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꾸물 꾸물 이야기가 와글 와글 우린 아이들과 가끔 산을 오른다. 그럴때면 산등성이들의 모양새가 꼭 사람 같아 보이기도 하고 독수리 모양을 한 바위도 있고 또한 거북 모양을 한 바위도 보게 된다. 가만 그 산의 이름을 불러 보면 그 산의 이름과 그 산의 모양이 서로 많은 연관이 있음을 안다. 또한 고 옆페이지엔 찾아가는 길과 주변 볼거리를 안내하고 있다. 말의 귀모양을 닮았다는 마이산은 정말 그 이름이 딱이다 싶다. 바다위를 헤엄치는 보양새의 거북이 바위 돝섬도 그렇고 하늘로 날아오르고픈 용 한마리의 용두암도 이름이 참 어울리는 느낌이다. 그치만 그 이름과는 별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이름들도 많다. 책속에는 말썽꾸러기 아이들이 극기 훈련을 받듯 산에 오르며 그 산과 관련된 전설이나 전해 내려오는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듣는다. 물론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다. 아들아이도 이 책을 보고 아 산들이 어느곳에 위치해 있는지 지도에 표시해서 세워 보기로 한다. 산의 모양새를 그 이름과 연관지어 따라 그려보고 위치를 써넣고 자기가 생각하는 이름도 붙여 본다. 그리고 이렇듯 각 지역에 산 모양으로 오려서 붙여준다. 가만 보니 이 책에는 주로 아래쪽 지방으로 밀집되어있다. 무슨이유가 있을까? 이왕이면 이런 우리 나라 지도에 책속에 나와 있는 곳들을 한눈에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해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이 활동을 통해 조금은 멀 수 있는 저 아래쪽 지방을 둘러 보게 되어 다시한번 우리땅을 돌아 볼 수 있어 좋았다.
책을 받아들고는 턱하니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책의 판형이 큰데다 그 자연의 색이 어찌나 선명하던지 눈앞에 바로 그 자연을 펼쳐 놓은것만 같아서...
요즘은 이렇듯 자연속에서 색을 찾는 책이 종종 출판되는데 이렇듯 강렬하게 자연의 색을 느낄 수 있는 책이 또 있을까? 선명한 붉은 색을 들여다 보며 정말 맛날것만 같은 느낌에 침을 꿀꺽 삼키기도 하며 새빨깐 개구리를 보며 너무나 섬뜩한 느낌에 그만 온몸이 마비되어 버릴것 같으며 빨간 새우를 먹으면 나도 그만 홍따오기처럼 빨개질것만 같은 느낌이다.
주황색의 경우 가을을 대표하는 색으로 연상되기도 하는데 활활 타오르는 불타는 나뭇잎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으며 당근속에 베타카로틴이 들었던지 말던지간에 그 주황색이 눈에 띄는건 어쩔 수 없다. 또한 노란색은 정말 밝은 느낌의 색으로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는 느낌이 들며 매번 노란줄무니 덕에 벌에 쏘일까 무서웠던 그것이 파리목에 속하는 꽃등에란 사실에 그동안 참으로 잘도 나를 속였구나 싶은 괴심한 생각도 들지만 그렇듯 살아남고자 하는 동물들의 생존본능에는 무어라 나무랄수도 없음을 안다. 초록잎에 앉은 청개구리! 어쩜 이리도 사랑스런 모습을 하고 천연덕스럽게 초록잎새위에 숨었을까? 사실 어릴적 잎새위에 살짝 앉은 아주작은 청개구리를 발견하면 마냥 좋았는데 그것이 팔딱 팔딱 뛸때면 자연의 색이 살아 움직인다는 사실을 실감했던 추억이 떠오른다. 하지만 초록잎새가 가진 광합성을 하는 엽록소와는 다르게 동물에겐 초록색이 아닌 파랑과 노랑이 섞여 우리 눈에 초록으로 보일 뿐이란 사실에 자연의 색은 참으로 오묘하다는 생각을 아니할 수 가 없다. 