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이언 매큐언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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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우울과 짜증과 체념과 오기를 왔다갔다하며 입에서는 연신 욕을 중얼중얼하는.... 

이거 뭐 약간 미친거 아닌가 하는 상태를 반복합니다. ㅠ.ㅠ

하 정말 앞으로 5년간은 또 어떤 참담하고 어이없는 일들이 반복될것인가를 생각하다가, 그래도 너무 끔찍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희망사항을 반복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모든 사람이 나와 생각이 같을 수 없는거야 당연하지만, 그 생각의 차이가 상식선을 벗어나 황당무계한걸 볼 때는 "아 저 인간은 도대체 머리속에 뭐가 들었는지 뒤져보고 싶다거나, 세탁기에 넣고 강력세제로 한 번 빨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제 주변엔 짜증나는 사람도 싫은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저렇게 뇌를 빨아주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사람은 없네요. 그러나 tv를 보거나 신문기사를 읽을 때면 그런 인간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참 이상합니다.

이게 내가 이상한건지, 저들이 이상한 나라에 사는건지 헷갈리기도 하고요.


아 그런데 여기 이 책 이언 매큐언의 <바퀴벌레>가 그 답을 알려주네요.

뇌를 빨아주고 싶은 그들은 사실 인간이 아니라 바퀴벌레랍니다. 

카프카의 잠자는 자고 일어나니 벌레가 되어 있어 절망에 빠지지만, 

이놈의 바퀴벌레 녀석은 자고 일어나니 인간이 되어 있습니다. 

물론 바퀴벌레도 인간이 된것이 좋지는 않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배를 내놓고 등을 바닥에 바짝 붙인 자세도 불편하고, 다리도 4개밖에 없고, 피부는 왜 모두 밖으로 노출되어 있는지.... 아 그리고 입속에 있는 빨간 혀라는 덩어리는 혐오스럽습니다. 

그러나 이 바퀴벌레 녀석은 잠자랑 다르답니다. 

잠자는 왜 자신이 벌레가 되었는지를 모르지만, 이 바퀴벌레 녀석은 인간의 멸망을 위해 그럼으로써 바퀴벌레의 삶을 제대로 편안한 삶으로 돌려놓고싶다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인간의 발에 밟혀죽을 위기를 무수히 넘기는 고난의 행군의 댓가로 인간의 몸을 차지하게 된거거든요.  

그것도 영국의 총리 짐 샘스의 몸에 말이죠.

심지어 이 바퀴벌레는 혼자도 아니예요

그의 충실한 동료들 역시 중요 각료들의 몸에 다 들어가는데 성공했어요. 

한 마리만 빼고..... 그래서 외교부 장관만 인간인거예요.


이 영리한 바퀴벌레들은 그들이 가지게 된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아요.

인간의 역사, 경제, 사회를 거꾸로 돌리기 위한 그럼으로써 인간이 스스로 파멸할 수 있도록 역방향주의라는걸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추진해요.

모든걸 거꾸로 돌리는거죠.

예를 들면 이제 노동자들은 노동을 하면 그 댓가로 기업에 돈을 줘야해요.

그럼 돈은 어디서?

열심히 쇼핑을 하면 됩니다. 쇼핑을 할 때마다 사람들은 돈을 받게 되는거예요.

그 돈을 일을 하고 난 댓가로 지불하면 되는거죠.

말도 안된다고요?

그럼 말이 될 줄 아셨어요? 바퀴벌레잖아요.

여론을 움직이는것 그닥 어렵지 않아요.

사람들 마음속에 있는 욕심들을 적당히 자극하기만 하면 돼요. 먼 미래따위는 눈에 보이지 않잖아요.

지금 당장의 이익, 지금 당장의 고통에만 집중하게 하면 만사 오케이죠.

또한 방해자들,가령 외교부장관같은 인간은 스캔들을 일으켜서 매장하면 되고요.

트위터 같은 새로운 매체는 이런 말도 안되는 선동도 말이 되게 만드는 아주 유용한 수단이거든요.

결국 바퀴벌레들은 모든 목적을 이루고 자신들의 안락한 삶을 품어줄 보금자리로 돌아갑니다.

이게 기다리기만 하면 되어요.

인간들은 자멸할거고, 그럼 이제 바퀴벌레들은 인간이 없는 세상에서 다시 한번 주인공이 되어 번영할테니까요.

아 마지막 장면에서 그들의 보금자리로 돌아가는 길에 한 마리의 바퀴벌레가 안타깝게 죽고 말았네요.

그들은 한마리가 다리 한개씩 6개의 다리를 들어 아주 엄숙하게 동료 바퀴벌레의 시신을 운반합니다. 

많이 보던 장면이기도 하네요. 


지금 여기 한국 땅에는 과연 몇 마리의 바퀴벌레가 인간인듯 행동하고 있을까를 가만히 꼽아보면,

갑자기 우울함이 조금 가십니다.

아 저는 바퀴벌레를 너무 싫어하기 때문에 사실 박멸하고 싶은데, 걔들이 인간의 모습으로 우리의 멸망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바퀴벌레보다 더 열심히 그것들을 박멸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일명 바퀴벌레 박멸 대작전! 이런건 어떨까요? 뭔가 죄책감없이 근사한 작전이 될것도 같아요. 


작가란 직업은 생각하면 할수록 멋진 직업인듯해요.

이렇게 대놓고 아주 구체적으로, 아주 심하게 욕을 할 수 있잖아요.

나는 상스런 욕설만 주절주절하고 있는데 말이죠.

