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자료들을 통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해보고자 한다. 미군정은 처음부터 분단 정부 수립을 추진한 것은 아니었을까? 모스크바 삼상회의의 조선에 대한 합의안은 단지 합의일 뿐 전혀 실현될 수 없는 방안이었는가? 미군정은 좌우합작위원회를 진정으로 지원한 것인가? 국내에 전혀 기반을 갖고 있지 못했던 이승만이 미군정과의 갈등 속에서도 빠른 시간 내에 한국민주당을 제치고 정권을 잡을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일까? - P20

과거 일본 군국주의에 협력했던 인사들의 재기용에 대한 여론의 비판을 알면서도 미군정은 왜 이들을 계속 고용했어야 했는가?
- P21

이 지점에서 이승만이 내놓은 구호가 "덮어놓고 뭉치자."였다. 통일된 국가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친일 부역자를 비롯한 모든 정치 세력들이 뭉치는것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좌파 정당들은 이러한 무원칙한 이승만의 원칙에 반발하면서 독촉중협으로부터 탈퇴했다. 이승만도 "덮어놓고 뭉지자."라고는 얘기했지만, "덮이 놓고는 수사에 불과했고 실제로는 중요한원칙을 갖고 있었다. 하나는 공산주의자들을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자신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은 안 된다는 것이었다. 위에서 "모든 한국인들이 예외없이 나를 따르기를 원한다."라고 언급했던 것은 바로 이것을의미한다. 결국 "덮어놓고 뭉치자."라는 구호는 그 앞에 "공산주의자와 나를반대하는 사람을 빼고"라는 수식어를 붙여야 했다. - P56

이승만은 1945년 10월 귀국한 이래로 통합의 아이콘이라기보다는 분열의 상징이었다. "덮어놓고 뭉치자."라고 했지만, 실상 자기에게 반대하는 사람을 빼고 덮어놓고 뭉치자고 말하는 것이었다. 자신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은 공산주의자로 비난했다. 이승만의 주위에서 합리적인 보수주의자들이 떨어져나가기 시작했다. 미군정에 가장 협조적이었던 한국민주당이나 안재홍의 국민당이 모두 이승만과 일정한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이승만을 통해 한국내 보수 세력을 통합하고 좌파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은 더 이상 가능하지않게 되었다. 이승만을 ‘최고의 애국자‘라고 소개하면서 화려하게 데뷔시켰던 미군정의 정책은 실패로 돌아갔고, 이러한 실패는 이미 1916년 5월부터명백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말‘ 을 잘 못 쓴 것이다.
- P72

그의 최고의 약점은 다른 동료들과 협상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위해서 일하게는 하지만, 그들과 함께 하지는 못한다. 그는 스스로를 매우 외로운 사람이라고 자주 말해왔다. 반쯤 체면에 걸린 seemihypnotized) 사람들은 군정으로부터 환대를 받은 그에게 기꺼이 이글렸다.
그가 지금도 핵심적인 위치에 있는 것은 그의 능력 때문도 아니고, 그가 성취한 것 때문도 아니다. 단지 지금 경찰과 공무원들에게는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1947년 8월 4일, 정치고문단의 D.C. 유스(Youth)가 작성한 이승만 박사의 정치적 배경: 그의 현재 상태의 원인과 이유」, 버치 문서 3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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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에는 모두 11권의 책을 읽었다.

2월 독서를 계획하면서 새로 산 책 또는 집에 사놓은 책 중 반드시 꼭 읽어야지 했던 책들은 4권
















물론 겨우 4권이라는 소소한 계획이었지만 그래도 목표 달성! 뿌듯 뿌듯

여성주의 책읽기에 동참하면서 처음 읽은 책인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는 내 생각의 한계를 깨주는 신선한 독서경험이었다. 더불어 같이 읽은 <페미니즘 철학 입문>은 늦게 시작한 덕분에 학교에서 나머지공부하는 느낌으로 보충수업이랄까?

하지만 생각보다 페미니즘 철학의 계보를 훌륭하게 정리해주어서 앞으로 페미니즘 철학을 어떻게 공부해 갈지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책이다. 이런 책들이 나와 준다는게 감사할 따름이다. 

나처럼 페미니즘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강력하게 추천!


<마지막 숨결>은 한동안 밀쳐두었던 로맹가리에 대한 불을 다시 당기는 책.

<레이디 L>의 실망 이후 로맹 가리 책들도 빠짐없이 읽게 한권씩 한권씩 매달 챙겨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위 4권 중 황정은 작가의 <백의 그림자>는 아직 리뷰를 쓰지 않은 책인데, 조만간 써야지.

황정은 작가는 10여년 전에도 황정은이었구나라는 느낌이다.

뭔가 변하지 앟는 일관된 스타일과 문체를 보여주는데 그게 정체라는 느낌이 안들고 이 사람 참 올곧구나라는 느낌이랄까?

어쨌든 황정은은 황정은, 1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참 좋다. 


뭔가 목표를 많이 설정하면 그 부담에 짓눌릴거 같아 목표권수는 저렇게 얇게 딱 4권 설정해놓고 나머지는 좀 자유롭게 읽었다. 
















잭 리처 시리즈 세권을 한꺼번에 읽었다.

우리집에서 좀 먼 도서관에서 안아온 책이라 자주 못갈듯해 한꺼번에 빌려와서 할 수없이 시리즈 열독이 되었다.

이후 시리즈들은 원래 가는 도서관에 모두 구비되어 있어 이후에는 한 권씩 한권씩 천천히 읽을 계획이다.

