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지 지도자들은 과거 번이나 신분 계급에 따라 나뉘어 있던 농민들을 의도적으로 단일 국가 공동체의 일원으로 편입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에도 시대 농촌생활과 긴밀하게 엮여 있던 각 지방의 제도와 문화적 관습을 대체하는 새로운 정치적·사상적 프레임워크를 성공적으로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했다. 그렇지 않으면 앞서 언급한 자유민권운동처럼 격렬하고 때로는 폭력적인 저항에 부딪힐 것이뻔했다.  - P138

이런 프레임워크를 지탱하는 핵심적인 이데올로기는 일본이 원래 조화로운 사회이고, 합의에 의해 움직이며, 정치경제적 결정은 신의뜻, 곧 천황의 신성한 승인을 받아 이루어진다는 개념이었다. 여기에 따르면 정치경제적 결정에 대한 노골적인 반발은 ‘반일본적‘일 뿐 아니라곧 신성한 질서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었다.
- P139

위계질서에 대한 숭배를 중시하던 신유학 (주자학)이 정치적 사상의 근간을 이루던 도쿠가와 시절의 토대가 있었다고는 해도, 이런 프레임워크를 주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메이지 지도자들에게는예전 사람들에게 없던 수단이 있었으니, 공공 의무교육과 남성의 전원징병제가 바로 그것이다.  - P139

그러나 일본이 갑자기 외부로부터의 군사 위협과 국내의 격화된 자우민권은 동에 직면하자, 사무라이 가치는 에도 시대 박물관으로부터 꺼내져서 단지 근대화된 군대만이 아닌 군국주의 사회 전체에 필요한 가치로 재포장되었다.
삶의 모든 부분이 군사적 색채를 띠기 시작했다.  - P140

국가신토는 국가에 대한 충성이 다른 무엇보다 우선하며, 국가가 영원한 진리의 체현이라는 사상을 주입하는 지극히 의도적인 정치적 산물이었다. - P142

일본에서 유난히 정치적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에까지 이른 것은, 일본에서는 정치적 현실과 그 현실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던 ‘허구‘ 사이에 커다란 간극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런 간극은 물론 중학교 도덕 교과서를 빼고는 어디든 존재한다. 그러나 일본이 유독 독특했던 것은 나라의 지배 구조에 대해 하나도 아닌두 가지 다른 허구가 병존했기 때문이다. 하나는 과거로부터 이어져온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서양에서 들어온 것이었다. 과거로부터 이어받은허구는 천황제이고 서양으로부터 들어온 허구는 입헌정치와 법치주의다. - P149

비록 공식적인 형태는 아니었으나 실제 의사결정이 막부를 전복시킨사쓰마와 조슈의 과거 사무라이들로 구성된 ‘삿초‘ 파벌명에 의해 이루어지는 한, 일본 지배 구조의 중심적인 결함은 숨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이 나이 들어 죽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심각해진다.
카럴 판볼페런은 일본에서 정치적 책임을 지는 주체가 없다는 문제의 원인으로 바로 이 결함을 지목했다. - P151

소위 원로라 불리며 20세기까지 살아남은 메이지 지도자들은 적극적인 정책활동에서 물러나면서 추밀원 같은 자문기관으로 소속을 옮겼다.
그리고 그곳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되 결과에는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역할을 맡으면서, 거대한 정치적 무책임의 무대가 마련되었다.  - P152

일본을 재앙으로 몰아넣은 범인(들)을 찾는 부질없는 작업을 하기보다는, 전쟁에 이르기까지 수십 년간 일본 지배 체제의 연속성이 단 한번도 끊어지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P156

중국에서의 갈등을 격화시킨 핵심 세력은 관동군이었다. 1900년만주 지역 일본인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관동군은1920년대에 이르면 사실상 그 자체로 하나의 독립 세력이 되었다.  - P159

명목상의 지도자들은 실은 법바깥에 존재하는 익명의 세력이 미리 만들어놓은 시나리오를 숨을 헐떡이며 따라가기에 항상 급급했다"라고 평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이전쟁의 궁극적인 원인은 (또는 적어도 전쟁에서 일본에 책임이 있는 부분에관해서 말하자면) 권력을 탈취한 사람들의 손에 권력이 집중된 데 있었던것이 아니라, 권력이 통제를 벗어나 여기저기 분산되었다는 데 있었다.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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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당시에 나왔던 구호 중 가장 인상적인건 역시 이게 나라냐다.

그런데 요즘 일본이 하는 꼴을 보면 딱 그 말이 맞는듯한 느낌은 나의 주관일까?

도대체 어떻게 저런 일이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고, 이해하기 힘든 면들이 너무 많다.

예전에 일본에 여행을 갔을 때, 외국인인 내게 일본인들의 친절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길에 잠시 서 있기만 해도 먼저 다가와서 뭘 도와줄까요라고 묻는 그들.

그런데 일본어를 무지 잘해서 일본인으로 보였던 내 지인은 독특한 경험을 했는데 서툰 영어로 도움을 요청할 때는 그토록 친절하던 그들이 유창한 일본어로 도움을 요청했을 때는 너무나도 쌀쌀맞았다는....

이게 한 개인의 경험일 뿐인지 아니면 일반적으로 이런 정서가 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알다가도 모를 나라다.



어쨋든 이해하기 힘든 이런 일본을 알아야만 그들과 우리 사이의 새롭고 올바른 관계정립도 가능할 것인지라 작년에 이 책이 나올 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바로 구입했었다. 이 책도 벽돌책인지라 전체 11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하루에 2장 정도씩 6일정도에 나눠서 읽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시작한다. 

내 관심은 오늘의 일본의 그 독특함의 기원과 연원, 그 내면에 깔려있는 일본인들의 집단 심성같은 것인지라 내 관심에 맞춰서 책 내용을 정리하자.


1장과 2장은 이 책을 읽기 위한 도입부에 해당한다.

1장 에도 시대 이전의 일본

2장 근대 국가로서의 일본의 탄생으로 본격적인 주제서술 이전에 대략적으로 일본의 역사를 다룬다.

깔끔하게 정리를 잘해서 간단한 일본사 개론으로 읽어도 좋을듯하다. 


