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8월에 다 읽었지만 아직 리뷰를 못쓴 책들.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책이 좋으면 좋을수록 리뷰쓰기가 너무 힘들다.

인문서들은 내용이 분명하니까 그래도 좀 나은데 특히 저 책탑에 있는 소설들

<나는 고백한다> <펠리시아의 여정> <모두 다 예쁜 말들>은 일치감치 내 인생의 책들의 반열에 오르고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너무 좋은데 그 좋음을 표현할 방법이 없어 안타깝고도 안타깝다.


좋은 책일수록 글을 잘 쓰고 싶다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쓰야지 하다보면 이렇게 리뷰 쓸 책들이 밀리고,

그러다보면 읽은 책들이 쌓여서 저 책탑이 막막 부담감으로 속에 콱 얹히게 된다.

이럴 때는 역시 꼼수다.

내 주제에 잘쓰기는 뭐...

능력이 안되면 한꺼번에 모아서 막막 좋다고 휘리릭 페이퍼 하나에 몰아주기!

그러고 깔끔하게 포기하고 나면 얹힌게 다 내려가고 마음이 막막 편해지면서 새 책을 향해 돌진하게 되는 나는 꼼수의 대마왕!

저렇게 쌓아놓고 보니까 역시 민음사판은 책등도 구리다.

역시 표지성애자인 내게는 문학동네! 책등조차도 산뜻하구나.... ㅎㅎ

두권은 도서관 책인데 <모두 다 예쁜 말들>은 빌려보는게 아니었어라고 후회하고 있는 중이다. 

표지가 책등이 구려도 책은 너무 좋은걸 어떡하리오!!!



















이름도 처음 듣는 작가 자우메 카브레의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순전히 100% Falstaff님과 잠자냥님의 강력한 뽐뿌때문이었다고 쓰다가 덕분이라고 고친다.

그리고 Falstaff님을 따라 나도 외친다. 이런 작품을 명작이라고 부른다고......

바이올린 '비알'을 매개로 14세기 종교재판과 나치의 홀로코스트, 스페인의 프랑코 독재시기를 엮어내면서 인간을 옭아매는 빠져나갈 수없는 거대악의 존재를 너무도 절묘하게 묘사한다.

작가가 각각의 악을 교차시키는 순간들은 너무나도 절묘해서 시대와 상황이 달라져도 인간들이 행하는 악의 본질은 결국 같다는 것을 절절하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악을 행하는 그들의 머리속에는 도대체 무엇이 있는가?

때로는 신의 뜻을 지상에 구현하는 것, 또 때로는 민족의 번영을 위해서 - 그 거대한 신념이 무엇이든지 이런 이데올로기에 갇힌 인간들은 자신이 무엇을 행하든 그것은 거대 종교, 거대 이데올로기에 의해서 정당화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것만이 다는 아니다.

진실로 인간의 악함이 정점에 이르는 것은 이런 신념이 개인의 욕망과 교차하는 지점이다.

유부녀를 강간하고 그것을 신의 뜻으로 만들고자 하는 사제나, 바이올린 비알을 차지하기 위해 서슴없이 총을 쏴 살인을 저지르는 나치 의사나 그들의 죄악은 신의 대리인, 민족의 전사라는 이름앞에 얼마든지 정당화 시킬 수 있다.

그곳에서 인간의 양심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해져 버린다.


그렇다고 모든 인간이 이렇게 악의 그물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아닌데, 도대체 인간은 어떻게 악인이 되는걸까?

작가가 그려내는 또 다른 악인은 주인공 아드리아의 아버지, 그리고 평생의 친구 베르나트이다.

아드리아의 아버지에겐 어떤 거대 종교든 이데올로기든 다 상관없다.

물욕이든 명예욕이든 자신의 욕망 충족을 위해 타인을 희생시키고, 배신하는 인간들.

죄책감이란것은 너무도 비루해서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죄책감이 커지면 인간은 자기합리화를 시작하는 법이다.

그 순간 인간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종교재판관이 되어 아무렇지도 않게 타인을 고문할 수도 있고, 나치가 되어 타인을 거리낌없이 살해할 수도 있다.

어떻게 악이 탄생하는가를 이토록 유려하게 그려낸 책을 다시 볼 수 있을까?

나의 짧고 비루한 글이 이 훌륭한 책을 읽는데 방해가 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래서 소녀는 OO이 되었다.

책을 읽을 때, 특히 이런 식으로 주인공이 무슨 목적에서든 여행을 떠날 때 독자들이 기대하는 기본 문법이 있다.

해피엔딩이든 아니든 그건 상관없이, 책 속의 여정을 통해 어떻게든 주인공이 내적 성장을 이루리라는 기대 말이다.

책 소개를 보면 이 책은 성장소설이 아니라고 그렇게 광고를 하는데도 사실 책을 읽다보면 "그래 그래 펠리시아! 네가 조니를 만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너는 살아갈 수 있어. 이런 어려움을 겪어내고 있잖아"라고 하면서 펠리시아의 성장을 응원하고 있게 된다.

이 책의 압권은 그런 독자들의 기대를 여지없이 배신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책을 덮고 다가오는 그 먹먹함을 되씹어보면 맞아 이게 현실이지. 이것도 삶의 한 방법일뿐이야. 

펠리시아 네가 만난 사람들을 생각해봐.

그들도 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라고 읊조리게 되는 것이다.


요람에서부터 무덤까지라는 구호로 대변되는 영국의 복지정책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구조조정과 민영화가 몰아치던  대처수상 재임시절이 배경이 아닐까 싶다.

아일랜드의 소녀 펠리시아는 공장이 문을 닫으며 직장을 잃었다.

펠리시아만이 아니라 주변에는 실업자들이 넘쳐난다.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겐 더 이상 이념도 민족도 중요하지 않다.

펠리시아가 찾아 헤매는 아이의 아버지 조니가 아일랜드의 적인 영국 군대에 입대하는 것은 취직을 위해서일뿐....

먹고 살아야 한다는 명제 앞에 오랜 세월 묵은 이념은 힘을 잃는다.

아일랜드만이 아니라 영국이라고 해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작가는 이 책을 "선"에 대한 책이라고 했는데, 현실의 선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펠리시아가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악의를 가지고 그녀를 대하는 것은 아니다.

힐디치씨조차도 나름의 선의를 가지고 그녀를 돕는다.

이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펠리시아는 타인의 이런 선의에 의해서 구원받을 수 있을 것인가?

펠리시아에게 필요한 선의는 그들의 선의와 다르다는 것이, 그래서 선함이란 무엇인가? 다른 사람을 돕는 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대처리즘에 의해 황폐해가는 영국의 풍경과 함께 곱씹어보게 되는 소설.

읽을 때보다 읽고 난 이후의 여운이 훨씬 오래 가는 그런 소설이다.



















코맥 매카시를 일컬어 서부의 세익스피어라고 하는데 나는 세익스피어를 제대로 읽지 못해 이 평가에 대해서는 판단을 할 수가 없다.

