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플에서 매일 알려주는 " 00년전 오늘 남긴 독서기록....." 을 보면 3월의 나는 매일 바쁘다 바빠를 연발하고 사는 인간이다.
똑같은 일을 매년 반복하면서 왜 요령조차 안 생기는지 매년 똑같이 바쁘다 바빠일세.
결국 올해도 역시 마찬가지.... ㅠ.ㅠ
2월 말에 비비언 고닉 이벤트 알림이 잘 안보인다고 막 나대며 홍보를 하고 그리고 리뷰대회 1등할거라고 막 장담했었다.
아마도 나의 서재 지인 여러분들은 다 알고 계실터....
나는 정말 잘 쓰고 싶었다.
심지어 리뷰를 <사나운 애착>과 <짝없는 여자와 도시> 모두 다 읽고 다 쓸 생각이었다.
그래서 진짜로 1등 하려고 했다.
그런데 결과는?
<사나운 애착> 1권 읽기만 했다.
바빠서 리뷰를 못 썼다고 말하고 싶다. 막 우기고 싶다. 3월은 원래 내가 가장 바쁜 달이라고 막 우기면서 말이다.
그런데 사실은....... ㅠ.ㅠ
<사나운 애착>은 다 읽었다. 그리고 술술 읽히기도 하고, 내용 역시 재밌었다.
그런데 그렇다고 막 공감이 가는건 아니다.
비비언 고닉의 엄마는 나의 엄마나 내가 아는 주변의 엄마들과 너무 다르고, 이들 모녀의 애증관계도 내가 아는 모녀간의 애증관계와 너무 다르다. 그리고 그 관계에서 무언가 특별한 공감지점을 찾아내기 어려웠던 것이다.
'아 그래, 이런 모녀관계도 있구나, 애증의 관계라는 건 비슷하지만, 그 애증의 지점이 이렇게 다르구나'하는 정도.
차라리 나는 나의 엄마가 비비언 고닉의 엄마처럼 자기 주장을 하고, 딸에게 막 불평불만도 말하고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오히려 하게 되었으니 이는 저자의 책을 쓴 의도와 완전히 다른 지점이 아닐까 싶은 생각까지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나의 공략대상은 다음 책 <짝없는 여자와 도시>가 되었다.
이 책이야말로 나의 최고의 리뷰가 되리라! 우하하하 하며 야심차게 책을 들었는데.....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내가 짝이 있는 것이 문제인가?
아니면 나에게 게이 친구가 없는 것이 문제인가?
왜 이 책은 아예 읽히지를 않는 것인가?
앞 20여페이지를 3번째 읽다가 혹시 내가 난독증이 생긴건가 의심하면서 일단 슬그머니 책을 치우게 되어 버렸으니....
이로써 나의 리뷰대회 상금은 날아가 버리고....
나는 로또를 사지도 않으면서 로또 당첨을 바라는 그런 인간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 것이다. ㅠ.ㅠ
저기 저 <짝없는 여자와 도시>를 다시 책장에 쑤셔넣고 고른 책이 <여행하는 여성, 나혜석과 후미코>인데,
이 책은 또 비비언 고닉처럼 글을 잘 쓴 책은 아닌데 할 얘기는 또 엄청난 책인 것이다.
리뷰를 쓰야 하는데..... 쓰야....
아 그리고 3월은 또한 바쁘고 바쁘다.
그럼에도 놀거는 다 논다.
봄바람이 불어오니 토요일이 되면 오랫만의 출근 휴유증으로 널버러져 있다가 일요일이 되면 또 정신을 차리고
"아 꽃놀이 꽃놀이...."이렇게 비명을 지르며 집을 나서는 것이다.
나이 들수록 꽃놀이에 집착하는 이 증상도 뭔가 연구대상이다.
지지난주에는 오륙도 앞바다에 수선화가 만발하다 하여 길을 나섰다가 엄청난 교통 체증을 만났다.
그래서 평소에는 안보이던 도로안내 표지판이 눈에 들어오네
나 - 해작사? 저 절은 참 이름이 특이하네. 무슨 뜻이지???
