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이던 둘째의 수능과 대학별 실기까지 모두 끝내고, 이제 결과만 기다리고 있는데,
내 마음이 아 이제 진짜 끝이구나(둘째가 재수는 절대 안한다 했으므로 그 의견을 존중하기로 함)
내가 22년만에 드디어 학부모를 탈출했구나싶어 감개무량하다.
너무 좋다.
첫째가 초등학교 들어갈때 잠시 감격하고, 나머지 22년 거의 전부를 허덕이며 살았던 듯하다.
학부모 탈출하니 좋은 점은 벌써부터 생긴다.
하나 하나 꼽으면서 계속 좋아하고 있는 중.... ㅎㅎ
1. 아침에 잠을 딱 1시간 더 잘 수 있다. 여러분 모두 아시리라 아침잠 10분이 얼마나 큰지. 그런데 그 잠이 10분이 아니고 1시간이다. 너무 상쾌한 아침이다.
2. 아침밥을 나 먹을거만 준비해서 대충 먹으면 된다. 남편이는 원래 밥 안먹고 선식먹고 가고, 아이들은 밥 먹어야 하지만 아침에 내가 나올때 자고 있으므로 각자 알아서 냉장고를 털든 배민을 털든....1시간 늦게 일어나는대도 아침시간이 널널 ^^
3. 퇴근후에도 아이 셔틀 - 저녁밥 - 또 학원셔틀..... 이 무한반복이 드디어 끝났다. 저녁마저도 여유로워진다. 어제는 다니던 학원 선생님께 인사하러 간 아이가 나 집에 올 때 어떡해라고 하는데 "야 8시밖에 안됐네, 살도 뺄겸 걸어와. 30분정도만 걸으면 되지?"라고 쿨하게 날려주시고 엄청 통쾌한 느낌.... ㅎㅎ
4. 이건 생각지도 못한 효과인데 내 서재방에 책장이 꽉 차서 더 이상 책을 넣을데가 없었다. 그래서 아이들 방에 슬쩍 한두권씩 끼워넣고 있었는데 온갖 참고서류를 다 버렸더니 갑자기 책장 여러 칸이 생겼다. 아 한동안은 눈치보지 않고 내 책들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ㅎㅎ
여유가 생긴 시간들을 뭘할까는 천천히 고민하고 지난 토요일에는 학부모탈출 기념 경주나들이 다녀 온 사진으로 글 마무리.
경주 불국사의 마지막 단풍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