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중국이 아닙니다 - 모두가 착각했던 중국 청춘들의 삶
알렉 애쉬 지음, 박여진 옮김 / 더퀘스트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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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가깝지만 먼 나라이다. 중국에 관한 소식은 뉴스를 통해서만 볼 수 있을 뿐, 사실 진짜 사람들이 사는 모습은 알기 어렵다. 인터넷은 중국 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고, 자유로운 것 같지만 중국 공산당에 의해서 통제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나날이 경제가 발전하고 있는 중국의 외적 모습을 보면서 실제로 중국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고, 또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지던 차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은 1980년대생인 중국인 6명의 삶을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으로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영국 사람으로 중국 당국의 검열을 받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이 책에 등장하는 6인이 가지고 있는 중국 정부에 대한 생각도 무척 솔직하다. 하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들이기에 실명까지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책의 마지막에 자신들의 얼굴을 공개한 것을 보면 완전히 자신들의 존재를 비밀로 할 생각은 아니었나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중국 젊은이들도 한국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에 비해서 좀 더 많은 사회적인 제약이 있는 점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나날이 오르는 물가에 비해 자신이 받는 월급은 터무니없이 적은 편이고, 결혼은 하고 싶지만 아무나와 하고 싶은 것은 아닌, 참으로 애매한 세대이다. 아마 중국 전체 인구의 소득 수준이 좀 더 올라가게 되면 한국의 중산층과 비슷해지지 않을까 싶은데, 젊은 사람들의 고민들은 어딜가나 비슷하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그리고 중국 공산당이 집권하기 때문에 사회적인 배경이 중요하다는 사실도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다. 모든 인민이 평등한 공산주의 국가라고 하지만, 이 책에서 본 중국의 모습은 절대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지 않았다. 가진 사람들은 더 많은 재산을 가질 기회가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부족한 삶에서 아둥바둥하면서 겨우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워낙 인구가 많은 국가이기도 하고, 베이징에서 저자가 만난 사람들을 바탕으로 쓴 책이기 때문에 다양한 중국인들의 모습을 다 담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만으로도 현재 중국의 모습을 짐작하기에는 충분했다. 국가의 제재를 답답해하기는 하지만 어떻게든 삶은 살아간다. 어떤 사회체제가 중국에 적합한지는 함부로 판단하기 어렵다. 공산주의라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고,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서 자유주의 국가보다 더 잘 운영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중국의 모습은 젊은 사람들에게 완벽하지 않은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지금 한국의 국민들도 정부에 만족하지 못하듯이 말이다. 

그저 같은 세대를 살아가는 다른 나라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보면 좀 더 이 책을 이해하기 쉽겠다. 그 어떤 정치적인 내용도 없으며 그냥 평범한 중국인 6명이 어떻게 태어나고 어떻게 살다가 지금은 어떤 삶을 살고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니 말이다. 너도 나만큼 힘들구나라는 동질감마저 느낀다. 이 책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평범한 중국 사람들의 속내들을 제대로 들여다보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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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는 누구인가 - 진지하지도, 도덕적이지도 않은 자기 탐구 놀이
롤프 도벨리 지음, 유영미 옮김 / 나무생각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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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학교를 졸업하고 괜찮은 직장을 들어가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지만, 몇 년 전부터 끊임없이 드는 생각 중의 하나는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다. 그 전까지는 학교나 사회에서 정해주는대로 살아가다가 이제 더 이상 절실하게 추구해야할 목표가 사라진 느낌이 들어서였을까.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지만 과연 무엇을 위한 일인지 궁금해졌다. 그런데 시험 공부를 하면 항상 정해진 답이 있었지만 나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은 없었다. 그것은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해야하는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과연 어떤 질문을 해야할지 막막했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나처럼 사람이 궁금해서 여러가지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나보다. 이 책의 서문을 보면 꽤나 여러 사람들의 손을 거쳐서 이런 질문 책이 탄생했다. 물론 전체적인 질문은 저자가 작성했지만, 질문지가 만들어진 배경을 살펴보면 상당한 시기를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는 말이다. 이 책을 보면 한 사람을 파악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질문들이 필요한지 알게 된다. 단순히 한두시간 이야기를 나누거나 스스로 생각하는 것으로는 한 사람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을 새삼스레 알게 된다.

