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그녀의 글에는 삶의 다양성이 묻어난다.  때로는 고단한 삶이 느껴지고, 강한 모성애도 보여주며, 때로는 마치 소녀같은 감수성이, 어디에도 구속당하지 않으려는 자유분방함이 보여진다. 그녀는 늘 장미향 같은 강한 끌림으로 나를 유혹한다. 새 책이 나오면 조급하게 읽어야만 하는 습관은  시간이 갈수록 더해진다.

책 날개에서 소개하였듯이 "공지영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무거운 것은 가볍게, 가벼운 것은 가볍지 않게 전달하는 힘"이라는 표현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책도 그런 류의 가볍지 않은 에세이라는 생각으로 부담없이 읽었다. 그러나 이 책은 사랑하는 딸 '위녕'에게 쓴 편지 형식이기는 하지만 단순한 에세이가 아닌 딸에게 다양한 책을 소개하고, 내용을 인용하면서 책을 통한 자아찾기 혹은 상처받은 마음을 치료하는 독서치료로서의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이다. 부제라도 "책으로 상처받은 마음(영혼이라고 할까 하다가 진부하기에 마음으로 고쳤다) 치료하기, 책을 통한 청소년의 자아 찾기 또는 딸에게 권하는 행복한 책읽기" 가 적혀 있었다면 보다 많은 사람이 도움받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시인 지망생이었지만 시는 천재들의 영역이라는 생각에 노력하면 될듯한 소설가의 길을 택했노라는 공지영. 작가라서 그렇겠지만 참 많은 책을 읽었다. 중간 중간 읽고 싶어 적어놓은 책만 해도 스무권이 넘는다. 맨 처음 소개한 인디언 소년과 산골 할아버지의 우정을 그렸다는 청소년에게 권하는 책 1순위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은 제목은 헤아릴 수없이 들었지만 정작 끝까지 읽지 못했다. 작가가 좋아했던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고독이 자라나는 것은 소년이 성장하듯 고통스러우며, 봄이 시작되듯이 슬프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은, 이것 하나뿐입니다. 고독, 크고도 내적인 고독뿐입니다." 는 요즘 스러져가는 벚꽃과 봄의 한가운데를 보면서 느끼는 내 맘을 들킨 기분이다.

천상에서 가장 작고 보잘 것 없는 존재인 미나멜이 절망하다가 신이 "나는 네가 너로서 존재하고 나의 고유한 미니멜이기를 원한다. 태초부터 내가 사랑한 것은 남과 다른 너였기 때문이다..... 만일 네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나는 더할 수 없이 슬플 것이다. 영원히 눈물이 그치지 않을것이다"라고 말했다는 <천사 미니멜>이야기는 자신을 하찮게 여기는 청소년들의 자아존중감을 키워주는 아름다운 책이다. 바닷가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로망을 갖게 했다는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성폭력으로 상처받은 여성들을 치료하는 신부님이 쓴 <너 자신을 아프게 하지 마라> 에서 "네 자신을 아프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네 자신뿐이다" 라는 말도 와 닿는다. 그 외에도 <그리운 메이 아줌마>, 마더 데레사 수녀님의 이야기 <소박한 기적>에 대한 소개, 탈무드에서 읽었다는 "풀잎마다 천사가 있어 날마다 속삭인다. 자라라, 자라라"도 참 좋다.

가장 눈길이 머물렀던 책은 그동안 다양한 곳에서 소개되었고 나의 관심도와도 맞는 타샤 튜터의 책들이다.  지난번 친구에게 전화로 마흔이 되고 나니 넓은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에 눈길이 가며 팬지, 데이지, 수선화, 장미꽃등을 가꾸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말했었다. 올해 91세라는 타샤의 아름다운 정원 가꾸기, 그림그리기, 글쓰기는 아 나의 꿈이다. 이 책 읽은뒤 요즘 밑줄 그으며 열심히 읽고 있는 책은 <타샤의 정원>이다.

