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1. 행복을 향한 그녀들의 움직임 : 디지털 페미니즘의 정동 - 김예란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명예나 돈이나 안락함을 추구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행복을 추구하지 않을 수는 없다. 

누구는 자연인처럼 산속에서 혼자서 사는 데서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누구는 신에게 귀의한 삶에서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나처럼 세속적인 이는 그저 나의 일상이 유지되는 데서 행복을 느끼는 것처럼 행복을 느끼는 형태가 사람마다 다양할 뿐이다.

불행이란 결국 자신이 추구하는 행복한 삶의 형태가 깨어지는 것 아닐까?

저자에 의하면 이런 행복은 기쁨과 슬픔을 끌어안고 끝없이 지속되어야 하는 생성적인 운동력이 된다.


그런데 왜 행복에 기쁨 뿐만 아니라 슬픔까지 끌어안아야 하는걸까?

그에 대한 대답에서 버틀러는 인간 존재 자체의 취약성을 이야기한다.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는 강하기 때문이 아니라 약하기 때문에 오히려 타자에 대한 공존과 협력의 책임을 져야 한다. 

나의 존재는 타자에 대한 의존에 기인하며 따라서 그 누구도 타자에 대한 책임윤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우와~~~

이 말 진짜 너무 멋지지 않나?

내가 정의로워서 내가 좋은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약한 존재여서 서로 의존하고 돕는 것이 당연한 의무라고 선언하는 것. 그것이 인간의 본질이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행복은 나의 취약성에 대한 슬픔을 연대와 공감, 서로 껴안음으로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다른 나, 새로운 나를 거듭 거듭 만나는, 그래서 끊임없이 경계를 뛰어넘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야 말로 어쩌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정희진샘이  경계를 뛰어넘는 것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와서는 디지털 공간을 통해 가부장제의 억압하에 '당했던 여성'의 존재가 '말하는 여성'이라는 존재로 변화하고, 또한 이러한 연대와 공감이 해시태그 페미니즘 같은 활동을 통해 친밀한 공중이 형성되는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것은 디지털 네트워크를 여성이 자신의 행복장치로 탈환하는 전복적 행위의 가능성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제1부 2. 불안에도 불구하고 - 백지연


어두운 골목길을 혼자 걷는 여성이 있다. 그런데 뒤에서 묵직한 발걸음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린다.

그에 따라 여성의 심장도 두려움에 같이 두근거린다.

남성들은 이에 대해 억울하다.

우리가 다 범죄자냐고, 범죄자는 극히 일부일 뿐이라고 항변한다.

맞다. 지금 골목길에서 나의 뒤를 따라오는 누군가가 남성 범죄자일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그래서 지금 내가 살아있잖아)

그러나 저 어두운 골목길에서 혼자 걸으며 불안을 느끼는 남성은 소수이겠지만, 저 상황에서 불안을 느끼는 여성은 거의 전부다. 

왜 불안하냐고? 불안은 느끼지 말라고 느껴지지 않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이 불안의 원인을  명확하게 알려준다. 

이 불안은 젠더 간의 권력차이에서 발생하고, 남성 중심적인 사회 구조가 이 원인을 존속시킨다.

그러면 여성들은 이 불안과 위협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디지털 공간은 여성에게 차별의 경험 말하기와 이를 통한 정치적 지각을 획득하게 한다.

디지털 공간을 통한 말하기와 공유의 경험은 네 잘못이 아니야. 우리는 서로의 용기가 될거야라는 말을 통해  나 자신과의 소모적인 싸움 대신 적이 누구인가를 알려주고, 누구와 어떻게 싸울것인가를 고민하게 한다.

그리고 또한 다양한 방법으로 싸움에 참여하고 연대하며 사회적 지지를 확인한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싸움에서도 여성들은 표적이 될 가능성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이화여대 학생들이 총장퇴진 시위 이후 시위의 자료를 모두 지웠다는 것을 읽으며 너무 큰 슬픔을 느낀다.

자신이 옳다는 일에 참여하고, 그것이 사회적 공감을 일으켜 대통령 퇴진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흐름의 시작이었던 자랑스러운 투쟁에 이들은 왜 모든 자료를 삭제했을까?

예전 군부독재시절처럼 잡혀갈 것도 아닌데....


그래서 이 장의 마지막 제목

"우리는 불안에도 불구하고 생각하고, 불안과 함께 말하며, 불안을 없애기 위해 싸운다"

그럼으로써 남녀를 불문하고 옳은 것의 성취를 마음껏 자랑하고 떠들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여전히 싸움은 계속된다.




