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른 나라의 우울한 사람들 - 열심히 노력해도 행복하지 않은 당신을 위한 현실 심리학
가타다 다마미 지음, 전경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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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 최상위, 삶의 만족도 최하위!

최선을 다했는데 '이것밖에 되지 않는' 인생을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열심히 노력해도 행복하지 않은 당신을 위한 현실 심리학!



"이 책은 이제 우리는 누구나 우울증에 걸려도 이상하지 않은 우울사회에 살고 있음을 인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11).


우리는 지금 우울증 권하는 사회를 살고 있는가? 저자는 "누가 우울증에 걸려도 이상하지 않은 사회가 되었다"(212)고 말한다. "우울증의 시대다. 일본에서만 우울증 환자가 100만 명에 달하며 이제 우울증은 '50명에 한 명꼴로 평생에 한 번은 앓는 병'이 되었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고 해서 '마음의 감기'로 불린다"(5). 


저자가 특별히 독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고자 하는 것은, 과거 우울증과는 정반대의 특징을 보이는 "신형 우울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신형 우울증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한다. "과거의 우울증은 멜랑콜리 친화형 성격, 즉 내향적이고 진지하고 책임감이 크고 자책하는 성향이 짙은 사람들에게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의 우울증 환자들은 타인의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는다거나 직장에 나가는 등 하기 싫은 것을 할 때만 우울해한다. 주변에서 보기에 이들은 우울하다기보다는 '제멋대로인 사람' 같다. 물론 꾀병은 아니다"(5-6).


신형 우울증은 주로 회사원에게서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직장 우울증"(38)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특히 젊은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신형 우울증은 "이렇게 되고 싶다"는 자기애의 이미지와 "이것밖에 안 되는" 현실의 자신 사이에 존재하는 괴리를 받아들이지 못해 생기는데, 신형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의 두드러진 특징은 "타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타책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기존의 우울증은 우울한 채로 자신을 책망하는 것이 특징이었다면, 신형 우울증은 "남 탓"을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갑질 논란"도 신형 우울증의 대표적인 예라고 진단한다(110). "너 때문에 내가 지금 얼마나 불편한지 알아"라고 진상을 부리는 갑질 속에 신형 우울증의 '남 탓' 메커니즘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우울증은 시대의 병"이라고 진단하는 저자는 "병을 보면 그 사회를 알 수 있다"고 단언한다. 신형 우울증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우리 사회의 단면은 무엇인가? 저자는 먼저 항우울제의 등장이 우울증 환자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렸다고 말한다. 이것은 항우울제를 대박상품으로 만들어버린 제약회사의 음모, 항우울제에 반응한다는 이유로 모든 병을 우울증으로 만들어버린 정신과의 현실, 이제는 조금만 울적해져도 항우울제를 처방받는 사람들의 합작으로 이루어진 결과물이다. 


다음으로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자유롭고 풍요로운 소비사회"이다. 지연, 혈연, 전통과 같은 답답한 규범에서 벗어나 스스로 인생의 지배자가 되는 대신 우리는 모든 것이 '자기책임'이라는 무거운 압력 속에 내던져졌고, 자유만 얻으면, 공부만 잘하면,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환상은 자기애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넓혔다고 말한다. 저자는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한다. "나 자신으로 있는 것에 지쳤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신화 속에서 끊임없이"자아찾기"를 계속하며, 모든 것을 선택하고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는 개인은, 사방이 꽉 막힌 듯한 현실 속에서 피로와 불안에 시달리며 일이 조금만 잘못되어도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남 탓'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좋은 대학을 나오고도 인생이 술술 풀리지 않는 것은 좋은 대학만 나오면 된다고 말한 부모님 탓이고, 열심히 했는데도 회사가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은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무능한 직장 상사 탓이고, 열심히 사는 데도 내 인생이 이것밖에 되지 않는 것은 사회 탓이다. 물론, 부모 탓, 상사 탓, 사회 탓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사소한 좌절과 실패도 견디지 못하며, "모든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배부른 나라의 우울한 사람들>은 "우울이라는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힘이 있다. 우울증뿐 아니라, 이 시대를 진단하는 눈도 날카롭다. 무엇보다 그토록 바라던 자유롭고 풍요로운 소비사회에서 우리는 "나 자신으로 있는 것에 지쳐간다"는 설명에서 참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어쩌면 이 시대의 우울증은 인간의 교만에 대한 신의 경고가 아닌가 싶다.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되면,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열심히 하기만 하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환상을 깨뜨려주니 말이다.  


