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가 빨라지는 수학력 - 빅데이터 분석에 필요한 기본 수학 통계·물리 수학
나가노 히로유키 지음, 위정훈 옮김, 오카다 겐스케.홍종선 감수, 기타미 류지 그림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수학을 알면 통계가 쉬워진다!



<빅데이터를 지배하는 통계의 힘>을 쓴 니시우치 히로무는 현대 사회에서는 어떤 분야에서든 통계학이야말로 최강의 무기라고 단언했습니다. 최선의 답은 이미 우리 주변에 있는 빅데이터 속에 잠들어 있는데, 통계를 아는 자는 최선으로 가는 길을 가장 빠르고 확실한 답을 찾겠지만, 통계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오히려 빅데이터 속에서 길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 아닌 경고를 날렸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통계라고 하면 백화점 같은 곳에서 설문지를 돌려 조사한 자료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논문을 위해 처음으로 통계'학'이라는 과목을 수강하며 깜짝 놀랐습니다. 학문을 위한 보조 도구쯤으로 여기고 있던 통계학이 얼마나 견고한 논리를 가진 수학의 세계인지 깨달아졌기 때문입니다. 통계 관련 용어를 정리하는 것으로 개념을 잡고, spss 프로그램 운영을 '대충' 배워서 자료를 돌리기만 하면 논문에 필요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얼마나 안일한 생각이었는지 모릅니다.


통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필요성을 절감할수록 통계를 공부하려는 분들이 많을 텐데, 해보면 알겠지만 정복하기 결코 쉽지 않은 분야입니다. 직접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지 않아도 통계 자료를 읽고 해석하는 정도의 능력만 있어도 좋겠다 싶은데,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경지라는 것을 알고 더 막막해지고 말았습니다. 


통계학은 관련 전공자가 아니라면, 독학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습니다. <통계가 빨라지는 수학력>은 바로 "통계를 혼자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책"입니다. 어떻게 하면 통계를 쉽게 배울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이 책의 저자가 주목한 것은 "대다수 학생들이 통계 자체가 아니라 통계에 나오는 수학 때문에 힘들어한다는 사실"(6-7)입니다. "통계 책에 나오는 중, 고등학교 수학을 몰라 왕초보 수준의 통계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수학만 잘하면 통계 자체를 배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이 된다"(7). 


<통계가 빨라지는 수학력>은 통계 초보자에게 꼭 필요한 수학 개념을 가르쳐주는 책입니다. 논문을 준비하며 통계학 관련 서적만 진짜 수십 권을 뒤적였는데, 통계학에 쓰이는 수학을 가르쳐주는 책은 이 책이 처음입니다! 통계에 이렇게 접근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신선합니다!







 




수집한 데이터에서 필요한 정보를 읽어내는 기술통계를 총괄하고, 

부분적인 데이터로 전체를 예측하는 추론통계의 시작 단계까지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다(8).



"통계란 수집한 데이터(자료)를 정리하고 분석하는 학문"입니다. 이 책은 데이터 정리에 필요한 '평균"(중앙값, 최빈값), "비율", "그래프"에서부터 데이터 분석(상관관계, 흩어져 있는 데이터 분석, 연속 데이터 분석)에 필요한 "수학"을 가르쳐줍니다. 간단히 말해서, "통계를 공부하는 데 필요한 수학"을 가르쳐주는데, 수학적 개념이 통계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연결해주기 때문에 통계 관련 용어를 이해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통계의 매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는 깊이가 있습니다. 예제와 일러스트 등을 사용하여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정복하기 쉬운 책은 아니지만, 정복이 불가능하지도 않다는 것을, 이 책의 최대 장점으로 꼽고 싶습니다. 책을 한 번 읽었더니 눈이 떠지는 느낌입니다. 눈앞에 그림이 선명해질 때까지 이 책을 몇 번 더 읽을 작정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이렇게 약속합니다. "이 책만 완전히 읽히면 거래처에 속을 일이 없어지고, 숫자가 가득한 자료나 엑셀 함수도 단숨에 이해하게 되며 그래프를 이용해 보다 설득력 있는 프레젠테이션 자료도 만들 수 있다. 물론 논리적인 사고방식도 키우게 된다"(8).