엄마가 읽고 감동받았던 책의 내용 혹은 좋은 구절을 소개하면서 딸의 아픔과 상처를 어루만져 준다면 이보다 더 아름다운 모녀 사이가 있을까? 딸에게 바라는 것, 꼭 이루었으면 하는 것을  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표현한다면 갈등과 대립은 존재하지 않겠지. 제목처럼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하고 딸에게 하루에 한번씩 힘을 실어 준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책 읽으면서 밑줄긋기, 귀퉁이 접기가 오랜 습관인데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상처 투성이다. 아름다운 상처!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08-04-11 0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책이었군요. 단순한 에세이 같아서 지나치려 했는데...두달만에 내려오는 큰딸에게 생일선물로 줘야겠어요. 감사^^

세실 2008-04-11 12:42   좋아요 0 | URL
참 행복했던 책이었답니다. 읽기 쉬운 책들, 읽고 싶은 책들이 대부분이라 공감대가 배로 형성되었습니다. 아 따님에게 선물하셔도 좋을듯....

2008-04-12 06: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08-04-12 22:22   좋아요 0 | URL
호호호 감사합니다^*^ 정말 그러네요. ㅎㅎ
님이랑 따님에게도 도움이 되시면 좋겠네요~

하늘바람 2008-04-11 0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책 아주 궁금했어요 제가 태은이에게 늘 먹은 맘이기도 하지만
참 읽고파지는 책이군요

세실 2008-04-11 12:44   좋아요 0 | URL
아 님은 충분히 해내실 거예요^*^
요즘 행복하게 읽은 책이랍니다.


소나무집 2008-04-11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문에서 소개한 걸 보고는 공지영이 또 책을 냈네? 했는데
읽어볼 만한가 보네요.
딸에게 쓰는 편지라는 말에 끌리기도 하고요.

세실 2008-04-11 16:38   좋아요 0 | URL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습니다.
참 따뜻한 책입니다. 감동적인 책의 내용을 인용한 구절이 많아요. 두고두고 읽으면 도움이 될듯^*^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bookJourney 2008-04-11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우선 보관함으로 ~~

세실 2008-04-12 22:45   좋아요 0 | URL
님도 좋아 하실듯^*^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글이 꽤 있습니다. 제목이나 소개글보다 훨씬 깊이 있습니다.

라로 2008-04-12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벌써 다 읽으시고 리뷰까지!!!
정말 부지런하시군요~.^^
님의 리뷰를 보니 꼭 읽어야 겠어요!!!땡스투하고!!ㅎㅎ

세실 2008-04-12 22:46   좋아요 0 | URL
고마운 분이 책 선물해주신다고 하길래 냉큼 부탁했습니다. 따끈따끈한 신간이죠. 하하하 딸있는 엄마들이 읽으면 더욱 감동스러운 책~~

곰탱이 2008-04-13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공지영씨가 아이가 있는 어머니라는 건 잘 생각치 않았었네요.소녀의 감수성이 공지영과 잘 맞다고 생각했나 봐요. 이미 제목만으로도 굉장한 위안과 힘이 돼요! 위로받은느낌~좋아요 ^^

세실 2008-04-14 23:30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참 자유로운 분이죠. 전혀 아줌마 같지 않은 아줌마. 그런 매력에 끌리는 거겠죠. 공지영 작품의 결정판이라고 할까요? 좋았습니다.

프레이야 2008-04-13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멋진 리뷰입니다. 이책이 소설이 아니었군요.
딸에게 보내는 응원으로서 참 좋은 책이라 여겨지는데요,
아, 저도 한 번 도전해보고 싶어지는 형식이에요.
아름다운 상처 투성이의 책이 되었을 님의 이 책, 님이 붙인 부제만큼
좋아보입니다.^^

세실 2008-04-14 23:32   좋아요 0 | URL
호호호 감사합니다. 저두 처음엔 수필이라 생각하고 읽었는데 수필이 아니네요. 주로 책의 좋은 구절들을 삶과 접목하여 부드럽게 쓰여졌습니다. 독서치료로도 손색이 없는 책입니다. 그저 가벼운 수필류로 묻혀버릴까 걱정입니다.

하늘바람 2008-04-16 0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당선 축하드려요 저도 이 책 읽고 프더라고요 님의 선전에 힘입어 저도 ~

세실 2008-04-16 09:23   좋아요 0 | URL
어머 하늘바람님 아닌뎅...저 리뷰당선 아니어요. ㅎㅎ
잠시 마음이 붕~~~

swdc 2008-04-16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주 토요일에 삼성동 코엑스 반디앤루니스에서 공지영 저자 사인회가 있습니다...

