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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의 진짜 얼굴 - 무신론은 하나님을 만나는 시작이다
라비 재커라이어스 지음, 권기대 옮김, 김일우 감수 / 에센티아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신이 죽은 세계의 딜레마를 확인하라!
나는 어떻게 하나님을 믿게 되었는지부터 말해야겠다. 어떻게 무신론에서 유신론의 믿음으로 옮겨 가게 되었는지 말이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는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사람은 믿을 만한 존재가 못된다는 것, 세상은 불안한 곳이라는 것, 불행은 느닺없이 덮쳐온다는 것, 그렇게 나는 삶에 눈을 떠갔다. 그리고 고등학교 입학을 앞 둔 어느 겨울, 친구가 죽었다. 가정형편 때문에 상고에 진학했지만 전체 수석을 차지하고 새로운 꿈을 꾸던 아이였다. 희망찬 내일을 그리며 겨울 방학 내내 아르바이트를 했던 친구였다. 아침에 머리를 감다 쓰러진 친구를 방에 눕혔는데 그대로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친구가 그리던 내일은 모두 어디로 사라지고 한 인생이 어떻게 이렇게 쉽게 끝나버린단 말인가?' 허무라는 단어가, 공허라는 단어가 살갗을 파고드는 것 같았다. 새학기가 시작되고 며칠 되지 않아 이번엔 중학교 담임선생님의 아들이 죽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열손가락 깨물면 가장 아픈 손가락이라고 했던 그 아들이 세상을 떠났단다. 돌연사였다. 나와 동갑이었던 그 아이의 방에는 같은 교과서, 같은 참고서가 펼쳐져 있었고, 그 아이가 쳤던 기타, 그 아이가 읽던 시집, 그 아이가 입었던 교복까지 바로 어제까지의 삶의 흔적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두 친구의 죽음은 나를 한 없는 무기력의 늪으로 끌고 갔다. '언제라도 한 순간에 그렇게 끝나버리는 것이 인생이라면 우리가 열심 낼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열심을 낸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공부도, 목표도, 미래도 공허하기만 했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아무것도 할 일이 없는, 그 아득하고 막막한 기분을 아는가? 나는 그 무기력의 한 복판에서 하나님을 만났다. 하나님이 주실 수 있는 영원을 붙들고 허무의 진창에서 빠져 나왔다. 그리고 지금까지 하나님이 살아계신 증거를, 성경말씀이 진리라는 증거를 계속해서 확인해나가는 중이다. 그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은 21세기 대표 지성 중에 한 분이 바로 '라비 재커라이어스'이며, 그의 책 <무신론의 진짜 얼굴>은 내가 믿는 바를 다시 한 번 검증하고 그 믿음이 진리라는 것을 확증해준다.
"신이 인간을 창조했는가, 아니면 인간이 신을 창조했는가?" 이것은 유신론이냐, 무신론이냐의 싸움에 앞서, 누구나 평생에 한 번은 진지하게 마주해야 할 질문이다. 왜냐하면 "신을 긍정하느냐 부정하느냐 하는 질문은 다른 어떤 질문보다 삶과 행동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22). <무신론의 진짜 얼굴>은 우리를 이 물음 앞으로 초청하는 책이다.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신이 죽은 세계, 다시 말해 신이 없는 세계의 딜레마를 생생하게 증언해준다는 데 있다. 그러니까 "나는 무신론자이다"라고 주장하거나 "신은 없다"고 믿고 있는 사람은, 그 무신론적 믿음이 처한 딜레마가 무엇인지 이 책을 읽고 확인하라. 그리고 답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문제를 한 번도 깊게 생각해보지 않은 채 나는 무신론자라고 결론 지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유신론자의 무지를 비난하는 무신론자가 많은데, 나는 자신의 믿음을 공부하고 검증하고 탐구하는 무신론자를 많이 보지 못했다. 그에 비하면 유신론자들은 자신의 믿음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는 편이다. 이 책은 유신론자에도 필요한 책이다. 내가 가진 믿음에 대해 묻는 사람들에게 대답할 말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신론의 진짜 얼굴>은 인류는 "무신론"이라는 믿음을 어떻게 갖게 되었는지, 그리고 무신론이 우리 삶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지를 예리하게 파고든다. 신은 죽었고 도덕적인 가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런 믿음이 어떻게 우리 삶을, 인류의 삶을 망가뜨려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무신론이 낳은 결과들, 즉 신이 없는 세계의 딜레마는 '기원', '도덕성', '의미', '운명'이라는 4가지 키워드로 정리된다. 이 책은 '신'을 장사지냄으로써 '기원'을 없어버리면 어떻게 자신의 존재 이유(의미)를 상실하는지, 옳고 그름을 없어배리면 어떤 황폐함이 도래하는지를 보여준다. "신을 죽여버렸으니 무신론자에겐 존재할 이유도, 옹호해줄 도덕도, 삶에 대한 의미도, 무덤 너머의 희망도 남지 않게 된다"(143). 이런 삶에 남는 것은 폭력과 지루한 쾌락뿐이다. 살아 있다는 믿음과 마찬가지로, 신의 죽음이 가져오는 결과 또한 추상과 관념 속에 머물지 않고,일생의 행로 하나하나를 깊이 파고든다는 사실을 목도해야 한다.
