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는 한번 더 돌아보았다. 푸르스름한 산이 그림자처럼 보였다. 멀어서 갈 수 없는곳이었다. 안개 낀 하늘 속에 서서히 녹아 드는 푸르른 산 어딘가에 자신의 어린 시절을 놓고 온 기분이 들었다.
- P95

우리 시대에서 평화를 찾아 헤매는 전설 속 비둘기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이 비둘기는 불안에 떨며 지친 날개로 우리 머리 위를 날아다닌다. 가끔 밤에 악몽에서 깨어나면 허공에서푸드덕대는 소리를 들을 때가 있다. 어둠 속을 쫓기듯 날며 어딘가로 정신없이 도망지는 소리 말이다. 우리의 온갖 암울한 상념이 비둘기의 날개를 타고 떠다니며, 우리의 온갖 소망이 비둘기의 불안속에 일렁이고 있다. 하늘과 땅 사이를 떨며 나는 길 잃은 비둘기,
일찍이 신뢰를 저버린 전령이었던 이 비둘기는 이제, 인류의 선조노아에게 우리의 운명을 알리려 한다. 수천 년 전에 그랬듯이, 세상은 누군가 손을 내밀며 이제 시험은 끝났다고 선언해 주기를 간절히 고대하고 있다.
- P175

"안녕히 가시오!" 저 위 창가에백발이 성성한 노인의 환한 얼굴은 착한 망상이라는 흰 구름에 사여 살포시 우리의 역겨운 현실 세계 위로 솟아 있었습니다. 그 얼굴이 쫓기듯 거리를 바삐 오가는 퉁명스러운 사람들 위에 둥둥 떠있던 광경을 저는 잊을 수 없습니다. 오래된 속담이 절로 떠오르더군요. 괴테가 한 말일 겁니다. "소장가는 행복한 사람들이다."
- P259

그런 대담한 행동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달을 틈도 없이, 그 무엇‘은 마술사처럼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어떤 의지는 그들을 밀쳐서 떨어트립니다. 바로 그렇게,
저는 당시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맑은 정신으로 따져 보지도 않고카지노에서 출구로, 출구에서 테라스로 그 불행한 사람을 뒤따라간 것입니다.
- P297

이 무서운 우연이 아니었더라면 저 역시 버림받고 망가진 사람이 얼마나 열렬히, 얼마나 필사적으로, 얼마나 거친 욕망을 품고,
살아 있는 붉은 피를 한 방울이라도 더 빨아 마시려 드는지를 상상도 못 했을 것입니다. 20년 내내 온갖 마성적인 힘과는 거리가먼 삶을 누렸던 저로서는 자연이란 것이 종종 얼마나 기막히게 탁월한 솜씨로 열기와 냉기를, 죽음과 삶을, 도취와 절망을, 찰나의순간에 농축해 놓는지를 꿈도 꾸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날 밤에는싸움이 벌이졌고, 대화가 오갔으며, 열징과 분노와 미움이 가득했고, 맹세하는 사람은 감정이 복받쳐 눈물을 흘렸습니다. 천년과도같은 밤이었습니다. 이 밤에 우리 둘은, 하나는 죽을 작정을 하고다른 하나는 뭐가 뭔지도 모르는 채, 서로 부둥켜안고 낭떠러지로비틀거리며 떨어졌다가 죽음과도 같은 혼란을 겪은 후 다른 모습으로 완전히 바뀌어서, 다른 감각과 다른 감정을 지니고 태어났던것입니다.
- P309

그래서 저는 생각했습니다. 한번 마음에 담았던 것들을 이야기로 풀어낸다면, 어쩌면 사라지지 않는 강박관념과 끊임없이 그때를 회상하는 증상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러면 나는 아마 내일그리로 가서, 내 운명을 마주친 바로 그 카지노로 들어설 수 있을것이고, 그 사람도 나 자신도 증오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모든과거 위에 육중한 무게의 돌을 올려놓고 과거가 되살아나지 않도록 막고 있는데, 이야기를 하고 나면 그 돌을 영혼에서 떨쳐낼 수있을 것 같았습니다.  - P347

