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마음은 늘 엄마를 향하는데, 직장일에, 아이들에게 신경쓰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고 엄마에게 전화하는것도 쉽지 않다. 그냥 삶에 지쳐서 엄마에게 기대고 싶을때...왜 꼭 엄마는 기쁠때 보다 슬플때 생각나는지.....이런 동화책을 볼때, 우연히 라디오를 듣다가 엄마의 찡한 내용이 소개될때...이럴땐 엄마에게 전화하고 싶다.
전화를 하면 "그래 아픈데 없고?, 보림이 규환이는, 이서방은? 우리 가족부터 챙긴다. 그냥 옛날로 돌아가서 엄마랑 얘기 하고 싶은데......"엄마는 괜찮아? 아픈데 없어?" " 응...뭐..그냥..." 말끝을 흐리시다가 한참후 말씀하신다.... 외할머니는 딸만 둘(엄마랑 이모)을 건사하셔서 친정 가까운곳에 혼자사신지 오래 되셨다. 며칠전 손을 다치셔서 우리집에 와 계신단다. 외할머니 연세는 87세....정신도 오락가락 하셔서 거의 집에만 계신단다..... 조카 둘 (7살, 6살 남자아이) 을 키우느라 힘드신데 외할머니까지 돌보시려니..병이 나실만도 하다. 오빠네는 과천에서 맞벌이 하는데 엄마가 워낙 아이들을 깔끔하게 키워서 다른 사람 에게 맡길수 없단다.......
5남매중 엄마랑 가장 닮은 나.... 정이 많으면서도, 맺고 끊는거 확실하고, 잘할땐 잘하다가 화나면 불 같아 지는 성격.....잘 삐지고, 서운해 하고... 마음은 소녀적인..... ㅠㅠ
엄마랑 닮은 점이 또 있다. 오빠랑 언니랑 나는 모태신앙이라 초등학교까지 성당에 다녔다. 그땐 엄마는 다니지 못하시고, 언니랑 나는 일요일만 되면 성당으로 내 모셨다. 헌금으로 100원 주면 50원은 까먹고, 나머지만....그렇게 6년동안 다니다가 중학교 무렵부터 냉담을 했다. 그리고는 대학교 3학년부터 다닌것이 지금까지.... 유일하게 5남매중 나만 성당엘 다닌다.....
내가 직장생활하면서 엄마도 성당에 다시 다니라고, 성모님이 벌 주신다고....몇번이가 강력히 말하고, 자신없다는 엄마를 성당에 모시고 가면서 엄마는 성당에 다시 다니기 시작하셨다. 그 날 이후로 평일미사 꼭 다니시고, 레지오도 하신다.....
엄마는 오빠가 사법고시 패스 한것도 1년내내 성모마리아님께 드린 묵주기도 덕이라고 믿고 계신다. 아직 내 믿음이 짧아서 못미더워 하는것도 그때문..... 좀 더 기도생활을 열심히 하라고 채근하신다....그래도 공통분모가 있어서 성당 이야기만 해도 끝이 없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8년전 친할머니도 치매에 걸리셨다. 엄마가 간호한지 3년..그때 엄마는 참 많이도 힘들어 하셨다. 그런데 전철을 또 밟아야 하다니 괜히 속상하다. 맏딸이라고 엄마를 편하게 생각하시니.
일요일 외할머니도 뵙고, 엄마도 보고싶어서 간다고 말씀드렸더니...."그래 와. 이서방도 같이 오니? 뭐 밑반찬 할꺼 있음 얘기해..해놓을께....." 하신다......
엄마....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