 그날이 풀과 같으며 그영화가 들의 꽃과 같도다. 그것은 바람이 지나가면 없어지나니 그 있던 자리도 다시 알지 못하거니와"라고 쓰여 있다. 꽃은 자체로 아름답지만 조만간 시들 수밖에 없다. 인간도 마찬가지이므로 현재의 영화가 한시적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는 상징적 메시지를 그림에 넣은것이다.
- P34

그렇다면 그림의 관람자는 그림의 의미를 안다고 해야 할까, 모른다고 해야 할까? 안다고 하면 이미 많은 이들이 알면서도 모르는척한 일을 경험한 사람이 된다. 모른다고 하면 살롱전에서 선정한작품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식한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 도대체 이렇게 불편한 그림을 왜 그렸는지 그림을 보는 사람들은 난감한 기분을감추기 어려웠다. 그러니 비평가들이 쏟아내는 이야기에 동참할 수밖에. 이 그림은 포르노그래피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말할 수밖에없는 것이다.
- P44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후 네덜란드에서는 한 판메이 헤런이라는화가의 국가 반역죄 재판이 열린다. 전쟁 당시 나치의 2인자 괴링에게 국보급 페르메이르의 작품을 매각한 죄로 심판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판메이헤런은 법정에서 자신이 페르메이르의 그림을 그려 위작을 판매했다고 실토한다. 전쟁 전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은비평가들의 명성에 해를 입히려고 페르메이르 작품을 연습해 속여왔으며, 괴링에게 판매한 작품도 자신도 그린 것이라고 증언한다. 실제로 그는 경찰의 감시하에 위작을 그려 국가를 배신한 혐의를 벗지만 우습게도 괴링에게 받은 돈도 위조지폐였다는 것이 밝혀진다.
- P73

마지막으로 당시 대부분의 초상화에서 측면이나 정면을 그리던 정형을 벗어나 몸은 약간 측면, 시선은 정면을 향하는 콘트라포스토 자세를 그린다. 편안하게 자세를 취한 그녀는 그림을 보는 이를마주 보며 웃는다. 〈모나리자>가 그려지기 전에는 어떠한 초상화도우리를 바라보며 미소 지어주지 않았다.
- P87

당시 대부분의 사람은 글을 읽지 못했고, 화가들은 글 대신 성경 내용을 설명하는 단순한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조토는 달랐다.
그는 자연을 관찰하고 사실적으로 표현한 최초의 화가이며, 사람의감정, 표정, 동작을 그녀 지식이 아닌 감징을 전달했다. 또 원근법이재발견되기 전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풍경, 건물과 같은 배경 요소를최초로 도입한다.
- P116

밀레는 들판을 노래한 화가였다. 작품에 담긴 밀레의 예술관이아닌 경매 전쟁, 해석의 논란, 20억 장 이상의 복사본 등 자극적인소재로 〈만종〉을 이야기하는 것은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것과 같지 않을까?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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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에포크, 인간이 아름다웠던 시대 - 셀럽과 스타가 탄생하고, 백화점과 루이 뷔통과 샴페인이 브랜딩의 태동을 알리던 인류의 전성시대
심우찬 지음 / 시공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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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제목에 대해서 딴지부터 걸고 싶다.

19세기말, 그 시대를 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대라고 부르는 건 그들 맘이겠지만,

그게 꼭 인간이 아름다웠던 시대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인간은 언제든 아름답고 또 언제든 추하다 

딱히 어느 시대라고 해서 특별히 더 아름답지도, 특별히 더 추하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19세기말의 유럽 역시 아름다움과 추함이 공존하는 시대일 뿐이다.

산업혁명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향유되었고, 또 한편으로 그것은 아시아 아프리카의 무수한 식민지를 착취한 결과였던 시절.

모든 것이 넘쳐나고 여기저기 돈이 뒹굴고 다니지만, 그 맞은편에는 극단적인 빈부격차로 가난한 이들의 삶은 비참하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였던 시절.

거기다가 제국주의 국가들간의 경쟁과 대립 역시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그래서 특별할 것 없는 시절.

다만 신흥계층인 부르조아들의 넘쳐나는 돈으로 인해 온갖 문화투자와 상품소비가 과하게 넘쳐 흘러 문화적 성취들만큼은 활발하던 시절이라고 할까?

산업이 그러했듯 문화에서도 온갖 실험과 새로운 생각, 새로운 표현들이 나오고 또 용인될 수 있는 여유가 있었을 뿐인 것이다.

