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베이커 자서전 : 성장
러셀 베이커 지음, 송제훈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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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자서전을 읽어봤지만, 이렇게 재미있는 책은 처음이다. 솔직히 '러셀 베이커'라는 이름은 이번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유명한 언론인이라고는 하지만, 상당히 나이가 들었고 미국 관련 언론인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게 없는지라 약간 생소한 이름이다. 하지만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비록 번역본으로 읽기는 했어도 이 책에는 진실과 유머가 뒤섞여 있어서 이 책을 읽는 누구나 마음을 빼앗길 것이다. 물론 이 책을 다 읽고난 나도 이 책의 솔직한 매력에 마음을 빼앗겼다. 굉장히 무덤덤하게 디자인 된 표지가 그리 특별해보이지는 않지만, 이 책을 다 읽고나면 그리 무미건조한 내용이 아니라는 사실을 금방 깨닫게 된다. 이보다 생생하고 재미있는 소설을 찾으려고 해도 아마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 책에 실려있는 모든 이야기가 저자가 직접 겪은 실화라는 사실이다. 덕분에 저자는 이 책으로 퓰리처상을 받았다고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소년은 매우 길었던 미국의 대공황 시대를 유년기로 보냈다. 그 시대는 누구나 어려웠고 살기 힘들었다. 먹고 살기 힘들 정도로 생활이 어려웠지만 소년의 어머니는 그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악착같이 일하고, 자신의 아들을 공부시킴으로서 신분 상승하고자 노력했다. 어머니의 그런 노력은 결실을 거두어 마침내 아들은 미국에서 유명한 칼럼니스트가 되었다. 사업에도 소질이 없고, 운동에도 그닥 소질이 없던 주인공은 일찍부터 자신이 가진 재능이 글쓰기라는 사실을 알았다. 다양한 것을 시도해 본 어머니의 무한한 관심 덕분이었다. 그런 자신의 장점을 꾸준히 갈고 닦은 결과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고, 재능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 미국의 유명한 언론인이 되었다. 사실은 나도 어릴 때 꿈이 작가였던 만큼, 어린 주인공에게 참 많은 공감과 감정이입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주인공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지는 않았지만, 그 외에 어머니의 무한한 지원과 관심, 그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했던 자신의 모습은 이 책의 주인공과도 참 많이 닮았다.

 

