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사랑 - 인생의 답을 찾아 세상 끝으로 떠난 일곱 현인의 마지막 이야기
프레데릭 르누아르 지음, 강만원 옮김 / 김영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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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봐서는 작고 따뜻한 사랑이야기가 담긴 소설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막상 이 책을 펼쳐서 읽기 시작하면 전혀 다른 내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종교적인 색채를 띄고 있지만, 철학적이면서도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주옥같은 문장들 덕분에 결코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없다. 그리 긴 말을 하지 않아도 삶의 핵심을 정확하게 짚고 있어서 각 문장마다 나의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나가야할지 생각하게 된다.

 

이야기의 시작은 세계 곳곳에 있는 각 종교를 대표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이상한 꿈을 꾸고나서 이들은 티벳의 한 사원에 모이게 된다. 그 누구도 모르는 계시를 받고 모인 이들은 이 모임의 목적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하다가 결국 후세에 자신들의 지혜를 전해야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매일매일 아이들에게 진리의 말을 전한다. 아직 10대인 아이들이 이 모든 이야기를 이해하기란 어렵지만, 적어도 이들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충분히 알아듣는다. 사실 이 소설에 나오는 아이들보다 나이가 많은 나도 여기에 나온 말을 100% 이해했다고 자부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천천히 읽어나가면서 인생에서 놓치기 쉬운 것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종교인들이 모여 나눈 대화를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종교적인 색채가 어느 정도 담겨있기는 하지만, 모든 종교를 초월한 가치를 논하고 있어서 특정 종교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도 비교적 부담없이 이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너무 물질적인 것에 가치를 많이 두고 있지 않았나 반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필요한 것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중도를 지키며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한데, 물질 만능주의에 물든 세상을 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물질에 집착하게 된다.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자기자신을 되돌아보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자신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쓸데없는 욕심이나 시기에 휩쓸리지 않는다.

 

이 책은 너무나도 많은 말들로 소란스러운 세상에서 벗어나 조용한 곳에서 펴들고 읽으면 자연스럽게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꼭 휴가를 떠나지 않더라도 주말에 잠깐 시간을 내서 이 책과 함께 내면의 소리를 듣는 경험을 하게 된다면 분명 삶을 바라보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수 있으리라 본다. 지금 내가 처한 현실이 마음에 들지 않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막막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아마도 조용하지만 큰 울림으로 삶의 진리에 대한 가르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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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육아의 비밀 - 아이를 크게 키우는 물건 VS 망치는 물건
정윤경.김윤정 지음 / 예담Friend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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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은 모두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아이들에게 주는 물건은 사기 전에 다시 한 번 보고 또 봐야 한다. 아무 생각없이 편하게 육아를 하기 위해 구입한 물건들이 나중에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면 지금의 수고로움은 감당해야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모든 장난감들이 아이들의 발달에 도움을 준다고 광고하지만, 실제로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 이 책의 요점이다. 비싼 교구보다 집에서 흔하게 볼 수 있고,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장난감이야말로 최고의 장난감이 된다.

 