세실 2008-04-16 17:42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가고 싶지만 선약이 있어서...안타까워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내일은 실험왕 5, 6권

 아이들이 열광하는 책. 6권 나왔다고 어찌나 좋아하는지..
 평일 만화책 보는것은 금지인리라 주말에는 만화책을 끼고 산다.
 그래서 내린 엄마의 결론 "주말중 하루만 만화책 보기" 결론으로 결국 토요일에만 보겠단다.... ㅎㅎ

 마음속의 그림책

 수녀님의 부탁으로 구입한 책.
 아이들의 아픈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책이란다.
 나도 봐야지.

 

 기탄수학 G단계 2

 규환이는 씽크빅 수학을 하고 있지만 요즘 세자리수 곱셈을 헷깔려 한다.
 수학은 역시 계산이 최고. 이 단계가 맞는지는 모르겠다.
 인터넷 구입의 단점은 책을 들쳐볼수 없다는 것...
 

 

  포옹/정호승

  좋아하는 시인.
  봄엔 역시 시를 읽어주어야~~

 

 

 중간고사 100점을 향하여~


댓글(7)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루(春) 2008-04-02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덩달아 시집 사고 싶네요.

세실 2008-04-02 17:35   좋아요 0 | URL
그쵸? 봄엔 역시 시집이 어울려요~~
분위기 잡고 낭송해보는 여유^*^

순오기 2008-04-03 0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호승님, 참 따뜻하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생각나네요. 오늘 내 서재의'시가 내게로 왔다' 카테고리에 올려야겠어요!^^

세실 2008-04-03 17:16   좋아요 0 | URL
아 공감대가 형성되는 시.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아름답다~" 참 좋지요. 오늘은 좀 여유가 있어 시집 몇줄 읽어봅니다.

순오기 2008-04-09 03:50   좋아요 0 | URL
아~ 내가 이렇게 댓글 달고 아직도 정호승님의 시를 못 올렸군요.^^

bookJourney 2008-04-02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은 실험왕~ 저는 3권부터 보았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과학 만화로서만이 아니라 아이들의 성장 만화로도 참 좋은 것 같아요.

세실 2008-04-03 17:17   좋아요 0 | URL
아이들에게 유익한 만화죠. 집에 있는 용액 가져다가 산성과 알카리성 시험도 했었답니다. 5,6권에도 실험이 들어있네요. 규환이가 특히 좋아합니다.
 
나는 오늘도 유럽 출장간다 - 글로벌 마켓을 누비는 해외영업 실전 매뉴얼
성수선 지음 / 부키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는 내내 맴돌았던 생각은 '꿈은 이루어진다'. 요즘 <긍정의 힘>을 읽으면서 뼛속까지 긍정적인 사고로 바꾸고,  바라는 것은 꼭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가지라는 주문을 내 자신에게 하고 있었는데 그 결실을 보여준 책이다. 책 내는 것이 꿈이었다는 저자는 마음만이 아니고 구체적으로 꾸준히 준비를 했다. 신문에 소개된 그녀의 홈피를 가끔 들렀는데 글 하나가 올라오면 순식간에 조회수가 불어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차근 차근 준비한 노력가답게 잘 정돈된 그녀만의 노하우가  곳곳에 숨어있다. 해외영업 실전 매뉴얼이라고는 하지만 모든 직장인이 꼭 읽어보면 좋을 직장인의 매너와 에티켓, 스타일, 체력, 스트레스 관리등 철저한 자기관리 노하우, 직장인이라면 한번쯤 겪었을 고객 혹은 동료와의 트러블 대처와 인간관계등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실제 사례들은 큰 도움이 된다. 

바이어의 마음을 얻는 감성 테크닉과 해외출장 매뉴얼도 비단 해외 출장을 가지 않아도 직장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 들이다. 책을 많이 읽은 그녀는 다양한 책 속 엑기스들도 소개한다. 끌어당김의 법칙을 설명하는 <시크릿>, 협상에 대해 설명하는 <상도>, <협상의 법칙>과 출장길이면 동행하는 다양한 책으로의 '독서사치'는 바쁜 일상에서도 늘 책과 함께 하는 그녀의 부지런한 독서습관을 엿보게 한다.