나, 츠바이크라는 악기에 달린 모든 현이 처음으로 열렬히 소리를 내게 되면서 이전에 기회 닿는 대로 만든 작품에 깃든 유희적 요소는 이후 열정으로 변모했다.
- P35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라면 자책감이 들 것 같아서요. 지하철 안에서 그 여자에게 그렇게 접근한 것 말이에요. 당신이 그 여자를 궁지로 내몰았을 지도 모르잖아요. 한두 싱거상만 더 기다렸더라민 그 여자도 정신을 추슬렀을지모르죠."
- P46

계단참에 이르렀을 즈음 그녀가 뒤에서 내 이름을 불렀다.
"당신이 여자를 궁지로 내몰았을지도 모른다고 한 거, 진심이 아니었어요."
"천만의 말씀, 진심이었소."
내가 말했다.
"그리고 당신 말이 옳을지도 모르오." - P60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2-02-22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24 0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것은 치명적인 병이다. 브룸버그는 거식증으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5~15 퍼센트가 치료를 받다가 죽이 거식증이 정신병 가운데 사망률이 가장 높은 병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 P294

1920년경 서양 여성이 투표권을 얻자 다이어트에 몰두하기 시작했고 1918~1925년 사이에 놀라울 만큼 빠른 속도로 직선적인 새로운몸매가 곡선적인 몸매를 대체했다. 퇴행적이던 1950년대에 잠시 여성의 자연스러운 풍만함을 다시 한 번 즐길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집안에 틀어박혀 살림하는 데 몰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이 대거남성의 영역에 들어가 그들을 집안에 가둘 수 없게 되자, 그런 즐거움보다 서둘러 여성의 몸을 감옥으로 만드는 사회적 방책이 중요해졌다.
- P296

이런 급격한 몸무게 변동이 여성에게 새로운 형태의 낮은 자존감과 통제력상실, 성적 수치감을 가져다주었다. 우리가 이제 속박에서 벗어나 그것들에 대해 막 잊기 시작했을 때 말이다.  - P299

 다이어트는 여성의 역사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적 진정제다. 조용히 미쳐가는 인구는 다루기 쉽다. 
- P301

지배 문화가 최근에 해방된 여성들의 개인적 자의식에서 그들의 해방이낳은 위험을 상쇄하기 위해 불러일으키려는 것은 그런 특성이지 마른 것자체가 아니다.
- P302

반쯤 굶게 하는 이데올로기는 페미니즘의 성과를 무력화한다. 여성의 몸에 일어나는 것은 정신에서도 일어난다. 남성의 몸은 좋은데 여성의 몸은 옳지 않고 과거에도 줄곧 그랬다면, 남성은 옳고 여성은 그르다. 여성에게 페미니즘은 자신을 더 가치 있게 생각하라고 가르쳤는데, 굶주림은 어떻게 하면 자존감을 무너뜨릴 수 있는지 가르친다. 여성에게 "나는 뚱뚱한 내 히벅지가 싫어"리고 말하게 할 수 있다면, 이는 자신이 여성임을 싫어하게 한 것이다. 여성이 세상에서 경제적으로독립하고 일을 좌우하고 교육받고 성적으로 자주적일수록, 세상은 여성의 몸이 빈곤하고 통제할 수 없고 바보 같고 성적으로 불안하길 바란다.
- P315

거식증이 내게는 내가 어려서 가진 몸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길로 보였다. 여성이 되면 그런 몸을 잃을 터였고, 따라서 내계는정말 거식증이 유일한 선택 같았다. 나는 여성의 몸이 되어 평가받기를 거부함으로써 내 미래의 선택이 온통 사소한 것에 한정되지 않는길을 택했다. 나를 위한 선택이 내게 의미 없는 것을 토대로 내려지지않기를 바랐다.  - P327

