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교정엔 노오란 프리지아향이 코 끝을 맴돈다.

학교에 아침 일찍 다녀오려고 서둘렀는데 오후 2시에 졸업식이 시작됨에도 오전부터 이곳저곳에서 사진 찍느라 분주하다.

11명 입학에 4명만 졸업. 1명은 연락이 되지 않아 3명이 단촐하게 하얀 띠를 두른 가운을 입고 사진을 찍었다.

아이 가운을 빌려 입은 것처럼 어색함에 무안하기도 했지만, 버킷 리스트중 하나를 이루었다는 성취감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듯. 축, 졸업!

 

 

 

이제 뭐할까?

주변 사람들은 박사에 도전하라고 하지만 내 삶에서 공부는 여기까지. 박사는 공부에 취미가 있거나, 관심이 있어야 하는데,

난 결코 더이상의 공부는 싫다.

사무실에서 틈틈히 영어공부를 할 것이고, 책 100권 읽기에 도전하려고 한다.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을 야곰야곰 먹을거다.

책은 당분간 문학작품과 글쓰기, 서평 관련 책.

이곳에 하나씩 정리해 보려고 한다.

 

1권.

 

  올해 첫 책은 김영갑의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면서 골랐던 책.

  사진과 글이 함께 있어서 행복하게 읽었다.

 

 

 

 

 

2-4권. 

 

  안나 카레니나 / 톨스토이.
  논문을 쓰고 난뒤의 허탈함을 책으로 채우고 싶었다.

  딱딱하지 않으면서도 무언가 얻을 수 있는 책.

  안나 카레니나는 거의 한달을 붙잡고 있었는데 드디어 다 읽었다.

  안나가 선택한 기차역에서의 충동적인 자살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면서, 

  당장 오늘 기차 탈 일이 걱정이지만 곧 잊혀지겠지......

  안나, 최선의 선택이었오?

 

 

5권.

 

 무언가 체계적인 독서법을 기대했으나 평범한 이야기들....

 정제되지 않은 에세이같은 느낌이랄까.

 1시간만에 후루룩 읽고는 보관해 두었다.

 빌려 읽을껄.

 

 

 

 

 

6권.

 

  김애란의 <달려라, 아비>, <두근두근 내인생>을 재미있게 읽었기에 이 책도 쉽게 읽겠지하고

  시작했는데 난해해서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난독증 걸린 사람처럼 계속 한페이지에서 머문다.

  이내 읽기를 포기하고, 김이설님의 <흉몽>을 읽었다.

  역시 평범하지 않은 내용이지만, 우리 주변에서 겪고 있을 누군가의 아픔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다. 물질적인 혹은 정신적인 결핍은 사람을 피폐하게 한다. 특히 물질의 결핍은 극한 상황까지 치닫게도 한다. 주인공과 남편의 관계에서처럼..... 가족은 뿔뿔히 흩어져 하루 하루 살아가기도 힘겨운 상황에서, 빚쟁이들을 피해 도망갔던 남편이 피 묻은 옷차림과 돈가방을 가지고 나타났다면...

주인공은 남편의 안위보다는 돈을 내것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욕망만 앞선다. 결국 남편을 살인 혐의로 몰아 넣고 돈을 손에 넣는다. 주인공은 과연 흩어진 자식과 재회가 가능할까?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살아갈 수 있을까?
정신적인 결핍을 의미하는 주인집 아들과 주인공과의 관계. 그들은 서로 사랑을 하긴 했을까?

삶이 참으로 비루하다.

 

7권.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 송경동.

 

  말로만 공정사회가 아닌 모두 함께 잘 사는 사회가 되었으면......

  최소한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였으면 한다.

 

8권.

 

 글쓰기, 어떻게 쓸 것인가 / 엄정섭.

 

 몇년 전 그의 서평강의를 들었다. 쉽게, 와닿는, 핵심을 콕콕 찌르는 강의가 인상적이라 우리도서관 강사로도 모셨다. 

 글쓰기 비법 필사, 베껴쓰기. 

봄철 티파사에는 신들이 내려와 산다. 태양 속에서, 압생트의 향기 속에서, 은빛으로 철갑을 두른 바다며, 야생의 푸른 하늘, 꽃으로 뒤덮인 폐허, 돌더미 속에서 굵은 거품을 일으키며 끓는 빛 속에서 신들은 말한다. 어떤 시간에는 들판이 햇빛 때문에 캄캄해진다. 두 눈으로 그 무엇인가를 보려고 애를 쓰지만 눈에 잡히는 것이란 속눈썹 가에 매달려 떨리는 빛과 색채의 작은 덩어리들뿐이다.

                                                                                        - 카뮈, <티파사에서의 결혼> p.30

 

카뮈- 봄은 헤아릴 수 없는 밀물이다.

