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어제 북촌한옥마을의 맛집중 하나인 <팬-스테이크>에서 밥을 먹기 위해 한 시간을 기다렸다. 후배가 줄을 서고, 우리는 이쁜 가게를 기웃거리며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했다. 메뉴는 팬스테이크 스페샬. 지글지글 끓는 아담한 팬에는 커다란 스테이크 한 조각과 버섯, 야채가 놓여 있다. 오랜 기다림만큼 고기는 적당히 부드러웠고 담백했으며 또 다른 메뉴인 야채, 고기와 어우러진 ? 라이스도 맛있었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을때면 속상하거나 우울했던 마음이 어느 정도는 해소된다. 가끔 맛있는 음식이 땡긴다면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위서현 아나운서의 음식이야기를 겻들인 <뜨거운 위로 한그릇>은 읽고 싶어진다.     

 

1. 뜨거운 위로 한그릇 / 위서현. 이봄.

 - 2013. 10.30 출간은 11월에 포함하면 좋겠다.

 

 

 음식과 글이 어우러진 그녀의 글이 궁금하다.  

 

목차.

 

우리는 언제 어른이 되는 걸까?
엄마라는 이름, 미역국

당신에게 든든한 사람이 되고 싶다
줄리에게 만들어주고 싶은, 단팥죽

당신 옆에 머물러주고 싶다
언제나 그곳에, 명동교자

당신 옆에서 속없는 사람처럼 유쾌하게
걱정 많은 날 잠깐의 해결책, 완탕면

음식은 의욕이다
속이 든든해지는, 제주 고기국수

당신만의 걸음으로 걸어요
쉼표 한 잔, 잉글리시 애프터눈 티

 

2. 남자를 위하여 / 김형경. 창비

 

 가끔은 옆지기와 성격차이로 다툰다. 그만의 동굴속으로 쏙 들어가버리면 참 밉.다!

 남자 또는 아들과의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될 책!

 

목차.

 

1부. 남자의 관계 맺기

2부. 남자의 열정 사용법

3부. 남자의 위험한 감정

4부. 남자의 삶과 변화

 

 

3. 독서공감, 사랑을 읽다 / 이유경. 다시봄 

 

  

 프레이야님이 우리 오공주에게 선물해주신 책.

 알라딘의 사랑스러운 블로거이자 직장인인 그녀의 소설 읽기와 일상이야기.

 소설 속 보석같은 구절을 찾아내어 일상과 어우러진 글로 엮었다.

 스산한 초겨울에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 질거야.

 

목차.

 

01 오늘도 읽는다
02 조금 더 괜찮은 어른으로
03 여분의 사람이 필요해
04 여기가 아닌 어딘가에
05 지친 하루의 끝에
06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벌써 12월의 네번째 날이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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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3-12-04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에 사는 저보다 서울 맛집을 더 잘 아시는 것 같아요.
북촌 팬 스테이크 접수했습니다. ^^

세실 2013-12-06 15:30   좋아요 0 | URL
출장이나 여행을 가기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맛집 검색이랍니다.
먹는 즐거움 중요하죠~~~
경복궁이랑 연계해서 다녀오셔도 좋을듯요^^

다크아이즈 2013-12-05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 갔다 와서 곧장 책 안내 페이퍼라니.
부지런한 님.
프레님 덕에 다락방님의 풍성한 책 잘 읽고 있어요.

세실 2013-12-06 15:31   좋아요 0 | URL
호호호 오늘은 규환이 시험감독하고 왔답니다.
그저 최선을 다하며 살고 싶어요.
기대 이상으로 풍성한 다락방님 책^^

노이에자이트 2013-12-05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서현 씨 이쁘당~ 세실 님도 저렇게 표지에 얼굴 나오게 해서 책 내세요.

세실 2013-12-06 15:31   좋아요 0 | URL
그럴까요? 내용은? 표지는 가능한데 알맹이가 문제랍니다. ㅎㅎ

sslmo 2013-12-05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 사는 저도 북촌 한옥마을에 있다는 그 맛집 아직 못 가봤어요.
노이에자이트 님, 말씀에 급 공감이에요.
세실님, 저렇게 사진 박아서,
맛깔나는 글이랑 어우러지게 음식 에세이 쓰쎠도 좋을 듯~^^

세실 2013-12-06 15:33   좋아요 0 | URL
30분에서 1시간은 줄서야 먹을수 있답니다.
테이블이 달랑 9개라 그런듯요. 하지만 먹는데는 30분 밖에 안걸려요.
주변에 에그 타르트도 유명하다고 합니다.
맛집 에세이? 그래도 사서인데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섬사이 2013-12-05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팬스테이크라.. 저녁을 먹은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군침이 도네요.
정말 음식은 배만 채워주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다락방님의 책, 저는 다 읽었는데요, 세실님 예상이 맞아요.
아주 따뜻합니다.
종이책으로 만나서 더 따뜻한 것 같아요.

세실 2013-12-06 15:42   좋아요 0 | URL
팬스테이크도 맛있지만 근처에서 먹은 에그 타르트, 애플시나몬 타르트도 맛있어요^^ 홍콩의 유명한 에그 타르트 기술 제휴라나? ㅎㅎ
그쵸? 음식은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줘요.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더욱!
다락방님 책도 언능 읽어야지~~~
 

1.