여성은 거식증을 사회질서가 가하는 정치적 손해로 주장해야 한다.
사회질서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은 여성이 그렇게 여기기 때문이다. 여성은 이것이 여성의 수치가 아니라 비인간직인 사회질서의 수치임을 알아야 한다. 유대인이 죽음의 수용소를, 동성애자가 에이즈를그렇게 보듯이,
- P332

그러나 조심하지 않으면 결국 강간당하거나 임신하거나 통제가 불가능해지거나 그냥 지금 뚱뚱하다는 느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10대 소녀들은 이것을 잘 안다. 사람들이 하나같이 조심하라고 하니까. 그들은 결국 자기 몸을 풍경으로 만들어 얌전하게 길들이는 것이 어떤 종류의 야생보다 낫다는 걸 알게 된다.
그들에게 다이어트는 조심하는 것이고, 기아 수용소에 들어가는 것은 극도로 조심하는 것이다.
- P346

인류 역사에서 기록이 시작되었을 때부터 여성의 성적 자의식이 고통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는데, 고통 없는 여성은어떤 존재란 말인가? 고통이 아름다움이고 아름다움이 사랑이라면, 고통당하지 않아도 사랑받을 거라고 확신할 수 없다. 그렇게 조건반사적으로 반응하도록 길들여졌다면, 고통이 없어도 바람직한 여성의 몸을상상하기 어렵다.
- P351

여성에게 새롭게 가능해진 것들이 금방 새로운 의무가 된다. "아름다움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에서 "무엇이든 해야 한다" 까지가한 걸음밖에 안 된다. 우리가 안전으로 가는 길을 생각하려면 먼저 ‘여성이 자유롭게 이 고통을 선택한다‘는 주장을 극복해야 한다. 우리는성형수술 시대에 사는 여성과 관련해서는 "선택"과 "고통"이 무엇을뜻하는지 물을 필요가 있다.
- P402

수술은 사람을 영원히 바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바꾼다. 우리가 그것을 심각한 것으로 이야기하지 않으면 남성이 여성을 만드는 새 천년이 우리에게 닥칠 것이고, 그때는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 P407

점진적 비인간화는 기록으로 충분히 입증된 분명한 패턴이 있다. 미용성형수술을 받으려면 몸의 어떤 부분이 살아 있어도 가치가 없다 느끼고 사회가 이에 동의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대기 전반에 퍼져 우생학의 악취를 풍기는 것은 성형외과 의사들의 세계가 서양 민주주의에서 찬미해서는 안 될 생물학 지상주의에 토대를 두기 때문이다.
- P420

진짜 문제는 여성이 화장을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몸무게가 늘고 줄고, 수술을 하고 안 하고, 옷을 차려입고 대충 입고, 얼굴과몸매를 예술품으로 만들든 아니든 이런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진짜문제는 우리에게 선택권이 없다는 것이다.
- P430

여성에게 바위처럼 단단한 정체성이 인정되면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고 편안하게 옷을 입고 꾸밀 것이다. 여성이 스스로 성을 통제할 경우 여성의 성을 부각시키는 옷을 즐겨 입으리라. 여성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정당한 열정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여성의 욕망이 선택한 대상을 향해도 낙인찍히지 않으면, 성을 표현하는 옷을 입거나 태도를 취해도 그것을 이용해 우리에게 망신을 주거나 비난하거나 성희롱 대상으로 삼을 수 없을 것이다.
- P431

그럼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PBQ(직업에 필요한 아름다움이라는 자격 조건)를 없애고, 여성의 노조 결성을 지지하고, "아름다움의 성희롱과 나이 차별, 수술 강요 같은 안전하지 못한 노동조건을 노사협상의 의제로 만들고, TV처럼 차별이심한 직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소송의 물결을 위해 조직하고, 평등한복장 규정을 주장하고, 심호흡을 하고 우리 이야기를 해야 한다.
- P436