시리즈 문학이 딱 마음에 드는게 나오면 진짜 좋은게 한권을 다 읽어도 다음권이 계속 있다는 것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이 시리즈는 이후로도 12권이나 남았다. 좋아라~~~

4권까지 보면서 이 얼마안되는 사이에도 잭 리처가 성장한다는게 느껴진다.

자신과의 접점이 있을 때만 본격적으로 움직이던 사람이 사라진 내일에서는 자신과는 아무 관련이 없지만, 자신의 눈앞에서 죽었고, 그 죽음을 자신이 앞당겼을지도 모른다는 부채감이 잭 리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된다.

물론 그러한 부채감을 일깨워주는건 여자주인공 경찰이 한 한마디, 당신이 나서지 않았더라면 그 여자는 다시 생각을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갔을지도 모른다는 말이었지만, 그리고 그 말은 사실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많지만 그럼에도 그런 가능성을 생각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내면에 대해 좀 더 깊은 생각을 하는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잭 리처도 계속 기대 중이다.

















2월의 독서량에서 약간은 꼼수인게 <사랑은 사치일까>와 <일본의 굴레>는 1월부터 읽어왔던 책.

2월 초에 완독했다. ^^;;

<사랑은 사치일까>는 사실 우리가 섹슈얼리티를 동반한 이성애를 사랑으로 흔히 오인하고, 그럼으로써 현재의 불평등한 상황에서 사랑이란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는 이야기다. 

사랑의 형태는 다양할 수 있다. 섹슈얼리티를 동반한 이성애, 섹슈얼리티 없는 이성애, 동성애, 자매애 등등.

이러한 모든 사랑은 그 자체로 사랑이며 이 모든 사랑의 근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자신에 대한 자존감, 자기애임을 논파하고 있다.  아쉬움이 없지는 않지만 우리가 살면서 닥치게 되는 어떤 사랑에 대해서도 당당할 수 있는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고민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천국은 다른 곳에>는 처음으로 읽은 요사선생의 책인데 이름이야 진즉에 안 작가지만 그의 책을 읽은 것은 처음이다.

플로라 트리스탄이라는 여성에 대해 할게 된것이 가장 큰 성과이고, 고갱이라는 마초적인 남성의 의식구조를 욕하면서 따라가는 것도 플로라와 대비되면서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하지만 그 외 책의 이야기 전개나 서술은 특별함을 느끼기가 좀 힘들었는데, 이 한권으로 요사를 판단할 수는 없을 듯하고 앞으로 조금 더 챙겨보고 판단하자.

<일본의 굴레>는 사실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항상 궁금한 것들이 많다. 

동아시아에서 우리와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면이 진짜 많은데 정말 한국인들과 일본인들의 심성이나 문화, 이런 것들이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이 책은 일본에서 40년이 넘게 살았던 미국인이 외부자이면서 내부자로서의 시선도 함깨 가지고 일본사회와 역사, 경제, 정치를 분석한 책이다. 상당히 많은 면에서 수긍이 가는 부분이 있었지만 솔직히 경제 금융분야로 들어가면 좀 읽기 어려운 부분도 꽤 많았었다. 지금 읽고 있고 또 읽으려고 준비해둔 책들이 있는데 이런 책들을 마저 읽고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 입장에서 그들을 어떻게 봐야하는지 이런 것들을 좀 더 챙겨볼 생각이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보이지 않는 소장품>은 딱 읽자마자 츠바이크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인간의 순간적인 감정의 고양에 대해서 츠바이크만큼 잘 묘사하는 작가가 또 있을까하는 생각을 역시 츠바이크 하면서 읽게 된다. 


3월의 독서를  위해 2월에 미리 책을 구입하고, 집에 있는 책 중에서 또 엄선하고 나름 신경써서 책을 골랐다.

어떤 책을 읽을까 하면서 책을 고르는 과정은 항상 즐겁다.

욕심을 내면서 이 책 저 책을 넣었다 뺐다 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책 읽는 사람의 지고의 낙이랄까? ^^

어쨌든 그래서 마지막으로 선택된 책은 6권이다.

그러니까 이번 3월에 꼭 읽고야 말리라고 나름 굳게 결심한 책이라고나 할까? ^^

뿌듯하게 책을 고르고 나도 또 책탑을 쌓아봤다.



















3월의 여성주의 책읽기 과제 책은 당연히 리스트에 들어가고, 이 책은 또 얼마나 나의 머리를 후려쳐줄까 기대중이다.

<페미니즘 철학 입문>의 순서대로 읽자면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여권의 옹호>부터 읽어야 하겠지만, 사실 이 시기의 여권은 계몽철학과 결을 같이 하는 것이므로 본격적인 페미니즘 철학이라고 보기는 어려울듯하다. 

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보부아르의 <제2의 성>에서 시작하기로.....

무려 1,000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을 이번 달에 다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고, 길게는 4월까지 매일 조금씩 욕심 부리지 말고 읽어나가기로.....
















<우리 안의 파시즘 2.0>이 새로 나왔다. 20년 전에 나왔던 <우리 안의 파시즘>도 인상적으로 읽었는데,

그동안 세월이 많이 흘렀고, 우리 안의 파시즘도 더 다양하고 심화된 형태로 진화되어 왔으리라 짐작된다.

생각보다 책이 두껍지 않아 가슴을 쓸어내렸다는 건 안 비밀....

<버치문서와 해방정국>은 몇 달전에 사둔 책인데 자꾸 밀리면서 숙제처럼 남아있는데 이번달에 숙제를 해치우기로...