심지어 작가는 이렇게 욕을 디테일하게 하고 그 댓가로 책의 인세를 받을 수도 있잖아요.

나는 욕하던거 들키면 주변의 눈총과 비웃음밖에 못받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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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2-03-11 08: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바퀴벌레는 두 번의 대멸종을 버티고 살아남았다고 하죠. 앞으로도 인간이 멸종한 이후의 지구에서 잘 살아갈 거라고 하더라구요.

바퀴벌레 입장에서는 자기들이 오랜 세월 잘 살아온 지구에 어느 날부터 인간이란 종이 폭발적으로 불어나 지구를 파괴하는 것이 못 마땅할지도 모르지요. 물론 그들은 인류가 지구를 다 망쳐서 또 다시 대멸종이 와도 살아남을테니 크게 걱정하지 않고 유유자적하며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공상에 잠시 빠져봅니다.

이런 공상이라도 해야 현실을 잠시 잊겠지요? 물론 잠시 시선을 거둔다고 해결되지는 않지만.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이라도 우리는 우리 일을 해야겠지요. 바람돌이님.

바람돌이 2022-03-11 10:11   좋아요 3 | URL
그래 바퀴벌레니까 저런거야라면서 이 책을 읽다가 마지막 장면에 가면 또 다르게 바퀴벌레의 입장에서 소설을 보게 되기도 해요. 그들은 종족으로서의 자신들의 보존에 가장 해악인게 인간이라고 생각하는거잖아요. 사실 그 말이 틀린 말도 아니구요. ㅎㅎ
이 책 읽으면서는 잠시 나 대신 분노해주는 이안 매큐언덕분에 마음을 좀 가라앉힐수 있었달까?
그렇다고 현실이 바뀌는건 아니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각자는 각자의 자리에서 또 자신의 일을 하고 감시의 눈도 번득이고 해야겠지요. 다만 앞으로가 좀 더 피곤해질뿐이겠고요. ㅠ.ㅠ

청아 2022-03-11 11: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제 저는 왜인지 카프카의 변신을 읽었는데 이 책을 보니 반갑네요!
(안그래도 이 책의 초반 묘사가 ‘변신‘을 떠올린다고해서 궁금했어요ㅎㅎ)
바퀴벌레의 음모라면..정말 맞아떨어집니다.ㅎㅎ 저는 자주‘ 인간이 이렇게까지 할 수 없는데‘라고 생각했거든요.
저도 최근 옌롄커를 읽고 작가들의 힘, 은유의 힘을 새삼 주목하게 되었어요. 리뷰를 그렇게 쓰고싶은데 언제쯤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바람돌이 2022-03-13 01:34   좋아요 2 | URL
카프카의 변신의 오마주이긴 한데 이게 벌레가 사람이 되는거다보니 굉장히 코믹하더라구요. ㅎㅎ
제가 읽었던 옌렌커는 굉장히 직설적인 작가구나라는걸 느끼게 했었는데 미미님이 읽으신 책은 은유의 힘을 느끼게 한다니 역시 훌륭한 작가는 뭐든지 가능한거군요. ^^

mini74 2022-03-11 13: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퀴벌레라고 하기엔 ㅠㅠ 평상시엔 너무나 말쩡한 이웃들 ㅠㅠ 선이라 믿는 그들앞에서, 그들 눈엔 제가 바퀴벌레같겠지요. ㅠㅠ 외로운 섬 ㅎㅎ 이 된 것 같아 북플만 들락거립니다 ㅠㅠ

바람돌이 2022-03-13 01:37   좋아요 2 | URL
아 바퀴벌레는 주변의 인물들이 아닙니다. 먼곳에 있지요. 국회나 뭐 이런..... ㅎㅎ
우리 주변의 멀쩡한 이웃들은 가짜뉴스나 정치공작이 바퀴벌레들의 음모인지도 모르고 막 휘둘리는 사람들이랄까? 바퀴벌레들을 공작에 휘들리지 않으려면 두눈을 부릅뜨고 있어야겠지요. 외로운 섬 mini74님에게 위로를 전합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심각하게 저를 외로운 섬으로 만들어요. ㅠ.ㅠ

희선 2022-03-14 01: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지구가 멸망해도 바퀴벌레는 살아 남을 거다 한 말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우주인 모습이 바퀴벌레일 때도 있었던 것 같은데... 바퀴벌레가 사람 안에 들어가서 사람을 멸망시키려 하다니, 무섭지만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소설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했군요 바퀴벌레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텐데... 바퀴벌레도 사람을 보고 그렇게 생각할지...


희선

바람돌이 2022-03-15 08:51   좋아요 2 | URL
영국의 팬데믹을 풍자한 것이고 영국 정치에 대한 이야기가 주내용이다보니 생각만큼 쉽게 책장이 넘어가지는 않았습니다. 아마도 영국인들은 여기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실제 인물 누구를 풍자하는지 바로 알아보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서 영국인이었다면 더 재밋게 읽을 수 있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정치에 대해서도 이렇게 좀 고품질의 풍자를 소원해보기도 했네요. ^^
 

