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제의 창조
거다 러너 지음, 강세영 옮김 / 당대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먼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인류사에서 수많은 억압의 제도가 있었지만 가부장제만큼 한번도 제대로 도전도 받지 않고 굳건했던 것은 없었다. 

계급 전체적으로 봤을 때 여성들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서 더 억압을 받았던 노예들도 반란을 일으킬 줄 알았고, 중세의 농민들도 싸울줄 알았다. 근대의 노동자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그런데 여성들은 왜 한번도 집단적으로 그들의 인간됨을 위해 싸운적이 없지?

개별의 여성 몇몇을 얘기하면 안된다.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꾸는건 결국 혁명이지, 몇몇 개인의 특별함이 그것을 대체할 수는 없는 법이니....


이 문제에 대해 거다 러너는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여성들에게는 역사가 없었다-그들은 그렇게 들었고, 그렇게 믿었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여성들을 가장 결정적으로 불리하게 만든 것은 상징체계에 대한 남성의 헤게모니였다. - 383쪽


이 문장은 나를 전율하게 한다. 

거다 러너가 왜 뜬금없이 가부장제가 창조되는 머나먼 메소포타미아로 갈 수밖에 없었는지 명확하게 알려주는 장면이다.

모든 것이 이해되는 기분이랄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지 못하는 것. 나의 현재가 정상이 아니라는걸 알지 못하는 것. 그것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언어를 아예 가지지 못한 것. - 가족이라는 틀 내에서 온정주의적 지배에 가려 남성의 온정에 일방적으로 매달려야 하는, 그것을 오히려 감사해야 하고 억압으로 인지하지 못하는데 어떤 싸움이 가능할까?


그래서 저자인 거다 러너는 인류 최초의 문명의 탄생의 순간으로 간다.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다른 인간존재를 잔인하게 대하고 그/그녀에게 자신의 의지에 반하여 노동을 하도록 강제하는 것보다 한수 높은 중요한 발명은, 지배당하는 집단을 지배하는 집단과 완전히 다른 집단으로 지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그 경험은 노예제가 발명되기 이전에 남성들에게 주어졌던 것인데, 그것은 바로 자기 집단의 여성들을 종속시켰던 경험이다. 

여성억압은 노예제보다 먼저 일어나 노예제를 가능하게 만든다. - 138~139쪽


오래 전에 결혼 초에 나는 남편에게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질문을 하게 된 계기는 역시 가사노동이었다. 당시 대한민국 평균보다도 한 10배쯤 더 가부장적인 집에서 자란 남편은 의식과 생활의 괴리를 참 힘들어했다. 자신의 의식은 남녀평등과 가사노동분담이 당연한데 평생 한번도 해본 적이 없고 배워본적도 없어 진짜 할줄 모르는(콩나물 다리 좀 따달랬더니 1시간에 걸쳐서 콩나물 대가리를 다 따놓은 남자......ㅎㅎ) 가사노동들이 너무 너무 힘들었던 것..... 그래도 하고자 하는 의지는 충만해서 가르쳐가면서 하는거지 하는 중이었다. 

어느 날 지나가듯이 세상을 바꾸겠다고 노력하는 수많은 운동권 남자들이 왜 그렇게 일상생활에서는 가부장적이고 오히려 더 억압적인 경우가 많냐고? 인간평등을 배웠으면 남녀평등을 위해서도 노력하는게 당연한거 아니냐고? 그런 질문을 했었다.

아는것과 사는 것이 일치하는게 당연하다고 믿었던 시절의 질문이다.

여기에 대해 남편의 대답은 너무 간단했다.

그거 모르는 척 하면 제 몸이 얼마나 편해지는데 안다고 하겠냐? 그게 기득권이라는거다.  나 봐라! 아는 척 하다가 이렇게 힘들게 몸을 굴려야잖아! 야 청소 너무 힘들다. ㅠ.ㅠ


남자들은 다 안다.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 것일 뿐이다.

인류 최초의 차별이 시작되는 지점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끊임없이 되풀이 되고 있는 장면이다. 

누군가를 지배해본 경험, 그로 인해 자신의 몸이 편해지고, 이익을 쟁취하고했던 기억은 달콤하다.

버리고 싶지 않은 기득권이 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그래서 인류최초의 억압은 여성에 대한 억압에서 시작되었다. 가부장제 이데올로기 이전에 여성억압이 있었던 것이다. 

남성보다 노예화 하기 쉬웠던 여성에 대한 노예화는 누군가를 노예화햇을 때 가질 수 있는 편안함을 제공했을 것이고, 첩의 존재로 인하 남성들의 성적 욕구는 손쉽게 채워졌으며 동시에 첩은 부인에 대해서는 하녀의 지위를 가지며 노동을 제공해야 하는 이중적인 억압에 직면햇으며, 친족집단전체의 이익을 위한 여성 가족 -딸-의 매매는 매매혼 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창녀로의 매매까지도 당연한 것으로 만들어간다.

이 모든 것들은 이제 유지되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게 가지고 있던 권력을 내려놓는거다.

어려우면 해보시라. 집에서 내가 자식들을 위해라는 명분으로 휘두르고 있는 수많은 권력들을 한 번 내려놓고 자식들의 자유로운 삶을 전적으로 한번 줘보라고.... 못하실걸.....

그러므로 이제 가부장제 이데올로기가 필요한 것이다. 

왜냐? 이 기득권의 달콤함을 계속 유지해야 하니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발생한다.

여성들은 자신이 억압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도 전에 벌써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 의해서 전면적으로 포위되어 버린다.

전방위적인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의 침투는 여성이 자신의 언어를 가질 수 없게 하고, 남성의 언어로 사고하게 하며,

그러므로 몇천년간 침묵하게 만들었다.

여성들은 언어가 없었으므로........

그러므로 여성들에게는 여성사가 필요하게 된다.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상징체계, 언어를 가지지 못했다면 그것이 언제 어느때에 어떤 식으로 거세되어 왔는지를 알아야 하는 것, 가부장제의 창조의 순간을 앎으로써 그것이 역사적이고 영원하지 않으며, 남성들에 의해서 순전히 의도적이고 악의적으로 구성되어진 것이라는 것을 아는 것. 그럼으로써 그것을 파괴하고 새로운 관계를 창조할 언어도 그 순간 얻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이 나오고 10년, 거더 러너는< 역사속의 페미니스트>와 <왜 여성사인가>라는 책을 쓴다.

여성이 자신의 상징체계, 언어를 가지게 하기 위한 노력이다.

안타깝게도 현재 절판인데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평민사와 푸른 역사 출판사에 이 책 재출간 해달라고 달려가게 만드는......

