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카네기 인간경영리더십. 최염순저. - 씨앗을 뿌리는 사람 

   
 

매일 아침 아프리카에선 가젤이 눈을 뜬다.
그는 사자보다 더 빨리 달리지 않으면 잡아먹힐 것임을 안다.

매일 아침 사자 또한 눈을 뜬다.
사자는 가장 느리게 달리는 가젤보다 빨리 달리지 않으면
굶어죽게 될 것임을 안다.

당신이 사자이건 가젤이건 상관없이
아침에 눈을 뜨면 당신은 질주해야 한다.

 
   

직장 생활에서 가장 힘든건 업무의 과중이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다.
행복한 직장을 만들기 위해 미인대칭 비비불을 생활화 하자.

미인대칭이란 미소, 인사, 대화, 칭찬을 말하고, 비비불은 비난, 비판, 불평을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기억하면 좋을 구절!

두번째. 은교. 박범신. 문학동네
줄거리가 다소 파격적인 일흔 살 노 시인이 사랑한 17살 소녀의 이야기다. 
마흔줄에 들어서고 보니 그 나이에도 충분히 사랑이 찾아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의 내용만 보면 삼류이지만, 작가의 노련함과 고급스러운 문체는 통속함을 잊게한다. 시적인 표현들이 특히 아름답다. 작가의 '밤에만' 쓴 소설이니, '밤에만' 읽기를 바란다는 말에 왠지 고개가 끄덕여 진다. 재미있다.




  
세번째.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 장영희. 샘터 
1주기 한정판이라고 하니 장영희 교수님이 하늘나라에 간지도 벌써 1주년이 되었네.
문학의 숲을 거닐다 읽으면서 참 행복했는데....
암투병을 하면서 얼마나 힘드셨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아름다운 삶을 사셨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수많은 천사를 만났습니다. 당신은 나의 천사이고, 나 역시 당신의 천사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천사가 될 수 있어요.  
   

 
 
네번째. 부모와 십대사이. 하임 기너트. 양철북
- 작년에 읽었지만, 다시 손에 든 책.
그저 부드럽게 말해주고, 이해해주는 말만 하면 될것을...... 말처럼 쉽지 않다. 십대를 보내는 두 아이와 친구처럼 잘 지내고 싶다.
부모도 공부가 필요해!


 


 

다섯번째. 일곱번째 파도. 다니엘 글라타우어. 문학동네 
- 가을에 읽으려고 꼭꼭 숨겨두려고 했는데, 궁금해서 읽게 된 책.
전편 '새벽 3시, 바람이 부나요' 에 대한 애틋함이 남아 있어서 해피앤딩의 결론은 허탈함을 남겨준다. 그들은 참 힘들게 그 자리까지 왔겠지만....

 

 

 

여우꼬리1)

한여름처럼 무더웠던 주말. 토요일엔 직원여행으로 도명산에 다녀왔고, 오늘은 피곤함에 하루 쉬고 싶었지만, 캠프가는 규환군을 위해 샌들도 사고, 안경도 새로 맞추고, 간식거리도 준비하러 분주하게 다녔다. 

그리고 김치 가져가라고 몇번이나 전화하시는 엄마의 성화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친정에 다녀왔다. 오늘처럼 친정가기 귀찮은 적도 없더라.
하지만 푸짐한 밑반찬과 시엄니 총각김치까지 챙겨주는 엄마의 마음씀에 감동받고 왔다.
거기다 삼겹살이라니.....평소에도 자주먹는 삼겹살인데 왜 친정에서 먹으면 더 맛있는걸까?
이젠 부르시면 언제든지 달려가리라. 피곤하면 마음이 또 바뀌겠지만. ㅎㅎ     

이렇게 아쉬운 주말은 또 지나간다. 아 딱 일주일만 아니 하루만 더 쉬고 싶어. 내일이 참 싫다.  

여우꼬리2)

돌아오는 차안에서 "보림아 엄마는 할머니랑 외할머니가 많이 챙겨주시지만 엄마는 그렇게 못해. 할머니들은 집에만 계셔서 가능한거야. 나중에는 보림이가 엄마, 아빠한테 올때 많이 싸가지고 와야해. 알았지?"  (이기적인 엄마)

착한 보림양은 "알았어요. 사가지고 가도 되지?" 한다. "그럼 물론이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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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6-07 0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좋겠당~~
전 난독증 비스꾸무리한거 걸렸다구요.
활자중독증에 걸려 허우적거릴 때가 훨씬 좋았는데...


