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회화 바이블
Richard A. Spears 지음 / 넥서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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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교재가 없어서 내가 영어를 못하는 것은 아니야!"를 외치며, 더 이상 새로운 영어학습 교재를 쳐다보지 않으리라 마음먹었습니다. 이미 책상 위를 차지하고 있는 많은 교재를 보며 "문제는 책이 아니라, 꾸준함"이라고 스스로의 가슴에 대못도 박았습니다. 이 나이까지(?!) 아직도 영어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늘 제자리 걸음인 영어실력이 부끄러워 또다시 새로운 교재를 뒤적거리는 모습을 들키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놓칠 수 없었던 책이 바로 <영어회화 바이블>입니다.


"사전류 편찬에 있어서 세계적인 명성과 권위를 자랑하는 전문 출판사"에 만든 "전세계 베스트 셀러"이며, "원어민 전문가가 직접 고른, 지금 이순간에도 미국 현지에서 생생하게 사용되고 있는 회화 표현"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인사, 대화, 칭찬과 격려, 감사와 같은 일상 회화 표현, 생각 표현, 질문하고 답하기, 다양한 감정 표현, 결정과 선택 말하기, 전화, 약속과 만남, 문제 상황에 대한 표현, 요청과 허가에 대한 표현과 같은 주제별 회화 표현, 식사할 때, 양해가 필요할 때, 명령할 때, 음식점에서, 언행, 태도, 인생에 대한 교훈 등과 같은 상황별 회화 표현이 사전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필요에 따라 찾아보기도 쉽습니다. (단, 저자는 "필요한 부분만 찾아보는 사전처럼 참고도서로 사용하지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차근차근 읽어보라"고 권합니다!)


 

 



이 책의 특징은 "미국인들이 일생생활의 대화 시에 수도 없이 사용하는 2,100여 개의 기본 표현과 문장들이 들어 있다"는 것이며, 수록된 표제어와 예문은 거의 "구어체"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발간되는 영어학습 교재에 단골로 등장하는 공항, 쇼핑, 호텔과 같은 곳에서 사용되는 표현들이 없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대신 미국 현지에서 날마다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표현들이기 때문에 실생활에 꼭 필요한 실전 영어를 익힐 수 있으며, 표현 자체의 의미는 명확하지만 실제로 대화 속에서 사용될 때 의미가 달라지는 표현들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예문들 중 상당수는 농담이나 분노, 혹은 빈정거리는 내용"이라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모두 실제 대화에서 따온 예문들"이기에 "과장된 내용이나 비속어들도 상당히 많다"고 밝혀둡니다. 이런 표현들을 익히는 목적은 "일상생활에서 들었을 때 적어도 무슨 뜻인지 알아듣는 데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책을 넘겨보다 보면 비속어나 짜증날 때 하는 표현, 빈정거리는 표현들에 더 관심이 간다는 것입니다. 사람 마음이 참!

(초판 한정) mp3도 무료 제공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대부분의 영어 교재가 새로운 표현이나 다음 쳅터로 넘어갈 때, 알림음이나 음악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책에 수록된 영어 대화 이외에 어떤 알림소리나 음악소리도 없습니다. 영어를 잘 하려면 영어에 많이 노출되는 것이 좋다고 해서 일을 하며 mp3 CD를 플레이해놓기도 합니다. 영어로 대화하는 사람들 옆에서 일을 하는 기분이 들도록, 그리고 가끔 그들의 대화를 엿듣는 상황극을 혼자 연출하며 말입니다. ㅎㅎ

요즘은 유학이나 언어연수를 다녀오지 않고도 영어회화를 꽤 수준급으로 구사하는 분들이 많은데, <영어회화 바이블>은 그런 분들이 가장 재밌게 공부할 수 있는 교재이기 않을까 싶습니다. 영어회화 실력 상, 중, 하에 상관 없이 관심 있는 분들이면 모두가 탐낼 만한 영어회화 사전이며, 유익한 학습 교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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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페이퍼 커팅 아트
아사히로 가요 지음, 조민정 옮김 / 니들북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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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움직이는 것이면 좋겠고,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생산적인 것이면 좋겠고, 배워두면 재능기부도 할 수 있는, 그런 취미생활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퇴근을 하면 자연스럽게 TV 앞으로 가서 앉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계획적으로 무엇을 배우기에는 퇴근시간이 둘쑥날쑥하지만, 자투리 시간이라고 그냥 흘려보내기에는 아까운 그런 시간들을 좀 더 보람차고 의욕적으로 채워보고 싶은데 쉽지 않습니다.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지만 방전된 체력 때문에 '즐겁지 않으면' 꾸준히 할 수 없다는 뻔한 교훈을 얻었을 뿐입니다. 