절판된 책은 또 중고책이 여전히 비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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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2-07-03 20: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남성 중심 헤게모니 때문에 여성을 부정적으로 보게 만드는 단어와 관용어가 만들어졌어요. 이제는 그런 단어를 만나면 의심하고 왜 아닌지 질문해야 합니다.

바람돌이 2022-07-03 21:39   좋아요 2 | URL
여성들조차도 별 문제를 못느끼는 언어나 상황들이 얼마나 많은지 실감한지는 저도 오래됐네요. 그래서 오히려 계속 의심하고 생각하고 해야 하는거같아요

2022-07-04 0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05 1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2-07-04 07: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바람돌이 님. 저는 메소포타미아부터 읽어가는게 진짜 너무 힘들었는데 바람돌이 님은 왜 그래야 했는지를 알고 읽으셔서 그리고 그걸 적어주셔서 너무 좋습니다. 같이읽기의 매력은 바로 이런데 있는 것 같아요.

바람돌이 님, 날 더운데 건강 잘 챙기셔요. 그리고 우리 힘내서 읽고 쓰도록 합시다!

바람돌이 2022-07-05 12:45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이 좋은 책 선정해주셔서 저는 따라가기만 하면 되니 너무 좋네요. ^^ 저는 역사쪽은 일단은 좀 장벽이 없어서 쉽게 접근하는 편이라 이번 책은 그래도 따라가기가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하게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것들을 읽으면서 제 생각을 또 정리해보고 참 좋네요.
계속 열심히 잘 따라가겠습니다.
다락방님께 감사하기도 하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

mini74 2022-07-04 09: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모르는 척 몸은 편할지몰라도 마음은 안 불편한지 ㅠㅠ

바람돌이 2022-07-05 12:45   좋아요 2 | URL
마음이 불편하면 어쨌든 작게나마 몸이 움직이지 않겠어요? 주변에 나쁜 놈들 보니까 마음 안 불편해하더라구요. 당연하게 생각하지..... ㅎㅎ

- 2022-07-07 10:42   좋아요 1 | URL
인간은 마음이 불편하면 안불편해지기 위해 합리화를 합니다. 남자는 이렇게 태어났고 여자는 저렇게 태어났으므로. 여자는 원래 감정을 더 잘살피고 여자는 원래…. 진화론에 유전자까지 가져옵니다. 자신의 편함을 위해서 세계사 전체를 왜곡하고 과학까지 왜곡합니다. ^^ 왜곡이 끝나갑니다. 그건 여남 모두에게 다행이죠.
진짜는 진짜 민낯의 진실은 합리화를 멈추고 두 눈을 다떴을 때 보입니다. 자기 편한대로 안보겠다는 사람들에게 기운빼지 말고 내 시야의 확장에 집중합시다 💕

바람돌이 2022-07-08 15:08   좋아요 0 | URL
하하하 명쾌한 공쟝쟝님!!!!
언젠가는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봤는데 그게 참 효과는 없으면서 사람의 진은 있는대로 빼더라는..... 그러다보니 점점 아 그래 그냥 너 그렇게 살아. 언젠가 후회할거야 이러게 되기도 하더라죠. 한때는 또 그걸 나의 패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또 생각이 달라져요. 타인의 생각이 나와 다르고 그것이 명백하게 틀렸다하더라도 그것을 나의 말빨로 바꾸려고 하는 것은 지나친 간섭이고 또 하나의 폭력이 아닐까 싶은요. 타인이 나의 생각을 침범하고 공격하는 것에는 민감하게 반응할지라도, 내가 먼저 그를 바꾸겟다고 덤비는건 오만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하여튼 사람의 생각이 바뀌는건 정말 어렵고, 내가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행동을 하려고 노력하는게 더 쉬운것 같고... 그래서 공쟝쟝님 말에 동의합니다. ^^

페넬로페 2022-07-04 16: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성주의 책 같이 읽지는 않지만
가부장제라는 말만 들어도 아득해진 느낌입니다.
이 거대하고 견고한 것을 어디서부터 다루어야하고 어떻게 깨부셔야 할지 무척 힘들겠다는 느낌도 들었어요^^
모르는 척하면 편해진다~~
남펀이 잘 써먹는 수법이예요 ㅠㅠ

바람돌이 2022-07-05 12:57   좋아요 3 | URL
이놈의 가부장제는 지금은 얼마 남지 않았다 싶기도 해요. 그런데 진자 제대로 가부장제가 없어지려면 세대 물갈이가 완전히 한바퀴는 돌아야 되려나 싶기도 하고..... 그러면 그 다음엔 또 다른 무엇이 있을지 두렵기도 하고...
세상이 바뀌는건 참 쉽지 않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됩니다.

희선 2022-07-06 02: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모르는 척하면 편하다 맞는 말이네요 많은 사람이 모르는 척하고 살겠습니다 지금은 알려고 하고 아는 사람도 전보다 늘었겠지요 그러면 좋을 텐데...


희선

바람돌이 2022-07-08 15:09   좋아요 1 | URL
그래야 세상이 점점 더 살기가 나아지겠지요. 요즘은 개인의 생각이나 사생활이 워낙에 공개되고 드러나서 그런지 생각이 나아지는 사람도 나빠지는 사람도 더 많이 보이는 거 같아서 판단을 하기가 좀 힘들어요. ㅎㅎ

- 2022-07-07 10: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이 책을 다 읽고, 책정리도 다하고, 리뷰도 쓰고, 님들의 리뷰를 하나 하나 살펴보면서, 아 진짜 이번달에는 편한 맘으로 빨리 읽자 ㅋㅋㅋ 반성중인 공쟝쟝입니다!
바람돌이님의 리뷰엔 남편의 자기고백이 있군요ㅋㅋㅋㅋ 깨알 재미 ㅋㅋ

저도 거다러너의 다음 책들 …너무 읽고 싶어요! 혹시 재출간 되면 알려주세요😍

바람돌이 2022-07-08 15:12   좋아요 1 | URL
재출간 알림은 신청해놨어요. 알림 오면 재깍 알려드립죠. ㅎㅎ
저는 인간의 생각이 바뀌고 그에 따라 행동이 바뀌는게 얼마나 어렵고 오래 걸리는 일인지 남편 보면서 알았어요. 생각은 정말 합리적이고 진보적이고 타고난 품성까지 착하고 순한 사람인데, 그 행동이 진짜 내 맘에 들게 변하는데는 한 20년 걸리더군요. ㅎㅎ 요즘에야 겨우 저의 이상형에 가까워졌습니다. ㅎㅎ
이번 달 책은 책장은 잘 넘어갈 거 같은데 읽기가 너무 고통스러울 것 같아 손대기가 막 겁나서 자꾸 밀리네요. 지금 압둘라자크 책 한 권 남았는데 그거 마저 읽고 읽으려구요.