 

파리의 봄 : 하나의 약속 혹은 마로니에 잎의 새싹 하나, 그로 인해 비틀거리는 마음. 알제에서는 그 변화가 더 갑작스럽다. 그냥 장미꽃 봉오리 하나가 아니다. 어느 날 아침 숨이 컥 막히도록 맺힌 수천 개의 장미꽃 봉오리다. 우리의 가슴을 스쳐 지나가는 어떤 섬세한 종류의 감동이 아니라 수천 가지 향기와 수천 가지 눈부신 색깔들의 어마어마하고 헤아릴 수 없는 밀물이다. 뚜렷하게 드러나는 어떤 감성이 아니라 그야말로 육체가 공격을 당하는 것이다.

                                                                                                                 - 작가수첩1            p.60

 

내 마음 속에는 수많은 '서랍'들이 있다. 내 서랍에는 수많은 소재들이 있다. 필요한 기억과 이미지들을 서랍으로부터 끄집어낸다.

                                                                                                                   - 무라카미 하루키   p.73

 

9권.

 

 

 나도 저작권이 있어요 / 김기태 글, 이홍기 그림.

  - 아이들이 읽기 쉽도록 저작권에 대해 재미있게 설명해 놓았다.

     요즘 아이들 카스, 페이스북에 출처가 불분명한 글 무심코 퍼 나르기 하는데,

     이 책 읽으면 도움될 듯.

 

 

 

 

 

 10권.

 

 이설님이 '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첫 강의때 참고했던 자료.

 글쓰기에 대한 액기스가 다 들어있네.

 

 

 

 

 

 

 

11권.

 

  

 

 

 

 

 

 

 

 

12권.

 

 

 

 

 

 

 

 

 

 

13권.

 

 

 

 

 

 

 

 

14권.

  생각의 일요일들 / 은희경 저. 달

 

 

 

 

 

 

 

 

 

15권.

'진정한 걷기 애호가는 구경거리를 찾아서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운 기분을 찾아서 여행한다. 다시 말해서 아침의 첫걸음을 동반하는 희망과 에스프리, 저녁의 휴식에서 맛보는 평화와 정신적 충만감을 찾아서 여행한다.        p.22

 

 

 

 

 

 

 

16권.

 

 

 

 

 

 

 

 

 

17권.

 

 

 

 

 

 

 

 

18권

 

 

 

 

 

 

 

 

 

 

 

 

19권

 

 

 

 

 

 

 

 

 

 

 

20권

 

 

 

 

 

 

 

 

 

 

21권.

 

 

 

 

 

 

 

 

 

 

22권.

 

 

 

 

 

 

 

 

 

2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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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3-02-28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도전할까봐요
벌써 많은 책을 읽으셨네요

세실 2013-02-28 16:29   좋아요 0 | URL
호호호 함께 하실래요?
이렇게 적어 놓지 않으면 기억하지 못할듯 해서요.
부지런히 채워 보렵니다^^

꿈꾸는섬 2013-02-28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멋지니 도전이에요. 꼭 성공하실거에요.^^

세실 2013-02-28 17:3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헤헤 이제 공부는 끝!!
놀려구요~~~

다락방 2013-02-28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드려요 세실님. 무엇보다 하고싶었던걸 해냈다는 그 만족감이 세실님을 꽉 채울것 같아요. 수고하셨어요.
:)

세실 2013-02-28 17:4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맞아요. 하지 않았더라면 평생 후회했을 일 중 하나였거든요.
이젠 업무적으로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두려워하지 않을 만큼의 무모한 자신감? ㅎㅎ

hnine 2013-02-28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학위 자체를 축하드리는 것이 아니라, 힘든 결심하고, 도전하고, 끝까지 마치셨다는 것이 대단한거죠.
정말 축하드려요.

세실 2013-02-28 17:43   좋아요 0 | URL
호호호 감사합니다^^
2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참 바쁘게 살았네요.
제때 하지 못하면 다음엔 더 힘들겠더라구요.

프레이야 2013-03-01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많이 축하해요.^^ 짝짝짝!!!
버킷리스트 하나씩 이뤄가는 모습 참 보기 좋아요^^
엄정섭의 저 책은 사두고 아직 안 읽었네요.
3월의 시작~~~

세실 2013-03-03 15:3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달콤한 주말 즐기고 계신가요?
모처럼 휴일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밑줄긋고, 띠지 붙이면서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쉽게 잘 설명하고 있네요.

2013-03-01 0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3-03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13-03-01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드립니다~~ 진짜 대단하세요~

세실 2013-03-03 16:2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나이 들어서 공부한다는게 생각보다 훠얼씬 힘들었지만,
지나고 보니 행복한 기억만 있네요. ㅎㅎ

다크아이즈 2013-03-01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축하드립니다. 그래도 전 박사과정 욕심내시길 바라는 걸요.^^*
침묵의 미래도 좋고, 흉몽도 좋았어요. 김이설 작가라서 그랬을까요. ㅋ
안나 카레리나 삼월 개봉인데 딸이 기숙사로 떠나면서 다운 받아주고 갔어요.
책부터 정복하고 보려고 참는 중이에요.^^*

세실 2013-03-03 16:27   좋아요 0 | URL
아웅.....주변에서 박사 하라고 부추기지만 고개 절레절레 흔들고 있습니다.
박사는 공부에 관심있는 사람이 해야한다는 생각. ㅎㅎ
침묵의 미래 좋으셨구나. 전 독서 내공이 부족한가봐요. 눈에 안들어왔답니다.
오홋. 안나 카레니나를 벌써?
전 개봉일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답니다.