<배부른 나라의 우울한 사람들>은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수준이면서도 깊이가 있는 책이다. 전문지식을 이렇게 일상 깊숙이 높여내는 일본 지식인들을 볼 때마다 그들의 학문하는 자세와 태도에 대한 존경심이 생긴다. 우울증이나 우울감이라는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 모두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나를 괴롭히는 우울감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고, 그 실체를 깨닫는 것에서부터 극복은 시작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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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처럼 키워라 - 조선 왕실 500년 천재 교육의 비밀
백승헌 지음 / 이지북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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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처럼 성종처럼 우리 아이 어질고 지혜롭게 키울 수 있을까?



최근 이 책과 함께 <배부른 나라의 우울한 사람들>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거기에 보면 저출산으로 자녀의 수가 줄면서 부모들이 육아의 실패를 용납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되었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자녀를 서너 명씩 두었을 때에는 좀 못난 자식이 있어도 어쩔 수 없다고 단념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아이를 아예 낳지 않거나 낳아도 한 둘을 낳다 보니, 부모에게는 못난 자식을 허용하는 여유가 없어졌다고 꼬집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가 실패하면 나도 불안해진다"고 호소하며 정신과를 찾는 부모가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개인이 자기 인생의 지배자여야 한다는 사고가 퍼지면서 규범에서 벗어나 자기다운 삶을 살려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무한경쟁에 내몰리며 모든 것을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현실에 직면한 현대인들은 직면한 현대인들은 그토록 원하던 자유를 얻었지만 대신 불안이라는 격렬한 마음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사회적인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양육자로서 내 자녀를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불안과 부담감이 큰 부모일수록 '극성 엄마', '극성 아빠'라는 소리를 듣기가 쉽습니다. '헬리콥터 맘'이라는 신조어는 우리의 교육 현실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아이가 있는 모든 곳에 나타나 자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부모를 헬리콥터 맘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자녀의 학창시절은 물론, 취업, 결혼에 이르기까지 사사건건 신경을 쓰며 간섭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극성 엄마, 극성 아빠가 목매고 있는 것이 오로지 자녀의 성적, 또는 입시라는 것입니다. 몇 년 전에, EBS 지식채널e에서 '대한민국에서 초등학생으로 산다는 것은'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발표했는데, 거기에 보면 '살자' 욕구를 경험해본 적이 있다고 답한 초등학생이 27%이며, '살자'를 생각한 가장 큰 이유가 '성적 문제'라고 답했습니다. "나도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날고 싶다!" 한 초등학생의 유서에 담긴 말입니다. 이 어린 학생의 마음을 짓누른 것은 학업부담이었다고 합니다.


성경에 보면 "네 자녀를 위해 울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자녀를 위해 울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우리의 자녀들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은 OECD 회원국 중 어린이 행복지수 꼴찌의 나라입니다. 자녀의 성적지수가 곧 행복지수이기 때문입니다. 1등만이 대접받는 세상에서 어떻게 모두가 행복할 수 있겠습니다. 1등 한 명을 제외하면 다수의 어린이들은 불행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이런 엄마, 아빠의 극성이 자녀에 대한 사랑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방법이 잘못되었고, 교육의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자녀를 잘 키우고 싶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다만, 방법을 모를 뿐이지요. 


그런 점에서 <왕처럼 키워라>와 같은 책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왕처럼 키워라>는 "조선 왕실 500년 천재 교육의 비밀"을 파헤친 책입니다. 첫째는 역사에서 배운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실효성(?)을 역사가 이미 검증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엔, 왜 조선 왕실의 교육을 배워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생깁니다. 이에 대한 대답은 조선 왕실의 왕자들을 위한 교육만큼 깊은 고민 속에서 탄생한 교육체계가 없으며, 또 그만큼 효과적인 교육 체계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왕자의 교육은 단순히 지식 함양을 위한 교육이 아니나, 두뇌 발달까지 염두에 둔 전인적 천재 교육이었다는 점도 그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왕자의 교육이 지향하는 궁극적 목표는 전인적 천재 교육이었다. 유아기의 조기 영재 교육에서부터 두뇌 발달을 위한 노력까지 지속적으로 강화되어 식견과 능력을 갖추고 경륜을 쌓아 성군이 되게끔 하는 것이었다. 그 과정은 어떤 교육보다 치열했고 체계적이었으며 효과적이었다. 유대인의 천재 교육이나 오늘날의 영재 교육과는 비교할 수도 없다. 한 국가가 정책적으로 미래의 지도자를 위해 수시로 대신회의를 열어 천재 교육을 하는 경우는 세계사에 유례가 없을 정도였다(33).