세실 2010-06-07 09:01   좋아요 0 | URL
그래서 저도 가벼운 책읽기 하고 있습니다.
소설은 그런대로 읽겠더라구요~~~
카네기는 언제부터 붙들고 있는건지 몰라요. ㅎ
행복한 한주 되세요. 마기님^*^

순오기 2010-06-07 0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것저것 챙겨주는 친정엄마 가까이 산다는 건 복이지요.
난 너무 멀어 그런 걸 꿈꿔보지 못했다고요.ㅜㅜ
몸이 피곤해도 벌떡 일어나 달려가면 모든 피곤을 날려버리잖아요.^^

세실 2010-06-07 09:02   좋아요 0 | URL
그러셨구나.
어젠 쇼파에 누워 깜빡 잠이 들었다가 엄마 전화에 깼어요.
그러니 귀찮은 마음이 들었죠. 헤헤~~
하도 간곡하게 말씀하셔서 바로 달렸다가 정말 피곤 날리고 왔어요.
엄만 설겆이도 안 시켜요. ㅠㅠ

라로 2010-06-07 0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보림양 짱이에요!!"사가지고 가도 되지?"라니!!ㅎㅎㅎ
저도 지금부터 주입을 시켜야,,,ㅎㅎ
시어머님것까지 챙겨주시다니!!
하긴 저도 시댁이 한국이었다면 제 어머니도 시어머니꺼 챙기시냐고,,,,에구 마음 아파요,,,그런거,,
암튼
저도 장영희샘 책 읽고 있어요~.
올리신 책중에 <은교>와 <일곱번째 파도> 읽고 싶어요~~~.
그런데 <일곱번째 파도>는 제목과 다르게 해피엔딩이란 말이죠?
하긴 일곱번째 파도,,를 넘어 해피하게 된거일수도,,ㅎㅎㅎ

세실 2010-06-07 09:06   좋아요 0 | URL
그쵸. 보림양이 어떨땐 언니 같아요. 금방 수긍을 하더라구요. ㅎㅎ
이래서 세뇌가 중요. 차도 사준대요.
서로 챙겨주시려고 하니 감사하죠.
넵. 님 말씀처럼 일곱번째 파도를 넘어 해피했을거예요. 기억이 가물가물..
새벽 3시에서는 헤어짐으로 끝나고, 일곱번째는 각자 생활하다가
서로에 대한 사랑이 큼을 알고 만남을 시작하죠.
둘의 그리움이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그리움의 대상이 있다는 것도 큰 축복일듯^*^

후애(厚愛) 2010-06-07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교>와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이 책은 꼭 읽어봐야겠어요.^^
행복가득한 멋진 한주 되세요~ *^^*

세실 2010-06-07 10:16   좋아요 0 | URL
두권 모두 강추합니다. 아직 다 읽지는 못했지만요~
읽고 있는 책이 마음에 들면 참 행복해요. 부자가 된 느낌^*^
님도 행복한 한주 되세요.
카운트 다운 셀까요? ㅎㅎ

희망찬샘 2010-06-12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교~ 제목이 눈에 익었는데, 이야기는 세실님 글에서 처음 접합니다. 읽어보고 싶네요.

세실 2010-06-12 18:48   좋아요 0 | URL
그러셨군요. 내용은 다소 선정적인데 깊이있는 글이 좋아요.
읽어보셔도 좋을듯^*^

하늘바람 2010-06-16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왜 세실님이 귀엽지요?^^

세실 2010-06-16 09:01   좋아요 0 | URL
호호호 철이 좀 없죠??

같은하늘 2010-06-17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우꼬리2를 보니 웃음이...ㅋㅋㅋ

세실 2010-06-17 23:21   좋아요 0 | URL
그쵸? 제가 쫌 이기적인 엄마랍니다^*^ 보림양이 저보다 훨씬 착하니 얼마나 다행이어요~~~
 
일기일회 一期一會
법정(法頂) 지음 / 문학의숲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봄에는 향기로운 꽃그늘 아래서, 여름에는 장맛비를 피해 천막을 치고서, 가을에는 마음까지 물들이는 단풍나무 아래서, 겨울에는 예고없이 흩날리는 눈발 속에서 청중은 스님의 말씀에 고요히 귀를 기울인다. 이 모임이 아름다운 것은 말씀의 행간에 침묵이 있고, 서로 귀 기울이며 존재의 기쁨을 함께 누리기 때문이다." 