따라서 행복의 윤리 실천에서 행복은주체의 삶의 근거, 규칙, 방법론, 목표가 되는 동시에 한걸음 더 나아가체제와 조건의 경계를 인식하고 그 너머를 추구하고 발명하는 사회정치적 함의를 띠게 된다. - P23

이에, 나의 행복의 윤리는 행복을 개인의 심리 (심리학)나 사회의 발전 요소(경제학)로 간주하고 측정하는 대신 정동으로 해석하는 관점을취한다. 삶의 기술의 중요한 한 부분은, 앞에서 밝혔듯이 주체가 실행하는 마음과 몸이 발휘하는 욕망과 의지, 즉 정동의 운동이고 행동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 P23

 행복은 그 윤리를 추구하고 실행하는 주체의 삶의 기술이자 의미로 유의미해진다. 우리는 행복이라는 윤리적 가치를 위해 다양성 안에서 스스로 변화하며 특정한 선택을 향해 움직여 가려고 노력한다. 이때 행복이란 단일하게 규정되거나 고정될 수 없으며 기쁨과 슬픔을 끌어안고 끝없이 지속되어야 하는 생성적인 운동력이 된다. - P27

 나는 당신이 없다면, 다수 무명의 그들이 없다면, 존재할 수없는 약한 존재다. 각자 이토록 약하고 고독한 주체들이 ‘우리‘로 공존할 수 있기 위해서는, 바로 그 취약함과 의존성 때문에, 그 누구도 타자에 대한 책임 윤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우리가 강하기 때문이 아니라약하기 때문에 오히려 타자에 대한 공존과 협력의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다. 이로써 버틀러에게는 주체의 벗어날 수 없는 취약성이 삶, 나아가공통적인 삶의 원리로 긍정화된다.  - P28

이렇게 볼 때 취약성은 곧 저항을 구성하고 저항 안에 이미 내재한다(Butler, Gambetti & Sabsay, 2016). 이렇듯 "관계적이고 정동적인 관점에서 이해되는 취약성이란 나, 당신, 다른 그 누구에게라도 적용되는 보편의 원리일 뿐 아니라 급진적인 정치윤리학을 추동한다(Sabsay, 2016). - P29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체는 자신에게 취약성을 부당하게 부여한 사회에 대해 저항하는 능동적 요소를동시에 함축하게 된다. 왜냐하면 단지 그 취약하고 비참한 몸의 "드러남" 자체가 사회적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노출 혹은 고발의 효과를 지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취약성이 규범에 대한 저항을 발현시키는 정치적 전환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취약한 몸들이 서로 뭉쳐 지지와 연대를 구성함으로써, 그 자체가 사회적 모순을 온몸으로 드러내는 정치적 저항력을 구성하고 발휘할 수 있기에그러하다(Athanasiou, 2016; Butler, 2016). - P32

바디우의 강조처럼 언제나 행복은 불가능한 것의향유이고, 긍정은 불가능했던 무언가가 이제는 실현될 수 있으리라는가능성의 약속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절망은 행복의 필수 조건이다.
물론 우리는 불가능성의 가능성 그리고 선택과 결단의 의미가 긍정과통한 행복에 관한 일련의 논의들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졌음을 상기할 수있다. - P35

정동은 존재와 행위의 능력으로 무엇에게 무엇인가를 바라고 지향할 수 있도록 이끄는 힘이다. 그 문자 의미 그대로 정동은 고정되거나 획일적인 감정이 아니라 그들의 움직임‘이다.  - P36

이렇듯 행복은 정동의 휘몰아치는 운동의 흐름을 겪어내고 새로운가능성을 만드는 우연의 궤적들이다. 때론 기쁘고 때론 슬픈 마주침을체험, 체현하면서 나는 더 이상 이전의 내가 아니고 다른 나이며 새로운나로 태어난다. 되어간다. 또 다시 태어난다. 이로써 매순간 더 이상 자신에게 갇히지 않고 자신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자아와 만나는 사건, 그러한 사건들의 지속을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다.  - P37

여성 주체는 ‘당했던‘ 여성으로부터 ‘말하는‘ 여성으로 변화하며 여성의육체가 남성의 탐욕스럽고 포악한 욕망의 소유물로 여겨지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었던 사회의 가치 체계에 대한 가치 전환을 시도한다. 이로써 "권력에 노출" "취약한 육체가 "정치적 저항을 구성하고 실행"하는말로서 "긍정화" 한다(Butler, 2016:22). - P43

여성이 느끼는 불안은 젠더간 권력차이에서 발생하고, 남성중심적인 사회 구조가 이 원인을 존속시킨다는 뜻이다. 불안은 다양한 강도를 가지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정도가 변하며 내면적이거나 환경적인 상황에 의해 구체적인 양상이 달라질 수 있지만(Spielberger, 1966), 남성과 여성의 권력의 차이가 지속적이고 안정화되어 있다면, 이를 고질적인 문제로 이해해야 마땅하다.
구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한국 여성들의 불안은 한국 사회 내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지속된다. - P56

여성들은 소셜 미디어의 어포던스를 이용해 여성주의 운동의 역사에서가장 오래되고 주요한 과업인 ‘차별의 경험 말하기‘와 이를 통한 ‘정치적 지각 획득‘(Mackinnon, 1989; Rich, 1986)을 달성해나가고 있다. 여성들은 경험 말하기와 감정 공유를 통해 자신이 속한 사회 내의 억압을 이해하고, 개념화하며, 인식의 기본틀을 마련할 수 있다(Gautam, 2012). - P63

