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올리버 색스의 <화성의 인류학자>

    요즘 알라딘 신간 올라오는걸 보면 이런 류의 뇌과학에 대한 책들이 많다. 요즘 뜨는 분야인가? 어쨋든 알라딘 서평단으로 받았기에 평소같으면 호기심만 가지고 넘어갔을 분야를 살짝 보게 되었다. 나의 경우 워낙에 이런 분야에 무지하다보니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여러가지 장애를 가진 사람을 어떻게 봐야할것인가에 대해 - 아니 장애라는게 도대체 뭔가? 인간은 누구나 어차피 몇가지씩의 장애를 다 가지고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한 번 해보게 되었다는게 큰 소득인 것 같다.

 

30. 정석범의 <어느 미술사가의 낭만적인 유럽문화기행>

    표지의 저 사진 -베네치아의 해질무렵이다. 제목과 정말 기가막히게 맞아떨어지지 않는가? 근데 문제는 여기까지!
저자가 혼자서 너무 낭만적이다 보니 읽는 이는 오히려 부담스럽다. 도시를 보는 몇가지 시선들이 신선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읽으면서 저자와 내가 겉도는 느낌을 많이 가지게 된다.

 

 

31-32. 퍼트리샤 콘웰의 <사형수의 지문 1, 2>

    시리즈의 재미를 차츰 느껴가고 있다. 사건 자체나 풀어나가는 과정도 재밌지만 내게는 주인공인 스카페타가 더 맘에 와닿는다.
뭐 나랑은 수준 차이가 많이 나지만 인간사 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 뭐 하면서 스카페타에 감정이입하는 재미가 쏠쏠.... 갑자기 이 시리즈 진도가 팍팍 나갈 것 같은 느낌이....

 

 

33. 오가와 요코의 <임신 캘린더>

   전작인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재밌게 봤길래 이 책도 비슷하겠거니 하고 봤다. 근데 전혀 다른 분위기! 아주 건조하고 등뒤가 서늘한 느낌! 뭔가 피가 튀는 것도 아니고 극적인게 있는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섬뜩하다.
그 섬뜩함은 아마도 내 마음 한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감정들을 이 책이 들춰내기 때문이 아닐까?

 

 

34. 아르토 파실린나의 <기발한 자살여행>

   그야말로 제목에 끌려서 읽은 책. 근데 제목만큼은 아니지만 재밌었다. 건조하고 냉소적인 비아냥같지만 그래도 그 아래에는 따뜻함이 흐른다. 그래서 애정이 간다.

 

 

 

35. 박진규의 <수상한 식모들>

   이건 기발한 자살여행보다 더 끌리는 제목이다. 내가 텔레비전속에서 보던 식모들은 다들 참 불쌍해 보였다. 그런 식모들을 비틀어 그들이 자발적으로 식모가 되었고, 그리고 부르조아 가정의 위선을 까발려 그 가족을 해체해버리는 무시무시한 존재라니.... 일단 상상력은 만점을 주고 들어가지만, 책이 상상력만으로 다 돼는건 아니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 상상력이 충실한 내용과 구조와 같이 섞이지 않는다면 뭔가 비어버린 이런 느낌만 남는거겟지.

 

36-37. 퍼트리샤 콘웰의 <시체농장 1, 2>

   이번 편에서는 케이 스카페타의 새로운 사랑이 시작된다. 근데 참....
앞날이 걱정되는군이다.
근데 책의 마지막에 가면 범인들이 자꾸 스카페타의 총에 맞아 죽는건 자꾸 맘에 안들어가는 중이다. 독자들보고 상상력으로 나머지를 재구성해내라는건가?

 

 

이래 저래 몸도 마음도 부산스러웠던 4월!  맘이 별로 안편하니 책도 조금만 심각한건 아예 손이 안간다. 반즘 봤던 <고전문학사의 라이벌>도 그리 어렵지도 않은 책인데 저쪽 구석으로 밀려나버렸다. 계속 뭔가 재밌는 책이 보고 싶어서 그런지 제목이 재밌어 보일것 같은 책들만 읽어댄 것 같다.