저자는 조선 왕실의 총 27명의 왕들 중에서 천재 교육을 받은 13명의 왕(재위 기간이 짧은 4명의 왕은 제외) 중에서 7명의 왕(세종, 문종, 세조, 성종, 광해군, 영조, 정조)이 천재 교육에 성공했다고 봅니다. 성공률이 53.8%라는 것입니다. 저자가 밝히는 조선 왕실 교육의 대표적인 특성은 "학습 교육법"과 "두뇌 건강법"을 과학적으로 결합시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 태교 때부터 시작되기는 하지만, 3세 때부터 본격적으로 교육이 시작되는 "조기 영재 교육"이었다는 점, 또 지식함양뿐 아니라, 심신단련을 비롯한 풍부한 감수성, 인간관계, 문제해결을 위한 능력배양, 올바른 생활습관 등을 함께 고려한"전인적 교육"이었다는 것을 특징으로 꼽습니다. 조기 교육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도 많은데, 유대인들과 조선 왕조 모두 '3세' 때부터 조기 교육을 시작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이 외에도 왕실의 영재 교육은 왕자들이 먹는 것에도 엄청난 관심을 기울였는데, 한의학 박사이기도 한 저자가 직접 그 효능을 보증하는 총명탕의 원리, 그리고 왕자들의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되는 간식과 음식들 레시피까지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일반 선비들도 '조청단지'를 옆구리에 차고 다닐 정도로 조청이 두뇌 발달에 좋은 음식이라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프로그램적 측면에서 "어떻게"를 묻는다면, 이 책은 구체적인 설명은 부족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예절 교육에도 중점을 두었다고 하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설명이 부족합니다. 우리의 실생활에서 왕실의 예절 교육을 어떻게 접목하고 구체적으로 적용할 것인가는 이제 교육을 담당할 우리들의 몫이겠지요. 그러나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데 중요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책입니다. 유대인들이 오래도록 그들만의 교육법을 전수해오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교육법을 오늘에 다시 살려 전수해간다면 우리의 자녀도 유대인 못지 않은 인재들로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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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미핸즈의 베이킹 레시피
김지연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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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에서 자란 우리밀과 채소, 유기농 설탕 등으로

빵과 과자를 집에서 만드려는 당신,

식구들에게 조금 더 건강한 빵과 과자를 만들어 주려는 당신을 위해

마미핸즈의 베이킹 노트를 공개합니다.

건강하고 맛있는 빵과 과자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사실 이 책은 저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홈베이킹을 즐기는 남동생을 위한 책이요,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후배를 위한 책입니다. 공부를 위해 자취를 하고 있는 동생이 독립할 때 제일 먼저 챙겨 나간 살림이 미니 오븐이었습니다. (동생은 저을도 가지고 있어요.) 후배는 이른 퇴직을 하고 식빵만을 전문으로 하는 작은 가게를 열겠다는 꿈을 키워가는 중입니다. 지금 열심히 제빵을 배우는 중이랍니다.

 

<마미핸즈의 베이킹 레시피>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식물첨가물도, 트랜스지방도, 수입밀도 아닌, 우리밀 빵" 레시피라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유정란뿐만 아니라 유기농 황설탕, 100% 우유 버터, 100% 우유 생크림을 넣어 빵을 만들고, 여기에 빵 속의 보습력을 좋게 하는 발효종"을 넣어 만든 건강한 우리밀 발효빵입니다.