<처음 만나는 페이퍼 커팅 아트>에 관심을 가진 건, 손을 움직이는 것이고,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생산적인 것이며, 배워두면 재능기부도 할 수 있는 그런 취미생활이 가능하겠다는 기대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이처럼 '즐겁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적이었습니다. 





 



 

초보들도 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취미생활로 <페이퍼 커팅 아트>의 또다른 장점은 도구와 준비물이 무척 간단하면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라는 것입니다. 한때 요리를 취미로 가져볼까 시도해본 적이 있는데, 평소에 요리를 전혀 하지 않았던 사람이라 도구부터 준비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또 지중해 요리나 제빵과 같은 것들은 재료 구하는 것도 어려운 미션처럼 느껴졌고요. 그런데 <페이퍼 커팅 아트>는 일단 종이와 커터칼만 있어도 연습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칼질할 때 필요한 고무 매트, 도안을 종이에 고정할 때 사용하는 마스킹 테이프(또는 셀로판 테이프), 종이를 오려내는 디자인 커터, 가위, 목공용 본드(풀)가 필요합니다. 이중에서 꼭 구매가 필요한 도구는 디자인 커터 정도입니다. 페이퍼 커팅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작품에 따라 다양한 종이를 구매해서 작품을 시도해볼 수도 있습니다. 






 


<페이퍼 커팅 아트>는 어릴 때 많이 했던 종이 오리기와 비슷한 작업입니다. 단, 종이를 오린다는 간단한 작업이 '아트'의 경지라는 것만 다릅니다. 식물과 동물, 인형, 크리스마스 장식, 눈 결정체, 동화 속 주인공 등을 테마로 인테리어 소품, 귀걸이 거치대, 북 커버, 컵받침, 카드, 메모지, 모빌, 봉투, 웰컴 보드, 종이갓, 장식, 클립, 반지걸이, 북마크, 마커 등을 만들어내는 매우 창의적이면서 생산적인 작업이기도 합니다. 책에 실린 작품 도안을 보면 정말이지 말그대로 입이 떡- 벌어집니다. 새롭고 예뻐서요! 개성 있는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좋고, 나만의 특별한 카드, 장식으로 다른 사람에게 충분히 감동도 줄 수 있는 아트 세계입니다. 열심히 배워두면 특별한 재능기부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에 더 즐거워지기도 하고요. 교회생활을 하다 보면, 성전 장식이나 만들기를 할 일이 많은데 <페어퍼 커팅 아트>를 배워두면 활용도가 매우 높을 것 같습니다. 특별하고 예뻐서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무척 좋아하지 않을까 싶어요. 흔히 볼 수 있는 작품은 아니라 '신기'한 느낌까지 더해서 감동이 배가 될 듯합니다. 







처음 책을 받고는 종이 오리기 연습을 했고, 지금은 레벨 4에 해당하는 백설공주 모빌에 도전하는 중입니다. 이 책에는 레벨 1에서 4까지 수록되어 있으니 이 책 안에서는 최고 레벨에 해당하는 작품입니다. 일단은 가지고 있는 종이와 커터칼로 시작했습니다. 우리 동네 문구점에는 디자인 커터가 없더라고요. 책에 수록된 도안을 복사해서, 작품 하나를 가위로 자른 후, 잘 떼어지는 테이프로 종이와 고정시킨 후, 칼로 오려내면 끝! 참 간단하죠? 그런데 곡선을 오리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커터칼로도 어느 정도 작품이 가능하지만, 디자인 커터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세밀한 곡선 때문인 듯합니다. 얼굴 옆선과 같이 굴곡이 많은 곳, 손가락처럼 세밀한 곳은 커터칼로 표현하기가 매우 매우 까다롭습니다. 백설공주에 등장하는 난장이와 마법 거울을 오려서 주변에 보여주었더니 표현이 정교하다고 깜짝 놀랍니다 ^^ 완성되면 특별하면서도 재밌는 모빌이 될 것 같습니다. 5살 아이가 있는 동료는 종이 인형극을 해도 재밌을 것 같다고 감탄을 해주었답니다. 재로 준비도 간단하고, 몰입하는 즐거움도 있고, 내 손에서 작품이 탄생한다는 보람도 있고, 활용도도 다양하고, 재능기부도 가능한 취미로 <처음 만나는 페어퍼 커팅 아트>, 성공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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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이런 이야기는 처음이지? - 옛날, 옛날에 동양 여성들은 이렇게 살았다네
E. B. 폴라드 지음, 이미경 옮김 / 책읽는귀족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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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는 여성이 남자의 동반자로 인식되는 반면, 동양에서는 여성을 남자의 노예이자 노리개로 생각한다. 서양에서는 여성에 대한 존경이 숭배 수준까지 높아진 적도 있는 반면에, 동양에서는 여성이 진정 인간이었던 적이 있는지에 관해 곧잘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다"(307).