두말이 되면 종업원들은 힘들게 일항 시간의 대가로 기업에 돈을 낸다. 하지만 상점에 가면 그곳에서 가져오는모든 상품에 대해 소매가로 후하게 보상받는다. 현금을 비축하는 일은 법으로 금지된다. 쇼핑몰에서 고된 하루를 보낸 후 은행에 돈을 맡기면 높은 마이너스 이자가 붙는다. 그러니 저축이이자로 다 깎여나가기 전에 나가서 더 비싼 일자리를 찾거나 직업훈련을 받는 게 현명하다. 더 나은, 그래서 더 대가가 비산 일자리를 얻을수록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쇼핑을 더 열심히 해야한다. 그러면 경제는 활성화되고, 숙련된 노동자는 늘고, 모두가 이득을 본다. 임대인은 임차인들에게 돈을 주기 위해 끊임없이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정부는 노동자들에게 세금 선물을 나눠주기 위해 원자력발전소를 인수하고 우주탐사계획을 확대시켜야 한다. 호텔 지배인은 고객 확보를 위해 최고급 샴페인, 가장 안락한 침구, 희귀 난초, 최고의 트럼펫 연주자를 들여와야한다. 그리고 트럼펫 연주자는 댄스플로이에서 성공적인 공연을한 다음날 다시 무대에 서기 위해 열정적인 쇼핑을 해야 한다.
그 결과는 완전고용이다.
- P42

복잡한 첫날 일정이 끝난 후 총리는 관저 꼭대기층의 작은 거처로 물러나 트위터를 익히느라 분주했다. 그는 트위터가 페로몬적 무의식의 원시 형태라는 결론을 내렸다. - P74

이튿날 미국 대통령이 침대에서 논쟁을 이끌기 위해 일찍 일어나 그에게 시범을 보였다. "꼬맹이 실비 라루스 영국 함선들 침몰시키다. 나빠 BAD!" 의미의 밀도와 세부사항으로부터의 발 빠른 해방을 매끄럽게 결합시킨 시였다. 진실이건 아니건 라루스는 영원히 그를 따라다닐 조롱으로 거세된 후 작아졌으며(그의 이름은실뱅이었고, 키는 173 센티미터였다), 어선은 함선이, 함선은 함선들이 되었다. 고인들에 대한 지루한 언급은 없었다. 마지막 평가는 유치하고 순수했으며, 기억에 남고, 적절한 단음절어였다.
그리고 그 대문자들, 함축적 느낌표로 이루어진 멋진 마무리! 자유의 땅에서 상상력의 자유에 대한 가르침을 준 것이다.
- P75

 사악하고 무자비하며 냉혹한 거짓말. 그건 남성적 힘에 의한 진짜 피해자들에 대한 모욕이었다.
자신이라면 그 기사에 이름을 넣을 용기가 있었을지 궁금했다.
그 이야기는 마치 원자로가 스스로 열을 만들어내듯이 신문 지면이라는 틀에 갇혀 진실을 생성해냈다.  - P100

나중에 연회장으로 가는 길에 젊은 프랑스 외교관이 동료에게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사람들이 왜 기립박수를 보냈는지 이해가 안 돼요. 그렇게 요란하게, 그렇게 오래.
"그야, 선배 외교관이 설명했다. "그가 한 모든 말이 싫어서지."
- P108

 그들의 운명은 그들 손에달렸다. 역방향주의는 실현되었다! 더이상 망설임과 지연은 없다! 영국은 홀로 섰다!
- P121

우리는 우회적인 수단을 통해, 그리고많은 실험과 실패 끝에, 인간의 파멸에 필요한 전제조건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전쟁과 지구온난화는 확실한 전제조건이고, 평화로운 시기에는 고착화된 계급, 부의 집중, 뿌리 깊은 미신, 루머, 분열, 과학과 지성과 낯선 이들과 사회적 협력에 대한불신을 꼽을 수 있지요. - P123

트레버 고트의 동료들은 신호가 다시 바뀌기 전에 가까스로 그를 들어올리고 몸에서 밀려나온 내용물을경건히 그의 아랫배에 올려놓았다. 그다음엔 여섯 장관이 그의다리를 하나씩 잡고 웨스트민스터궁으로 옮겼다.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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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에서 악마로의 리건의 변화는 분명히 성적인 문제이다.
모든 옳은 미덕과 훌륭한 도덕적 가치의 요새인 가정은, <캐리>에서도다루어지고 있는, 어머니와 딸 사이의 욕망까지 포함하고 있는 억압된성적 욕망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P78

1장에서 논의한 것처럼 비체는 여성성 쪽에 놓여 있다. 그것은 규율과 법으로 지배되는 아버지의 상징계 반대편에 존재한다. 비체는 정체성, 체계, 질서를 흩트리는 것을 의미한다. 크리스테바, 1982, 4. 비체에대한 분석은 깨끗하고 적절한 자기가 구성되는 방식에 집중되어 있다.
비체는 자기를 구성함에 있어 반드시 추방되거나 제거되어야 하는 어떤것이다.  - P81

<캐리>, <브루드>, 그리고 <악마의 키스>와 같이 괴물이 여성으로재현되는 공포영화의 이데올로기적 기획이, 어머니와 아이 사이의 분리와 분열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아버지 법의 실패를 괴물성의 재료로삼고 있다는 것은 명확해 보인다. 어머니와 아이가 아버지의 법을 인식하기를 거부한 것으로 읽힐 수도 있는 이 실패가 괴물을 만들어 내는것이다. 악령이 들린 여성 주체는 상징계 질서 속에 존재하는 자신의적절한 자리에 위지하기를 거부하는 존재이다. 그녀의 저항은 전 오이디푸스 단계로의 귀환, 기호계적 코라로의 귀환으로 재현된다. 그러나일반적인 사건의 상태는 전복된다. 이자 관계는 아이의 깨끗하고 적절한 몸이 아니라 지저분하고 훈련되지 않았으며 상징화되지 않은 몸의귀환으로 드러난다. 아브젝션은 불결하고 탐욕적이며 육욕적인 여성육체의 반란으로 구성된다.
- P83