라비 재커라이어스는 '무신론'을 주장하는 이들의 논리적 모순도 예리하게 꼬집는데, 가장 단적인 예는 이것이다. "기원의 문제를 놓고 과학적인 논쟁을 벌일 때, 물리학 법칙과 정반대 방향으로 생물학적 진보를 주장함으로써 열역할 제2 법칙이 무시당했었다. 물리학의 법칙은 사물이 질서에서 무질서로 이동하지만, 진화는 무질서에서 질서로 이동한다고 말한다. 여기에 대한 과학자들의 반응은, 전체에 적용되는 것이 부분적인 것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따라서 부분적인 것에 속하는 생물학적인 진화는 전체적인 엔트로피의 흐름에 역행해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자, 이제 의미의 문제와 관련해서 자연주의자는이렇게 말한다. "부분에 적용되는 것은 의미 있지만, 삶 전처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삶은 지극히 사소한 목적들로 채워져 있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없다. 지극히 사소한 가치들은 있지만, 궁극적인 가치는 없다는 얘기다"(112). 삶의 의미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열역학 제2 법칙과 관련해서 자연주의자가 그 문제를 다루었던 방식과 놀라울 정도로 정반대"를 이룬다는 점을 주목해보자.
무신론의 진짜 얼굴은 무엇인가? "자신의 기원을 되돌아보려는 마음도 없고, 길잡이가 되어줄 법도 없으며, 삶에 집착할 의미도 없고,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는 무신론의 적자다. 이것이 바로 산산이 부서진 무신론의 진짜 얼굴이다. 그것은 죽음마저 응시하는 눈으로, 공허함과 절망의 황량한 사막을 들여다본다. 이렇듯 손전등이 땅바닥에 떨어져 박살나면서 시작되었던 니체의 도그마는 이제 무덤의 어둠 속에서 끝난다"(148).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것이다. '원초적 인과관계를 향한 무지의 도약, 도덕성의 상실, 의미의 부재, 그리고 희망의 죽음.' 라비 재커라이어스는 무신론의 진짜 얼굴을 이렇게 그려주며, C. S. 루이스의 말을 인용하여 그들이 처한 딜레마, 즉 그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를 던져준다. "무신론이 자신의 길을 찾으려면 반드시 무작위적인 제1 원인을 깨우쳐야 하고, 도덕을 비난하는 짓은 모두 부도덕하다고 비난해야 하며, 모든 무의미함을 의미 있게 표현해야 하고, 희망이 없는 가운데 안전을 찾아야만 한다"(154).
무신론과 유신론의 논쟁에 있어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무신론도 유신론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믿음이라는 것이다. "무신론은 이성의 영역을 벗어나 있는 신앙이다"(232). 라비 재커라이어스는 무신론을 고집하는 속내도 간파한다. "무신론자의 가장 치열한 투쟁이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람이 하나님을 거부하는 이유는 지적인 요구 때문도 아니고 증거 부족 때문도 아니다. 사람이 하나님을 거부하는 이유는 자기한테 하나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은 도덕적 저항감 때문이다"(234).
"당신은 무슨 기준으로 옳고 그름을 구별합니까?" 무신론 진영의 대표주자 버트런드 러셀은 "자신의 느낌을 근거"로 구별한다고 대답했다(81). 당신은 어떤가? 라비 캐커라이어스는 '니체'를 가리켜 '신을 장사지낸 최고의 검시관'이라고 했다. 니체는 신의 죽음이 가져오는 결과까지 정확하게 예측했다. <"신이 19세기에 죽었기 때문에 20세기에는 두 가지의 직접적인 결과가 존재할 것이다." 그는 먼저 20세기야말로 역사상 가장 유혈이 낭자한 세기가 되리라고 예측했으며, 두 번쨰로 보편적인 광기가 발생하리라고 예측했다>(37). 신이 없는 세계와 신이 존재하는 세계를 내가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신이 존재하는 세계를 선택할 것이다. 당신은 어떤가? 이 책을 읽기 전에 섣불리 답을 하지 말기를 권한다. 이미 답을 가지고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해보기를 권한다. 우리 인생을 걸고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