무조건 어머니의 말을 잘 들을 것만 같았던 주인공에게도 반항의 시절이 있었다. 첫번째는 양아버지를 인정하는 일이었고, 두번째는 여자친구와 결혼하는 일이었다. 양아버지 문제는 사춘기라면 충분히 이해가 갈 만한 사건이다. 이런 문제에 있어서는 남자보다 여자 동생인 도리스가 좀 더 적응과 이해를 잘 했는데, 아무튼 새로운 가장을 받아들이는 일은 그리 쉽지 않았을 게다. 그리고 자신의 배우자를 선택하는 일에 있어서 처음에 참 많은 방황을 했지만 결국 생각해보면 자신과 잘 어울리는 좋은 부인을 만난 것 같다. 그 사람이 살아온 배경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행동, 마음 됨됨이가 사람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깨달음을 주거나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서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다. 그냥 자신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고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 그런 솔직함이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미국의 대공황이라는 어려운 상황이 없었다면, 그리고 미국이 세계 2차대전에 참전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주인공의 운명도 참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이렇게 사람의 운명은 자신이 의도한 바와 상관없이 거대한 역사의 흐름에 따라 좌지우지되기도 한다. 이 때 자신의 신념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그 물결에 휩쓸려 방황하게 될 수도 있는데, 그 때마다 자신의 중심을 잡은 덕택에 지금은 저명한 유명인사가 되었다. 20대 후반은 제 2의 사춘기라고 할 만큼 굉장히 마음이 갈대와 같이 흔들리는 시기이다. 그저 학교에서 공부만 하는 학생에서 벗어나 밥벌이의 어려움을 처음 겪게 되고, 자신의 이상과 일치하지 않는 현실에 좌절하기도 한다. 그런 질풍노도의 시기에 이 책을 만난 것은 꽤나 시기적절한 타이밍인 듯 하다. 이 책은 뭐든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아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멋진 책이기 때문이다. 정말 잘 쓰여진 성장기에 관한 자서전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을 선택하라고 주저없이 말하겠다.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던지 이 책은 독자의 마음에 감동을 전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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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살림의 여왕/좋은여행 나쁜여행 이상한여행>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친환경 살림의 여왕 - 건강한 우리 집 만드는 똑똑한 살림 비법
헬스조선 편집팀 지음 / 비타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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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 제대로 하려면 굉장히 많은 지식이 필요하다. TV에서 하루에도 수많은 채널들이 살림에 대해서 다루고 있지만 매일매일 새로운 주제가 나오는 것을 보면 정말 그 범위가 광대하고 다양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싸고 좋은 것을 알뜰하게 구입해서 잘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책에서는 좀 더 한 걸음 나아가서 환경까지 생각하는 살림 비법을 소개하고 있다. 예전에는 저렴한 제품 구입정도로 살림을 잘한다고 평가했다면, 살림에 날고 기는 주부들이 많은 요즘에는 그저 알뜰하기만 해서는 안된다. 가족들의 건강을 챙기면서 사회적인 친환경 노력까지 살펴야하는 만능 재주꾼들이 되어야 제대로 된 살림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그저 집 하나 정리하는 것만 해도 만만치 않은데, 그런 것까지 신경쓰려니 여기저기 뒤져야 하고,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하고 믿을수 있는 먹거리, 살거리, 입을 거리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거의 백과사전이나 다름없다. 제대로 청소하는 방법, 세탁하는 방법, 실내 정원 꾸미기, 친환경적인 인테리어 비법, 에코 라이프, 식품보관, 가족건강, 화장품 활용 비법까지 우리 생활의 거의 모든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 두껍지 않으면서도 모든 페이지가 컬러에 딱딱 보기 좋게 편집되어 있어서 일단 한 번 통독을 하고, 나중에 내가 필요한 정보만 다시 찾아보기에도 정말 쉽다. 일단 이 책을 다 읽어본 느낌은 집안 청소할 때 식초와 베이킹소다만 있으면 왠만한 곳 청소는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트에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이 재료들은 환경에 좋지 않은 합성세제를 쓰지 않고서도 집안을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는 천연 세제들이다. 워낙 많은 곳에 사용되다보니 아직 머리에서 정리는 되지 않았지만, 아무튼 꽤 괜찮은 아이디어들이 이 책에 한 가득 실려있다.

 

기존에 나왔던 리빙 잡지에 실렸던 내용들을 편집해서 만든 책이라는데, 그런 만큼 감각적이고 새로운 정보들이 가득 실려있는 것도 특징이다. 또 하나 놀랐던 것은 친환경적인 살림을 하기 위해서는 화학적인 지식도 어느정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요즘 왠만한 화학제품 겉 포장에는 해당 제품에 들어간 화학 성분표가 쓰여있다. 그냥 겉포장만 화려한 물품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성분표를 보고 나와 내 가족에게 해롭지 않은 성분을 사용한 제품을 사용해야 진정한 웰빙 살림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저것 신경쓸 것이 많은 살림살이를 보면 이 시대의 엄마들은 거의 만능 컴퓨터나 다름없겠다는 생각이 문득 내 머리를 스친다. 사실 아직까지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직접 살림을 할 기회는 별로 없었다. 그저 직장에서 일만 열심히 하면 먹는 것은 어떻게든 해결되니 말이다. 하지만 나중에 좀 더 시간이 지나서 내 집을 갖게 되면 작은 것 하나부터 큰 것까지 신경쓸 것이 정말 많을 듯 하다.

 