관심을 끄는건 2장 에도막부에 대한 이야기다.

에도막부가 성립하는 1603년을 저자는 굉장히 중요하게 다룬다. 그것은 일본이 에도막부의 성립으로 근대적인 국가 시스템의 핵심적인 특징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중앙집권적 관료체제의 성리을 말하는 것이고 여기에 더해 일본이 독특한 민족문화를 완성해 일본적이라는 특징이 형성되기 시작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막부는 성리학의 도입과 함께 각 신분에 맞는 행동양식을 세세히 지정하고, 현존하는 정치 질서의 틀을 벗어나는 행동이나 주장은 바로 정통성에 대한 도전으로 여기도록 하는 사상을 의도적으로 보급시킨다. 

이런 억압적인 체제는 한편으로 매우 교묘해서 당분간은 성공적인 통치로 이어진다. 

또한 성공적인 통치 뒷편에서 지배층인 사무라이들은 사무라이 본연의 무예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잃어버리고, 이런 존재의 불안은 오히려 신분의 우월과 사무라이의 기풍을 완고하게 강조하는 쪽으로 강화되어 간다. 군사문화가 사회 전체의 지배이념으로 고착된다고 할까?

이런 전근대적인 막부의 통치방식과 새롭게 생겨나는 신흥 부르조아 계승 사이의 간극, 그런데 이 간극에서 부르조아들이 막부의 회유책에 의해 체제내화되어버리는 것 역시 일본의 독특한 시스템을 만드는데 일조한다. 


막부말 개항과 대정봉환, 메이지 유신 역시 혁명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생활의 많은 것이 변했지만 실제 정치권력은 결국 지배계층인 사무라이 계층 내부의 이동에 다름 아니었으므로 혁명이라기보다는 쿠데타에 다름 아니었다.

일본인들을 지배하는 정통성에 대한 강박은 이 새로운 정권에게도 정통성을 요구했고, 그들은 그 정통성을 천환의 존재에서 가져온다. 메이지 유신의 여러 근대성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천황이 직접 통치한다는 환상을 매개로 해야만 가능한 정권이었다는데서 그들의 과두정치체제로서의 위상이 있다. 

일본은 여전히 일본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의 엘리트 지배층은 최소한 한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점차 일본처럼변해왔다. 그것은 상존하는 모순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의동기를 스스로에게 숨기기 위한 심리적 곡예를 연마하면서, 동시에 그숨은 동기에 충실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 P39

하지만 헤이안은 정치적, 예술적, 사회적인 면에서 대륙의 모델로부터 갈라져 나와, 그동안 중국의 문화와 제도를 모방하고 흡수하던 것에서 발전해 독자적인 모델을 만들었다. 해외의 제도를 소화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을 거쳐 완전히 일본식으로 바꾸는 이러한 방식은 이후 일본 역사를 통해 계속 반복되어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 P55

1603년은 또한 일본이 세계사의 거시적인 흐름으로부터 의도적으로스스로를 격리시키기 시작한 해라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유럽의 기술과과학, 제도와 정치사상이 그 흐름에 따라 전 세계로 전파되고 있었다.
그 결과, 16세기에만 해도 군사, 정치, 기술, 경제와 같은 분야에서 유럽국가들과 대등한 국력을 가졌던 일본이 19세기 중반에는 일부 핵심 분야에서 시대에 뒤처진다. 하지만 그 대신이라고 해야 할까, 일본의 은둔은 매우 독특한 민족 문화를 발전시켰다. 단순히 미술, 음악, 언어, 문학같은 것으로 정의되는 문화가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적 제도의 총합으로서의 문화라는 면에서 그렇다. 일본의 문화는 서양뿐만 아니라 가까운 이웃 나라의 문화와도 점점 더 현지히 다른 모습을 띠기 시작했다.
- P88

도쿠가와 가문은 세키가하라 전투가 끝나고 나서, 자신들의 승리가 완전한 것이며 앞으로는 어떠한 저항도 소용없음을 과시하기 위해 교토시내에서 3일 동안 10만 명의 병력을 행진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압도적인 군사력을 과시하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었다. 막부의 관료들은 물리적인 위협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현존하는 정치 질서의 틀을 벗어나는 행동이나 주장은 곧 정통성에 대한 도전으로 여기도록 하는 사상을 의도적으로 보급시켰다. 그러한 도전을 자연 질서에 역행하는 금도의 것으로 만들고자 했다.  - P93

도쿠가와 막부는 1615년 오사카성 함락 이후에 성립된 권력질서를영원히 유지하고자 했다. 맨 아래 불가촉천민부터 맨 위 천황에 이르기까지 사회의 모든 구성원은 복잡한 위계질서 안에 정해진 자신의 위치에서, 세세하게 부여된 직무와 의무를 수행해야 했다. 막부가 성공적으로 만들어낸 이러한 공식적인 권력관계는 향후 265년 동안 거의 변치않고 유지되었지만, 동시에 그 표면 아래에서 꾸준히 일어나던 변화를가리는 가림막 역할도 했다.
도쿠가와 막부 체제의 일본이 매우 억압적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근대의 감시 기술이 등장하기 전까지 이런 그기의 사회에서 이토록 억압이 만연했던 사례는 아마 역사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강권 지배는 대단히 효과적이었다.  - P97

사실 사무라이들이 무예를 실전에 사용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 실전경험이 역사 속으로 서서히 사라지면서 사무라이들의 기풍은 역설적으로, 상관에 대한 절대적 복종, 어떠한 명령도 죽음을 무릅쓰고 따르는자세. 나약함과 물질적 편안함에 대한 경멸 등을 강조하며 점점 더 완고하게 군대식으로 변해갔다. 특히 마지막 항목은 정치적으로도 유용했는데, 사무라이 계급의 경제 상황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빠졌기 때문이다.
도쿠가와 막부의 첫 한 세기 반 동안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쌀로 지급되는 고정 급료에 묶여 있던 사무라이들은, 공식적으로는 자신들보다 신분이 낮은 사람들이 경제 성장의 혜택을 대부분 가져가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그 결과 많은 사무라이는 신분의 우월성에만 더욱 집착하게되었다.
- P101