다른 시대보다 좀 더 역동적이엇던 시대 이미지를 제목으로 붙이는 것이 오히려 책의 내용에 더 맞지 않을까?

그러면 책이 안 팔리려나? 


그래도 제목에 비해서 실제 책의 내용은 어느정도 균형을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제목에 딴지를 걸고 싶은 것은 제목이 주는 강렬한 이미지 덕분에 이 책과 이 시대에 대한 선입견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의외로 책은 벨 에포크 당시와 그 시대를 살았던 셀럽들에 대해서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그래서 오히려 당시의 분위기를 맘껏 느끼며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당대를 풍미했던 배우 사라 베르나르의 이야기부터 시작하는데 다행히 이 인물은 알폰소 무하를 읽으면서 익숙한 인물이다.

코르티잔인 어머니의 삶을 반복하거나 수녀가 되는 삶을 거부하고 자신의 힘으로 운명을 개척한다는건 이 시대 여성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을 것이다.

보석세공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르네 랄리크처럼 처음 듣는 이도 있지만 명품의 대명사처럼 얘기되는 루이 뷔통이 여행용 트렁크를 만드는데서 시작되는 탄생과정을 읽는 것도 흥미롭다. 

페미니즘의 태동과 각기 다른 운동들의 형태, 거기에 관여한 다양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은 더더욱 흥미롭다. 

구시대의 유물이면서 벨 에포크를 활짝 피게 만든 살롱문화를 이끌었던 여성들의 이야기 역시 마찬가지이고...

언제든 인간의 이야기를 읽는 것은 온전히 그 세계를 이해하게 하는 첫걸음이라는 것을 또다시 느끼게 해준다.


메리 메콜리프의 예술가들의 파리 4권짜리를 읽기 전에 워밍업삼아 선택한 책이었지만 이 책대로 이 시대의 분위기를 즐겁게 맛보기에 적절한 책이다.

또한 책의 곳곳에 당시의 음악과 영상들을 찾아볼 수 있는 QR코드를 같이 올려주어서 동영상과 음악과 함께 책을 읽는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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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0-10 17: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벨 에포크˝라는 어감이 멋진것 같아요. 프랑스어는 왠지 좀 고급스럽게 느껴져요 ㅎㅎ

바람돌이 2021-10-11 20:41   좋아요 2 | URL
그래서 프랑스어가 18세기 19세기 유럽 궁정어가 됐겠죠. 그 때는 궁정인들은 프랑스어로 얘기할 줄 알아야 제대로 된 귀족이라고 햇대요. ^^ 하지만 프랑스어가 성조가 좀 세잖아요. 그래서 말을 빨리하거나 하면 굉장히 시끄럽더라구요. 영화볼 때요. ㅎㅎ

프레이야 2021-10-10 20: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저자 책 <프랑스여자처럼>을 예전에 읽은 적이 있는데 이 책은 더더 스타일리스트다운 내용이네요.
인간을 통해 시대를 이해하려는 시도는 늘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되어요. 인간은 개별적이기도 하지만
보편적이기도 하니까요. 그나저나 워밍업 독서라니 계획 세워 읽으시나 봐요.
무조건 화이팅입니다, 바람돌이 님.^^

바람돌이 2021-10-11 20:43   좋아요 2 | URL
아 저는 이 저자 책은 처음이었어요. 패션쪽에서 일하시는 분이시라 그런지 일반 역사가들과는 좀 다른 시각들이 신선했습니다. 계획은 아니고요. 제가 한국인든 외국이든 근대쪽에 관심이 좀 많아서 보려고 찜해둔 책이거든요. 책탑들 사이 사이로 읽어야지 생각하고 있는데 언제 읽을지는 모르겠습니다. ㅎㅎ

붕붕툐툐 2021-10-10 21: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바람돌이님 대장정을 앞두고 계시는군요! 이번엔 어떤 작품일까 완전 기대됩니다~!!😍

바람돌이 2021-10-11 20:44   좋아요 1 | URL
대장정이라뇨. 앞에 읽었던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에 비하면 다 껌입니다. ㅎㅎ
지금 바로 파리의 예술가들 시리즈를 읽을 건 아니고요. 이번 달에는 제 2의 성을 조금씩 조금씩 매일 매일 읽어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 책은 아직 배송중이군요. 연휴가 길어서요. ㅎㅎ