5월은 좀 나아질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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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1 0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국경을넘어 2006-05-01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많이 읽으셨군요. 언제 저렇게 읽어보나 -.-;;;

2006-05-01 1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5-02 14: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5-03 0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AAABC
수간호사타입(관리자타입)

▷ 성격
에고그램의 창시자인 J · M · 듀세이가 수간호사 타입이라 명명한 타입입니다. 수간호사는 의사, 간호사, 환자 각각에 대해 적절한 판단력과 이해력, 조정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환자의 상태와 치료방법, 의사나 간호사의 노력 정도를 살핌과 동시에 환자나 간호사가 결정된 방침에 철저히 따를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의 완고함 없이는 이런 관리직 일을 맡을 수 없습니다. 또 어느 정도의 배려와 동정심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이들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으며 이것은 관리자에게 있어 또 하나의 중요한 덕목입니다. 이 타입은 그런 요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자신의 즐거움과 일 중 일을 우선시 하는 타입이 아니라면 이런 일을 무사히 해나갈 수 없겠죠? 그런 점에서 이 타입은 최상의 인재입니다.



▷ 대인관계 (상대방이 이 타입일 경우 어떻게 하연 좋을까?)

연인, 배우자- 이런 타입의 배우자는 리더형으로 자신이 가정의 주도권을 가지고 싶어합니다. 그러니 당신 자신의 기질을 잘고려하여 결정을 내리십시오.

거래처(고객)-자신이 결정한 방침과 다른 비즈니스는 절대로 하지 않는사람입니다. 문제는 당신이 상대방의 방침에 따라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죠.

상사-우선은 이상적인 타입의 상사라 생각해도 좋습니다. 다만 무조건 자신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타입이라는 사실을 잘 이해해 두십시오.

동료,부하직원-일의 핵심은 잘 알고 있지만 스스로 지나치게 책임을 떠맡고 조급하게 앞으로만 나아가려는 성격입니다. 자칫하면 아까운 인재를 잃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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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즐거움보다 일을 우선시하는 타입이라니.... 이건 정말 내가 아냐!!!

가정의 주도권이라 그건 내가 가진 것 같고,

거래처같은 건 없으니 모르겠지만 뭐 결정할때 보면 나는 부화뇌동형인것 같은데...

상사는 안돼봐서 모르겠고...

마지막 동료는 스스로 지나치게 책임을 떠맡고 조급하게 나가는 사람이라고? 그래서 내가 일복이 많은거였나?

맞는 것 같기도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하여튼 이런 검사는 늘 아리송????

근데 왜 하필이면 수간호사야 - 간호사랑 전혀 상관없는 B사감이 생각나는건 왜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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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2006-04-30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간호사보다 수간호사가 좀더 교사 직업에 어울리는거 아닌가요? ^^ 근데 좀 웃기긴... 저도 가서 해봐야지요~

바람돌이 2006-04-30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수간호사 거의 애들을 잡을 것 같지 않나요? 클리오님! 근데 전 애들을 잡기는 커녕 거의 될대로 돼라 방치형인것 같은데.... 뭐 한달에 한 번쯤 미친듯이 길길이 날뛰는 때가 있긴 하지만..... ㅠ.ㅠ

세실 2006-05-01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수간호사는 조정능력이 탁월하고 두루두루 잘 챙기는 스타일을 말하는 것 같은데요~
최상의 인재라니 멋집니다~~

진주 2006-05-02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재이신 줄은 일찌감치 알았다구요^^

2006-05-02 1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로 요 책입니다.

 

 

 

 

도로 지도책!!!

아빠가 운전할때 늘 지도보면서 길 찾는 엄마를 봐서 그런지, 처음에는 지도를 아무곳이나 펼치고는 "엄마 여기가 어디야?" "여기서 우리집 갈려면 어떻게 가야해?" 이런 질문으로 저를 힘들게 하더이다.