더군다나 3월은 삼일절의 달이니까 이정도 역사서는 읽어줘야지 하면서 슬쩍 목록에 집어넣어다.

최근에 나온 <낯선 삼일운동>도 궁금하긴 한데, 대충 아는 내용일 것 같아 버치문서에 밀렸다.
















<일본의 굴레>는 일본에 오래 살았던 미국인의 관점으로 일본을 분석한 책이고, 지금 막 읽은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은 한국인이 문화인류학의 관점에서 일본과 우리나라를 대비해본 책이다. 

3월에 읽은 <주연들의 나라 한국 조연들의 나라 일본>은 한국에 오래 살았고, 귀화까지 한 일본인의 분석이다.

일단 이 책까지 읽고 일본과 한국의 비교문화에 대해서 정리를 좀 해보는걸로.....

<새벽의 약속>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내 사랑 로맹 가리의 책이고, 심지어 새파랑님이 로맹 가리 책 중 최애작이라고까지 했으니 이번 달에 읽어줘야지.

내 최애작은 여전히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인데 최애작이 바뀔지 안 바뀔지는 3월 독서 결산 때...... ^^


이렇게 6권을 목표로 세우고, 시간이 되면 그때 그 때 보고 싶은 책을 추가해서 읽는걸로 생각하고 이번 달 책 구매는 더 이상 안해야지. 책은 한달에 한번만 사는거야라고 막막 결심했는데 오늘 레삭매냐님이 나의 결심을 무너뜨려버렸다.



  레삭매냐님이 이 책의 리뷰를 올리셨는데 예전에 이 작가가 쓴 책 <술탄 살라딘>을 꽤 인상적으로 읽었었다.

또한 이 책은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레 콩퀴스타 시기를 이 지역에 살았던 무어인들의 시각에서 조명하고 있는 귀한 소설이라는 것이다. 

갑자기 막막 궁금해지고 읽고 싶어지는데 역시 절판이다.

중고서점을 뒤지는데 광활한 우주점에 딱 1권이 있다.

절판된 책의 운명인듯 그 외의 중고들은 원래 정가보다 더 비싸게 올라있고, 중고도서로의 본분을 다해 제대로 된 가격을 보이는건 딱 1권이다.

이런 걸 놓칠수는 없어서 결국 주문....

지금 열심히 배송 중!


결국 3월에는 이 7권의 책을 꼭 읽어야지하고 있는데, 3월인데 지나치게 욕심을 부린건 아닌지 걱정은 되나 저기 두꺼운 <제2의 성>을 두달짜리 계획으로 살짝 밀면서 음.... 할수 있어라고 나를 다독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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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3-03 06: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완전 화이팅입니다. 제2의 성 읽기는 진짜 응원 필요해요. 그러니 팍팍 드리겠어요. 제2의 성 뽜뽜뽜이팅!!!!!

바람돌이 2022-03-03 09:51   좋아요 2 | URL
2월에 이어 3월의 성공을 위해 화이팅이 필요합니다. 다락방님 응원 담아 저에게 기를 팍팍 쏘아봅니다. ^^

페넬로페 2022-03-03 07:0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항상 느끼지만 바람돌이님께서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시는 것 같아요.
잭 리처도 읽으시는군요~~

바람돌이 2022-03-03 09:55   좋아요 3 | URL
제가 한분야를 진득하게 파지 못해서요. 그래서 공부를 계속 못했다는.....ㅎㅎ
재밌는 책이 좋아요. 이것보다가도 다른 재밌는 거 있으면 어느새 옮겨가 있다는.... 그래도 거의 절대 안보는 분야는 있습니다. ㅎㅎ

새파랑 2022-03-03 07: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도 2월에 책을 많이 읽으셨군요~! 3월에 읽으실 책탑의 두께가 어마무시한데 다 완독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새벽의 약속 읽으시고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

바람돌이 2022-03-03 09:57   좋아요 2 | URL
2월은 방학이 있었으니까요. 3월 그래서 제2의 성을 두달에 걸쳐서 나눠 읽는걸로..... ㅎㅎ 새벽의 약속은 로맹 가리인데다 새파랑님 추천인데 미리 마음에 들듯한데요. ^^

레삭매냐 2022-03-03 08: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풍성한 2월의 독서셨던 것
같습니다 ^^

3월에도 좋은 책들과 즐거운
만남이 되시길 바랍니다.

바람돌이 2022-03-03 09:59   좋아요 2 | URL
넵 감사합니다. 석류나무 그늘아래가 좋은 만남이 될듯요. ^^
레삭매냐님도 늘 좋은 책 추천 감사드려요. ^^

책읽는나무 2022-03-03 09: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제2의 성!!!!
제가 출판사는 다르지만 제2의 성으로 여성주의 책을 읽기 합류했어요^^
페이지 수의 압박은 있었는데, 읽고 나니까 눈에 있는 비늘이 좀 걷힌 느낌이랄까요?
좀 도끼에 찍힌 기분이기도 했구요ㅋㅋㅋ
그래서 한 권, 한 권 다락방님이 읽으라고 하면 아.. 하면서 얼떨결에 읽다 보니 다섯 권 정도 되었어요. 제2의 성을 읽었기에 여기까지 걸음마 내딛을 수 있었기에 제겐 좀 특별한 책이었습니다.
바람돌이님께도 보부아르님과 특별한 시간들 되시길요^^

바람돌이 2022-03-03 10:01   좋아요 2 | URL
아 나무님이 제2의 성으로 시작을 하셨구나. 갑자기 더 기대가 됩니다. 보통 첫 책이 별로면 그만두기 쉽잖아요. ㅎㅎ 나무님 따라서 저도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다. 보부아르와 함께 3월은 특별한 시간이 되겠네요. ^^

coolcat329 2022-03-03 09: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매달 필수도서를 정해놓고 읽은 후 나머지는 자유롭게 읽고 싶은 책을 읽는 방식 멋지네요~
황정은 백의 그림자 저도 갖고 있는데 올해 꼭 읽어보려고 해요. 다양한 책들 계획 세워 읽으시는 바람돌이님 저도 화이팅하시라고 외쳐봅니다!