외부인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현대 일본의 수많은 모순은, 에도 시대에 존재하던 공식적인 시스템의 구조와 실제 사회의 간극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예를 들면 20세기 말 일본은 역사상 가장 눈부신 경제적 성공을 거둔 나라인 동시에 꽉 막힌 이름 없는 관료주의의 대명사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은 성공한 오사카 상인 집안들과 점검 경직화되던 사무라이 계급의 선례를 생각하면 그다지 혼란스러운 일도 아니다. 한편으로는 충성과 자기 부정을 광기의 수준으로까지 가져가면서(사무라이들의 자기희생 퀼트,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군의 가미카제 자살 특공대, 과로사할 때까지 일하는 현대의 샐러리맨), 또 한편으로는 기괴한 비디오게임이나 헨타이(변태적 성욕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 망가, 괴상한 패션으로 대변되는 엉뚱하고 전위적인 예술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문화의 뿌리도 에도 시대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인들은 이런 모순의 존재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모두가 겉으로만 중시하는 척하는 사회적 평화를 위해 유지하는 가면(다테마에建前)과, 믿을 만한 사람과 술 한잔 나눌 때가 아니고서는 이야기할 수 없는 그 밑의 현실세계(혼네) 사이의 충돌을 묘사하기 위한 단어들도생겨났다. - P102

왜 일본이 자생적 부르주아 혁명에 실패했는가에 대한 대답의 일부는도쿠가와 막부가 잠재적인 반대 세력들을 회유했던 천재성에서 찾을 수있다. 이러한 회유의 정치 문화는 막부 멸망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오늘날까지 일본 정치의 중요한 특징으로 이어지고 있다. 집권층은 상인계급이 부의 축적을 통해 사무라이와 다이묘들에게 점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는 만사의 위계를 중시하는 그들에게 매우 불편한 일이었다. 하지만 막부가 상인들의 일에 직접 관여하고 나섰다면 절대 권력에 대한 잠재적 저항을 일깨워 유럽에서처럼 부르주아 단결의 도화선이 되었을 수도 있다. 그 대신 막부는 이부분이 중요한 포인트인데, 상인 조합과 관련 단체들이 스스로를 자율감독하는 것을 전제로 그들을 간섭하지 않고 내버려두었다. 이러한 자율 감독은 상업활동을 기존 권력 구조에 노골적인 도전이 되지 않는 암묵적인 테두리 안에 묶어두는 역할을 했다.  - P117

 하지만 정치 질서 자체가 신성하게 만들어진 것이고 따라서 의문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은 일본에 특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 P119

천황이 직접 통치한다는 환상과, 그런 환상을 이용해 스스로의 목적을 달성하는 과두 집권층이 통치하는 정부라는현실 사이의 간극은 반세기 후 일본 역사상 최악의 재난을 불러오게 된다. 하지만 새 집권 세력은 그 당시만큼은 그런 정치적 권위를 활용해불과 한 세데 만에 일본을 서구의 제국주의에 대항해서 이기기까지 하는 강대국으로 탈바꿈시켰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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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2-01-24 08: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의 글을 읽으며 일본 에도막부의 성립과 도요토미 가문의 몰락을 구분지을 수 없고, 도요토미 가문의 몰락에서 임진왜란의 영향 또한 분리할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해 봅니다. 전후 도쿠가와 가문이 조선과의 통상 재개를 원했고, 임진왜란 당시 많은 인적, 물적 자원이 일본으로 건너갔음을 고려한다면, 그들의 근대화의 기틀은 조선의 영향이 컸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메이지 유신 뿐 아니라 일본 국가 체계를 정비하는 계기였던 다이카 개신 역시 백제문화의 영향을 컸음을 생각해 본다면 우리를 대하는 저들의 태도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다시금 해봅니다. 새로운 문물이나 패자 앞에서는 한없이 굴종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든 후에는 안면몰수하는 행태가 일본문화의 본질이 아니었으면 싶습니다...

바람돌이 2022-01-25 02:10   좋아요 1 | URL
이 책에서는 일본인들의 문화적 특징 중의 하나로 고유문화로서의 일본적인 것에 대한 고집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어떤 문화든 다른 문화와의 교류나 영향은 기본적인 전제로서 이야기되는데 그점에서는 일본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떤 문화를 들여오든 그것을 일본 특유의 것으로 만들어내는 어떤 고집이 있는듯해요. 때로 그것은 문화적 성취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실제로 제가 일본의 나라나 교토를 갔을 때 일본 문화를 보면서 느낀 것도 마찬가지였고요.
근대 이전의 문화적 영향력을 가지고 지금의 태도를 논하는것은 조금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면에서 따진다면 우리가 중국에 빚진 것은 일본이 우리에게 빚진것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니까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중국을 대하는 태도는.... ㅎㅎ
이 책은 본격적으로 일본의 역사를 다루는 것은 아니고, 1,2장은 앞으로의 논지 서술을 위한 다이제스트 정도의 내용인지라 일본인이라는 심성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논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 앞으로 더 읽어봐야겠지요. ^^

희선 2022-01-25 00: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국 사람이 쓴 책이군요 미국 사람이지만 일본에 오래 살아서 일본을 알기도 하겠습니다 일본에 살았다 해도 미국 사람이어서 일본 사람보다 일본을 떨어져서 보겠네요 한국 사람은 외국 사람이 한국말로 말을 하면 신기하게 여기고 좋아하는데, 일본 사람은 일본말로 하니 쌀쌀맞았다니... 다 그런 건 아니겠지요 그렇게 믿고 싶기도 합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2-01-25 02:13   좋아요 1 | URL
저자는 미국인이지만 15살에 처음 일본을 갔고 이후 성인이 되어 일본 내 지사에 근무하면서 대학교수까지 40년을 일본에서 살았던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일본이라는 나라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또한 외부인으로서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면도 가지고 있었던 것 같구요. 앞으로 계속 읽어봐야겠지만 일단 흥미로운 책인 것 만은 분명하네요. ^^ 일본말로 도움을 구한 제 지인은 일본어가 진짜 유창해서 일본인으로 보였답니다. ㅎㅎ 원래 경상도 사람들이 일본어 발음이 좋아요. 저 일본어 잠시 배웠는데 그 때 발음 좋다는 말 진짜 많이 들었어요. 경상도 발음이 일본어 발음체계와 좀 유사하다 그러더라구요. ㅎㅎ

페크pek0501 2022-01-25 14: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전에 일본을 알기 위해 <국화와 칼>을 읽었어요. 그런데 이 책은 이상하게도 일본이 한국과 비슷해서 일본적인 걸
찾을 수가 없었어요. 신기한 경험이었죠. 같은 동양권이라 그런지...