 

봄날처럼 포근했던 어제, 맘 맞는 사서 셋이 안국역 북촌한옥마을 근처에 있는 현대카드디자인도서관에 갔다. 현대카드 고객만이 들어갈 수 있는 차별화된 도서관. 출발하기 전에 후배가 "계장님 현대카드 있으시죠?"하길래 "응 있어!" 했는데, 내가 소지하고 있는 것은 현대백화점 카드로 입장 불가란다. 후배는 원래 없고, 나머지 한명도 안가져 왔다네. 다행히 지인의 카드번호만 있어도 본인 입장은 가능하다고 해서 카드번호 2개는 구했는데 한명이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우린 청주에서 오로지 이 도서관을 보기 위해 왔고 사서입니다"라는 간절함에 카운터 직원 카드로 입장을 할 수 있었다. 아 구질구질해!

 

도서관 1층 로비에는 미국에서 유명하다는 사진작가 세명의 희귀본 사진집이 비치되어 있고, 옆에는 "before, after'로 하얀 면장갑이 비치되어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장갑을 끼고 사진집을  넘기니 우아해진 느낌에 기분이 조금은 나아졌다. 2층으로 오르는 하얀 벽과 나무계단이 정갈하다.

 

2층으로 올라가니 '와우!'하는 감탄사가 나올 만큼의 아름다운 도서관 내부가 펼쳐진다. 마치 유럽의 도서관을 본듯한 느낌이다. 규모는 작지만 모던함과 고급스러움, 절제미가 흐른다. 2층 로비에도 역시 희귀본 사진집이 전시되어 있고, 서가에는 포토, 디자인 관련 책이 보기좋게 꽂혀 있다. 책상위에는 자료를 검색할 수 있는 아이패드와 메모장, 책갈피, 연필도 가지런히 놓여 있다. 코너마다 넓고도 웅장한 책상과 아름다운 책장은 한참을 머물게 한다. 후배는 연필로 쓱쓱싹싹하며 도서관 풍경 을 그린다.

 

3층에는 햇볓이 잘드는 넓은 창이 인상적인 작은 다락방이 있다. 창밖에는 북촌의 높은 기와집과 하늘이 보인다. 넓은 의자에 눕거나 바닥에 앉아서 책을 봐도 좋을 곳으로 도서관에서 가장 맘에 드는 공간이다. 도서관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오픈된 공간이어야 하는데 오로지 현대카드 회원만을 위한 공간이라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멋진 전문도서관이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디자인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 그런가 책을 보러 온 사람들도 하나같이 멋지다.

 

 

 

그리고 우리는 북촌마을을 하염없이 걷다가 <팬-스테이크>식당에 들어가 스테이크랑 스파게티, **라이스를 맛있게 먹었다. 작은 프라이팬에 지글지글 타는 스테이크를 잘라 입에 넣으니 오홋! 부드럽고, 고소하면서 맛있다. 출장의 즐거움중 하나는 역시 맛난 식사와 이쁜 카페에서의 아메리카노 한잔. 그렇게 우리는 짧은 서울 출장을 겸한 여행을 마무리했다.

소소한 즐거움중 하나.

 

2. 그리고 어제, 오늘 읽은 책.

 

 공지영 작가를 좋아했기에 망설임없이 고른 책.

 세명의 카톨릭 수사를 중심으로, 요한 수사와 소희와의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을 다루었다. 

 언뜻 독일인의 사랑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별다른 감흥이 없다.

 좀 더 고뇌하는, 섬세한 사랑이었더라면......

 그들의 사랑은 평범한 남, 여의 사랑을 다룬듯 하다가 어느 순간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한다.

 애틋함도, 안타까움도......부족하다.

 

 

 

 

 

 

    

 독서광이었던 조모의 책을 어머니가 고스란히 물려받고,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책을 소리내어 읽고 통째로 외운 이윤기는 천재다. 그의 삶,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편안하게 들려준다. 헐렁한 티셔츠에 멜빵 청바지를 입고 환하게 웃고있는 그는 이웃집 아저씨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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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3-12-04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자인 도서관>이란 곳도 있군요. 저도 현대 카드 없는데 입장불가겠군요.
구질구질하더라도 거기까지 갔으니 저같아도 사정사정 했을 것 같아요.

세실 2013-12-06 15:44   좋아요 0 | URL
주변분 누구나라도 있으면 카드번호만 적어가도 입장가능해요.
한번쯤 가볼만한 곳이랍니다.
사진이랑 디자인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아줌마의 힘이죠?ㅎ

희망찬샘 2013-12-29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이 정말 예쁘군요.

세실 2013-12-30 09:45   좋아요 0 | URL
아이들과 함께 가보셔도 좋을듯. 아쉽게도 현대카드 소지자에 한해 입장 가능하답니다.
 

1.