한정된 지구의 자원이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나 하나쯤이야 어떻게 행동한다고 해서 큰 흐름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모든 것은 작은 움직임 하나에서부터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 하는 습관들이 나중에는 지구를 살리는 큰 힘이 될지도 모른다. 무조건 과거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뭔가를 구입할 때 친환경적인 상품인지 살펴보고 구입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다. 화장품을 만들어쓰는 정도까지는 안되더라도 가급적이면 친환경적인 제품을 구입하고 이미 가지고 있는 물품들을 깨끗하게 잘 사용한다면 이미 지구살리기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알뜰한 살림을 하는 동시에 친환경적인 아이디어를 얻고 싶다면 꼭 이 책을 참고해보길 바란다. 인터넷을 몇시간이나 뒤져야 모을 수 있는 알짜배기 정보들이 한자리에 예쁘게 모여있다. 조금이라도 손품을 덜 팔고 멋진 친환경 살림의 재주꾼이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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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살림의 여왕/좋은여행 나쁜여행 이상한여행>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좋은 여행, 나쁜 여행, 이상한 여행 - 론리플래닛 여행 에세이
돈 조지 지음, 이병렬 옮김 / 컬처그라퍼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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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행을 진심으로 좋아한다. 모든 것을 정확하게 계획하여 하는 여행도 좋지만, 이건 단기 여행할 경우에나 가능한 일이다. 정말 오래 여행하는 사람들을 보면 상상도 하지 못한 일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수많은 여행기를 읽어보았을 때 내 스스로 내린 결론은 여행은 예측불가능한 것이 정상이라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문화와 다른 곳에서 생활을 한다는 일 자체가 그 문화와 다른 행동을 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고, 때문에 겪는 황당한 일들도 상당히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이드북 중에 론리플래닛 이라는 책이 있는데, 편집이 그리 감각적인 편은 아니라 썩 좋아하는 책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보는 상당히 정확하다고 알고 있다. 그 론리플래닛 작가들이 겪은 모험담을 엮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여행을 워낙 좋아하는 나로서는 시간이나 금전적 여유가 되지 않아 직접 여행을 가기보다는 이렇게 여행기로나마 그 나라의 문화와 풍습을 아는 것을 무척이나 즐긴다.

 