바람돌이 2022-01-27 02:01   좋아요 1 | URL
그 유명한 국화와 칼을 전 안읽었더랬죠. 지금은 굳이 찾아서 읽기 보다는 요즘의 새로운 시각들을 좀 보고싶어서 이 책을 골랐답니다. 일본과 우리나라는 같은 점을 공유하는 점도 많을테고 다른 점도 많겠죠. 최근에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한국인이라는 책도 나왔던데 이 책도 한번 읽어보려구요. 최근에 와서는 일본이라는 나라를 이해하는것이 우리의 미래를 대비한다는 느낌도 좀 들어요.
 
방금 떠나온 세계
김초엽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0월
평점 :
품절


김초엽이라는 작가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내 나름대로 뽑아보자면 다름으로 인한 결핍, 연민, 그리고 환대쯤 될까?

이전에 읽었던 책들과 마찬가지로 이 단편집 역시 이런 키워드로 읽을 수 있었다.


이 단편집의 주인공들 모두 어떤 결핍들을 가지고 있다.

사실상 결핍을 가지지 않은 인간이 어디에 있겠냐마는 문제는 그것을 가릴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영악하게 자신의 결핍을 가리고 산다. 

이 사회는 결핍이 결핍으로 인정되는 순간 그것은 자신의 약점이 되고, 자신을 규정지음으로써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기 힘들게 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결핍이 숨겨지지 않는 종류의 것일 때 사람들에게서 받을 수 있는 최대의 호의래봤자 동정 정도일까?


이 단편집의 주인공들은 그 숨겨지지 않는 드러낼 수 밖에 없는 결핍들을 가지고 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없이 멸망한 문명의 증거들을 회수하는 작업을 하는 로몬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죽음의 두려움을 인식하는 로몬족, 그러므로 그는 다른 로몬들처럼 담대할 수 없고 늘 어딘가 모자라는 로몬으로 취급받는다. 당연히 멸망의 잔재들을 수거하는 작업에서 늘 배제될 수 밖에 없다. 이것은 로몬으로서 자신의 정체성 자체를 의심케 하는 결핍으로 치부된다.

시지각 이상증을 겪는 마리는 플루이드라는 기계가 전해주는 위치 좌표를 통해 다른 사람의 행동을 파악하고, 로라는 자신에게 제3의 팔이 있다는 감각을 견딜 수가 없다. 또 한편으로 모두가 의미 입자들을 봄으로써 소통하는 세계에서는 인간의 언어를 통한 소통은 이방인이다. 태어날 때부터 작고 여리게 태어난 이브는 자기 세계의 적응에 필요한 신체적 능력이 함량미달임으로 해서 그 세계에의 합류를 거부당한다. 그것이 설사 배려라는 이름을 달고 있을지라도, 배제는 배제일뿐이다. 

책이 SF라는 외피를  띄고 있는 것은 이런 결핍을 이야기하기에 더없이 좋은 전략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주인공들이 가지고 있는 결핍들은 단어 몇개만 살짝 바꾸면 지금 우리 사회의 배제당하는 사람들로 생각해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장애인이라든지 이주노동자라든지 등등.... 

이런 배제들을 직접적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이 가지는 선입견을 영리하게 비켜갈 수 있는 소재로서의 SF, 그럼으로써 이런 배제의 문화를 우리 앞에 객관적으로 제시하며 당신의 생각은 어때요라고 묻는 듯한 효과를 보여준다.


이야기의 진행은 항상 연민에서 시작되어진다.

자기가 속한 세계로부터 배제당하는 이들을 그 세계에 속해있는 누군가가 연민을 느끼고 다가가고, 그럼으로써 결핍을 이해하거나 받아들이거나 결핍이 결핍이 아님을 그래서 오히려 결핍을 조장하는 사회의 틀이 잘못이었음을 깨달아 가는 것이다.

멸망한 세계를 지키며 인간 친구 라이오니를 기다리는 기계 셀과의 만남에서 자신의 오랜 복제 원본이었을 라이오니를 깨닫는 로몬족 나는 무언가 모자랐던 로몬족이 아니라 당연히 느껴야 할 감정을 가지고 있는 온전한 존재로 각인한다.

마리의 춤연습을 돕는 나 역시 플루이드를 통한 의사소통을 인지하고서야 그들의 존재를 숨겨왔던 세계의 폭력성을 깨달을 수 있다. 

이러한 배제의 폭력성에 대한 깨달음이 있어야 그 다음 진정으로 서로를 환대하는 것이 가능하다.

제3의 팔을 기계로 장착하고서야 자신의 존재와 의식의 조화를 회복한 로라의 심정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녀의 그 느낌을 인정하는 순간 3번째 기계팔로 자신을 안아주는 로라를 느끼며 

"사랑하지만 끝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신에게도 있지 않나요."(126쪽)라고 물을 수 있게 된다.

환대와 사랑이 무조건 받아들이고 이해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저 물음은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끝내 이해할 수 없지만 그래도 우리는 함께 살아갈 수 있다.

다름이 그저 차이로 인정될 수 있다면.....

그러나 모든 단편들이 다 이런 이해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숨그림자 사람들의 입자를 통한 소통방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방인으로 존재할 수 밖에 없었던 조안은 다른 세계를 찾아 떠날 수 밖에 없다. 조안이 말하는 "이곳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들이 이곳을 덜 미워하게 하지는 않아. 그건 그냥 동시에 존재하는 거야. 다른 모든 것처럼."(182쪽) 


결국 소통과 연대는 연민이 아니라 타자를 인정하는 것, 다름과 차이를 그 자체로 인정해야만 이루어질 수 있는 지점이다.

다만 그 시작이 연민일뿐....

그렇다고 해서 모든 소통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캐빈 방정식에서 보이는 언니와 나의 세계는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영역에 존재한다.