다만 이 책 한권만으로도 코맥 매카시는 누구에 빗대지 않아도 그 자신으로 충분히 이름값을 날릴만하다고 단언한다.

압축한다면 한 서부 소년의 성장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읽지 않았다.

왜냐하면 주인공 소년 존 그래디는 이미 충분히 내면과 외면이 모두 성장한 너무 훌륭한 인물이므로.....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남겨준 농장에서 소를 키우고 말을 타는게 소원인 소년.

하지만 아버지와 어머니는 각자 알아서 이혼하고, 농장을 물려받은 어머니는 이제 퇴락해서 수입도 얻을 수 없는 농장을 경영하고 싶은 생각이 일도 없는 상황.

열여섯 살 카우보이 소년은 자신이 하고싶은 무언가를 찾아서 길을 떠난다.

친구 롤린스와 그의 말 레드보와 함께.

전형적인 성장소설의 외형을 취하지만, 사실상 길을 떠나는 순간 바로 소년은 더 이상 소년이 아이라 자신의 이름 존 그래디로 명명되는데 이는 그가 독립적인 하나의 인간으로 이미 출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텍사스에서 국경을 넘어 멕시코까지, 그리고 멕시코의 한 농장에 취직해 말을 다루는 그의 능력으로 농장주인에게 신임을 받고, 농장주의 딸과 연애를 하고, 하지만 그 연애 때문에 엄청나게 고통스러운 위기에 빠지고,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다시 떠나는 순간까지.....

아! 이 얼마나 뻔한 스토리인가?

그러나 조심하시라!

문학작품의 스토리는 진짜 핵심의 1%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니 말이다.

존 그래디가 여행하는 황량한 서부의 풍경은 그의 내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풍경과 주인공의 마음이 하나로 녹아드는 서술들은 작가가 얼마나 글을 잘 쓰는지 확실하게 느껴지게 해준다.

또한 존 그래디의 연애는 뻔했지만 헤어짐은 특별하여, 그는 나의 최애 캐릭터로 등극한다.

또한 고향으로 돌아오기 전 그가 저지르는 위험천만한 모험에서는 이 소년이 자신의 삶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강인하게 자신의 꿈을 지키고 싶어하는지 절절하게 느끼며 어느새 응원하게 된다.

그래 존! 네 이름은 너무 너무 평범하지만 넌 절대 평범하지 않아!

서부 영화의 모든 뻔한 장면들이 등장하지만 어떤 장면도 뻔하지 않다.


고향으로 돌아온 친구 롤랜드는 이제 지쳤고, 그냥 주어진 삶을 받아들이며, 여긴 썩 괜찮은 나라야라고 말한다.

하지만 존 그래디는

그래.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나의 나라는 아니야.


맞다. 그는 여전히 자신의 삶을 찾고있다.

존 그래디라면 그것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아름다운 인간 존 그래디를 만나라고 누구든 붙들고 얘기하고 싶어지는 소설이다.


















내 여행계획서에는 온갖 역사적인 건물과 미술관 박물관으로 꽉 차 있다.

가끔 괜찮은 그곳만의 공연이 있으면 공연을 예매하기도 한다.

바르셀로나에 갔을 때는 너무도 재미없는 공연을 오로지 극장 내부를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이유로 예매하기도 했었다. 덕분에 공연 내도록 졸았다. ㅠ.ㅠ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여행기이다.

책의 시작은 알타미라, 라스코, 그리고 프랑스의 쇼베에서 시작한다. 

이곳의 동굴벽화들은 구석기인들에 대한 우리의 이미지를 산산조각낸다.

먹고 사는 생존의 문제가 가장 절박한 시기에도 인간은 예술적 행위를 했다.

우리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는 그 예술을 이해함으로써 어떤 도시, 어떤 역사 그리고 그 속을 살아가는 인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저자의 여행은 바로 그 예술을 통해 도시를 이해하고, 인간의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인간들간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찾고자 한다.

멋모르고 떠났던 첫 여행과 두번째 다시 가게 되는 도시들의 모습이 다르게 다가옴을 보여주면서 생각하는 여행이, 예술과 함께 하는 여행이 더 풍부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책을 읽다가 나는 어디를 다시 가고싶지라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 되는데,

이미 캄보디아의 씨엠립은 너무도 다시 가고 싶어서 유일하게 두번 갔다온 도시였다.

그러면 그 다음은? 아마도 이스탄불? 

아야 소피아와 블루모스크, 보스포로스 해협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그 호텔 옥상바에서 맥주를 마시고 싶다.

















"모든 팔레스타인 사람을 쫓아내 주세요. 그들은 위험하므로 먼저 죽이세요."

"나는 내 운명을, 아니 팔레스타인의 운명을 알아요. 난 한 명이라도 이스라엘 사람을 죽이라고 태어났어요."

"저는 커서 아빠처럼 해적이 되어 외국 배를 많이 납치할거예요"(소말리아)

대학교에 가고 싶어서 미군에 입대하는 17살의 미국 청년들, 

형의 죽음을 앞에 두고 반군에 가담하는 아이들


세계는 끊임없이 싸우면서 얼마나 많은 아이들을 증오와 복수로 몰아넣고,

또 그들을 처참하게 희생시키는가?

국제전쟁 전문 pd가 자기 아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은 것들, 

마지막 로힝야족 학살을 방관한 아웅산 수치여사의 예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인권의식이란 공부하고 고민하지 않으면 만들어지지 않음을 염두에 두고 쓴 책이다.

또한 내가 살고 있는 곳과는 전혀 상관없는 먼곳이라 생각하지만 그것이 얼마 안된 미래의 내 문제와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국제문제에 관심을 호소하는 글이기도 하다.

아프간사람들이 입국한 이 즈음에 어른도 아이들도 같이 보면서 평화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관심가지고 도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위 모든 책들은 별 5개가 아니라 10개도 주고싶은 책들!

그런데 이렇게 리뷰를 대충 몰아쓰는 이유는?

역시 책을 읽고 싶어서.... 쓰는 것보다 읽는 것이 여전히 좋다.

더군다나 지금 내가 들고 있는 책은 

















에밀 졸라에 프로이센-프랑스 전쟁과 파리코뮌이 배경이라지 않는가?

예약주문 감질나서 왠만하면 안하는데 이 책은 바로 예약주문해서 따끈한 상태로 받았다.

자국이 패한 전쟁을 어떻게 그려낼지 기대되고, 다락방님이 말한 저 병사의 코브라자세는 도대체 무엇때문인지도 궁금하고...

