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루츠 판 다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데니스 도에 타마클로에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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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아프리카는 예전에 유행했던 개그 "사바나의 아침" 아니면 "아웃 오브 아프리카"다.

"사바나의 아침"에서 주인공은 아프리카 사바나 열대초원 지대의 흑인들이다. 여기에서 아프리카인들은 여지없이 개그의 소재로 전락하면서 웃음거리로 전락한다. 개그 프로그램의 특성상 웃음을 준다는건 당연한거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건 그 개그 자체를 비판하고자 하는건 아니다. 다만 그 개그프로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우리들 안의 아프리카에 대한 관념을 말하고자 함이다. 아프리카 사람들 하면 떠올리는건 아직도 원시적인 부족생활을 하면서 미개와 무지에서 벗어나지 못한 야만인들이란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떠올리는 이미지일것이다. 아프리카 사람들을 소재로 할 때는 누구나 평등한 똑같은 인간으로서 그들을 생각하지 않는다. 뭔가 웃기고 모자라고 그래서 우리가 도움을 줘야될 인간이 그들이다.

아프리카 사람들을 떠올릴 때 사바나의 아침을 떠올린다면 아프리카라는 땅을 떠올릴 때 그곳은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그 땅일 것이다. 원시의 숨결과 풍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광활한 자연과 사파리가 있는 곳, 낭만과 모험이 있을 듯한 그곳.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 배경으로 잡았던 그 풍광이 우리가 알고 있고 느끼는 아프리카의 전부이다.

그리고 가끔은 빈곤, 독재, 내전, 에이즈 등의 단어가 살며시 끼어든다.

이런 우리에게 떠오르는 아프리카의 모습은 아마도 유럽인에 의해 만들어진 아프리카의 모습이 그대로 우리에게 투영된 것일게다. 유럽이나 서구의 국가들보다는 오히려 아프리카와 더 비슷한 아픔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우리가 왜 아프리카인의 관점에 익숙하지 않고 유럽인의 시각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것일까?

이 책을 보면서 내가 느낀 것 한가지는 내가 얼마나 아프리카에 무지하냐는 거였다. 그리고 저 위의 두가지 관점에서 내 마음 깊은곳에서는 여전히 자유롭지 않았다는 거였다.

이 책은 진짜 아프리카의 모습을 보이고자 노력한다. 인류의 가장 오랜 역사가 시작된 곳. 나름의 문명을 이루고 자신들의 삶을 가꿔가던 그들의 역사가 어떻게 좌절하고 파괴되어 갔는지.... 아프리카에 대한 제국주의 국가들의 침략은 다른 어떤 지역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폭력적이고 잔인한 것이었다. 세상에 어느 지역에서 그 지역의 젊은이들을 몽땅 인간사냥으로 팔아먹었던가말이다. 지배와 압박의 역사가 아니라 바로 인간학살과 문명 말살의 역사가 펼쳐진곳이 바로 아프리카다. 제3세계의 어느 지역이든 제국주의 국가에 의한 자신의 전통과의 단절은 이후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장애로 등장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는 그 정도가 다른 지역과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하다. 아프리카의 전통을 기억하고 그 전통을 되살릴 수 있는 자신만의 독자적인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인간 그 자체를 완전히 말살한 지역이 바로 아프리카다.

그럼에도 오늘의 아프리카인들은 여전히 희망을 부여잡는다. 남들보다 몇십배는 더 힘들더라도 말이다. 그런 아프리카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게 바로 이 책이다. 우리가 사바나의 아침과 아웃 오브 아프리카만으로 연상하는 아프리카가 아니라 아프리카인 자신의 땅과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말한다. "젊은 유럽 사람들은 자기들 나라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선입견으로 이국적인 원시림과 비참함만을 생각하는 일을 넘어서야 한다.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완전히 '다른 꿈을 바라볼' 자유를 허용해야 할 시간인 것이다."