 

마미핸즈(김지연)님이 "우리밀 베이킹" 전문가로 거듭나게 된 사연이 인상적입니다. 아토피와 비염이 심한 아이들이 밥보다 빵을 더 좋아했답니다. 그런데 "시중에서 판매되는 단팥앙금을 볶아 팥가루를 만들어 구름떡을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앙금을 볶는 내내 구토가 나고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났답니다. "화학약품 냄새 때문이었지요"(3). 더 놀라운 것은 "남은 팥앙금을 버리려고 베란다 한쪽에 방치해 두었는데", "2주가 지났는데도 곰팡이 하나 없이 말짱"했다는 것입니다. 마미핸즈님은 그동안 사먹인 빵을 생각하니 아이에게 너무 미안했답니다. "순수한 빵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먹이고 싶"다는 작은 바람에서 시작된 것이 여기 이렇게 <마미핸즈의 베이킹 레시피>로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마미핸즈의 베이킹 레시피>에서 두 번째로 눈에 띄는 점은 "초보자들도 혼자 베이킹을 해볼 수 있을 만큼 상세한 과정과 설명을 담았"다는 것입니다. 중요 부분은 노랑 형광색 펜으로 강조를 해두었고, 과정 중간 중간에 우리밀 빵을 맛있게 만들기 위한 팁도 제공됩니다. 이 팁은 "아주 중요한 비법이니 꼭 숙지"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습니다.

 

사실, 우리밀로 만든 빵은 맛이 좀 떨어진다는 평들이 있는데, 마미핸즈님은 어디까지나 "오해"라고 단언합니다. 몇 가지 비법만 알면 우리밀로 만든 빵과 자연 과자를 맛있게 만들 수 있는데, 그 비법을 공개한 것이 바로 이 레시피북입니다. 사실 완전 초보가 보기에도, 다른 요리에 비해 비슷하게 반복되는 과정이 많아서 그런지 기본기를 잘 익히면 따라하기 그리 어렵지 않겠다는 자신감도 생깁니다. 삼시세끼라는 프로에 나왔던 차승원 씨처럼 식빵도 뚝딱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주변에 보면, 쿠킹 클래스를 수강하고, 홈베이킹을 즐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가장 쉽게 시도해보는 것이 '머핀'인 것 같아요. 직접 구운 머핀이라며 선물을 꽤 받고 있거든요. 남동생도 가장 쉽게, 자주 만들어주는 것이 머핀과 쿠키입니다. 시작이 어렵지, 일단 시작하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것이 또 베이킹이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마미핸즈님도 익숙해지기만 하면 식사 준비를 하면서도 한쪽에서 식빵 만들기를 동시에 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느껴질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마미핸즈의 베이킹 레시피>는 베이킹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무엇이든 시작이 중요하고, 습관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베이킹을 처음 시작할 때, 좋은 재료로 건강한 빵을 만드는 습관을 들이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하나를 먹더라도 좋은 먹을 먹는 습관, 괜찮지 않습니까?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하지요. 우리 몸은 소중하니까요.

 

행복한 곳에는 언제나 좋은 음식이 빠질 수 없는 것처럼, 좋은 음식이 있는 곳에는 즐거움도 따라다닙니다. 베이킹은 조금은 특별한 행복, 조금은 특별한 즐거움을 꿈꾸는 과정 같습니다. 밥을 주식으로 살아온 우리에게 빵을 먹는다는 건 선물 같은 특별한 시간을 의미하니까요. 아직 레시피를 따라 직접 만들어 맛을 본 것은 아니지만, 사진만으로도 맛을 상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재료로 만들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 몸은 즐거울 준비가 되어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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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시 - 나를 깨우는 매일 오 분
오민석 지음 / 살림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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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이렇게 가도 좋았다. 이 책 한 권 읽느라 가을이 가버린데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시도 아름다웠지만, 시만큼이나 시를 읽어주는 글도 함축적이고 아름다웠기에. 온 가을을 다 허비할 것처럼 느리게 <아침 詩시>를 읽는 동안 눈에 띄게 말수가 줄었다. 이 시들에 비하면 내가 쏟아내는 말들은 얼마나 비루한가. 정결의식처럼 나는 시를 읽었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시로 씻기워졌다. 시로 씻긴 생각과 말과 마음. 이토록 개운할 줄이야.



<아침 詩시>에서 우리는 인생, 사랑, 풍경이라는 3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진 시를 만난다. 우리의 시도 있고, 외쿡의 시도 있고, 이미 알려진 시도 있지만, 오민석 시인이 직접 번역해 소개해주는 시들처럼 대부분 낯선 시들을 만난다. 아니,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한 시들조차도 낯설다. 시를 읽어주는 오민석 시인에 의해 시가 새롭게 해석되기 때문이다.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시의 언어 속에 "이렇게 많은 의미(비밀)들이 숨어 있다니."