사회적 지지가 자신이 보살핌을 받고 있고, 스스로 가치가 있으며, 상호 의사소통이 가능한 관계망에소속되어 있다고 믿게 하는 정보를 통해 얻어지는 것인 만큼(Harter.
1985), 호의적 청자에 대한 이미지는 여성들의 사회적 지지를 높일 수있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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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09-25 00: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누구나 타자에 대한 책임윤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말, 동감합니다. 우리는 어리석고 불완전하고 나약한 존재이기에. 열공하시는 돌이 님, 굿나잇 ^^

바람돌이 2022-09-25 12:13   좋아요 1 | URL
그쵸 프레이야님... 그래서 주디스 버틀러에 대해서 급관심이 생겼는데 책을 찾아보니까 이게 또 무지막지하게 어려워보이네요. 너무 어려운 책은 이제 읽고싶지 않은데 이러면서 고민중입니다. ㅎㅎ

얄라알라 2022-09-25 0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열독에 꼼꼼 정리에.... 저도 ˝같이 읽기˝하면서 감정의 정치학에 최근 눈뜨게 되는데요 행복에 대한 인용들, 매우 흥미롭습니다!

바람돌이 2022-09-25 12:14   좋아요 0 | URL
아는게 없고 또 알게된 것도 금방 까먹는 나이인지라 정리라도 하지 않으면 머릿속에 남아있는게 하나도 없는 이의 발버둥입니다. ^^ 요즘 저도 여성주의 책 읽으면서 감정에 대해 새롭게 깨달아가게 되네요.

책읽는나무 2022-09-25 1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 리뷰 진짜 너무 멋진 거 아닙니까??
저도 며칠 전 첫 번째 김예란 교수님 편 글을 드뎌 완독했거든요. 마의 구간을 넘어섰다고 뿌듯해 했어요.
두 번째, 세 번째 글을 읽으면서 김예란 교수님 글이 어려웠지만 상당히 좋은 글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재독하면서 갑자기 뭔가 확 와닿는 느낌이 들어 울컥하는 감정도 좀 들었네요ㅋㅋㅋ
근데 바람돌이님의 글도 뭉클합니다.^^

바람돌이 2022-09-26 16:06   좋아요 1 | URL
아이 감사합니다. 칭찬 받으면 또 좋아서 제 입이 막 찢어져요. ^^
김예란씨의 글이 마의 구간은 맞는듯해요. 뒤쪽의 글들은 그렇게 어렵지는 않더라구요. 그런데 어려워도 좋은 글은 역시 좋은글이에요. 나무님의 확 와닿은 것이 뭐였을지 막 궁금해집니다 ^^
 

9월이 이제 며칠 남지 않으니 마음이 급해집니다.

왜냐고요?

9월의 여성주의 책읽기 아직 시작도 안함..... ㅠ.ㅠ

그래서 오늘 시작했습니다.

하..... 1장 왜 이리 어려운지요. 

다행히 2장은 읽을만합니다. 


어찌나 열심히 공부하는지 밥먹으면서도 공부합니다. 불철주야 밥먹을 때도 공부하는 나란 여자 ^^

진짜예요. ^^



우리 책읽는 나무님은 맨날 예쁜 간식이랑 커피랑 인증샷으로 올리시는데 저는 혼밥하면서 열렬히 공부하는 샷입니다.

이 사진의 주인공은 저기 독서대에 걸려있는 책입니다. 바로 아래 책이죠.
















오늘은 주말인데 왠일로 모든 식구들이 다 나가줬습니다.

그래서 안타깝게도라고 쓰고 사실은 신나게 저녁을 혼밥했네요.  ^^

뭐 하기 싫어서 그냥 냉장고에 있는거 먹고싶은거만 꺼낸...... 냄비 씻기 싫어서 있는 국도 안 꺼냄.

혼밥 너무 좋아요. ㅎㅎ

물론 이게 일상이 되면 외로울거 같은데 저한테는 이벤트같은거니까....


사실은 오늘 오후에 이 책 시작한다고 인증샷 올릴려고 예쁜 홍차잔과 함께 사진을 찍었어요.

연출용으로다가.....

바로 요거....



연출용 티나죠. 

저 사진 찍고 바로 다 치우고 책 읽었습니다.

근데 저녁 먹을려고 독서대 앞에 밥 차리고 보니 뭔가 이게 더 절실하게 열심히 공부하는 느낌이랄까?

물론 순전히 저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뭐 그렇다고요. 아니면 말고.... 


하여튼 지금은 또 커피 마시면서 요거 쓰고있네요.

이제 오늘 저녁 운동하러 나갑니다. 

다녀와서 오늘의 공부결과 페이퍼 쓰기 꼭 해야 할텐데 말이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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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9-24 1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티팟 귀엽습니다ㅎㅎ
독서대앞에서 식사하시는 모습도
보기좋고요. 저도 저녁먹고 이제 운동나가려구요. 페이퍼기대됩니다^^*

바람돌이 2022-09-25 00:02   좋아요 1 | URL
티팟은 디즈니 신데렐라 에디션...
너무 귀여워서 눈독들이다가 산거라죠. 하여튼 제가 예레기(예쁜 쓰레기)류에 약합니다. ㅎㅎ
사실 저 독서대 앞에서 밥먹는거 정리하기 싫어서 살짝 밀어놓고 후루룩 밥먹고 다시 책보려고 저러는거라죠.
게으름의 결과요. ㅎㅎ 미미님도 운동 잘 갔다오셨죠? 으쌰 으쌰 역시 건강이 최곱니다. ^^

수이 2022-09-24 2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출용 티 엄청 나요 바람돌이님. 귀여우신걸요. 저도 1,2장 읽고 아 잠깐 다른 책 읽고 읽어야지 했는데 어느덧 9월 말이라뇨. 왜 이렇게 시간이 휙휙 지나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열운동 하고 오세요. 저도 처음부터 얼른 읽기 시작해야겠습니다. 화이팅.