책을 넘기면서 찬찬히 질문을 읽다보니 그리 어렵지 않으면서도 깊이있는 내용들이 많아서 스스로를 돌아보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살아가면서 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일이 생각보다 별로 없는데, 생각보다 내가 다양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좀 더 분명하게 알게되는 계기가 되었다. 스스로 나는 뭔가 막연한 취향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구체적인 질문들에 답하다보니 호불호가 명확한 사람이었다.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에서도 사용할 수 있지만,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과 함께 질문을 공유하고 서로 다른 점을 비교해보는 것도 꽤 재미있을 것 같다. 단순한 질문이라 질문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렵지는 않지만 서로를 이해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되겠다. 애매모호한 심리 테스트보다 그 사람의 가치관을 이해하는데에는 이런 질문책이 더 효율적인 것 같다. 

한평생일 살면서 나는 내 자신에 대해서도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책의 도움을 조금 받는다면 아예 모르고 살았던 것보다는 좀 더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생각보다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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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의 의인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2
에드거 월리스 지음, 전행선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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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설을 본격적으로 읽게 된 것은 고전 추리소설을 만나면서부터였다. 셜록홈즈나 포와로 같이 고전 소설에 등장하는 탐정들은 여러 시리즈로 되어 있으면서 각 사건들이 개성있어 지루할 틈이 없었다. 이런 작품들 덕분에 내가 장편 소설의 재미를 조금씩 알게 되었기 때문에 지금도 고전 추리소설을 보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린다. 

'네 명의 의인'이라는 작품은 또 하나의 고전 추리소설 작가인 에드거 월리스의 대표작으로 자체적으로 정의를 실현한다는 목적 아래 모인 사람들이 법 망을 교묘하게 벗어난 범죄자들을 처단하는 이야기이다. 사실 현대 추리소설과 비교하면 그 표현이나 기교가 조금 거칠고 반전이 별로 없으나 고전 추리소설 특유의 고집스러움이 매력적이다. 한 명의 탐정이 마지막에 범인을 밝혀내는 것이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대놓고 범인들을 노출시킨다. 그리고 그 범인들을 나쁜 사람으로 몰고가지 않고 오히려 홍길동과 같은 의적으로 대우하는 것을 보면 어느 사회나 부조리한 일을 빈번했나보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사건은 과연 어떤 쪽이 옳은 쪽인지 사실 분간이 가지 않는다. 네 명의 의인들이 보기에는 부조리한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해서 저지르는 살인이라고 하지만, 피해를 당하는 사람은 그 나름대로 논리가 있어서 해당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무조건 불합리한 법안이 아니기 때문에 꼭 외무부 장관을 살해할 필요까지 있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아무튼 이런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회적으로 몰고오는 파장을 구경하는 것이 보다 재미있었다.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는 언론이 무척 중요한 역할을 했고, 어떤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뉴스가 전달되었는지 그 과정이 잘 나와있는 편이라 이 작품을 읽는 동안은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주인공들의 기술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세련되지는 않았어도 그 시대의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에는 충분했으니 말이다. 독자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마지막 반전은 없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트릭 덕분에 재미있게 읽었다. 오랜만에 새로운 고전 추리소설을 접한 덕분에 옛날 추억도 되새길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 되었다. 고전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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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추락한 이유
데니스 루헤인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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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자신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건에 휘말려버렸다고 하는 것이 이 소설을 묘사하는데 가장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어릴 때 아버지가 없이 자란 주인공 레이철은 성인이 되자 아버지를 무척이나 찾고 싶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한결같이 그에 대해서 입을 다물었다. 일상 생활을 하면서도 아버지에 대한 열망이 있었던터라, 꾸준히 아버지를 찾았는데 그 과정이 이 소설의 큰 줄기 중 하나를 이룬다. 