 

주말에 아이들 학원에 데려다주면서 가끔은 근처 카페에 앉아 책을 읽는다. 학원이 끝나면 바로 카페로 오라고 한뒤 내게 주어진 2시간 동안 책에 빠져든다. 집에서는 책만 펴면 잠이 오는 것도 카페를 가게 하는 힘이다. 카페에 들어서면 쑥스러운 마음에 5분에서 10분 정도는 주변을 둘러본다. 어제는 내 또래의 아줌마들 네명이 몰려와서는 자리에 앉기 무섭게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서로 찍은 사진을 돌려보며 웃는 소리가 내부에 쩌렁쩌렁 울린다. 남의 시선은 아량곳하지 않는 나이가 된걸까? 제발 소리좀 낮추세요. 거의 꽉찬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다. 그 사람들의 시선에 나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를 잠시 생각했지만 이내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책을 읽었다. 한동안 아메리카노!만 외치다 요즘은 부드럽고 고소한 카페라떼를 마신다. 에스프레소와 우유의 환상적인 조합은 나를 말랑말랑하게 한다.

 

 

 

 

 

 

 알라딘 지인은 이 책을 읽으며 페이지 줄어드는 것이 아쉬워 아껴가며 읽는다고 했다.

 난 쌓아놓은 책이 많아 빨리 읽고 싶었지만 밑줄 긋고 좋은 구절은 옮겨 적으며 읽다보니 페이지가 줄어들지 않는다. 마음은 급한데.......

 

 

 

 

 

 

 

피로도 내가 만드는 것

긍지도 내가 만드는 것

그러할 때면은 나의 몸은 항상

한치를 더 자라는 꽃이 아니더냐

오늘은 필경 여러 가지를 합한 긍지의 날인가 보다

암만 불러도 싫지 않은 긍지의 날인가 보다

모든 설움이 합쳐지고 모든 것이 설움으로 돌아가는

긍지의 날인가 보다

이것이 나의 날

내가 자라는 날인가 보다. 

                                                                              <긍지의 날> p.32

 

'딜레탕트'와 '울림이 없'음은 매우 중요하다. '딜레탕트'는 어설픈 예술 애호가를 지칭하는 용어로, 예술을 겉멋으로 추구하는 부류의 인간을 가리킨다. (중략) 김수영은 평생 '울림'이 있는 작품을 쓰고 싶었다. 어떤 작품에 울림이 있으려면 작가는 진지성과 진실성이 수반되는 정직한 글을 써야만 한다. 작가의 체취나 입김 혹은 정신이나 영혼, 뭐 이런것이 없다면 그저 화려한 작품은 쓸수 있어도 독자를 울리는 작품은 결코 쓸 수 없다. 진정한 사랑을 온몸으로 겪은 사람의 연애 이야기는 표현이 아무리 어눌해도 그럴듯하게 날조된 연애 이야기보다 우리를 더 울리는 법이다.

                                                                                               p.43

 

세이모 (SAMO, Same Old Shit,  별 것 아님!

                                           부단한 이탈,

                           이것은 예술가의 의무다.

                                                                                              p.165

 

카프카는 "우리는 불행처럼 우리를 자극하는 책들, 다시 말해 우리에게 아주 깊이 상처를 남기는 책이 필요하다. 이런 책들은 우리가 자신보다 더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처럼 느껴지고, 사람들로부터 격리되어 숲으로 추방되는 것처럼 느껴지고, 심지어 자살처럼 느껴질 것이다. 책은 우리 내면에 얼어 있는 바다를 내려치는 도끼 같은 것이어야만 한다. 나는 이렇게 믿고 있다."

 

바로 읽히기는 힘들지만 우리를 자극하는 작품은 상대를 신비롭게 유혹하는 매력적인 여성과도 같다. 읽기 힘들지만 손에서 놓기 힘든 작품은 독자에게 이렇게 속삭이는 것 같다. "나를 이해하려면 스스로의 삶에 직면할 수 있을 때까지 성장해야만 할 거예요." "충분히 성장한다면, 제가 이야기한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p. 229~230

 

 

자신의 삶을 자기 스타일대로 정직하게 살아 낸다면, 우리는 타인의 삶에 공명하는 보편성을 확보한다.

                                                                                              p. 269

 

 

 

강신주의 강의를 듣고 책을 읽으며, 신문에 한달에 한번씩 서평을 쓰는 것에 대해 고민했다. 무언가 고갈된 느낌이랄까? 깊이있는 책읽기가 필요한 때이다. 당장 읽기는 힘들지만 내 수준보다 어려운 책을 읽어야 겠다는, 그래서 내면의 성장이 필요한 시간이라고.... 며칠전 구입한 책은 <강신주의 감정 수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수전 손택의 <다시 태어나다>

나의 내면에 얼어 있는 바다를 내려치는 도끼 같은 책을 읽고 재도약하는 시간이 필요한 때. <김수영을 위하여>도 도끼같은 책이다.

 

 

 

 

2.

 

새해 수첩을 준비할 때가 왔다. 속도는 나이에 비례한다고 하지만 어느새 1년의 끝자락이다. 마음은 아직 20대, 조금 더 쓰면 30대인데 실제 나이는 참으로 허걱스럽다. 그러나 백살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아직 반도 안 살았네. (이런 위안도 맞는걸까?)