리건은 그녀가 상징계 질서의 법에 의해 정착된 자기의
"깨끗하고 적절한 몸을 구성하고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주요 터부를깨고 있기 때문에 기괴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녀가 이런 법과 터부의나약함을 강변한다는 사실이다. 리건의 빙의는 이런 비체적 요소들이절대로 성공적으로 제거되지 않으며 그저 주체 정체성의 경계에서 그정체성이 언제든지 깨질 수 있다고 위협하면서 조용히 잠재해 있다는것을 보여준다.  - P86

여성은 그녀가 상징계적 질서를 공격하고, 약점을 드러내고, 그 나약함을 가지고 놀 때 악령에 홀린 것으로그려진다. 특히 여성은 상징계적 질서가 성적 억압과 어머니의 희생위에 구축되었다는 것을 강변한다. 마지막에 리건과 어머니는 다시 결합한다. 두 명의 아버지‘들은 죽었다. 상징계의 실서는 회복되었지만,
그것은 오직 명목에 불과하다.
- P88

나는 죄/아브젝션이 내부로부터 비롯되는 어떤것이라는 정의가 여성을 기만하는 반역자로 위치 짓는 길을 열었다고생각한다. 그녀는 겉으로는 순수하고 아름답게 보임에도 불구하고 내부에는 악이 존재할 지도 모른다. 외면적으로는 아름답지만 내면은 썩었다는 것이야말로 여성의 악한 본질을 말하는 가부장적 담론 안에서 매우 인기 있는 정형이다. - P89

리건이 자신의 몸을 카니발적으로 전시하는 것은 분명하게비체의 강력한 매혹을 떠오르게 한다. 공포는 여성이 적절한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깨고 자신의 사회화되지 않은 육체를 전시했다는 사실에서비롯된다. 그녀는 자기 자신을 볼거리로 만들었다. 그리고 더 사악하게도 그녀는 이 모든 것을 충격에 휩싸인 두 명의 성직자 눈앞에서 행했던것이다.
- P90

육체가 상징계의 질서를 나타내려면 아무런 표시가 없어야 한다. 아이는 자연에게 빚지고 있다는 흔적을 지니고있으면 안 된다. 그것은 완전히 상징계적이 되기 위해서 깨끗하고 적절해야만 한다 (fbid, 102). 여성의 재생산 기능은 그녀를 상징계적 질서쪽보다는 자연의 편에 위치시킨다. 이런 방식으로 여성은 그녀의 몸을통해 또다시 비체에 연결된다.
- P99

공포와 몸에 대한 주목할만한 논문에서, 필립 브로피와 피트 보스는 괴물성의 재현에 있어서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그것이 점차로 내부에서 오는 것으로 재현되었다는 점이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순결/불결의 카테고리는 더 이상 개인에게 있어 단순히 외면적 대항관계가 아니라는 점에서 후자가 좀 더세련된 관점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 P101

공포영화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괴물을 낳는 인간을 묘사함으로써 자궁의 비체적 본질을 착취한다.
- P102

그리고 가부장제의 담론은 여성의 육체를 상처입고, 불결하며, 자연/동물 세계의 일부분인 것으로 재현하기 위해 자궁을 이용해왔다. 놀라는 출산을 했기 때문에 불결할 뿐 아니라 태아의 피로 입술을적셨다. 이는 그녀의 타락한 상태의 또 다른 증거이다. 놀라는 단순히그녀가 살인하는 아이들을, 그런 돌연변이들을 낳았기 때문에 기괴한것이 아니다. 그녀의 기괴함의 또 다른 원인은 그녀의 기괴한 외부 자궁으로 상징되는 어머니로서의 본질과의 동맹 관계에 있다.
- P102

월경과 출산은 여성의 인생에서 그녀를 비체의 자리에 위치시켜온 두 가지 사건이다. 여성을 자연과 연결시키고 가부장제의 상징계 질서를 위협하는 것은 바로여성의 생식하는 몸이다.
- P103

 그러나 여성의 출산할 수 있는 능력이남성들에게 경외와 질투, 그리고 공포라는 다양한 모순된 반응들을 불러일으키는 핵심적인 차이를 구성한다는 것은 너무 분명하다.  -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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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가 팍팍 슨 내 머리에 불을 지른다.

철학이 어려운건 일단 개념 이해부터 시작해야 되기 때문인데, 기본 철학개념에서 너무 무지하니 

읽은 문장 읽고 또 읽고, 읽어도 내가 이해한게 제대로 맞는지도 잘 모르겠고.....

아 정말 어렵구나.

그렇다고 관련 책을 다 뒤질 열정은 없으니 일단 내가 읽어나가는 방법은 이해되는데까지 이해하자. 

설사 오독이라 하더라도 내가 쓴 글을 몇 명이나 읽을 것이며, 또 자주 등장하는 영특한 분들이 오류를 바로잡아 줄 것이고,

다음에 공부 좀 하고 나서 다시 읽으면 또 새롭게 읽힐터이니 지금의 나를 너무 슬퍼하지말자 이렇게 자기위안을 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한다. 

어쨌든 개념 정리는 좀 해야 책을 계속 읽어 나갈 수 있을듯하다.(책에서 번역자가 개념 정리를 좀 해줬는데 솔직히 무슨 말인지 더 모르겠다. ㅠ.ㅠ)


머리말

대부분의 남성 가부장적 시각에서 괴물은 인간과 비인간사이의 경계를 의미하고, 궁극적으로 괴물성을 구성하고 설명하는 것은 거세에 대한 남성들의 공포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공포영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페티시(온갖 혐오스러운 장면들, 피, 똥, 오줌, 월경혈, 구토물 등등을 말하는 것인듯....)는 여성은 거세당했다는 가부장적 질서의 변태적 믿음에 기반하고 있는듯...

