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웃는다 - 소통과 원초적인 고요함을 주는 건축의학
김상운 지음 / 지식공방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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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집은 휴식을 취해야하는 공간이다. 그래서 좋은 집이란 좋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집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가끔 보면 아무리 노력해도 편안하지 않은 집도 있다. 아마 좋은 디자인이나 소품을 잔뜩 가져다놓아도 그 집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게다가 집이라는 것은 한 번에 많은 돈을 투자해야하는 것이니 한 번 결정할 때 무척 신중하게 해야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집을 고를 때 어떤 점을 유심히 봐야할지 잘 모르는 탓에 잘못된 결정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이왕이면 좋은 집을 고르는 요령을 배우고 싶어서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집을 볼 때 전자기파, 수맥, 새집증후군 등의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요소들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집 안에 사는 사람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만큼 결코 간과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상당한 분량을 할애해서 수맥과 전자기파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는데, 사실 이들이 인체의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다. 이왕이면 어떻게 이 유해 요소들을 막을 수 있을지 그 방법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주면 좋았을텐데, 그 부분은 조금만 실려있는 것이 다소 아쉽다. 

도시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사실 아파트에서 사람들이 뭔가 결정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는 않다. 그래서 아파트 풍수 인테리어는 보통 방향을 가지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저자는 방향보다는 형태가 더 중요하다고 한다. 사실 이 책을 찬찬히 읽다보면 충분히 맞는 말이다. 처음에 집을 고를 때부터 제대로 된 형태와 환경을 가지고 있는 집을 골라야 나중에 그 집에 살면서 좋지 않은 점이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고쳐나갈 수가 있는데, 원래부터 잘 못된 집을 고르게 되면 아무리 내부 인테리어를 풍수에 맞춰서 한다고 해도 그 집에 사는 사람이 편안함을 느끼기 어렵다. 아무래도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아파트보다는 단독 주택에 더 중점을 두고 좋은 집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저자는 좀 더 많은 페이지를 할애한다. 그래도 그 중에서 아파트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팁들도 실려있으니 아파트에 주로 거주하는 독자들에게도 분명히 도움되는 내용은 있다. 

개인적으로 침실에는 가능하면 물건을 두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펀인데, 저자도 그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여러번 강조한다. 오롯이 편안한 잠을 위해서는 전자파를 발생하는 물건을 두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최소한의 물건을 두어서 정신이 분산되지 않는 것이 좋다. 여러 휴식의 형태 중에 잠이 가장 빠르게 피로를 풀 수 있는 방법이다보니, 침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듯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좋은 집이란 무엇인지 계속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정확하게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좋은 기운을 가진 집에 살아야 건강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언젠가 내 집을 짓는다면 꼭 다시 한 번 들춰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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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다 더 불안한 사람들
대니얼 키팅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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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에 있는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단순히 사회적인 영향 때문만이 아니라, 선천적으로 타고난다면 과연 그런 유전자는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아직 아이가 없고 가임기에 있는 여성으로서 이런 주제는 무척 흥미롭다.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서 불안 유전자가 발생하고,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하는지 궁금했다. 

일단 이 책의 저자에 따르면 임신했을 때부터 아이의 성향은 정해지기 시작한다. 임산부가 임신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불안감을 느끼면 태아도 그런 스트레스를 고스란히 전달받아서 나중에 항상 불안하고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가 될 확률이 높다. 그래서 임신 기간동안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한 번 유전자가 발현되면 그것은 그 아이에게 평생 짊어지고 갈 숙제를 주는 셈이니 말이다. 그래서 옛 어른들의 말씀에 따르면 임산부는 항상 좋은 것만 보고 좋은 생각만 해야한다는 말이 전혀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이 과학적으로도 입증되었다. 