수첩을 사려고 제법 큰 문구점에 갔지만 맘에 드는 수첩이 없다. 아무거나 살수는 없어 헛걸음했는데 직원이 커피 다섯잔 마시면 공짜로 준다는 할리스커피 수첩을 보여준다. '음 내 맘에 쏙 드는걸!' 결국 직원들이랑 커피 마시고 수첩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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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3-11-25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은 카페에서 책을 읽고 싶고, 노트북을 가져가서 글을 쓰고 싶은데...
그런 일에도 용기가 필요한가 봐요. 혼자서는 못 가겠더라고요.
제가 님의 집 근처에 살고 있다면 그럴 때 세실 님이 나를 부르면 되 는 건 데... ㅋㅋ

'울림'이 있는 작품, 불행처럼 우리를 자극하는 책들... 이런 글쓰기는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어려우니까 그만큼 탁월한 것일까요?^^

세실 2013-11-26 11:46   좋아요 0 | URL
한번 시도해보시면 나름 괜찮아요^^
아이들 학원 데려다주고, 두시간 후에 또 데리러가기 귀찮아서 그냥 눌러앉다보니 요즘 즐긴답니다.
아이들도 카페에 와서 핫초코 마시는걸 즐기네요.
아쉽다~~~
가끔 그렇게 친구들 불러내어 마시기도 한답니다.
'울림'이 있는 글쓰기!!! 너무 너무 어려워요~~~~

프레이야 2013-11-30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원래 카페라떼 좋아해요. 칼로리는 뒷전ㅋ 두어시간 카페에서 책읽기! 너무 멋지잖아요! 만년필도 멋져. ^^ 시끄러운 아줌쟁이들 때문에 방해되진 않았어요? 난 주변 시끄러우면 신경쓰여서 ㅠ 집중력 부족인가봐요 난. 영화관에서 폰 안 끄고 소리 다 나게 하는 사람도 화나ㅎㅎ 밖이 어떻든 집중하면 될 일인데 난 ㅠ

세실 2013-12-02 15:04   좋아요 0 | URL
카페라떼가 아메리카노보다 훨씬 부드럽죠^^ 내년엔 더 자주 이런 시간을 가져야 할듯합니다. 아이들 픽업하면서 나름의 시간을 즐기는거죠. 가끔씩 아줌마들 째려 보면서 책 읽었어요. 나중엔 무신경해집니다. 전 아이들 울음소리가 거슬려요. ㅠㅠ
영화관에서 폰 안끄는 사람 당연히 화 나죠. 휴대폰 불빛 비추며 문자확인, 전화받는 사람 정말 화나요. ㅎㅎ
 

도서관 사서로 일하는 즐거움중 하나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를 우리도서관 강연회에 초청하는 것이다. 최근에 이병률, 김영하 작가가 왔고, 이번엔 강신주 작가강연회를 열었다. 강신주 강연회는 내가 기획하지 않았기에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었다. 편안한 등산복 차림으로 온 작가는 인상부터 시크하며 포스가 남달랐다. 업무 담당자는 나름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만든다고 무대옆에 커다란 나무 풍선을 장식했는데, 작가는 "강연하러 들어오다가 커다란 풍선이 있어서 허걱했습니다. 오늘 유치원생들이 왔나요? 공무원 발상이 참 구태의연 합니다.......". 끙! 내가 담당하지 않았음에 위안을 삼아야 하나? 풍선은 좀 별로이기는 했다. 벙커에서 이미 듣기는 했지만 말에 거침이 없고 즉문즉설이다. 솔직, 담백한 그는 "이혼해야 할까요, 굳이!" 하는 누군가의 메모 질문에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이혼하세요, 굳이!" 한다. 혈액형은 O형일까?

 

 

 

 

 

 

   강의 주제는 <김수영을 위하여>였다.

   시는 자신의 감정을 글로 표현한 것이며, 가장 감정적인 글이다. 

   여행가는 이유는 감정을 깨우려고....

 

   서정주, 윤동주, 김춘수, 도종환의 시는 시가 아니라는 거침없는 말도 한다.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

 

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렸다.

 

                                                               - 김수영, <거미> -

 

김수영 시인은 아내가 직장에 다니고 주로 집에서 집안일을 하며 작품 활동을 했다. 하기싫은 걸레질을 어쩔수 없이 하다 천장을 올려 보았는데 거미줄에 홀로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거미를 보면서 자신의 현재 모습과 오버랩된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보니 시가 눈으로 들어온다. 그저 낯설게만 느껴졌던 김수영 시인의 시를 읽어볼 용기가 생긴다. 김수영의 시 '거미'가 탄생한 이후 거미에 대한 시는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조차 없다는 이야기도 곁들인다. 매미, 나비라고 이름 붙여봐야 김수영의 시를 모방한 거라나?   

 

마광수 교수와 비교하며 김선우시인의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에 대해서는 극찬을 한다.

마교수는 진정한 사랑 한번 못해본 사람이고, 김선우 시인은 제대로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는 설명과 함께 19금을 넘나드는 위태로운 말들을 쏟아낸다. 듣고 보니 이 시가 참으로 야하네. 흐!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 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이혼을 해야 비로소 어른이 된다는 거침없는 말이 다소 거부감을 주기도 하지만 그의 자유로운 영혼, 해박한 지식은 부럽다. 얼마나 책을 읽어야 벙커에서 5시간씩 강연할 수 있는 입담을 갖게 될까?

