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이라는 글자가 왠지 낯설게 느껴지시나요? 그럴 만도합니다. 왠은 왠지를 제외한 다른 경우에는 절대로 쓰일 일이 없기 때문이지요. 아무래도 여느 글자들에 비해 눈에 덜익어 선뜻 쓰기는 어렵겠지만 왠지는 왜인지가 줄어든 말이다! 생각하시면서 왠과 친해지도록 노력해 보세요.
- P47

몇일이나 ‘몇 일은 모두 틀린 표현입니다.
며칠로 써 주세요.
- P65

아무래도 오랫동안‘ 이라는 단어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은 오래와 동안이 합쳐진 말입니다. 여기에 뭣 같은 사이시옷 이 끼어들어 오랫동안이라는 단어가 탄생하게 된것이지요. 그러나 오랜만은 오래간만이 줄어든 말이기 때문에 사이시옷이고 뭐고 필요 없이 그냥 오랜만이라고 쓰시면 됩니다.
- P99

사랑손님과 어머니>가 발표되었던 1935년 즈음에는 금시에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했던 모양인데 요즘을 사는 우리에게는 금시에가 줄어든 금세라는 말이 더욱 익숙하지요.
금세보다 금새라는 잘못된 표현이 더더욱 익숙하다는 게함정이긴 합니다만,
- P103

늘이다와 늘리다는 늘다에서 온 말입니다. 두 단어 모두늘어나게 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지만 쓰임은 사뭇 다릅니다. 늘이다는 길이를 늘일 때, 늘리다는 길이를 제외한 모든 것을 늘릴 때 사용하지요..
- P137

처는 마구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처먹다는 마구 먹는다는 말입니다. 반면에 쳐는 치다의 뜻을 가지고있습니다. 그러니까 쳐먹다는 음식을 한번 치고 먹는다는말이 되어 버리겠네요. 김치부침개 먹기 전에 주먹으로 내리치고, 갈비 먹기 전에 갈빗대 잡고 바닥에 패대기치고,
- P140

명사형 종결 어미를 만드는 방법은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 것임. 문장을 그으로 끝내면 됨. 하지만 주의할 게하나 있음. 알다. 놀다. 들다처럼 받침이 들어가는 말은이 아닌 으로 마무리 지어 줘야 함. 그러니까 암, 놈, 듬이 아니라 앎, 높, 듦이라고 써야 한다는 말임.
- P168

3. 의존명사는 띄어 쓴다.
명사란 남자, 여자, 연애처럼 무언가의 이름을 나타내는품사입니다. 명사의 한 종류인 의존명사는 명사는 명사인데 혼자서는 쓰일 수 없는 명사를 뜻하고요. 것, 데, 바, ,
따위 등이 이에 속합니다. 비록 독립성은 없지만 그래도명사는 명사니까 다른 단어들처럼 띄어 써야 한답니다.
- P183

그렇지만 저는 알아요. 여러분 이거 안 읽고 있죠? 용언이랑 보조용언이라는 말 나오자마자 건너뛰어 버렸죠? 지금나 혼자 떠들고 있는 거 맞죠? 괜찮아요. 몰라도 돼요. 사는 데 아무 지장 없어요.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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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4-11 1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몰라서 저는 글을 쓸 때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확인할 때가 많아요. 맞춤법과 띄어쓰기, 참 어렵다고 느끼죠. ㅋ
완벽하게 알 수는 없을 듯해요.

바람돌이 2021-04-11 23:47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요. 특히 띄어쓰기는 정말 정말 어려워요. ㅠ.ㅠ
원래 한글 띄어쓰기 없었는데 말이죠. 이게 잘한건지 아닌건지 참.... ^^

하양물감 2021-04-11 2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식적으로 제출하는 글은 반드시 맞춤법 검사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블로그 글은 그렇게 안되더라고요 하하하..

바람돌이 2021-04-11 23:47   좋아요 1 | URL
저도 그래요. 일할 때 쓰는 건 다 맞춤법 검사도 하고 하지만 블로그 글은 오타도 많아요. ㅎㅎ
 

독서대가 필요해졌다.

집에 분명히 2개씩이나 있었다. 정말이다.

그런데 없다.

어쨌을까? 가능성이 가장 높은건 내가 버렸다는 거일테지만 기억에는 없다. 

그럼 어쩌라고? 사야지. 알라딘은 독서대도 예쁘니까?