순오기 2013-03-01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원 졸업 축하해요, 세실님!
석사 출신 사서의 100권 읽기 도전도 응원하고요~ ^^
김영갑과 송경동만 읽었네요.
나는 생업을 제쳐두고 작은도서관장으로 살기로 작정했어요.
으샤샤~~~ 나도 열심히 책읽는 관장이 되겠어요.

세실 2013-03-03 16:2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책 100권 읽고나면 독서 내공도 쌓이겠죠?
2년 동안 거의 읽지 못했다는 ㅠㅠㅠ
그러게 님 멋지십니다.
저도 조만간 군단위 도서관으로 발령나면 그때 더욱 으쌰으쌰 해요~~~
님의 멋진 출발을 응원합니다^^

saint236 2013-03-01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100권을 꿈을 꾸지만 작년과 올해는 영 진도가 안나가네요. 세실님 함게 100권에 도전해 보죠...화이팅

세실 2013-03-03 16:28   좋아요 0 | URL
아 님도 100권 읽기에 도전하시는구나.
우리 같이 열심히 해보아요~~~
연말에 작은 이벤트라도 열어야 겠습니다.
백권 읽기 성공하신 분들과 파티라도~~ ㅎㅎ

하양물감 2013-03-01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진심으로요.^^

세실 2013-03-03 16:2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앞으로 자주 뵈어요.
한솔이 많이 컸지요?

마노아 2013-03-02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축하합니다. 세실님! 버킷리스트를 해냈다는 그 만족감이라니, 무척이나 황홀할 것만 같아요. 올해 책 읽기 100권 도전도 가뿐히 이루실 거예요. 근데 왜 세실님 사진은 없나요. 세실님 사진이 고파요.^^

세실 2013-03-03 16:30   좋아요 0 | URL
호호호 감사합니다.
맞아요. 무언가 큰 짐 하나 덜어낸 기분? 안하면 후회할꺼 같았거든요.
님 표현처럼 제본된 논문 보는 순간 황홀했답니다. 울뻔 했어요~~~
앗. 사진...요즘 피부가 영. ㅎㅎㅎ
 

우리도서관은 1-2월에 독서 및 평생교육프로그램 개강 준비를 하고 3월에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작년에 비인기 강좌는 폐강을 하고, 올해 새로운 강좌를 오픈했다.
신설 프로그램은 지혜로운 아이, 브레인 코칭, 자신만만 파워 스피치, 손글씨 캘리그라피, 초보 디카교실, 프랑스 자수, 생활소품 냅킨아트, 독서미술지도사, 작가와 함께하는 SNS글쓰기, 쉽게 배우는 영어동화, 자녀를 위한 독서코칭, 어르신 동화구연 등.

 

1.

 

개인적으로 배우고 싶은 강좌는 프랑스 자수. 얼마전 규환 친구네 놀러갔다가 녹차 받침과 덮개, 마른수건에 곱게 수놓은 자수를 보고 반했다. '너어무 예쁘다'를 연발하는 나를 보고는 마른 수건 하나 챙겨주어 얼른 가져왔다. 고등학교때 가사시간에 수 놓았던 생각도 나고..... 토요프로그램으로 개설해 놓고는 개강날만 기다리고 있다.

나같은 사람이 많은지 순식간에 마감되더라는.

 

 


 

 

 

 

 

 

 

 

 

2.

 

김이설 작가와 함께하는 SNS 글쓰기를 개설했다. 매주 목요일 10시부터 12시까지.

김이설 작가는 신경숙을 뛰어 넘는 작가로 성장할 거라는 어느 평론가의 극찬과는 달리,
문화적으로 약세인 청주에서 그녀의 인지도는 약하다. 안타까운 마음에 바쁜 김지님을 꼬셔(?)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SNS를 제목에 넣은 이유는 가벼운 글쓰기를 의미한 것.

글쓰기는 그저 어렵다고 생각해서인지 폭발적인 반응은 없지만  22명이 등록했다.

이설님과 함께 글쓰기를 배우면 제자 한명 정도는 탄생하지 않을까?

아 기대된다!