하지만 다른 입장(수잔 루리)에 의하면 남성이 여성을 두려워하는 것은 여성이 거세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여성이 거세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린다 윌리암스는 괴물과 여성 사이의 놀라운 전복적인 공감을 자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괴물과 여성의 신체는 모두 두렵고 위협적인 섹슈얼리티의 형태를 재현하는 '생물학적 기형'으로 묘사되었고, 이것은 여성관객이 여자가 괴물을 볼 때 남자의 나약한 힘에 대한 잠재적인 위협으로서 괴물과 자신의 비슷한 위치에 대해 자각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글의 논의를 이끌어가는 3가지 핵심 개념을 이야기하는데 치명적인 여성 거세자, 거세하는 어머니, 그리고 바기나 덴타타(이빨 달린 질)이 그것이다. 


1장 - 크리스테바, 여성성, 아브젝션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아브젝션(abjection) - 이 개념을 이 글에서는 비체(非體)로 번역하는데, 처음보는 단어에 개념이 잘 안와닿는데, 책을 읽어 나가는 와중에 경우에 따라 주체의 대응개념, 또는 정체성의 대응개념으로 읽고 있다.(이렇게 읽어도 되는건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주의할 것은 주체와 비체를 완전히 대립되는 개념으로 읽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주체는 비체를 추방해야 하지만, 동시에 비체는 묵인되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비체는 그 자체로 주체를 규정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다른 페미니즘 책에서 읽었던 주체와 타자의 개념과도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공포영화는 이런 아브젝션- 비체의 개념을 묘사하고 구현하고 있는데, 온간 피와 토사물, 타액, 땀, 눈물, 시체 등의 이미지들을 묘사하는 것, 공포영화의 괴물성을 구성하는데 있어 주체와 비체의 경계성을 활용하는 형태, 여성의 모성적 특성을 비체로 구성하는 것(어머니-자녀관계에서 자기성애와 근친상간 금기에 대한 방어)으로서 여성의 모성으로서의 육체를 욕망들의 격전지로 만드는 것 등으로 나타난다.


2장 - 공포와 원초적 어머니 : <에일리언>

원초적 어머니라는 개념은 여성의 생산성 - 생명을 창조하는 역할자로서의 역할에 주목한 개념인 것 같은데 책을 읽어도 명확하게 개념이 잡히지는 않는다. 

에일리언에서 이 원초적 어머니로서의 존재는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에일리언의 알을 품고있었던 공간 - 그 자체로서 거대한 자궁인 이 공간을 지칭하고, 규정짓는 개념으로 보인다. 그 공간에서 남자인 등장인물이 에일리언의 알을 건드림으로서 성교가 아니라 입을 통한 강간을 통해 에일리언의 알을 몸속에 저장(임신)하게 되는 과정은 이 원초적 어머니의 자기증식방법으로 이해된다. 이런 면에서 원초적 어머니라는 개념은 남성의 존재를 배제한 수태와 생명의 창조를 보여주며 이는 거세당하지 않은 여성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원초적 어머니에 의해서 탄생한 에일리언들이 결국 우주선 내의 모든 생명을 죽이는데서 이 영화는 여성이 거세당한 것이 아니라 거세하는 자로서의 여성이미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상당히 관습적이고 가부장적인데,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 리플리가 동면에 들어가기 위해 옷을 벗고, 고양이를 어루만지는 등의 행동을 보여주면서 원초적 어머니와 가부장제에 의해 용인된 안전한 육체의 대비를 보여줌으로써 여성의 생산성에 대한 부정으로 관객을 이끌어간다.









대중적인 공포영화에 등장하는 여성괴물은 여자의 욕망이나 여성 주체성에 대해서이야기하기 보다는 남성의 공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재현은 확실히 남성 관객은 대체로 적극적이고 가학적인 위치에 있고 여성 관객은 언제나 수동적이고 피학적인 위치에 있다는 관점에 도전한다. 이런 특징에 대한 분석은 또한 프로이트 이론의 중심 내용을 재독해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특히 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거세 위기에 대한 이론은 재독해 되어야 한다.
- P31

비체의 장소는 ‘위미가 붕괴되는 장소‘이며 ‘내‘가 존재하지 않는 장소이다. 비체는 삶을 위협한다. 비체는 살이있는 주체가 존재하는 장소로부터 급박하게 추방되어야만 하며 (크리스테바, 1982, 2) 육체로부터 내쫓겨서 자기the self를 위협하는 것으로부터 자기를 분리시키는상상계적 경계 반대편에 놓여야만 한다. 주체는 비체를 추방해야 하지만, 동시에 비체는 묵인되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삶을 위협하는 것이곧 삶을 규정함에 일조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주방의 행위는 주체가상징계 안에서 적절한 위치를 차지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기 위해 필요하다.
- P34

사실상 모든 공포 텍스트는 크리스테바가 말한 어머니의 권위 및자기의 깨끗하고 적절한 몸의 지형도 그리기 개념 안에서 여성과물을재현한다. 피, 토사물, 오줌, 똥과 같은 것들의 이미 시는 문화적, 사회적으로 구성된 공포의 개님이다. 그들은 어머니의 권위와 아버지의 법이라는 두 질서 사이의 구분을 보여준다. 한편으로 육체적 배설물의 이러한 이미지들은 상징계 안에서 이미 완전하고 적절한 것으로 구성되어있는 주체를 위협한다.  - P42