단발머리 2022-07-07 14: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성들은 자신이 억압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도 전에 벌써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에 의해서 전면적으로 포위되어 버린다.
전방위적인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의 침투는 여성이 자신의 언어를 가질 수 없게 하고, 남성의 언어로 사고하게 하며,
그러므로 몇천년간 침묵하게 만들었다.
여성들은 언어가 없었으므로........
그러므로 여성들에게는 여성사가 필요하게 된다.

저는 바람돌이님의 이 지적이 앞으로 페미니즘 운동의 중요한 키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여성은, 같은 여성이 아니라 같이 사는 남성과 스스로를 동일시해버리는 거요. 특히 기혼 여성인 경우 그럴 가능성이 훨씬 더 크고, 더 강력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의 목소리, 여성의 역사를 되찾아오는 것은 물론이고, 이런 여성들을 어떻게 페미니즘 운동의 자리에 함께 앉게 할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혁명은 소수에 의해 인도되는거 같지만 결국엔는 구성원들간의 연대가 필요할테니까요.

이 책 정말 좋은 책인거 같아요. 계속 좋은 리뷰들이 올라오고 있어서 넘 행복합니다. (from 이 책을 겁나 좋아하는 1인)

바람돌이 2022-07-08 15:39   좋아요 0 | URL
많이 나아졋다고 하지만 여전히 여성이 같이 사는 남성과 스스로를 동일시하는건 흔하죠. 사실 그게 제일 편하잖아요. 그래서 뷰티산업과 명품산업, 성형산업 등은 여전히 성행하구요. 가부장제가 몇천년인데 이런 것들이 쉽게 변할까요? 그럼에도 세상이 변하고 있고, 많은 여성들의 삶과 생각이 변하고 있는건 맞다고 생각해요. 그 속도가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빠르지 않아서 속은 타지만요.
혁명이 소수에 의해 시작될 수는 있지만 그 진행과 완성은 결국 구성원들의 연대에 의해야만 이루어진다는건 역사가 증명하잖아요. 그러니 이 좋은 책 열심히 읽고 같이 얘기하고 일상에서도 잘 떠들고... 그렇게 살아요. ^^
댓글저장
 

병가 내고 두 달 

몸 상태는 딱히 좋아지지 않아 며칠 전에 병가기간이 끝나 병휴직을 하고 왔다. 

내년 2월까지 그냥 푹 쉬는걸로.... 이로써 나의 휴가는 앞으로 8개월 더 연장이다. 

직장을 다니면서 아이 낳았을 때 빼고는 한번도 쉬어본적이 없으니 첫 휴직이다.

돈 걱정이 안되는건 아니지만, 뭐 그래도 내 몸에게 이번 한번쯤 푹쉬는 호사를 줘보자 뭐 그런 기분이다. 


그동안 일주일에 작게는 두세차례, 많게는 일주일 내내 병원을 왔다갔다 하다보니 딱히 쉬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일상생활은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 

솔직히 세상 태어나서 처음으로 규칙적인 생활을 해보고 있다.

하루 4-5시간 자던 사람이 7-8시간을 꼬박 꼬박 자주고 있는게 첫번째 변화.

처음에는 밤에 잠을 못자고 자꾸 깨고 미치겠더니 인간은 역시 적응의 동물인지 지금은 완전 적응해버렸다.

11시쯤 되면 잠이 온다. 그리고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6시 30분에서 7시 사이면 상쾌한 기분으로 잠이 깬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이라니 내 인생의 처음 맞는 경이다. 

예전에도 직장때문에 일어나는 시간이야 같은 시간이었지만 일어날 때 정말 죽을 맛으로 일어났는데 말이다. ㅎㅎ


남편 출근하는거 보고, 혼자 아침밥을 차려서 진짜 잘 먹고(방학 맞은 딸래미들은 당연히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ㅎㅎ)

그러고 나면 집안 창문을 모두 열고 환기를 시키면서 이 녀석들을 돌본다.



왼쪽의 큰 놈은 나 아프다니까 후배가 언니 꽃보면 기분 좀 좋아져 하면서 갔다준 녀석.

오른 쪽의 야자는 내가 2년 전쯤 시장에서 1,000원짜리 쪼꼬미 사다 기르기 시작했는데 용케 안죽고 견뎌준 놈.

나머지는 이래 저래 사다 기르면서 죽지 않고 살아준 고마운 녀석들....ㅎㅎ

얘들 환기 시켜주고 물줘야 되는 애들 주고, 소소하게 재밌다. 

아 참 원래 저 테이블은 이 집 이사올 때 인테이러 해주던 분들에게 부탁해서 티테이블로 마련한 것이었는데말이다.

내 로망은 아래쪽 풍경도 좋으니 저기서 커피도 마시고 책도 보고 이러는 거였는데,  살아보니 이놈의 티 테이블에 앉을 일이 없다. 

베란다니 여름엔 너무 덥고, 겨울엔 너무 춥고, 나머지 계절엔 항상 출근 중.....ㅠ.ㅠ

결국 쟤들이 모두 점령 중.... ㅎㅎ


아침 저녁으로 하루에 2번씩 걷기 운동을 하고, 자잘한 집안일들을 한다.

생각보다 나 집안일에 재능이 있는거 같아 하면서 말이다.

확실히 집에 있으니 집안은 매일 조금씩만 치우는데도 반짝반짝 윤이나고, 냉장고는 깨끗하고 반듯하게 정리되어 유통기한 지난 음식이 없게 되는구나. 

그토록 많이 시켜 먹었던 배달음식은 거의 끊게 되고, 외식도 확 준다. 

근데 이러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너무 잘가서 의외로 책을 읽거나 서재에 글을 쓰거나 하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는다.

그것만이 굉장한 아쉬움.......


며칠전 비가 오고 난 후에는 해가 져서 날은 어둡고 주변의 건물들은 모두 불을 밝히는데 건너편 하늘이 너무 맑아서 깜짝 놀랐다. 



마그리트의 그림 <빛의 제국>까지는 아니지만 그 비슷한 분위기 연출.

매일 보는 하늘이 이렇게 달라지는것도 소소한 즐거움이다.


어제는 초승달이 너무 예뻤다.



달 보이시나요? 

아 진짜 예뻤는데 역시 사진은..... 


알라딘 서재에 들어오니 23년간의 기록이 뜬다.