근데 요즘에는 요 지도책 제일 뒤에 있는 교통 표지판에 엄청 재미를 붙여 차만 타면 이 책을 펼쳐놓고 교통표지판들을 열심히 외우고 있습니다. (참 내 저는 운전면허 시험 칠때도 요것들 다 못외웠는데, 요즘 예린이랑 해아 때문에 온갖 교통표지판들을 외우고 있습니다. ^^;;)
그리고는 길을 가다 아는 교통 표지판만 보면 난리가 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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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4-30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사회과목은 100점 이겠군요~~~~

바람돌이 2006-04-30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 사회과목이 100점일지는 알 수 없고, 다만 운전면허 필기는 한 번에 통과할 것 같군요. ^^;;
 
수상한 식모들 - 제1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박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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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다 알고 있는 신화를 비트는 발상은 참으로 신선하다.
단군신화에서는 오로지 환웅과 곰이 주인공일뿐, 우리 역사 최초의 실패자로 기록되어있는 호랑이의 이후 삶에 대해서는 누구도 관심갖지 않았다.
그런데 바로 그 호랑이에 주목하여 그 호랑이는 어찌 되었을까라는 도발적인 물음에서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환웅이라는 남자의 도움 없이 스스로 -엄청난 고통을 겪은 후에 -인간여자로 다시 태어난 호랑이는 이후 호랑아낙들도 이어져 간다.
이 부분에서 어쩌면 이 소설이 역사를 비틀고, 역사속에 소외되었던 여성의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내줄지 않을까 기대해보았다. -물론 이런 기대가 역사소설을 쓰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다만 그의 발상의 전환만큼이나 확실한 입담과 비틀기를 기대했다고나 할까?
내가 기대한건 뭐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같은 류였다.

하지만 호랑아낙들의 활약은 그 시작이 창대했음에도 별로 두드러져보이지 않는다.
그저 연산군때 궁녀로 있었던 호랑아낙들이 어찌 어찌 했더라라는 식의 바람결에 스쳐가는 소문같은 속삭임만 전해주고 만다.
이왕 역사와 신화를 비틀었다면 좀 더 화끈한 상상력을 발휘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에 책을 읽어가는 호흡이 한 순간 흐트러져 버린다.

하지만 어차피 이 책의 주인공이 호랑아낙이 아니고 그들의 후예인 수상한 식모들이니 좀 아쉽긴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제 모든 인간을 휩쓴 자본의 물결은 호랑아낙들의 모습도 변신케 한다.
바로 수상한 식모들이 바로 그들이다.
모든 것이 자본의 논리에 의해서만 가치가 매겨지고 자리매김되어지는 시대.
이들은 이제 부르조아 가정에 침투하여 허위에 찬 가족을 해체하고자 한다.
뭐 때로는 성이 수단이 되기도 하고, 또 때로는 한수 위의 전략을 고수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이 진정으로 해체하고자하는 것들은 여전히 아리송하다.
수상한 식모들은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그들의 정체성이 흐릿함으로써 수상해진다.
그럼으로써 그들이 휘두르는 식칼은 이미 무딜대로 무뎌져 버렸다고나 할까?
도대체가 그들이 휘두르는 칼은 무엇을 향해서 휘두르는건지 정체가 애매하다.
방향도 칼의 예리함도 무엇하나 제대로 잡히는 게 없다.

책을 부분 부분 떼서 본다면 어디나 재기발랄하고 넘치는 상상력으로 충만해있다.
따라서 보는 동안은 이제 한 칼이 나오겠지 하면서 호기심 만발로 책을 넘기게 된다.
하지만 상상력이라는게 그에 뒷받침되는 튼튼한 이야기의 구조를 갖추지 못한다면 수상한 식모들처럼 빈 허공을 휘두르고 마는게 아닐까? 무도 못자르는....
결국 다 읽고 나니 뭘 읽었는지 생각이 안나고 정리가 안되는 지경에 도달해버리고 말았다.