빨리 보고싶은데 자꾸 외출할 일이 생기네.... ㅠ.ㅠ


어쨋든 한 권 읽고 나면 한 권 리뷰쓰기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번에 실패했으니 오늘부터 1일차 다시 시작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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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8-28 15:11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의 패주 읽기 화이팅이요!! 💪

바람돌이 2021-08-28 15:45   좋아요 5 | URL
넵 화이팅 해야 되는데 지금은 또 집안일로 거제도 가는 중입니다. ㅠㅠ

2021-08-28 15: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1-08-28 15:48   좋아요 5 | URL
항상 좋은 책은 넋을 놓고 본다는거요. 책읽을 때 노트흫 옆에 두는거 좋을듯요. 이번에 알라딘 굿즈로 받은 노트를 어디에 쓸까 고민했는데 미미님이 말한 방법으로 실천해보겠습니다. ㅎㅎ 오늘로 역시 1일차!!! 아자 아자 기합!! ^^

mini74 2021-08-28 15:42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나는 고백한다 간증시간 ㅎㅎ 그만큼 좋았던거 같아요. 폴스타프님 출판사에서 소고기라도 사주셔야 됨! 매카시 책 막 읽고싶어지네요. 황량한 서부의 풍경이라니 *^^*

바람돌이 2021-08-28 18:10   좋아요 5 | URL
간증시간 맞네요. 이 책 진짜 노무 좋아요. 민음사에서 폴스타프님에게 한우로 사야한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매카시 책 모두 다 예쁜 말들 정말 너무 좋아요. 책의 후반부에 가면 왜 제목이 모두 다 예쁜 말들인지 나온다죠. 저는 감동 먹었어요 더 이상은 스포니 패스. ㅎㅎ

얄라알라 2021-08-28 23:39   좋아요 0 | URL
동감합니다. 저도 하루 5번 이상 머릿 속에 ˝패주, 패주, 패주˝ 단어가 떠오르는데, 그 시발점은 폴스타프님이시니!

scott 2021-08-28 15:4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이 페이퍼에 올려 주신 모든 책들 저도 읽고 감동 받은 책들! 한권 읽고 리뷰 한편쓰기 응원 합니다!

바람돌이 2021-08-28 15:53   좋아요 5 | URL
역시 스콧님은 다 읽으셨을줄 알았어요. 안본 책을 말하는게 더 빠를듯... 진짜 좋은 책은 역시 대부분이 좋은가봅니다.

새파랑 2021-08-28 17: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완전 멋진 페이퍼네요~!! 작품별로 따로따로 쓰셨어도 완벽한 리뷰였을텐데~!!

그런데 작품이 너무 좋으면 리뷰쓰기가 더 어렵긴 하더라구요. 얼마나 좋았는지 표현하고 싶어서 잘 쓰고 싶은데 그게 참 힘들긴 하더라구 🤣

바람돌이 2021-08-29 00:47   좋아요 1 | URL
그럴리가요. 그런데 잘 쓰야 한다는 마음을 딱 비우고 그냥 좋다고 좋다고 쓰야지 하면 맘이 완전 가벼워지면서 어땠든 써지더라구요. ㅎㅎ 작품이 너무 좋으면 지나 뭐라고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저만 그런거 아니라서 완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붕붕툐툐 2021-08-28 18: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요즘 몰아쓰는 재미가 들려서 그동안 왜 몰아쓰지 않고 고지식하게 한권씩 쓰려고 했나 싶은데~ㅎㅎ
와~ 바람돌이님도 엄청 빨리 읽으시는군요! 소리 소문 없이 저 책들을 다 읽으시다닛!!
그리고 혹시 거제도 가시는 일 때문에 바쁘셔서 잊으셨을까봐 알려드리는데, 주말 지나면 곧 9월 1일 와요~😁

바람돌이 2021-08-29 00:49   좋아요 2 | URL
우와 툐툐님 능력자! 몰아쓰는 것이 더 좋다니 그 부담감을 없앤건 역시 명상의 힘인가요? ^^
방학이라서 좀 많이 읽어졌어요. 하지만 역시 목표는 목표였답니다. ㅎㅎ
마의 9월 1일을 잊을리가요. 요즘 매일 분초를 세면서 울고 있습니다. ^^

stella.K 2021-08-28 18:44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좋으면 좋을수록 리뷰쓰기가 너무 힘들다. 완전 동감요!
민음사 세계문학 구린 것도 동감입니다.
그래서 웬만해서 잘 안 사는데 <나는 고백한다>는 다른 출판사에선 안 나오니
안 살 수가 없겠더군요. 아직 사진 않았지만.ㅋ
잘 쓰셨네요.^^

바람돌이 2021-08-29 00:52   좋아요 5 | URL
stella.K님 같은 분도 책이 좋을수록 리뷰 쓰기가 힘들다니 완전 안심이 됩니다. ^^
민음사 세계문학은 표지도 맘에 안들지만 저는 그 세로로 긴 판형과 가독성 떨어지는 활자체까지 다 맘에 안들어요. 번역은 제가 논할 주제가 안되니 논외인데 가끔 번역 문제도 많이 나오더라구요.
그래도 나는 고백한다는 번역 좋아요. 민음사판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 슬퍼하면서 사는 사람입니다. ^^

책읽는나무 2021-08-29 07:1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나는 고백한다와 펠리시아의 여정...너무나도 좋은 평들이 많아 저도 9월 구입목록에 미리 찜해 놓았어요..너무 좋게 읽으면 리뷰 쓰기 막막함!! 바람돌이님 비롯해 다들 그런 부분들이 있으시군요?^^ 저는 어찌 써야할지 몰라 아예 기록하지 않기도 하고,기록해도 더 유치하게 좋네요~좋아!!! 이런 수준이 되는 것 같더라구요ㅋㅋ 왜 있잖아요? 이거 좋은데 뭐라 말로 할 수가 없네?진짜 좋은데?...뭐 그런 늬앙스의 광고가 갑자기 떠오르네요ㅋㅋ
어쨌거나 바람돌이님의 리뷰는 멋집니다.또한 책을 읽고 감동 받으신 그 기분 고스란히 전해져 올리신 책들 다 사고 싶은 뽐뿌 글이에요ㅋㅋ
코브라 자세 책이랑 두 번째 도시~모두 다 예쁜 말들책도 장바구니 담아야 하나?고민중입니다ㅜㅜ

바람돌이 2021-09-02 10:08   좋아요 1 | URL
이거 좋은데 뭐라 말을 할수가 없네 딱 맞아요. ㅎㅎ 이번에 본 책들은 다 너무 좋아서 역시 알라디너님들의 추천은 후회가 없구나 감탄하며 읽었었습니다. 코브라 책과 모두 다 예쁜 말들 중 저는 솔직히 모두 다 예쁜 말들이 더 좋았습니다. 나는 고백한다와 모두 다 예쁜 말들이 1등을 다툽니다. ^^

희선 2021-09-01 00: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음에 드는 책만 읽으셔서 기분 좋으셨겠습니다 그래도 읽을 책은 여전히 많을 듯하네요 책은 끊임없이 나오는군요 여기 쓰신 책 다 즐겁게 보신 듯하네요 소설에서는 누구나 조금은 자라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벌써 자란 아이도 나오다니... 사람은 언제까지나 자라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바람돌이 님 구월 즐겁게 맞이하세요


희선

바람돌이 2021-09-02 10:11   좋아요 2 | URL
요즘은 10%쯤 읽었는데 아 이건 아니다 싶은 책이 있으면 바로 던져버려요. 전에는 일단 손에 든 책은 다 읽었는데 굳이 재미없는 책을 꾸역꾸역 읽어야 할 이유가 없더라구요. 세상에 재미있는 책이 너무 많아서.... 그래서 저 책들은 모두 마음에 드는 책들입니다. ㅎㅎ
희선님도 9월 즐겁게 맞으세요. ^^

scott 2021-09-10 15: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의 책탑 이달의 당선 추카 합니다
개학 하고 바쁘신데
건강 잘 챙기세요 ^ㅅ^

Falstaff 2021-09-10 16: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를 왜 안 읽었을까.... 따져보니까, 토요일에 올리셨네요!
ㅋㅋㅋ 나는 고백한다에 제 이름도 올라가서 더욱 기분좋군요!!!