뭘로 하지? 아 첫번째도 맘에 들고, 두번째도 예쁘고...

3번째 4번째 스타일은 예전에 설국 버전으로 갖고 있었는데 그것도 괜찮았어. 

룰루랄라 막막 고르는데 아니 왜 단 한개의 예외도 없이 전부 다 품절이냐고???????


다른 사이트에서 독서대를 찾아 봤지만 가격도 디자인도 맘에 안들어..... ㅠ.ㅠ


그럼 지금 독서대를 주는 이벤트를 찾아보겠어 하고는 찾았다.

<절대 배신하지 않는 공부의 기술>???




일단 내가 이 책을 읽을 일이 절대 없을 것이고, 독서대에 쓰인 저 글귀 '노력은 절대 당신을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저 멋대가리 없는 문구도 볼 때마다 나를 스트레스 받게 할 것이다.

인생에서 노력은 정말 자주 인간을 배신하며, 심지어 어떤 노력은 주변을 미치게 만들기도 한단말이다.


두번째 독서대 이벤트



<추리 천재 엉덩이 탐정>을 포함해서 사면 준다는데 저 얼굴 엉덩이 너무 못생겼다.

내 취향과 100만광년은 떨어진.....ㅠ.ㅠ

또한 저 책은 사서 도대체 누가 볼 것인가?

이제 늙어버린 나의 주변조차도 다 늙어서 저 책을 사서 줄곳도 없는데.....



그리고 마지막으로 찾은 것!

중고생 참고서 5만원 이상이면 둘리 독서대???

둘리?? 둘리!!! 둘리 zzzzzz

그래 난 둘리도 좋아하니까 괜찮아.



앞의 독서대들과 비교하면 신이 내린 솜씨라고나 할까?

내사랑 희동이도 나온다. 다만 도우너의 얼굴이 가려진 것이 옥의 티!


문제는 참고서 5만원 이상이다.

그러나 문제 없어!

나에게는 고3딸이 있다.


"어이 딸! 일루 와봐. 너 혹시 문제집 필요한거 없어?"

"지금? 지금은 딱히 바로 필요한 거 없는데....."

(나의 표정 빠지직)

"아니 지금 당장 아니라도 좀 있으면 필요할거라도 있을 거잖아. 엄마가 지금 독서대가 필요한데 너 참고서 사야 준다잖아"

"헐~~~~ 어이없다 엄마"

"어이는 니 알아서 찾고 빨리 필요한 참고서 말해"

그리고 딸이 몇가지 문제집을 불러주고 갔는데....


"야 딸! 2천원 모자라잖아!! 빨리 와서 다른 책도 생각해내"


어쨌든 딸이 나에게 가지고 있는 티끌만한 존경심조차 박살내버리고, 나는 딸의 참고서, 아니 독서대 주문에 성공하였던 것이다. 방금...

아 물론 거기다 곁들여서 내 책으로 비싼 벽돌책 2권 살짝 얹은건 안 비밀..... ^^;;


친애하는 다락방님은 결국 맘에 드는 필통 구매에 실패한 듯 보이는데, 

나는 저 독서대가 반드시 마음에 들 것이므로 일단은 내가 이긴걸로.... ^^


토요일 주말을 맞았지만 나는 검정고시 감독에 강제 차출당했으므로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 불쌍한 신세.

서재에서 더 놀고싶지만 안타깝게 자러 갑니다. 

모두들 저의 독서대가 아주 어여쁘기를 기원해주시기를.... 굿밤되세요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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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04-10 01: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따님이 고3이군요 여러 가지로 마음 많이 써야겠네요 지난해보다는 좀 나아야 할 텐데 했는데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독서대 괜찮겠지요 책 보는 게 더 즐거우시길 바랍니다 예전에 있었던 독서대는 어디로 갔을지...