우리 역시 유럽인의 시각에서가 아니라 같은-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역사적 아픔을 겪은 사람으로서 아프리카인을 새롭게 만나야 한다. 그들에게 필요한건 부자의 양심의 가책을 덜어줄 동전 몇푼이 아니라 연대의 손길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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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6-02-14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리뷰 잘 읽고 땡쓰투도 하고 갑니다 (__)

바람돌이 2006-02-15 0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투씩이나.....감사 감사.... ^^
 

105. 케이트 윌헬름의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올해 읽은 최고의 소설중의 하나. 흥미진진하게 미래의 디스토피아적 세계를 그리면서도 따뜻한 인간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고있는 드물게 보는 소설이었다.

 

 


106-107. 퍼트리샤 콘웰의 <법의관 1, 2>

 드디어 시작했다. 퍼트리샤 콘웰의 법의관 시리즈. 물만두님의 계속된 시리즈 소개로 늘 마음에 두고 있던 책. 아직은 아주 특별하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이후 시리즈를 계속 읽고 싶다는 느낌은 든다. 하지만 요것 보고는 아직 이후 시리즈는 손을 못댔고 이번 겨울에 다 읽어볼까 싶은데... 글쎄나...

 


 

108. 최규석의 <습지생태보고서>

처음에 제목만 보고는 무슨 아이들 환경동화인줄 알았다는.... ^^

가난하고 빽없고 아무리 둘러봐도 별볼일 없는 그러나 누추하지는 않은 청춘에 대한 보고서.(사실 쬐끔 누추하기도 하다. 그러나 돌아보면 내 청춘이라고 별볼일 있었던가?) 지나간 내 청춘을 돌아보면서 지금은 그때만큼 안누추할까? 아니 오히려 더 꾀죄죄해진건 아닐지...

 


109-110. 제프리 디버의 <코핀댄서 1, 2> -

 이 책을 보면서 알았다. 이 책의 전작인 본컬렉터를 영화로 봤다는걸.... 별로 재미는 그저 그랬던 것 같은데.... 하여튼 헐리우드에서 영화로 만들기 딱 좋다는 생각. 재밌더라....

 

 


111.  C.S.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

 올해의 마지막 책이 이 무지막지하게 두꺼운 녀석이 차지하게 됐군.

각 편마다 다 독립적인 한편을 이루고 있으니 그리 지겨운지는 몰랐지만 어른이 되어서 읽는 동화란 좀 다른 느낌이다. 그냥 환상의 세계로 빠져들기에는 너무 많은것들이 보인달까?

그래도 이 책으로 말은 안했지만 해피머니 문화상품권 5만원이나 얻었다. 고마울따름... ^^ 상품권은 두장은 동생네 영화보라고 주고 나머지는 이번 겨울에 영화나 봐야겠다. ^^


111권이라.... 꽤 괜찮은 숫자다. 올해를 시작하면서 뭐 몇권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한건 없었지만 그래도 바빴던걸 생각하면 꽤 읽었다. 내년에는 아마도 힘들지 않을까 싶은데 그야 살아봐야 아는거고...

12월은 무지하게 바빴던 날들이라 단숨에 추리소설들 읽은 거 외에는 제대로 책을 못봤다. 읽은 책들 리뷰 쓸 시간도 없었고....한동안은 저 책들 중 리뷰 안쓴것 쓰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렸지만 뭐 새해가 되니 그냥 이렇게 넘어가지 뭐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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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1-02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111.
좋은 숫잡니다.
그러고보니 저도 '노래하던 새들..' 있군요. 읽어봐야지요. -_-;

바람돌이 2006-01-02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하던 새들 보세요. 하이드님. 재밌어요. ^^
 
캐릭터 도시락 - 행복이 묻어나는 해피 도시락
김진숙 지음 / 황금부엉이 / 2005년 12월
절판


내가 올 겨울 방학용으로 요 책을 처음 샀을 때 우리집 서방 나를 비웃었다. 거기 있는 것 중에서 딱 2개만 해도 성공이겠다나 뭐라나...
뭐 물론 내가 요리에 별 취미도 능력도 손재주도 없는 건 사실이지만 두고보라지 뭐....
대신 우리집 아이들은 이 책에 나오는 도식락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환상적인 반응을 보였다. "엄마 책읽어 줘"하고 들고오는 책이 이 책이라니...