새파랑 2021-09-10 16: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책탑한번 더 쌓으시겠네요. 축하드려요 😆

그레이스 2021-09-10 16: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

mini74 2021-09-10 16: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

coolcat329 2021-09-10 17: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탑 페이퍼 참 뜨거웠죠~~축하드립니다

희선 2021-09-11 00: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 님 축하합니다 여기 쓰신 건 다 즐겁게 읽은 책이었네요


희선

초딩 2021-09-11 1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이달의 페이퍼 당선 축하드립니다~
:-)

모나리자 2021-09-11 16: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바람돌이님~^^
 
부룬디 기호로로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2년 6월
평점 :
품절


내가 잘못내렷나? 커피의 깊은 맛이 안느껴져. 모든 맛이 뭉뜽거려져 맹숭맹숭한 느낌. 밍밍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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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8-28 0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뭐 그럴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지가 기껏해봐야 기호식품 밖에 더 됩니까? ㅋㅋㅋㅋ

바람돌이 2021-08-28 12:38   좋아요 3 | URL
그렇죠. 기껏해봐야 기호식품인데 저는 왜 커피맛에 맨날 목매다는지.....ㅋㅋㅋ

붕붕툐툐 2021-08-28 19: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커피 탓을 하지 않고 자신의 기술 탓을 하는 아름다운 람돌님~♡

바람돌이 2021-08-29 01:01   좋아요 2 | URL
투덜이한테서도 칭찬할 점을 찾아내는 툐툐님 만세!!!
사실 막 불평불만을 쏟아놓으려다가 다른 분들이 다 맛있다고 해서 극소심해진게 저 100자평입니다. ㅎㅎ

얄라알라 2021-08-28 23: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툐툐님!!! 저 자야하는 데 툐툐님 댓글 읽고 웃다가 잠이 깼어요 ㅎㅎㅎ 커피 탓을 하지 않고 자신의 기술 탓을 하는 아름다운 ^^

바람돌이 2021-08-29 01:02   좋아요 2 | URL
툐툐님이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니라요. 저도 툐툐님 댓글보고 막 웃었습니다. 우리 툐툐님 너무 사랑스러워하면서.... ^^

붕붕툐툐 2021-08-29 09:07   좋아요 2 | URL
북사랑님, 람돌님~ 아이 참~♡♡
(여기서 받을 사랑 다 받는 툐툐❤)

얄라알라 2021-08-28 23: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하이드님 페이퍼 보고, 오늘 하루 종일 커피 참다가 20분 전에 마셨어요. 기껏해야봐야 기호식품이 아니라 제겐 중독유발식품인듯.

바람돌이 2021-08-29 01:02   좋아요 2 | URL
이미 저는 중독의 늪에 푹 빠져서 하루 최소 3잔을 기본으로 삼고 있습니다. 아침에 커피 안마시면 잠이 안깨요. ㅠ.ㅠ
 

바로 그때 무함마드의 장례식에 앞서 살해당한 이스라엘 아이들의 엄마들이 나타났어. 그들은 팔레스타인 엄마를 위로했고 또같이 부둥켜안고 슬퍼했지. 엄마는 이 숭고한 분위기에 취재를하다가 울컥했어. 그리고 양측의 무력 충돌은 해답이 아니라는이스라엘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들려왔단다. 일부 야당 인사와 시민 1,000여 명이 모여 시위와 행진을 했지. 이날 시위에서 유대인과 아랍인의 공존을 모두 원한다는 피켓이 있었단다. 사람들은
"대다수 유대인 아랍 사회는 이에 동의하지 않고 평화롭게 살기를 원한다" 라고 소리쳤어. 이날 유대인 성직자들도 시위에 참가했는데 "유대인은 복수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의 언어가 아니다"라며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설교했어.
- P210

프리타운에서 만난 코바도 스무 살의 소년병 출신이었어. 그는
"시에라리온의 다이아몬드가 모두 고갈되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내 아들은 나 같은 소년병이 되지도 않을 거고요. 우리는 이 세상 다이아몬드가 다 없어질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라고 내게 말했지. 시에라리온 사람들에게 다이아몬드는 그저 가슴 아픈 상처를 주는 슬프고 더러운 돌멩이일 뿐이란다.
- P226

따라서 해적 문제가 해결되려면 먼저 소말리아가 정상으로 돌아와야 해, 현재 소말리아는 정부가 있지만 정말 무늬만 정부지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식물 정부 상태란다. 정부와 국민 모두 피폐해 있는 소말리아가 다시 정상적인 상태가 되어야 우리 어선도안심하고 소말리아 인근 해역을 지나가며 고기를 잡을 수 있어.
엄마는 이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너희가 기억해 주길 바란다. 엄마는 그 현장을 생생하게 보면서 미래에 마린보이를 꿈꾸는 우리 아이들을 걱정하게 되었어. 너희 중 누군가가 배를 타고 오대양을 누비는 바다의 꿈을 꾼다면 어른들은 그걸 이뤄지게 해 줘야 하잖아. 그래서 엄마가 소말리아 해적을 취재하고 또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는거야. 해적에게 납치되는 사건은 엄마 세대에만 일어나는 사건이되길 바라면서 말이야. 너희는 영화나 동화 속에서만 해적을 보는 세대이면 좋겠구나.
- P252

콜롬비아에서 시민단체가 공정무역을 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아니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해. 마약 밀매업자들이 끊임없이 농부들과 시민단체에 살해 위협을 하기 때문이야.  - P274

아직도 콜롬비아는 민족해방군(EIN) 등 작은 반군 단체나 마약 범죄 조직과 교전을 벌이고 있지만 이런 노력이 반드시 빛을 발할 거라 생각해. 평화는 그냥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야. 서로가 평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만 지킬수 있지. 인간은 언제든 잘못을 할 수 있지만 다시 바로잡는 것도인간이란다. 그것이 인간의 품격이고 특권이야.
- P277