늘 있는 기록이니 그냥 설레 설레 보다가 경악!!!!



아 진짜 많이 샀구나.....ㅠ.ㅠ

요즘 내가 그만사야 된다고 한달에 한번으로 구매를 제한한건(물론 잘 안 지켜지고 있지만......) 당연한거야.

소비를 줄여야 돼. 도대체 다 읽지도 못하면서 왜??????

그래도 돈으로 상위 0.038%란건 뭔가 좀 기분 좋은 일 아닌가?

아니 내가 언제 돈으로 상위 0.03을 하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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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3 2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2-07-03 21:29   좋아요 2 | URL
앗 왕관있었네요. 못봤어요. 저거 왠만하면 다주는거 아닌가요? ㅎㅎ
몸은 오랫동안 제 맘대로 썼더니 몸이 반란을..... ㅠㅠ
잘 쉬면서 다스려보려구요. ㅎㅎ

cyrus 2022-07-03 20: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평일에 6시에 일어날 때와 주말에 6시에 일어날 때를 비교하면 확실히 달라요. 전자의 상황은 전날에 일찍 자도 더 자고 싶은 유혹이 생기고, 후자의 상황은 늦게 잤든 일찍 잤든 일찍 눈 뜨면 기분이 좋아요. 이렇게 말하니까 내일 기상이 두려워요.. ㅎㅎㅎ

바람돌이 2022-07-03 21:31   좋아요 2 | URL
전 출근할때는 휴일에 6시 일어나 본적이 없어서요. ㅠㅠ
하지만 출근하는 날은 항상 얼마를 잤든 일어나기 싫은건 완전 공감입니다. ㅎㅎ 내일 또 월요일이네요. cyrus님 일주일 또 화이팅 힘내세요.

stella.K 2022-07-03 20: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말 티테이블 쓸 일이 없으셨겠군요.
그래도 이번 가을엔 쓰실 수도 있겠는데요?
티테이블 정말 탐나네요.ㅎ
잠이 보약이라지 않습니까?
저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6시반쯤 돼야 눈이 떠지곤 했는데
지금은 준데다 중간중간 깨는 때가 더 많아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잠을 자고 일어나도 개운치는 않더군요.ㅠ
교사는 방학이 있어 모두들 선망하는 직업인데 그래도 많이 힘드셨나 봅니다.
어여 쾌차하시길...^^

바람돌이 2022-07-03 21:34   좋아요 3 | URL
나이가 들수록 진짜 잠이 줄어드는건 맞는거같아요. 잠의 품질도 안 좋아지고.... 그럴수록 의도적으로 잘자기 위해 노력해야되는구나 깨닫는 요즘입니다. ㅎㅎ 교사의 방학은 뭐 그거라도 있으니까 안 미치고 산다 뭐 그렇다고 우리들끼리는 얘기하는..... ㅎㅎ

bookholic 2022-07-03 20: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휴직 동안 잠 잘자고,
좋은 거 드시고,
운동도 잘 하셔서...

이전보다 더 젊은 건강 되찾으시길...

바람돌이 2022-07-03 21:35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뭐 설마 더 젊어지기야 하겠냐마는 더 나빠지지 않도록 열심히 관리하면서 노력해야죠. ㅎㅎ

책읽는나무 2022-07-03 23: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휴가를 더 연장하셨다니 다행입니다^^
몸을 챙기시기에 더 박차를 가할 수 있으시겠어요.
집안 일도 쉬엄쉬엄 하세요.
신경 쓰다 보면 이것도 은근 스트레스에 육체적 체력 소모가 요구될 수 있어요.
정말 티나지 않는 집안일ㅜㅜ
근데 화분들은 앙증 맞고 이쁘네요.^^
바람돌이님 한 번씩 올려 주셨던 화분들 기억하면, 화초 가꾸는 것이 취미셔서 더 많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암튼 화분의 화초들 돌보는 것도 꽤 일이더군요. 저는 죽이고, 사고, 죽이고, 사고 아무리 반복해도 화초 가꾸는 건 참 어렵고 쉽지 않더라는...^^;;;;
사진 속 왼 쪽 일일초랑 오른 쪽 팔손이 화분도 키우다가 저 세상 보냈던 식물들이어서 처음엔 반갑다가 이내 미안한 마음이 드는 식물들입니다ㅋㅋㅋ
암튼 더운데 고생 많으실텐데 건강 잘 챙기시면서 모처럼의 평온과 가족들과의 추억 많이 쌓으시길 바랍니다^^

바람돌이 2022-07-03 23:18   좋아요 3 | URL
집안일 저 진짜 꼼수 잘 부려서 힘들게 안해요. 그럴 상황도 안되고....
진짜 냉장고 청소 한 2주 걸렸어요. 하루에 한칸씩만 청소.... ㅎㅎ 시간은 많으니까 이렇게 생각하니까 별로 급하지도 않더라구요.
아 그런데 어쩌다 나무님한테 화초 가꾸는게 제 취미가 된걸까요? 저 화분 잘 가꾸고 싶지만 잘 못해서 진짜 죽이고 사고 죽이고 사고 반복인데요. ㅠ.ㅠ 사진 속에서 나오는 것 중에 애기 때 사서 제대로 키운건 딱 3개, 나머지는 또 다시 산 것들이랍니다. ㅠ.ㅠ 이번에는 진짜 정성들여서 한번 잘 키워보려구요. ^^

새파랑 2022-07-03 23: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거의 차 한대값을 책으로 구매하셨군요 ^^
휴가 부럽습니다. 건강 잘 회복하시고 독서는 더 많이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바람돌이 2022-07-04 09:51   좋아요 2 | URL
저 책값이 다겠어요???? 그래서 이제 책 더 사면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야.... 그건 불가능하니까 책을 덜 사야죠. ㅠㅠ

scott 2022-07-03 23: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분명 알라딘 큰 🖐ㅎㅎㅎ

휴가 연장 하시고 건강 완쾌 하셔야 하는데

집안일에서 손을 떼셔야 ㅜ.ㅜ

다육이들 은근히 키우기 까다 롭습니다
포동 포동하게 키울려면 햇볕을 많이 받아야 하고 흙도 물이 잘 빠져야 하는 !ㅎㅎ

바람돌이 2022-07-04 09:54   좋아요 2 | URL
집안일을 못할정도로 아픈건 아니라서 은근히 집안일 재밌어요. 전 애들이 다 커서 꼭 챙기고 할 사람이 없으니 여유가 있으니까요. ㅎㅎ
분갈이 하기 귀찮아서 다육이들 좀 천천히 자랐으면 좋겠는데 울집 다육이들은 좀 미친듯이 자라네요. ㅠㅠ

coolcat329 2022-07-04 08: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책값보고 놀랐습니다.
클라스가 다르신 분, 바람돌이님!ㅋㅋ
8개월 휴가 자신만을 위한 시간으로 건강히 잘 보내시길요!