바이어에게 특별한 카드를 보내야 겠다는 생각으로 한복을 빌려입고 스튜디오에서 사진 촬영까지 하여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는 그녀의 적극성과 재치에 감탄하게 된다. '피할수 없다면 차라리 즐겨라'는 그녀의 긍정적 사고와 해외영업은 '즐길 줄 아는 능력'을 가장 중요한 자질로 뽑는 그녀의 유쾌함에 마음까지 화사해진다.      

"상대방이 당신을 특별한 존재이고, 피와 살이 있는 존재이며, 3차원적인 개인으로, 즉 감정과 무언가를 필요로 하는 사람, 상대방이 좋아하고 걱정해 주고 책임감을 느끼도록 하는 사람으로 인식시켜야 한다. 다시 말해서 적어도 상대방이 무언가를 해 주고 싶은 사람으로 느끼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협상뿐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소중한 사람에게 적용하면 좋을 문구이다. 

며칠전부터 매사 심드렁하고, 건조했던 내게 활력소가 되었다. 그녀의 통통 튀는 삶이야기는 유쾌, 상쾌, 통쾌했다. 긍정적인 사고와 자기애, 넘치는 에너지는 모든 직장인의 로망일듯. 그래 다시 시작하는 거야. 눈 부시도록 찬란한 봄에!


댓글(6)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08-03-30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리뷰에요. 이런 책을 써서 출판해도 독자가 몰라준다면? ㅎㅎ 세실님 같은 독자가 멋진 리뷰를 써줘야 또 저처럼 지르는 사람도 생길겁니다.^^

세실 2008-03-30 11:59   좋아요 0 | URL
호호 감사합니다^*^ 읽은지는 좀 되었는데 게을러서 이제야 리뷰를 썼답니다.
역시 접어놓고, 밑줄 그어놓은 효과가 있습니다. 이래서 사서임에도 열심히 책을 사서 본다니까요~~~ 따님께 권해도 좋을듯^*^

프레이야 2008-03-30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내기위한 꿈을 착실히 준비했다는 부분부터 책의 미덕까지, 좋은 리뷰
잘 읽고가요. 수선님에게도 세실님에게도 추천^^

세실 2008-03-30 13:31   좋아요 0 | URL
그쵸~ 꿈은 이루어진다. 자신의 에너지를 100% 분출하는 느낌 받았어요.
추천 감사합니다^*^

2008-04-01 1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08-04-01 13:16   좋아요 0 | URL
님 참 멋져요~~~ 화이팅!
 
조선 역사 속 숨은 영웅들 역사 속 숨은 영웅들 1
김은빈 지음, 이종은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화가 나도 글을 읽으면 기분이 좋다.
몸이 아파도 글을 읽으면 몸이 좋아진다.
나는 이것이 내 운명이라 믿고
방안에 가득 가로세로로 책을 쌓아 놓았다.
그 책을 쓴 사람은 과거의 지혜로운 사람들이다.
그래서 나는 책을 펴 볼 것까지도 없이
책을 만지기만 해도 행복하다.
몇 해 동안 책을 읽으니 읽은 책은 이미 천 권도 넘었다.
가슴속에선 무엇이 있는 것처럼 자꾸 나오려고 한다.
그래서 '어디 나도 글 한번 써 보자'하고
밤에 잠도 잊고 적어 본다.
집안 식구나 친구들은 이런 나를 미치광이로 볼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공부하는 재미가 행복이라고 말한 역사학자 안정복의 글이다.
이 책에는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유명인이나 성공한 사람이 아닌 아웃사이더 일 수 있는 그러나 진정으로 학문을 하는 즐거움을 알고, 우리나라를 사랑한 여섯 영웅들의 이야기다. 뜨인돌어린이에서 그동안 다양한 류의 위인전이 나왔지만 이렇게 숨은 위인을 찾아내 그들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일은 참 값진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책을 만지기만 해도 행복하다는 역사학자 안정복, 남을 위해서는 자기는 손해를 보아도 좋다고 생각한 <토정비결>을 쓴 이지함, 이 책에서는 이지함이 토정비결을 쓰지 않았다는 말을 살짝 흘린다. 이지함은 벼슬에 오른 뒤에도 가난한 사람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였다. 인조의 아들 소현세자의 빈이었던 강빈은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가서 무역사업을 하여 조선인들을 도왔지만 결국 인조의 미움과 주변의 시기로 죽고 만다. 인조가 소현세자와 빈을 좋아했다면 우리나라가 좀 더 빠른 성장을 할수도 있었으리라.  