끔찍한 진실은 시장이 아름다움의 신화를 부추겨도 여성이 그것을서로에게 강요하지 않았다면 무력했을 거라는 사실이다. 어떤 여성이든 신화에서 벗어나려면 많은 여성의 지원과 지지기 필요하다. 가장힘들지만 가장 필요한 변화는 남성이나 대중매체가 아니라 우리가 다른 여성을 보고 다른 여성에게 하는 방식에서 올 것이다.
- P445

먼저 "아름다움"부터 재해석하자. 아름다움은 경쟁적이거나 위계적이거나 폭력적인 것이 아니다. 왜 한 여성의 즐거움과 지부심이 다른 여성의 고통을 뜻해야 하는가? 남성은 성적으로 경쟁할 때만 성적으로경쟁하는데, 신화는 여성이 모든 상황에서 "성적으로 경쟁하게 한다.
더구나 특정한 성적 파트너를 두고 경쟁하는 일도 드물며, 보동은 "남성을 위한 경쟁도 아니라서 그런 경쟁이 생물학적으로 불가피한 것도 아니다.
- P451

한 세대 전에 저메인 그리어가 여성에게 "무엇을 하겠는가?"라고물었다. 그래서 여성이 한 것이 지난 사반세기 동안 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혁명을 낳았다. 여성 개인으로서, 전체 여성으로서, 이 행성에 사는 사람으로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다음 단계는 우리가 거울을 볼 때 무엇을 볼 것인가에 달려 있다.
여성이여, 무엇을 보겠는가?
- P45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욕은 사회에 의해 형성된다. 동물도 성적인 행위를 하는 방법을배워야 한다. 지금은 인류학자들이 그것이 본능이라기보다는 배우는것이라고 믿으며, 따라서 배워야 성공적인 번식 행위에 이를 수 있다.
실험실에서 자란 원숭이는 섹스에 서툴며, 인간도 외부의 단서들을 통해 성적인 방식을 배워야 한다. 아름다움의 포르노와 사도마조히즘은여성의 성을 훨씬 다루기 쉬운 형태로 개조한다.
- P216

 여성은 이런 이미지들을 통해 세상에서는 적극적으로 자기주장을 하더라도 개인적으로는 통제에 따라야 바람직한 여성이 된다는 것을 배운다.
이런 이미지들도 역사와 함께 진화했다. 성은 유행을 따르고, 유행은 정치를 따른다. - P218

아름다움의 포르노와 사도마조히즘은 솔직하고 분명하게 드러내지않는다. 그것은 정직하지 않다. 전자는 여성의 성이 곧 아름다움인데,
거구로 주장한다. 후자는 여성은 강요 및 강간당하는 것을 좋아한다.
고, 성폭행과 강간이 멋있고 우아하고 아름답다고 주장한다.
- P222

폭력적인 성 이미지의 폭증은 여성이 권력에 접근하는 것에 대한 남성의 분노와 여성의 죄책감에서 에너지를 얻었다. 1950년대 문화에서는 아름다운 여성이 결혼을 하거나 유혹을 받았는데, 현대 문화에서는강간을 당한다.  - P224

 그러나 지금일어나고 있는 것은 심리적 개인사를 보면 남성과 여성이 그런 장면을통해 그것에 관심을 갖도록 학습되는 것이다. 달리 말해 우리 문화는남성과 여성이 강간에 관심을 갖도록 섹스를 강간으로 그리고 있다.
- P225

주류 문화에서 남성이 벌거벗은 것과 여성이 벌거벗은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것은분명하며, 이는 권력의 불평등을 심화한다.
- P227

고전적인 포르노가 남성이 여성에게 폭력적이 되도록 하는가 하는문제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그러나 아름다움의 포르노가 여성이 자신에게 폭력적이 되도록 한다는 것은 분명히다. 증거는 주위에 많다. 여기시 외과 의사가 유방에 길게 베인 자국이 있는 것을 피고, 저기서 체중을 모두 실어 여성의 가슴을 눌러 실리콘 덩어리를 부순다. 걸어 다나는 시체도 있다. 피를 토하는 여성도 있다.
- P231