바람돌이 2022-07-04 09:55   좋아요 2 | URL
사실 책값이 저렇게 많은건 일찍부터 알라딘에서 쇼핑을 시작한 때문이라는.... ㅎㅎ

mini74 2022-07-04 09: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0.032예요 바람돌이님 ㅎㅎㅎ 미쳤나봐요. 푹 쉬시고 건강하게 지내시길 *^^*

바람돌이 2022-07-04 09:56   좋아요 3 | URL
미니님 윈!!!! 저야 기간이 워낙 길어서 그런 면도 있는데 미니님은 저보다 훨씬 짧은 기간에 저를 능가하셨을듯요. ㅎㅎ

scott 2022-07-04 11:46   좋아요 2 | URL
두분 모두 알라딘 성장 원동력
특별 vip 서울 관광 ㅎㅎ
시켜줘야함😻

mini74 2022-07-04 11:47   좋아요 3 | URL
책 더 사게 알라딘이 집 평수를 넓혀주면 안될까요 ㅎㅎㅎ

바람돌이 2022-07-04 16:44   좋아요 3 | URL
알라딘이 집평수 넓혀주면 영원히 알라딘에 충성!!!! ㅎㅎ
그게 안되면 스콧님 말씀대로 서울 관광... 퍼레이드 카 이런거 타고요. ㅎㅎ

거리의화가 2022-07-04 10: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책값 저도 여기저기 산 거 모으면 몇천은 될 것 같아요 0.01% 되려면 대체 얼마나 사야하는거죠?ㅋㅋㅋ
규칙적인 생활로 몸의 리듬을 선순환시켜주고 계신듯 하네요. 건강은 역시 기초가 중요한것 같습니다 잘 먹고 잘 자고 운동하고^^ 화분들 저리 잘 키우시는거 부럽습니다 전 친정어머니가 사주신 화분 6개월만에 마른 고목으로 만들었어요ㅜㅠ 왠만하면 잘 안 죽는거라는데(크흡)

바람돌이 2022-07-04 16:47   좋아요 2 | URL
완전 상위는 가끔 보면 넘사벽이더라구요. 단위 자체가 달라지는...... 제 생각에 알라딘 서재에 로쟈님 정도 되면 상위 0.01이 아닐까요? ㅎㅎ 제가 저기서 0.01%되려고 하다간 집을 넓히는게 아니라 있는 집을 팔아먹어야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감히 꿈꾸지 않으렵니다. ㅎㅎ 화분 저 진짜 못 키워요. 지금은 시간이 많은니까 아침마다 베란다 나가서 잘잤니 하면서 흙 한번 만져보고 물 주고 이러고 있는거죠. ^^

페넬로페 2022-07-04 16: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8개월 더 휴가기간 연장하셨으니 그동안 건강 더 챙기시고 이때껏 못하신 것 같이 하시면서 잘 지내시면 좋겠어요^^

바람돌이 2022-07-04 16:49   좋아요 3 | URL
이때껏 못했던건 맘껏 자고, 쉬고, 천천히 3끼 챙겨먹고, 운동하고 이런거 같아요. 그외에 노는건 솔직히 다 하고 다닌지라..... ㅎㅎ 아직까지는 열심히 계획대로 건강해지기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

희선 2022-07-06 02: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식물은 볕을 좋아하죠 야자나무 작았던 걸 저렇게 키우셨군요 저 탁자는 화분 자리 같네요 쉬실 때 푹 쉬시기 바랍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셔서 좋으시겠습니다 저는 그저께 밤에 달 봤어요 달이 보여서 초승달이네 했습니다 어쩌다 한번 보는군요 여기에서 책 많이 사셨군요 놀라운 숫자네요 여기만 그렇고 다른 데서도 샀다면 더 많겠습니다 다른 데 쓰는 것보다는 가장 괜찮지 않나 싶습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2-07-08 15:41   좋아요 1 | URL
베란다에 저렇게 줄 세워 놓고 식탁에 앉아서 컴퓨터 켜면 저 아이들이 쪼르륵 눈에 들어와요. 위치는 최고인듯.... ^^ 충분히 자는 것의 중요성을 실감하는 날들이긴 한데 걱정이 휴직 끝나고 직장으로 돌아가면 아 진짜 책읽을 시간 없겠구나 싶어 미리 슬퍼지네요. 하루 8시간 자는건 진짜 시간을 많이 잡아먹더라구요. ㅎㅎ

psyche 2022-07-06 03: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달 사진 이뻐요! 티 테이블에 놓인 화분들도 이쁘고요. 후배 분이 사다준 꽃 화분은 만데빌라 같이 보이는데 맞나요?
휴직 하시는 동안 잘 드시고 운동도 열심히 하시고 집안 일을 슬슬하시며 그동안 못했던 일 즐기며 보내세요. 그러다보면 몸도 더 좋아지시겠죠?

바람돌이 2022-07-08 15:42   좋아요 0 | URL
프시케님 식물박사. 아 저는 후배가 적어줘서 와 이런 식물도 있었나 햇는데 말이죠. 저렇게 어려운 꽃이름을 한번에 맞추시다니 대단하셔요. ....
여전히 잘먹고 운동 잘하고 해서 진짜 병 말고는 나머지 장기들은 다 튼튼해지는 기분입니다. ^^

페크pek0501 2022-07-06 17: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휴가 연장, 축하드려요.
사진 너무 좋습니다. 화분 사진도 좋고 달 사진도 좋아요.
그런데 알라딘에서 결제한 금액을 어떻게 하면 알 수 있나요? 궁금한 1인입니당~~

바람돌이 2022-07-08 15:45   좋아요 1 | URL
휴가 연장은 좋은데 이제부터 돈을 아껴쓰야 하는데 그게 잘 안돼요. 집에 있으니까 씀씀이는 더 늘어나는듯.... 자꾸 없는게 보이고 자꾸 더 살게 보이고......
알라딘 결제 금액은 지금은 아셨을라나요. 알라딘 메인 화면 왼쪽 위에 보면 크게 숫자 23 클릭 - 그럼 나오는 상단 메뉴 중에 23주년 기록노트 클릭하시면 페크님의 기록이 나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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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땅에서 무엇이 걸어다닐지 누가알겠나? 그가 말했다. - P197