남편이 - (진짜 빵 터지면서) 응. 해군작전사령부
나 - 아씨! 그런걸 왜 줄임말 쓰는데.... 공공기관에서 저렇게 말 줄여도 돼?
하여튼 그렇게 간 오륙도앞 해변은 사람으로 넘쳐나고 수선화는 예쁘긴 한데 뭔가 좀 모자란 느낌.
집앞에 만발한 벚꽃잎은 우리 동네 놀러온 분들 보라하고, 평일에 많이 보는 우리는 지난 일요일에는 다시 울주 반구대암각화쪽으로 꽃나들이를 갔다.
천전리 각석쪽으로 가는 길과 반구대 암각화쪽으로 가는 길, 2개의 길이 있는데 모두 봄내음이 물씬하고,
특히 반구대 암각화쪽으로 가는 길은 뭔가 원시림같은 이국적인 풍경이 막 펼쳐지면서 입에서 절로 감탄사를 나오게 한다.
아주 오래전에 이곳에 왔을 때는 반구대 암각화앞까지 차를 타고 왔던거 같은데 지금 이렇게 박물관에 차를 주차하고 걸어들어오니 훨씬 더 좋은 거 같다.
저기 저 절벽 위에 진달래꽃을 보니
나 : 여보 여보 나 저기 저 꽃 따주오, 그리고 헌화가도 불러주오.
남편이 : 맘은 꿀떡같은데 거북이가 없소
나 : 그러길래 내가 그놈의 거북이 구워먹지 말랬잖소....ㅠ.ㅠ 거북이 없어도 되니 꽃 따주오
남편이 : 거북이 없으면 안되오
나 : 매우 매우 짜증나오....ㅠ.ㅠ
음 헌화가와 수로왕 탄생설화가 짬뽕된 대화이긴 한데 말도 안되는 내맘대로 바보들의 대화랄까? ㅋㅋ
그러다가 이런 풍경도 나오고요.
꽃만큼이나 아름다운데 봄날 돋아나는 새순의 연두빛이잖아요. ^^
이렇게 휴일이면 꽃보러 다니느라 정신없는데, 오랫만에 출근했더니 평일에는 밥사주고 술사주는 인간도 많아요. ㅠ.ㅠ
요즘은 안주 비쥬얼이 진짜 장난 아니어서 술이 막 꿀떡꿀떡 넘어가는데 꿀떡꿀떡 못먹어서 너무 슬퍼....
하지만 그래도 참을 수 없어 쬐매만 마시면서 슬퍼하는 나날들입니다.
최근 먹은 최강 비쥬얼의 안주 - 한우 육회입니다요. 그리고 술은 역시 소주여야 하나 건강을 생각해서 쬐매 약한 하이볼로....
이렇게 사는 것의 문제는 역시 책을 읽을 시간과 서재에 글을 쓸 시간이 안난다는 것.
평일은 거의 뻗어서 밥먹고 나면 책장 몇장 뒤적이다가 잠드는 상태.
그래서 약속했던 <제2의 성>은 그냥 포기, 언젠가 다시 시도할테다 하면서 주먹만 불끈.
오늘이 3월 31일인데 이달의 책인 <남성 특권>은 열심히 읽고 있는 중이다.
결국 이번 주말이 되어야 될듯하긴 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읽고 있다는 인증샷
직장에서 화병의 꽃이 예쁘길래 그냥 같이찍어봤다.
저 띠지 보이시죠들...
반쯤 읽었어요. ㅠ.ㅠ
그리고 저는 요즘 아침 저녁으로 이런 길로 걸어서 출퇴근 중입니다.
여러분 부러워하시라고 올리는 사진입니다.
사실 가장 바쁜 일들이 오늘로 마무리 되었어요.
뭐 내일은 내일의 일이 있겠지만 진짜 정신없는 달은 지나갔으니 이제 4월부터는 열심히 출석도장글도 쓰고,
책도 다시 열심히 읽고 그런 바람돌이로 돌아오겠습니다. ^^
그래놓고 내일은 친구들과 진달래보러 산에 갑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