시와 그냥 만나면 될 줄 알았지, 시를 소개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학교 다닐 때, 우리는 이미 시를 지겹도록 분석했고, 시가 아니라 누군가의 분석을 죽도록 외웠으니까. 그런데 <아침 詩시>는 시를 그렇게 만나서는 안 되었다는 걸 알게 모르게 꼬집어준다. 읽는 이도 저절로 시인이 되는 시 읽기의 비밀을 참으로 간결하고 감각적으로 살며시 풀어놓는다.


'우리는 왜 시를 읽어야 하는가?' 질문을 던지기도 전에 <아침 詩시>는 미리 답을 알려주었으므로, 이 질문은 답을 먼저 알고 난 뒤에 逆으로 내게 주어진 깨달음의 결정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내가 찾은 첫 번째 답은 우리는 세계를 해석하는 시인의 언어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세계를 해석하는 시의 언어가 필요한 것은, 시의 언어로 보아야 보이지 않는 실재, 전복된 가치, 왜곡된 미의 의미가 비로서 선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저마다 다른 처지에서 세계를 해석한다. 동일한 세계가 어떤 사람에겐 지옥이고 어떤 사람에겐 천국이다. 세계는 있는 그대로 우리에게 오는 것이아니라, 우리가 내미는 해석의 통로를 경유해 온다. 그리하여 우리가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은 대부분 사실이 아니라 해석의 결과이다. 해석이 세계를 만든다(37). 


그리하여 모든 사회적 갈등은 사실상 말(언어) 위에서 이루어진다. 언어는 해석을 기다린다. 아무렇게나 건드릴 일이 아니다(37).


시를 읽어야 할 또 다른 이유는, 존재는 본질적으로 관계라는 것과 타자의 아픔을 공유함으로 존재를 사랑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시는 참으로 부드럽게, 생의 진리를 일깨운다. 아름다움 속에서 눈 뜨는 '앎'은 내면에, 존재에 참으로 깊이 파고든다. 그 '앎'은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된다.



(그래서는 안 되지만) 최악의 시간에 스스로 "쓰레기"처럼 유기 되기를 바랄 때가 있다. 놀랍게도 우리는 이런 고통의 정점에서 타자의 고통을 비로소 이해하기 시작한다. 문학이 삶의 아픔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픔을 경유하지 않고는 존재를 이해할 수도 사랑할 수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고통은 (고통스러운) 특권이다. (자신이) "이대로 사라져도 그만이라 생각될 때" 시인은 놀랍게도 타인의 아픔, 버려진 아기들을 떠올린다.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기들의 울음은 '죄악덩어리세상"을 향해 울리는 "사이렌 소리"다. 고로 자신을 유기하는 것도 죄다(81).


그리고 시를 읽어야 하는 이유 하나는, 시가 주는 위안 때문이 아닐까. "자연의 사소한 움직임이 일시에 우리 마음의 풍경을 바꾸어놓는" 것처럼, 짧은 싯구 하나가 "내 가슴의 / 기분이 달라지고 / 내가 후회했던 날의 / 어떤 부분을 구해"주기도 한다.



자연의 사소한 움직임이 일시에 우리 마음의 풍경을 바꾸어놓는 경우가 있다. 우울이 바람 한 줌을 만나 사라지는 경험, 쏟아지는 눈가루가 죽음을 생으로 전환시키는 경험. 푸른 하늘에서 영원의 의미를 포획하는 경험. 푸르른 난의 잎에서 문장을 발견하는 경험. 그러니 의식하든 못하든 우리는 세상의 모든 만물들과 친척이다. 귀한 것들, 영원해라(207).


눈가루가 쏟아지는 아주 사소한 일이 어찌 보면 죽음 가까이에 있던 한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킨 것이다. 그러니 인생이란 큰 사건으로만 재단할 일이 아니다(207).


끝으로, 들려주고 싶은 시가 많지만 들려주고 싶은 시로 '워낭'을 골라보았다. 메마른 가슴을 눈물로 적셔주는 것도 시이고, 그 눈물을 씻어주는 것도 시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가을에 읽을 만한 책을 찾고 있다면 <아침 詩시>를 추천해주고 싶다. 단풍으로 물드는 가을처럼, 시의 언어로 물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워낭


늙은 소의 잔등 위에 막걸리 한 병 얹어놓고

괜히, 또 쓸데없이

그걸 쓰다듬는 저놈의 노을


한바탕 붉게 울먹이는 건 또 뭐람


김솔, <상처가 門이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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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문방구 종이인형 - 가장 예쁘고 품질 좋은 종이인형 모음집
리트머스 편집부 엮음, 신소금 감수 / 리트머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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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시절 추억의 문방구 종이인형!