희선

바람돌이 2021-04-11 23:49   좋아요 1 | URL
딸래미 학교는 학생 수가 많아서 고3인데도 여전히 격주 등교예요. 리듬이 자꾸 무너지니까 그것도 신경쓰이네요. 하지만 뭐 어쩔 수가 없으니까 그냥 지금은 참고 적응해야지 하고 있네요. 저말고 딸이요. ㅎㅎ
예전에 독서대는 아마 필요없다고 제가 버렸을겁니다. 뭐든지 잘 버리는 편이에요. ㅠ.ㅠ

bookholic 2021-04-10 02: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따님은 얼떨결에 문제집 잔뜩 풀어야겠네요~~^^ 독서대 따님한테 뺏기지 않게 조심하시고요~~^^

바람돌이 2021-04-11 23:50   좋아요 1 | URL
제 딸은 제 물건에 관심없습니다. 다행히도.... ㅎㅎ 문제집을 잔뜩 풀어야 할터인데 풀지 어떨지는 제가 모르죠 뭐.... 고3 딸래미 문제집 푸는 것 까지 챙길 수는 없으니, 그냥 열심히 한다고 하면 하나보다. 나는 밥이나 열심히 해주자 뭐 이러고 있습니다. ^^

잠자냥 2021-04-10 07: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엉덩이 독서대 좋은걸요, 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1-04-11 23:51   좋아요 0 | URL
저 엉덩이 좀 무섭지 않나요? 전 약간 괴기스러운데요. ㅎㅎ

2021-04-10 0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11 2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반유행열반인 2021-04-10 08: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저희집에 엉덩이탐정이랑 둘리 다 있어서 뜨끔 ㅋㅋㅋ독서대는 다다익선하면서 모으다 보니 최소 아홉 개 보유자가 되었네요...

바람돌이 2021-04-11 23:53   좋아요 1 | URL
아니 독서대도 모으시나요? 전 필요한 거 1개만 있으면 남는건 누구 주든지 아니면 버리든지.... 독서대 9개는 자리도 꽤 차지할 거 같은데요. ㅎㅎ

반유행열반인 2021-04-12 06:48   좋아요 0 | URL
직장에 이 방 저 방에 여러 용도로(사진 받침대 꼬맹이 공부용 전자기기용 등등으로) 쓰여요 ㅋㅋㅋ

새파랑 2021-04-10 09: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굿즈 받으려고 원하지 않던 책 샀던 경험이 생각나네요. 굿즈 계산기ㅋ 독서대가 꼭 마음에 드시길 바래요^^

바람돌이 2021-04-11 23:54   좋아요 1 | URL
내일 배송 올거 같아요. 맘에 들 수밖에 없을거라고 강력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

수이 2021-04-10 11: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ㅋㅋㅋㅋ

바람돌이 2021-04-11 23:54   좋아요 0 | URL
이런 경험은 누구든 있죠? 그래서 알라딘은 굿즈조차도 때로 마약같습니다. ^^

han22598 2021-04-10 13: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천재 엉덩이 탐정...저는 좋아요 😜

바람돌이 2021-04-11 23:55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갑자기 책이 막 궁금해지는.... 저 탐정은 혹시 엉덩이로 생각하는건가요? ^^

반유행열반인 2021-04-12 06:48   좋아요 0 | URL
얼굴로 바람을...(브레이크 더 윈드...)

붕붕툐툐 2021-04-11 0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아, 저는 용돈 벌어보겠다고 검정고시 감독 신청했는데, 떨어졌다는~ 다 하기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이런게 떨어지기도 하는 신기한 경험! ㅎㅎ
독서대 마음에 쏘옥 들기를 기원합니다!

바람돌이 2021-04-11 23:56   좋아요 0 | URL
아닛 별걸 다 떨어지십니다그려.... ㅠ.ㅠ 저는 떨어지고 싶었는데 강제동원인데 말입니다. ㅎㅎ
 

나는 읽는다. 이것은 질병과도 같다. 나는 손에잡히는 대로, 눈에 띄는 대로 모든 것을 읽는다.
신문, 교재, 벽보, 길에서 주운 종이 쪼가리, 요리조리법, 어린이책, 인쇄된 모든 것들을.
나는 네 살이다. 전쟁이 막 시작됐다.
- P9

뭔가 읽을 것이 있을 때면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 나는 계속 읽고, 그러고 나면 울면서 잠든 밤사이에 문장들이 태어난다. 문장들은 내 곁을 맴돌다, 속삭이고 리듬과 운율을 갖추고, 노래를 부르며 시가 된다.