독일의 이집트어 학자인 에르만의 이 말이 처음에는 좀 의아했습니다. 이 말만 들으면 서양에서는 여성 차별이 없었던 것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근대 페미니즘 역명의 선구자로 불리는 메리 울스턴 크래프트는 "여성의 존재가 보잘것없으며 여성이 남성에게 노예적 복종을 하는데 대하여 항의"했으며, <여권의 옹호>라는 책을 통해 "여성이 독립적이지 못하고 남성 의존적이며 무능하게 비쳐지는 이유는 선천적이고 자연적인 차이 때문이 아니라 차별적인 사회 구조 속에 양산된다"는 것을 역설하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영국 여성입니다. 뿐만 아니라, 요즘 인터넷을 통해 '여성혐오' 현상이 위험수준으로 번져가고 있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는데, 이러한 여성혐오는 오늘날의, 그리고 동양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고대 그리스의 신화에서도 그 사례를 찾을 수 있을 만큼 뿌리가 깊으며, 17세기부터 20세기 서구의 저명한 철학자들이 여성혐오자라는 비난을 받아왔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분명 서양에서도 여성차별의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위에 인용된 에르만의 한마디는 전에는 품어보지 못한 질문을 하나 던져주었습니다. '같은 여성차별을 겪었어도 서양에서의 삶과 동양에서의 삶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을까?'


<어서 와, 이런 이야기는 처음이지?>는 전설과 신화를 포함한 고대에서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 극서에서 극동지역까지, 종과 횡으로 큰 그림을 그리며 동양여성들의 삶을 고찰합니다. 100년 전에 나온 책이며, 저자는 침례교 목사이자 성서문학을 가르쳤던 서양인 남성이며, 미국에서 총 10권의 시리즈로 출간된 '여성' 이야기 중 제4권에 해당되는 책을 국내 최초로 번역한 것입니다. 성서와 전설, 신화, 역사사료는 물론 문학작품에 나타나는 특징들까지 호방하게 훑어내려가며 동양여성들의 삶의 특징들을 포착해내고 있습니다. 


체계적으로 분석하기보다 특징적인 모습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들려주기 때문에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옛 이야기를 듣듯 구수하게 읽히는 재미가 있습니다. <어서 와, 이런 이야기 처음이지?>가 보여주는 동양여성의 지위와 삶을 보면, 우선 지역별로 여성의 위상에 차이가 있으며, 무엇보다 종교의 영향이 크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브라만교나 이슬람교를 주요 종교로 삼고 있는 나라에서는 여성의 지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이 책이 깨닫게 해준 가장 의외(!)의 사실은, 고대 동양여성들의 지위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어머니'의 지위가 높았다는 것이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창세기(구약성서)에 기록된 사라(아브라함의 아내)의 성대한 장례식 장면은 '여성을 존중하는 히브인들의 태도'를 보여주며, 유대 여성들은 자녀 교육에 있어서 존경스러운 위치에 있었다(108)는 점도 새삼 달리 보였습니다. 또 하나, 구약의 십계명에서 규정하고 있는 '부모공경' 계명을 보면, "어머니를 공경하는 의무는 아버지를 공경하는 의무와 마찬가지였다"는 것을 짚어냅니다. 이처럼 "율법에서 내세운 여성의 위상 덕분에 히브리 여성들은 그밖의 다른 셈족이나 동양 민족의 여성들에 비해 상당한 우위에 서게 되었다"(95)고 분석합니다. 여성의 생명을 앗아가는 행위는 남성을 살해한 범죄와 마찬가지로 혹독하게 처벌했다는 것도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93-97).