여성을 대상화하는 이미지나여성에 대한 비하를 에로틱하게 그린 이미지는 최근에 여성의 주장이강해지자 그것을 상쇄할 목적으로 나타났다. 그것이 환영받고 또한 필요한 것은 강자가 편치 않을 정도로 남성과 여성이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 P231

섹스를 한낱 "아름다움" 으로 만들어버리는 이미지, 미인을 비인간적인 것으로 만드는 이미지, 그녀를 에로틱하게 포장해 고문하는 이미지가 정치적·사회경제적으로 환영받는 것은 그것이 여성의 성적 자.
부심을 무너뜨리고 여성과 남성이 서로 떨어져 적대시해야 굴러가는사회질서에 그들이 함께 손잡고 맞설 가능성을 낮추기 때문이다.
- P233

 여성을 혐오하는문화가 여성을 혐오하는 사람들이 혐오하는 것‘을 여성이 혐오하도록만드는 데 성공했다.
- P243

남성이 여성의 몸을 보고 성욕을 느끼고 여성의 인격이 불러일으키는 자극에 덜 민감한 것은 일찍부터 그렇게 반응하도록 길들여졌기 때문이고, 여성이 남성보다 시각적으로 덜자극받고 감정적으로 더 자극을 받는 것도 그렇게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성교육에서의 이러한 비대칭은 아름다움의 신화에서 남성의 권력을 유지시킨다. 남성은 여성의 몸을 보고 평가하지만, 그들의 몸은 보고 평가하고 받아들이거나 지나치는 대상이 아니다. 이것은 성별이라는 바위" 때문이 아니며 언제든 변할 수 있다. 똑같이 보고 자극받고 욕망하는 진정한 상호작용으로 남성과 이성이 하나가 될 수 있다.
- P246

여자아이들이 배우는 것은타인에 대한 욕망이 아니라 욕망의 대상이 되고 싶은 욕망이다.  - P254

이런 수치들도 충격적이지만, 이미 대다수 여성의 삶에서 어떤 순간에 어떤 식으로 섹스가 폭력과 연결된 환경에서, 아름다움의 신화가여성에 대한 성적으로 폭력적인 이미지와 완벽함을 자랑하는 이미지를 내보내 여성이 자신에게 폭력을 가하도록 요구하는 것 또한 아찔하다. - P260

수전 콜에 따르면 "그 반대였으면 하는 바람에도 불구하고 포르노와 대중문화가 강간으로 성을 무너뜨리는 작용을하며 남성은 지배하고 여성은 복종하는 정형화된 행동 패턴을 강화해,
많은 젊은이가 단순하게 섹스는 원래 그런 거라고 믿고 있다. 이는 미래의 많은 강간범이 자신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규범 안에서 행동한다고 믿을 거라는 말이다."
- P269

지금처럼 아름다움의 관행을 강조하면, 남성과 여성의 관계가 평등을 향한 사회운동에도 불구하고 계속 독재적인 느낌이 들 것이다. 여성의 즐거움이나 성, 음식, 자부심을 개인 심판관에게 맡기면, 남성이여성의 즐거움을 함께하는 벗이 아니라 그것을 규정하는 입법자가 된다. 오늘날의 아름다움"은 과거 여성의 오르가슴이다. 여성이 자신에게 주어진 여성의 역할을 따르고 또한 운이 좋으면, 남성이 여성에게주는 것이다.
- P279