어제, 모든 것은 더 아름다웠다.
나무들 사이의 음악
내 머리카락 사이의 바람
그리고 네가 내민 손안의
태양.
- P34

처음에는 하나의 언어밖에 없었다. 사물들, 어떤 것들, 감정들, 색깔들, 꿈들, 편지들, 책들, 신문들이 이 언어였다.
나는 다른 언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어떤인간이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단어를 발음할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다.
- P49

나는 프랑스어로 말할 때 실수를 하고, 사전들의 도움을 빈번히 받아야만 프랑스어로 글을 쓸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프랑스어 또한 적의 언어라고 부른다. 내가 그렇게 부르는 이유는 하나 더 있는데, 이것이 가장 심각한 이유다. 이 언어가 나의모국어를 죽이고 있기 때문이다.
- P53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강요하면서 소련은 이 나라들의 경제 발전만 저해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문화와 민족 정체성까지 말살시키려고 했다.
내가 아는 한, 어떤 반체제 러시아 작가도 이 문제를 언급하거나 다루지 않았다. 자신들의 폭군을견뎌야 했던 그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그러니까 그뿐 아니라 외국의 지배, 즉 그들의 지배까지 견뎌야 했던 ‘중요하지 않은 작은 나라들‘에대해서 그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 P61

우리는 아이들을 포함해 열 명 남짓의 사람들로구성된 무리다. 나의 어린 딸은 아이 아빠의 품에안겨 잠들어 있고 나는 두 개의 가방을 들고 있다.
둘 중 한 가방에는 젖병과 기저귀, 아기에게 갈아입힐 옷이 있고 다른 가방에는 사전들이 들어 있다.  - P69

내 나라를 떠나지 않았다면 나의 삶은 어떻게되었을까? 더 어렵고, 더 가난했겠지만, 내 생각에는 또 덜 외롭고, 덜 고통스러웠을 것 같다. 어쩌면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어디에서건 어떤 언어로든지 나는 글을 썼으리라는 사실이다.
- P82

사막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사회적 사막, 문화적사막, 혁명과 탈주의 날들 속에서 느꼈던 열광이사라지고 침묵과 공백, 우리가 중요한, 어쩌면 역사적인 무언가에 참여하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게했던 나날들에 대한 노스탤지어, 고향에 대한 그리움,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이 뒤따른다.
- P89

나는 태어날 때부터 프랑스어를 쓰는 작가들처럼은 프랑스어로 글을 결코 쓰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대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쓸 것이다.
이 언어는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운명에 의해, 우연에 의해, 상황에 의해 나에게 주어진 언어다.
프랑스어로 쓰는 것, 그것은 나에게 강제된 일이다. 이것은 하나의 도전이다.
한 문맹의 도전.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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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타인들 (자신만의 은밀한 감정을 가진 사람들)을 인식하게 됨으로써 개인의 의식에 구멍이 뚫리는 순간의 충격이 등장하기도 한다. 자신이 아닌 삶, 자신이 모르는 삶이 있구나 하는이 인식이 어린 아이였던 울프에게 거듭 충격을 안겨주었다.  - P15

그 사람은 누구였을까? 그 사람이 남긴 물리적 흔적이 거의 없다는 것은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게 아닐까? 《등대로>에서 내내 던져지는 질문이다. 모든 것이 사라진 후에는 무엇이 남을까?
버지니아 울프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사라짐에 맞서는 저항이었다. 무언가를 글로 옮겨놓는다는 것은 그것을 사라지지 않게 하는방법이었다.
- P19

훗날 울프는 《밤과 낮>을 회상하면서 "관습적 문체를 연습해본"
작품이었다고 했다. 그때의 문법 수업이 나중에 규칙을 깨뜨릴 수있게 해주었다는 이야기였다.2 그때 울프가 문학의 관습에 대해서 고심했던 것은 분명하다. 작품을 끝내기 직전에 남녀 주인공을결혼시켜버리는 제인 오스틴처럼 문학의 관습을 의도적으로 활용했다고 말할 수도 있다.  - P75

울프는 단편소설들을 통해 외적 사실에서 내적 삶으로의 중대한 이동을 단행한다. 생각이 실체가 된다. 예컨대 쓰지 않은 소설>의 화자는 기차에서 한 여자의 맞은편에 앉아 머릿속으로 그여자의 일대기를 생각해본다. 그 여자의 얼굴에 깃든 슬픔을 설명해줄 만한 맥없고 쓸쓸한 생활의 디테일이 하나하나 떠오른다.
기차는 이스트본에 도착하고, 그 여자는 플랫폼에서 아들을 만나행복한 얼굴로 함께 떠난다. 화자에게 그 여자는 모르는 사람, 알수 없을 사람이다. 외적 사실을 가지고 사람을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 그저 계속 추측해보는 것이 가능할 뿐이다.
- P82