바람돌이 2022-03-03 10:03   좋아요 2 | URL
제가 책을 사서도 보고 도서관에서 빌려서도 보는데요. 사실 더 보고싶은건 당연히 산책인데, 도서관 책이 시간압박이 있다보니 항상 도서관책을 먼저 보고 산 책은 자꾸 자꾸 밀리더라구요. 그래서 올해부터는 이렇게 구입한 책 중에서 필수도서를 정해놓고 나머지 시간에 빌린책이나 갑자기 보고싶은 책이나 이런걸 보려고 나름 꼼수를 부려봤어요. 그런데 2월달에 해보니까 이게 꽤 신박하더라구요. ^^쿨캣님의 화이팅 감사합니다. ^^

햇살과함께 2022-03-03 09: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폐미니즘 철학 입문 2월에 샀는데 강추하신다니^^ 3월에 시작해 보겠습니다!! 제2의 성 저도 퐈이팅입니다!!

바람돌이 2022-03-03 10:04   좋아요 1 | URL
페미니즘 철학 입문은 내용이 정리가 굉장히 잘 되어 있는데 그렇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게 또 강추이유입니다. 전 너무 좋더라구요. ^^ 제2의 성은 정말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네요. 저는 왜 이제야 읽나싶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03-03 11: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페미니즘 철학 입문 사놓기만 하고 읽지를 못하고 있네요 이런. 저도 페미니즘 계보를 알고 싶어서 사둔 책인데 여러 모로 도움이 되겠군요. 바람돌이님의 3월 독서리스트 재미난 책들이 많네요 즐거운 독서되시길^^

바람돌이 2022-03-03 11:01   좋아요 3 | URL
페미니즘 철학 입문은 정말 강추합니다. ^^ 재미난 책이 세상에 너무 많다는게 문제라면 문제.....거리의 화가님도 여전히 3월의 즐거운 독서하시고 재미난 책 얘기도 듬뿍 보내주세요. 항상 기대중입니다. ^^

mini74 2022-03-03 16: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저도 응원합니다. 정말 알차게 독서하시는 분 *^^*

바람돌이 2022-03-04 08:38   좋아요 1 | URL
역시 여러분들의 응원덕분에 힘이 부쩍부쩍 납니다. mini74 님 감사드려요. 오늘은 즐거운 금요일입니다. 후다닥 지나고 행복한 주말 맞으세요. ^^

페크pek0501 2022-03-03 16: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좀 다양한 책들을 배회하고 싶네요.
한땐 다독을 했었는데 이젠 많이 읽을 자신이 없어서 정독으로 굳혔어요. ㅋㅋ

구매 끊는 결심을 하다가 무너지곤 하는 게 알라디너들의 공통점일 듯해요.

바람돌이 2022-03-04 08:40   좋아요 2 | URL
갈수록 눈도 침침하고 이해력도 떨어지는 거 같고 기억력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래도 천천히든 어쨌든 늘 책을 읽을수만 있다면 좋겠어요. 책을 읽지 못하는 상황은 아 정말 싫네요. ㅠ.ㅠ
지금도 또 사고 싶은 책이 있어서 손이 근질근질한데 꾸욱 참는다고 너무 힘들어요. 다음 달에 사야 해 이러면서 허벅지 막 찌르고 있어요. ^^

라로 2022-03-03 20: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멋진 2월 독서 리스트에 3월의 리스트도 기대됩니다!!
올리신 책 들 중 두 권은 전자책 알림 출간 신청했어요. 그리고 제 2의 성은 주문한 지 꽤 되었는데 아직 우체국에 연락해서 배송하라는 부탁을 안 했어요. 읽을 책이 쌓여서리,,ㅠㅠ
그건 그렇고, 잭 리처의책을 보니 돌아가신 제 시아버지 생각나요.
돌아가시기 전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않으셨던 분인데 그 중 잭 리처의 책도 쌓아놓고 읽으시던.. 살아생전 나온 책은 다 읽고 가셨죠... 암튼, 저도 바람돌이님따라 2월과 3월을 정리해 봐야겠어요.^^

바람돌이 2022-03-04 08:43   좋아요 1 | URL
음 2권은 뭘까요? 막 궁금궁금... ㅎㅎ 라로님 시어머님도 열심히 책을 읽으시더니 시아버님도 그랬군요. 우리 나라에서는 사실 어르신들이 책 읽는 모습 보는게 너무 어려운지라 살짝 신기하기도 해요. 책읽는 어르신들 너무 멋있으셔요. 우리가 좀 더 나이들면 그런 책 읽는 노인이 되고 우리 아이들이 부모를 추억할 때는 책과 함께 추억하겠구나싶은 생각도 드네요. 이래저래 어쨌든 책은 좋은 것이라는게 결론입니다. ^^

희선 2022-03-05 02: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곱권이어도 한권은 아주 두껍군요 그건 사월까지 보셔도 괜찮을 거예요 바람돌이 님 삼월에 만나기로 하신 책 즐겁게 만나시기 바랍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2-03-07 01:0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열심히 화이팅하겠습니다. ^^

하양물감 2022-03-08 16: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랑은 독서취향이 많이 다르신것 같아요^^
그래도 제 서재에 자주 발걸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람돌이님 책 중에 저도 한번 시도해볼까요??