또한 생후 1년은 아이의 성격을 형성하는데 무척 중요한 기간인데, 이 기간동안 제대로 된 애착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면 아이에게 불안 유전자가 생긴다. 이미 태어났다고 해서 유전자 생성이 끝난 것이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세포들이 생성된다. 따라서 갓난 아기들에게는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이다. 하지만 부모도 사람인지라, 지속적인 사랑을 주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주변의 도움을 꼭 받을 것을 추천한다. 육아 도우미나 조부모, 사회 기관 등 부모가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왔나보다. 

뿐만이 아니라 생후 4~5년 간은 아이들의 성격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기간이라, 끊임없는 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 이른 나이부터 사회 생활을 시작한 아이와 부모와 오랜 시간동안 함께 있었던 아이들의 정서는 차이가 있다는데, 그나마 다행인 점은 두 그룹의 차이가 확연할 정도로 크지는 않다는 점이다. 이 때는 아이들이 사리분별을 할 때라, 제대로 된 가정 교육이 이루어져야 안정적인 정서 발달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이 책에는 청소년기, 성인기까지 폭넓게 불안을 벗어날 수 있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역학 조사한 결과를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신뢰도도 상당히 높다. 그러고보면 전 생애에 걸쳐 안정적인 관계를 형성해야 사람의 불안감은 해소될 수 있는 것 같다. 특히 어린 시절의 경험은 무척 소중한데, 이런 내용들을 알고 나면 과연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한한 인내심과 애정을 가지고 해야하는 것인데, 좋은 부모가 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을 보면 새삼스럽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말미에는 좋은 아이를 키우기 위한 환경을 위하여 단순히 개인만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같이 도움을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함을 강력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각 개인이 자신의 삶을 이끌어나가는 개인주의가 팽배한데, 이같은 환경 때문에 사회적인 불안감이 더 커지는 것을 조장한다고 한다. 이는 비단 미국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한국에서도 출산율이 급감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아이를 낳기 전이나 낳고난 후에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아이라면 보다 잘 키우고 싶은데, 사회적인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으니 아예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뿐만이 아니라, 복지 정책을 다루는 사람들도 이 책을 통해 진짜 사람들에게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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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케르크 - 세계사 최대 규모의 철수 작전
에드워드 키블 채터턴 지음, 정탄 옮김, 권성욱 감수 / 교유서가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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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덩케르크> 개봉 시기에 맞춰 이와 관련된 책도 나왔다. 전쟁 역사상 하나의 작전을 이렇게 꼼꼼하고 세밀하게 자료를 수집하고 엮어낸 책도 무척 드물다. 작가의 상상력이나 과장 하나 없이 역사적으로 있었던 일들만 그려내고 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덩케르크'에서 있었던 전쟁 중의 사건은 하나도 알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정말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모여서 많은 목숨들을 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요즘에는 스스로에게 이익이 가지 않으면 사람들은 잘 움직이지 않는다. 사람은 원래 기본적으로 이기적인 동물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 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된 일인지 대의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것을 거리낌없이 해냈다. 사실 독일군이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해대는 통에 군인들을 구하러 가다가 선원 자신들의 목숨이 더 위험해지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부지기수이다. 그러나 그런 위험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조직적으로 움직인 영국인들의 정신은 시간이 흘러도 충분히 존경할만하다. 

이 책에는 덩케르크 작전에 투입되었던 모든 자원들이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다. 사실 일상적으로 보던 소설과도 같은 형식의 서사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독자로서는 조금 지루하다고 느끼는 부분도 없지 않다. 그러나 지독히도 사실적인 서술 덕분에 이 책의 신빙성은 더욱 올라간다. 그만큼 작가가 얼마나 치열하게 자료를 조사하고 기록해나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별로 재미있는 글은 아니지만 한 번 읽어두면 그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절박했는지 알 수 있다. 