그럼에도 그들이 캐빈속에 함께 했던 그 순간 그들은 따뜻한 무엇인가를 공유하고 그 순간 삶은 따뜻한 공감으로 환대의 손을 내민다.

후기에 적은 작가의 말처럼 그 짧은 접촉의 순간들을 그려내는 일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김초엽 작가의 책을 4권째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작가 고유의 스타일을 완성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 스타일은 앞에서 말했던대로 우리 인간의 다양한 결핍을 그려내고 그 결핍이 만들어내는 배제가 극복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겠다. 그래서 작가의 말처럼 여기서 손을 흔들 때 저쪽에서 안녕 인사가 되돌아오는 그 순간들을 그리고 싶은 것이다. 그런 환대가 우리 삶을 좀 더 살만한 것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것일게다.

어떻게 보면 작가의 스타일의 무한 변주를 보는 느낌이다.

작품들마다 비슷한 느낌을 주고 있는걸 보면.

그래도 아직은 좋다. 그 비슷한 상황들과 스타일을 독특하다고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작가의 상상력의 세계가 무궁무진하게 펼쳐지고, 그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세계를 보는 것도 김초엽이라는 작가를 읽는 이유로 충분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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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1-23 19: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김초엽 작가님 책을 벌써 네권이나 읽으셨군요. 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수 있다면>만 읽어봤는데 ㅎㅎ 다 이 작가님을 좋아하시는데 저도 더 읽어봐야 할거 같아요~!! sf를 소재로 쓰는 작가의 상상력은 정말 대단한거 같아요. 게다가 결핍과 연민이라니~!!

바람돌이 2022-01-24 00:04   좋아요 4 | URL
이제 <므레모사>와 <사이보그가 되다>만 남았습니다. ㅎㅎ 새로운 작가의 전작주의를 하는건 쉬워서 좋아요. 나올 때마다 한 권씩 보면 되니까말입니다. ㅎㅎ 김초엽작가의 강점은 저 주제의식에도 있지만 그걸 버무려내는 새로운 공간들을 창조하는 능력에 더 있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이런 세계를 다 만들어낼까 감탄하게 되네요. ^^

mini74 2022-01-23 20: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랬어요. 김초엽스럽다. 그러나 싫지 않고 지루하지 않은 김초엽만의 스타일이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이렇게 인기가 있는거 아닐까 합니다

바람돌이 2022-01-24 00:06   좋아요 4 | URL
김초엽스럽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 스타일링을 완성해가는 중에 있는 작가인데 저는 그 스타일링을 깨고 한 발 더 나아갈 김초엽작가를 기다리기도 합니다. 그에게는 저보다 더 많은 시간이 있는데 그 완성을 못보게 될건 좀 안타깝기도 하네요. ^^

그레이스 2022-01-23 21: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결핍되어 있어도 연민과 환대가 그 결핍을 채워나가는 사회를 상상해봅니다.

바람돌이 2022-01-24 00:07   좋아요 4 | URL
김초엽 작가가 끊임없이 그려내는 것도 바로 그 결핍을 결핍이 아니라 다름으로 받아들이고 같이 어울리는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쉬운 언어로 이런 이야기를 끊임없이 해주는 작가들이 있는한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다고 믿으렵니다. ^^

청아 2022-01-23 22:2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는 워낙 성과위주다 보니 더욱 개인의 결핍에 관대하지 못한 것 같아요. 말씀하신 SF라는 외피에도 불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지점들은 현실과 역시 닿아 있는 부분들인것 같네요. 저도 김초엽을 읽어야겠습니다.^^*

바람돌이 2022-01-24 00:09   좋아요 4 | URL
SF는 외피죠. 결국 김초엽작가가 이야기하는 것은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가 타자를 대하는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라는걸 바로 알아챌 수 있으니까요. 김초엽 작가 강력추천합니다. ^^

희선 2022-01-24 00: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결핍 연민 환대 세 가지 알고 책을 봐도 괜찮겠습니다 사람은 다른 사람을 다 알기는 어렵겠지요 다르다는 것만 받아들여도 좋을 듯합니다 다르다가 틀린 게 아니다고...


희선

바람돌이 2022-01-24 01:11   좋아요 4 | URL
그런데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배제하는게 슬픈 현실이죠. 며칠전에는 신문기사를 읽다가 안산에 외국인 노동자의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초등학교에 한국인 아이가 없다는 슬픈 얘기를 봤어요. 그 얘기 보면서 제 아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 가난한 집 아이들이 많다는 이유로 새 아파트의 아이들이 전학을 오지않고 근처의 복작복작한 학교로 다 갔던 것도 생각나고요. 슬픈 일인데 우리 안의 이런 나쁨들은 더 커지기만 하는 것 같아서 더 슬프기도 하고 그렇네요.

책읽는나무 2022-01-24 09: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김초엽 책 첫 소설만 읽고, 지금 계속 다른 책들은 사다 모으고만 있네요.읽어야 되는데..^^
빛의 속도...책은 이제 딸들이 앞부분 좀 읽었나 보던데..좋다고, 인생 책이라고 하더군요.
쟤들은 읽기만 하면 맨날 인생 책이라고 하고, 보기만 하면 인생 영화라고 하던데..인생 얼마나 살았다고?? 싶긴 하던데, 김초엽 작가 책을 맘에 들어하니 좋긴 하더라구요^^

바람돌이 2022-01-25 02:21   좋아요 4 | URL
둥이들이 엄마랑 같이 책을 읽어주는거 너무 좋네요. 우리집은 큰 놈은 수업 교재 외에는 책을 보지 않고요. 어렸을 때는 진짜 책을 좋아하더니 지금은 근처도 안갑니다. 그나마 둘째는 열심히 책을 보나 취향이 워낙 매니악하여 저랑은 100만광년쯤 떨어져 있는듯합니다. 그래서 같이 책보고 얘기할 일이 없어요. ㅠ.ㅠ
나무님이 부러워요. ^^

mini74 2022-02-10 17: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초엽님 글로 당선 ~ 축하드립니다 ~