바람돌이 2022-03-11 00:38   좋아요 0 | URL
독서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더 새로운 책이나 관점들을 만날 수 있는걸요. 하양물감님 서재에서는 지금은 제가 안보고 있는 책들을 물감님 글로라도 만나서 정말 좋아요. ^^그러다 보면 또 꼭 읽고 싶단 책이 생기기도 하니까요. ^^
 

따라서 한국인들에게 한은 한번 생기면 죽을 때까지 벗어나지 못하고 슬픔에 빠져 있어야 하는 무엇이 아닌, 맺히면 풀어야하는 것입니다. 한이 풀리면 아주 그냥 기분도 좋고 에너지도 넘치는 감정이 찾아옵니다. 신명이죠.
이것이 옛사람들이 한과 신명을 함께 언급했던 이유입니다.
우리의 예술에는 ‘한과 신명‘이라는 키워드가 항상 함께합니다.
가장 한스러운 춤이라는 살풀이‘는 진행될수록 역동적이고 힘찬춤으로 바뀌어 갑니다. 제목 자체가 살풀이‘ 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 P307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변신의 의미를 다른 문화권들의 변신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내면의 악이 자신을 침식할지 모르는 두려움을 표현한 서구 개인주의 문화권의 변신과 현실의 내가 아닌더 크고 멋진 내가 되려는 욕망의 표출인 일본의 변신에 비해, 한국의 변신은 다른 존재들도 나처럼 되고 싶을 거라는 생각‘ 에서비롯됩니다.
- P313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한국인들이 느끼는 불편감의 가장큰 원인은 주관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주관성이란 경험에서내가 느끼고 받아들인 부분 입니다. 같은 시간에 같은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의 기억이 모두 같지 않은 이유죠.
- P318

여기서 사람들의 동기는 두 갈래로 갈라지게 됩니다. 벽을더 튼튼히 하고 벽 안에서 살든지 벽 밖으로 나가 괴물들과 맞서든지 말입니다. 두려움이 크고 안전 욕구가 강한 이들의 선택은벽 안입니다. 벽 밖으로 나갔다가 호되게 당한 이들은 아예 벽 안에서만 지내기로 마음먹습니다. 히키코모리가 그들입니다.
일본인들에게 벽은 시멘트와 벽돌로 이루어진 실제의 벽을의미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이러한 벽을느끼는 듯한데요. 혼네와 다테마에로 요약되는 일본인들의 대인관계는 타인과 나 사이의 분명한 경계를 상정하고 있습니다.
- P341

일본의 변신물에서 주인공이 변신한 대상은 매우 강하거나아름답고 신비한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변신한 주인공이 자신의이전 정체성과 새 정체성 사이에서 고민을 하든 말든, 변신한 모습은 대개 예쁘고 아름답게 묘사됩니다.
일본 문화는 상당히 경직된 문화입니다. 사회에는 지겨야 할규범들과 해야 할 의무들이 가득하고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못하거나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게 되면 주위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거나 말할 수 없는 수치를 느껴야 합니다.
- P350

이러한 문화 속에서 사는 이들은 주어진 일에 충실한, 정해진 일 외에는 생각하기 곤란한 제한적인 자아상을 갖게 될니다.
주의가 타인에게 있으며 타인이 시킨 일을 수동적으로 행하는 자아를 문화심리학에서는 대상적 자기라고 부릅니다. 일본 문화에서 일본인들은 자신은 이러한 존재라는 생각을 지닌 채 거기에서비롯된 욕망과 불안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 P351

한국인들은 타인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주체적 존재(주체성자기)로서 자신을 규정합니다. 이는 한국 문화의 몇 가지 특성들,
요약하자면 관대한 양육 태도와 거기서 비롯된 자기애적 성향과비현실적일 정도로 높은 자기 가치감 등과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 P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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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나라 사람들이 현실을 보는 방식과 관련되어 각 문화콘텐츠의 차이는 두드러집니다. 일본인은 애니메이션을 통해 환상의세계를 보려 하는 반면, 한국인은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현실 세계를 보려 한다고 할까요?
- P49

한국인 심리를 연구해 온 연구자의 입장에서 한국인의 일반적 신뢰 수준은 높은 편이나 기관 및 시스템에 대한 신뢰 수준은낮다고 말씀 드릴 수 있는데요. 공적 영역에 대한 낮은 신뢰는 우선 역사적으로 한국의 국가 시스템이 한국인들에게 행해 왔던 일들을 떠올려 보면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 P64

일본인은 기본적으로 자신과 타인이 명확히 구분되는 존재라는 전제 아래 관계를 맺습니다. 서로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을꺼려 하고 사회적으로 규정 지어진 행동반경 안에서 행동하는 것을 편안해하는 것은 이러한 전제에서 비롯되는 문화입니다.
반면, 한국인들은 기본적으로 자신과 타인의 입장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는 전제 아래 대인 관계를 해 나갑니다. 한국인들이 말하지 않아도 상대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하고(이심전심), 때로는 상대방의 영역에 지나치게 깊게 들어가거나(참견) 상대가 원치 않는 오지랖을 부리는 것 또한 이러한 전제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P110