불쌍한 사람을 도우고, 통역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 중인임에도 왕에게 집을 선물받은 홍순언, 을릉도, 독도를 지키기위해 애쓴 국어교과서에도 실린 어부 안용복, 제주도에 몰아닥친 흉년을 슬기롭게 이겨내도록 자신의 전 재산을 내 놓은 김만덕등 참 멋진 삶을 살다간 사람들의 이야기다. 

성공하여 스포라이트를 받는 자리에 있으면 남을 도와주기도 쉽고, 조금만 선행을 베풀어도 크게 부각되겠지만, 평범한 가운데 남을 도와주기는 쉽지 않을 듯 하다. 물론 그래서 더욱 값지고 보람있게 다가온다. 위인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조금씩 내 삶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눈을 뜨게 된다. 남을 배려하는 삶, 더불어 사는 삶의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 본다. 내 아이들도 분명 그런 생각을 하며 이 책을 읽겠지.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08-03-06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좋겠어요. 다음달 토론도서 주제가 '위인'이라 한겨레아이들에서 나온 '아름다운 위인전'과 전에 추천하신 '세상을 감동시킨 위대한 글벌레들'로 선정했는데... 이 책도 한번 봐야겠어요.^^

세실 2008-03-06 20:17   좋아요 0 | URL
뜨인돌에서 나오는 위인전 참 알차게 꾸며졌답니다. 숨어 있는 혹은 잊혀져가는 위인을 발굴해서 본받는 정신도 꼭 필요하지요.

bookJourney 2008-03-06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꾸욱~ 누르고, 보관함에 담아갑니다.
조만간 저희 아이와 읽어보아야겠어요. ^^

세실 2008-03-06 20:20   좋아요 0 | URL
님이 저의 든든한 조언자세요. 더 열심히 아동도서 리뷰 써야겠다는 생각합니다^*^ 요즘 살짝 게을러지고 있는데 님 댓글보고 힘이 불끈^*^
 

1.
두 수녀님 모시고 대전가는 길.
대전시내 자가운전은 처음이라 살짝 긴장했지만 다행히 목적지에 도착하고(역시 네비의 위력은 놀랍다. 오로지 네비에만 의존하여 간 길), 주체할 수 없는 시간으로 우아한 점심 먹으려 이곳 저곳 헤매다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해물 오므라이스 먹었다 (도움주신 구절초님 감사해요(^*^)

2.
첫영성체를 위한 교리교육 참석
보수적인, (나쁘게 말하면) 발전이 더딘 교리교육에도 PPT자료가 선을 보였다. 첫영성체 교육을 위해 첫강부터 마지막 강까지 활용할 수 있는 PPT 자료가 만들어진 것이다. 교육계획안도 매우 훌륭하다. 컴퓨터를 잘 모르시니 수녀님이 나에게 SOS를 청한것 이구나. 
강사수녀님이 예쁜 PPT자료 보여주시고, 귀에 익숙한 동요에 접목한 어린이 성가와 율동을 배우는 와중에도 잠시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식곤증은 약도 없다니까.

3.
휴게소에서 간단한 저녁을 먹고 집에 도착하니 7시. 아이들이야 할머니 집에서 먹으니 아무 문제 없는데 신랑이 저녁을 먹지 않고 집에 온단다. 아웅 나 피곤한데.... 이럴땐 그저 애처로운 눈빛이면 만사 오케이. 현관에 서서 한껏 풀린 눈으로 "일찍 왔네.(최대한 애처로운 표정), 저녁 먹어야지" 했더니 알아서 먹을테니 쉬란다. 쇼를 한것인데 그 후부터 정말 피곤해진다. 신기하지. 그렇게 9시부터 잠이 들었다. 이산도 보지 못하고. 