크리스테바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비체를 정화시키는 것이 종교의기능이었지만 이런 종교의 역사적 형태는 붕괴되었고, 이제 정화의과정은 예술이라는 위대한 카타르시스‘에 완전히 의존하고 있다(ibid.,
17). 바로 이것, 즉 비체를 상징계적 구조의 토대로 전락시킴으로써정화하는 것이 대중 공포영화의 핵심적인 이데올로기적 기획이다. 공포영화는 결과적으로 비체를 제거하고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경계를 다시그리기 위해 비체(시체, 신체적 배설물, 여성괴물)와 대면하도록 한다.
- P44

단위 생식하는 원초적 어머니의 개념은 어머니의 모습에 또 다른 차원을 추가하며, 우리에게 가부장적 이데올로기가 어떻게여성의 영화적 재현 안에서 여성의 차이를 부인해 왔는지를 이해할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한다.
- P52

어미 에일리언이 공포스러운 첫 번째 이유는 그녀가 거세당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녀가 거세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매우소모적이고 결합Incorporaring 하려는 힘은 그녀의 에일리언 자손을 통해더욱 구체화된다. 그 자손의 임무는 원초적 어머니의 임무와 똑같은것으로 재현되는데, 그것은 모든 생명체를 찢어발긴 후 재결합하는 것이다. - P57

<에일리언>은 페티시의 일반적 원칙들을 고수하면서도 부인의 기원이 거세당한 어머니가 아니라 거세하는 어머니에 대한 두려움이라는사실을 보여준다. 우리가 <에일리언>을 페티시즘의 관점에서 본다면에일리언의 특징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에일리언의 변화하는 모습은페티시 기획의 작용을 지시하는 남근의 복제 혹은 증식의 형태를 의미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에일리언의 카멜레온 같은 성질은 또한 ‘외부인(에일리언‘ 혹은 외래적 형태로 드러나는 어머니의 페티시 대상을지시한다. 이것이 여성 주인공의 육체가 영화의 끝에서 그렇게 중요해지는 이유이다.
- P58

죽음과 연결된, 어디에나 존재하는 원초적 힘으로서의 어머니, 그리고 페티시 대상으로서의 에일리언을 통해 재현되는 카니발적 괴물로서의 어머나 시각적으로 공포를 주는 어머니의 모습들은 안심과 쾌락을 제공하는 여성의 전시를 통해 상쇄된다. 고양이의 이미지 역시 마찬가지 역할을 한다. 고양이는 이 맥락에서 평범한 여성들의 받아들일 수 있고안전한 페티시 대상이다.  - P59

원초적 어머니의 중요한 특징은 출산과 생식의 원칙에만 몰두한다.
는 것이다. 그녀는 모든 것을 혼자 수태하는 어머니이며, 독자적인 부모이고, 모든 번식의 신성이자, 생식의 기원이다. 그녀는 도덕과 법 외부에존재한다.  - P64

위에서 언급한 공포영화들에서 공포를 만들어 내는 것은 원초적어머니의 잉태하기도 하고 모든 것을 게걸스럽게 집어삼키기도 하는자궁의 등장이다. 자궁의 이런 이미지들 중 어떤 것도 아버지의 페니스와 연결되어 구성되지 않았다.  - P65

자궁은 가득 차 있음‘ 혹은 비어 있음을 의미하지만, 언제나 자궁 스스로가 그 자신의 참조대상이다. 이것이 우리가 어머니에게 더 원초적차원을 부여해야 하는 이유이다. 원초적 어머니의 개념은 남성성에 기대지 않고 여성성을 정의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 P66

원초적 어머니는 모든 공포영화에서 소멸의 암흑, 즉 죽음으로 등장한다. 자신이 출산한 것들과 재결합하겠다고 위협하는 힘인 원초적 어머니에 의해 깨어난 욕망과 공포는 죽음이 변함없이 그곳에 존재하기때문에 호러 텍스트에서 언제나 설득력이 있으며 포괄적으로 등장한다.
사물의 원초적인 단일성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욕망, 어머니 / 자궁으로돌아가고자 하는 욕망은 기본적으로 미분화에 대한 욕망이다. - P66

공포영화는 특히 스크린의 이미지가 볼 수 없을 정도로 위협적이거나 공포스러울 때, 비체가 관람하는 주체를 의미가 무너져버리는 장소즉 죽음의 장소로 끌고 가겠다고 위협하는 순간에 관람하는 주체의 통합된 자기에 대한 인식을 위협에 빠뜨린다. 보지 않음으로써, 관객은자기와 스크린 사이의 경계를 재구성하고 붕괴의 위협을 받았던 ‘자기를 다시 세우기 위해 스크린 위의 이미지와의 동일시를 잠시 철회할수 있다. 다섯 번째 시선을 통해 자기를 재구성하는 이런 과정은 괴물이
‘호명되고 파괴되는 일부 호러 내러티브의 관습적 엔딩에서도 확인할수 있다.
- P69

원초적 어머니는 그 부정적인 면에서 (죽음이연속성과 경계를 없애는 것에 대한 욕망으로 읽혀지므로, 죽음과 긴밀하게 연결되기 때문에, 공포영화 안에서 1녀의 존재는 부정적으로 드러난다. <에일리언>이 그렇게도 무섭게 보여주고 있듯이, 어머니와 죽음은 자기의 기괴한 소멸을 의미하며, 둘 다 악마적이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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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3-07 1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바람돌이 님 시작하셨군요! 저도 곧 시작하겠습니다.
저도 바람돌이 님이 이 페이퍼에서 언급하신 것처럼 어려운 개념을 다 알고 시작하는 것보다는 일단 내가 아는만큼을 가지고 시작하는 방법을 택했어요. 그리고 그게 틀리지 않은 방법 같습니다. 우선 이 책 한 권을 읽으면서 모호하거나 잘 모르는 개념이 시작과 달리 서서히 이해될 수도 있을테고요, 또 다른 책을 계속 읽어가면서 아 그 때 그게 그 뜻이었겠구나 할 수도 있고요. 그러니 어쨌든 도전하시기를 추천하는 바입니다.