그녀는 이상문학상 우수상도 수상했다~~

김지님 화이팅, 이설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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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2-20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도서관은 프로그램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게 관건인 듯.
우리 작은도서관도 프로그램이 장난 아니어요.
김이설 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부럽네요.
자수를 비롯한 예전 것들을 다시 찾는 걸 보면 여러모로 '오래된 미래'가 대안이지 싶어요.^^

세실 2013-02-21 09:08   좋아요 0 | URL
지역 대표도서관이라 인기강좌는 순식간에 마감됩니다.
아직은 수강생 모집이 어렵진 않은데 중간 탈락자가 고민이어요.
무료인지라 쉽게 그만두거든요.
김이설 작가....그쵸? 앞으로 얼굴보기도 어려울 작가님인데 청주시민들은 소중함을 모르는듯.
프랑스 자수 예뻐요~~

프레이야 2013-02-20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랑스자수~~ 배우고 싶어라~~ 이뻐이뻐~~
김지님 글쓰기 강좌도 좋아보여요. 22명이면 많이 모였네요!^^
강좌도 어찌 알차게 잘 짜시는지^^

세실 2013-02-21 09:09   좋아요 0 | URL
그쵸? ㅎㅎㅎ
앙증맞은 야생화를 두개만 그려 넣어도 하얀 천이 고급스러워집니다.
김지님 글쓰기 강좌에 한 50명 모였으면 하는데..ㅎ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잠시후 뵈어요^^

blanca 2013-02-20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그램이 너무 알찬걸요. 프랑스 자수라니 넘 아기자기해요. 집 근처 도서관에도 세실님 도서관 같은 프로그램들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실제 작가와 글쓰기를 함께 하는 시간도 너무 근사할 것 같고요.

세실 2013-02-21 09:11   좋아요 0 | URL
프랑스자수는 주변 사람들이 개설해 달라고 아우성이라 저도 배울 욕심으로 토요일 프로그램으로 넣었습니다. ㅎㅎ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아요.
공방에서 개인적으로 배우면 비싸다고 하네요.
그쵸? 김이설 작가님의 생생한 이야기를 곁들인 글쓰기~~~ 오세요!!ㅎ

잘잘라 2013-02-21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문화센터 프로그램 저리가라예요. 부러워요. 히잉~~ㅎㅎ

세실 2013-02-21 09:12   좋아요 0 | URL
도서관은 지역정보센터이자, 문화센터라고 생각해요.
독서에 국한하지 않고~~~~
문제는 인근 학교 평생교육원이 어렵다는거....ㅎㅎ

꿈꾸는섬 2013-02-21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랑스자수 정말 예쁘네요. 현수 유치원에서는 식사때 받침으로 쓸것을 준비하라고 하는데, 저도 배워서 준비하고 싶네요. 가까운 곳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김지님과 함께하는 글쓰기라니, 그것도 부럽네요.^^

세실 2013-02-21 09:13   좋아요 0 | URL
그쵸? 아웅 아쉽다. 님이 이곳에 사신다면 저도 행복할거예요.
맞아요. 식사받침, 컵받침....ㅎㅎ 올해 기필코 만들겠어요.
김지님과 함께하는 글쓰기는 저도 기대됩니다^^

실비 2013-02-21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우고 싶은게 참 많네요 +_+
프랑스자수는 어떨지 궁금해요
날이 오늘 풀렸다고 하는데 많이 춥네요
감기 조심하셔요 ^^

세실 2013-02-24 09:19   좋아요 0 | URL
프랑수 자수는 하이얀 천 여백에 주로 야생화 수를 놓는 거에요.
고급스러움과 우아함? 제가 작품 완성하면 올릴게요. ㅎ
오늘은 많이 풀렸습니다.
님도 환절기 건강 조심하세요^^

수퍼남매맘 2013-02-21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미가 당기는 프로그램이 맍네요.
세실님은 기획력이 좋으신 것 같아요.

세실 2013-02-24 09:24   좋아요 0 | URL
그쵸? 직장맘은 참여하기 어려운것이 안타까워요.
직장인 대상으로 야간에 프로그램 개설해 놓았더니 인원이 적고.....
토욜 프랑스자수 하러 오세요. ㅎㅎ
감사합니다^*^

마태우스 2013-02-23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다른 분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지셨더군요. 님의 환대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청주에 가거나 지나갈 때마다 늘 그때 생각이 나요. 글구..청주에서 김이설 작가님의 인지도가 약하다는 건 좀 의외입니다. 암튼 좋은 기획이어요!!

세실 2013-02-24 09:26   좋아요 0 | URL
마태우스님 결혼전 두번인가?(까마득해서 기억도 가물가물...)만났는데, 결혼후 한번도 만나지 못했다는......
아무래도 문화적 혜택이 약해서 그런가보아요. 제가 김이설 작가님 홍보를 책임지려고 합니다. 호호호~~


2013-02-23 1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24 09: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24 1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25 1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망찬샘 2013-02-25 0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멋지네요. 프랑스 자수 작품 조만간 보는 건가요?