아름다움의 신화는 남성에게 좋을까? 그것은 그들에게 어떻게 하면여성을 사랑하는 일을 피할 수 있는지 가르침으로써 그들에게 해를 기친다. 그것은 남성이 여성을 실제로 보지 못하게 한다. 신화 자신이 고백하는 이데올로기와 반대로 성적 갈망을 자극해 충족시키지 않는다.
여성 대신 환상을 제시함으로써 갈망을 마비시키는 결과를 낳고 시각을 제외하고는 모든 감각이 약해지게 해 결국은 시각마저 해친다.
- P280

 성적 아름다움은 남성이나 여성이나 가진 양이 똑같고, 황홀해지는 정도도 남녀의 차이가 없다. 남성과 여성이 아름다움의 신화를 넘어 서로를 보면, 남녀가 서로 더 정직해질 것이고 에로틱해질 수 있다. 우리는 우리가 믿는 만큼 그렇게 서로를 성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존재가 아니다.
- P286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22-02-15 1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40권 저서의 작가. 대단하네요.
공부해야 할 책 같습니다. 덕분에 장바구니에 담습니다.

바람돌이 2022-02-21 01:20   좋아요 0 | URL
열심히 공부했어요. 띄엄띄엄 읽다보니 저도 오늘에야 다 읽었네요.
 
탈주자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안재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잭 리처 시리즈 두번째 책

음 솔직히 1편인 추적자보다는 못하다.

사건의 스케일은 더 커졌는데 개연성은 조금 떨어지는듯하달까?

물론 다음 시리즈를 못읽게 하는 정도는 아니라서 다행이다.


이런 시리즈를 읽는데 가장 핵심은 캐릭터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편에서 잭 리처는 끊임없이 망설인다.

1편에서 굉장히 주체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려던 모습이 매력이었는데, 이번 편에서는 상황에 계속 끌려가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무기들에 대한 지나치게 상세한 묘사는 좀 질릴 정도다.

예를 들면 총알이 발사되고 표적을 맞히는 과정을 너무나도 상세하게 오랫동안 설명하는 것 같은...

아니 독자가 저격수가 되려는 것도 아닌데 이게 글에 리얼리티를 부여하려고 그러는 것 같은데 오히려 그 절대절명의 순간에 잭 리처가 총알이 날아갈 때 총의 반동과 공기의 흐름과 중력과 발사자의 심장이 뛰는 것까지 다 주절이 주절이 생각하고 있는것은 아니지 않을까? 이런 장면이 지나치게 많아 지면서 흥미진진하게 읽던 흐름이 끊겨버린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이런 묘사도 좀 더 내용속에 개연성있게 녹아들었으면 좋겠는데 어떨지는....


또한 이 시리즈의 패턴이 새로운 사건과 새로운 여성주인공의 등장인 듯한데 - 아 진짜 매편이 그런걸까?

그렇다면 저자는 진짜 헐리우드 영화화되기에 딱 좋은 전략을 구사하는 것일게다.

이번에도 아름답고 용감하고 지적인 여성이 나오고 둘이 끌리는 것까지는 이해가 간다. 

1편에서 사랑하는 여성을 만났지만 어차리 잘 안되었고, 뭐 그러면 새로운 사람에게 끌리는거야 뭐 당연하겠지.

그런데 끊임없이 망설이던 그들의 감정 교류가 폭발하고 섹스로 이어지는 과정이 아 진짜 당황스럽다.

하필이면 잔혹한 살인 현장에서 여자 주인공이 토하고 눈물 콧물 빼고, 남자 주인공이 힘겹게 시신을 묻어준 바로 그 자리에서 섹스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물론 많은 경우 감정적 붕괴를 겪은 사람이 그것을 잊기 위해 격렬한 섹스를 대용품으로 이용하기도 한다지만,

나라면 일단 방금 누군가의 잔혹한 죽음을 겪은 충격에 정신을 못차릴 거 같고, 거기다 나 방금 토해서 입해서 토냄새 작렬일거 신경 무지 쓰일거 같고, 그리고 땀냄새 폴폴 풍기는 상태에서 숲속에서 뒹굴어야 하는 섹스라니....

다른 분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이런 섹스 진짜 가능하냐고요. 