이 책에는 정말 희안한 여행을 하면서 겪은 일들이 잔뜩 실려있다. 왠만한 사람이라면 일평생에 걸쳐서 겪지 못할 일들이 이 작은 책 한 권에 오롯이 들어있다. 가지고 다니기 좋게 작은 판본으로 나와서 지하철에서 읽기도 딱 좋은 크기이다. 주로 아프리카나 관광객이 많이 가지 않는 지역에서 겪은 일들이 실려있는데,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은 이미 형식화가 되어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특이한 일을 겪을 일이 별로 없다. 게다가 그 곳에 대한 정보도 풍부하여 이미 가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상황에 대한 대비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오지에 가면 그 곳에 가본 사람들이 별로 없기 때문에 모든 일을 온 몸으로 부딪혀 아는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실린 이야기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이야기는 바로 ''카펫 말이' 놀이' 였다. 그리 기대를 하지 않고 봤던 이야기라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정말 배꼽이 빠지도록 웃었다. 그리고 마지막 대목에서는 주변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여 슬며시 입가에 떠오르는 미소를 감추느라 꽤나 힘들었던 이야기였다. 그리고 가장 대박이었던 이야기는 '메모를 남겨주십시오'인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이야기가 이 책에 있는 내용 중에서 가장 폭소를 자아내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미리 이야기를 해 주면 나중에 읽는 사람들의 재미가 반감되므로 이야기의 전말을 싣는 것은 꾹 참기로 하고, 아무튼 무척이나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것만 말해두겠다. 이외에도 진짜 여행에서 겪은 생생한 이야기들이 한 번 책을 잡으면 손을 놓기 힘들 정도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여행을 하면서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겠지만 그 와중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삶에 대한 자세가 아닐까 싶다.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결국에는 우리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는다. 문화가 다르고 생활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가끔씩 오해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나쁜 사람은 없다고 본다. 정말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조심해야겠지만 말이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사람을 보는 눈도 어느정도 생긴다. 아주 럭셔리한 여행이 아니더라도 그 여행에서 뭔가를 얻는다면 충분히 가치는 있는 일이다. 비록 영어로 되어있기는 하겠지만 각 이야기의 말머리에는 작가들의 이력과 웹사이트 주소가 나와있어서 좀 더 많은 이야기들이 궁금한 사람들은 해당 웹사이트를 방문해봐도 괜찮을 듯 싶다. 오지로의 여행이 무척이나 간절한데, 나처럼 실천에 옮기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나마 그 욕구를 해소할 수 있길 바란다. 결국에 우리는 모두 자신의 삶이란 여행을 하고 있는 셈이니 그들을 무작정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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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쥬와 쪼의 태국, 쇼핑, 놀이 - 쇼퍼홀릭 여자 둘, 태국의 매력에 빠져 30일간 여행하다.
유쥬쥬.조윤희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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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에 태국에 다녀왔었는데, 상당히 매력적인 나라였다. 생각보다 굉장히 크고, 볼 것이 많아서 짧은 시간에 태국을 관광하기에는 너무 짧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나중에 꼭 한 번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전에 어떤 곳을 가면 좋을지 미리 알고 가면 더 재미있는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던 와중에 꽤나 재미있는 제목의 책을 발견했다. 무려 30일동안이나 여자 두 명이서 태국을 여행한 이야기인데, 글 솜씨도 나름대로 괜찮고, 태국의 다양한 즐거움을 마음껏 만끽하고 온 여행기라 그런지 볼거리와 읽을거리가 가득하다. 책을 대충 훑어보기만 해도 풍부한 사진과 재미있는 구성에 읽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태국은 일단 물가가 싸고, 치안이 어느정도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저것 사는 것을 좋아하고 밤에도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여자에게 여행에 최적인 나라이다. 물론 모든 여성들이 쇼핑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기한 물건들을 구경하는 것은 아마 대부분의 여성들이 좋아할 것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이 책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취향으로만 잔뜩 꾸며져있다. 태국은 끝없는 해변과 바다만 있는 곳이 아니라 도시와 자연, 저렴한 물가를 어느 곳에서든 만끽할 수 있는 여행의 메카이다. 세계의 배낭여행자들이 꼭 한 번은 들린다는 곳으로 영어가 잘 통하지는 않아도 사람들이 친절하기 때문에 무작정 여행하기에도 그리 어렵지 않다. 겨울철에 가도 약간 더운 여름 날씨라 여행하는데 날씨도 꽤 괜찮은 편이다. 이런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는 태국에서 무려 30일동안아니 보냈으니 태국의 진미는 모두 맛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테다. 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을 읽어보면 저자들이 나중에 또 태국을 오리라 다짐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으려니 정말 매력이 가득한 나라라는 사실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저자들이 이동한 곳은 우선 치앙마이부터 시작하여 빠이, 파타야, 방콕, 꼬사무이, 푸켓으로 끝을 맺었는데, 이 정도면 왠만한 휴양지와 관광 메카는 다 돌아보았다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저자들이 쇼핑과 먹는 것을 무척 좋아하다보니 이 책의 내용도 대부분이 그런 내용들로 이루어져있다. 사실은 태국에 문화유산도 꽤나 많은 편인데, 아무런 지식이 없이 그냥 유적지만 돌아다니면 조금 지루하기는 하다. 그래도 유적지에 대한 이야기는 좀 적은 편이라 약간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알록달록 재미있는 아이템들이 가득한 태국 쇼핑 목록들을 보고 있자니, 나도 그들과 함께 태국으로 쇼핑을 온 느낌마저 들었다. 사실 난 외국에만 나가면 굉장한 짠순이가 되는 편이라 이런 것들을 마음껏 구입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사진으로나마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으니 책도 보고, 정보도 얻고 일석이조가 아닐까 싶다. 태국의 숨은 샵이나 레스토랑 정보 등에 대해서 꽤나 생생하고 자세하게 쓰여있는 편이라 다음에 태국에 갈 때 많은 도움이 되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태국에서 꼭 하고 싶은 것들이 생겼다. 우선 태국에서 한국으로 엽서 쓰기. 나중에 그 엽서를 보면서 많은 추억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쥬쥬와 쪼가 가장 좋아하는 마트 쇼핑. 한국에서도 마트에 잘 안가는데 태국에서 마트를 가고 싶은 것은 꽤나 묘한 일이다. 주말마켓 가보기. 태국에서 유명한 마켓들이 있는데, 특히 주말 마켓은 규모도 크고 저렴하다고 한다. 내가 지난번에 태국을 갔을 때는 주중이라 그 마켓을 보지 못한 것이 한이 된다. 그리고 빠이 방문하기. 조그만 마을이라고 하는데, 사람들이 오랫동안 쉬어갈만큼 매력이 가득한 곳이라고 한다. 치앙마이 근처에 있는데 지난 번에는 일정이 빠듯해서 미처 방문하지 못했다. 다음번에는 꼭 가봐야지!!!!