바람돌이 님, 화이팅!!

바람돌이 2022-03-07 14:21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응원 감사해요. ^^ 시작은 했는데 헤매고 있네요. ㅎㅎ 늦게 시작한만큼 헤매는것일테고요. 어쨋든 모든 시작은 모르는 것이 더 많음으로 그냥 이해할 수 있는데까지 이해하고 정리만 해놓을려고요. 이렇게 정리를 해놓으면 나중에 공부가 좀 된 뒤에는 어 나 왜 이렇게 멍청하게 생각했지하면서 새롭게 똑똑해진 나를 자랑스러워할지도 모르잖아요. ㅎㅎ
어쨋든 저는 미리 시작하지 않고 미루면 못할 가능성이 많은지라 일단 숙제는 미리미리하자고 올해부터 결심한 바람돌이입니다. ^^

앗 이와 관련해서 다락방님 올려놓으신 글 열심히 읽어볼게요. 영화도 음 보겠다고 말하고 싶지만 저는 공포영화를 너무 너무 못보는 편이라..... 에일리언도 사실 본 장면보다 눈가리고 안본장면이 더 많아서 고민중입니다. ㅎㅎ

2022-03-08 18: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김구를 따랐던 젊은이들 가운데는 과격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던 것 같다.
극우 보수의 선봉대 또는 돌격대라고 할까? 이들 중 일부는 반탁운동의 선두에 섰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청부 살인 업자들이었던 것 같다. 시키는 사람이 좌익만 아니라면, 누구든 돈만 준다면, 그리고 시후 신분만 보장해준다면,
암살을 실행할 수 있는 사람들,
- P113

 그래도 여기까지는 괜찮다. 최소한 사람을 죽이지는 않았다. 문제는 경찰의 세 번째 특징이었다. 바로 전국 방방곡곡에서 경찰이 극우 테러 청년단과연결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이렇게 경찰 문제가 불거져도 미군정은 친일 경찰들을 버리지 않았다. 왜? "반탁운동 세력의 쿠데타 시도는 경찰이 군정에충성하는 쪽으로 남음으로써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었다. 경찰만이 유일하게 믿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버치 문서 Box 3) - P131

미군정은 정치적 사안에 관계없이 자신들을 지켜줄 수 있는 것은 경찰밖에 없다고 믿었다. 1945년 12월 30일 군성청을 마비시켰던 반탁운동 세력의총파업에서 경찰만이 동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군정은 가장 충성심이강한 경찰이 있기에 공산주의자들의 활동을 제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운영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 P132

친일 경력의 경찰들은 이승만과 함께 김구를 그들의 경력을 은폐할 수 있는 지도자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미군정 때 각 지방의 경찰서에는 이승만과김구의 초상화가 붙어 있었다고 한다. 서울의 미군정청에서 지방 경찰서에두 사람의 초상화를 붙이지 말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조상화는 1948년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될 때까지 지방 경찰서의 중앙 벽면에 붙어 있었다. (코넬리 소령에게 보내는 1947년 9월 10일부터 26일까지 전라남도, 전라북도 충청남도에대한 정치적 조사」, 1947년 9월 29일, 버치 문서 Box 2) - P133

2개의 캠프로 나뉘어 있다. 군정을 지지하는 것은 우익, 아닌 쪽은 러시아에 의해 이용당하는 쪽이다. 어느 쪽도 사회 개혁이나 경제 재건 또는 정치적권리나 자유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항상 권력만을 생각한다. 서울과 평양의 정당 본부는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을 시위에 동원하려고 하고 있으며,
상명하복의 구조를 갖고 있다. 노동자나 농민의 복지에 대해서는 신경쓰지않으면서 소수 지도자의 특권과 권위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
예외적으로 아주 잘 교육받은 지식인들이 있는데, 이들은 담장 위에 앉아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그들 중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은 현명한 사람들이지만, 군사정부를 신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한국 상황에 대해서 반대 의사를 갖고 있으면서 위험을 느끼고 있다.
- P134

최근 많은 연구자들이 제국에 편입되면서 나타났던 식민지 근대화론에대해 얘기하고 있다. 그것이 왜곡되었든, 아니면 강제적으로 주입되었든 간에 그 결과가 ‘근대‘와 ‘자본주의 시장‘ 이라는 모습으로 현대 한국 사회의 기원을 형성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은 이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제국의 한 모퉁이에서나마 식민지적 근대의 단맛을 느낄 수 있었던 대도시, 그리고 전통 시대의 모습으로부터 크게 벗어나지못한 지방 사이의 차이가 해방 후 한국 사회의 정치적, 사회적 구조에 미친 영향은 전혀 주목하지 않고 있다.
- P141