이렇듯 이 책은 커다란 판형의 아주 강렬한, 자연속에서 숨바꼭질하듯 숨어 있는 색들을 찾아 내어 그 색의 비밀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파랑 보라 검정 하양 알록달록한 각양각색의 색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놓칠것이 없으며 어느새 책을 읽는 이로 하여금 숨바꼭질의 술레가 되게 하여 자연의 색을 하나 하나 찾는 재미를 준다. 그리고 아들아이와 나는 자연의 숨은그림찾기 책을 만들어 본다. ohp필름지와 색종이를 이용하여 같은 색의 매직펜으로 투명필름지에 동물을 그려주고 뒷장에는 같은 색의 색종이를 붙여 또다른 자연의 색을 지닌 식물을 그려준다. 그렇게 하게되면 밑바탕 그림속에 가려 보이지 않다가 옆면의 다른색에 의해 드러나게 되는것이다. 새로 알게된 내용도 하나씩 적어보고 물론 다른 자연의 색도 적어보게 하면 좋겠다. 아들아이는 자연과 많이 접하지 못해서인지 파란색의 경우 천원짜리 신권이 떠오른단다. 그럼 생활속의 색으로 제목을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아무튼 아이들과 책을 들여다보며 감탄에 감탄을 거듭한 아주 좋은 시간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책만들기를 참 좋아하는 나는 아이들이 자라면서 함께 이런 저런 책을 만들어 보려고 많은 시도를 해 보았다. 어릴적 생각을 해 보면 이런 책 만들기는 한번도 해 본적이 없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이렇게 책만들기를 하는 나자신을 돌아볼때 아이들에게 강요하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책만들기를 시도해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아이들 어렸을적인가보다. 아들아이가 먹는 우유 팩의 속색깔이 은색이었던 것이 자극이 되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책들은 하나같이 너무 깔끔하고 정갈하며 또한 얇아서 빨아먹게 되면 헤어지기 일쑤였던 터에 아이가 엄마 아빠를 처음 발음하고 알게 되면서 우리가족의 역사를 책으로 만들어 넘겨 볼 수 있게 했던것이 시작이었으며 가족들의 사진을 담아 아빠 엄마 누나 그리고 자신을 알 수 있게 해 주기도 했었다. 이것은 아들아이가 가족들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든 책이었다. 물론 그 당시 사진들을 붙여 만든 아주 간단한 책이다. 아이들 책이 잘 넘겨지지 않을때가 있어 짜증이 난다면 사이 사이 잘 넘어 갈 수 있도록 커다란 테잎으로 연결해 주는 센스를 발휘하면 되겠다. 그리고 이것은 아이들과 첫 제주 여행을 다녀온 후 즉흥적으로 만들어 본 여행앨범이다. 물론 그당시의 사진과 이런 저런 에피소드를 재미난 말주머니를 달아 꾸며주었다. 골판지 상자를 재 활용한 이 앨범에는 관광지의 티켓과 우도의 산호사도 붙어 있다. 아이들이 얼마나 들여다 보았더니 아주 너덜 너덜해 졌지만 소중한 책이다. 그리고 이것은 딸아이가 처음으로 제대로 만들었엇던 이야기 책이다. 취향이 그런건지 지금도 리본을 좋아했지만 이제 막 학교에 들어간 딸아이는 신발을 신고 싶은 나무라는 제목으로 자신이 신고 싶은 예쁜 신발들에 대한 간절한 맘을 담아 신발대신 새콤달콤한 과일을 열리게 하는것으로 바램을 충족시켰던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책이다. 딸아이가 초등학교 다닐적에 뜨개질에 관심을 보여 함께 떠 보았던 키티가방이다. 유난히 이런 만들기를 좋아한 딸아이는 앞판을 자신이 뜨고 뒷판은 결국 포기를 했었지만 지금 중학교 3학년이 되어서도 어깨에 매고 다니는 사랑받는 가방이 되었다. 이 토끼 액자는 딸아이가 어렸을적에 만들었던 것으로 지금도 방문앞에 귀엽게 붙어 있다.