4. 새벽 12시부터 이루어지는 사이버교육을 신청해야 하기에 신랑한테 깨워달라 부탁하고 잠이 들었다. 비몽사몽. 이렇게 한밤중에 일어나는거 잘 못하는데 역시 무섭긴 무섭다. 올해부터 바뀐 대표적인 것이 "연 50시간의 의무교육" 사이버교육이든, 출장교육이든 채워야 한다. 12시 10분경에 홈페이지 접속했는데 이미 '접수완료'로 뜨는 것들이 있다. 대단해. 다행히 수강신청 했고, 관장님것도 해주는 센스도 발휘했다. 아 불타는 향학열이다. 다시 아함. 나이들면 잠이 없어진다는데 왜 이리 잠이 많은지. 오늘 일기 끝~~~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bookJourney 2008-03-04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사이버교육! '철저한 자기관리'를 못하고 있는 제 경우에는 사이버교육이 오프라인교육보다 힘들더군요. 지난 달에 신청했던 영어회화를 수료하기 위해서 막판에 무진장 바빴던 쓰라린 기억이 ... ;;;;
세실님은 저처럼 마지막에 몰아서 공부하시는 일이 없을테지만요 ㅋㅋ

세실 2008-03-06 13:33   좋아요 0 | URL
저두 2월에 하나 끝냈는데 아웅 힘들었죠. 외로운 혼자만의 공부는 싫어요. 형식적인 교육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저 클릭 클릭..그때 바로 네이트온을 했답니다. 저두 마지막에 몰아서 시험도 보고, 레포트까정 냈습니다. ㅎㅎ

전호인 2008-03-04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가 들면 새벽잠은 없어지고 초저녁 잠은 늘게 됩니다. 어르신들이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이유가 초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때문이지요, 님이 피곤을 핑계로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실은 나이 탓이라우.
이제 늙고 있는 게야! 암만!!!!!

세실 2008-03-06 13:34   좋아요 0 | URL
음 맞네요. 새벽잠 없어지기는 합니다. 그래도 6시 전에는 힘들어서 못 일어나요. 쳇 제 나이가 들면 님 나이도 든다는 사실 아셔야죠. 우리가 몇살 차이더라???

소나무집 2008-03-04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이들하고 똑같이 잠자리에 들었다가 아침에만 쪼깨 일찍 일어난다니까요. 아이들이 커가면서 잠이 줄면 저도 그리 될려나요?

세실 2008-03-06 13:35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애덜하구 같이 자고, 1시간 정도만 일찍 일어납니다. 중학교는 되어야 가능할듯. 그래도 일찍 자야 다음날 하루라 개운하지요. 미인은 잠꾸러기잖아요~~~

순오기 2008-03-06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불타는 향학열은 왜 이렇게 늦게 오는 것인지...ㅎㅎ 정작 필요하던 학창시절엔 외면해주시더니 말이죠!
저도 초등독서회를 졸업했기에, 사회교육원강좌를 하나 수강할까 기웃거리다, 요즘 너무나 아파 주신 관계로 망설임이 계속~~~ 홈스테이는 끝냈지만, 영어회화를 계속 해볼까...또 갈등. 이러는 나도 '불타는 향학열' 맞죠?^^

세실 2008-03-06 13:37   좋아요 0 | URL
호호호 딩동댕동. 저두 요즘 고등학교때 이 열정을 쏟았으면 음...서울대 갔을거야를 웅얼거립니다. 푸하하.
많이 아프셨군요. 따님과의 헤어짐에 맘 아프셨나요? 홈스테이도 끝났군요. 새롭게 시작하는 3월 되시길 빕니다.

순오기 2008-03-06 17:53   좋아요 0 | URL
푸하하~ 그넘의 서울대는 여기서 또 나온다죠.^^
그러게 딸과 헤어지는 진통이었는지, 부도덕한 몸관리 결과로 나이값을 제대로 한 것인지...두루두루 신경쓸 일이 많아 혈압 높고 머리 아프고, 게다가 편도가 붓더니만 기어이 천식으로 바뀌어 쿨럭~~~OTL

세실 2008-03-06 20:15   좋아요 0 | URL
님도 가끔 사용하시는 서울대? 뭐 서울에 있는 대학이 다 서울대학이라는. ㅎㅎ
장어 많이 드시고 힘 내세요. 큰 따님이라 더 애틋하실듯. 환절기에 건강 조심하시고 몸도 챙기시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