"통계 리터러시(통계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는 현대인에게 필수적인 능력"이 될 것임을 예견한 사람들이 많고, 그 예측은 이미 현실이 되었습니다. 외국어 능력이나 컴퓨터 능력처럼 통계 리터러시도 곧 하나의 경쟁력 있는 능력으로 대두될 것입니다. <빅데이터를 지배하는 통계의 힘>을 읽을 때도 느낀 것이지만, 통계가 지닌 힘이 정말 무궁무진합니다. 후배들에게 차별적으로 앞서 가고 싶다면 어느 분야이든 꼭 통계학을 공부하라고 일러두고 싶습니다. 그런데 학위 논문을 준비하는 사회과학 전공자들도 통계를 어려워합니다. <통계가 빨라지는 수학력>은 논문을 준비하는 학생은 물론 통계에 관심이 있거나, 통계를 공부하는 모든 분들에게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통계에 이렇게 접근하는 책을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아는 한) 통계에 필요한 수학을 가르쳐주는 책은 이 책이 유일합니다. 수학을 알면 통계가 쉬워집니다! 이 책을 통해 일본 사람들이 공부하는 방식을 보니, 왜 우리보다 노벨상을 받는 학자들이 더 많은지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듯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천덕 신부의 하나님 나라 - 지금 우리 사회에서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가기 위하여
대천덕 지음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님의 의로 돌아가야 할 때"



성경말씀을 아는 일은 매우 위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우리 앞에 남은 것은 행할 것인가, 거부할 것인가 두 갈래 뿐인데, 하나님의 말씀(법, 정의)에 따르고자 할 때 '우리의 평화로운 일상'(?)이 위협받기 때문입니다. <대천덕 신부의 하나님 나라>가 바로 그런 책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을 불편하게 하는 책입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우리 생활이 하나님의 법에서 멀어져 있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대천덕 신부의 하나님 나라>는 이 세상이 얼마나 하나님의 법과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세상은 원래 하나님의 법과 정의를 무시해 왔습니다. 문제는 교회와 그리스도인들마저도 세상 조류에 따라 성경에서 규정하는 '정의'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천덕 신부님은 이것이 '미성숙한 신학' 탓이라고 말합니다. 


       

"구약시대에 나오는 사상은 대부분 '책임'입니다. 정치를 위한 책임, 경제를 위한 책임 등, 그러한 책임의식이 교회에 있어야 했습니다. 또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법을 지켜야 했기에 구약시대 교회는 나라 전체를 생각해야 했습니다. 나라 전체를 위한 것이니 당연히 정치 문제, 경제문제, 정의 문제가 다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51).


"지금 우리 사회에서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가기 위하여" 대천덕 신부님이 주목하는 것은 '가난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과 '그리스도인들의 책임'입니다. 다다음의 문장은 가난한 자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책임을 집약적으로 보여줍니다. "내가 가난해서 먹을 것이 부족하면 그것은 내 개인의 문제다. 그러나 나의 이웃이 가난하다면 그것은 영적인 문제다"(71). 대천덕 신부님은 '정의'의 성경적인 기초는 "땅"이라고 강조합니다. 인간은 땅 없이 살 수 없고, 땅이 없으면 자유도 없다는 것입니다. 성경과 인류 역사를 살피며 땅이 문제의 핵심이고, 땅이 유일한 문제라는 것을 굉장히 설득적으로 보여줍니다. 



"한국 기독교는 책임이 아주 많습니다. 구약으로 돌아가서 공의 문제를 다루고 토지법도 다루어야 합니다. 지금 토지법에 관심갖는 교회가 있습니까? 없어요. 자신을 위해 기도할 뿐만 아니라 이 나라가 하나님의 법대로 나아가도록 기도해야 합니다"(54).


대천덕 신부님은 성경이 얼마나 경제문제에 관심이 많으며,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얼마나 강력한 토지법을 주셨는지를 일깨웁니다. 교회에서 '나름 열심 있는 신앙인'으로 평가받고 있는 저도 이처럼 생생한 성경의 토지법 이야기는 이 책을 통해 처음 들어보았습니다. '구속'이란 말도 원래 토지법에서 나온 것이며, 마르크시즘이란 '지주제도'를 덮어놓기 위한 연막에 불과하다는 일침까지(91) 대천덕 신부님만큼 토지법을 깊이 있게 탐구한 교회 지도자를 아직까지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첫째, 정의란 토지(자연자원)가 하나님께 속한 것이며, 사람들이 그것을 통해 얻는 이익에 대해 임대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것은 레위기 25장의 실제적인 적용이다. 둘째, 인간은 이기적이며, 만일 그가 하나님과 함께 겸손히 행하는 법을 배우지 않는다면 부에 의해 부패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200). 