나는 수 치 여사를 보며 아무리 민주화 투사라도 정의를 제대로 보고 배우지 않으면 언제든 저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단다. 수 치 여사는 아웅 산의 딸로서 살았고 영국에서 공부했지만 인권 의식을 제대로 배우지는 못한 듯해. 배우지 않으면 알 수없는 거야. 세계는 민주화 투사의 배신이라고 말하지만 원래부터수 치 여사는 로힝야족의 인권에 대해 배울 기회가 없었던 것이란다. 세상 사람들은 수 치 여사가 모든 것이 훌륭할 거라고 막연하게 기대했으니 배신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정의는 머리로 일더라도 가슴으로 느끼지 못하면 아무 소용 없단다. 그래서 엄마는너희에게 ‘정의‘와 ‘인권‘을 제대로 잘 알려 주고 싶어. 배우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그 의미를,
-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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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8-27 16: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 님까지 이 책을?
저도 꼭 살 꼬예용...
정리해 주신 글, 감사히 읽겠습니다. ^^

바람돌이 2021-08-27 23:15   좋아요 1 | URL
이건 그냥 밑줄긋기인걸요. 저도 이 책은 사서봐야겠다 싶어서 바로 샀어요. ㅎㅎ

페크pek0501 2021-08-28 12:27   좋아요 0 | URL
어제 이 책을 주문하면서 바람돌이 님한테 땡스투, 했답니다. ㅋㅋ

바람돌이 2021-08-28 12:38   좋아요 1 | URL
아 땡스투!!! 저는 왜 주문할 때마다 그 땡스투를 자꾸 잊어먹는지.... 반쯤은 하고 반쯤은 까먹습니다. ㅠ.ㅠ
페크님 감사합니다. ^^
 









이번 달에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를 완독하면서 오래전에 읽었던 로마인 이야기를 많이 떠올렸다. 

로마를 소재로 한 책들 중 아마 가장 많이 팔린 것이 이 두 시리즈 아닐까?

특히 로마인 이야기는 한길사를 먹여살린다는 말도 있었으니.....


이 두 시리즈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비교할 능력은 없다.

그럼에도 이 두 시리즈를 모두 읽고 난 이후 내 나름의 비교는 한번 해보고 싶다.

단적으로 이 둘을 평가하자면 

역사를 빙자한 소설 <로마인 이야기> / 소설로 되살린 로마 공화정의 역사 <마스터스 오브 로마>라는 말로 정리하고 싶다.


역사를 빙자한 소설 <로마인 이야기> -로마제국 찬양사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는 역사서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소설을 읽는것처럼 재미있다.

아 이 말은 약간 문제가 있는데 정확하게 얘기한다면 이 역사책은 소설로 읽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생각한다.

이 시리즈의 배경은 로마건국부터 서로마제국 멸망까지 로마제국 전 시기를 다루고 있는데,

내가 제목을 다시 붙인다면 <로마제국 찬양사>라고 붙이고싶다.

이 시리즈에서 다루어지는 로마인들은 그야말로 합리적이고 공정하며 훌륭한 인간들의 표상이다.

그들이 로마 제국을 건설해가는 과정은 한마디로 온 유럽에 문명의 빛을 전달함으로써 야만인들을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처음 시리즈의 4권정도 읽을 때까지는 우와 시오노 나나미 대단하다.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면서 감탄 감탄하게 된다.

그런데 읽어갈 수록 뭔가 이상하다.

이거 분명 역사책인데?

왜 로마인들은 모두 훌륭하지?

로마가 제국을 건설한다는 것은 분명히 정복전쟁을 한다는건데, 왜 로마인 이외의 다른 민족들은 모두 야만적이고 이상하고 그럼으로써 로마로부터 구원을 받는것으로 보이지?

특히나 4권과 5권 카이사르에 이르면 뭐라 붙일말이 없어진다.

카이사르는 완벽 그자체이고 이후 모든 인물의 평가준거가 되어진다.

시오노 나나미는 100% 로마의 입장, 아니 로마제국의 입장에서 책을 서술한다. 너무나도 편파적으로...


우리가 역사왜곡이라고 하면 흔히들 역사적 사실에 대해 거짓을 말하는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역사왜곡에서 그런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팩트는 그대로 가져온다.

다만 자신이 원하는 팩트만 가져와서 편집을 하는 식으로 역사왜곡이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뒤로 갈수록 뭔가 묘하게 기분이 나빠지는건 바로 그 지점이다.

시오노 나나미에 대해서 대동아공영권을 주장했던 일본 제국주의를 옹호하는게 아니냐는 비난이 한때 돌았던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로마제국과 일본제국

제국은 선이고,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이고, 그 제국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카이사르같은 인물은 거의 신적인 영웅이고......

실제로 작가가 일본제국주의의 꿈을 로마 제국에 투영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책을 읽다보면 그런 의심을 하지 않을수가 없다.


그러므로 이 책의 클리아막스는 사실상 5권이다.

공화정이 무너지고 로마 제정이 시작되는 지점까지 정말 숨가쁘게 작가는 모든 필력을 다 발휘하고 있다.

정말 소설처럼 절정을 향해 치닫던 서술이 드디어 로마제정의 시작이라는 궁극의 목표에 도달했으니, 이후의 이야기는 그냥 김빠진 맥주일뿐 심심하다.


어쨌든 이 책을 읽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냥 딱 5권까지, 그리고 역사라고 생각하지 말고 소설이라고, 특히나 카이사르라고 하는 인물의 가슴벅찬 영웅서사를 읽는다고 생각하시면 재밌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류역사에서 한번도 없었던 절대선을 찾는게 무슨 역사일까?




소설로 되살린 로마 공화정의 역사 <마스터스 오브 로마>


전체 22권(소설은 21권, 마지막 한권은 가이드북), 총 페이지 9502쪽 - 다행히 1만페이지는 안된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시대는 로마 공화정이 삐걱거리기 시작하는 마리우스 시대부터 술라를 거쳐 카이사르, 옥타비아누스로 이어지면서 결국 로마공화정이 무너지고 로마제정이 시작되는 지점까지이다.

어떻게 보면 로마 역사에서 가장 역동적인 클라이막스를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소설이다. 

그럼에도 내가 로마 공화정의 역사라고 하는건 이 책이 픽션과 사실을 정말 아름답게 결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시오노 나나미가 그리고 있듯이 그렇게 목표를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가지 않는다.

온갖 사건과 인간군상들의 욕망과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킨 가운데 그들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너무나도 복잡하게 전개된다.

이 소설에는 엄청나게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물론 분량면으로 본다면 카이사르가 가장 많겠지만, 그렇다고 카이사르에게 편중되었다고 할 수 없다.

잠시 등장하는 인물이라도 작가는 애정을 쏟아 그의 인간으로서의 내면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 책속의 어떤 인물에게도 공감하고 그의 마음결을 느낄 수 있다

그만큼 인물묘사가 탁월하다.

여기에서만 본다면 그저 소설이라고, 훌륭한 소설이라고 하겠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지금의 우리들보다 훨씬 즉자적이고 직접적이며 본능이나 탐욕에도 적나라한 그들의 글이나, 그들이 자신의 목표를 관철시키기 위해 주변 인물이나 평민들을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보다보면 인간세상이란게 원래 이렇게 복잡한게 맞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또한 그런 무수히 많은 욕망의 교차속에서도 시대적 요구가 어떻게 자신을 관철시켜 나가는지 그 흐름을 찾을 수 있다.