그레이스 2022-02-10 18:09   좋아요 4 | URL
바람돌이님 저도 축하해요 🎉

바람돌이 2022-02-12 01:0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좋아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쓴걸로 당선되니 더 좋은듯해요.
두분 다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저는 토일 모두 가족행사가 있는지라 바쁜 주말이 될듯해요. ^^

새파랑 2022-02-10 18: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당선 경축 드립니다 ^^

바람돌이 2022-02-12 01:06   좋아요 1 | URL
역시 감사합니다. ^^

scott 2022-02-11 00: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꿀 방학 선물!
이달의 당선 이관왕
추카 합니다 ^ㅅ^

바람돌이 2022-02-12 01:06   좋아요 1 | URL
이 돈으로 또 책을 살 생각에 설레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희선 2022-02-12 00: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 님 또 축하합니다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바람돌이 2022-02-12 01:0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희선님도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하지만 르네상스 시기는 달랐다. 정치적·경제적 힘이 커진 시민이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다. 인간의 재발견이다. 이에 따라 인간의고유한 능력으로서 언어에 대한 새로운 관념이 나타난다. 언어가더는 절대적 진리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들의 상호작용을통해 의견을 교환하고 세계를 이해하는 수단으로 재발견된다. ‘인간의 발견‘에 이어 인간의 언어가 전과 다른 의미를 부여받았다. 인문주의의 뿌리가 여기에 있다.
- P28

모든 사람은 똑같은 시작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동등하게 장구하며 자연에 의해 한 가지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빌거벗으면 우리 모두 똑같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그들의 옷을 입고 그들이 우리의 옷을 입는다면, 의심의 여지없이 우리는 고귀하게 그들은 비천하게 보일 것입니다. 왜냐하면오로지 가난과 부만이 우리들을 다르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 P48

피렌체 시민들이 힘을 모아 만들어낸 두오모는 화려한 외부와 달리 내부 모습은 검소하고, 피렌체의 다른 성당들과 달리 도시의 유력자에게 영면할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두오모는 피렌체 시민 모두의 예배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피렌체의 유력자들은 자기 가문의 예배당을 짓거나 후원하고, 죽은 뒤 그곳에 잠들었다. 메디치가의 무덤만 해도 메디치궁의 뒤쪽에 있는 산로렌초성당에 마련되었다.
- P55

코시모가 대표하는 메디치가는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다양한후원 활동을 펼치면서 사람들의 반발을 잠재우는 능력 또한 탁월했다. 공화국을 유지하는 공적 제도가 유명무실해지고 메디치가의 사적인 지배가 중심이 된 피렌체에서는 평능한 관계가 사라지고 지배와 복종, 추종 관계만 남게 되었다. 메디치가가 몇 차례 겪은 추방은명목상 공화국이 사실상 군주국으로 운영되면서 겪을 수밖에 없는긴장을 보여주는 셈이다.
- P66

 피렌체는 영웅이나 천재 몇 명만 사는 나라가 아니기때문이다. 그러나 메디치가의 코시모나 로렌초가 확인시킨 것쳐럼힘 있는 가문과 개인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같은 시민이라도 모든 조건이 똑같을 수는 없다. 오늘날에는 이를 대중과 엘리트,
일반 시민과 지도자 또는 팔로워와 리더의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마키아벨리가 고민한 지점이 생각보다우리와 멀지 않다.
- P83

공화정을 옹호하는 현실주의자 마키아벨리는 피렌체가 직면한 메디치가의 군주적 권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메디치가의 권력이 피렌체를 더 강한 나라로 만드는 데 쓰일 수 있도록 설득하는 방법으로 비판적 지지를 택했다. 바로 이것이 마키아벨리를 군주제의 옹호자로 보이게 했다. 그러나 그는 군주제를 옹호하지 않았다. 자유를 누려온 피렌체에는 공화정이 더어울린다는 생각을 분명히 드러냈다. 그는 군주제를 지지해서가 아니라 메디치 군주 가문이 이미 장악한 권력을 제대로 사용하기를바라서 『군주론』을 썼다.
- P94

사적인 방법은 다양한 개인들에게 사사롭게 돈을 빌려주고, 그들의딸을 결혼시키며, 행정관들로부터 그들을 보호하고, 그 밖에도 사적으로 유사한 호의와 은혜를 베푸는 것이다. 이것들은 사람들을시혜자의 파당으로 만들고, 그들이 따르는 사람에게 공공을 썩게하고 법을 어겨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는 용기를 심어준다.
- P108

다시 말해, 마키아벨리는 노예적 삶이 아닌 자유로운 삶을 강한국가의 근간으로 보았다. 자유로운 삶이 도덕적으로 우월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공동체 내에서 시민 개개인이 역량을 발휘할 환경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는 시민들에게 닥친 노예적 삶을 극복하고 공공성을 회복해 조국에 활력을 되찾아주려고 했다.
- P110

저는 신분이 낮고 비천한 지위에 있는 자가 감히 군주의 통치를 논하고 그것에 관한 지침을 제시하는 것이 무례한 소행으로 여겨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국가의 지도를 그리는 자들은 산이나 다른 높은 곳의 모습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아래로 내려가고 낮은 곳의 모습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산 위로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민의 성격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군주가 될필요가 있고, 군주의 성격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평범한 인민이될 필요가 있습니다.
- P148

그는 『군주론』에서 운명과 역량을 주요 개념으로 쓴다. 그에 따르면, 역량은 자신의 힘이고 운명은 타인의 힘이다. 운명은 내 의지와무관하기 때문에 역량에 기반을 둬야 한다. 인간의 의지 영역이 넓어질수록 운명의 영역은 좁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언제 닥칠지 모를 아르노강 범람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둑을 쌓아야 한다는 말과일맥상통한다. 『군주론』 25장에 이런 대목이 있다.