오늘의 도전작!! 예린이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키티 주먹밥...
음 모양 내기가 쉽지는 않겠군... 하지만 불가능은 없다. 푸하하하~~~ (하지만 속으로는 떨고 있었다.)

레시피를 보면 그리 어려워 보이는건 없다. 모양만 그럴듯하게 낸다면 재료도 뭐 특별한게 필요한 것도아니고 조리 과정도 사진으로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놓아 어렵지는 않을 듯....

저자는 아주 예쁜 모양을 만들었지만 저 모양을 내는데 노하우 같은 건 없다. 단지 랩을 이용해 키티 모양으로 다듬으라는 말밖에는....오로지 자신으 손재주로 만들라는 건가? 손재주 없는 나는 어떡하라고...
어쨌든 오믈락 조믈락 열심히 열심히.... ^^;; 콩은 없으니 역시 김 오려서 눈알은 만들고....

드디어 키티 주먹밥 완성이 아닌가? 손재주 없는 내가 만들었으니 아무리 봐도 키티라고 하기엔 하나도 안귀엽다. 키티가 옆으로 좀 더 퍼져줘야 하나? 하지만 음식은 모양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 맛이라고 강력하게 믿는 나는 저 사이에 고기를 무지 많이 넣었다. 그러니 모양이 잘 안나는거라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서로 먹여주면서 환상적인 반응을 보여준 나의 사랑스런 딸들... 할머니 밥, 이모밥, 어린이집 밥 다음으로 4등의 자리를 차지하던 엄마에게 예린이는 세상에서 우리 엄마가 해주는 밥이 제일 맛있어라는 환상적인 말을 엄마에게 들려주었다.

맛은? 고기랑 같이 볶아 넣은 단무지 덕분에 아이들 먹기에 딱좋게 약간 달콤한게 맛있었다. 하지만 그건 애들 먹기에 맛있었던거고 어른인 우리들은 따로 순두부 찌게 끓여 밥먹었다.(이중 가사노동에 시달리는 폐해가... ^^;;)

밥이 혼자먹기에는 양이 많아 결국 남길거면서 처음에는 엄마 아빠 손도 못대고 한 번 먹어보지도 못하게 했다. 내가 하고 내가 맛도 못보다니, 어으~~~~

내일의 도전작!!! 해아가 제일 먼저 찜한 <뽀로로 스크램블에그 볶음밥>
이건 모양내기가 오히려 쉬워보인다. 요리법도 요란해 보이지만 그래봤자 볶음밥이다.

내일도 점심때 이 밥 하나로 완벽한 엄마로 거듭날 준비 끝. ^^

매일 먹는 음식이지만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도록 여러가지 조리법이 다양하고 무엇보다 모양들이 기가 막히게 예쁘다. (물론 나처럼 손재주 없는 사람은 어정쩡한 저런 모양이 나오지만.... ^^;;)
요란하고 예쁜 모양에 비해 의외로 조리법들은 어렵지 않고 간단한 경우가 많다. 뭐 특별한 재료가 필요한 경우도 드물고.... 간혹 특별한 재료가 필요할 때도 있는데 그런때는 친절하게도 인터넷을 통해 구입할 수 있는 방법까지 일러주고 있다.