 

  오늘 강신주의 감정 수업을 구입하는데 그가 한층 친근하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대화는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사인하는 옆에서 지켜 보기만 했지만,

  사인 받는 한사람 한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그는 참으로 인.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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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3-11-18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듣고 픈 강의네요
책도 읽고 프고요

세실 2013-11-18 22:47   좋아요 0 | URL
네 좋았습니다. 거침없이 쏟아내는 독설과 해박한 지식에 그저 감탄할 뿐이었어요.
자유로운 영혼! 감정 수업 기대됩니다^^

무스탕 2013-11-18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O형이에요.
그래서 인.간.적이에요 ^^

거기 눈 엄청 왔죠? 첫눈이 완전 대박이었죠? 여긴 춥기만해요 ㅠㅠ

세실 2013-11-18 22:49   좋아요 0 | URL
그렇구나~~~ O형 좋아해요^^
맞아 탕님 인간적이야. ㅎㅎ
오늘 함박눈이 내렸어요. 첫눈이 이렇게 많이 내려도되나 하는 걱정?
지금도 눈이 내려요. 낼 출근길 걱정되어요.

불꽃나무 2013-11-18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신주 대중철학자로써 탁월한 면이있지만 점점더 쎄지는것(?) 같더라구요 ㅋㅋ
이분의 책을 많이 보고강의도 직접들었는데
점점더 드는 확신은 가정생활은 절대 행복할 것 같지는 않더라구요 ㅎㅎ
암튼 그의 책은 많은 유익이있죠.

세실 2013-11-18 22:52   좋아요 0 | URL
그쵸? 강도가 쎄져요. 처음 본 후배와 담당자에게 바로 반말을 했다네요. 담당자는 강작가보다 2살이나 많았는데도..... 살짝 아쉬운 부분입니다.
가정생활은 그래서 이혼했겠죠? (본인이 자연스럽게 이야기 하시니 저도......ㅎㅎ)
김수영을 위하여 이제 읽으려구요~~

불꽃나무 2013-11-19 21:47   좋아요 0 | URL
이분의 책을 거의 다읽고 강의도 여러번 들으면서 정말 그의 책은 단순히 철학이라는 학에 머물지 않고
그것을 우리의 삶과 어떻게 연관시킬 것인지에 대한 부분을 정말 탁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강의도 상당히 성실하시고 책도 매우 성실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강의때는 의도적으로 강하게 한다고 하긴 하는데 얼마전에 기술과 인문학의 융합이라는 주제로 교수법으로 유병한 조벽 교수와 강신주 작가가 함께 나와서 서로 토론하는 방식이였는데 정말 무안했어요. 조벽교수의 발언을 그냥 깔아뭉게더라구요.ㅋㅋ 개소리라는 말까지써가면서..물론 학생들에게는 날것 그대로의 인문학의 중요함으로 정직한 언어도 필요하지만 그때는 정말 사회보시는 분들과 청중들이 너무 당황하시더라구요. 저도 보면서 참 이건 아니라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솔직히 조금씩 수위가 높아지면서 위협하지 않을까 하는, 그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번에 감정수업 책에 나온 표지만봐도 인상이 많이 달라졌다는 느낌이 들어요.ㅎㅎㅎ

하지만 단독자로써의 그의 인문정신은 저에게 크나큰 도움이 되었죠~ㅎ

세실 2013-11-20 14:23   좋아요 0 | URL
저도 조벽교수와 강신주 작가의 강의 잠깐 들었어요. 위태위태 하더라구요.
상당히 불안한(?)도 많이 하지만 이런 분도 필요하죠.
예스맨은 재미없잖아요~~~~
나쁜 남자의 표본같기도 하고, 인간적인 면도 보이고.....
본인의 철학이 확고하니 그렇게 지를수 있는거겠죠?
강신주 작가 강의 들으면서 "그래 30%만 나를 좋아하면돼. 나를 싫어하는 사람 30% 무관심 30%" ㅎㅎ
충분히 매력적인 작가입니다^^

2013-11-18 1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1-18 2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1-19 2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1-20 14: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퍼남매맘 2013-11-18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는 분 중에도 강신주 님 팬이 있어요..
직접 만나 보셔서 좋으시겠어요. 부러워요.
이 분께서 교사 집단이 부르면 어디든 마다 않고 달려가겠다고 하셨다는데
정작 학교에서 그 분을 부르는 것을 꺼려 한다는 기막힌 사실이 씁쓸합니다.

세실 2013-11-18 22:58   좋아요 0 | URL
강신주 작가 팬이 많더라구요. 제 후배 사서도 강작가 팬이라 터미널로 픽업하는 수고로움을 기꺼이 했어요.
덕분에 강작가와 농담도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지요.
단 하루의 행복? ㅎㅎ
교장샘은 대부분 강작가를 싫어하실듯요.
그냥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학자이며 작가라고 얼렁뚱땅 소개하면 모르실듯요^^
쏟아내는 말의 강도가 굉장히 쎄긴 합니다^^

마녀고양이 2013-11-19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실제로 초청하셔서 만나보셨구나.... 큭큭, 풍선이 좀 아니긴 했겠다... 흐흐흐.

저는 김수영님의 <거미>란 시를 이제 처음 읽어보네요,
그런데 너무 좋은데요. 머랄까, 그냥 와닿는데, 그걸 아는게 나이가 들어서일까 조금 서글프기도 하고.

저는 B형인데! B형도 기분 좋을 때는 저런 소리 잘 하는데! 아하하.