데니스 루헤인은 이미 전작 '살인자들의 섬'을 통해서 그의 놀라운 이야기 능력을 독자들에게 선보인바 있다. 그 작품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상당히 호평을 받았다. 물론 배우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탄탄한 이야기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었다. 이번에 새로 나온 이 작품도 데니스 루헤인 특유의 반전과 긴장감이 작품 전반에 흐르고 있다. 하루에도 수많은 신간이 서점에 나오지만 사실 이렇게 구성이 탄탄한 작품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처음에 읽을 때는 그동안 보아왔던 소설들과 특별히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중반부를 넘어갈 수록 더욱 이야기가 흥미진진해진다.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올렸던 이야기들을 조금씩 뒤집으면서 전혀 상상도 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이 때부터 데니스 루헤인이 왜 유명한 작가인지 새삼스럽게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들을 알아간다는 것은 사실 그 사람이 자신에 대해 말해준 것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여러 상황들과 내용들을 종합해보았을 때 그 사람이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데 이런 신뢰관계가 한번에 무너진다면 그것은 말도 못할 정도로 혼란스러울 것 같다. 주인공들이 워낙 머리가 좋아서 위기에 닥쳤을 때 순간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보니 이야기가 나중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른다. 과연 이런 작품을 어떻게 생각해냈을지 상상도 가지 않아서 그저 작각 대단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자신이 태어난 뿌리를 제대로 아는 것은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아예 모르는 입장에서는 계속 궁금할 것 같다. 그냥 나의 아버지에 대해서 알고 싶었을 뿐인데, 그 대가가 이렇게 혹독하다니 사람 일은 정말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일이다. 

자꾸만 사실을 감추려고 들다보니 나중에는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져버렸다. 그냥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서로 솔직하게 살아갈 수는 없었을까. 사실 알고보면 그 비밀이라는 것이 별로 중요한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 당시에는 정말 중요하다고 여겨졌을지도 모르겠지만 나중에 뒤돌아서 생각해보면 그렇지도 않은 상황이 대부분이다. 이것은 소설 뿐만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여지없이 적용된다. 그냥 처음부터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답이다. 

이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조금 평이하다고 생각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정말 흥미진진해진다. 평소에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작품은 결코 놓쳐서는 안된다.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라고 해서 다 재미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작품은 정말 재미있다. 소설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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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기지여 안녕 - 달기지 알파 3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56
스튜어트 깁스 지음, 이도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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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재미있게 읽었던 '달기지 알파' 시리즈의 마지막 권이 출간되었다. 벌써 끝난다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작은 달기지에서 그렇게 많은 사건 사고가 일어난 것도 특이하기는 하다. 사실 워낙 작은 공간이나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기 어렵지만 작가가 가진 과학적 지식과 상상력을 동원해서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잔뜩 만들어냈다. 독자인 나로서는 그렇게 만들어낸 재미있는 이야기를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되는 일이다. 

이번에도 달기지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주인공인 대시는 아직 어리지만 굉장히 명석한 머리를 가지고 있어서 가끔은 놀라운 통찰력을 발휘하곤 한다. 일반적으로 탐정은 객관적인 사실 속에서 그것들을 꿰어맞추기 위해서는 약간의 상상력도 필요한데, 대시는 바로 그런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무 것도 없는 우주에서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참 필요한 것이 많다는 생각을 새삼스럽게 하게 되었다. SF영화 같은 것들을 보면 우주에서의 생활이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은데, 그런 환경을 구축하려면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시행 착오가 필요하다. 한정된 자원과 공간에서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과정은 결코 만만치 않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던 달기지를 떠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사실 영원히 폐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둘 수도 없고, 잠시 문을 닫는 것 뿐이다. 저자가 원했더라면 달기지 알파 시리즈는 끝났지만 달기지 베타 시리즈는 새롭게 시작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내가 만약 달에서 살았더라면 아마 답답해서 1년을 넘기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달에서의 생활이 이색적이기는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달 표면만 보고 살아가기에는 지구의 환경을 너무나도 좋아한다. 아직 지구상에도 가보지 못한 곳이 많은데 굳이 달까지 날아가야할까라는 의문도 든다. 달기지는 책으로 만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아무래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쓰인 소설이다보니 내용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어른이 읽으면 유치할 수준이 아니라서 남녀노소 누구나 읽어도 재미있는 작품이다. 지나치게 잔인하지도 않고 적당히 흥미로운 사건들을 적절하게 배치하고 있어서 사실 이 책을 읽는 동안 책을 손에서 놓기 어려웠다. 특히 우주 생활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현대의 과학기술로 구현할 수 있는 우주 생활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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