칼릴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부드러운 소리로 말했다. "그 낙원에 누가살지? 죄 없는 장사꾼들을 약탈하고 장신구 때문에 형제들을 팔아먹는야만인들과 도둑놈들이야." 그가 말했다. "그들에게는 신이나 종교가없어. 아니 단순한 일상의 자비조차 없어. 그곳에서 같이 사는 짐승들하고 똑같지." 유수프는 이런 식으로 사람들이 서로를 자극해 차투에관한 이야기를 다시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침묵을 지켰다. 그는 차투의 마을에 머물던 것을 생각할 때마다 바티와 그의 목에 와닿던 그녀의 따뜻한 숨결을 떠올렸다. 칼릴이 그것을 안다면 그를 비웃을 거라고 생각하자 창피했다. - P237

그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여기가 지옥이라면떠나요. 내가 같이 갈게요. 그들은 우리가 두려워하고 순종적이고, 우리를 학대할 때조차 그들을 존경하도록 키웠어요. 떠나요. 내가 같이 갈게요. 우리 둘다. 이름도 없는 곳 한가운데에 있어요. 어느 곳이 이보다 더 나쁠 수 있겠어요? 어디를 가든 탄탄한 삼나무들과 끊임없는 수풀들, 과일나무들과 예기치않게 화사한 꽃들이 있는, 담으로 둘러싸인 정원은 없을 거예요. 우리가 낮에맡을 수 있는 오렌지나무 수액의 쌉싸름한 향과 밤에 우리를 깊이 포옹해주는 재스민향도 없을 거예요. 석류 씨나 가장자리에 난 향긋한 풀들의 향내도없을 거예요. 웅덩이와 수로에서 나는 물소리도 없을 거고요. 지독히 더운 한낮에 대추나무 숲에서 느끼는 만족감도 없을 거예요. 우리의 감각을 마비시키는 음악도 없을 거예요. 추방이나 마찬가지겠죠. 그러나 어떻게 이보다 더 나쁠 수 있겠어요?  - P305

그는 부모에 대한 가책을 느끼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러지 않을것이었다. 자신들의 자유를 위해 수년 전에 그를 버린 사람들이었다.
이제는 그가 그들을 버릴 차례였다. 그가 붙잡혀 있는 것으로부터 그들이 느꼈던 안도감은 이제 끝났다. 그는 스스로를 위한 삶을 살고자했다. 자유롭게 평원을 돌아다니면서 언젠가 그들한테 들러 그런 삶을시작하도록 어려운 교훈을 가르쳐준 것에 고맙다고 할지도 몰랐다. - P305

그는 다시 한번 자신의 비겁이 산후의 점액으로 뒤덮여 달빛에반짝이는 모습을 보고, 자신이 어떻게 그것이 숨쉬는 것을 보았는지를떠올렸다. 그건 버림받은 것에 대한 첫번째 두려움의 탄생이었다. 지금, 개들의 품위 없는 굶주림을 보면서, 그는 그것이 뭐가 될지 알 것만 같았다. 그가 정원에서 문의 빗장이 걸리는 소리를 들었을 때도 여전히 행진하는 행렬이 눈에 보였다. 그는 주변을 빠르게 둘러보고 따끔거리는 눈으로 그 행렬을 뒤쫓았다. - P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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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와 너, 사이드께서 아침에 준비하고 있으라고 하신다. 너는 우리와 같이 가서 장사를 하며 문명과 야만의 차이에 대해 배우게 될 거다. 지저분한 가게에서 노는 대신에・・・・・・ 이제 좀컸으니 세상이 어떤지 돌아볼 때가 되었지."  - P76

성큼성큼 걷는 전사들을 지팡이로 가리켰다. 야만인들이지." 그가 말했다. "너희 열 명 값을 하는 자들이야."
"저런 인간들을 신이 창조했다고 상상해보세요! 죄악으로 만들어진것 같아요." 짐꾼 중 하나가 말했다. 늘 제일 먼저 입을 떼는 젊은이였다. "사악해 보이지 않나요?".
"어떻게 저렇게 붉을 수가 있죠?" 다른 짐꾼이 물었다. "피를 마시는 게 틀림없어요. 사실이죠, 안 그래요? 저들은 피를 마신다고요." - P85

"야만인에게 이유를 묻는 거냐?" 모하메드 압달라가 몸을 돌려 젊은이를 바라보며 날카롭게 말했다. "야만인이니까 그러는 거지. 그게야만인이야. 상어나 뱀한테 왜 공격하느냐고 물을 수는 없잖아. 야만인도 마찬가지야. 본성이 그런 거라고...... - P86

"아하, 우리는 이 상인들, 이 귀족들하고는 경쟁이 안 되겠구나." 마이무나가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 "우리는 가난한 가게 주인일 뿐이니까. 너는 행운아지만, 이것이 신이 우리를 위해 선택하신 삶이란다.
우리는 신의 뜻대로 짐승처럼 여기서 살아. 너에게는 낙원의 정원을주시고 우리에게는 뱀과 야생동물로 가득한 관목과 수풀을 주셨구나.
그래서 우리한테 어쩌라는 거니? 불경스러운 소리라도 할까? 우리가부당한 취급을 당했다고 불평이라도 하랴?" - P93

여기도 세금, 저기도 세금을 매기고, 어기는 자는 감옥에 처넣거나 매질을 하고, 심지어 목매달아 죽여요. 그 사람들이 세우는 첫번째 것은감옥이고, 다음은 교회고, 다음은 모든 거래를 지켜보고 세금을 매기기 위한 시장 건물이죠. 살 집을 짓기도 전에 그런 것부터 만드는 거죠. - P100

"낙원이 이럴 거라고 생각하면 기분좋지 않아?" 하미드가 물소리로가득한 밤공기 속에서 부드럽게 물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폭포들이 있다고 생각해봐. 유수프, 이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걸 상상해봐라. 그곳에서 세상의 모든 물이 흘러나온다는 것을너는 아니? 낙원에는 네 개의 강이 있단다. 강들은 동서남북 여러 방향으로 흘러서 신의 정원을 사등분하고. 그래서 어디에나 물이 있는 거야. 누각 밑, 과수원옆, 테라스 옆 숲 옆의 길에도 물이 있는 거지."
- P111

"우리는 그들의 형제입니다. 우리 모두의 똑같은 아버지 아담의 피를 이어받은 형제들입니다." 심바 음웨네가 말했다. 모하메드 압달라는 놀라 씨익 웃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네가 우려하는 게 뭔가?" 아지즈 아저씨가 물었다.
"죽은 사람들에 대한 예의입니다." 심바 음웨네가 노려보며 말했다. - P170