세실 2013-11-19 09:54   좋아요 0 | URL
저도 강당 세팅했다고 해서 올라가 봤는데 허걱!! 풍선이........너어무 크고 조잡했어요. 하지만 이미 완료된거라...... but, 강신주 그냥 애교로 봐주고 지나가면 안되는거임?

마고님 수준 높다! 전 설명을 듣고 나서야 아 그럴수도 있겠구나 했어요. 시에 이런 깊은 뜻이 있구나 했지요. 하지만 시 한편 읽기 위해 김수영을 연구해야 하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맞아 혹시 B형인가도 했어요. 독.설.가!!!!!!!! 뭐야 기분 좋으면 하는거야? 이런......ㅎ

프레이야 2013-11-19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나도 O형ㅋ 다섯 시간 강의요?!! 정말이지 그곳 도서관은 세실님 때문에 넘 좋은 강연이 많군요. 좀만 가까워도 가볼텐데ㅠ 티비에서 짧은 강의 하는 걸 봤는데 거침없고 명쾌하더라구요. 호불호 뚜렷하고. 저 책 땅기네요. 김선우의 저 시집 속 시들은 에로스의 궁극이죠.

세실 2013-11-19 09:57   좋아요 0 | URL
우리도서관에서는 2시간 정도 했어요. 마지막 멘트 하면서도 강연으로 이어지더라구요. 벙커에서는 5시간 이상도 했다네요. (제 글이 난해한듯하여 부연 설명 했답니다)
전 심심할때면 벙커 강의 들어요. 다상담 들으면 재미있네요. 어찌나 거침없던지.....질문자 빈정상하지 않을까 제가 걱정됩니다. ㅎ

김선우 시 읽으셨구나. 전 차마 부끄러워서 안사려구요. 에로스의 궁극! 캬! 표현 좋아요.

순오기 2013-11-19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신주 책만 사두고 아직 못 읽어서 코멘트 할 수가 없네요.
하지만 그가 풀어주는 김수영 시라면 도전해볼만 하겠네요.
28일 콜~? 답 주세요!

세실 2013-11-19 09:59   좋아요 0 | URL
강신주 책을 차근차근 읽어보려고 합니다. 요즘 가벼운 책읽기에 저 자신도 막 한심해 보이는지라....
언니!!!!! 28일 못가요.
그날 도의회 예산심의 있어서 가야해요.
저 올해는 평일에 힘들듯요!! 바빠요. ㅠㅠㅠ

다락방 2013-11-19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직 다 못읽긴 했지만 [맨 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에 보면요, 세실님이 페이퍼에 쓰신 강연 내용이 나와요. 윤동주의 시는 시가 아니다, 부터 시작해서 김선우 시인에 대한 극찬까지. 그래서 자극 받아서 김선우 시인의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샀다가 또 무슨 말인지 몰라 멘붕오고.....세실님 페이퍼에 올리신 저 시집을 사봐야겠네요.

김수영은 제게 '어려운' 시인이란 생각만 있었는데, 강신주 덕에 읽어봐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김수영을 위하여]를 보관함에 넣어두고 있습니다. 넣어두고만....있어요. 하하핫.

강신주의 강연을 들어보진 못했지만 책으로 만난 그는 정말 '세'더라고요. '과격'하다고 해야하나. 대체적으로 그의 말에 동의하고 고개 끄덕이긴 하지만..그는 너무 '세요', 세실님. 하핫

세실 2013-11-19 10:06   좋아요 0 | URL
김선우 시인 프야님 표현처럼 에로스의 궁극인데 ㅎㅎ 정말 야해요~~~ 하지만 글이 예쁘긴 합니다.

김수영을 위하여. 강신주의 설명 듣고 나니 한결 친근해졌습니다. 책 두께가 상당하지만 전 오늘부터 읽으려고 합니다. 불끈! 얼른 지르세요~~~~~

이번 행사에 강신주 픽업을 적극적으로 맡은 제 후배 사서는 강신주가 너무 좋다고.......딱 자기 스타일이라고 하네요. 전형적인 '나쁜 남자' 호호호!

노란곰 2013-11-19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세실님^^* 그림자만 하다가 강신주님 강연소식에 로그인을 하게되네요^^

김수영을 위하여는 정말 아껴봤다고 해야할까요, 저는 빨리보는 편인데 이 책은 페이지를 아껴가며 읽고 남은 페이지가 적어 아쉬워하며 읽었어요. 이후 강신주의 팬이 되었구요. (다상담 8시간 연속 들으면 덕후맞죠?ㅎ)

세실님네 도서관.. 정말 어마어마한데요~ 세실님네 도서관 옆으로 이사가고 싶어요 ㅎ

그리고 저도 올해가 가기 전에 직접 보고 떨림을 느껴봐야겠어요 ㅎㅎㅎ

세실 2013-11-20 14:41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김수영을 위하여 언능 읽어야겠군요. 시에 얽힌 맛깔스러운 해설이 김수영의 인간미를 강조하네요.
얼마 남지않은 페이지 아쉬운 그 느낌 아니까~~~~ ㅎㅎ
다상담 8시간 연속 들으시다니 대단하신걸요. 전 가끔 한 강의씩만 듣는데....덕후 맞습니다. 호호호
부산, 대구에서도 강의 들으러 오네요. 놀라웠어요~~~
한 여자분은 끝나고 집에도 안가고 턱을 고이고 앉아 강작가님만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더라구요.