바람돌이 2022-09-25 00:03   좋아요 0 | URL
아 저는 왜 자연스러운 연출이 안될까요? 그래도 짜증안내고 그나마 귀엽다고 봐주는 비타님 같은 분들 때문에 제가 아직도 철이 안듭니다. ㅎㅎ
비타님과 저랑 비슷한 속도로 읽어나갈 듯....우리 같이 화이팅해요. ^^

stella.K 2022-09-24 2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귀엽습니다.
혼밥의 즐거움 넘 이해됩니다.
책 보며 먹으면 오히려 식탁에 앉아서 먹는 것 보다 훨씬 천천히
먹게 돼서 좋은 것 같더군요. 식탁은 오직 먹는 것에만 신경을 써서
후루룩 쩝쩝 몇번만 하면 끝나죠. 살 안 찌려면 천천히 먹으라는데...
혼자의 여유로움과 우아함을 잃지 않으시는 바람돌이님의 자유를 응원합니다.ㅎㅎ

바람돌이 2022-09-25 00:07   좋아요 2 | URL
ㅎㅎㅎ 감사합니다. 이 나이가 돼도 귀엽다는 말에 볼 씰룩씰룩하면서 좋아합니다. ㅎㅎ
9월이 되면서 드디어 방학이 끝나고 집에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꽤 많아지네요. 좋습니다. ^^
저희 집에서 가장 확 트이고 위치 좋은 곳이 식탁인지라 저는 항상 식탁을 책상으로 이용합니다. 서재방은 만들었지만 거기는 남편 책들이 막 너저분하게 널려 있어서 짜증!!
저렇게 책 보면서 먹으니까 확실히 천천히 먹게 되기는 하네요. 어쨌든 오늘 밥도 맛나게 먹었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이 댓글 보여주고 집 식구들 자주 자주 좀 나가라고 그리고 늦게 들어오라고 해야겠습니다. ㅎㅎ

프레이야 2022-09-24 20: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혼밥 혼차의 여유로움과 열독!
바람 님과 돌이 님이 다 있네요^^
운동 조심 다녀오세요 ~

바람돌이 2022-09-25 00:08   좋아요 2 | URL
바람은 혼밥, 혼차 하고 돌이는 열독해요. ㅎㅎ
운동도 잘 갔다오고 갔다와서 배도 혼자 깎아먹고 열심히 글도 쓰고 있습니다. ^^

페넬로페 2022-09-24 2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혼밥인데도 영양을 고루 갖춘 식사를 하셨네요. 에너지 팍팍 돌아 책읽기 몰입 잘 할 수 있겠어요~~
밥 먹을 때도 공부하는 바람돌이님, 👍😍

바람돌이 2022-09-25 00:10   좋아요 3 | URL
점심때까지는 식구들이 모두 같이 밥을 먹었기 때문에 냉장고에 있는 반찬 그냥 꺼내기만.... ㅎㅎ
책은 생각보다 더 재미있습니다.
밥 먹을 때도 공부하는 건 사실 오늘만.... 제가 공부보다는 먹는거에 더 진심이라서 밥 먹을 때 딴 짓하는거 사실 안 좋아해요. ㅎㅎ

파이버 2022-09-24 2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메뉴구성 넘 맛나보여요~ 너무 제 취향입니다.
며칠전 마트 갔더니 김치 매대가 텅 비었더라구요ㅜㅜ 요즘 선선해서 걷기 딱 좋았어요. 운동 조심히 다녀오세요~

바람돌이 2022-09-25 00:14   좋아요 1 | URL
아니 대부분의 한국인 집안의 지극히 평범한 밥상 아닌가요? ㅎㅎ
맛은 좋습니다. 요즘 저 입맛 돌아서 미치겠어요. 아 진짜 먹는거 자제해야 하는데 왜 다 맛있대요?
원래 지금이 강원도 고랭지 배추가 시장에 풀릴 땐데 그 배추농사가 올해 완전 흉작이라네요.
농부들도 난감하고 김치 먹어야 하는 소비자들도 난감하고.... 저도 저 김치 진짜 조금씩 아껴가며 딱 먹을만큼만 꺼내 먹어요. 요새는 금치라는 말이 진짜 실감납니다.
추석 지나면서 날이 얼마나 선선해졌는지 진짜 딱 걷기 좋네요.

bookholic 2022-09-24 2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대는 부럽고, 혼밥은 군침돌고, 차향은 모니터를 뚫고 나오는 듯 하고, 책은 어려워 보입니다 ㅎㅎ