초등학교까지의 아이를 가진 엄마라면 한번쯤 가지고 있으면서 해주면 우리집 딸래미들처럼 환상적인 엄마로 거듭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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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6-01-01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이 만드신 저 키티 도시락만으로도 님은 제게 존경받으실 자격이 충분하십니다.
저걸 실제로 해 보다니.
살림 못한다고 그동안 말씀하신 거 다 엄살이군요. 흥!=3

바람돌이 2006-01-01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깍두기님! 저 이상야릇한 키티 모양을 보고도 그런 말씀을....^^;;
하여튼 이 요리책 맘에 듭니다. 아이들이 안먹던 당근도 먹어주고... ^^

세실 2006-01-01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뷰리풀, 원더풀입니다. 시도하신 자체만으로도 대단하십니다.
전 연휴동안 햄버거, 돈까스로 연명했다는.....불쌍한 내 새끼들......

서연사랑 2006-01-02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서 가장 맛있어 보이는 볶음밥입니다^^

날개 2006-01-02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셔요! 저걸 만드시다니...+.+
글구, 넘 잘 만드셨군요~^^
게다가 실전이 들어간 포토리뷰라니.. 넘 근사하잖아요~!

바람돌이 2006-01-02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저걸 먹기전에 우리집 아그들은 미역국과 계란프라이로 어제 오늘을 연명했는데요. ^^;;
서연사랑님/과찬이십니다그려.... 아이들 입맛에는 딱 맞는 것 같더군요. 어른 입맛에는 몇숟갈은 몰라도 끼니해결은 안됩니다. ^^
날개님/솜씨좋은 날개님이라면 진짜로 키티모양을 만들어내실 듯 한데... ^^

urblue 2006-01-02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좀 살찐 키티네요. 그래도 예쁩니다. 애들이 정말 좋아하겠어요. ^^

BRINY 2006-01-02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예뻐서 못 먹겠어요~

조선인 2006-01-02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어우어우어어 나에게 자괴감을 안겨주시다니, 미워서 추천! ㅋㅋㅋ

하늘바람 2006-01-02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너무 예쁜 도시락이에요

바람돌이 2006-01-02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urblue님/살찌고 길쭉한 키티입니다. 지금 보니까 수염도 좀 더 작고 앙증맞게 만들어야 했던 듯... ^^
BRINY님 /애들은 잘만 먹든데요. 먼저 장식용 눈, 수염, 입 이런것 부터 먹으면서 엄마 키티가 불쌍해 이러고 잘만 먹더라구요. ^^
조선인님/이거 무지 쉽거든요. 요리법 말예요. 그냥 고기랑 단무지 볶아서 속에 넣고 밥으로 덮고 모양내면 끝. 근데 모양내는건 역시 손재주가.... 일요일날 마로랑 같이 해보세요. 재밌어요.
하늘바람님/도시락 쌀일이 없어서 그냥 집에서 해먹었습니다. ^^
바람구두님/ 군밤 대신 꿀밤을 드릴게요. ^^;;

sorkrksmsrlf2 2006-01-03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의 사람과 정성이 듬쁨담긴 음식이군요..
아이들은 행복하겠어요...
키티 저게 뭐가 야릇합니까.? 바람돌이님ㅋㅋ

바람돌이 2006-01-03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에.... 어떻게 읽나요. 님!! 닉네임이 너무 어려워요. ^^ 어쨋든 저의 키티를 잘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마 처음뵙죠 만나서 반가워요. 님의 서재에도 방문할게요. 앞으로 서재에서 자주 뵐 수 있기를.... ^^
 

방학과 함께 시작된 새해!

일단 우리집의 새해계획은 연초에 서울 3일 갔다오는것 말고는 한 보름정도 집에서 뒹굴뒹굴 하는 거였다. 올 한해 우리집 부부 둘다 좀 많이 힘들고 지쳤고, 게다가 이제 엄마 아빠 방학이라 학교 안가도 된다고 너무 너무 좋아하는 예린이와 해아를 위해 제대로 부모노릇하며 맛난 것도 해주고 예린이와 해아의 소원인 자석블럭 놀이도 많이 해주고 책도 많이 읽어주고 하여튼 뒹굴거리며 노는거였다.