책날개에 적혀 있는 사계절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내용이 시사하듯이 이 책은 법정스님이 길상사에서 이루어진 법회와 뉴욕 불광사, 명동성당, 교보문고등에서 여러해동안 법문한 내용을 엮은 법문집이다. 

법정스님의 다른 책처럼 불교를 믿지 않는 사람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대중적인 글, 시사적이며, 마음이 맑아지는 내용들을 다루었기에 읽는 내내 행복했다. 이 책은 행복한 삶, 참된 사랑, 진정으로 잘 사는 삶, 생명의 기적, 용서, 친절 등 살아가면서 반드시 필요한 삶의 지혜를 이야기 한다.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는 요즘 그들 곁에 좋은 친구나 좋은 스승이 있어 짐을 내려 놓을 수 있다다면 비극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법정스님의 가르침이 울림으로 다가온다.

'지금 이 순간은 생애 단 한번의 시간이며, 지금 이 만남은 생애 단 한번의 인연'을 뜻하는 제목처럼 현재의 삶을 소중히 생각하고,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들과 소중한 인연을 가꾸어 가야겠다. 진정한 무소유는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소유하지 않는 것이라는 맑은 가난의 의미를 곰씹어 본다. 늘 곁에 두고 욕심이 생길때, 남을 미워하는 마음이 들때, 밑줄 그어놓은 글귀들을 다시 한번 읽어보며 진정한 내려놓기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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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5-17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찜만 혀놓고...사지못한 책이여요.ㅠㅠ

세실 2010-05-17 00:09   좋아요 0 | URL
곁에 두고 마음이 심난할때 읽으면 좋아요.
밑줄 쫘악, 띠지 군데군데 붙여 놓았습니다.

후애(厚愛) 2010-05-17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법정스님 책을 읽고 있는데 너무 좋아요.
마음이 편안해지고요.^^

2010-05-17 1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21 05: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21 0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같은하늘 2010-05-20 0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입하고 앞쪽 보다가 다른 책을 보아야해서 미뤄두었는데 틈틈이 보아야겠어요.^^

세실 2010-05-20 14:24   좋아요 0 | URL
네. 아무 페이지나 열어서 읽어도 좋아요.
두고두고 기억하면 좋을 책입니다.
 

네이버는 농촌지역 학교도서관을 마을도서관으로 만들어주는 '학교 마을도서관 만들기' 사업에 책을 지원해준다. 충북 지역은 8개 초등학교에 각 3천권씩의 책을 지원해주니 금액 만으로도 2억4천만원이다. 도에서는 운영비와 서가구입비등의 예산을 지원해준다.

처음 사업을 제안 받았을때는 도에서 1억여원을 지원받도록 해야 한다기에 심적 부담이 컸지만 어찌어찌 지원을 받고, 도서관이 마을도서관으로 탈바꿈을 하니 흐뭇하더라. 오늘 옥천지역 2곳 개관식에 참석하고 왔다. 학생수가 달랑 70여명인 시골이라 개관식때 전교생이 참석을 했고, 면장님, 파출소장님, 마을 이장님등 지역 유지(?)들이 참석한 가운데 식이 진행되었다. 나도 얼떨결에 내빈석에 앉고, 가슴에 꽃도 달았다는......  
내년에는 5곳을 지원해준다고 하니 공공도서관이 없는 농촌지역에는 큰 도움이 될듯. 






옥천은 육영수 여사와 정지용시인 생가로 유명하다. 오늘이 정지용 시인을 기리는 지용제 첫날이라 혼자 살짝 문학관과 행사장을 다녀왔다. 따로 여행할 시간이 없으니 이렇게라도 여유를 갖고 살아야지. 

 *** 향수 / 동원. 박인수 ***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 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 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 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 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여우꼬리) 오늘이 로즈데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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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5-14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지원사업 훌륭하네요.
지용문학관이랑 생가는 2008년 가을 다녀왔지요.
생가에 수국이 활짝 피어서 보기 좋은데요.
혹시 생가 앞에 실개천은 구불구불 복원시켰던가요?
내가 갔을 땐 똑바로 된 개천을 본래 모습대로 복원하겠다고 했었는데...
근처에 오장환 문학관과 생가도 있어요.

세실 2010-05-15 06:37   좋아요 0 | URL
네이버에서 좋은 일을 하더라구요. 3천권의 책이 모두 탐나더라구요. ㅎㅎ
개관 첫날 체험활동도 하고, 이벤트도 하니 잔칫날 같았습니다.
수국이 참 예뻤습니다.
아 그런거였군요. 구불구불하게 복원시켰습니다. 말그대로 실개천^*^
점심 먹고 학교이동중에 잠깐 갔기에 요기만 들렸습니다. 아쉬웠어요.

