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림 작가와의 두 번째
만남
평범해 보이는 일상도 카메라를 눈앞에 가져다 대기만 하면
늘 새롭고 아름다운 것으로 가득 차 있어 사진을 찍는 매 순간이
행복하다는 그녀.
'보여지는'
일상에 익숙해지다 보니
자꾸만 나의
일상과 누군가의 일상을 비교하는 버릇이 생깁니다.
다른
이의 것에 비해 나의 일상이 초라하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것은
다른 이 때문일까요, 나 때문일까요.
신혜림 작가와의 두 번째 만남에서 저는 그 답을 찾았습니다.
나의
일상을 초라하고 지루하게 만다는 것은
나의
생활 태도 때문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북쪽으로 가는
길
2009. 여름
쨍하게 내리쬐는 여름의 열기를 뒤로하고 향한 노르웨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느껴지는 공기가 나를 들뜨게 했다.
살짝 몸이 떨릴 정도의 기온도 설렘으로 다가왔다.
2015, 여름
6년 후, 다시 찾은 노르웨이.
다시 만나서 반가워.
<북쪽으로
가는 길>은 신혜림 작가가
두
번에 걸쳐 노르웨이를 다녀오며 노르웨이. 빛을. 담을 사진첩입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노르웨이 여행 기록이자, 사진 에세이며,
누군가의 소중한 순간들을 엿보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너에게
친구야.
예술이
뭔지,
사랑은
어떤 건지,
삶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정답 없는 그것들을 아름답게 바라보고 싶어서
고민하는
시간들이
오늘
또한 스쳐 지나가.
출근길에
우연히 들은 노랫말을 하루 종일 흥얼거리듯이,
어디에선가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무심히 걷던 발걸음이 멈추어지듯이,
낯선
풍경 하나가 가슴 속으로 쑥 들어와 공명을 일으킬 때가 있습니다.
든끔없이 노르웨이, 그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에 하루종일 몸살을 앓았습니다.
그곳에
서면 내세울 것 없는 내 삶도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입니다.
그곳에
갈 희망이 있다면 의미 없는 하루가 스쳐 지나가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위로
사진이
정말 좋은 건
내가
그렇게 변하는 과정을 스스로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나에 대해 점점 더 알아가고
나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기는 것.
스스로
위로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것.
태중에
아이를 품은 엄마들에게
예쁜
것만 보고 예쁜 것만 생각하고 예쁜 것만 먹으라고 합니다.
소중한 생명에게
좋은 기운만을 불어넣고 싶은 것이지요.
아름다운
생명으로 태어나 이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라는 응원 같은 것이지요.
신혜림
작가의 사진에세이는 아름다운 기운을 불어넣어주는 응원가 같은 책입니다.
어떤 사진가는 노년의 얼굴만을
피사체로 삼기도 하고,
우리가
절대 눈감아서는 안 되는 처참한 현실을 사진에 담아내는 작가도 많습니다.
신혜림
작가는 이국적인 풍경이라는 '낯선 배경' 속에 평화롭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낯선
풍경 속의 익숙한 일상이 만들어내는 신비,
그
신비로움이 그녀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함부로 평가해봅니다.
바람이 다가올 때
이따금 코로 훅 하고 들어오는 자연의 향기가 놀랄 만큼 좋아서
이 향을 어딘가에 담아 누군가와 공유할 수 있다면
하고 생각해본다.
이상하게
신혜림 작가의 사진에세이를 보고 나면,
부치지
못한 편지처럼 누군가에게 아직 못다한 말이 있었다는,
그걸 깜빡 잊고 있었다는 강렬한 느낌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서둘러 편지를 써야 할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에요.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내가
편지를 쓰고 싶은 대상은
그리운 친구도, 오래 전에
기억에서 지운 어떤 사람도,
한번쯤은 인사를 꼭 하고 싶은 고마운 이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
내
편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고,
다정하게
일상을 함께 보냈으면 좋겠고,
아무 걱정 없이 가만히 기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데,
내가 나에게 그렇게 해주고 싶은가 봅니다.
신혜림 작가가 사진을 통해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아요.
누군가를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에게 그런 위로를 건네라고.
용기내어 그런 일상을 살라고 말입니다.
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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