고대 바빌로니아와 아시리아 여성의 지위도 흥미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히브리와는 달리 여신이 있었는데, 고대 북유럽 신화에서도, 그리스에서도, 그리고 바빌로나아인들에게도 지하세계의 진정한 왕위를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181-184). 저자는 이런 질문을 던져주기도 합니다. "죽은 자의 영역에서 여성의 힘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 심지어 어떻게 제왕적 성격을 띠고 있는가?"(183)


이 밖에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금수저 여성이 오히려 덜 자유로웠다"(193)는 것입니다. 상류층 여성은 고립된 생활을 해야 했으며, 그들의 단조롭고 고립된 생활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만한 작업으로 정원이 만들어졌다는 설명도 기억에 남습니다. 또, 동양의 결혼을 특징지을 수 있는 것은 결혼 성사 과정에 부모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남자 형제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인데, "옛날에는 결혼은 당연히 남자와 한 여자가 아닌, 두 명 이상의 남자 사이에서 이루어진 계약에 따라 성사되었다"(51)는 것도 오늘의 결혼을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또, 힌두 문학에 나타나는 여성을 주목하며 "동양의 어떤 나라도 문학에서 여성을 그렇게 높은 위치를 부여하거나, 문학에 대한 여성의 기여도 또한 그처럼 높은 나라는 없다"(268)는 설명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어서 와, 어린 이야기는 처음이지?>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과제를 남겨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의 설명대로라면, 동양여성의 삶은 오히려 고대에 누렸던 지위를 점점 잃어가는 역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혹시 그 원인을 파헤친 논문이 있는지 찾아봐야겠습니다!) 적어도 동양여성의 지위면에서 보면 인류는 퇴행의 역사를 걸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비교적 여성의 지위가 높았던 히브리인(유대인), 이집트 여인의 삶이 그 증거입니다. 저자는 "오늘날 팔레스타인 여성의 지위가 유대 가족 사이에서조차 이스라엘의 독립과 힘을 보였던 시절만큼 높은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하며, "특히 아들들에게서 예전에는 의문의 여지없이 당연하다고 여겼던 어머니에 대한 공경이 사라졌다. 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남자 형제보다 열등한 존재로 여겨지고 그렇게 취급당한다. 동양의 모든 여성은 이런 열등한 대접을, 하늘이 그들을 남자가 아닌 여자로 만들었기 때문에 치러야 하는 일종의 형벌이라 여기며 참으로 잘 견뎌온 듯하다"(112-113)고 덧붙입니다. 동양 여성 중에 훨씬 더 독립적이고 어머니의 지위 역시 높이 존중되었던 이집트 여인들의 지위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이집트에서도 여성의 교육은 안타까울 정도로 방치되어 있다. 심지어 고대 여성의 교육과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슬람 국가들은 대개 여성들을 엄격하게 열등한 위치로 내몰거나 비하하기도 한다"(246) .




"어느 나라에서나 여성의 상대적 지위는 나라의 문화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그리고 이러한 잣대를 동양에 적용해보면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결과가 드러난다. 여성이 성서에 자주 등장한다는 것은 히브리 여성의 사회적 위상이 높았다는 사실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15).


저자는 "여성의 지위에 따라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이 보인다"고 잘라 말합니다. 이 책이 출간된 것이 100년 전이니, 이 말은 100년 전에 한 것인데, 100년이 지난 지금 저자가 다시 우리를 본다면, 그의 눈에 비친 우리의 문화수준은 어느 정도일까요? 최근 종영한 '시그널'이라는 드라마에 이런 명대사가 나옵니다. "설마 거기도 그럽니까? ... 그래도 20년이 지났는데 뭐라도 달라졌겠지요. 그죠?" 이 책의 저자가 우리에게 묻고 싶은 말은 아닐까요? 