대천덕 신부님은 복음이란 말이 '가난한'이라는 중요한 단어와 분리되어 사용되기 때문에 교회의 우선적인 과제가 가난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는 잘못된 견해가 널리 퍼져 있다고 우리의 미성숙한 신앙을 일깨웁니다(177). "공정하고 실행 가능한 법들을 통해 가장 근본적인 요소인 땅(생활과 노동의 터전)을 공급함으로써 가난을 방지하는 것이 하나님 백성들의 책임"(172)이라고 역설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러 오셨습니다. 마땅히 교회는 가난에 대해 무엇인가 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대천덕 신부님은 "오랫동안 교회가 이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슬람이나 공산주의가 번성했고, 소위 '기독교' 국가의 지배 하에 있던 많은 지역들의 현재의 혼란도 이에서 비롯하고 만 것"(178)이라고 통찰합니다. 


대천덕 신부님의 가르침에 의하면, 가난에 대한 신약의 가르침은 "코이노니아"라는 단어에 집약되어 있습니다. 가난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책은 성령의 교제, 즉 "코이노니아"(179)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코이노니아(교제)를 성도들 간의 '친목' 정도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대천덕 신부님은 성경이 말하는 '코이노니아'의 본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시킵니다. 



"그리스도인은 교회에 책임을 미루기 전에 그가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해야 한다"(177). 


대천덕 신부님이 말하는 성숙한 신학의 문제, 토지법의 정의 등은 개인이 풀 수 없고, 교회의 지도자나 적어도 하나님의 법에 따라 살고자 하는 크리스천 정치인들이 나서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대천덕 신부님은 정부의 책임이 있고, 교회의 책임이 있고, 개인의 책임이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가난의 문제는 "예수를 믿는다고 시인하는 사람들이 성경이 가르치는 대로 행하기만 하면 다 해결 수 있는 문제"(67)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토지법이 왜 그토록 중요한지, 하나님의 정의를 무시한 '지주제'가 인류에 얼마나 큰 재앙인지, 지금이라도 하나님의 정의에 따라 토지법을 실현할 때 우리 삶은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지, 토지법을 실행하기 위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심각하게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동안 교회의 어떤 가르침도, 어떤 신앙서적도, 어떤 신학도 이 문제를 이토록 심각하게 고민해보도록 이끌어주지 못했습니다. 대천덕 신부님이 얼마나 깊은 영성의 사람이었는지를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깊은 영성은 성숙한 신학을 토대로 한다는 것 또한 다시 한 번 깊이 깨닫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책임과 하나님의 정의를 따르는 삶에 대해 정말 심각하게 고민을 하게 만들어주는 책입니다. <대천덕 신부의 하나님 나라>는 교회 안에서 열심히 가르쳐져야 할 메시지입니다. 이 책이 다시 읽혀지고, 두루 읽혀지기를 간절히 소웒바니다. 특별히 교회 안의 지도자들이 읽고 깊은 연구와 열띤 토론들이 일어나기를 기도합니다. 라오디게아 교회를 향한 경고가 지금 한국 교회를 향한 경고는 아닌지 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우리에게 대천덕 신부님과 같은 하나님의 사람이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고, 다시 그와 같은 하나님의 사람들을 이 땅에 일으켜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라오디게아 교회는 경제적으로는 부유했지만 영적으로는 가난하고, 비참하며, 불쌍하고, 눈이 멀었으며 벌거벗었다. 그러므로 그 교회가 회개하지 않는다면 그리스도의 입에서 토해내져 더 이상 그의 몸의 일부가 될 수 없을 것이다"(17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나님 앞에서 사는 부부 제자도
프랜시스 챈.리사 챈 지음, 이나경 옮김 / 두란노 / 201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혼생활이 깨소금이 쏟아지든 죽을 맛이든 간에, 하나님의 영광은 위기에 놓여 있다. 당신의 초점을 하나님을 향해 이동할 때다. 바로 이것이 우리 부부가 이 책을 쓴 이유다"(50).