근데 막판에 한통의 전화로 완전 차질이 생겨버렸다.

우리 부부가 같이 회원인 모임이 있는데 나는 지난 2년간 아이들 키운다는 핑계로, 서방은 지난 1년간 고3담임이라는 핑계로 유령회원이었다. 덕분에 올 한해 가장 바빴던 그 모임에서 이런 저런 눈총을 받고 있었는데... 그 모임의 선배로 부터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이번 겨울 -불과 보름뒤에 이 모임 생긴 이래로 제일 큰 행사가 시작된다. 근데 행사를 같이 준비하던 회원중에 한 명이 갑자기 임신 사실을 알게된것. 초기이고 아직 불안정하니 절대안정하라는 의사의 지시와 함께... 그러니 인원 빵구난 것 메울데가 필요한데 지금 가능한 인원은 풀동원된 상태고 아무것도 안하고 빈둥거리는건 우리집 둘뿐이니 무조건 우리 둘 중 하나는 나와서 빈자리 메꾸라는거다.

아닛!! 남들이 1년 내도록 준비하고 공부해서 하는 일을 이제 와서 보름만에 무슨수로 하냐고 했더니 선배왈 "우리가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다. (졸지에 찬밥 됐다.)무조건 나와야 한다. 둘중에 누가 나올지는 알아서 결정하고 하여튼 책임져라"

이 때부터 우리집 서방과 나와의 신경전이 시작됐다. 말이 쉬워서 빈자리 메꾸기지 남들이 1년 내도록 준비하고 공부한걸 무슨 수로 보름만에 준비하냐고....

그래도 거절할 배짱은 안되고.... (이 선배 우리가 평소에 sos를 보내면 언제나 투덜거려도 도와주던 선배인지라 찍소리도 못해봤다.) 남은 건 우리 둘 중 누가 할건지다.

나는 평소의 무대포 작전으로 나갔다. "난 모른다. 니 알아서 해라"

우리집 서방왈 "무슨 이런 여자가 다 있노, 나 그동안 우리집 아그들하고 놀아주지도 못하고 힘들었다. 너 나가서 공부열심히 해라. 내가 집안일하고 애들 볼께"

"택도 없는소리, 나는 모른다. 너 안하면 우리 둘다 못한다고 전화해라"

하여튼 이러고 한 이틀을 뻗댔더니 역시 마음약한 서방, 내가 이겼다.

덕분에 지금 이시간 나는 이렇게 알라딘에서 놀고있고, 서방은 열나게 공부하고 있다.(^^ 미안해 서방!!!)

근데 이제 매일 서방은 모임한다고 나갈거고 나는 에휴~~~ 서방 없으면 애들하고 노는것도 노동인데... 빈둥빈둥 놀려던 새해 계획은 이걸로 쫑났다. 이일 끝나고 나면 서방은 다시 보충수업땜시 출근이다.

겨우겨우 서울 가는것 사흘 빼낸 것만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근데 계획은 하나도 안짜고 이러고 있으면 안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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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01-01 0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여튼 바람돌이님이 이기신 게 기쁩니다.^^

바람돌이 2006-01-01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마태우스님 기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제가 이긴게 기뻐요. ^^
새해예요. 복 많이 받으세요. ^^

깍두기 2006-01-01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하는 게 애 보는 것보다 쉽지 않나요?
혼자서 애 보고 살림하실 걸 생각하니 쉽게 축하를 못 드리겠네요^^

바람돌이 2006-01-01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뇨 깍두기님! 이번만은 살림하고 애보는게 쉽습니다. 게다가 심리적 부담이 엄청난 일이라... 헤헤~~~ 지금도 서방은 입만 열었다하면 투덜거리고 있습니다. ^^