운명은 자신에게 저항할 역량이 전혀 갖취지지 않은 데서 그 위력을떨치며, 자신을 제지하기 위한 둑이 마련되지 않은 곳을 덮칩니다.
- P164

여기에 마키아벨리의 유명한 조언이 등장한다. 운명은 여성이니,
그녀를 거칠게 다루고 과감하게 대하라는 것이다. 지금 보기에는무모하고 무식한 비유일 수 있지만, 속뜻에 주목하자. 어차피 알 수없는 미래라면, 운명에 과감하게 도전하라는 말이다.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결과가 좋을 수 있다. 물론 안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다. 운명보다는 자기 자신을 믿으라!
- P165

선덕이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에 도덕주의 정치만으로는 부족하다는것이다. 마키아벨리의 근대성은 바로 이렇게 도덕주의 정치를 부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 P200

마키아벨리는 시민 문화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공화제를 옹호했다. 시민들이 정치에 참여해 자기 목소리를 내며자유롭고 공정한 법이 지배하는 나라가 좋다고 보았다. 그런데 여기서 좋다는 것은 ‘힘의 관점‘에 기초한다. 그는 옳고 그름의 문제를윤리나 도덕이 아닌 정치의 관점에서 먼저 생각했다. 즉 옳은 정치가 좋은 것은 그것이 선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힘을 가져오기때문이다. - P202

『로마사 논고』에서도 마키아벨리는 폭력의 한시적 사용을 인정한다. 중요한 것은 바로 사익이 아닌 공공선이다. 지도자가 나라를위해 어쩔 수 없이 비윤리적으로 행동한다면, 그것은 용납되어야한다는 말이다. 즉 적극적인 인정이 아니라 불가피성에 대한 인정이다. 사익과 대비되는 공공선은 마키아벨리가 자유와 더불어 국가의 핵심 가치로 꼽는 것이다.
- P208

결국 마키아벨리가 바라본 피렌체의 문제는 국가의 총체적 부실에 있었다. 그 부실의 핵심 원인은 국가 공동체를 구성한 시민들이무력해진 데 있다. 그리고 시민들이 무력해진 것은 소수 귀족들이권력을 독점하고 공권력과 국가기관을 사사화했기 때문이다. 마키아벨리가 피렌체의 고질병으로 지적한 분열과 대립은 시민의 연대와 유대를 사라지게 했다. 국가가 나를 보호해주지 않고, 내가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지 않을 때 국가에 대한 믿음도 사라졌다. 자유로운 삶에 대한 시민들의 희망이 사라지면 국가의 활력도 없어진다. 활력이 없어지는 것은 마키아벨리가 진심으로 걱정하며 올바른 정치를 통해 극복하려고 한 난관이다.
- P224

위기 속에서 국가의 미래를 고민한 마키아벨리는 고대의 목적론적이고 윤리적인 공화주의관을 극복하고 현실주의적 공화주의관을 발전시켰다. 그가 저작에서 보인 가식 없는 서술 때문에 갖가지 오해가 난무하지만, 그는 분명히 시민의 덕성에 기초해 당대 이탈리아의 요구에 부합하는 정치철학과 방법론을 제시하며 서양 공화주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그의 공화주의는 현대의 공화주의자들에게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면서, 자유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공공선과 시민적 덕성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 P227

마키아벨리는 이행기 인물의 특징을 보인다. 그를 흔히 근대 서양 정치사상의 시조로 말하는 것은 근거가 있다. 그는 정지 이론을주장하는 데 종교의 논리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는 정치 현상을 인간의 이성과 욕망에 기초해 합리적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그가 "인간이란 어버이의 죽음은 쉽게 잊이도 재산의 상실은 좀처럼 잊지못한다"는 말로 인간의 욕망을 지나치다 싶을 만큼 냉정하게 평가한 것이 대표적 예다.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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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치과 가는 길에(네 저 지금 치과 치료중입니다. 아파요. 그리고 치과 무서워요. ㅠ.ㅠ)

신호대기하고 있는데 앞의 트럭이 심상치 않습니다.






트럭 뒷면에 박노해의 시라뇨?

너무 멋지지 않나요?

덕분에 치과치료의 두려움을 싹 날려버리고 마음이 훈훈해지는 길이 되었습니다.

저 지도표 성경김 예전에 도시락반찬으로 많이 먹다가 요새는 안 먹게 되었는데,

다음 슈퍼 갈때는 저 김을 사서 먹으리 하고 씩씩하게 치과로 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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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1-22 17:39   좋아요 9 | 댓글달기 | URL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치과 가야합니다ㅋㅋㅋㅋ
쓰라릴지라도...😳
안갈수가 없으셨겠네요!*^^*

바람돌이 2022-01-22 18:30   좋아요 6 | URL
치과가는 저에게 보내는 시 맞죠?
가야하는데 가기가 싫어요. 그래도 가야하죠. 인생은 고해 맞아요. ㅠ.ㅠ

단발머리 2022-01-22 18: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박노해 시 너무 좋네요. 성경김도 사먹어야겠고요.
저도 2년 전에 치과 치료 받으면서 새파란 의사에게 많이도 혼났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님 치과 가시는 길목마다 좋은 시 계속 나타나기를^^

바람돌이 2022-01-22 18:32   좋아요 4 | URL
뭐 저런 행운이 또 있겠습니까마는 그래도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알 수 없지만 저 시를 자기가 보려고 쓰지는 않았을거잖아요. 차 뒤통수를 보고 다니는 건 아니니.... 신호받고 서있는 시간이 너무 좋았습니다. 다른 트럭들도 저런 생각을 하면 더 좋을거 같아요. ^^ 다행히 제가 다니는 치과는 저보다 나이 많으신 여자 의사 선생님! 혀만 차시고 혼내지는 않으십니다. ^^

햇살과함께 2022-01-22 18:1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런 차 길에서 만나면 기분 좋겠어요^^

바람돌이 2022-01-22 18:33   좋아요 5 | URL
네 오늘 아침 기분 좋았어요. 작은 생각이나 작은 배려가 다른 사람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거 잊지 말아야겠어요. ^^

페넬로페 2022-01-22 18:1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삶은 가는 것입니다^^
시에 대해 잘 몰라 박노해시인의 시 처럼 직접 와 닿는 시가 저는 좋아요~~
트럭과 트럭을 운전하는 분의 낭만, 넘 멋지네요.
이상하게 저는 지도표 성경김을 보면 반갑더라고요 ㅎㅎ

바람돌이 2022-01-22 18:35   좋아요 6 | URL
박노해시인의 시는 정말 확 와닿죠. 쉬운 언어로 쉽게 가슴을 파고 드는..... 아주 오래전에 노동의 새벽을 읽는데 이불을 꿰매면서를 읽으며 느꼈던 충격이 아직 기억나요. ^^
저 성경김 도시락 반찬 주요 메뉴잖아요. 약간 추억담긴 물건이라고 할까요? ^^

새파랑 2022-01-22 18:55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이 시 너무 좋네요~!! 삶은 가는것입니다~!