어릴 적 나도 색칠공부 책을 선물받은 적이 있다. 굉장히 멋진 그림들이 그려져 있는 책이었는데, 그 책을 무척 좋아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그 안에 색칠하는 것은 별로 재미가 없었다. 지금와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색칠공부 책을 끝까지 완성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지금도 서점에 가면 다양한 그림의 색칠공부책이 나와있는데, 이런 류의 책들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한정시키고 충분한 창의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한다고 한다. 이미 정해져있는 그림 안에 색만 칠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두뇌는 굳어져가는 것이다. 이외에도 교육용 비디오나 플래시 카드 등등 아이를 가진 집이라면 하나씩은 있을 법한 장난감들이 아이를 망치는 물건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장난감을 아이들에게 주어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신문이나 블럭, 정리상자, 텐트, 공과 같이 하나만 있어도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는 장난감들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이런 장난감들은 사실 그리 비싸지도 않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들이라 부모 입장에서도 부담스럽지 않다. 나중에 아이가 있는 집에 선물을 할 때도 아이를 키우는 물건 중에서 하나를 골라 선물을 한다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닐까 싶다. 아이 부모는 좋은 장난감을 선물받아서 좋고, 선물하는 사람도 부담이 없어서 더욱 좋다. 다양한 활동들이 아이를 고르게 발달시킨다는 점은 이제 널리 알려져있다. 그러나 요즘에는 컴퓨터와 IT 기기의 발달로 아이들이 편향된 부분만 계속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전에 부모가 신중하게 장난감을 고르고 아이들과 함께 놀아준다면 이런 문제점들은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시중에 나와있는 수많은 장난감 중에 내 아이에게 어떤 것을 사주어야 할지 고민되는 부모라면 일단 이 책부터 읽길 바란다. 장난감을 고를 때 어떤 점을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하고, 과연 값비싼 교구나 장난감들이 그만큼의 가치를 하는 것인지도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책을 읽고 나면 앞으로 어떤 장난감을 구입해야할지 판단이 서리라 본다. 내 아이만큼은 제대로 키우고 싶은 부모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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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시니어 리포트 2014 대한민국 시니어 리포트
교보생명.시니어파트너즈 엮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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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라는 말이 이제는 무척 흔하다. 10년 전만해도 꿈같은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8,90세의 노인 분들도 건강하게 자신의 삶을 사는 모습이 TV에 종종 등장하고 있다. 60대면 아직 노인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는 무색할 정도로 건강하신 분들이 대부분인 현상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바로 나의 부모님만 해도 이제 6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는데, 계속 사회활동을 하면서 자기 관리를 꾸준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은퇴를 해야할 나이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일반 기업에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퇴직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엄연히 정년이라는 나이가 정해져있고, 최근 사회적인 경향은 정년보다 더 일찍 퇴직을 하기 때문에 40대를 넘어서면 슬슬 퇴직을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옛날에는 한 번 회사에 들어가면 끝까지 다니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IMF를 지나면서 평생 직장은 없어지고 평생 직업만 남게되는 무한 경쟁 시대에 돌입했다. 아무 생각없이 회사를 다니다가 그만두게 되면 공황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도 은퇴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요즘 퇴직하시는 분들은 은퇴에 대한 고민을 나름대로 심각하게 하기 때문에 예전보다는 조금 더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퇴직 후에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주제별로 분류하여 소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여행이나 시니어 하우스 외에도 굉장히 많은 분야를 다루고 있어 잘만 찾아보면 은퇴 후의 생활이 직장을 다닐 때보다 더 바쁘고 다채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직 은퇴까지 생각할 나이는 아니지만, 부모님은 이제 은퇴가 몇 년 남지 않은터라, 좀 더 풍요롭고 안정적인 은퇴 후 생활을 소개시켜 드리고 싶어서 한 장 넘길 때마다 꼼꼼하게 읽었다. 이제 우리나라도 노인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남에 따라 정부에서 지원하는 시니어 프로그램도 많고, 사회적인 인식도 많이 바뀌고 있어서 어쩌면 직장을 다닐 때보다 더 보람있는 사회생활도 가능하리라 본다.

 

여기에 나와있는 수많은 활동 중에 나라면 부모님에게 다양한 취미활동과 봉사활동을 적극 추천해드리고 싶다. 평소에는 배우기 힘들었던 것들을 저렴한 가격에 배울 수 있는 노인 전용 문화센터도 있고, 직장을 다니면서 익혔던 기술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프로보노 활동도 가능할 듯 하다. 그리고 지금부터 건강을 지켜내기 위해 적당한 운동이라도 권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시니어가 아니라도 행복한 노년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한다고 본다. 나이가 들어서도 이렇게나 할 일들이 많은데, 조금 더 이른 나이에 시작한다면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처럼 도전하는 사람만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 나 같으면 해외에 사는 것도 무척 재미있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연세가 있으신 분들에게는 다소 버거운 일이 아닐까 싶다.

 

은퇴 후의 삶이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고루한 삶일 것이라고 지레 겁먹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꼭 봐야 한다. 준비만 철저히 한다면 은퇴를 하고 난 후에 할 일들은 무궁무진하다. 아직 멀쩡히 회사를 다니고 있는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차라리 은퇴를 하는 것이 더 재미있는 삶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잠깐 해보기도 했을 정도로 삶의 연륜과 경험이 묻어있는 나이는 무엇을 해도 절대 늦지 않은 시기다. 은퇴를 하고 나서 무엇을 해야할지 막막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이 책을 정독하고 나면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 어느정도 감이 오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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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운수 좋은날
이림니키 지음 / 김영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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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넘치는 그림과 글이 만난 에세이가 나타났다. 요즘에는 개인 블로그를 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이런 류의 책도 부쩍 늘었지만, 한 권의 책으로 엮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모든 페이지에 들어갈 글과 그에 맞는 그림도 배치를 해야하고, 특히 이런 일러스트가 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그려야 하는 그림의 양도 상당히 많을테니 말이다. 책을 읽기에 앞서서 대략 훑어보니 이 책 한 권을 만드는데 들어간 공력이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이 그대로 느껴졌다. 가벼워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이 느낌은 이 책을 읽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이 책은 한마디로 일러스트 작가 이림니키의 자서전 격의 에세이다. 일반적인 자서전의 흐름과는 달리 작가의 의식에 따라서 각 장의 주제가 설정되어 있는데, 그것도 나름대로 책을 읽는데 상당히 흥미롭다. 수학을 전공한 저자가 어떻게 프랑스로 유학을 가게 되었고, 공부를 하는 동안 있었던 일이나 다시 돌아와서 지금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한 짤막한 단상을 적어놓았다. 사실 나는 예술에 관심은 많지만 아는 것은 별로 없는 편이라 이 작가의 이름은 이번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나름대로 소신도 있고 작품의 색깔이 뚜렷한 편이라 꾸준히 노력한다면 성공할 작가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생각의 발상도 독특하여 그녀의 작품을 보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된다.