이 주관성이야말로 정의 한국적 특성입니다. 자신이 인식하는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그리고 자신이 상대방에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우선하는 친밀하고 따뜻한 감정이 정입니다.
국민 과자 초코파이의 광고 카피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인 것은 정의 주관성이 강조된 것입니다. 말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알수가 있겠습니까. 내가 ‘안다고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이죠.
 이 주관성은 한국인 심리의 핵심적인 특징입니다. 그리고 주관성 때문에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한국적인 현상이 일어납니다. - P121

정리하자면 일본인들에게 아마에란 매우 간절하지만 쉽게표현할 수 없는 마음, 어쩌면 표현해서는 안 되는 마음입니다. 힘들고 외롭다고 아마에를 드러냈다가는 폐를 끼치는 인간‘ 또는
‘자립하지 못한 인간‘이란 평가를 받을지도 모르는 것이죠. 그 대상이 가족일지라도 말입니다. 이러한 아마에의 이중성은 일본인들의 마음에 매우 취약한 부분을 만들어 냅니다.
- P127

마지막으로, 화병의 원인이 되는 억울함의 보다 본질적인 속성은 그 감정이 매우 주관적‘으로 경험된다는 것입니다. 주관성은 한국인들의 마음의 질을 규정하는 중요한 특징으로 이해되고있는데요.
- P173

따라서 개인의 행동을 규정하는 사회적 규범과 타인의 시선등은 일본인의 심리 경험을 이해할 수 있는 주요한 기준이 됩니다. 즉, 일본인은 자신의 행위가 사회적 기준에 미치지 못할 때 극심한 불안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자신의 존재 자체가 폐를 끼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다른 이들을 만나는 상황을 극도로 꺼립니다. 이렇게 집 밖에 나가지 않고 자기 방 안에서만 생활하는 이들을 일본에서는 ‘히키코모리놀0)‘라고 하는데요. 히키코모리가 일본의 중요한 사회적 현상이 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 P176

그런데 어떤 이들은 자신이 본 문화의 한 측면을 그 문화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이는 마치 코끼리의 코에 붙어 있던 개미가 코끼리는 구불거리는 거대한 뱀이라고 생각하거나 항문근처에만 머물렀던 개미가 코끼리는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큰 구멍이라고 믿는 것과 같습니다.
여기서 나타나는 것이 소위 표집의 오류‘ 입니다.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이들과 교류하며 지냅니다. 그래서 내가 보고 들은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기 쉽지요. 그러한 내집단 안에서는 서로 알고있는 그렇고 그런 정보들 중에서 더 극단적인 것을 선택하게 되는
‘집단 극화‘나 동조 압력으로 충분한 대안을 고려하지 않고 의사 결정에 이르는 ‘집단 사고‘가 나타나게 됩니다.
- P186

일본인들은 온을 입으면 그것에 감사해야 하고 또 반드시 되갚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은혜를 갚아야 하기 때문에 은혜 입기를 꺼려할 정도지요. 온을 주고받을 수 있는 계층적 위계질서속에 있는 사람의 경우는 괜찮지만 관계가 멀거나 자신보다 낮은위계에 있는 사람에게 은혜를 입는 것은 가장 불쾌한 일로 꼽힙니다.
- P239

서양의 하모니가 각자의 개성을 가진 개인들이 어떤 목표를위해 집단을 구성하고 일시적으로 정해진 역할에 따르는 것이라면 일본의 와는 이미 정해진 집단의 목표를 위해 지속적으로 개인들의 행동을 통제하는 성격이 짙죠.
이와 같은 분위기에서는 개인적인 행동을 하거나 개인의 본심을 드러내는 것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에서 와를해치는 것은 엄청난 민폐로 받아들여지고 이러한 행동을 하는 이들은 따돌림(이지메)을 당하게 되죠..
-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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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부터 여성주의 책 같이 읽기를 시작하면서 내가 아는게 너무 없구나, 이러다가 다음 달 책은 제대로 읽을 수 있으려나 하는 걱정 중, 여러 알라디너님들이 소개한 이 책에 눈이 번쩍 뜨였다.

자고로 입문이란 말을 달고 나오는 철학 책 치고 진짜 입문인 경우가 잘 없지만 그래도 입문인데 다른 책보다야 읽을만하겠지 싶어 이번 2월에는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와 함께 이 책 <페미니즘 철학 입문>을 같이 읽기로 했다.

물로 나 혼자서 한 결심!


아 그런데 정말 이 책 대박이다.

일단 정말 입문 맞다. 

철학 입문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왔음에도 알아 들을 수 있다. 심지어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강의를 책으로 옮긴 것이어서인지 알아듣기 쉽게 입말체까지 구사해주신다.

정말로 옆에서 저자의 강의를 듣는 기분으로 고개 끄덕여가며 책을 열심히 밑줄치며 읽게 된다.

어떤 분야든 입문이라 함은 그 분야에 초보인 이를 어떻게든 꼬드겨서 그 분야를 공부하게 하거나 하는 식으로 실제로 입문시키는 것이 최고의 성취일 것이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성공작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정말 페미니즘 철학을 제대로 공부해야겠구나, 아 여태까지 이거 공부안하고 뭐했지?하면서 내 머리통을 쥐어박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심지어 이 책은 뭘 읽어야 될지 아예 텍스트를 알려준다. 