 "너는 그렇게 많은 아랍인들이그렇게 짧은 시간에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됐을지 궁금하겠지. 그들이이곳에 오기 시작했을 때는 이 지역에서 노예들을 사는 것이 나무에서 과일을 따는 것과 같을 때였다. 그들이 직접 희생자들을 잡아야 했던 것도 아니었지. 물론 일부는 재미삼아 그러기도 했지만 말이다. 장신구를 위해 자기 사촌들과 이웃들을 팔려고 하는 사람들은 얼마든지있었거든 어디에서나 시장이 섰어. 남쪽 아래에도 있었고 유럽인들이사탕수수를 경작하는 섬들에도 있었고, 아라비아와 페르시아에도 있었고, 잔지바르 술탄의 새 정향나무 농장에도 있었지. 이익이 쏠쏠했거든. 인도 상인들은 상아와 노예들을 거래하려고 그 아랍인들에게 외상을 줬지. - P176

 인도인 무키라 불리던 사람들이 상인이었지. 그들은 이익이 나기만 하면 무엇에든 돈을 빌려줬어. 다른 외국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무키가 그들을 위해 행동하게 했지. 여하튼 아랍인들은 돈을 훔치고 이 근처의 야만적인 술탄들에게서 노예를 사서 밭에서 일을 하게하고 편안한 집들을 지어 살았지. 이 도시는 그렇게 커진 거란다."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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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7-02 0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의 고향이
영국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 고향! ㅎㅎ
<낙원>
노벨상 받을 만큼 필력 좋죠!

바람돌이 2022-07-03 15:44   좋아요 1 | URL
맞아요. 탄자니아 본토 옆에 있는 잔지바르라는 섬이더라구요. 궁금해서 여기 저기 자료들을 찾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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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장 상징들


인간 존재의 불멸성을 위해 인간은 과거를 기록하고 보존한다. 이 과정이 바로 상징을 만들고 다루는 장면이다. 고대사회에서 여성들은 그들 몫의 재현과 상징적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상징체계의 창조에서 여성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일신사상의 발달과 함께 비로소 완전히 제도화되었다. 여성 자궁이라는 수동적 용기에 심어지는 남성의 씨에 대한 하느님의 축복은 가부장제하에서의 성별관계를 상징적으로 정의하였다. 또한 타락 이야기에서 여성, 그리고 더 구체적으로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인간의 유약함의 상징이자 악의 원천이 되었다. 성서에 의하면, 역사 속에서 살고 움직이는 것은 바로 남자들이다. 


중장보병의 참정권이라는 형태로 민주주의가 발달한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예 - 아테네는 가부장적 가족제가 엄격한 형태로 발전, 여성들은 평생 남성의 후견아래 법적 미성년자의 삶을 살았다. 그러나 스파르타의 경우 불평등과 차이의 발생을 억제하고, 자신들의 사회를 동등한 사람들의 요새국가화하였다. 스파르타 여성들의 출산은 전쟁만큼이나 중요하였고, 여성들은 체조, 가사관리, 자녀양육에 종사하였다. 성적 규제 역시 건강한 전사의 필요성에 의해 부차화되었다.

그리스 신화의 변형에서 제우수는 자신이 타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의 아태 메티스르 삼켜버리고 직접 아테나를 낳는다. 남신이 생식력을 흡수할뿐만 아니라 생식력에 대한 권력도 함께 차지하는 것이다. 

<오레스테이아>에서 아폴로를 통해 노골적으로 어머니는 자녀의 부모가 아니라 자녀의 성장을 돌보는 사람으로 격하된다. 

또한 그리스철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생명의 기원에 대해 남성의 기여를 핵심으로 보며 여성의 기여를 아주 부차적인 것으로 보며, 여성의 생물학적 장치가 열등하다고 가정했다. 또한 여성은 '영혼의 원리가 없는 불완전한 남성'이라는 정의를 내린다. 또한 이러한 성별 정의로부터 계급 지배를 논리적으로 정당화한다.



제11장 가부장제의 창조


어떤 사회에서 여성 지위의 상대적 개선에 대해 말할 때, 그것은 가부장제 체계 내에서 부분적 개선일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개혁과 법적 변화는 여성들의 상황과 여성해방 과정의 본질들을 개선시키는 반면, 가부장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않는다. 가부장제를 바꾸고 그래서 그것을 철폐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개혁이 거대한 문화적 혁명 안으로 통합될 필요가 있다.

가부장제 체계는 여성의 협조가 있어야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대부분 그것은 온정주의적 지배라는 형태를 띠게 된다.또한 여성들은 자신의 열등성에 대한 관념을 내면화하도록 심지적으로 길들여졌기 때문에 수천년동안 자신들을 종속시키는 과정에 참여해왔다. 또한 여성들의 독립과 자율성을 재확인해 줄 수 있는 전통이 과거의 어느 시점에도 없었다는 것, 즉 여성에게는 역사가 없었다라고 인지되며, 이는 모든 상징체계에 대한 남성의 헤게모니를 확인하게 한다. 


여성 의식의 변화는 두 단계에서 일어나야 한다. 

먼저 여성중심적이어야 한다. 이는 만일 여성이 이 주장의 중심이 된다면 이 주장은 어떻게 정의돌 것인가? 라고 질문하는 것이다. 이는 여성이 주변적으로 보이는 모든 곳에서 주변성에 대한 증거들을 무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여성의 줏변성은 가부장적 개입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두번 째, 가부장적 사고의 바깥으로 나가야 한다. 이는 사고의 모든 알려진 체계를 향해 회의적이 되는 것이며, 모든 가정들과 서열짓는 가치와 정의들에 대해 비판적이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인간존재는 불멸성과 관계가 있다. 죽음에서 살아남고자하는 욕망은 인간이 과거를 기록하고 그것을 보존하게 만드는 유일하고도 가장 중요한 힘이었다.  - P350

상징체계의 창조에서 여성을 배제한 것은 일신사상의 발달과 함께 비로소 완전히 제도화되었다. - P351

우리는 일신상이 창조되면서 어떻게 생식력 (procreativity)과 창조력 (creativity)이 분리되었는지 보았다. 여성 자궁이라는 수동적 용기에심어지는 남성의 씨에 대한 하느님의 축복은 가부장제하에서의 성별관계를 상징적으로 정의하였다. 타락 이야기에서 여성, 그리고 더 구체적으로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인간의 유약함의 상징이자 악의 원천이 되었다. - P352