세실 2013-02-25 11:11   좋아요 0 | URL
그렇죠~~~ ㅎㅎ 제가 첫 작품 만드는데로 올릴께요~~~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 제12회 '천상병 시상' 수상작 창비시선 310
송경동 지음 / 창비 / 200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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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선택하는 기준은 마음에 와닿음, 따뜻함, 진솔함, 정화, 미사여구 배제 등이다. 감언이설이나 낯간지러운 시, 현혹하는 시는 참으로 부담스럽다. 송경동의 표현처럼 '오래 산 나무에 대한 은유로 가득찬 시들을 보면 벌목해버리고 싶은 충동'을 나도 느낀다. 시인과 나는 동시대를 살았다. 그가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공단 노동자로 살아갈때, 나는 운동권에 대한 막연한 환상만 간직한 채 맹목적으로 한 남자를 좋아한 적이 있다. 물론 그가 나의 존재를 아는지 모르는지 확인도 하지 못하고 나만의 짝사랑으로 끝이 났다. 어렴풋하게 감옥에 있다는 소문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어느날

한 자칭 맑스주의자가

새로운 조직 결성에 함께하지 않겠느냐고 찾아왔다

얘기 끝에 그가 물었다

그런데 송동지는 어느 대학 출신이오? 웃으며

나는 고졸이며, 소년원 출신에

노동자 출신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순간 열정적이던 그의 두 눈동자 위로

싸늘하고 비릿한 막 하나가 쳐지는 것을 보았다

허둥대며 그가 말했다

조국해방전선에 함께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라고

미안하지만 난 그 영광과 함께하지 않았다

 

십수년이 지난 요즈음

다시 또 한 부류의 사람들이 자꾸

어느 조직에 가입되어 있느냐고 묻는다

나는 다시 숨김없이 대답한다

나는 저 들에 가입되어 있다고

저 바다물결에 밀리고 있고

저 꽃잎 앞에서 날마다 흔들리고

이 푸르른 나무에 물들어 있으며

저 바람에 선동당하고 있다고

가진 것 없는 이들의 무너진 담벼락

걷어차인 좌판과 목 잘린 구두,

아직 태어나지 못해 아메바처럼 기고 있는

비천한 모든 이들의 말 속에 소속되어 있다고

대답한다 수많은 파문을 자신 안에 새기고도

말없는 저 강물에게 지도받고 있다고

 

 

비시적인 삶들을 위한 편파적인 노래

(붕어빵아저씨 고 이근재 선생님 영전에)

 

어떤 그럴듯한 표현으로 그려줄까

13년 동안 밀가루값 가스값 빼면

100원 벌었고 200원 벌었고 300원 벌었고를 헤아리며

변함없이 붕어빵만 구웠을 당신의 무미건조한 삶을

당신 옆에서 또 그렇게 순대를 썰고 떡볶이를 팔던

당신의 아내를

 

어떤 그럴듯한 은유로 보여줄까

2007년 10월 11일 오후 2시 일산 주엽역 태영프라자 앞

트럭을 타고 갑자기 들이닥친 300여명의 용역깡패들과 구청직원들에게

붕어틀이 부서지고 가판이 조각나고

조각난 리어커라도 지키려다

부부가 길바닥에서 얻어터지며 울부짖던 날을

 

어떤 아름다운 수사로 그 밤을 형상화해줄까

잘난 것 없는 죄, 못 배운 죄 억울해

붕어빵 순대 떡볶이 팔아 대학 보낸

자식들 마음 아플까봐 몰래 숨죽여 울며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른 채

여보, 미안해 여보, 미안해

부르튼 아내 손 꼭 잡은 채 잠들지 못했다는 그 밤을

 

어떤 상징으로 그 아침을 새겨줄까

뜬눈으로 새웠을 새벽 4시30분

일용일이라도 나갔다 오겠다고 나간 아침

일은 잡지 못하고 낙엽처럼 떠돌다

길거리 나무에 목을 매단 당신

 

당신의 죽음 앞에서

어떤 아름다운 시로 이 세상을 노래해줄까

어떤 그럴듯한 비유와 분석으로

이 세상의 구체적인 불의를

은유적으로 상징적으로

구조적으로 덮어줄까

송경동. 그는 참 감성적인 사람이다.

 "나는 저 들에 가입되어 있다고, 저 바다물결에 밀리고 있고, 저 꽃잎 앞에서 날마다 흔들리고......"

출신 대학, 소속등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들에, 바다물결에, 꽃잎에 흔들린다는 표현이라니.... 통쾌하다.

지극히 현실 참여적이면서도, 지극히 시인스럽다. 아 좋다!

 

붕어빵 아저씨에 대한 글을 읽으며 방관자적인 내 모습이 많이 부끄러웠다. 그들의 고단한 삶을 생각하니 먹먹해진다. 남겨진 부인은 어떻게 살아갈까? 자식들은..... 용역 깡패들과 구청 직원들은 죄의식은 느끼고 있을까?
도서관 아래 붕어빵을 파는 아주머니의 주름 가득한 얼굴이 문득 떠오른다. 그 분도 힘든 하루 하루를 살고 계시겠지.


