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광장엘 가면 집없이 떠도는 사람들이 참 많다. 그 틈에서 혹시 개다리춤을 추는 아이가 있다면 안부를 물어봐주고 싶다. 밥은 먹었는지, 아이언맨은 만났는지! 그런 마음으로 읽게 되는 소설!
이제 열살, 엄마도 아빠도 없이 형의 보호를 받으며 자라는 아이, 형마저도 아이언맨을 찾으러 떠나버리고 하염없이 형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홀로 보내는 아이의 기다림은 언제쯤 끝이 날까? 그 끝을 기다리며 책장을 넘기게 된다. 아이를 아직 십대인 어린 형에게 맡기고 떠나버린 부모를 생각하니 내 잘못도 아닌데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아이의 일과는 늘 광장에서 시작되고 끝이 난다. 떠나간 사람들이 반드시 돌아오게 되어 있다는 믿음으로 아이는 이미 오래전에 떠난 엄마도, 아빠도 형도 그렇게 기다리며 오가는 사람들과의 일상을 슬기롭게 살아내고 있다.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다니는 귀차니 아줌마, 냉동실에 빵봉지를 넣어주는 옆집 누나, 그리고 고양이 버드와의 이야기가 가슴을 짠하게 만든다.
‘누구를 너무 기다리다 보면 세상 사람 절반은 그 사람과 비슷해 보이기 마련이다‘
늘 치킨을 사들고 금방 돌아오던 형이 이번엔 오랜 시간 돌아오지 않자 형이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 고양이 버드에 기대어 보기도 하고 낯선 이를 형으로 착각하기도 하는 모습들이 그저 안쓰럽기만 하다. 또한 형을 기다리며 형과의 일들을 추억하는 어린 동생의 기다림이 얼른 끝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기다림, 그 간절함의 끝이 행복하기를 바라며 읽게 되지만 가슴이 아려오는 것은 어쩔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