이후 제우스는 그의 아버지와 싸워 아버지를 타도하고 권좌에 올라, 자신이 타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의 아내 메티스를 삼켜버린다. 이로써 제우스는 아내가 아들을 낳지 못하게 하고, 생식력에 대한 그녀의 권력을 자신에게로 흡수해버린다. 그리하여 제우스는 그가 직접 아테나를낳는데, 그녀는 그의 머리에서 자란다. 이렇게 태어난 아테나는 공정성과 질서의 세력들을 상징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남신이 생식력을 인수할 뿐만 아니라 생식력에 대한 권력도 함께 차지하는 것에 주목해야하는데, 그것은 창세기에서 우리가 논의한 상징적 정의들과 유사하다. - P358

여성이 영혼의 원리가 없는 불완전한 남성이라는 이 정의는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의 생물학적·철학적 저작 전반에 걸쳐서 나타난다.18) 그는 여성의 생물학적 열등성이 그녀의 능력들,
즉 이성적 능력과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에서도 그녀를 열등한 존재로만드는 것이 틀림없다는 논리를 매우 일관성 있게 편다. - P362

 아리스토텔레스는 바로 그렇게 한다. 노예들은 "그들의 몸으로삶의 욕구를 다스린다"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노예들은 "그런 원리를이해할 만큼 합리적 원리에 참여하지만, 그것을 소유할 만큼 참여하지는않는다"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성별 정의로부터 계급지배를 논리적으로 정당화한다.
성지배 (sex dominance)가 계급지배보다 앞서며, 계급지배의 토대라는 사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속에 암묵적 (implicit)으로 또 명시적(explicit)으로 들어 있다. - P365

남성들이 주요 설명체계 속에 우주와 신에 대한 인간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서열화하기 시작했을 때, 여성의 종속은 이미 너무도 완벽하게받아들여지고 있어서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자연스럽게‘ 보였다. 이러한역사적 전개의 결과로, 서구문명의 주요 은유들과 상징들 속에 여성의종속(subordination)과 열등성 (inferiority)에 대한 가정들이 통합되었다. - P368

그러나 간단하게 말하자면,
남성과 여성 사이의 불평등이 서구문명의 언어·사상·철학 속에 어떻게 구축되어 있는지 뿐만 아니라, 권력관계를 신비화하고 눈에 드러나지않게 하는 방식 속에서 어떻게 성별 그 자체가 권력관계를 정의하는 하나의 은유가 되었는가를 우리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 - P369

알려진 모든 사회에서, 가장 먼저 노예가 된 것은 정복당한 부족의 여성들이었으며, 반면에 남성들은 죽임을 당하였다. 남성들은 이방인 집단의 여성들을 노예화하는 방법을 배우고 나서야 비로소 이방인 남성들을, 그리고 자신들의 사회 내에서 종속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노예화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인종주의와 성차별주의가 결합된 여성의 노예화는 계급과 계급억압이 형성되기 전에 일어났다. 처음부터 계급차이는 가부장적 관계라는 측면에서 표출되고 형성되었다. 계급은 성별과 분리된 구성물이 아니며, 오히려 계급은 성별과 관련된 용어 속에서 표현되었다. - P374

 그러나 사물화되고 상품화되는 것은 여성들이 아니라 그렇게 취급받는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재생산능력이다. 그 구분은 중요하다. 여성들은 결코 ‘물건‘ (things)이 된 적이 없으며, 그렇게 인식되지도 않았다. 아무리 착취당하고 학대당했다 하더라도 그들은 종종 매우 제한된 범위에서 자기 집단의 남성들과 똑같이 행동하고 선택할 권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성들은항상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남성보다도 상대적으로 더 큰 부자유 (un-freedom)의 상태에서 살았다. 그들 몸의 한 측면으로서의 섹슈얼리티가다른 사람들에 의해 통제됨으로써 여성들은 실제로 불이익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매우 특수한 방식으로 제약을 받았다.  - P375

 잉태 시기부터 고대국가는 왕이나 국가관료제에 남성가장들이 종속되는 것을, 남성가정에게 가족들을 지배하게 함으로써 보상하는 방식으로 조직되었다. 남성가장들은 국가가 사회의 자원들을 자신들에게 배분하는 방식으로 사회의 자원들을 자신의 가족을 위해 배분하였다. 여성친족과 어린 아들들에 대한 남성가장들의 통제는 군인들에 대한왕의 통제와 마찬가지로 국가의 존립에 중요하였다. 이같은 사실은 메소포타미아법의 여러 편찬물들 속에, 특히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규제하는막대한 수의 법률들 속에 반영되어 있다. - P379

우리가 어떤 사회에서 여성 지위의 상대적 개선에 대해 말할 때, 그것은 가부장제 체계 내에서 부분적으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주어진 기회 안에서의 개선일 뿐이라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 P380

개혁(reform)과 법적 변화는 여성들의 상황과 여성해방 과정의 본질들을 개선시키는 반면, 가부장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는 않는다. 가부장제를 바꾸고 그래서 그것을 철폐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개혁이 거대한 문화적 혁명 안으로 통합될 필요가 있다. - P380

여성들은 자신의 열등성에 대한 관념을 내면화하도록 심리적으로 길들여졌기 때문에 수천년 동안 자신들을 종속시키는 과정에 참여해 왔다.
자신들의 투쟁과 성취의 역사를 알지 못하게 하는 것은 여성들을 종속상태에 머물러 있게 만드는 주요 수단들 중 하나였다. - P382

여성들이 집단의식을 형성해 나가는 데 영향을 미치는 장애들 중에가장 중요한 것은 여성들의 독립과 자율성을 재확인해 줄 수 있는 전통이 과거의 어느 시점에도 없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알고 있는 한, 어떤 여성개인이나 여성 집단도 남성의 보호 없이 생활한 적이 없었다. 그들 자신을 위해 무언가 의미심장한 일을 한 여성집단은 결코 없었다. 여성들에게는 역사가 없었다-그들은 그렇게 들었고, 그렇게 믿었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여성들을 가장 결정적으로 불리하게 만든 것은상징체계에 대한 남성의 헤게모니였다. - P383

사고하는남자들 중 누구도 생각하는 대가로 자신의 자아 정의와 사랑에서 위협을받아본 적이 없었다. 우리는 사고체계를 창조하는 과정에 여성이 온전히참여하지 못하게 막는 힘인 성별 통제 (gender control)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다행스럽게도 교육받은 여성들로 구성된 이 세대에게 해방은 이러한 정서적 구속상태를 깨뜨리는 것, 그리고 다른 여성들의지지를 통한 우리 자신의 의식강화를 의미하였다. - P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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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9 1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2-06-29 1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가부장제의 창조 다 읽었습니다.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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