순오기 2010-05-15 22:01   좋아요 0 | URL
아~ 실개천으로 북구했군요.
원래 시에서 나온 것처럼 구불구불했는데
새마을 운동하면서 일자로 만들어 버렸답니다.ㅜㅜ
지금 미친짓하는 4대강의 앞날도 복원한다고
엄청난 국고를 쏟아부어야 할 게 불을 보듯 뻔하지 않나요?ㅜㅜ

세실 2010-05-15 23:25   좋아요 0 | URL
그랬군요. 복구되어서 다행입니다.
아. 그럴수도 있겠습니다. 진정으로 국민이 원하는 것을 해주어야 하는데 많이 아쉽습니다.
4대강 예산으로 마을 곳곳에 작은도서관을 세웠으면 좋겠습니다. 그쵸?

꿈꾸는섬 2010-05-16 21:27   좋아요 0 | URL
근처에 오장환 문학관과 생가도 있군요. 다음엔 그곳에도 들러야겠어요.^^

세실 2010-05-16 22:33   좋아요 0 | URL
와인 축제도 하니 그 즈음에 가셔도 좋을듯 합니다.
소박하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네요.

水巖 2010-05-14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지용문학관 한 번 가보고 싶군요. 우리는 학교 다닐때 이 분들 이름도 입에 못 올리는 세상에 살었죠. 정지용 , 박태원, 이태준 등등 이분들 책을 갖고 있는것도 불법이였죠. 이태준 선생의 <제이의 운명> 우연히 얻게되었는데 그때는 불온서적이였죠.

세실 2010-05-15 06:40   좋아요 0 | URL
소박하게 되어있지만 정갈했습니다. 근처에 오장환 문학관, 육영수여사 생가, 배바우도서관등을 패키지로 다녀오시면 좋을듯 합니다.
그때 이미 불가능 했군요.......이태준님도 아.


프레이야 2010-05-14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농촌지역 도서관 사업이 참 좋으네요.
정지용 문학관 저도 갔다온 적이 있어요.
낮은 담장 안 물레방아 생각이 나요.

세실 2010-05-15 06:53   좋아요 0 | URL
선생님, 아이들, 지역주민 모두 참으로 좋아하셨습니다.
열악한 농촌 현실에 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합니다.
다녀오셨군요.
물레방아 옆에 실개천이 흐르고 있지요. 사진 찍었는데 어두워서 올리지 않았습니다.

소나무집 2010-05-15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훌륭한 네이버네요. 완도처럼 섬이 많은 곳도 지원해주면 좋을 텐데... 떠나 왔어도 늘 애틋해서 도와주고 싶은 곳이에요. 정지용 문학관 저도 언제 한 번 들러 보고 싶네요.

세실 2010-05-15 12:53   좋아요 0 | URL
그쵸. 완도면 전남이니까 전남교육청에서 조금만 신경쓰면 가능할텐데요..
제주도, 마라도(맞나?)까지 가서 지원해준다고 합니다.
와인축제때 가셔도 좋을듯 합니다.

비로그인 2010-05-15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은 또 어케 삽입하신거여요?
호~~~~

세실 2010-05-15 13:55   좋아요 0 | URL
굉장히 단순해요.
그냥 다른 사람 블로그 들어가서 음악 이미지 복사해서 붙여넣기 하면 된답니다. ㅋㅋ

비로그인 2010-05-15 14:05   좋아요 0 | URL
푸하하~~다른 사람 블로그에서?
세실님~~~
심하게 귀여우셔여^^

세실 2010-05-15 16:17   좋아요 0 | URL
네이버 검색해서 다른 사람 블로그. ㅎㅎ
자꾸 들으면 식상해져서 일정 시간 지나면 지워요~~

같은하늘 2010-05-15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지원사업을 네이버에서 한다니 저말 좋은 일을 하네요.
정지용선생님 생가의 초가지붕과 수국이 너무 멋지지만 가로등이 없었더라면 사진이 더 멋졌을것 같다는... -.-;;;

세실 2010-05-15 16:17   좋아요 0 | URL
그쵸. 기업에서는 요즘 사회공헌사업 많이 하네요. 열악한 학교도서관이 큰 도움을 받고 있네요.
가로등이 넘 현대적이죠?