히피드림~ 2006-01-01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왜 읽으면서 웃음밖에 안나죠? ㅎㅎ 그래두 서울 가시는 건 지장받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kleinsusun 2006-01-01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는 가볍게 1승을 하시고, 또 서울 나들이도 오시고 스타트가 좋네요.ㅎㅎ
근데...무슨 공부모임이예요? 연구 모임 발표회 이런건가요? 15일만에 준비하시려면 디따 부담되시겠어요.우째...
서울 오시면 헌책방 나들이도 함 해보세요.신촌 <숨어있는 책> 이런데 구경하는 것도 참 재미있답니다. 언제 오시는지 말씀하시면 저희들이 번개를 나갈수도...ㅎㅎㅎ

울보 2006-01-01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옆지기님은 공부중이시군요,
우리 옆지기도 공부중인데,
서울에 오셔셔 즐거운 시간 보내고 가세요,

BRINY 2006-01-01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공부하니까, 12월초까지 '방학하면 무슨 공부도 하고, 무슨 공부도 하고~'열심히 계획 짜고 있던 게 생각났어요. 그런데, 어제 방학식하고, 오늘 신정 쇠고 나니, 그저 놀 계획만 머리에 가득했거든요. 바람돌이님 덕분에 정신차리고 갑니다. 내일부턴 공부하겠습니다!

바람돌이 2006-01-01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unk님 /그게 억지로 지장받지 않도록 한거라서 다른 사람들이 우리가 서울간거 알면 아마 미움을 받지는 않을까 싶은데요. ^^ 인터넷의 문제점!! 비밀이 사라진다. 에구 에구~~~
수선님 / 스타트가 지금 안좋은거라니까요. 신년 벽두부터 이렇게 꼬이다니... ^^;; 서울 일정은 지금 대충 짰는데 제일 중요한건 중앙박물관이 얼마나 걸리냐겠죠. 어쩌면 사흘 내도록 박물관에서만 놀다가 내려오는 수도.... 하여튼 박물관 빼고 나머지 계획은 다 유동적인 것이라.... 시간이 된다면 님이 말한 신촌 헌책방도 관심이 가네요. 기억해 놓을게요. 고맙습니다. ^^
울보님/ 공부하는 서방 싫지 않나요? 저는 싫은데.... 헤헤~~
브리니님/노는게 공부하는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혼자서만.... ^^
 

 

여러분 모두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제가 택배로 복을 왕창 보냈는데 다 받으셨죠...

못받으셨다면 제 잘못 아니고 택배사 잘못이니까

그쪽으로다가 문의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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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1-01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따끈따끈한 택배 잘 받았습니다~
바람돌이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한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야클 2006-01-01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마 '복어'를 보내신 건 아니겠죠?ㅋㅋㅋ
바람돌이님 가족도 복 많이 받으시길! ^^

바람돌이 2006-01-01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도 행복한 한해 되시기를...
야클님 복이나 복어나 둘 다 좋은거 맞으니까 아무거나 받으세요. 앗 복지리 먹고싶다. ^^

깍두기 2006-01-01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참, 바람돌이님 귀여우세요!
전 받았어요. 그놈의 복이 얼마나 많던지
집안이 꽉 차서 이불 깔고 누울 자리도 없더라니까요 글쎄.

바람돌이 2006-01-01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깍두기님!! 복도 사람보면서 찾아가는것 맞다니까요. ^^;;

울보 2006-01-01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날개 2006-01-01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글구.. 어느 택배사인지.. 송장번호도 좀 알려주세요~

날개 2006-01-01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88989

바람돌이 2006-01-01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날개님 그게 송장번호가 여기 분명히 있었는데... 뒤적 뒤적....
하여튼 알라딘 택배입니다요. 근데 저도 모르게 저렇게 멋진 숫자가 떠있구만요. 8989라 뭘 팔아야 하죠? 이미 복은 다 팔아 먹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