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에 오랜만에 흔적을 남기는 글의 테마를 뭘로 할까 고민하는데 문득 레오 버스카글리아의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가 떠오른다.
살며
9일간의 출장에서 돌아오니 자리 이동이 있었다. 물론 여행중에 문자로 안내를 받긴 했지만 좀 황당하더라. 올 1월1일자로 내심 이 자리를 원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접었는데 얼떨결에 옮기게 되네. 요즘 느끼는 것인데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듯하다. 내가 욕심을 부린다고 되는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 책과, 자료실과 멀어지긴 했지만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추진하는 것은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어서 좋다. 그리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일하니 무언가 하나씩 정리되어 나가는 느낌이 괜찮다. 10월 한달만 고생하면 11, 12월은 마무리하며 보낼 수 있다.
사랑하며
가족의 관계가 돈독해졌다. 양적으로 함께 하는 시간이 적으니 질적으로 알차게 보내자는 생각을 서로가 담고 있는 듯하다. 학교가느라 늦게 들어가는 나를 대신해 옆지기는 가급적 아이들과 저녁을 먹으려 노력하며 간단한 반찬과 설겆이를 해준다. 나보다 요리를 더 잘해!
한층 성숙해진 보림이는 요즘 중앙일보에서 추진하는 멘토 사업에 동참하게 되어 부산국제고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 다니고 있는 여대생과 멘토, 멘티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주로 네이트와 문자, 메일로 주고 받는데 조금씩 자극을 받는 듯 하다. 좋은 경험과 추억이 될듯.
배우며
일주일에 3일을 학교에 가는데 숙제가 참 많다. 오늘 수업이 끝나고 계단을 내려오면서 나와 비슷한 연배의 선생님과 나눈 대화. " 이 나이에 무슨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밤이슬 맞으며 수업 다니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영어책과 씨름하는지 모르겠다"는.
하지만 우리는 100살까지 산다니 아직 반도 살지 않은거야. 남은 반의 멋진 삶을 위해 이런 희생쯤은? 끙!!
당장 다음주 화요일까지 영어 원서를 풀텍스와 ppt 자료로 제출하는 것 1개, 저널 3개 이상 읽고 개념 정리하는것 1개, 3개의 저널 읽고 독후감 A4 3장 써오기.... 끝없이 이어지는 숙제, 숙제, 숙제!!
2005년(?)부터 해오던 지역신문에 싣는 "사서의 즐거운 책읽기" 는 더이상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나만 조용히 빠지겠다고 했지만 결국 코너 자체가 없어졌다. 글을 쓰는 것은 부담이 되지 않지만, 나를 시기하고, 모함하는건 더이상 참을 수 없어!!
자연스럽게 책과 멀어지게 되었다. 한달동안 책 한권 읽지 않아도 사는데 전혀 지장 없음을 알았지만 점점 내가 메말라 가는 느낌.
그래서 조금 시간이 있을때마다 읽으려고 구입한 책,
'사회적 독서는 도서관과 사서를 기본으로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고 있는건 아닐까? 더 많은 스타사서가 나와야 한다.' 책 내용 중에서.
과연 스타사서가 있기는 한걸까?
읽기에 부담없고, 몰랐던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는 것, 사회현상에 동참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 책,
요즘 읽기에 한없이 좋은 책^*^
. 시간 날때마다 한 꼭지씩 읽으면 좋을 책. 압축된 내용이 쏙쏙 와 닿는다. 아무곳이나 펴도 맘에 든다. 페이스북에서 저자에게 친구 추가 눌러야 겠다. 요즘 나의 새로운 취미는 페이스북. 하지만 알맹이 없는 껍데기 같다는 느낌, 허무해! 이제 그만....

누군가 대학원에 간다고 하면 먼저 영어공부를 어느 정도는 도달해놓고 입학하라고 하고 싶다.
대학원은 대부분 원서를 다루며, 졸업시험에서 영어는 토익점수로 대체한다.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읽어야 겠다는 생각에 도서관에서 빌려다 놓은 책.
나를 뒤돌아볼 여유조차 없는 숨가쁜 일상,
억척스럽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 괜히 여유있는 척 하지만 때론 타인의 눈에 억척스러움으로 비춰지겠지......
사무실에서 학교 다닌다는 핑계로 퇴근시간 전에 허둥대는 모습 보이고 싶지 않아 늦장 부리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20-130킬로씩 스피드 내지만 수업에 지각하는 것도 슬프다.
나는 학교에 가야하고 옆지기도 약속이 있어 아이들 저녁을 차려주지 못하는데 규환이가 투정부리며
"집에 먹을꺼 없어! 아침에 먹던거 안먹어!" 하며 굶는다고 울먹거릴때 나도 울고 싶어진다. 훌쩍!
아직도 포도는 까줘야 먹고, 계란후라이도 못해 먹는 규환이를 어쩌면 좋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잘 살고 있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