꿈꾸는섬 2010-05-16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 다녀왔는데 정말 좋았어요.^^
소박하고 정갈해요.^^

세실 2010-05-16 22:33   좋아요 0 | URL
아 다녀오셨군요.
그쵸. 넓지 않지만 정갈하게 잘 꾸며져 있지요.
노래와 잘 어울려요.
 

   
 

젊은 여성들 사이에 S라인 몸매는 이제 일상적인 화두가 된 듯하다. 사실 군더더기 없이 매끈한 몸매는 보기도 좋을 뿐 아니라 건강에도 유익하다고 한다. 

문장도 마찬가지다. 꼭 필요한 말은 반드시 넣되 군살에 해당되는 단어는 과감하게 생략함으로써 전달하려는 뜻이 명료하게 드러날 수 있도록 써야 한다. 그게 바로 S라인 문장이다. 
                                 좋은 문장 나쁜 문장 / 송준호 / 살림. p.20

 
S라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두 가지는 몸매와 문장!

1. 몸매

겨우내 찐 살들이 옷 입을때 꽉 끼는 불편함으로, 앉아서 해결하려는 게으름으로 압박을 해온다. 한동안 체중계 올라가는 것이 즐거움이었는데 두려움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만나는 사람들도 얼굴을 보고 난뒤 몸을 한번 스윽 본다. 무언가 체중의 변화를 감지한 것이다.

작년 이맘때 즈음 "그 예쁜 얼굴을 왜 가리게 해. 조금만 관리하면 좋을텐데 참 안타깝다. 다이어트좀 해봐"  하는 말에 쇼크를 받아 시작했던 관리가 긴긴 겨울을 보내면서 완벽한 원상복귀가 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다이어트가 딱 일주일 되었다. 변하지 않는 진리인 소식과 운동으로 드디어 3킬로 감량에 성공했다.
 
식단으로는
아침은 공복에 물 1컵, 우유 1잔, 사과 반쪽, 사무실에서 마시는 석류, 그리고 녹차 캡슐 1개(원래 아침은 간단히 해결한다)
점심은 구내식당 이용을 원했지만, 행사가 많아 호텔부페, 식당 부페 등등 고 칼로리 음식을 섭취하게 되었는데 주로 샐러드와 고기류, 과일로 골라먹으니 부족한 영양 섭취를 할 수 있어 좋았다.
새참으로 4시쯤 떡이나 과일을 먹고,
가장 중요한 저녁은 녹차캡슐 1개, 소식을 원칙으로 밥 반공기에 반찬 간단히!
처음엔 길고긴 저녁의 공복이 견딜수 없었지만 적응하니 속이 오히려 편안하다. 심하게 배고프면 일찍 자게 되니 일찍 일어나는 착한 어린이가 되었다. 심지어 보림양 시험기간에 "엄마 제발 자지 말고 거실에 있어주세요" 하는 간절한 애원에도 불구하고 꾸벅 꾸벅 졸았고, 결국 보림양 침대에서 쿨쿨 잠을 잤다는......

운동은 저녁마다 1시간 걷기와, 요가, 아령을 병행했다. 롤링과 쟁기자세, 팔뚝 빼기를 위한 아령을 집중적으로 하니 뱃살과 팔뚝이 날씬해졌다. 야호!   

다이어트를 하면 몸이 가볍기는 하지만 기운은 없다. 
옆지기에게 "자기야 나 무리한 다이어트로 기운이 없어. 이러다 쓰러지면 어쩌지?" 했더니,
 "지금 키로 가장 날씬했을때 몸무게 생각해봐. 그때 안쓰러졌지? 괜찮아?" 한다. 아 아 매정한 사람. 은근 날씬한걸 좋아하는거야. 새벽엔 옆지기와 함께 산책을 했다. 

앞으로 2킬로 정도만 더 빼고 현상유지 해야지. 확실히 몸이 가벼워지니 움직임도 수월하고, 옷 입을때 느슨해서 좋다.  
(체중계 올라가는 것이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단 100그램의 움직임도 소중하다)

2. 문장=서평

요즘 서평공부에 열심인 이유는 신문에 글을 5년이상 쓰다 보니 주변에서 관심이 높다. 모르는 분도 반갑에 인사하며 "신문 잘 보고 있어요. 글을 잘 쓰네요. 책 읽어야 겠다는 생각 합니다." 는 말을 자주 듣는다. 심지어 강의 요청도 들어온다. 그냥 책이 좋아서 쓴것 뿐인데......