이제부터 김은 성경김입니다~~!!

바람돌이 2022-01-23 01:00   좋아요 4 | URL
ㅎㅎ 아침에 만나는 시로 정말 좋았어요. 오늘도 아침에 김이랑 된장찌게 먹었는데 역시 김을 바꿔봐야겠어요. 제게 이런 기쁨을 준 성경김이니 말입니다. ㅎㅎ

그레이스 2022-01-22 19:0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기사님 멋있으시네요!
길에서 이런 장면 만날때 너무 설레죠!~♡

바람돌이 2022-01-23 01:01   좋아요 3 | URL
저게 기사님의 안배인지 회사의 방침인지 뭐 알수는 없지만 중요한건 제가 이런 장면을 보고 기뻤다는 거겠죠. 의외의 기쁨은 항상 그 기쁨이 배가 되는거 같아요. ^^

mini74 2022-01-22 20:4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전태일평전 읽었다고 자른 회사랑 차원이 다르군요 ㅎㅎ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 참 좋네요. 치과는 나이가 들어도 무서워요

Falstaff 2022-01-22 20:31   좋아요 7 | URL
ㅎㅎㅎㅎ 제 생각은요, 저 박노해가 노동의 새벽 시절의 박노해가 아니잖아요.
저도 정말 모르는데, 요새 박노해가 찐 운동권에서는 좀 따를 당하고 있는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신경써서 요즘 쓴 걸 좀 읽어보니까 글쎄요, 노골노골해졌달까, 보들보들해졌달까, 하여튼 그렇더라고요.
저 트럭에 쓴 시도 예전 같았으면, 불영계곡의 직선으로 죽 뻗은 금강송이 좋다, 이렇게 나가지 기껐해야 선산이나 지킬 굽은 소나무가 좋다고 했겠습니까.
ㅋㅋㅋㅋ 그냥 제 생각에 그렇다, 하는 겁니다.
저도 상실 이 많아요. 2월 초에 임플란트 또 두 개 박으러 갑니다. 흑흑흑....

stella.K 2022-01-22 20:44   좋아요 5 | URL
시대가 그렇게 만든 건 아닐까요?
어제 ebs 초대석에 작년에 초대된 함세웅 신부편을 봤는데
옛날에 정의사회구현 사제단인가? 정말 멋있겠더라구요.
지금도 여전히 존재한다는군요. 예전만 같지는 않지만.
사회가 정말 노골노골해졌어요. 뭐 항상 서슬시퍼러면 것도 좀 그렇긴 하겠죠.^^

Falstaff 2022-01-22 20:48   좋아요 5 | URL
ㅋㅋㅋㅋㅋ
정의사회구현 사제단 X
정의구현 사제단 O

정의사회는 전두환이 부르짖던 구호라서 정당 이름도 민주정의당으로 했습죠. ㅋㅋㅋㅋ
제 친구 가운데 하나가 정의구현 사제단 중 한 명이라 ^^;;

stella.K 2022-01-22 20:55   좋아요 5 | URL
ㅎㅎㅎㅎ 뭐 척하면 착 알아 듣는 뭐 그런 거죠.ㅋㅋㅋ

와, 근데 정말요?
골드문트님께 그런 친구분이 계시다니.
두 분 멋짐입니다!!!
지금도 계속 일하고 계시겠죠?^^

Falstaff 2022-01-22 21:11   좋아요 6 | URL
근데 그 신부가 제 아이 장가 가는데 오지도 않고 (일요일이니까 당연히 미사 때문에 못 왔겠지만) 부조도 안 했어요!! ㅋㅋㅋㅋ
지금은 신학대학 교수로 있더군요. 라틴어 교수일 거 같은데 뭐 이젠 성속이 차이가 나서 못 보고 사나 싶습니다.

바람돌이 2022-01-23 01:09   좋아요 3 | URL
요즘 이마트 스타벅스 손절하는데 그 회사가 그 회사죠. ㅎㅎ 시간이 지나도 안 변하는 건 안 변하네요. ㅎㅎ
박노해가 노동의 새벽 시절의 박노해는 당연히 아니죠. 그 시절 그대로 있는게 더 이상하다는.... 글쎄요. 저는 요즘의 박노해씨도 좋아요. 그 사람이 달라진게 아니라 활동하는 방식이 달라졌고, 관심이 가는 지점이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저 시처럼 말이죠. 30년 전의 박노해씨가 이루려고 했던 꿈이 바뀐거라는 생각은 안드네요. ^^
정의구현사제단의 친구분은 흠.... 뭐 시간이 지나면서 인간관계는 변하는법이니.... ㅎㅎ

psyche 2022-01-23 09: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성경김 맛있다는 말 들어서 한국 마켓가면 찾아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울 동네에도 들어와 있으려나...

바람돌이 2022-01-23 16:19   좋아요 3 | URL
여기가 중소기업이래서 그곳까지 있을지는 저도 잘.... ㅠ.ㅠ

희선 2022-01-24 00: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치과는 가기 싫은 곳이죠 안 가면 더 안 좋아지니 가야죠 저 시를 보고 치과 가는 게 덜 무섭게 생각해서 다행이네요


희선

바람돌이 2022-01-24 01:11   좋아요 3 | URL
내일도 치과 가야 하는데 아 정말 싫어요. 내일도 저런 행운이 저에게 올까요? ^^

세실 2022-03-08 16: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반가워요^^
오홋 성경김 맛있는데, 박노해 시라니~ 더 정이 갑니다.

바람돌이 2022-03-11 00:36   좋아요 0 | URL
글쎄말예요. 그래서 요즘 성경김 사먹고 있는데 맛있긴한데 제 입에는 좀 짜요. ㅠ.ㅠ 그래서 번갈아가면서 먹고 있다는..... ㅎㅎ 오랫만에 세실님 댓글 만나니 너무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