영화처럼 화려한 장면은 없지만, 덩케르크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있는 그대로 알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많은 목숨들을 구하기 위해서 헌신적으로 노력했는지 그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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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도시, 런던
엘로이즈 밀러 외 지음, 이정아 옮김 / 올댓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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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은 많은 작가들이 살았고 또 문학의 무대로도 등장하는 곳이다. 워낙 세계적인 도시이다보니, 굉장히 다양한 캐릭터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다. 나도 런던은 딱 한 번 가봤는데, 알면 알수록 그 매력을 새로 발견하게 되는 멋진 곳이었다.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과연 런던 어디에서 무엇을 보아야할지 궁금하던 차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은 그리 친절하지는 않다. 이 책에 실린 문학작품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읽는다면 작가가 왜 이 장소를 선택했고, 또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있는지 정확하게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다. 굉장히 여러 주제로 나누어서 런던의 각 장소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나 같은 경우에는 추리소설을 상당히 많이 읽었다보니, 범죄와 관련된 파트를 읽을 때는 누구보다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른 부분은 내가 가지고 있는 문학적 지식이 한정적이라, 막연하게 추리를 하면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작가가 찾아낸 장소들은 각 장의 제일 뒷 부분에 주소와 함께 같이 읽으면 좋을 문학작품까지 실려있어서 적어도 작가가 이 장소를 왜 추천했는지는 알아볼 수 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런던이라는 장소에 대해 이렇게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분명 유명한 도시인 것은 맞지만 작가와 작품 속의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런던에 대한 인상은 어떤지 전혀 몰랐었다.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도시라, 이렇게 다양한 모습을 지닐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실 문학에 등장하는 도시들은 무척 많다. 하지만 작가가 런던에 애정을 가지고 이렇게 두툼한 분량의 책을 써낸 것을 읽으면서 다시금 런던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사람이 어떤 곳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을 때 그 장소는 좀 더 특별해지는 것 같다.

이 책을 다 읽고나니 여기에 나왔던 문학 작품들부터 일단 쭉 섭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대로 문학 작품은 꽤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까지 나의 문학적 소양은 좀 더 공부를 해야할 듯 하다. 다른 사람들도 이 책을 통해서 런던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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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호실로 가다 - 도리스 레싱 단편선
도리스 레싱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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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성향이 가득한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답답하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었다. 작가가 글을 쓰던 시대와 비교했을 때 지금은 조금 여성의 권리가 신장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도 여전히 여성은 사회적 약자이다. 완전한 평등은 없는 이 시대에서 과연 여성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많은 화두를 던지고 있는 이 작품집은 같은 여성으로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남겨둔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하고 가장 대표적인 단편인 '19호실로 가다'는 여러 역할에 둘러싸인 여성이 어떻게 자신만의 안식을 찾아가는지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현대에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사회적으로 변한 것은 없다. 하지만 그 해결방법이 꼭 그 방법밖에 없었을지는 의문이다. 여성이라서 사회적인 유리천장을 뚫지 못하고 지금 나의 위치에서 행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까지는 이해를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두 우울하기 짝이 없다. 나만의 공간을 찾는 것이 남자 못지 않게 여자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이 단편집을 읽는 내내 몽환적인 안개 속을 걷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 실체가 없이 모호하고 어떤 면에서는 추상적이다. 여자란 항상 남자 옆에 있어야만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소설 속 여주인공들에게 남자란 존재는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나 자신 외에는 그 어떤 것도 내가 생각한대로만 움직이지 않는데, 그것이 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은 약간 모순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나름대로 해답을 찾은 여성들도 있다. 그들 대부분은 남성에 대한 기대나 감정을 버림으로써 그 상황을 타파해보려고 한다. 이 방법들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선택지는 될 수 있겠다.

페미니즘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불편하고,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답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움직임들이 모여서 여성 권리 신장에 기여한 것 또한 분명하다. 사회에서 여성의 위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이런 작품들을 통해 과연 나는 어떻게 살아야할지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여성들이 본인의 행복이란 무엇인지 고민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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