이 토끼 액자는 딸아이가 어렸을적에 만들었던 것으로 지금도 방문앞에 귀엽게 붙어 있다.
손바닥보다 작은 책에서 부터 책만한 사이즈까지 아주 다양한 책만들기를 하며 자란 우리 아이들의 책들을 볼때마다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다.
언젠가는 이런 아이들의 아기적그림에서부터 만들기까지를 한권의 책으로 만들어 보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세월의 무게에 눌려 차일피일 미뤄지기만 하는데 이 '책만들며 크는 아이'를 펴낸 저자를 통해 다시 한번 그 생각을 가다듬고 추스려본다. 이 책에서는 지금 막 아이를 키우고 기르기 시작하는 엄마들에게 도움이 될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너무 어릴적에야 아기 돌보느라 그럴 여유가 없지만 아이가 잠든 시간 엄마는 이렇게 많은 정보가 가득한 책한권 읽으며 조금 더 자란 아이를 위한 준비를 해 준다면 좋겠다. 책만들기란 사실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다. 그저 끄적거리는 종이 한장을 책처럼 만들면 되는 것이고 아이와 함께 우리 가족의 사랑을 담는다고 생각하면 더 잘 만들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 살짝 선배맘의 도움을 받는다면 더욱 손쉽게 보람있는 육아가 될 수도 있겠다. 아이들 자라면서 어떤 마음을 가지고 아이를 교육시키는 것이 좋을지 또 엄마의 자리에서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 줄수 있을지를 충분히 알 수 있게 해주는 이 책을 보며 다시한번 책만들기에 자극받아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책이 아니라 아이와 끄적거린 낙서에 사랑하는 마음만 가득담는다면 책한권 못지 않은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음을 믿는다.
우린 여우란 단어를 떠올리면 세모가득한 여우 그림이나 이솝이야기의 약삭빠르고 꽤많은 여우를 떠올리지 않을까?그런 여우가 우리 동화속에서는 사실 그렇게 약삭빠르지만은 않다는 사실도 떠올려 볼 수 있는데 나뭇꾼과 선녀의 이야기속 여우는 나무꾼이 도와주어 나무꾼에게 좋은 정보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불여우에 대한 이야기라면 또 다르다.이 책속에 등장하는 여우는 꼬리 아홉개가 달린건 아니지만 둔갑술을 부릴줄 알고 또한 사람 사는 세상을 그리워하는 무척 인간적인 여우의 모습이다.참나무로 둔갑해 나무꾼의 시원한 그늘이 되어준 엄마 여우는 아마도 이 나무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가진듯도 한데 어느날인가 아이여우에게 사람과 여우는 사랑하며 사는게 같다고 이야기해 준다. 이 대목에서도 어림짐작 해 볼 수 있기도 하다.
사람 사는 동네에 잔치가 열려 맛난 잔치 음식을 먹어 보고 싶은 여우 모자는 예쁜 아줌마과 강아지로 둔갑을 해서는 잔치집엘간다. 강아지가 된 아기 여우와 함께 혹시나 들키지 않을까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엄마를 따라 다니며 맛난 잔치 음식을 얻어 먹기도 한다. 그 와중에 여우가 등장한다는 소문을 듣기도하고 어떤이의 친척이 되기도 하는데..여하튼 무사히 잔치를 마치고 한아름 맛난 음식을 얻어가는 여우모자는 즐겁기만하다.
사람사는 마을에서 얻어 먹은 맛난 음식이 그리운 아이여우는 엄마가 없는 틈에 사람마을로 내려가 자신도 엄마에게서 배운 둔갑술을 부려 보지만 아이들에게 금새 들키고 만다. 하지만 아이들은 금빛 아기여우가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기만해서 숨겨주기로 한다. 그래서 가게된 곳이 장님이면서 바로 엄마와 친척관계로 오해받았던 아저씨의 집이다. 그렇게 아기여우는 아이들과 재미나고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또한 아버지의 역할을 해주는 장님아저씨의 사랑도 듬뿍 받는다. 하지만 엄마를 만나고 떠날때가 되었단 사실을 안 아기여우는 자신을 아들처럼 보살펴준 장님아저씨를 위해 두 눈으로 보답을 하게 되는데... 자신의 두눈을 아낌없이 희생하는 아기여우가 조금은 미련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런 헌신적인 사랑을 나무랄 사람은 없다.