울프의 삶에서 새로운 형식의 픽션으로 이행한 시기가 일기의 리듬을 정착시킨 시기였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 P82

도 했다. 울프는 이미 새로운 소설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면서 새로운 형식을 모색 중이었다. 앞으로 나아가면서도 현재를 붙잡고싶었다.
"정말 바쁨, 정말 행복함, 한마디만 할까. 시간이여, 게 섰거라.  - P100

아니었다. 하지만 미스터 램지가 자기 작업에 강박적으로 헌신하는 모습은 그대로 울프 자신의 모습이고, 미스터 램지가 보여주는야심, 기벽, 보호 받고 싶어 하는 마음, 자기 삶을 머리에 떠오른인용문에 맞게 조율하는 습관 등도 모두 울프 자신의 것들이다.
- P124

바로 이런 단순한 사실에 감정적 무게를 실을 수 있다는 것이울프의 특징이자 강점이다. 울프는 어떤 면에서는 복잡미묘한 작가지만, 울프가 늘 추구하는 것은 아무 군더더기 없는 더없이 단순한 문장이다. 완성을 앞둔 릴리에게 남은 일은 화폭의 중심에선 하나를 긋는 것뿐이다. 하지만 그 선은 바로 그 선이어야 한다.
- P129

<파도>에서 울프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다수의 역할을 연기한다는 것에 대해, 그리고 우리가 우리로존재하는 것은 우리를 바로 이런 우리로 존재하게 하는 많은 사람들 때문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다만 《올랜도가 내 모든 친구들의 윤곽을 그리기 위해서 쓰기 시작했다가 비타라는한 친구에 대한 이야기로 끝낸 책이었다면, 18 《파도》는 여러 친구들의 삶이 "서로가 서로의 연장"이 될 정도로 긴밀하게 연결되는모습을 상상해보는 책이었다.
- P149

《파도》의 등장인물들이 어느 차원에서 "모두 하나"라면, 화자가 바뀌는 순간을 정확하게 포착하지 못한다고 해도 상관없다. 모두의 목소리가 하나로 합쳐진다는 것이 바로 이 소설의 핵심이다.
말하는 내용은 달라도 말하는 리듬은 똑같다.
"내가 쓰고 있는 글은 플롯을 따르는 글이 아니라 리듬을 타는글이다."
- P154

정도였다. 울프는 읽히는 작가가 되기를 원했고 어느 정도의 돈을원했고 무엇을 쓸 것인가를 결정할 자유를 원했다.  - P167

"한곳에 머물러 있지 않을 거야. 계속 변할 거야. 뇌를 열고 있을 거야. 눈을 뜨고 있을 거야. 논문 같은 것은 되지 않을 거야. 동상 같은 것은 되지 않을 거야. - P176

《세월이 울프를 자살 직전까지 몰아갔다는 것, 세월과 1930년대 중반의 정치 상황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 《세월이라는 픽션은 3기니》라는 난폭한 논픽션과 짝을 이루는 작품이라는 것, 《세월》의 형식 패턴은 총체성의 비전보다는 와해와 결렬에 가깝다는 것은 모두 사실이다.  - P182

울프가 생동감"과 "보람"을 이 소설의 특징으로 꼽았다는 것도우리가 기억할 점이다.21 울프가 "사실들에게로 돌아섰던 것은거기서 "무한한 기쁨" (40년 동안 자기 손으로 매일매일의 기록을 보관해놓은 그거대한 창고에서 뭔가를 꺼내 펼쳐놓는다는 데서 오는 기쁨)을 느낄 수 있어서였다. 실제로 울프는 《세월》 곳곳에는 사실들에게 극도의 아름다.
움을 허용함으로써 자신이 일상의 것들을 미학적 쾌감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 P183

하지만 근본적으로 울프에게는 소설이 곧 정치적 작업이었다. "생각하는 것이 나의 싸움법"
이라는 것이 울프가 전쟁 중에 사용한 표현이었다. - P187

히틀러 독재가 가부장 독재의 가장 폭력적인 형태이기는 하지만, 가부장 독재에 공모하는 사회라는 점에서는 모든 가부장 사회가 히틀러 독재와 마찬가지라는 것이 <3기니>의 주장이었다. - P190