 

이 책 한 권이면 태국에서 할 수 있는  재미난 놀이들과 쇼핑 명소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체계적으로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생생한 체험담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태국을 방문할 예정이 있거나, 여행을 할 여유가 되지 않아 책으로나마 태국을 마음껏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볼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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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별 이야기 - 육군 중위의 군대일기
문상철 지음 / 푸른향기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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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모였다하면 빠지지 않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바로 군대이야기일 것이다. 대한민국의 건장한 청년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다녀오는 곳이 바로 군대인데, 20대 청춘의 가장 빛난 시절 중의 2년을 군대라는 집단에서 보내는 것이 아직 휴전 국가인 대한민국 남성들의 의무이니 아마 일생동안 잊기 힘든 기억일게다. 사실 나는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대한민국 여성이지만 주변에 남성이 많은 직장에서 근무를 하다보니 듣고싶던, 듣고 싶지 않던 자주 군대이야기를 듣게 된다. 군대 복무 기간이 길었던 사람일 수록 군대 이야기를 좀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은데, 아예 평생 듣지 않을 주제가 아니면 제대로 군대 생활에 대해서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육군 소대장이 매일 쓴 일기와 사진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별히 군대의 체계라든지, 근무 환경에 대해서는 기록한 것이 없고, 아마 읽는 사람들이 대부분이 이런 내용들을 알 것이라고 생각해서인지 별도의 주도 달아놓지 않았다. 그냥 소대장의 독백 속에 담긴 의미와 환경을 추론해서 읽어야 한다. 나같이 군대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은 내용을 이해하는데 약간의 어려움을 겪겠지만, 제대로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은 충분히 이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군대에 처음 들어와서 나가는 날까지의 일기를 모아놓았는데, 읽다보면 군대에서는 어떤 훈련과 하루는 보내는지 대충은 감이 잡힌다. 사실 직접 군대를 다녀오지 않는 이상, 방송으로 방영된 사실 등을 통해서만 군대 생활을 엿볼 수 있는데, 이 책에서는 지휘관의 고뇌 같은 것들을 알 수 있어서 나름 의미있는 독서 경험이었다. 이렇게 책을 통해서 내가 경험해보지 않은 간접 경험들을 쌓는 것도 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눌 때 그 내용을 이해는 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책에 실린 사진들은 하나같이 천진난만한 군인들의 모습과 아름다우면서도 긴장감이 감도는 군대 주변의 풍경이 담겨있다. 이런 사진에 조금 투박하다고 여겨질만한 소대장의 글이 어우러져 멋진 책이 나왔다. 책에 등장하는 소소한 에피소드들도 읽을 만 하지만, 가장 괜찮다고 여기는 대목은 이 책의 가장 뒷 편에 실려있는 지휘관으로서의 마음가짐에 대한 지침이다. 어디에 나와있는 교과서적인 말들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경험하면서 느끼고 실천했던 일들을 정리해서 후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들을 적어놓았다. 군대 용어가 섞여있기 때문에 조금 딱딱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글을 읽으면서 군대 생활이나 사회 생활에서도 도움이 될 만한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의 상사 중에 평소에도 군대에 대한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하시는 분이 계시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그 분의 평소 생각과 일치되는 부분이 많아서 조금은 그 분을 이해하게 된 것도 같다. 물론 내가 직접 겪은 일들은 아니기 때문에 완벽하게 이해하기란 불가능하지만, 약간은 이해했다고 봐도 좋겠다.

 

 나와 다른 문화를 이해하려면 상대방과 완벽히 같은 환경에 처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이해하려는 노력만큼은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이런 책들을 통해 군대에 처음 배치를 받은 소대장들이 선배의 고충과 앞으로 자신이 겪을 일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우선 군대에 입대할 예정인 모든 사람들이 미리 읽고 가면 참고가 될 만하고, 이미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도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때의 추억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될  듯 하다. 군대에 다녀온 남자들 뿐만이 아니라 군대 생활에 대해서 조금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도 이 책을 한 번쯤 읽어보면 꽤 도움이 될 문구들이 여럿있으니 관심있는 사람은 읽어보면 좋겠다. 내용이 그리 길지도 않지만, 이 책은 최전방에 근무하는 우리나라 육군들에게 자부심과 용기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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