초딩 2021-10-12 0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9세가를 멋지게 그리고 시원하게 이야기해주셨네요~~~
무하에 대해서 저도 읽고 싶어요 :-)
그리고 qr로 자료 링크를 삽입하는거 참 좋은 것 같습니다 ㅎㅎㅎ 편안한 밤 되세요~

바람돌이 2021-10-12 01:22   좋아요 0 | URL
19세기의 화가, 문학작가, 배우, 무희 등등 진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초딩님도 편안한 밤 되세요. ^^

희선 2021-10-12 0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벨 에포크 들어보기는 했지만 잘 모르기도 하네요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말을 본 적 있는 것 같기도... 어느 나라 사람이나 지나간 시간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옛날이 좋았어, 하고 말하기도 하니... 사람은 언제나 아름답기도 추하기도 하네요


희선

바람돌이 2021-10-12 01:20   좋아요 1 | URL
벨 에포크시대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대표적인 사람이 우디 앨런일까요?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가 딱 그 얘기잖아요. ㅎㅎ 저는 뭐 굳이 그 시대로 가고싶다는 생각은 안하는데 그래도 영화속에서 유명 작가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주인공을 보니까 좀 황홀할 거 같긴 하더라구요. ^^
 
작별하지 않는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장편소설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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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두 개의 눈으로 두 곳을 동시에 본다고 한다. 소설 속 등장인물 인선이 기르는 앵무새 아미의 이야기다.


귀를 기울이는 듯 꼼짝않고 갓등 위에 앉은 아미의 얼굴이 나를 향하고 있었다. 그의 한쪽 눈은 벽에서 움직이는 인선과 아미의 그림자를, 다른 쪽 눈은 유리창 밖 마당에서 저녁 빛을 받으며 흔들리는 나무를 보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두 개의 시야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건지 나는 알고 싶었다. 저 엇박자 돌림노래 같은 것, 꿈꾸는 동시에 생시를 사는 것 같은 걸까. (114쪽)


작가 한강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 사랑 맞지...

이것이 어떻게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 수 있을까?

새가 가지는 두 개의 시야처럼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또한 참혹한 고통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참혹한 경험을 안고 사는 사람은 이렇게 새의 두 눈처럼 사랑과 고통을 동시에 겪으며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심부름을 갔다 돌아오니 가족이 모두 사라져 국민학교 운동장에서 쌓여있는 죽음들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가족을 찾아야 한다는, 그래서 죽은 이의 몸이 차가워져 맨 빰에 눈이 쌓이고 피 어린 살얼음이 낀다는 걸 경험한 삶.

어린 여동생은 부상을 입은 채로도 도와줄 언니들을 찾아 집까지 기어왔다가 참혹한 모습으로 언니들의 품에서 숨을 거두고,

또 어떤 이는 청년이라는 이유로 홀로 동굴속에서 피신했는데 밤에 돌아와보니 온 마을이 불타고, 그 불꽃을 평생동안 기억해야 하는 삶.

그 삶을 놓지 못해 그 엄혹한 군사독재 시절에도 죽은 오빠의 뼈라도 찾고 싶었던 인선의 어머니.

이런 고통에 대해서 우리는 감히 무엇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소설 속 인선과 경하 역시 감히 그 기억을 마주하기 위해서는 손가락이 잘려나간 고통을 3분마다 다시 겪어야 하는 끔찍함이 필요했고, 경하는 눈보라에 갇힌 제주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헤매는 순간에서야 진심으로 마주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책은 어쩌면 나같은 평범한 독자가 감히 안다고 말할 수 없는 고통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현실을 살아가지만 항상 과거의 기억을 꿈속에서 반복하는, 고통스러운 기억을 끊어내기 위해 이불 밑에 줄톱을 깔고 잠이 들어도 기어이 찾아오고야 마는 기억들.

그래서 결국은 죽은 이들의 흔적이라도 찾기 위해 작은 단서라도 있으면 어떤 곳이든지 달려가 버리고 말게 되는...

인선의 어머니가 대구 형무소에서 죽었을지도 모를 오빠의 흔적을 찾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오랜 세월을 헤맸듯이, 인선의 아버지가 작은 단서라도 있으면 어린 여동생의 시체가 떠밀려왔을지도 모를 제주 어느 바닷가의 이야기를 찾아 헤매듯이, 그렇게 사랑은 고통이지만 그래도 사랑이므로 끊어낼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두 개의 시야를 살아가는 새들처럼 늘 사랑과 고통, 현실과 꿈의 세계를 부유한다.