또한 작가는 로마인이 주인공이지만 로마인이 아닌 사람들의 시각이나 생활 관점도 놓치지 않는다.

로마인 이야기와는 다르게 그들은 여기서 그저 로마인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일뿐이다.

또한 로마의 지배에 동화되는 사람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끝까지 자신의 전통과 생각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중 무엇이 옳은가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이 책속이 로마인이 어떻게 생각하고 생활하고 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활용하는 것이 무수히 많은 편지글과 연설문들이다.

이 많은 글들을 어디서 어떻게 찾아냈는지 신기할만큼 많은 그들의 글과 연설이 등장한다.

이 글과 연설들이야말로 이 소설의 백미다.

쉽게 번역된 그 연설들을 통해서 독자는 로마인의 생각과 직접 맞닿을 수 있다.

때로는 감탄하고 때로는 포복절도하면서 적나라한 그들의 생각을 만나는 시간은 정말 유쾌하다.


또한 당시의 지리, 도시모습, 생활풍속, 여성관 등이 손에 잡힐 듯이 머리에 들어온다.

얼마나 많은 사료를 읽고 그것을 재현해냈는지 그 수고를 짐작하기도 어렵다.

이 책을 읽고 로마의 포로 로마노에 갔을 때 정말 맞아 이쯤 원로원 의사당이 있어야 해, 여기가 귀족들이 주로 살던 팔라티노 언덕이구나, 카이사르가 태어났던 교차로는 여기쯤일까라면서 어느 순간 당시의 로마를 짚고 있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

그만큼 로마라는 도시의 재현은 탁월하다.

동시에 다른 지역들에 대해서도 대충 넘어가지 않는다.

로마인이 중심이기 하지만 로마인과 다른 생활풍속, 다른 생각들을 보여주면서 독자를 그 현장으로 이끈다.


누군가 만약 <로마인 이야기>와 <마스터스 오브 로마> 중 무엇을 볼것인가를 고민한다면, 나는 무조건 마스터스 오브 로마를 권한다.

소설과 역사의 탁월한 결합이 마스터스 오브 로마에는 있다.

그 이후 로마인들으 찬양할지 말지는 독자의 선택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찬양사를 주구장창 듣다가 끌려가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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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08-26 15: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이 긴 책들을 다 읽으시고 이렇게 좋은 글을 써주셔서 감동받았습니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당시 로마의 거의 모든 것을 담고 있군요. 특히 비중이 적은 인물에게도 작가의 애정이 보인다니 더 읽고 싶어집니다. 역사와 소설의 아름다운 만남! 이네요.

바람돌이 2021-08-26 15:46   좋아요 5 | URL
분량이 너무 많다는게 단점이지만 끝날때는 더 없는게 아쉬운 책입니다. ^^ 로마인들이 자신의 이익을 관철시키기 위해 원로원이나 평민회등을 서로 이용하는거나, 고대인이기 때문에 가지는 미신적인 성향, 전통에의 집착 이런걸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강추합니다. ^^

scott 2021-08-26 16:0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전 바람돌이님 말씀에 400퍼센트 찬성합니다!! 한때는 로마인 이야기에 푹 빠져서 출판사에서 독후감 제출 하면 로마 보내 준다는 말에 솔깃해서 전권을 독파했습니다! 하지만 바람돌이님 처럼 4번째까지만 갬동 5번 째부터 로마인들(시오노가 묘사하고 감탄하는)을 찬양하기 힘들었습니다.나중에 성장해서 ㅋㅋ 일본어를 배우고 난뒤 겐지 모노카타리라는 일본 문학 서사 장르를 읽고나서 시오노 할매는 자신들의 열도 섬나라를 로마 속에 대입시켜서 또다른 로마모노카타리를 썼다는걸 알게 되었죠. 영미권에서는 시오노가 누군지 전혀 모릅니다 한국어 도서 시장에서 대박 쳐서 시오노 돈방석 앉게 만들어 버린,,아무튼 마스터스 오브 로마 완독 하신거 진심으로 축하 합니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만쉐!!

바람돌이 2021-08-26 16:09   좋아요 6 | URL
동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겐지 모노가타리는 전 2권 보다가 재미없어서 안봤는데 그걸 다보셨군요. 이 책도 10권이었던가했었던거 같은데.... 정말 스콧님이 안본 책은 없는듯합니다. ^^
로마인 이야기와 마스터스 오브 로마는 비교불가라고 생각합니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 압승입니다. ^^

새파랑 2021-08-26 16:5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마스터 오브 로마 승! 이군요. 저도 언젠가는 마스터 오브 로마 읽어보고 싶어요. 완독을 다시한번 축하드려요👍

바람돌이 2021-08-27 00:39   좋아요 3 | URL
비교불가입니다. ^^ 21권을 한꺼번에 읽겠다보다는 한 부가 3권씩이니까 3권씩 3권씩 쉬엄쉬엄 읽으세요. 저도 그렇게 읽었어요. ^^

mini74 2021-08-26 17:0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로마인 이야기. 한동안 중고딩 애들한테 읽힌다고 학부모들이 새트로 많이 사셨죠. 전 재미가 없어서 로마인 이야기를 읽다 말았는데ㅠㅠ 일본은 동양의 유럽 동양의 로마가 되고 싶었나봅니다. 완독 축하드려요 ~~

바람돌이 2021-08-27 00:41   좋아요 3 | URL
아 그랬군요. 근데 세트로 사는 엄마들은 읽었을까요? ㅎㅎ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제국에서는 일본의 대동아공영권에 대한 생각이 너무 잘 읽혀요. 그래서 나중에는 거부감이 많이 들더라구요. ㅎㅎ 축하 감사합니다. ^^ 책 다 읽었다고 축하해주는 알라딘 서재 너무 좋아요. ^^

bookholic 2021-08-26 17:2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관을 모를 때 <로마인 이야기>를 다 읽었는데요. 나중에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관을 알고 얼마나 화가 났던지...
저도 아직 완독은 안했지만... <마스터즈 오브 로마>에 한 표, 아니 열표~~^^

바람돌이 2021-08-27 00:43   좋아요 3 | URL
맞아요. 저 책 처음 나오고 화제가 됐을 때는 다들 시오노 나나미의 역사관에 대해서는 몰랐죠.
근데 읽다보니까 이거 좀 이상한데 싶고 나중에 다른 글들 통해서 알게되면서는 저도 화가 났어요. 로마인 이야기 말고 시오노 나나미의 다른 책들도 제법 읽었는데 그것들은 다 재미도 없더라구요. ㅠ.ㅠ
북홀릭님 마지막 6부 7부 남으셨죠? 아껴서 읽으셔요. ^^

유부만두 2021-08-26 18: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멋지다……

바람돌이 2021-08-27 00:44   좋아요 1 | URL
헉!!! 저는 항상 유부만두님 멋지다 생각하는데.....
내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멋지다고 해주니 어깨가 으쓱으쓱입니다. ^^

책읽는나무 2021-08-26 19: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진짜 멋진....@.@