순간의 광기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우리의 남자 여자 주인공 모두 굉장히 이성적인 사람들이라는게 또 개연성을 말아먹는다.

심지어 마지막에 이 여자주인공의 선택도 조금 뜬금없달까?


이 오래된 시리즈가 절판인데다 내가 가는 우리동네 도서관에는 없어서 옆동네 도서관까지 멀리 찾아가서 초기에 나온 2편, 3편, 4편을 한꺼번에 빌려다 놨는데 다음편에서도 이러시면 실망이에요라고 할 듯하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감 2022-02-14 07: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잭 리처 안보는 1인 입니다. 말씀하신 이유들 및 여러가지로요... 제2의 하루키 같다랄까, 여하튼 남들 다 좋아하는데 저만 매력을 못느끼나봐요😓

바람돌이 2022-02-21 01:24   좋아요 0 | URL
이런 시리즈는 호불호가 강하니까 충분히 이해갑니다. 저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도 매력이 안느껴지는 시리즈 많거든요. ^^ 하루키 같다는건 뭘까? 지나치게 다작이란걸까? 음.... 그건 좀 궁금하네요.

단발머리 2022-02-14 09: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일단 저는 이 책은 읽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밑에 두 문단 읽다보니 저도 바람돌이님쪽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이런 섹스 진짜 가능하냐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어쩌죠. 바람돌이님 리뷰 읽고 나니 정말 그런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저도 읽고 싶단 말이지요 ㅎㅎㅎ 읽고 나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바람돌이 2022-02-21 01:26   좋아요 0 | URL
아 그런데 3편 원샷은 좋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읽고 있는 사라진 내일은 더 좋을듯하고요. ^^
저런 섹스는 그야말로 미친 순간이라고밖에 말 못할거 같은데 사실 둘다 약간 미치기 일보직전이긴 해요. 저라면 그래도 안될듯싶지만 사실 저렇게 미칠정도의 긴장감에 몰려보지 않았으니 모르는 것일수도요. ㅎㅎ

다락방 2022-02-14 10: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바람돌이 님의 이 리뷰 읽고 저는 뭐라고 썼나 찾아보고 왔거든요. 왜냐하면 읽었다는 기억은 잇는데 어떤 감상을 써놨는지는 전혀 기억이 안나서요. 근데 제가 쓴 페이퍼 보니까 저는 이 책 엄청 좋아했네요 ㅋㅋㅋㅋㅋ 페이퍼 읽다가 내용도 생각났고요. 여기 초반에 납치되어서 나쁜 놈들이 여자 강간하려고 하나 그러니까 잭 리처가 그녀를 건드리면 죽여버리겠다 막 이러더니 쇠사슬도 막 끊고 그러지 않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엄청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그렇지만 바람돌이 님의 섹스론에 한 표 입니다. 숲속 섹스도 싫고요(뒷수습 하기 짜증남) 토한 후 섹스도 싫습니다. 양치 후의 섹스를 적극 권장하는 바입니다. 흠흠.

잠자냥 2022-02-14 11:07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다부장님 평은 어땠을지 궁금했습니다.

다락방 2022-02-14 11:08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 이 책에 대한 평 말씀이십니까, 아니면 숲속 오바이트후 섹스..에 대한 평 말씀이십니까?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2-14 11:32   좋아요 0 | URL
찰떡같이 알아들으시는 영생교마니아 독서폭 졸라 넓으신 똑똑한다부장!

바람돌이 2022-02-21 01:29   좋아요 0 | URL
그 쇠사슬 끊는 장면 좀 헐크같지 않나요? 아 저는 어릴 때 보던 헐크가 막 변하는 장면 생각나서 몰입이 좀 힘들었어요. ㅎㅎ 이게 1편과 4편은 1인칭 시점이고, 2,3편이 3인칭 시점인데 지금 4편 사라진 내일 읽다보니 1인칭의 매력이 확 더 느껴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