교회에서 '가정사역'은 교회공동체를 떠받치는 중요한 기둥 중 하나입니다. 믿음 안에서 행복한 가정을 가꾸어가는 것도 하나님의 자녀에게 주신 사명이요, 신앙인의 책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도 칭찬받는 가정, 본이 되는 가정을 세워가야 할 의무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사명감으로 이 책을 펼쳐 든다면, 적잖이 당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무게 중심이 가정의 '행복, '행복한' 가정 만들기에 가 있다면 예상치 못한 철퇴를 맞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사명은 행복한 가정 만들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부부 제자도>는 선한 의도를 가지고도 결혼이 우상이 되고, 자녀가 우상이 되는 현실을 매섭게 꼬집습니다. 가정의 '행복'을 원하면 원할수록 오히여 위기에 처하게 되는 아이러니를 깨닫게 해줍니다. <부부 제자도>는 가정이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잘라 말합니다. 이 책은 그보다 중요한 것, 그보다 우선 되어야 할 것이 있음을 일깨워주는 책입니다. 


<부부 제자도>는 '부부'보다 '제자도'에 무게 중심을 더 두고 있습니다. 행복한 결혼생활의 비결을 알려주기 위해 부부 제자도를 쓴 것이 아니라, 부부가 서로를 제자로 세워주는 데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부 제자도>가 중점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복음과 예수님을 따름에 관한 문제입니다. 








"이 전투에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사명은 분명하다. "제자를 삼으라!" 그런데 수많은 그리스도인 부부가 걸핏하면 손에 손잡고 인생의 운동장에서 뛰놀뿐, 주변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전투 따위에는 아무 관심도 없다. 대신 '행복한 가정 만들기'를 우리의 사명으로 만들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사명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결혼을 우상화하며 정당성을 부여하려 든다"(138).



우리가 정말 심각하게 고민하고 회개해야 할 문제는 "그리스도인의 결혼생활이나 비그리스도인의 결혼생활이나 거기서 거기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정말 심각하게 질문하고 추구해야 할 과제는 "우리의 결혼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있는가?", "우리의 결혼생활이 예수 그리스도와 교회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가?"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제자로 서려는 우리가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우리는 모두 '우리가 속한 세상에 하나님을 표현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존재들"(48)이며, 이것을 가장 잘 드러내는 무대가 "결혼"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가정의 행복, 부부 문제의 해법은 오직 하나님을 바라보는 데 있습니다. <부부 제자도>는 "진심으로 그분을 응시할 때, 모든 문제는 제자리를 찾는다"(36)고 약속합니다. 배우자나 자녀를 통해 행복을 채우려 하면 할수록 오히려 헛헛함만 더해질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결혼생활을 망치는 우리의 이기심은 절대 우리의 허약한 사랑으로 극복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만사가 힘들어도 자신을 죽이고 사랑하고 용서하며 살기로 작정한 사람들"이라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분명한 정체성입니다. 


부부 제자도의 핵심은 하나님을 온전히 두려워하는 경외감 위에 가정을 세워가는 것입니다. <부부 제자도>는 모든 크리스천 가정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선명하게 제시해줍니다. <부부 제자도>의 가르침을 매일 구호처럼 외치며, 가정생활을 점검하는 기준으로 삼아도 좋을 듯합니다.


결혼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24)

내 결혼생활은 예수 복음을 설명하고 있는가(56)

부부싸움에서 이길 것인가, 예수를 닮을 것인가(90)

번듯한 가정을 꾸리느라 사명을 묻어 두었는가(136)

영원에 뿌리 받은 결혼생활을 시작하라(186)

하나님이 맡기신 보석, 제빛을 내게 하라(216)

결혼 그 이상의 결혼을 꿈꾸라(264)


어찌 보면, <부부 제자도>는 우리의 기대와 목표를 깨부수는 책입니다. 가정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법을 이야기하는 책들은 이미 허다"합니다. "문제는 그런 책들이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게 기독교의 목표하고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부부 제자도>는 그런 목표 뒤에 자기 왕국을 건설하려는 교만이 숨어 있다고 경고합니다. 굉장히 성실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즐거운 인생을 추구하며 예수님이 주신 사명 따위는 무시한 채 살아가고 있"(139)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부부 제자도>는 어떤 책보다 더 예수님을 따라 살고 싶은 열망을 품게 해줍니다. 결혼을 앞둔 청년들, 3040 가정, 위기에 처한 부부에게 강력하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입니다. 어느 교단에서나 실제 '부부 제자훈련' 교재로 활용해도 좋을 책입니다. 
이 책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어떤 지침도 주고 있지 않지만, 사실 행복한 결혼생활에 대한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채근담 : 철학노트 필사본 10년 후 나를 만드는 생각의 깊이 3
홍자성 지음, 김성중 옮김 / 홍익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아버지의 서재를 채우다