이 책에서 페미니즘 철학으로 이끄는 길잡이 책들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 서재지인들과 함께 읽는 책 외에 늦게 출발한 나를 위해 이 책에서 소개하는 페미니즘 책들을 매달 1권씩 같이 읽어 나가는걸로.....




여성도 인간이다라는 외침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여권의 옹호>


  18세기 프랑스 혁명기를 살아간 여성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인간의 이성에 대한 신념을 바탕으로 한 계몽철학이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얘기했지만, 그 인간에 여성이 포함되지 않았음을 질타하며 여성도 인간임을 천명했다. 

이성에는 여남이 없고, 인간의 영혼에도 차이가 없으니, 여남은 인간으로서 동등하다는 것을 주장한다. 프랑스 혁명 당시 여성이 단두대에 설 권리가 있으면 의정 단상에도 오를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던 올랭프 드 구주와 같은 시대의 같은 주장이다.

또한 프랑스 혁명의 결과 탄생한 공화정이 국민교육법안을 만들면서 소년들의 교육만을 반대하면서 여성-소녀들의 교육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이 책은 쓰여졌다고 하낟.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페미니즘 책이면서 동시에 민주주의에 관한 책이다.

실제로 이 책에서 주장하는 논지는 현대 민주사회에서는 헌법에 모두 반영이 되고 이루어졌다고 할수도 있겠다. 하지만 법은 법이고, 현실이 그 법을 항상 다 반영하지는 않는 법이다.

몇 년 전 정의당의 류호정 의원이 국회에 원피스 하나 입고 왔다고 국회의원 자격이 있니 없니 떠드는걸 보면 아직도 우리 사회의 의식구조는 젊은 여성 국회의원이 어떤 정책을 이야기하고 실천하는가가 아니라 옷차림이 맞네 아니네로 여성을 평가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 집안의 남자를 위해 다른 모든 여성형제들이 희생하던 시기를 벗어난 것도 사실 얼마 안된다.

아직도 실제 삶의 구석구석에서 여전히 민주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여전히 의미가 있다.



타자로서 여성의 정의하다 - 시몬 드 보부아르 <제2의 성>


  19세기의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달리 20세기의 시몬 드 보부아르는 타자로서의 여성에 주목한다. 실존주의 철학자였던 보부아르에게 가장 중요한 개념은 '인간이 어떤 식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는가"이다. 이 때 인간은 주체의 입장에 섰을 때 자유를 누릴 수 있는데 여성은 역사에서 주체의 외부에 위치한 타자의 자리에 있다는 것이다. 여성이 타자의 위치에 있는 한 자유로워질 수 없다는 것. 보부아르에 의하면 여성은 인간이 아니었고 결코 자유로운 적도 없었다는 것이다.

젠더로서의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것이 여성성의 신화를 만들어낸다. 이 여성성의 신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바로 남자다. 그들 중심의 지배권력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서 남성의 대척점에 여성을 두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여성성의 신화는 특히 프로이드에 의해서 강화되어지는데, 프로이드의 가족모델에서 여자는 언제나 결핍된(바로 페니스가) 존재, 타자, 없는 존재가 된다. 이에 대해 보부아르는 이것이 바로 가부장제고, 이게 원초적으로 여성을 옭아매는 억압이라는 통찰을 보여줌으로써 2세데 레디컬 페미니즘을 예고한다. 




여성성이라는 신화를 부수며 - 베티 프리단 <여성성의 신화>



2세대 페미니즘을 열어제낀 책. 

남성이 말하지 않는 여성성에 대해서 여성인 내가 이야기할 것이라고 선언하고,남성이 규정했던 그 여성성이 신화라는걸 밝혀내고 그 신화를 깨는 책. 그 신화를 만든 것이 가부장제라는 것을 명확히 규정해낸다.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 무엇인가를 밝히는 것은 너무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문제가 이거야라고 할 때 진정으로 그것에 대해서 사고하기 시작하고, 거기서부터 모든 운동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사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외침을 통해 사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의 구분을 하는 주체가 남성,  가부장제임을 밝히고, 가부장제의 억압이 바로 정치적인 것을 밝힘으로써 여성이 자신의 주체성을 온전히 되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럼으로써 여성들이 가부장제를 깨고 자신의 사회적 성취를 이룰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성 계급을 호명하며 자궁으로부터 해방을 선언하다. -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성의 변증법>


마르크스주의자로서 파이어스톤은 여성 자체를 하나의 계급으로 호명한다.

규정은 항상 중요하다. 이름을 불러 줄때 우리는 꽃이 되기도 하지만 이름을 명확하게 부름으로써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고 성취할 수 있는지가 명확해지기도 한다.

마르크스는 계급문제가 해결되면 나머지는 모두 부차적인 문제이므로 여성문제 역시 해결되리라 낙관했지만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 

파이어스톤은 마르크스주의자로서 재생산을 강조하고, 재생산을 이끄는 중요한 단위가 가족이라고 보았기 때문에, 가족 안에서 근본적인 착취가 일어난다고 보았다.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쓰고 사회주의 사상을 연구하는 동안에 그 많은 자식들은 누가 돌보았을까를 생각해보면 자명한 문제다.

그럼으로써 파이어스톤은 아예 가족제도를 없애자라는 데까지 논지를 펼치고, 아동기에 대한 환상도 깨면서 사회적인 양육까지 제시하는데로 나아간다. 

파이어스톤의 논지는 주장 자체는 다른 의견들에 비해서 과격하지 않은데, 그것이 이른 결론에서는 가장 과격한 또는 급진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대안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의 문제는 차치하고 이런 대안에 이르는 과정은 흥미진진할 듯하며, 동시에 이런 대안이 품고있는 문제의식이나 다양한 가족의 형태, 아동양육의 형태에 대한 고민을 살펴보는 것은 충분히 유의미할 듯하다.