당장 6월에 '사서의 즐거운 서평쓰기'를 주제로 강의도 해야 하는데 이론적 바탕은 전혀 없는것이문제. 그래서 최소한 10권은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준비중이다. 읽다보니 나의 무지와, 새로운 것에 대해 아는 즐거움도 크다. 음 이래서 공부를 하나보다.
듣고 있는 "어린이책 서평" 사이버 강의도 큰 도움이 된다. 
눈 부시게 푸르른 5월 완벽한  S라인 몸매, S라인 문장을 위하여!
5월의 신부를 위하여! (5월의 신부가 가장 아름답다는 말에 5월 마지막날 우린 결혼했다) 

여우꼬리1) 5월 28일은 15주년 결혼기념일인데, 대구 1박 2일 출장이 잡혀있다. 이런......   
금요일이니 옆지기를 대구로 오라고 할까? 호텔에서 한다는데.....ㅎㅎ  
 
3. 보너스  (사진 급 내렸다. ㅎ)

시댁 정원엔 올해도 영산홍이 활짝 피었다. 오랜만에 3남매가 모두 모인 자리에는 행복한 웃음이 가득했다.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기!



여우꼬리 2)
결혼할때 만해도 참 멋졌던 집이 30년 넘으니 많이 낡았데. 재개발 된다고 하는데 대체 언제?
사진 찍자고 하면 도망가는 아이들땜에 모델은 언제나 엄마!  그러니 다이어트 해야지!

종이 비행기 날리면서 좋아하는 다 큰 아이들.
가운데는 올해 서울대 자율전공학부에 입학한 조카! 아 부러워라! 
우리 아이들 여름방학에 학교 구경 시켜주라고 했더니 학점 따러 미국으로 간다네. 또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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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5-09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매만이 아니라 삶도 멋진 에스라인이여요^^

세실 2010-05-09 17:59   좋아요 0 | URL
호호 과찬이예요. 삶은 아직 애쓸라인 이랍니다. ㅎㅎ

마노아 2010-05-09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탄탄한 몸매와 삶의 모습인걸요. 마구마구 자극이 됩니다. 소식에 운동, 역시 진리에요!

세실 2010-05-09 18:00   좋아요 0 | URL
풋. 아직 멀었어요. 지금은 그냥 평범. 좀 더 빼야해요.
마노아님 화이팅~~ 일단 소식을 하다보면 양도 줄어요. 밥 먹기전에 물 한컵 마시고 먹어주는 센스.

춤추는인생. 2010-05-09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화로운 봄날에 아름다운 세실님 잘 어울리셔요^^
애쓸라인. 이말씀에 펑 터졌어요.ㅎ
이제 얼마남지 않은 봄날이지만 즐거운 봄날 되시길요.~

세실 2010-05-09 23:1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사진을 안찍으니 저라도 이 아름다운 봄날을 기억해야죠.
오늘은 초여름 같았어요. 어찌나 덥던지...
겨울 다음에 여름이 바로 시작되는 느낌이랄까.
님도 아름다운 봄날 만끽하세요^*^

2010-05-09 2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09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09 2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0 06: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05-09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화사한 사진들. 꽃들도, 아이들도, 세실님도 눈부십니다.

글쓰기 공부 열심히 하고 계시군요. 저도 [글쓰기 정석]과 [번역의 탄생]을 장만했어요. 우리말공부도, 영어공부도 열심히 하려구요. 화창한 주말을 보냈으니 우리 새로운 한주도 열심히!

세실 2010-05-10 06:0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Manci님 오랜만이어요. 바쁘신가 봐요.
관련 책을 읽어보니 조금씩 눈에 보입니다.
많이 미흡한 글쓰기 우리 함께 노력해요.
님도 멋진 한주 되세요~~

순오기 2010-05-10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S라인은 아무나 도전하는 항목이 아니기에 박수만 치고 넘어가요.

단독주택은 꽃과 나무가 있어 좋고, 옥상에서 종이비행기도 날리고...
30년이면 리모델링 안하고 외벽 페인트만 해도 뽀내납니다.^^

세실 2010-05-10 06:12   좋아요 0 | URL
호호호 마음이 그렇죠.
S라인 되려면 음...5킬로 더 빼야할듯.
아이들이 단독주택으로 이사가자고 합니다. 저는 그냥 할머니네 집으로 만족하라고 합니다. 엄두가 나지 않아요.
재개발 추진중이라 그냥 이대로 멈추고 있습니다.
제가 조기 바랜 부분만 페인트 칠해 드릴까요.

2010-05-10 0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0 06: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후애(厚愛) 2010-05-10 0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세실님 너무 아름다우세요~ ^^
연상홍꽃은 처음보는데 참 이뻐요!