아버지는 평생 7남매의 장남이라는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사셨습니다. 동생들 공부와 결혼까지 책임져야 했기에 일찍 자수성가를 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수성가 후, 아버지가 '처음으로' '자신을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집을 짓고 거실 한 쪽 벽면을 책장으로 만드신 일입니다. 그 집이 경매에 넘어가 살림을 거의 버리고 이사를 할 때도, 아버지는 책장에 있던 책들을 챙기셨습니다. 녹끈에 묶인 채, 다락방에서 뽀얗게 먼지가 쌓여갔던 세계문학전집, 동양고전들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다락방에서 아버지의 책들을 풀어보는 것이 사춘기 시절 저만의 놀이였으니까요.


환갑이 넘은 나이에 진짜 하고 싶었던 공부를 시작하신 아버지에게 다시 아버지만의 책장이 생겼습니다. 그 책장 한 켠은 동양고전으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그 빼곡한 책들 사이에 <채근담, 철학노트 필사본> 이 책 한 권을 더 채워드렸습니다. 아버지께 큰 딸이 드리는 선물로 말입니다.

 

아버지는 한자 신동이셨고, 어릴 때부터 동양고전을 즐겨 읽으셨답니다. 덕분에 우리 4남매는 동양고전을 인용한 아버지의 훈계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그리고 그 가르침들이 아버지 삶의 자양분이었다는 걸 이제야 깨닫습니다.




 

 


 



  

<채근담>은 자주 <탈무드>에 비유됩니다. "서양에 <탈무드>가 있다면 동양에는 <채근담>이 있다"고 합니다. "정신수양서이자 처세지침서"로 읽혀온 동양고전입니다. <채근담 철학노트 필사본>은 "<채근담>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해준 최고 명언들을 가려 뽑아 친절한 주석을 덧붙인 뒤에, 독자가 그 문장을 통해 자기성찰을 할 수 있게 철학노트 페이지를 따로 편집해 놓"은 책입니다. 빈 여백(철학노트)에 필사를 해도 좋고, "자기성찰의 결과를 적으며 미래를 설계"해도 좋다고 일러줍니다. 


아버지의 필사를 보니 역시 우리 아버지는 이 딸보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지셨구나 싶습니다. 만일 저라면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필사를 하기 위해 엄청나게 신중했을 텐데, 아버지는 한자 연습을 하듯 자유롭게 노트를 채워가고 계셨습니다. 이미 몇 권의 필사노트에 도전한 전력이 있는 저는 필사를 너무 신중하게 생각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눈으로만 책을 읽는 것보다 손으로 옮겨적으며 읽는 것이 훨씬 더 깊이 있는 독서가 됩니다. 그러나 필사 자체를 목적으로 하면 무얼 옮겨 적고 있는지도 모른 채, 무조건 베껴쓰기 바쁜 역효과가 나기도 합니다. <채근담>은 더욱 그러합니다. 필사에 목적을 두기보다 음미하며 읽어야 할 책입니다. 


아버지가 이 책을 다 필사하실 때까지 아버지를 피해다닐 작정입니다. 이 책에 가려 뽑은 <채근담>은 '마음을 다스린다는 것, 도에 이른다는 것, 참되게 산다는 것, 타인과 어울려 산다는 것, 세상을 헤쳐 나간다는 것, 군자의 도리에 따른다는 것'에 대해 교훈하는데, 아버지는 요즘 젊은이들이 이런 것을 알아야 한다며 저를 붙잡고 몇 시간씩 훈계를 하신답니다. <채근담>을 찬찬히 읽어보면 (아직까지 우리 세대에게는) 모두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지당하게' 살지 못한다는 것이겠지요. 당연하지만 이제 더 이상 당연하게 가르쳐지지 않는 교훈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천천히 음미하듯 필사하며 마음에 새겨보아야 할 교훈으로 <채근담 철학노트 필사본>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우와 별
코랄리 빅포드 스미스 지음, 최상희 옮김 / 사계절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읽고 싶은 책? 아니, 갖고 싶은 책!