우리 스스로를 사냥개에 비유할 필요는 없지만, 어쨌든 우리는아직 울프를 따라 달리고 있다. 죽은 지 70년이 지난 울프가 아직한참 앞에서 우리를 이끌어주고 있다. 오비디우스의 《변신》에서산토끼처럼 뛰어나가는 다프네처럼, 버지니아 울프는 살아 있기위해 자꾸 모양을 바꾸는 작가다.
- P231

울프는 겨울을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아, 이게 다 기러기사냥wild geese chase 이라는 건 저도 잘 알아요. 우리가 8월에 만난다면 이 강의는 "여름의 울프"가 되겠지요. 아시다시피 울프는 여름 작가잖아요. (중략) 계절은 우리 없이도 지나가지만,
지금은 겨울이니까, 우리도 이렇게 겨울이 어떤 계절인지 이야기하면서 눈 쌓인 들판에 이렇게 작은 발자국을 찍었네요.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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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하는 작품을 제작할 때 작품의 세세한 부분 모두를 구성하고디자인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그런 이유로 무하의 풍부한 상상력으로 완성된 여인들의 의상, 소품, 액세서리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생생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점 때문에 그의 작품은 프랑스의 패션과 유행에 큰 영향을 끼쳤다.  - P168

무하는 비로소 포스터 화가, 삽화가로서뿐만 아니라 보석 디자이너, 조각가, 실내 장식가로서도 그 재능을 알리게 되었다. 이제파리 유행의 정점에서 사람들은 무하라는 이름과 만나게 되었다.
그는 실로 다양한 방면에 재능을 보여주며 아르누보의 총체 예술‘
이념을 성공적으로 보여준 가장 독창적인 아르누보 예술가 중 한사람이 되었다.
- P175

무하에 대해 알려진 것은 대부분 파리 시대의 장식적인 포스터나 패널화에 한정되어 왔다. 미치 파리를 떠닌 그는 존재하지도 않는 것처럼 비춰졌다. 그러나 조국에 돌아온 그는 여전히 영감이 넘치는 포스터들을 남겼다. 체코 시대의 포스터는 파리 시대의 화려함은 사라졌고 단순하고 민속적인 요소들이 강한 인상을 남기고있다.
- P240

문화와 예술, 평화와 종교적 자유에 있어 인류사에 공헌한 슬라브 민족의 역사를 그려내면서 무하가 꿈꾸었던 일은 모든 슬라브민족이 현재 겪고 있는 고통과 억압에서 벗어나 이상적인 화합을이루는 것이었다. 그것은 당시 팽배해 가던 범게르만주의의 폭력성에 대한 대항이었고 민족의 독립을 고취하는 선창가였다.
- P254

제1차 세계 대전을 겪은 후에 무하가 선택한 전쟁의 장면들은전쟁의 비극성을 극적으로 보여주며 전쟁의 잔혹성을 통렬히 비판한다. 비트코프 전쟁이 끝난 후〉, 〈보드나니에서의 페트르 헬치츠키〉, 〈그룬발트 전쟁이 끝난 후>에서처럼 무하는 치열한 전투 장면을 그리지 않았다. 그보다는 전투 후의 참화와 남아 있는 자들의고통을 묘사했다. 그는 비참한 전쟁의 고통을 통해 평화를 호소하고 있었다.
- P259

그의 작품에서 사진을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작품의 정지성과 비현실성을 강화하고 있다.  - P299

당시 이러한 상징과 장식은 이상주의와 신비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었고 또한 이것은 세기말 프랑스의 다른 동향, 심령학과 오컬트의 유행과 연결되어 있었다. - P303

이 시기 심리학의 발전은 이전에는 이해되지 않았던 방법으로예술이 보는 이에게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을 밝혀냈다. 특히 최면과 암시의 기법은 이미지를 통해 직관적인 감정이나 정신을 전달하려 했던 상징주의 화가들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 P305

무하는 무의식의 이미지와 최면적인 암시력에 의해모든 소비재는 영향을 받아들이기 쉬운 소비자에게 호소하는 수단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광고, 장식 패널, 달력, 비스킷 깡통,
접시, 일용을 위한 여러 다른 제품들, 이것들은 무하에 의해 고도로 도덕적인 용도로 받아들여져 예술이 된다.
- 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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