바람돌이 2022-09-25 00:15   좋아요 2 | URL
독서대 거북목 방지에 좋고요. 혼밥이지만 밥은 언제나 맛나고, 아 저 홍차도 맛나요. 저는 홍차 별로 안좋아하는데 저 홍차만 좋아함요. 책은 1부는 엄청 어렵더니 2부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뒤에는 어떨지 모르지만요. ^^

희선 2022-09-25 0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밥 드시면서 책을 보시다니 대단합니다 연출용 사진도 있었군요 홍차 마시면서도 책 보셨겠네요 아직 구월 남았으니 남은 날 동안 다 보시겠지요


희선

바람돌이 2022-09-25 12:08   좋아요 1 | URL
이번 9월은 30일까지 밖에 없어서 부지런히 읽어야겠네요. 그래도 희선님이 다 볼 수 있다고 해주셧으니 용기백배합니다. ^^

난티나무 2022-09-25 03: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옷 25일… 실화입니까?@@
예레기…..ㅋㅋㅋㅋㅋㅋ 실은 저도 많습니다……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09-25 12:09   좋아요 1 | URL
알라딘 굿즈 중에도 예레기가 많지요. ㅎㅎ
왜 봐야 하는 책은 미리 보는게 안될까요? 그러니까 제 꿈은 항상 남들보다 먼저 보고 룰루랄라 늦게 보는 사람들 놀리는건데 왜 항상 제가 꼴찌가 되는지....ㅠ.ㅠ
난티나무님도 저도 일단 이번달 남은 시간동안 힘내요. ^^

다락방 2022-09-25 08: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엇 저 갑자기 정신이 빡 차려지네요? 제가 이러고 있으면(어제 음주후 뻗어있음) 안되는 거네요?? 저도 밥 먹으면서 공부해야 되겠어요. 바람돌이 님의 공부 인증샷 최고입니다!!

바람돌이 2022-09-25 12:10   좋아요 0 | URL
음주 후 뻗는게 요즘 제 꿈입니다. 술끊은지 5개월..... 언젠가는 다시 마시리라 하면서 근근히 버틴다는....
역시 술이나 간식보다는 밥먹으면서 하는 공부가 뭔가 좀 더 비장하죠? ^^

얄라알라 2022-09-25 08: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런 상황, 노트북이나 독서대 앞에서 식사하며 공부하는 상황은 수험생들만 하는 줄 알았어요. 존경합니다요!!!바람돌이님 진짜 다락방님 말씀처럼 최고이십니다!,

바람돌이 2022-09-25 12:11   좋아요 1 | URL
정작 수험생일때는 저런 적이 없다는..... ㅎㅎ
어렵지 않아요. 얄라님도 그냥 밥 차려서 사진 한방 찍으시고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2-09-25 19: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혼밥이 저렇게 양질의 밥상이라니!!!ㅋㅋㅋ
그리고 제가 그리도 갖고 싶어하는 높낮이 조절 독서대라니!!!! 저거 어때요? 편한가요?^^
그리고 몇 년 전 마산 시내를 걷다가 딱 저런 모양의 그 뭐죠? <미녀와 야수>에 나오는 엄마 홍차 주전자랑 아기 찻잔들 세트가 보였거든요. 너무 사고 싶었는데 가게가 문이 잠겨 있었던...ㅜㅜ
근데 바람돌이님 차 주전자 보니까 그때 봤던 차 주전자 세트가 떠오르는데 바람돌이님 차 주전자도 이쁘네요~^^
예레기라고 하는 건가요?ㅋㅋㅋ
그럼 울집에도 예레기 넘쳐 나는~ㅋㅋㅋ
친구들이나 지인들 특히 울 남편이 제발 좀 그만 사라고 정신 없다고...쓸데없이 짐 늘린다고...이해를 못하네요? ㅜ
예레기 동지를 여기서 만납니다ㅋㅋㅋ

근데 이런 느낌인 거였군요?
분명 책을 보고 읽어야 한다~ 자극 받는 듯 하다가 음식에 🤤🤤 찻잔 세트에 홍차에🤤🤤 책 얘기는 없이 오로지 다른 것에 정신 팔리고 마는...ㅜㅜ
저는 왜 내 서재에서 다들 책 얘기는 안 하고, 굿즈랑 간식 얘기만 할까? 싶었거든요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09-25 21:43   좋아요 1 | URL
에??? 반찬 3개뿐인데요. ㅎㅎ 그리고 어릴 때 학교에서 배운 바로는 김치는 너무 기본이어서 3첩 5첩 반상할 때 그 반찬인 첩에도 안 넣어준다고..... ㅎㅎ
아 그리고 저 티팟 세트 미녀와 야수 시리즈랑 신데렐라 시리즈가 같이 있었어요. 둘 다 예뻐서 고민하다가 저는 저 파란색이 너무 맘에 들어서 신데렐라 시리즈로.... 아무 쓸데 없어도 예쁜거 사서 보면 기분이 좋은데 이런 찻잔 같은건 쓸모도 있잖아요. 여기 차 마실 때마다 기분이 좋아져요. ^^
나무님 서재에서 다들 굿즈랑 간식 얘기하는 이유를 이제 아셧군요. 특히나 나무님네 굿즈랑 간식은 사진도 어찌나 예쁘게 찍히는지 원초적 본능앞에 책 생각은 저 멀리로 달아나버립니다. ^^