강작가님 만나서 떨림 꼭 느껴보세요^^

페크pek0501 2013-11-21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효... 뭐예요? 세실 님... 저만 빼고 다 다녀간 거예요?
저는... 이제 왔어요. ㅋ 지각생인가요?ㅋ

김선우 님 것, 저는 산문집을 반쯤 읽었는데, 그렇게 대단한 분이신가요?
다시 들춰 봐야겠네요.
강신주 님도 직접 보시고 세실 님의 직업은 대단하시네요... 후후~~

세실 2013-11-21 09:42   좋아요 0 | URL
호호호 페크님 지각이라니요~~ 지금도 늦지 않았어요^^ 영광이죠!
김선우의 '어디 아픈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읽으셨나요? ㅎ
김선우의 시집은 18세 관람 불가, 프야님 표현처럼 에로스의 궁극입니다^^

강신주 작가의 해설 듣고 어제부터 김수영을 위하여 읽기 시작했는데 넘 좋아요~~~~
강추입니다!!!!

꿈꾸는섬 2013-11-25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멋진 강연회였을 것 같아요. ^^
김선우 시인의 시, 저도 참 좋아하는데...
강신주님 책 찾아 읽어 보고 싶네요.^^

세실 2013-11-26 13:35   좋아요 0 | URL
넵. 강신주 강의는 몇시간을 들어도 재미있을듯요.
참으로 박학다식한 작가!!! 내지르는 직설적인 말투에 대리 만족도 합니다.
김수영의 감정수업 강추합니다^^

희망찬샘 2013-12-29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신주! 배우고 갑니다.

세실 2013-12-30 09:46   좋아요 0 | URL
감정수업 강추합니다^^ 김수영을 위하여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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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노래
김중혁 지음 / 마음산책 / 201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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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TV에서 본 무한도전 가요제 노래 중 '사라지는 것들'에 시선이 머문다. 다소 몽환적인 분위기로 중독성이 있다.  어두운 밤 한가운데 책상에 앉아 책을 읽기 보다는 눈을 감고 노래를 들으며 가사를 음미한다. 요즘 노래 가사가 유난히 귀에 들어온다.

문득 모든 게 사라져가는 것 같아
눈을 감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그 많던 꿈들과 열정과 희망과
모든 것들이 점점 기억이 나지 않아

어느 새부턴가 하늘의 별보다 더
도시의 불들이 더 반짝반짝 빛나고
사람의 숨결과 따스한 온기보다
차갑기만 한 말들과 온갖 낯선 눈빛들만

사라지네 아름다운 것들이
이 세상을 가득 채우던 꿈들이
잊혀지네 모두 어디론가 사라져가네

텅 빈 놀이터에는 어릴 적 아이들의 소리가
텅 빈 식탁에는 그리운 가족들의 웃음이
언제부터 우린 소리 없는 세상에서 살게 됐을까
무서울 만큼 고요한.

사라지네 아름다운 것들이
이 세상을 가득 채우던 꿈들이
잊혀지네 세상은 하얀 백지가 되어
사람을, 사랑을 잃은 우리를 덮어주고
모두들 이렇게 살아가는 걸까
저 하늘 너머로 희미하게 빛나는 별처럼
우리도 이렇게 잊혀질까

사라지네 아름다운 것들이
이 세상을 가득 채우던 꿈들이
잊혀지네 모두 어디론가 사라져가네

사라지네 아름다운 것들이
이 세상을 가득 채우던 꿈들이
잊혀지네 모두 어디론가 사라져가네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네개의 챕터로 나눈 노래에 대해 쓴 글 모음이다. 계절에 어울리는, 특정 계절에 들었던 음악과 일상을 소개한다. 어느날 그가 뮤지션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LP판부터 삼성 마이마이, 더블 데커, 아이 리버는 옛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대학때 학교 근처 다방에 들러 DJ에게 노래를 신청하고  노래가 나오면 어쩔 줄 몰라하던 그 때가 그립다.

 

그가 <배철수 음악캠프> 방송에 나가 추천한 다섯곡은 'Sunny Afternoon(The Kinks), 바람의 왈츠(이아립), Sour Times(Portishead), Wind Blows(오지은), The Dreaming Moon(The Magnetic Fields)' 이다. 이 중에서 이아립의 바람의 왈츠를 들었다. 수줍은 듯한 소녀적인 음색과 가사가 예쁘다. 책을 읽다가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검색하면 즉시 동영상을 볼 수 있으니 참 편한 세상이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 아닌 음악의 계절이라는 그의 말에 반기를 들기 보다는 왠지 인정하고 싶다. '자연의 모든 색이 얼마나 아름다운데, 밤이 오기 전의 노을처럼 곧 겨울이 되어 색을 잃어버릴 많은 것들이 얼마나 처절하게 자기 빛을 발하고 있는데. 하늘은 얼마나 파랗고 나무들은 얼마나 선명한데. 책 같은거 보지 말고 두눈 똑바로 뜨고 이 가을을 보아야 한다.'는 그의 주장이 왜이리도 가슴을 울리는지.