이러한 사회구조하에서 서구식 민주주의와 보통선거제도를 적용한다면,
결정적인 키를 쥐는 것은 비도시 지역이 될 수밖에 없다. 도시보다 비도시 지역에서 더 많은 대표를 뽑을 수밖에 없는 정치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될 당시 제헌헌법에서는 대통령중심제임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들의 투표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특이한 형태의 정부 구조를 규정하고있었기 때문에, 더 많은 수의 국회의원 선출을 좌우할 비도시 지역의 중요성은 그만큼 더 큰 것이었다. 1952년 개헌을 통해 대통령 직선제로 바뀐 이후에도 도시보다 비도시 지역에서 선출되는 사람들의 표심이 더 중요할 수밖에없었다.
- P142

니콜스는 이승만의 지원으로 어떠한 간섭도 받지 않는 첩보 부대를 오류동에서 창설했다. 니콜스의 부대는 한국전쟁 이전부터 공산주의 조직들을 파괴하는임무를 맡았다. 그는 1947년 이후 남조선노동당 지도자들의 체포와 심문 그리고 고문, 1949년 한국군 내 공산주의자들의 숙청과 처형, 그리고 북에서내려오는 사람들을 스파이로 훈련시키는 임무를 수행했다. 이러한 니콜스의 활동이 청년단과 연결되어 있었을 것이라는 점은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있다.
- P156

건의서를 작성한 권태석은, 테러는 좌익이 아니라 우익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우익이나 중립적인 사람들 그리고 기독교 장로까지도 테러의 대상이되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친일 지주가 청년단을 통해 테러를 자행하는 것에 대하여 경찰의 지원 혹은 묵인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좌익 척결이라는 명분하에 자신의 사적 이익과 감정에 따라 아무런 죄도 없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체포하고 박해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농민들이 좌익을 옹호하도록 만드는 상황을 초래했다.
- P167

일부 연구자들은 미소공동위원회나 좌우합작위원회가 모두 미군정의
"쇼" 였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일찍부터 소련과의 타협보다 미국에 우호적인세력을 중심으로 분단 정부를 세우려고 한 것이 미국의 정책이요, 미군정의계획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버치의 문서 속에 나타나는, 미소공동위원회에대한 미군정의 대처는 생각보다 더 적극적이었다. 단지 하나의 쇼가 아니라실제로 모스크바 삼상회의 결정안에 있는 조선임시정부의 수립을 위해 구체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었던 중이었고, 그 와중에 여운형이 암살된 것이다.
- P217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지 몇 개월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열강들이 한반도에 신탁통치를 실시하겠다고 한 것은 분명 우리 민족에게 큰 충격이 되었고,
응당 신탁통치 반대를 위한 거족적인 운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만약 모스크바 삼상회의의 결정이 헌장의 초안에 나타난 것과 같이 빠른 시간 내에 한국의 정당 ·사회단체 대표들로 구성되는 임시정부의 수립으로 이어지고, 통합된 임시정부하에서 미군과 소련군의 철수가 조기에 이루어질수 있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모든 정치 세력들이 이에 협조했다면, 한반도의 운명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1955년 분할 점령과 신탁통치를 끝내고 독립한 오스트리아와 유사한 운명이 되었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도 가능하지않을까?
- P227

 일정한 정도의 세금을 낼 수 있거나 해당 지역의 유지들만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었다. 1946년 중반 이후 지방에서는 이승만을 지지하는 독립촉성국민회와 청년단이 그 세력을 장악해 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간접선거를 통한 입법의원 선거 결과는 이승만을 지지하는 그룹의 압도적인 승리로끝났다. 친일 민족 반역자에 대한 처리와 농지개혁 등 해방 직후 처리해야만했던 문제를 다루는 법안이 입법의원에서 논의가 되었지만, 결국 동과되지못했던 것은 입법의원 내에서 이승만을 지지하는 그룹이 다수를 차지했기 때문이었다. - P250

이렇게 미군정기에 형성된 구대 정치의 원형은 지금까지 계속 유지되고있다. 이러한 구태를 뒷받침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은 가까 뉴스였다. 모스크바 삼상회의 결정안이 미국이 아니라 소련이 주도한 신탁통치안으로 알려졌다는 것은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다. 조선공산당 책임비서 박헌영이 뉴욕 타임스>의 존스톤 기자와 회견을 했는데, 이 자리에서 박헌영이 조선은 소련의속국이 되는 것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되었다. 존스톤이 이승만과 연결되어있는 기자라는 점은 버치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 P281

 민주화 이후 한국 사회의 정치 구도는 개혁과 반개혁의 구도가 되었어야 했다. 민주화를 했기 때문에 그 민주화를 막았던 사회구조를 바꾸어야 했다. 그러나 기득권 언론들은 이러한 정치 구도를왜곡했다. 개혁과 반개혁이 아니라 진보 보수, 좌우의 대립 구도가 된 것이다. 이런 구도 속에서 반개혁 세력은 청산 대상이 아니라 보수와 우익이라는모습으로 그 힘을 유지할 수 있었다.
- P282

해방 정국의 모습이 비로 이러한 정치 구도 왜곡의 원형을 보여준다. 해방후 한국 사회는 독립운동을 한 진영과 친일 세릭 간의 대립 구도가 되어야했다. 그러나 신탁통치안으로 왜곡한 가짜 뉴스들은 이 구도를 좌우 간의 대립 구도로 만들었다. 한국의 식민지화와 일본의 불의한 전쟁에 협력했던 사람들은 반탁운동을 하는 애국적 우익으로 꾸며졌다. 삼상회의 결정을 찬성한 세력은 소련의 속국이 되기를 원하는 매국 좌파로 규정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왜곡된 구도 속에서 반독립 세력은 처벌을 받기는커녕 우익으로서 한반도의 남쪽에서 주류 기득권 세력이 되었던 것이다.
- P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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