세실 2010-05-10 06:14   좋아요 0 | URL
호호호 감사합니다.
영산홍(연산홍이 아니고 영산홍이 오른 표기라고 해서 급수정 했어요) 처음 보시는 군요. 요즘 우리나라에 지천으로 피었습니다. 참 예뻐요~~~

2010-05-10 08: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1 08: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05-10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 녹차 캡슐에서 웃음이 터져서.. 죄송해염~
살이 빠지면 기분도 좋고 몸도 가벼워서 좋기는 하더라구요.
요즘 갑자기 4-5kg 살이 찌니까, 미칠거 같아요.

연산홍 너무 이쁘네요~

세실 2010-05-11 08:35   좋아요 0 | URL
그런게 있더라구요. 비타민 센트럼 주문하려고 사이트 들어갔더니 'Green tea-Fat Burner' 가 있더라구요. 얼른 주문해서 밥 먹기전에 한개씩 먹고 있답니다. 요거 덕분에 빠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히~~
피부도 좋아졌다고 하니 다행이지요.
님도 시작하세용. 언능요~~

같은하늘 2010-05-11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급 내렸다. 고로 아쉽다. ^^

세실 2010-05-11 08:35   좋아요 0 | URL
호호호 사진에 나온 눈이 좀 이상해서 내렸습니다. 아쉽죠? 히~~
 

 

1, 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

" 몇년 전부터 온라인에 매일 밤 한 권씩 독서감상문을 올리고 있는 <센야센사쓰千夜千冊> 프로젝트는 그야말로 출판 역사에 길이 남을 역작이다. 이 프로젝트가 이 책 <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를 출간하는 근간이 되었다고 하는데, 여기에는 스스로 정한 매우 엄격한 규칙이 있다. 같은 저자의 책을 한 권 이상 다루지 않는다. 같은 출판사의 책은 연거푸 다루지 않는다. 같은 장르의 책을 연이어 다루지 않는다."   
  
    

  2. 인디고 서원에서 행복한 책읽기 

열 일곱 살 청소년들이 또래 친구들에게 자신있게 추천하는 문학, 역사, 사회, 철학, 예술, 교육, 생태, 환경분야의 좋은 책.

   부산시 남천동 학원 골목에 자리잡은 인디고서원에는 꿈꾸는 청소년들인 인디고 아이들이 살고 있습니다...... 

" 그는 뒤쪽으로 꼬리를 접고 있는 커다란 파리처럼 생긴 A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다. 그리고 창문이 달린 이상하게 생긴 B와 초승달과 반달 모양의 C D. 까만 하늘의 보름달 같은 O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H는 나무와 지붕에 오르는 높은 사다리이고, E F는 쇠스랑과 삽을 닮았으며, G는 의자에 앉아 있는 몸집 큰 사람을 닮았다. I는 발끝으로 춤을 추는데 한번 뛸 때마다 조그만 머리가 떨어져 나가고, J는 좌우로 흔들린다. 그리고 K는 늙은이처럼 꼬부라졌고, R은 군인처럼 큰 걸음으로 걸으며, Y는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서서 "살려주세요!' 하고 소리를 질렀다. L은 강가에 서 있는 나무이고, M은 산이다. N은 이름에 쓰이는 글자인데 사람들이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한다. P는 한쪽 다리로 서서 잠을 자는 것이고, Q는 배의 돛대처럼 예쁘게 생겼고, U는 꽃병 같다. VW는 새들이 날아가는 것이다. X는 기억해 두어야 할 십자가이다. - 어린 여행자 몽도- 에서. 
 
 
 3. 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

    베스트 셀러를 쓰는 공식은 간단하다.
    * 자기가 정말, 진짜로 좋아하는 글감을 택하라. 
    * 멋지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그글감을 발전시켜라.
    * 모든 단어들이 빛을 발할 때까지 1년이고 2년이고 다시 써라.
                                            그 다음에는 손톱을 깨물고 숨을 죽인 채 열렬히 기도하라. 
                                                                    - 베스트셀러를 쓰는 공식 / 시드니 셀던 
 
 
 4. 로쟈의 인문학 서재 

"중요한 것은 무조건 즐거워야 한다는 것. 만약에 당신이 책을 읽으면서 즐겁지 않았다면, 당신은 제대로 도망가지도, 저항하지도 못한 것이 된다. 그건 당신이 변변찮다는 얘기다. 그러니 책은 무조건, 절대적으로, 악착같이 즐겁게 읽을 필요가 있다. 물론 애초에 그럴만한 책을 고르는 안목이 중요하다."   
                -  즐거운 도망, 즐거운 저항 / 책 읽기에 대하여 -  
  