단발머리 2022-09-26 11: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최근 공부 인증샷 중 최고입니다. 쉬지 않고 읽으시는 이 결기와 환상적인 메뉴ㅋㅋㅋㅋㅋㅋ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저도 페이퍼 얼른 써야 하는데 계속 미루고 있어요 ㅠㅠㅠ

바람돌이 2022-09-26 16:01   좋아요 1 | URL
역시 다들 밥에 진심이시군요. 아니면 저기 고기에 진심이실까요? ㅎㅎ
단발머리님의 페이퍼는 명품이라서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습니다. 두근두근하면서 기다리고 있어요. ^^

얄라알라 2022-09-26 1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다락방님 넘나 적확한 단어를 뽑으셨습니다. 이것은 아름다운 ˝결기˝입니다!! 즐겁게 하는 공부, 이렇게 결기 넘치게 한다는 모범을 보여주시는 바람돌이님!!!^^ 사랑합니다 ㅎ

바람돌이 2022-09-26 16:03   좋아요 0 | URL
아이 부끄러... 😂😂😂
감사합니다. 근데 저 밥먹는 시간 10분밖에 안걸려서 금방 치웠어요. 몇글자 못읽었다는게 함정. ㅎㅎ
보내주신 사랑에 열심히 읽고 쓰는걸로 보답하겠습니다. ^^

yamoo 2022-10-05 07: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찻주전자가 너무 이쁘네요~~~

그리고 책과 차의 조합이 훌륭합니다!ㅎㅎ

바람돌이 2022-10-07 21:38   좋아요 0 | URL
저 티팟 자랑하려고 찍은 사진인걸 어찌 아시고..... ^^
 
캔버스를 찢고 나온 여자들 - 이유리의 그림 속 여성 이야기, 제22회 양성평등미디어상 우수상 수상작
이유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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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화가의 그림 속에서 또는 잊혀진 화가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지 못했던 많은 여성들을 지금 이 순간으로 다시 불러내어 그들로 하여금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게 한다. 그러면서 21세기의 한국사회는 그들이 살던 사회와 정말 달라졌는가라고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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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9-23 23: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유리작가님 책들 저는 다 좋았어요 바람돌이님 *^^* 처음 접한 책이 세상을 바꾼 예술작품들? 이었어요. 과거엔 예술등에 대한 해석이나 평가 또한 남성들만위 몫이라 더 저평가되고 묻힌거 같아요 ㅠㅠ

바람돌이 2022-09-25 00:27   좋아요 1 | URL
저도 예전에 읽은 세상을 바꾼 예술작품 읽었네요. 적당히 얼버무리지 앟고 쉽고 명확하게 단호하게 얘기하는게 참 좋았습니다. 다만 저는 얼마전에 읽었던 다른 분의 <불편한 시선>이란 책이랑 주제, 소재, 내용등이 거의 겹치는지라 따로 리뷰까지 쓰면 거의 중복인거 같아서 그냥 100자평만 썼네요. ^^

yamoo 2022-10-01 1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책도 있었군요! 양성평등미디어 우수상...상도 참 많네요..ㅎㅎ
이유리 작가는 첨인데, 글이 좋은가 봅니다. 뭐, 내가 몰루는 작가가 한둘이어야지요..ㅎㅎ
그래도 이런 페이퍼 덕분에 이러저런 책도 알고 서점에 놀러가서 한번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좋은 거 같아요^^

바람돌이 2022-10-02 22:04   좋아요 0 | URL
글이 쉽고 명쾌해요. 하고 싶은 말을 둘러가지 않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시원시원하고 좋았어요.
세상에 작가는 너무 많아서 모르는 작가가 더 많은게 정상이지않을까요? 그래서 이곳에서 다른 분들로부터 새로운 작가를 알게 될때마다 막 기쁜것 같아요. ^^ 이유리작가 이번에 <기울어진 미술관>이란 신작도 나와서 지금 읽으려고 줄세워놨어요. ^^
 
필경사 바틀비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허먼 멜빌 지음, 공진호 옮김, 하비에르 사발라 그림 / 문학동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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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prefer not to. 안 하는 편을 선택하겠다.

싫습니다,  안하겠습니다가 아니라 하지 않는 편을 선택한다는 것이 바틀비의 선택이다.

이 말을 듣는 누군가는 안한다는 행위에 집중하지만 바틀비에게 중요한 것은 '선택'이다. 


프랑스 혁명 이후 시민혁명은 인간의 자유를 선언한다.

사람들은 중세의 신분적 억압에서 벗어나 시민이 되었고, 노동자가 되었다.

새롭게 등장한 이데올로기 인간의 자유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시민혁명의 시기 등장한 새로운 경제 체제인 자본주의는 자유의 본질을 다르게 알려준다.

노동자는 자유로와 졌다.

영주가 맘에 안들어도 거주이전의 자유가 없던 농노의 시대와 달리, 이제 노동자는 자본가가 마음에 안들면 공장을 옮길 수 있다.

거주 이전 만이 아니라 고용주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바틀비처럼 저 고용주의 공장에서 일하지 않는 편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정말? 