바람돌이 2021-08-27 00:45   좋아요 2 | URL
책나무님 오랫만에 오셔서 이런 과분한 칭찬을.... 감사합니다.
책나무님 책 리뷰들 보면서 제가 더 님이 멋지다고 생각하는거 아시죠? ^^

책읽는나무 2021-08-27 07:49   좋아요 1 | URL
아...전 어줍잖게...짧은 100자평만 겨우 기록삼아 남기는 수준이라...길게 정성들여 페이퍼나 리뷰 쓰시는 분들 보면..나의 이런 행동 좀 부끄럽고 이게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인가?그런 생각 종종 하곤 했었습니다.헌데 제가 우러러 보고 있는 바람돌이님께서 그리 말씀해 주시니....앙!!! 용기백배!!! 감사할 따름입니다.^^

붕붕툐툐 2021-08-27 02: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승리자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 발맞춰서 저도 마스터스 오브 로마를 읽겠습니다!ㅎㅎ
이런 꿀 정보라니 감사해용~
모든 독서인이 읽을 페이퍼로 추천합니다!!😍

바람돌이 2021-08-27 01:29   좋아요 3 | URL
등장인물이 워낙에 많지만 또 그 개성들이 하나하나 잘 드러나서 흥미로운 인물들이 정말 많아요.
툐툐님의 강력추천이라니 저 완전 기분 업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나무처럼 2021-08-27 14: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스터스 오브 로마를 읽고 로마와 카이사르를 사랑하게 된 1인입니다.
몇년전 일주일동안 로마를 여행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갔더라면 전혀 다른 여행이 되지 않았을까 정말 아쉬움이 큽니다.
완독을 축하드립니다.

바람돌이 2021-08-27 23:17   좋아요 0 | URL
아 맞아요. 포로 로마노는 특히나 이 책을 읽고 가면 기분이 좀 다르더라구요. 그 시절의 로마가 마음으로 느껴진달까? 그리고 포로 로마노 곳곳을 걸을 때마다 왠지 카이사르같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 같이 맘이 설레더라구요. ㅎㅎ 로마인은 굉장히 특이하지만 매력적인 면이 굉장히 많았어요. 특히나 카이사르는 완전 멋짐요. ^^

희선 2021-08-28 02: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로마인 이야기》 본 적은 없지만, 역사여도 자기 생각을 넣을 수 있지만 그런 걸 많이 넣으면 역사가 아니겠습니다 그걸 일본을 생각하고 쓰다니... 차라리 소설로 쓰지... 그런 뜻에서 소설이 더 낫겠습니다 소설에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보고 사람을 볼 수도 있으니... 콜린 매컬로가 《마스터 오브 로마》를 역사를 바탕으로 잘 쓴 거겠습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1-08-28 02:29   좋아요 2 | URL
소설로 쓰도 도저히 시오노 나나미의 생각에 동의하기는 힘들듯요. ㅎㅎ 아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생각이 이상하면 안되는데말이죠. 우리 나라에도 있어요. 글 아주 잘쓰는데 생각이 이상한 작가들요. ㅎㅎ

단발머리 2021-08-28 09: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아! 바람돌이님 완전 멋지십니다! 거대 서사시를 두 시리즈나 섭렵하셨네요. 저는 <로마인 이야기>는 다 읽었고요. 에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스터스 오브 로마>는 로마의 일인자 세 권이랑 뒤에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만 읽었습니다. 저 역시 시오노 나나미의 필력에 속아 로마인들 모두를 사랑하기는 했구요. 나중에서야 승리자, 점령군의 시선이었다는 걸 어렴풋이 깨닫기는 했습니다. <마스터스 오브 로마>는 저의 숙제 같은 시리즈로서, 숙제를 마치신 바람돌이님께 박수를!!!

바람돌이 2021-08-28 12:40   좋아요 0 | URL
로마인 이야기는 읽으면서 생각하는게 다들 비슷한거 같아요. ㅎㅎ
단발머리님의 마스터스 오브 로마 완독도 응원합니다. 카이사르가 커가는 과정 재밌어요. 술라편은 좀 안타깝더라구요. 굉장히 매력적인 인물인데 출신에 대한 열등감 이런 것들이 사람을 망가지게 하는 과정을 보면 안타까움이 막 쌓여요. ^^;;

구름먹은하늘 2021-10-11 2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성자 분과 약간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로마인 이야기가 물론 로마의 밝은 면만 보여준다는 데에는 동의합니다만 소설이라는 말에는 동의를 못하겠습니다. 사실 역사책이란 것이 쓴 사람의 성향에 따라 팩트에 따른 해석이 각각 다양합니다. 역사의 아버지 헤도로토스, 로마의 타키투스 또한 자신의 관념을 통해 팩트를 가지고 해석했구요. 그래서 이건 시오노 나나미만 해당되는 것이 아닐 겁니다. 그리고 로마인 이야기가 재밌는 이유는 작성자분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문학적 요소가 있어서 그렇게 재밌는 것 같습니다. 작성자분께서 로마인 이야기를 소설이라 칭하는 이유는 제가 보기에 시오노 나나미가 어떠한 역사적 사실에 가정을 세웁니다. 나름대로 타당한 이유로 말이죠. 예를 들어 콘스탄티누스는 자신의 아들이 자신의 아내와 불순한 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살해했다. 라고 가정을 하면 그 가정이 사실이라는 가정 하에 내용을 이어갑니다. 그래서 소설이라고 칭한 것 같구요. 하지만 심도있게 본다면 로마인 이야기 속에서 가정과 팩트를 충분히 구분할 수 있습니다 . 그래서 제 생각에는 로마인 이야기가 마냥 역사 소설 같지는 않네요. 그리고 시오노 나나미는 굳이 따지자면 승자 위주의 역사를 다룬다면 다른 패자의 역사를 읽으면 됩니다. 패자의 역사만 읽는 것 또한 문제인 것 같네요

바람돌이 2021-10-11 20:3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어떤 부분을 말씀하시는지 알겠어요. 실제로 역사가가 역사를 서술할 때 어떤 자료를 메인으로 쓰고 보조자료로 어떤 부분을 쓸 것인지 취사선택하는데서부터 주관이 절대적으로 개입하게 되므로 사실 어떤 역사서술이든 일종의 소설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로마인 이야기에 제가 소설이라는 말을 붙인 것은 이런 경향이 지나치게 글 전체를 지배했기 때문입니다. 로마제국이라는 절대적 완성체 - 일종의 이상향-을 상정하고 모든 자료를 배치하고 있으며, 로마인의 특징 중 합리성이라는 한 면을 절대적으로 부각하고 그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환상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역사를 서술해버리면 실제 로마 사회의 복잡다단한 실체를 그리는 것이 불가능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사회 또는 사람은 그렇게 한두가지의 특징으로 제한할 수 있는 경우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로마인 이야기가 소설이라고 생각하는거구요. 단순히 승자의 입장에서 역사를 다루었기 때문에 이 책을 소설이라고 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승자 위주의 역사? 패자의 역사라는 분류는 조금 납득하기 힘드네요. 제가 말한 것은 로마인 이야기에서 다른 이민족을 다루는 방식이 야만이라는 단어 외에는 설명할 말이 없을 정도로 폄하하는 정도가 심한 것을 얘기한 것인데, 그것을 패자의 역사라고 할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문화든 나름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다양성이 어떤 식으로든 어우러져 또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것이 인류의 역사였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것을 패자의 역사라고 하는 것은 지나치게 다양하고 복잡한 인류역사에 대한 적절치 못한 분류라고 생각합니다.