자매들의 밖에 서서 자매들에게 차이의 문제를 묻다 - 오드리 로드의 <시스터 아웃사이더>



이 언니 진짜 세다. 정말 멋지다.

페미니즘 철학 입문에서 소개되는 여성 페미니스트들이 모두 멋지지만 역시 최고는 오드리 로드 이분이다. 

앞의 페미니스트들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당신들이 말하는 여성은 누구냐고? 하나의 개념으로 묶인 여성이란 결국 백인 중산층 여성이 아니냐고 말이다.

여성은 하나가 아니라 복수이고, 여성이라는 말 안에 단수의 여성은 없다고 말하면서 여성 내부의 차이에 주목하라고 요구한다. 여성을 단수적 존재로 이해할 때 그것은 필연적으로 백인 여성을 중심에 두는 것이고 나머지 흑인 노동자 노인 등의 여성은 주변으로 소외된다는 것을 말한다.

단일한 대오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단일한 대오는 - 실제로 단일한가와의 여부와 관계없이 - 기존의 가부장제가 여성을 타자로 만들었던 방식과 결국은 같은 방식이며 이런 방식으로는 여성 내부의 다양한 존재와 차이, 그리고 그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없다는 것을 지적한다.

여성 내부의 차이를 드러내는 것은 분열이 아니라 오히려 운동의 역량이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저항운동에서 차이를 말하면 배신자 취급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렇게 당당하게 차이를 주장하고, 그 차이를 더더더 많이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운동의 역량이라는 것을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것. 철학적으로 훌륭할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진정 용기있는 여성이다. 원래 내부자 고발이 제일 어려움 법이니 말이다.

다른 여성들이 각자 다른 자신의 처지와 주장과 삶을 다양하게 얘기함으로써 각자의 다른 대안을 만들 수 있도록 하라는 주장이 어떤식으로 펼쳐질지 가장 기대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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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2-02-28 06: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좋은 책 또 좋은 책들!!!!!!!!❤️❤️❤️

바람돌이 2022-02-28 11:47   좋아요 2 | URL
진짜 좋은 책들의 행진 맞아요. ^^

책읽는나무 2022-02-28 06: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요!
바람돌이님께 수업 듣는 학생들 부럽다!!
뭐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입문자라 이 책 사놓기만 했는데 읽어 보고, 다른 책들도 더 읽어봐야 겠네요.
어떻게 여성주의 책은 읽으면 읽을 수록 더 많이 읽어야 겠구나!! 란 생각이 자꾸 드는 걸까요?모르는 게 넘 많아서 그렇겠죠?ㅋㅋㅋ
바람돌이님과 함께 읽어서 좋았습니다.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이에요.
좋네요.좋아~^^

바람돌이 2022-02-28 11:49   좋아요 3 | URL
하하 아이들은 뭐 좋아하는 애들도 있고 싫어하는 애들도 있고... 음 아무생각없는 애들이 제일 많겠네요. ㅎㅎ 이 책 입문용으로 정말 좋았습니다. 아마도 앞으로 여성주의 책 읽는데 기본 지도가 되겠구나했어요. 저도 나무님과 같이 책읽어서 좋네요. 3월에도 같이 해요^^

청아 2022-02-28 08: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즘 철학 입문> 저도 너무 좋았는데 소개된 책들까지 바람돌이님이 잘 정리해주셔서 다른분들에게도 도움이 될것 같아요🥰

바람돌이 2022-02-28 12:07   좋아요 1 | URL
제가 볼려고 정리하는 거죠. ㅎㅎ 이 책 읽으면서 저기 나온 책들 꼭 읽고싶다는 생각이 막막 들더라구요.

단발머리 2022-02-28 08: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반정도 읽고 아껴두고 있는데ㅎㅎ 서둘러 읽어야겠어요. 관련 책들 링크해 주시고 정리해 주셔서 넘 좋네요!!

바람돌이 2022-02-28 12:10   좋아요 2 | URL
아 저는 마지막 오드리 로드 편이 진짜 좋더라구요. 앞부분 읽으면서 드는 페미니즘에 대한 약간의 미진함을 한방에 날려주는.... 단발머리님의 평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2022-02-28 0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28 1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2-02-28 17: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아들을수 있다는 말에 용기 얻어봅니다 ㅎㅎ

바람돌이 2022-03-02 01:11   좋아요 1 | URL
철학이라는 말에 주눅들지 않아도 됩니다. 네 저는 주눅들었었으나 이 책은 정말 쉽게 썼어요. mini74님의 리뷰도 기대하겠습니다. ^^

희선 2022-03-01 00: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즘 철학 입문》을 보시고 거기에서 소개하는 책도 보시려는군요 멋지네요 그런 게 바람돌이 님 뿐 아니라 다른 사람한테도 좋을 것 같아요 여기에서 글을 보는 사람한테도...

바람돌이 님 삼월이에요 좋은 삼월이기를 바랍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2-03-02 01:12   좋아요 1 | URL
삼월은 제게는 항상 너무 바쁘고 정신없는 달인지라 항상 3월이여 오지마라를 외칩니다. ㅎㅎ 그래도 올해는 제가 조금 여유가 있을 거 같아 마음이 조금 덜 부담스럽네요. 그래서 열심히 읽어보려고요. ^^ 희선님도 좋은 삼월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