이것은 그야말로 이론일뿐, 이 시대의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옮겨갈 수 있는 공장은 없다.

일자리의 부족, 맘에 안드는 노동자에 대한 자본가들의 사보타지 등등....

실제 노동자들에게는 딱 하나 일을 안해서 굶어죽을 수 있는 자유만이 부여되었을 뿐이다.


바틀비는 대답의 형식을 띠지만 실제로 그는 질문하고 있다. 

(검증을) 안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필사를) 안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대답을)  안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지금은 좀 더 합리적인 사람이 되지 않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떠나지 않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나는 오늘 식사를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바틀비는 세상에 대고 묻고 있는 것이다.

내가 이것을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까? 

나의 선택은 존중받을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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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9-23 23: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가끔 그런 생각이 듭니다. 내 선택이 정말 오롯이 내 선택인지, 선택할 수 있는게 남아 있는지에 대해서요. 바람돌이님 이 글 넘 좋습니다 과거의 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게 음식섭취 여부밖에 없어 단식과 거식증으로 자신을 표현했다는 글도 떠오르네요.

바람돌이 2022-09-23 23:25   좋아요 4 | URL
실제로 냉정하게 따져보면 우리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거 거의 없지 않나요? 심지어 취미같은 것도 내가 선택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자본주의이 집요한 광고 이런 것들이 강요한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고요.
단식과 거식증에 대한 이야기도 일면 수긍이 가네요. 하 참....
그래도 우리는 책읽기만은 우리 스스로 선택한 거라고 굳게 믿고 오늘도 열심히 읽어요. ^^

단발머리 2022-09-24 08: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틀비의 선택하지 않음과 노동자의 ‘선택‘이 겹쳐져 보이네요. 예전에도 그랬겠지만 물질문명이 발달한 요즘 같은 경우, 갖고 싶은 것들은 또 얼마나 많던지요. 두 분 댓글 보면서도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잘 읽고 갑니다, 바람돌이님! 저는 오늘 놀려고 했는데 ㅋㅋㅋㅋㅋㅋ 오늘도 열심히 읽어볼게요^^

바람돌이 2022-09-25 00:19   좋아요 1 | URL
놀려고 결심했을 때는 놀아야 하는데 말이죠. ㅎㅎ
저 시대만이 아니라 지금도 과연 나에게 선택권이 있나라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더더구나 제가 살던 시대보다 더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야 하는 젊은이들에게는 더 선택이라는 것이 힘들어지지 않았나싶어지면서 바틀비의 대답이 굉장히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습니다. 19세기에 당대 사회의 본질적인 차별 구조를 관통하는 질문을 던지는 허먼 멜빌이라는 작가 아 진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새파랑 2022-09-24 09: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닷가에서> 읽으니까 이 책이랑 ‘안하는편을 선택하겠다‘ 이 말이 계속 나와서 너무 궁금했는데 이렇게 바람돌이 님이 리뷰해주시네요~!!

바람돌이 2022-09-25 00:20   좋아요 2 | URL
저도 바닷가에서 읽으면서 이 책 너무 궁금하더라구요. 그래서 읽었는데 너무 좋았습니다. 허먼 멜빌 만세 하면서 지금 사놓은 모비딕도 빨리 읽어야겟다는 생각을.... ㅎㅎ

페넬로페 2022-09-24 11: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의 분량이 많지 않은데 이 속에 담겨있는 내용이 너무 깊어 충격적이었어요.
전에 독서동아리에서 이 책으로 토론했는데 약간 양쪽으로 나뉘어졌어요.
바람돌이님의 리뷰, 잘 읽었습니다^^

바람돌이 2022-09-25 00:23   좋아요 2 | URL
맞아요. 이 책 다 읽고 처음에는 헉 이게 뭐야 하면서 황당하다는 마음이 먼저 들더라구요.
그런데 자꾸 생각이 나는 거예요. 뭐지 뭐지 하면서 말이죠.
그래서 찬찬히 다시 읽는데 한번도 빼지 않고 자신의 선택을 거부당하는 바틀비의 삶이 나의 삶과 뭐가 그렇게 다를까 싶은 생각이 들면서 이 책을 다른 각도에서 보게 되더라구요.
독서동아리에서 나뉜 의견은 어땠는지도 궁금하네요.

파이버 2022-09-24 22: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으신 분들은 대부분 별점 5점을 주시더라고요. 저는 아직 못 읽어 봤지만 바틀비처럼 솔직하게 이야기하는게 사회생활 속에서 참 힘듦을 느낍니다.