금요일 오후 사무실에 앉아 그의 시를 읽으며 혼자 훌쩍거린다. 왜 세상은 착하게 사는 사람들을 벼랑끝으로 내몰까? 당연히 누려야할 자신의 권리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을 왜 힘들게 하는걸까? 왜 구청 직원들은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들로 인식되도록 하는걸까?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공무원! 말로만 더불어 사는 사회, 공정 사회가 아닌 모두 함께 잘 사는 사회가 되었으면...... 최소한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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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3-02-15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송경동 시인집이군요.
문득, 제목을 다시 봐요. 사소한 물음에 이젠 하나씩 답을 하며 살아야할 나이인데 싶어서요.
아직도 리처드 파커랑 살며 허우적대는 저를 반성하며..
세실님의 심플하고 맑고 경쾌한 에너지 좀 받아야겠어요.ㅎㅎ 그날^^

세실 2013-02-16 09:04   좋아요 0 | URL
사소하다고 하지만 절대 사소하지 않은 이야기들.....
현실 참여 작가들이 많이 늘어나면 좋겠어요.
에이. 저도 이제 쇠락해가고 있어요. 호호호
그날 뵈어요^^

라로 2013-02-15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저도 송경동의 시집 넘 좋아하는데 이거 평점이 너무 짠거 아냐요???ㅎㅎㅎㅎ

세실 2013-02-16 09:05   좋아요 0 | URL
쿄쿄쿄 전 분명 별점 네개 했는데 지금보니 세개. 하나 추가요~~~
넘 현실감이 강하고, 절 울려서 별점 하나 뺐어요. ㅋㅋㅋ

2013-02-15 22: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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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6 09: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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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6 11: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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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6 14: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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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3-02-16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망버스>때문에 시인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시집은 읽어 본 적이 없네요.
위에 써진 시를 보니 한 번 사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세실 2013-02-18 13:03   좋아요 0 | URL
시가 좀 강성이지만 우리가 외면하면 안되겠지요.
시인이 겪은 혹은 지켜본 일들을 시로 표현했는데 참 좋아요.

2013-02-16 22: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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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8 13: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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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2-17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시집은 너무 마음이 아파서 힘들어요.
우리 현실은 글보다 더 아프지만, 문장으로 찌르는 힘은 현실보다 더 아프게 느껴져요.ㅠ

세실 2013-02-18 13:08   좋아요 0 | URL
저두 글썽거리면서 읽었습니다.
살아있는 시, 마음에 콕콕 와닿는 시네요.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2013-02-19 19: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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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0 13: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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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0 17: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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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입춘인데 눈이 내린다. 아직은 마음도, 날씨도 한 겨울이다.

도서관 올라가는 언덕길을 오르려다 이내 포기하고, 인근 식당에 주차를 했다. 하필이면 도서관을 접근성도 떨어지는 언덕위에 지은 걸까?

 

1.

어제는 시댁 직계 가족사진을 찍었다. 부모님, 아주버님네 셋, 우리 넷, 시누네 셋. 열세명이다.

분당에 사는 시누네 딸내미 대학 입학 축하 파티겸 가족 사진 촬영. 군에서 제대한 조카까지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흐뭇해 하시는 부모님 뵈오니 행복하네.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시길^^

 

2.

보림이는 행정학과를 희망한다. 꿈은 처음엔 5급 공무원이었다가, 요즘 법원으로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로스쿨 진학을 희망한다. 검사가 꿈이라는.....하지만 보림이의 성적을 분석(?)하면 지극히 평범하다 못해 허황된 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간절히 원하면 꿈은 이루어진다고 믿기에 열심히 해보라고 힘을 실어준다. 2학년 2학기 학사반 진입을 목표로!

<이 책 읽고 원하는 대학 가자>는 요즘 아이 생활기록부에 적어야할 독서활동상황을 눈여겨 보면서 도움을 받고자 구입했다.
학생들이 직접 쓴다고는 하지만 엄마의 조언도 필요한 부분이고 자기소개서나, 입학사정관제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 책은 학과별 추천도서 목록과 간단한 서평이 실려있다.

 

 

 

 

 

 

 

 

 

보림이를 위한 행정학과 추천도서 목록으로는

태백산맥, 한강, 조선의힘, 국가의 부와 빈곤, 죄와벌, 삼국지, 고전에서 배우는 리더십, 케네디 평전,

국부론, 권력, 군중심리, 결정의 엣센스, 세상을 바꾼 놀라운 정책들, 목민심서, 한국행정조직론, 한국지방조직론.

겨울방학에 태백산맥과 죄와벌을 읽게했으면 좋았을껄.....

봄방학에 도전해보라고 해야겠군.

 

 

 

 

 

 

 

 

 

 

 

 

 

 

 

 

 

 

 

 

 

 

 

 

 

 

 

내가 아이들 논술을 가르쳐볼까? 하는 무모함으로 간행물도 구입했다.

 

  엄마의 정보력을 키워야지.

 

 

 

 

 

 

 

3.