<여우와 별>은 평범한 동화책이 아니라, 소장 가치가 있는 특별한 작품집으로 다가옵니다. 저자의 이력이 책에 특별함을 더해주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코랄리 빅포드 스미스'는 "영국 '펭귄북스'의 디자이너"라고 합니다. "그녀의 책 표지 디자인은 미국 그래픽아트협회와 영국 국제디자인광고제에서 호평을 받았으며 [뉴욕타임스], [보그], [기디언] 등의 신문과 잡지에도 소개되었다. 코랄리가 디자인한 '펭귄 하드커버 클래식' 시리즈는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아름답고 정교한 빅토리아 시대의 북 바인딩을 연상케 한다는 찬사를 받았다." <여우와 별>은 그녀의 첫 책이며, "2015년 영국 워터스톤즈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고 전합니다. <여우와 별>은 글보다 그림이 예뻐서 더 눈길이 가는 책입니다. 그림이 꼭 판화가의 작품처럼 느껴지는데, 이 작품을 보면 그녀의 디자인 스타일이 "아름답고 정교한 빅토리아 시대의 북 바인딩을 연상케 한다"는 찬사가 어떤 뜻인지 알 듯합니다. 


<여우와 별>은 뚝딱 읽을 수 있는 짧은 글이지만, 참 긴 여운이 남는 책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깊 고 어두운 숲 속에 사는 겁 많고 소심한 여우입니다. 겁 많은 여우는 좀처럼 집 주위를 떠나지 않았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푸르스름한 별빛을 의지하기 시작합니다. "별빛을 따라 숲 속을 걷다 보니 여우와 별, 둘만 아는 오솔길"도 생겼고, 그렇게 둘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별과 함께 있으면 무서울 것이 없는 여우는 든든히 별빛이 안에서 한 없이 자유로웠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별이 사라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여우에게 다시 숲은 춥고 어둡고 스산한 곳이 되었습니다. 별이 다시 뜨는 꿈만 꾸며 작은 굴 속에서 웅크리고 있던 여우는 겨우 기운을 차리고 별을 찾아 나섭니다. "어딘가에서 내 별을 보지 못했느냐"고 물으며 생각한 것은 단 하나였습니다. '별은 어디로 사라진 거지?' 그렇게 별을 찾아다니던 여우는 문뜩 깨닫습니다. 고개를 들고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는 밤하늘을 보며, 그 하늘 어딘가 오직 단 하나 여우의 친구였던 별도 빛나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어딘가 달라진 여우는 새로운 걸음을 내딛습니다. 


이 아름다운 동화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작가의 의도는 무엇일까요? 저는 '잃어버린 사랑'을 생각했습니다. 여우가 가는 길에 빛이 되어주고 여우를 든든하게 지켜주고 그 안에서 자유를 누리게 해주었던 별, 누군가에게 그 '별'은 나를 끔찍히 사랑했던 아빠일 수도 있고, 엄마일 수도 있고, 아들일 수도 있고, 딸일 수도 있고, 할아버지일 수도 있고, 할머니일 수도 있고, 남편일 수도 있고, 아내일 수도 있고, 연인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여우를 보며 그런 존재를 잃어버린 상실감이 깊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여우와 별>의 작가는 말합니다. 여우는 그 별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여우가 고개를 들면 바라볼 수 있는 하늘 위에서 단 하나 여우의 친구였던 별도 여전히 반짝이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전 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보며 돌아가신 외할머니를 가장 먼저 떠올렸는데, 다른 독자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었을지 궁금합니다. 


사실 <여우와 별>은 교훈을 따질 책이 아니라, 보고 읽고 느끼면 족할 동화책입니다. '교훈'적인 이야기에 무게 중심을 두고, 그림은 이야기를 '거드는' 정도의 역할을 하는 동화책이 많습니다. 그런 목적을 가진 책일수록 그림이 조악하게 느껴지는 동화책이 많고요. 그런데 <여우와 별>은 디자이너의 특별한 작품이라고 불러도 좋을 듯합니다. 한 장 한 장의 그림에서 작가의 예술혼이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그림을 보면 이 책에 반하실 거라고 장담합니다. 책 가격을 보고 놀라실 수도 있지만, 나를 위해 투자하고, 꼭 소장하고 싶어지는 예쁜 책입니다!




 






숲과 나무와 나뭇잎들

딱정벌레와 토끼들과 가시덤불

그리고 지나쳐 온 모든 것들에게

여우는

그저 소리쳐 묻고 

또 물을 뿐이었다. 

"별은 어디로 사라진 거지?"


두 귀는

숲의 소란한 소리에만

두 눈은

나뭇잎 쌓인 바닥으로만

향해 있어 


여우는 

오랫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봐!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가만히 

여우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저 하늘 어딘가

오직 단 하나

여우의 친구였던 

별도 

빛나고 있었다. 


- 여우와 별 中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