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별로 한번 서울 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 가서 서평 공부를 한다. 물론 평소에 서평을 열심히 올리고, 연말까지 자료집 한권을 만들어야 하는 부담감이 있지만 그래도 좋다.
서평강의로 오시는 샘께 서평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를 추천해 달라고 하니 제일 먼저 꼽은 책이 계간지 '창비어린이'였다. 그래서 구입하려고 보관함에 넣고 잠시 주저하고 있는 사이
네꼬님이 글을 남기셨다.
"특집으로 동화나 청소년 소설 결말을 다루려고 하니, 인상깊은 결말이나, 여운을 남기는 결말에 대해 가볍게 써달라" 고. 좋은 서평지에 글을 내는것, 읽고 싶었던 창비어린이책 한 권 받는것도 영광인데, 보상은(?) 창비 발간 책 3만원 상당을 고르라고....
그렇게 해서 '도가니와 소나기 공주, 창비어린이'를 신청했고 내 글이 실린 창비어린이 가을호까지 받았다. 네꼬님 감사합니다^*^

책에 실린 내용은?
발차기 / 이상권 저. 시공사
이 책의 주된 내용은 고등학생인 경희의 임신이다. 철없던 경희가 모성본능이 생기고, 태교에 대해 생각하며, 부모에게 사랑받던 어릴 적 모습을 기억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애처롭다. 아이에 대한 거부에서 시작 되지만 공감과 일치, 따뜻한 모성애, 어린 시절 부모님이 그림책 읽어주시던 아름다운 기억과 태교음악을 듣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소중함을 보여준다. 남자친구 정수 어머니의 회유와 낙태 종용, 협박에 잠시 흔들리기도 하지만, 부모님께 두 분의 의견에 따르겠다는 각 한통씩의 편지를 보내며 학원선생님 집으로 잠시 거처를 옮긴다. 무언가 용기 있는 결단을 하는 경희의 모습을 기대했는데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면서 이렇게 중얼거리는 것으로 끝이 난다. '연습하는 거야! 여자들만이 하는 연습 있어. 그 연습을 하는 거야!'
문득 여자들만이 하는 연습이라는 표현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출산을 의미하는 것일까? 독자의 판단에 맡기는 여운을 남기는 글이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남는다. 책을 읽는 청소년들이 혼란스러워 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생긴다. 학교를 잠시 휴학하고 출산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까? 미혼모의 아이로 살아갈 그 아이의 상처는 누가 보듬어 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