규환이를 위해 주문한 책.
방학때 뉴질랜드 다녀오느라 공부를 너어무 안했다는.....
요즘 잠만 늘어 밤 10시면 취침이다.

규환아 이제 공부해야지.
봄 방학때 문제지 1권씩 끝내자.

국어랑 과학....최소한!

 

 

 

 

 

 

 

 

 

 

 

 규환이를 위한 당근!

 채찍은 영어, 수학학원 열심히 다니기! 

 원피스는 대체 언제까지 볼거임?

 

 

 

 

 

 

 매일 매일 시 한편 읽고 외우자.

 어제는 아이들과 함께 서시를 외웠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4. 나를 위한 책!

 

 와 김이설님이 우수상이라니.....

참으로 멋진, 대단한 이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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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3-02-07 0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번에 저희가 먹는 식당인가용???
암튼 시부모님 복도 많으시지!!!온가족이 모이기도 힘들텐데,,,,읽기만 해도 부럽네요,,결론은 늘 "세실님은 복도 많지!!!"^^

세실 2013-02-07 09:20   좋아요 0 | URL
눈길에 도서관 올라가려다 포기하고 그때 그 식당에 주차. ㅎㅎ 단골이 좋긴 하죠?
축하 파티는 분당에서 했어요. 드마리스인가? 부페식당 규모가 어마어마하더라구요.
에구.....ㅋㅋ 늘 이쁘게 봐주시는 나비님이 더 좋을뿐~~
참 청주에 이쁜 커피숍 오픈해요. 2월 20일이래....
그 이후로 해서 우리 청주에서 만날까요? ㅎㅎ

2013-02-08 13: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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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8 13: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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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8 15: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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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8 13: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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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8 13: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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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8 15: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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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8 15: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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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3 10: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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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3 13: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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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3 16: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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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4 09: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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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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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저작에 앞선 몇 해 동안, 그리고 이 장편소설을 집필하는 동안 톨스토이는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철학에 매달렸다. "철학적 문제가 올 봄 나를 사로잡고 있습니다"라고 1873년 그는 스트라호프에게 말하고 있다. 가장 톨스토이의 주의를 끈 것은 플라톤, 칸트, 쇼펜하우어, 데카르트, 스피노자의 저작이었다. "칸트에서 그는 기본적인 윤리 문제의 제기를 특히 높이 평가했다. 톨스토이는 "철학이란 개인적인 의미에 있어서, 인간의 삶과 죽음의 의의에 대한 문제에서 가장 훌륭하고  실제적인 대답을 주는 지식이다'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톨스토이의 이러한 관점은 레빈의 성격과 <안나 카레니나>의 전반적 구상에 흔적을 남기고 있다.

 

                                                                                                                                               p.3권 467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에서 추천한 책. 이 책은 삶의 방향을 제시해준다기에 불혹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흔들리고 있는 내게 꼭 필요한 책이라 메모 해 놓고는 요즘 읽고 있다.  
오래전에 읽었던 기억이 가물가물한 안나 카레니나. 첫 장을 넘기니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는 유명한 글이 눈에 들어온다. 불행한 가정의 이유는 천차만별로 다양하다는 뜻으로 해석되겠지.

'난 당신하고라면 온 세계를 두루 여행하고 다녀도 지루하지 않을 거 같아요. 세상엔 얘기를 나누든 가만히 있든 같이만 있으면 마음이 즐거워지는 사랑스러운 부인들이 있는데, 당신이 그런 분 가운데 한분이예요

 

안나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한 브론스키 모친의 말처럼 아름답고 품위 있는, 무엇하나 부러울것 없는 사교계의 여왕 안나에게 찾아온 치명적인 사랑 브론스키. 안나와 브론스키는 처음 만나는 순간 서로에게 빠져들고, 불꽃처럼 위태로운 사랑을 하게 된다.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면 과거의 남자는 추한 모습으로 기억되는 걸까? 능력있고 듬직했던 남편은 갑자기 귀가 못생긴, 바라보면 짜증나는 그런 사람으로 바뀌어간다. 모스크바로 떠난 안나와 브론스키는 나름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지만 불완전한 사랑으로 늘 불안해하는 안나의 눈에는 브론스키의 사랑마저 믿지 못한다. 기차역에서의 설레이던 첫 만남은 기차에 몸을 던진 안나의 죽음으로 그들의 사랑도 끝이 난다. 사랑을 대하는 여자와 남자의 관점의 차이가 그들의 사랑을 파국으로 치닫게 한 것은 아닐까? 여자에게 사랑은 전부인 반면에 남자의 사랑은 일, 사교와 비중이 비슷한 것일수도. 한편으로 안나의 사랑은 집착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마음이 온순하며 따뜻한, 귀여운 여인 키티에게는 사랑하는 남자 브론스키가 있다. '준마는 낙인으로 알고 사랑을 하는 젊은이는 그 눈동자로 알 수 있도다.' 처럼 키티는 그 남자를 생각하면 귓볼이 빨개지고, 가슴이 설레이며 눈동자는 그 남자만 바라보고 있다. 그녀를 사랑하는 또 다른 남자 레빈이 싫지는 않지만, 브론스키에 대한 사랑으로 레빈의 청혼을 거절한다.

