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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가까이 - 북 숍+북 카페+서재
김태경 지음 / 동아일보사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냥 나중에 뭐할까? 생각하는 아이템 중의 하나가 북카페 이다.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좋아하는 책도 실컷 보고, 그것만큼 좋은 직업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막상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별 생각없이 시작하면 100% 망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책을 좋아하는 열정만으로는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힘든가보다. 자신의 건물이 아니라면 임대료도 내야하고, 종업원이 있다면 월급도 주어야 하고, 정기적으로 책 업데이트도 해주어야 하고.. 참으로 할 일들이 많다. 그냥 책이 좋다고 해서 무작정 시작할 일은 아닌가보다.
이 책에서는 서울에 있는 북 관련 공간 중에서 특색있는 곳들을 모아서 소개하고 있다. 일단 큰 카테고리로 나누어보면 서점과 서재, 북카페로 나뉘어져 있는데 같은 책을 주제로 한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각 공간마다 다른 색깔과 특색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이 디자인 관련 서적을 많이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사실 디자인 관련 서적은 워낙 무겁기도 하고 가격도 비싼 편이라 선뜻 구매하기가 망설여지는 아이템이다. 나도 대학교 다닐때는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실제로 구입한 책은 몇 권 되지 않는다. 그나마 구입한 책이라고 하면 헌 책방에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책이나 특별히 출판사에서 저렴하게 기획상품으로 내놓은 책들을 주로 구입했다. 그러나 디자인에도 트렌드가 있는지라, 계속해서 정기적으로 구입하기에는 주머니 사정이 굉장히 빠듯하다. 게다가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넉넉한 돈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도 사실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공간들을 디자인을 전공으로 하는 사람들이 알아두면 특히 더 좋을 것 같다.
여기에 가장 첫 번째로 나오는 서점은 바로 '가가린'인데, 나도 이 서점의 명성을 인터넷에서 익히 들어서 궁금한 마음에 찾아가본 적이 있다. 의외로 한적한 곳에 있고, 가게도 굉장히 작은 편이라 찾기가 힘들었는데,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상당히 작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이 서점이 보유하고 있는 디자인 서적들은 시중에서 보기 어려운 것들이 많아서 하나씩 훑어보기만 해도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워낙 고가의 서적들이라 거의 정가의 50% 가격에 판매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학생이었던 나는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지 않아서 그냥 대중 서적 몇 권만 사서 나왔던 기억이 난다. 사실 디자인 서적보다는 일반 소설이나 실용서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좀 더 대중적인 컨셉의 서적들을 많이 보유한 서점을 많이 보았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아무래도 저자가 디자인 관련 계통에 종사를 하다보니 그런 쪽으로 약간 치우친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나중에 나의 꿈이 있다면 내가 살고 있는 집에 서재를 꼭 만드는 것이다. 그리 크지 않더라도 서재를 가지고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사람들이 꾸며놓은 서재를 미리 살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된다. 대부분은 많은 책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서재를 꾸몄다. 나도 아직 장서 보유량이 어마어마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집안 여기저기에 흩어져있는 책들을 한 군데 모아놓으면 꽤 될 듯 하다. 꽤 마음에 드는 책장 브랜드가 있는데, 공간이 협소해서 더 많이 들여놓지를 못했다. 나중에 여유가 된다면 꼭 이 책에 나와있는 서재처럼 방을 꾸며보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나와있는 북카페들은 어디서 좀 들어봤다 싶은 곳도 있고, 처음 보는 곳도 있었는데, 다 나름대로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가장 큰 특징이었다. 북카페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아무런 생각없이 도전을 하면 어렵다고 하는 것을 보니, 카페 운영도 장사를 하는 것임에는 분명하다. 이 책에 나온 장소 중에서 책을 만드는 과정 중에 문을 닫은 곳도 몇 군데 있었으니, 자신의 소신대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만만하지 않은 듯 하다. 각 장소 소개 끝장마다 주인이 직접 조언하는 코멘트 들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들이라는 점이 가슴으로 느껴졌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1년간 읽는 독서량이 굉장히 적은 것을 생각해보면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정말 책을 좋아하지 않고서는 하기 어렵겠다.
그래도 이렇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직까지 있는 것을 보면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의 미래가 그리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다. 디자인 전문 카페나 서점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주제를 가진 서점과 북카페들이 생겨나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