두 개의 세계를 언제나 동시에 살아낼 수 밖에 없는 것일테다.


소설의 제목이 <작별하지 않는다>는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제대로 작별 인사조차도 못한 죽음들에 대한 슬픔, 그래서 작별하고 싶지 않은 가슴속에 꽉꽉 넣어두고 기억해야 한다는 의지, 그럼에도 너무도 고통스러워 차라리 버리고싶지만 결코 버려지지 않는 강렬함.

이 모든 것들이 모여 작별하지 못한다가 아니라 작별하지 않는다가 되었지 싶다.

작별하지 못하는 것은 고통이기만 하지만 작별하지 않는 것은 고통이면서 또한 사랑이기에.....


전작인 <소년이 온다>가 80년 광주의 기억을 길어올렸던데 비해,

이번 작품은 1948년 제주 4.3의 땅으로 독자를 이끌고 간다.

주인공 경하는 소설의 첫머리에서 광주를 쓰고 난 이후 겪은 고통을 이야기하는데 이는 오롯이 작가 자신의 이야기로 읽힌다.

그의 소설을 볼 때 이 작가가 얼마나 예민하고 섬세한지를 느낀다.

이런 사람이 오롯이 광주의 기억을 더듬었던 것은 그 시절을 스스로 살아낸 듯한 느낌이었지 싶다.

읽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운 기억을 마치 스스로 살아내는 것처럼 반복했다면 작가의 소설 이후 고통이 짐작가기도 한다.

어쩌면 이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역시 작가에게는 글을 쓰는 과정이 그 경험들을 자신의 경험으로 겪어내는 과정이었으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다.

왜 작가는 이렇게 고통을 스스로 체험하는 것일까?

책 뒷표지에서 문학평론가 신형철씨는  "누구나 노력이라는 것을 하고 작가들도 물론 그렇다. 그러나 한강은 매번 사력을 다하고 있다."라고 표현했다.

그 사력을 다한다라는 표현이 소설을 읽는 내내 가슴 중앙에 콱 박혔다.

작가가 정말 사력을 다해 이 글을 썼구나....

작품의 완성도와 상관없이 작가는 정말 죽을 힘을 다했구나....

그리고 앞으로 오랫동안 또 많이 참 많이도 아프겠구나....

소설 속 인선과 경하, 인선의 어머니가 겪은 그 고통들은 온전히 작가의 고통이겠구나 싶어 이 책을 이리도 쉽게 읽고, 마음이 아프다는 말만으로 맺어도 되는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작가님이 건강하시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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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1-10-10 17: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소년이 온다‘를 넘 힘들게 읽었는데 이 책도 읽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얼마 전 제가 페이퍼 올리면서 한국 작가들이 우리 역사에 대해 많이 써 줬으면 하고 바랬는데 한강 작가가 해주셨네요^^

바람돌이 2021-10-11 20:39   좋아요 1 | URL
저도 소년이 온다를 정말 힘들게 읽었는데 이 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문학적 완성도에서는 소년이 온다가 좀 더 좋았던거 같아요. 그런 점에서 조금 아쉬움이 남았지만 워낙에 고통을 서술하는 방식이 리얼해서 뭐라 다른 말을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붕붕툐툐 2021-10-10 21: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중반쯥 보다 일단 손 놓고 있었는데, 한강 작가는 사력을 다해 쓴다는 말이 너무 와닿네요.. 다시 손에 들어야겠어요~~

바람돌이 2021-10-11 20:39   좋아요 0 | URL
다 보고나면 음..... 우울합니다. 그래도 읽어야 한다는데 동의합니다. ^^

희선 2021-10-14 0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잊고 싶지만 잊지 못하고 잊을 수 없는 일이겠네요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제주 4.3 때도 많은 사람이 죽었군요 같은 나라 사람이고 사상 같은 것과 상관없는 사람도 많았을 텐데...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겠지요 그때에서 시간이 지나고 또 일어났네요 앞으로는 정말 같은 일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1-10-17 12:41   좋아요 0 | URL
정말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죠. 더 문제는 그 후로도 오랜 세월동안 희생자들이 오히려 죄인처럼 숨죽이고 살아야 했다는 거겠죠. 제대로 작별조차 못하고 추모조차 못하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