'추억의 문방구 종이인형'은 최근 몇 년 사이 리프린팅되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1970년대부터 만들어진 종이인형을 차곡차곡 오랜 기간 동안 잘 보관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종이인형만을 선별해 엮은 것으로, 국내에서 가장 다양하고 예쁘며 상태가 좋은 종이인형임을 자랑합니다. 

이 설명대로라면 이 <추억의 문방구 종이인형> 모음집은 진정한 의미의 종이인형 컬렉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때와 똑같이 제작한 것이 아니라, 그때 그 시절 만들어진 것을 차곡차곡 보관했다가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종이인형만을 선별한 것이라고 하니까요.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최상의 상태입니다!


보자마자 "소장 가치 100%"라고 흥분했던 것은, 제가 바로 문방구 종이인형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 놀이의 여왕이라 불리며 동네를 주름잡던 골목대장이었는데, 고무줄, 다방구, 술래잡기, 망까기처럼 뛰어노는 것도 좋아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소꿉놀이, 종이인형놀이도 좋아했었답니다! '니나'가 잡혀 있는 이상한 나라로 달려갔던 '폴'처럼, 종이인형만 있으면 우리는 언제든 '상상의 세계'로 달려갈 수 있었으니까요. 어릴 때 했던 수많은 놀이 중에 가장 상상력을 자극했던 놀이는 바로 종이인형놀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친구들이나 동료들이 생각할 때에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으면, "말(이야기)을 참 잘 한다"는 이야기를 꼭 해줍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종이인형놀이 덕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추억의 문방구 종이인형>은 다양한 테마의 종이인형이 33장, 뽀나스로 엄마와 봄이의 패션쇼, 어린이 은행놀이, 미니 딱지가 각 1장씩 들어 있습니다. 종이인형은 오리기 난이도에 따라 상, 중, 하로 구분됩니다. 오리기 난이도 '상'을 택해서 오리기에 도전해봤는데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생각해보니 어릴 때는 이모나 고모가 대신 오려주셨던 것 같습니다. 추억의 딱지도 들어 있어 반가웠는데 뜯기 형식이 아니라, 딱지도 오리기로 되어 있어 그건 좀 아쉽더라고요.


종이인형을 오릴 때는 먼저 작은 조각으로 나누어놓고 하나씩 오리는 것이 편리합니다. 전체 종이를 들고 하나씩 오려내다 보면 종이가 구겨지기도 하고, 잘못하면 옆 그림까지 다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옷'을 오릴 때는 종이인형이 입을 수 있도록 11자 형으로 된 고리를 잘라내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어릴 때, 옷 선을 따라 오리다 잘못해서 그 고리 부분까지 잘라버리면 세상이 끝장 난 것처럼 좌절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멋있는 인생>이라는 주제를 가진 종이인형입니다. 금발머리 친구가 '소피아', 보라색머리카락 친구는 '쥰'입니다. 학생복이 있으니 학생인건 분명한데 옷장만 보면 나이를 구분하기가 애매한 친구들입니다!(ㅎㅎ)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어릴 때 우리는 이 종이인형들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갔을지 궁금해집니다.


이젠 그때 그 시절의 엄마만큼 나이를 먹었고, 친구들은 그때 그 시절 우리만한 딸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얼마 전, 딸을 키우는 엄마에게서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이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라는 말을 듣고 찾아보았다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제 눈에는 성인으로 보이는) '캐리' 언니가 소꿉놀이 같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동영상인데, 아이들이 그 모습을 지켜보며 즐거워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직접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보다, 누군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지켜보며' 즐거워한다니  어쩐지 좀 씁쓸해졌습니다. 동영상에 등장하는 장난감을 갖지 못한 아이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것도 염려되고, 친구들과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놀이를 하기보다 '동영상'으로 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도 안타까웠습니다. 종이인형 한 장이면 충분했던 그 시절이 어쩌면 마음은 더 풍성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집이나 주변에 아이가 있다면 <추억의 문방구 종이인형>으로 아이와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놀이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날로그적인 감성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아날로그적인 놀이를 하며 자란 우리 세대가 훨씬 행복지수가 높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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