갑자기 제목을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길 잃은 수상한 식모들> 별로 재미없는 제목이네.... ^^

뱀꼬리 - 별점 딱 3개 반 줬으면 좋겟는데 없다. 그렇다고 이 튀는 상상력에 3개는 너무 한 것 같고 울면서 4개를 준다. 모자라게 주는 것 보다야 좀 남는게 그나마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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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자살 여행
아르토 파실린나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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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하거나 하는 사람들을 경멸했었다.
하지만 그런 경멸이 내가 세상을 그리고 산다는걸 얼마나 쉽게 생각한 결과였느지를 아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내가 절실히 이루고 싶은 일이 있는데 뜻대로 안될때....
그것이 3년간 죽을 힘을 다해 더 이상 쓸 힘이 남아있지 않다고 생각되어질 때....
어느쪽을 보아도 희망이 보이지 않을때...
남들이 보기에는 뭐 그깐 일로 싶기도 할테고, 또 죽을 정도로 괴로우면 그런 각오로 노력하면 될 것 아니냐고 옛적에 내가 잘 날리던 멘트를 날리겠지만...
절망은 참 순각적으로 찾아오곤 했었다.

핀란드라는 나라. 퍽이나 생소하고 머나먼 나라이다.
그래도 이 나라에 대해 떠오르는건 우리보다 훨씬 사회복지가 잘 되어있는 나라라는 이미지이다.
그래서 어쩌면 이 나라에 그토록 자살인구가 많다는건, 하루하루 생존에 이 악물고 버텨야하는 대한민국에선 이해하기 힘든 일면이다.
흔히 하는 말로 호강에 받쳐 요강에 똥싼다고나 할까?

하지만 절망이 경제적인 면에서만 오는건 아니지 않은가?
인간의 절망은 그 인간의 숫자만큼 다양한 것일게다.
그래서 부자도 절망하고 가난한자도 절망하고....

하는 일마다 실패하고 결국 혼자가 된 남자 하나와 자신의 존재의미가 사라지고 사랑하는 사람까지 잃은 남자 하나! 이 둘의 만남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둘이 만나지 못했더라면 아마도 이들은 둘 다 그냥 쓸쓸히 죽어갔을지도 모르고, 아니면 늘 자살을 꿈꾸면서 하루 하루 절망하면서 살아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두사람은 서로 만남으로써 자신의 고통을 같이 아파하고 쓰다듬어줄 동지를 만난걸게다.
자살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이 둘은 핀란드 전체에서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을 모아 서로의 절망을 같이 공유해볼 기회를 가지자는데 합의한다.
그리고 핀란드 전국 각지에서 모인 자살희망자들의 기발한 여행이 시작된다.
그들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노르웨이 끝의 북극해로, 스위스로 유럽의 끝 포르투갈로 온 유럽을 헤매고 다니면서 갖가지 사건들을 겪게 된다.
글은 그들 한 사람 한사람의 내면을 다 따라가지는 않는다.
그저 그들이 도달하는 갖가지 상황에서 사람들의 반응을 따라갈 뿐이다.
그것들은 때로는 웃기고, 때로는 초라하고, 또 때로는 연민을 자아낸다.
하지만 단 한 번도 그들의 그 코믹한 반응, 상황이 경멸스럽지는 않다.
그들이 삶과 죽음의 경험을 같이 나누는 여행을 통해 마음의 안식과 기댈곳을 찾아가는게 그저 다행스러울 뿐이다.
사람들마다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는 방법도 가지가지인걸 보면 한편으로 웃음이 나오지만 그래도 "맞아 그게 인생이야"라고 식상한 말을 중얼거리게 된다.

절망이 절망인건 희망이 안보여서도이긴 하지만 그 절망을 이해해주고 아파해 줄 단 한사람이 없어서이기도 할 것이다.
내가 힘들고 절망스럽다고 생각했을때 늘 변함없이 내 곁을 지켜줬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봐진다.
그들에게 감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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