 

'음악은 귓속으로 들어와 모든 빛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음악을 들으며 풍경을 바라보면 빨래 세제 광고처럼 흰색은 더욱 희게. 색깔은 선명하게 보인다. 보내도 가지 않던 여름이 가고, 보내고 싶지 않은 가을이 왔다. 바람이 완전, 음악이다.' 아 좋다! 이 사람의 글은 각각 한편의 시가 된다. 

 

딸아이가 요즘 즐겨듣는 루시드 폴의 노래들도 기웃거리고, 오늘은 하루종일 영화 레옹의 OST이기도 한 스팅의 'Shape of My Heart'를 들었다. 작가도 가을과 겨울에 어울릴만한 노래중 하나로 이 곡을 추천했다. 스팅의 애잔한 목소리는 왜이리도 내 가슴을 파고 드는지.

He deals the cards as a meditation
And those he plays never suspect
He doesn't play for the money he wins
He doesn't play for the respect
He deals the cards to find the answer
The sacred geometry of chance
The hidden law of probable outcome
The numbers lead a dance

그는 명상을 위해 카드를 돌리지,
그는 상대방을 전혀 의심하지 않지,
그는 돈을 따기 위해 게임을 하지는 않아,
그는 명성을 얻기 위해 게임을 하지는 않아,
그는 해답을 찾기 위해 카드를 돌리지,
이길 수 있는 기회의 신성한 기하학,
나올 수 있는 결과의 숨겨진 법칙,
숫자들이 춤을 추네,

I know that the spades are the swords of a soldier
I know that the clubs are weapons of war
I know that diamonds mean money for this art
But that's not the shape of my heart

스페이드는 병사의 칼을 의미하지,
클로버는 전쟁 병기를 의미하지,
다이아몬드는 이 게임에서 돈을 의미하지,
하지만 그 어느 것도 내 마음(하트)의 모양은 아니야,

He may play the jack of diamonds
He may lay the queen of spades
He may conceal a king in his hand
While the memory of it fades

그는 다이아몬드 잭으로 플레이하기도 하지,
그는 스페이드 퀸을 내놓기도 하지,
그는 손 안에 킹을 들고있기도 한다네,
그 기억들이 점점 멀어져 가네,

I know that the spades are the swords of a soldier
I know that the clubs are weapons of war
I know that diamonds mean money for this art
But that's not the shape of my heart
That's not the shape, the shape of my heart

스페이드는 병사의 칼을 의미하지,
클로버는 전쟁 병기를 의미하지,
다이아몬드는 이 게임에서 돈을 의미하지,
하지만 그 어느 것도 내 마음의 모습은 아니야,
그건 내 마음의 모습이 아니야,

And if I told you that I loved you
You'd maybe think there's something wrong
I'm not a man of too many faces
The mask I wear is one
Those who speak know nothing
And find out to their cost
Like those who curse their luck in too many places
And those who smile are lost

내가 그대를 사랑한다 말하면,
그대는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겠지,
난 여러 얼굴을 가진 사람이 아니야,
난 단 하나의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아무 것도 모르면서 떠드는 사람은,
반드시 댓가를 치르게되지,
너무 많은 곳에서 자신의 행운을 바라는 이들,
얼굴에 웃음이 사라진 이들,

I know that the spades are the swords of a soldier
I know that the clubs are weapons of war
I know that diamonds mean money for this art
But that's not the shape of my heart
That's not the shape of my heart


스페이드는 병사의 칼을 의미하지,
클로버는 전쟁 병기를 의미하지,
다이아몬드는 이 게임에서 돈을 의미하지,
하지만 그 어느 것도 내 마음의 모습은 아니야,

그건 내 마음의 모습이 아니야,  

음악을 사랑한 소설가 김중혁은 삶이 참 풍요로워 보인다. 그의 삶에는 음악이 늘 함께 한다. 오래전부터 정형돈의 팬이라는 그의 소탈한 취향이 왠지 정감있다. 대부분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클래식을 앞세우는데 그는 주로 팝송이나 인디 밴드 음악을 좋아하는 것도 맘에 든다. 일상과 음악이 어우러진 편안한 에세이지만 고급스럽다. 가을과 겨울의 길목인 오늘, 기숙사에 들어가는 움추린 딸아이의 뒷모습과 다시 금요일이나 되어야 볼 수 있다는 허전함에 왜이리 먹먹한지....아이를 보내고 운동장 한가운데서 다시 스팅의 'Shape of my Heart'를 들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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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3-11-18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김 c가 만들었던 그 노래가 참 마음에 와닿더라고요.
서울에는 방금 전 첫눈이 흩날렸는데 그 때 음악이 있었으면 더 멋스러웠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세실 2013-11-18 23:01   좋아요 0 | URL
그쵸? 김C 목소리가 참 편안하면서 담백하게 들리더라구요. ....가을에 어울리는 노래지요.
청주엔 폭설주의보까지 내렸어요. 첫눈인데 이렇게 함박눈도 내리는구나 하고 신기해 했습니다.
점심 일찍 먹고 창 넓은 커피숍에 앉아 내리는 눈 보는데 행복하더라구요.

꿈꾸는섬 2013-11-25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친구 카스에 올라와서 찜해두었는데......참 괜찮은 책일 것 같더라구요.^^

세실 2013-11-26 13:36   좋아요 0 | URL
네. 강추합니다^^ 문학과 인문학의 접목? 바다를 내려치는 도끼가 될수도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