브론스키와 당연히 결혼을 할 것이라 생각했던 키티는 안나를 따라간 브론스키에 대한 충격으로 병을 앓게 된다.

브론스키에게 키티는 어떤 의미였을까? 부친의 말처럼 그저 키티를 유희의 대상으로 생각한 것일까? 한 남자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라는 안나의 현실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일까?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브론스키는 안나와 새로운 삶을 살지만 그 행복은 오래 가지 않는다. 결국 키티는 레빈과 결혼하고, 시골에서 편안한 삶을 영위하게 된다. 키티와 브론스키가 만났더라면 과연 행복했을까? 키티가 레빈과 처음에 만나 결혼했다면 과연 시골에 살았을까?

유달리 겸손한 인간으로 여겨지고 싶다거나 겸손한 인간이 되고 싶다는 바람에서 나오는 것이 결코 아니라 완전히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스스로를 낮추는 리보프의 태도에 그는 언제나처럼 감동하였다. p.259

키티의 언니 나탈리와 결혼한 리보프를 보는 레빈의 생각이다. 레빈은 이 소설에서 큰 흐름으로 이어진다. 톨스토이의 사상을 가장 잘 반영한 레빈은 지주임에도 농부들과 함께 직접 농사를 짓고, 새로운 농업기술을 도입하는 등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묘사된다. 무신앙에 대한 갈등도 하면서 힘든 순간에 종교의 힘을 빌리기도 한다.

 

안나 카레니나는 단순한 러브 스토리가 아닌 러시아의 농노 해방과, 러시아 혁명을 다룬 사회 소설이기도 하다. 세권을 읽는 동안 지식인들의 정치 이야기가 거의 반을 차지하는지라 긴 호흡으로 읽어야 했지만, 읽고 나니 무언가 해냈다는 성취감으로 뿌듯해진다. 당분간 기차역을 보면 안나의 충동적인 죽음이 떠올라 먹먹해 지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연한 먹빛이 되겠지. 한번 뿐인 삶 충동에 이끌리기 보다는 진지하게, 최선을 다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이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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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3-01-26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민음사거로 읽었는데 제가 읽기에는 책의 비중이 처음에는 안나에게 있다가 점점 레빈에게 가고 있는 것 같드라구요. 레빈 이야기를 읽을 때 아주 좋았구요. 암튼 가끔 기차를 타면서 안나를 생각했어요. 그럴때마다 얼마나 슬프던지,,,더구나 안나가 죽는 걸 모샤하는 톨스토이의 글은 더,,,암튼,,,,저도 읽었다는 티 내고 갑니당,,ㅋㅋ

세실 2013-01-27 10:03   좋아요 0 | URL
나비언니 반가워요~~~ 그쵸? 2권에는 레빈의 일상이 자세히 나오네요. 지극히(?) 도덕적인 톨스토이가 분신으로 생각했던 레빈 ㅎㅎ
여자는 사랑앞에 참 무모하다는 생각도 했어요. 남자는 가정을 지키려고 하지만, 여자는 가정을 버린다는...
그나저나 프레이야님 담주에 여행 가시고 우린 언제 만나야 하는겨 대체. 담주 화욜이면 규환이도 돌아오는데......에구 보고싶어라!!

프레이야 2013-01-27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문동 거로 읽었어요. 이월에 키이라 나이들리가 안나로 분한 영화가 온다니 기대중이랍니다. 즐거운 일욜 보내세요.^^

세실 2013-01-27 10:05   좋아요 0 | URL
그쵸. 저도 영화 기다리고 있습니다. 영화 시작되면 아마 도서관 책도 남아나지 않을거예요~~~
요즘 레미제라블 책 인기거든요.
님 짐은 다 꾸리셨어요? 아 나도 따라가고 싶어라~~~
잘 다녀오세요^^

프레이야 2013-01-27 15:52   좋아요 0 | URL
짐은 아직도 안 꾸렸어요. 뭐든 닥치는 대로 벼락치기ㅎㅎ
구정 지나고 나비님이랑 다들 시간 맞춰볼까요? 우리^^

세실 2013-01-28 09:31   좋아요 0 | URL
콜!
프레이야님 여행 잘 다녀오시고,
설 지나고 만나요.
나비님 놀아요~~~~
우리가 부산으로 가야겠어요.
곧 해운대 동백꽃도 피겠죠? 제주도는 피었더라구요.

수퍼남매맘 2013-01-27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전에 읽어서 생각이 거의 안 나네요. 영화가 나온다니 반갑네요.

세실 2013-01-27 11:52   좋아요 0 | URL
그쵸? 예전에, 특히 결혼 전에 읽은 기억이라 가물가물....
님도 영화 개봉하기 전에 읽어보시면 좋을듯. 술술 읽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