<어서 와, 이런 이야기는 처음이지?>는 600페이지가 넘는 책이지만 재미있게 읽힙니다. 워낙 방대한 이야기기에 그림에 비유하면 정밀화라기보다 대략적인 스케치에 가깝습니다. 정말한 고찰에 한계를 지니기도 하지만, 이렇게 큰 그림으로 동양여성의 삶을 그려주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 책과 비교하여 읽을 수 있는 서양여성의 삶에 관한 책도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번역하는데도 많은 지식을 요했을 것 같은데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옮긴이의 주'가 친절하고도 고마웠습니다. 다만, 성서에 등장하는 이름의 표기가 통일되지 않은 점은 살짝 아쉬움으로 남기도 합니다(예를 들면, '입다'를 '예프타'라고 한다든지, '에스더'와 '에스델서'를 혼용한다든지와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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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여행작가 - 여행하고 글쓰고 돈도 버는
박동식.채지형.유정열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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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되기 프로젝트!


"쟤네들은 놀면서 돈도 버네. 좋겠다!" 요즘 TV를 시청할 때마다 부모님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입니다. 맛있는 것도 먹는데 돈도 벌고, 협찬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돈도 벌고, 여행도 돈을 받으면서 다닌다고 부러워하시는 것입니다. 시대를 잘 타고 났다고 말씀하시는 걸 보면 부러움 속에 은근한 억울함도 숨어 있는 듯합니다. 이런 생활은 꿈도 꿀 수 없었던 시절을 사셔야 했으니까요. 아무튼 요즘 우리가 꿈꾸는 최고의 삶, 이상적인 삶은, 좋아하는 일도 하면서 돈도 버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요즘 제가 가장 부러워 하는 직업군이 바로 '여행작가'입니다. 한 해를 마감할 때마다, 매년 새 다이어리를 펼칠 때마다, 후회 없는 삶을 위해 고민할 때마다, 나만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할 때마다 일순위로 떠오르는 키워드가 '여행'이기 때문입니다. 특별할 것 없이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고, 속절없이 나이만 먹어가는 것이 초조해질 때마다 나에게 선물하고 싶은 것이 바로 '여행'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여행에 많은 제약이 따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직장에 매여 있으니 시간적 제약이 많고, 경비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후회 없는 인생을 위해 그토록 소원하는 여행도 하면서 돈까지 벌 수 있는 여행작가가 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것 같은 거지요.  


그런데 여행작가가 되려면 어디에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오늘부터 여행작가>는 바로 이러한 물음 가진, '여행작가' 지망생들을 위한 책입니다. 요즘 여행작가 등용문으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 전문적으로 여행작가를 양성하는 '여행작가학교'라고 합니다. "1세대의 여행작가가 여행기자 출신이 주류를 이뤘다면, 2세대는 파워블로거 출신들이 대세를 이러갔다. 그다음으로 떠오른 등용문이 여행작가학교를 비롯한 각종 여행자가 교육과정들이다"(43). 여행작가 교육과정 중에서도 가장 높은 인지도와 인기를 자랑하는 한국여행작가협회의 '여행작가학교'라고 합니다. <오늘부터 여행작가>는 바로 그 '여행작가학교'의 대표 강사진들이 가르쳐주는 '여행작가 되기 프로젝트, 원 포인트 레슨'입니다. 여행작가들의 현실적인 고민에서부터 여행작가에게 필요한 지식과 기술, 그리고 생생한 현장 노하우까지 이 한 권의 책에 모든 것을 담았습니다. 





 




"필요한 것은 자신만의 색,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나만 할 수 있는 무엇'을 찾아 갈고 닦고서 세상에 내놓아야 한다"(36).