두눈이 멀어 돌아온 아들아이를 위해 엄마는 자신의 두눈을 주려고 하자 아기여우는 한눈만 달라고 한다. 그렇게 두 여우모자는 비록 눈을 하나씩이지만 함께 두눈을 가지고 지금도 숲속어디선가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지않을까?여우도 사람과 가까이 지내고 싶은 사실을 알게 되는 참 감동적인 동화다.
토끼가 연꽃 우산을 바쳐들고 느긋하게 누워있는 세발 토기! 금관 장식을 달고 있는 남자 아이 오줌통! 책 표지에서 부터 일단 토끼들이 아이들의 귀여움을 받으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리고 책을 펼치니 백제의 향기가 연꽃잎을 타고 물씬 풍긴다. 또한 토끼들이 주인공이 되어 백제의 생활 모습을 실제 사진과 만화로 보여주며 백제의 세련되고 우아한 솜씨를 뽐낸다. 백제의 무령왕은 강주변이나 버려진 땅을 농경지로 만들어 백성들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하고 성품이 인자하여 백성들이 많이 따랐단다. 이런 왕만 있었다면 우리 나라는 훨씬 더 잘 사는 나라가 되었을거 같은데... 또한 성왕은 독창적이고 세련된 문화를 그대로 이어받아 더욱 발전시켰다. 좋은건 이어 받아 더욱 발전시킨다는 성왕의 뜻은 자자손손 이어져도 좋을 뜻이다. 요즘 눈깜짝할 사이에 새로운것이 자꾸 등장하고 세상이 너무 너무 많이 변하는 시대에도 좋은 것은 있다. 우리들도 우리 아이들도 성왕의 그런 뜻을 이어 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 백제 사람들의 토기를 가만 들여다 보니 소박하지만 세련되고 멋드러진 백제 사람들의 생활 모습이 눈에 선해 백제의 토기하나 가지고 싶은 맘이 간절해 진다. 화려하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하고 멋지고 우아한 연꽃 무늬 수막새와 기와는 지금 우리 시대에 있어서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멋을 지니고 있다. 또한 귀거리나 허리띠 꾸미개, 왕관 장식과 같은 금빛 유물들도 그 시대 사람들의 세련미를 보여준다. 그리고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유물들! 직접 그 왕릉에 가서 실제 모습을 보고 와서인지 왕과 왕비의 배개나 금동신발들이 참 반갑다. 그렇게 책을 들여다 보던 아들아이는 자신이 살고 싶은 집에 이 백제의 유물들을 모두 들여 놓고 백제 박물관을 꾸며 보고 싶단다. 책 택배를 받으면 꼭 활용해 보고 싶었던 박스를 재활용해 본다. 백제의 지도와 유물들을 그려 넣고 창문을 뚫어 집으로 조립한다. 벽의 무늬는 무령왕릉의 무덤을 생각하며 짝이 맞아야 되는 연꽃 무늬벽돌을 그려 넣어 본다. 그냥 겉에서 보기에도 백제박물관이란 사실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게 한단다.
백제 박물관이란 간판을 내 걸고 백제의 왕과 왕비를 입구에 세운다. 그리고 무령왕과 왕비의 유물들을 부채접기해서 집안에 붙여 넣고 뚫어진 창문에도 창문을 열면 아코디언으로 접어 붙여놓은 백제의 유물들을 한눈에 펼쳐 볼 수 있다.
30세엔 멋진 집을 지어 친척 모두가 함께 살고 싶다는 아들아이는 집을 설계하고 만들면서 생각처럼 되지는 않지만 미래의 멋진집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어 뿌듯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