  
   
 
 5. 포옹 

     스테인드 글라스
 
     늦은 오후
     성당에 가서 무릎을 꿇었다
     높은 창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저녁 햇살이
     내 앞에 눈부시다
     모든 색채가 빛의 고통이라는 사실을
     나 아직 알 수 없으나
     스테인드글라스가
조각 조각난 유리로 만들어진 까닭은
이제 알겠다.
내가 산산 조각난 까닭도 
이제 알겠다
 
 
                                                               
돌멩이 

아침마다 단단한 돌맹이 하나
손에 쥐고 길을 걸었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 먼저 돌로 쳐라
누가 또 고요히 
말없이 소리치면 
내가 가장 먼저 힘껏 돌을 던지려고 
늘 돌맹이 하나
손에 꽉 쥐고 길을 걸었다
어느날
돌멩이가 멀리 내 손아귀에서 빠져나가
나를 향해 날아왔다
거리에 있는 돌멩이란 돌멩이는 모두 데리고
나를 향해 날아와
나는 얼른 돌멩이에게 무릎을 꿇고
빌고 또 빌었다 
 
가방 

나를 가방 속에 구겨넣고 출근할 때가 있다
휴지처럼 나를 구겨넣은 가방을 들고 지하철을 탈 때가 있다
잠시 지하철 선반에 올려졌다가 신문과 함께 바닥에 툭 떨어질 때가 있다
지하철 문틈에 끼여 컥 숨이 막힐 때가 있다
그래도 가방 속에 구겨져 있으면 인간이 되지 않아서 좋다
무엇보다도 돈을 벌지 않으면 안되는 남편이 되지 않아서 좋다
아내를 따라 성당에 나가 십자가를 바라보며 거짓 기도를 하지 않아서 좋다
나는 가방이므로 더이상 대출상환금을 갚지 않아서 좋다
친구에게 배반당하지도 용서하지도 용서받지도 않아서 좋다
언젠가 출장길에 부안 내소사 요사채 툇마루에 놓여 있다가 
봄햇살에 깜빡 잠이 들어 잠 속에서도 새소리를 들었을 때 
한강대교 아래로 휙 내던져셔 물속 깊이깊이 가라앉아 가다가 
고요히 나를 찾아온 물고기들과 뜨겁게 키스를 나누었을 때 
나는 그 얼마나 행복했던가
나를 가방 속에 코 푼 휴지처럼 구겨넣고 퇴근할 때도 있다 
회식이 있는 날은 술 취해 나를 잃어버릴까봐 미리 가방 속에 구겨 넣는다 
그런 날은 아내는 어디가고 아들도 보이지 않고
노모만 밤 늦도록 빈방에 늙은 텔레비젼처럼 쭈구리고 있다가
가방이 와 이래 무겁노 하시면서 나를 받아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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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5-05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저를 가방 속에 코 푼 휴지처럼 구겨넣고 퇴근할 때가 있어요. 정말로요!!

세실 2010-05-05 22:11   좋아요 0 | URL
유난히 힘든 날이 있지요.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날도 있고요.
우리함께 토닥토닥......
눈 뜨면 출근하고, 시간되면 퇴근하는 늘 똑같은 삶이 참 무의미하게 생각될 때가 있어요. 요즘처럼요.

마녀고양이 2010-05-06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은 주부에, 어머니에, 일도 하시는군요... ㅠㅠ
전 작년 말에 일하다가 결국 도망쳤는데.. 대단하셔요...
몸 챙기시구염...

그런데 저만큼 이책 저책 한꺼번에 읽으시는군요! ^^

세실 2010-05-06 13:33   좋아요 0 | URL
넵 전 그냥 숙명이려니 하고 열심히 댕기고 있습니다.
아마 퇴직까지 갈겁니다. 호호호~

읽을 책은 많고 시간은 없고 하다보니 불안해서 그런가 봅니다.
5권을 동시에 읽고 있습니다.

하늘바람 2010-05-07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멋지세요
회사를 오래다니는 것도 정말 대단한 일같아요.
아무나 할 수 없는
욱하는 저는 안되는 ㅠㅠ
요즘 더더욱 느낍니다

세실 2010-05-07 08:42   좋아요 0 | URL
뭐 결혼전부터 다닌 곳이라 그냥 이 안에서 해결하려고 합니다.
2~3년에 한번씩은 이동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지요.
님 걍 무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요.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