'여행작가'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은 이렇게 정의합니다. "여행작가는 여행을 하면서 경험한 이야기를 글과 사진으로 표현해,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이다"(15). 여행작가가 일반 여행가와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특정한 주제를 정리해 기록으로 남긴다는 점"이라고 강조합니다. "여행작가는 기록을 통해 자신의 여행을 정리하고, 정리한 내용으로 다른 이들과 소통한다. 기록과 정리를 통해 여행작가는 자신의 여행이 다른 이들의 여행과 삶에 징검다리가 되기를 바란다"(16). 그러니까 여행작가에게 필요한 기술은 자신의 여행을 기록으로 남기는 기술, 바로 "쓰기"와 "찍기"입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여행작가>에서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것도 "글쓰기"와 사진 찍기"입니다. 글쓰기 강좌는 '여행 기사'와  '여행 에세이'로 구분되는데, 여행 기사가 알차고 현장감 넘치는 '정보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면, 여행 에세이는 타인을 감동시키고 설득시키는 '정서'에 더 무게를 둔 글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진 찍기 강좌는 사진 "촬영법"뿐 아니라, 여행사진 "표현법"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여행사진은 자신의 고백이 담긴 이야기이기도 하고, 여행지의 정보를 담는 기록"(181)이라는 점에서 다른 사진과 차별적이라 할 수 있는데, 여행지에서 만나는 풍경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돌아오는 데 그치지 않고 정보와 함께 나만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표현법을 익히는 것이 목표입니다. 


<오늘부터 여행작가>에서 가르쳐주는 글쓰기 강좌와 사진찍기 강좌는 꼭 여행작가를 꿈꾸는 독자가 아니어도, 블로그나 사진에 취미가 있는 독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듯합니다. 그것을 직업으로 하든, 취미로 하든, 어떤 일에 대한 기본 이론을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과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무엇이든 꾸준히 열심히 하면 실력이 는다고 하는데, 기본 이론을 알지 못하면 아무리 꾸준한 시간을 투자해도 제자리 걸음이기 쉽니다. 기본 이론이 있을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스스로 한계를 극복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부터 여행작가>는 취미로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분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오늘부터 여행작가>가 가르쳐준 가장 큰 깨달음은 무엇이든 "세상에 들려주고 싶은 나만의 이야기가 있어야겠구나" 하는 것입니다. "전문성"이라고 이름 붙여도 좋고, "특정 분야"라고 이름 붙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나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것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합니다. 


<오늘부터 여행작가>를 읽고 나니, 막연하게 품어 왔던 여행작가라는 꿈이 포기가 되기도 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처음 한 발을 시작해봐야겠다는 계획이 서기도 합니다. 단순히 '취미'나 '재미'로 덤벼들기에는 이곳도 치열한 전쟁터이며 어마어마한 노력이 가미된 전문성을 요한다는 측면에서 포기가 되기도 하고, 다른 한 편에서는 꼭 전문적인 여행작가가 아니더라도 나만의 여행을 즐기며 경험과 이야기를 쌓아가며 세상에 들려주고 싶은 나만의 이야기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첫 발을 내딛고 싶은 이중적인 마음이 교차합니다. 행하면서 돈도 버는 사람들을 보면 놀면서 돈도 번다고 부러워하지만, 사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 이면에는 엄청난 수고와 노력과 고민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면 좋지만, 좋아하는 일이라고 해서 어느 분야이든 노력 없이 타인을 감동시키고 설득할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이 책을 통해 구체적으로 꿈을 이뤄가는 여행작가 지망생도 있고, 이 책을 읽고 나서 막연했던 꿈을 포기하는 이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생생하고 현실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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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인간, 다윗 - 영웅과 죄인이 교차하는 한 인간의 초상
데이비드 울프 지음, 김수미 옮김 / 미래의창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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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존 종교는 인간의 영혼을 부분 부분으로 해체시켜 분석하려는 유감스러운 성향을 지니고 있으며, 이렇게 해서는 전체적인 모습을 보지 못한 채 어느 한 부분, 특히 찬양받는 업적에만 집중하게 된다. 하지만 성경 자체로 돌아가면 좀 더 있는 그대로의 다윗을 만날 수 있다. 성경에는 결점투성이 인간 군상과 과장된 거룩함의 이미지를 확 달아나게 만드는 문제적 상황들로 가득하다"(277-278).



하나님 나라를 대표할 '드림팀'을 구성한다면 아브라함과 다윗이 가장 먼저 뽑히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직접 "나의 벗"이라 칭한 인물이고, 다윗은 "내 마음에 합한 사람"이라는 유일무이한 칭찬을 받은 인물이니까요.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라"(마 1:1)는 말씀으로 신약의 문이 열리는 걸 보면, 아주 틀린 생각은 아니라는 확신도 듭니다. 런데 이 책, <문제적 인간, 다윗>이 제기하는 문제가 흥미롭습니다. <문제적 인간, 다윗>은 "과장된 거룩함의 이미지"를 걷어내고 "성경 자체로 돌아가 좀 더 있는 그대로의 다윗을 만날" 것을 요청합니다. 