 

20대 후반이라는 나이에 프랑스 유학을 갔다고 하는데, 작가 스스로는 늦은 나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결코 늦지 않았다. 물론 그보다 더 어린 나이에 미술을 공부하는 친구들도 많지만, 더 늦은 나이에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 시기에라도 자신의 적성을 깨닫고 과감히 그 꿈을 향해 도전한 작가의 모습은 그 무엇보다 아름답다. 사실 지금 내가 있는 상황을 완전히 바꾸는 결정을 하기란 쉽지 않다. 그것도 미래에 대한 확신도 없고, 가진 돈이 넉넉치 않은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저자는 자신의 꿈을 믿고 제대로 한 걸음을 내딛은 덕분에 지금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을 가득 느낄 수 있어서 무척 즐거웠다. 그리고 아직 많이 살지는 않았지만, 인생이란 마음먹은 대로 보여진다는 멋진 생각도 알게 되는 것은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을 수 있는 덤이다.

 

미래의 모든 것이 불확실하지만, 그래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 가장 멋지다는 진리를 깨닫게 해준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자신이 갈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건네주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좋은 에너지를 가득 충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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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예찬 - 번역가의 삶과 매혹이 담긴 강의노트
이디스 그로스먼 지음, 공진호 옮김 / 현암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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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라는 작업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상당히 까다롭다. 단순히 다른 나라의 말을 또 다른 나라의 말로 바꾼다면 컴퓨터가 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작업이다. 그러나 실제 번역은 그리 만만치 않다. 특히 문학 작품의 경우에는 원서가 담고 있는 문화까지 감안하여 다른 나라의 독자가 공감할 수 있도록 옮겨야하기 때문에 회화를 잘하는 사람이라도 출판물 번역까지 잘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에는 상당히 많은 수의 번역 서적이 서점에 나와있지만,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는 번역물이 극히 드물다고 한다. 요즘에 유명한 책들이 기본적으로 영어로 출판되는 탓도 있겠지만 영어권의 독자들도 다른 나라의 작품은 잘 안 찾아보는 경향이 있다고 하니 문화적인 독선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만하다.

 

저자는 스페인 문학을 영어로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 처음부터 번역가의 길을 걸었던 것은 아니고, 스페인 문화권 연구를 하다가 지인의 추천으로 간단한 번역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 때 번역의 매력에 빠져 이제는 번역을 전업으로 하고있는 작가이다. 번역가를 단순히 기술자라기보다 작가라고 하는 이유는 다른 나라의 언어로 옮길 때 자의이든 아니든 번역가의 문체가 문장 전체에 스며들 수 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번역된 글은 원작자의 글인 동시에 번역가의 작품이 되기도 하는 묘한 관계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출간된 번역서들을 보면 원작자의 이름과 함께 옮긴이의 이름이 함께 들어가 있다. 같은 작품이라도 번역가가 다르면 약간 다른 느낌의 작품이 된다는 것은 여러 서적을 조금만 비교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번역서를 멀리하는 출판계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좀 더 많은 출판 관계자와 독자들이 다른 나라의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야 함을 적극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본인이 번역을 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내가 그동안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들과 비슷했다. 소설 번역보다 더 까다로운 것이 시 번역인데, 그만큼 다 하고 나면 보람도 더 큰 것이 시 번역이 아닐까 싶다. 다른 언어로 옮기고 나서도 의미와 운율이 제대로 맞아떨어져야 하는 작업이라, 결코 쉽지 않다. 이런 과정을 어떻게 저자는 거쳤는지 상당히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시 번역에서 스페인어를 영어로 어떻게 옮겼는지 나와있지 않아서 직접 저자가 어떤 번역작업을 거쳤는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

 

책 뒤에는 우리나라 번역 출판계에 대해서 대담을 나눈 자료가 실려있는데, 미국 출판계와 한국 출판계를 비교해서 살펴보는 계기가 되어 상당히 의미있는 부분이다. 우리나라는 미국만큼 외국 문학에 대해서 배타적이지는 않으나, 번역가에 대한 처우가 무척 낮은 것도 사실이다. 번역가는 많지만 실력있는 번역가가 많지 않은 것도 이런 부분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나를 있게 한 것은 번역 문학 서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책을 만든 사람들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은 무척 아쉽다. 아무리 컴퓨터가 발달하고 통번역이 현재 사람의 위치를 대신한다고 해도 인간의 감성까지 따라잡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을 번역가와 번역가 지망생들에게 이 책이 많은 힘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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