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좋아하는 작가를 꼽으라면 단연 '김훈'작가이다. '언니의 폐경' '화장' '칼의 노래' 등을 읽으면서 여성스러운 섬세함과 세밀한 묘사,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이 맘에 들었다.
오늘 충북중앙도서관에서 '김훈 작가 초청강연회'가 있었다. 재작년까지 내가 직접 섭외하고 진행하던 행사를 후배가 하는 모습 보니 감회가(?) 새롭다. 오전에 독서치료 수업 듣고 점심도 거른채 바삐 움직였지만 참으로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소설 쓰는 목적'을 '인간의 아름다움을 증명하기 위함'이라는 이야기로 서두를 시작하였다. 박물관에 가면 눈여겨 보는 것은 '빗살무늬 토기' 인간이 최초의 미의식을 보여주는 토기라고 빗살무늬토기에 대한 애착이 남 다르다. 그래서 책으로도 쓰여진듯. 읽다가 이내 포기한 '남한산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으면서 다시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까지 읽은 책 중 가장 감동을 받은 책은 이순신의 '난중일기'. 난중일기를 읽고 학교가 싫어졌고, 학교를 그만두는 계기가 되었으며, 청춘을 뒤흔들어 놓는 계기가 되었고, 표현하고 싶은 소망으로 소설가가 되었다고 한다. 칼의 노래를 한달만에 썼다고 하니 대단한 필력이다. 내 삶에 영향을 준 책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혼자있는 것을 좋아하고, 들에 나가 뛰어노는 것을 좋아하고, 자전거 타기, 노을 보기, 구름, 새, 흙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작가. 모임에 나가지 않고 백화점에 한번도 가본적이 없다고 말하는 그. 영화는 지금까지 5편 보았다고 한다. 역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야 될듯.....
앞으로 10년정도밖에 글을 쓸 수 없으니 남은 10년동안 3편 정도의 장편을 '기똥차게' 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작가.
전직기자답게 그의 말엔 힘이 느껴지고, 명쾌하며, 담백하고, 논리정연하며, 순수함이 보인다. 김훈작가의 매력에 풍덩 빠진 가을의 문턱 햇살 가득한 오후였다.


여우꼬리) 대체 팔에 있는 저 흰색 선을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