구름먹은하늘 2021-10-11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를 들어 기독교적 사관 등등 다양한 사관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지나치게 글 전체를 지배했기 때문에 소설이라고 삼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다양한 사관을 읽어보고 좀 더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은 독자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어떠어떠한인은 이렇다, 저렇다 단정짓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인정을 해야합니다. 어찌되었든 일반적이란 것이 존재하니까요. 한국인들은 예의를 중시한다, 미국인들은 친근하다, 일본인들은 친절하다 등등 각 국가의 문화, 역사같은 다양한 요소를 통해 인종의 정체성이란 것은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일본인들이 모두 친절하지도, 미국인들이 모두 다 친근하지도 않지만 그것이 보편적이니까요. 다른 이민족을 야만인이라고 하는 이유는 어느 정도 기준이 있다고 생각해요. 과거 갈리아인들은 로마인들에게 야만인 취급을 받았지만 중세 시대에는 오히려 그들이 바이킹들을 보고 야만인들이라고 하듯이 야만인들의 특징은 농업 기술을 모르거나 환경으로 인해 약탈을 일삼고 항상 각 부족끼리 싸우고 다투어 국가를 형성하지 못한다는 특징이 있는 것 같아요.

바람돌이 2021-10-12 01:27   좋아요 0 | URL
어떤 사관이 지배했다고 해서 소설이라고 쓴건 아닌데요. 시오노 나나미의 생각을 사관이라고 할 수는 있을까요? 로마인의 특징이 합리적인 면이 강했고, 로마제국의 문명건설이 다른 민족들에게 생활의 편리와 도시문명의 혜택을 제공했다고 얘기하는 것과, 야만인들이 로마제국에 들어옴으로써 인간이 될 수 있었다고 얘기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19세기 20세기 제국주의자들이 아시아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만드는 것은 문명인이 자신들이 야만인들에게 시혜를 베푸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일치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위험하고 힘든 환경에서도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떠나지 않고 있는 이유를 묻자, 그는 "레바논이 전쟁 중이라 해도 사람은 살아야지요. 아이들에게 예방접종도 해야 하고요. 나는 이스라엘이고 팔레스타인이고 따지고 싶지 않군요. 사람이 살아야 싸우기도 하는 것 아닙니까. 난 최소한 사람을 살리는 작업을 하고있는 겁니다. 의사니까요." - P35

하지만 이 마드라사에 있는 학생들은 그런 것을 전혀 모르고 자란단다. 다섯 살 무렵에 이곳으로 와서 이슬람 교리와 미국에 대한 적개심만을 배우지. 이 학생들이 자라면 국경 지대나 아프가니스탄으로 가서 탈레반 주축 세력이 되는 거야.
만약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지 않았다면 이들이 전쟁고아가 되었을까? 이들이 전쟁고아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과격한 탈레반이 되지도 않았을 테지. 이 학교에서 새로 배출되는탈레반은 영화 〈괴물〉에 나오는 돌연변이 괴물처럼 미국이 만든괴물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 P66

체첸의 독립으로 막대한 석유 이권을 잃고 싶지 않았던 러시아는 9.11 테러 직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는 것을 눈감아주었단다. 그 대신 "체첸의 반군 지도자가 국제 테러 조직과 연관돼 있다"며 체첸을 탄압하는 데 대한 미국의 동의를 얻어 냈어.
이로써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고, 러시아군은 거리낌 없이 체첸으로 들어갈 수 있었지. 냉전 시대에 라이벌이던 미국과러시아가 이렇게 죽이 잘 맞는 친구가 된 것은 중동의 석유 통제권을 장악하려는 미국과 체첸의 석유 통제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덕분이란다. 미국이 러시아의 체첸 인권 탄압을 외면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야. - P116

체첸이 다시 세상에 등장한 건 2012년부터야. 시리아에 내전이 벌어졌는데 그 혼란을 틈타 IS(이슬람국가)라는 무장 조직이 이곳에 들어간 거야. IS는 처음에 시리아 사람들을 도와준다고 하더니 자꾸 외국인 전사들을 불러 모았어. 그중에 체첸 전사들이 가장 먼저 IS와 시리아로 들어왔단다. 체첸 사람들은 키도 크고 얼굴도 강인하게 생겨서 아랍 사람들과는 외모가 많이 다르단다.
체첸 전사들은 그동안 러시아와 싸우며 길러 온 전쟁 기술을 선보이며 IS 전투의 최전선에 등장했지. 우리가 들어 본 IS의 잔인한 수법은 거의가 체첸 전사들이 IS에게 전해 준 거야. 인질 참수나 잔인하게 사람 죽이는 방법 등으로 체첸 전사들은 다시 유명해졌어. 체첸 전쟁은 시간이 흐르며 이렇게 괴물을 만들어 낸 거야 - P123

지금 나는 안전한 나라에 사니까 나하고 상관없다고 언제까지장담하지는 못해, 시리아 사람들도 체첸 전사들이 자기네 나라분쟁에 와서 저렇게 잔인하게 사람을 죽인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
면 체첸 전쟁을 남의 나라 일로 바라보고만 있지는 않았겠지. 누구도 예상 못 한 일이었어. 지금 시리아 전쟁은 다시 그 불똥이 유럽으로까지 튀고 있어. 유럽의 난민 문제를 불러오거나 IS 테러의온상이 되어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단다. 우리가 다른 나라 분쟁에 관심을 더 가져야 하는 이유는 전쟁을 미리 막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같은 지구에 살면서 슬픈 비극이 자꾸 되풀이되지 않게 해야 하잖아. 괴물이 된 체첸을 보며 엄마는 그 교훈을 깊이 새기게 되었어. 이제 또 다른 괴물이 안 나오게 우리가 다른 세상 소식에 관심을 좀 더 가져 보자.
- P124

침묵하면 때론 공범이 될 수도 있어. 나는 그 죽음에 대한 침묵이 후세인의 만행에 동의한 것이나다름없다고 생각한단다.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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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8-26 14: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님 덕분에 장바구니에 담습니다. ^^

바람돌이 2021-08-26 15:34   좋아요 2 | URL
저는 페넬로페님 리뷰보고 이 책을 알게 돼서 읽고 있어요. 저자가 자신의 아들에게 얘기해준다고 생각하고 썼는데 쉽게 정리를 굉장히 잘하셨어요. 지금 재밌게는 보고 있는데 문제는 맘이 많이 아픕니다. 그래도 저자의 말처럼 침묵이 범죄의 공범이므로 열심히 읽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