바람돌이 2022-09-25 00:24   좋아요 2 | URL
이 책 빨리 읽으면 30분이면 읽습니다. ^^
바틀비처럼 진짜 그렇게 얘기하면 바로 해고입니다. ^^

희선 2022-09-25 01: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틀비는 참 대단하네요 저는 말은 못하고 그저 그렇게 삽니다 그것보다 못해서 안 하는 거군요


희선

바람돌이 2022-09-25 12:12   좋아요 1 | URL
누군들 직장에서 바틀비처럼 말할 수 있겠어요. 그러다 짤려요. ^^
 

옷을 입고 벗는 일조차 혼자서는 불가능해 타인의 도움이 필요했다. 이러한 일상 속에서 여성들은 순종적이고 의존적인 여성상을 자연스레 학습할수밖에 없었으리라. 영국의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의 말처럼 "우리가 옷을 입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옷이 우리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가부장제가 바라는 바이기도 했다. - P21

하지만 남성에게는 ‘남자의 적은 남자‘라고 끊임없이 속삭이는 마법 거울이 없다는 게 중요하다. 마법 거울은 여자들 사이에만 숨어들어 가부장제 속에서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여자끼리 경쟁하라고 부추겨왔다. 그과정에서 여성들은 연대하지 못했고, 사회적으로 고립돼 재능을 낭비해야 했다. 이제 여성들은벽에 걸린 거울에게 질문하는 걸 그만둬야 할 것이다. ‘여자의적이 여자‘라고 말하는 사람이야말로 여자의 적이기 때문이다.
비제 르브링과 라비유 기아르가 몸소 증명하지 않았던가. - P33

호주의 코미디언이자 희귀 유전병 ‘불완전 골형성증‘을않은 장애인 스텔라 영 (Stella Young)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당신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다" 장애인의고군분투가 비장애인들에게 동기부여 휴먼스토리로 소비되는 현상을 ‘감동 포르노‘라고 비판하며 한 말이다. 이 일침은 예술가의 그림에도 유효하다. "나의 가난, 내 삶의 비참함, 내몸에 새겨진 고통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는 도구가 아니다"라고 그것은 피해자의 대상화이며, 대의를 가장한 관음이며, ‘고통 포르노‘일 뿐이라고 말이다. - P117

이처럼 고갱이나 앵그르 같은 서구 남성들에게 비유럽은 철저히 미개한 곳이었다. 거기에 사는 여성들은 ‘새장 속의새‘ 이거나 유아적이고 원시적인 존재였다. 이런 타자화를 통해유럽 남성들은 자기네 문화의 우월성을 확인하곤 했다. 하지만한편으로 그들은 비유럽 문화에 매료됐고 갖고 싶지만 가질 수없는 것에서 느끼는 갈증을 여성의 모습으로 그려내 투사하기도 했다. 원시를 추구했지만 원시를 열등한 것으로 보고 한편으로는 원시에 매혹되는 서구 남성들의 모습에서, 여성을 혐오하지만 여성 없이 못 살며 여성을 숭배한다고 하면서 착취하는 가부장 남성들의 모습이 겹쳐지는 건 우연이 아니었던 셈이다. - P146

세상은 남편 돈 쓰는 아내에겐 무자비할 정도로 가혹하다. 반면 아내의 시간을 가로채는 남편에겐 너무나 관대하다.
아내의 삶과 시간을 많이 착취한 남편일수록 더 성공하게 되기에, 가부장 사회는 아내의 헌신을 더 독려하기도 한다. 가부장제 속 여성의 삶은 ‘뱀과 사다리 게임‘과 같다. 열심히 인생의 사다리를 올라가도 아내가 되는 순간 뱀을 타고 미끄러져 내려갈확률이 높다. 바로 이것이 비혼 여성에게 ‘이기적‘이라고 결코손가락질 할 수 없는 이유다. 어느 누가 질 수밖에 없는 게임을하겠는가. - P154

붓과 팔레트를 든 젠틸레스키가 캔버스 앞에 서있다.
곧 그녀가 창조한 형상들이 캔버스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여성은 재현의 대상일 뿐‘이라는 생각이 만연했던 시대에 젠틸레스키는 이처럼 자신을 그림 그리는 주체로 표현했다. 그녀는 <자화상>을 통해 세상에 대고 "나는 불쌍한 성폭행 피해자만은 아니다. 나는 화가다!"라고 천명하고 싶었을지 모른다.
이러한 그녀의 생각은 고객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엿볼 수 있다.
"나는 여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줄 것입니다. 당신은 카이사르(Julius Caesar)의 용기를 가진 한 여자의 영혼을 볼 수 있을것입니다" - P188

국감장에서 리얼돌을 직접 가지고 나오고 공적인 자리에서 룸살롱 이야기를 하는 것이, 페미니즘을 말하는 것보다 자연스러운 사회를 정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과연 21세기 한국사회는 19세기 영국, 20세기 중국에서얼마나 나아갔을까. - P231

이러한 사회의 악평과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여성들은 ‘쿠션어‘를 사용한다. 쿠션어란 틀린 내용 하나 없는 얘기를 하는데도 조심스러워하고, 자신의 주장이 단정적으로 들릴까봐 애교와 이모티콘 같은 ‘쿠션‘을이어붙여 문장을 맺는 어법을 말한다. 쿠션어를 쓰면 적어도 드세 보인다‘ ‘싸가지 없다‘는 비난은 받지 않는다. 문제는 이런 어법이 오히려 말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듣는 이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힘들어 결과적으로 발화자에게 피해를 준다는 점이다. - P239

 "최후의 만찬은 누가 차렸을까?" 나는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다. 여자가 차렸다! 만일 남자 요리사가 차렸다면 즉각 이름이성경에 남았을 테고, 그는 그리스도교 성인이 되어 길이길이 존경받았을 테니 말이다.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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