신약성경에 보면 예수님께 칭찬받은 "큰 믿음"의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하인을 위해 기도했던 로마 백부장도, 예수님께 향유를 부은 마리아도, 끈질긴 기도로 응답을 받았던 수로보니게 여인도 성경이 보여주는 것은 '한 사건', '한 장면'입니다. 그들의 생애를 전면적으로 조명하지는 않습니다. 이에 반해, 다윗은 "성경이 개인의 성격을 전면적으로 다룬 최초의 인물"(129)이라는 것을, 저자는 독자들에게 환기시킵니다. 성경이 전하는 날 것 그대로의 다윗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그는 메시아에게 '다윗의 자손'이라는 호칭을 남긴 '위대한 영웅'이기보다 결점투성이의 '문제적 인간'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이 책의 목적이 단지 다윗에 대한 신앙적 환상을 깨려는 데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입니다. 이렇게 결함이 많은 '문제적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다윗이 하나님께, 주변 사람들에게, 그리고 오늘날까지 다윗 이야기를 읽는 많은 이들에게 그토록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묻습니다. 저자는 먼저 다윗이 얼마나 사랑받는 인물이었는지를 강조합니다. "다윗이라는 이름은 '사랑받는 자'라는 의미이며, 성경에서 다윗만큼 사랑받은 자는 유례를 찾기 힘들다. 다윗은 미갈의 사랑을 받았으며, 성경 인물들 중 여성의 사랑을 받았다고 기록된 최초의 남성이다. 미갈의 오라비 요나단도 다윗을 사랑했다. 이스라엘 백성 역시 다윗을 사랑했다. 심지어 평생 다윗을 죽이려고 쫓아다녔던 사울 왕조차 처음에는 그를 사랑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조차 다윗을 마음에 꼭 들어했다니, 무슨 말이 필요하랴"(10). 


<문제적 인간, 다윗>은 성경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소년 다윗'의 모습에서부터 솔로몬에게 왕위를 계승하고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총 9가지 이미지(소년, 연인, 남편, 도망자, 왕, 죄인, 아버지, 군주, 메시아의 조상)로 다윗의 인생을 재구성합니다. 여기에는 "시인, 음악가, 용사"의 역할도 포함됩니다. <문제적 인간, 다윗>이 폭로하는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아마도 "다윗의 성격"일 겁니다. 평생을 "전쟁과 여인들, 왕위 쟁탈전을 벌이는 아들들 틈바구니"(10)에 살았던 다윗은 위대함 속에 간교함을 지닌 인물이었다고 평합니다. "성경에서는 주인공이 내뱉는 첫마디를 통해 인물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은데, 다윗의 첫마디는 이것이었습니다. "저 블레셋 사람을 죽이고 아스라엘이 받은 치욕을 씻어내는 사람에게는 어떻게 해준다고요? 저 할례도 받지 않은 블레셋 녀석이 무엇이기에 살아계시는 하나님을 섬기는 군인들을 이렇게 모욕하는 것입니까?"(삼상 17:26). 저자는 이 한마디에 "다윗 특유의 이상주의와 실속 챙기기(야망), 경탄할 만한 자기 확신(왕으로 기름부름을 받으면서도 사명에 적합한 사람인지에 대해 조금도 불안해 하지 않음)"이 들어 있다고 꼬집습니다(35-36).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시각에서 다윗 왕에게 덧입혀진 '위대함'의 이미지를 벗겨내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다윗이 정치적인 음모와 술수에 능한 사람이라는 비판도 있어 왔습니다. <문제적 인간, 다윗>도 그런 의심을 품습니다. 가장 의심스러운 장면은 다윗의 원수들이 다윗과는 상관 없이 적절한 때에 줄줄이 죽어나가는 '횡재'를 누린다는 것입니다. 자연사하거나(나발), 자살하거나(사울), 그것도 아니면 결단코 다윗의 사주를 받지 않은 사람의 손에 의해 제거됩니다(아브넬, 이스보셋). "원수가 이렇게 편리하게 사라지다 보니 필시 뭔가 음모가 있으리라 의심하는 사람들"(133)도 있습니다. 어쩌면 다윗도, 그리고 사무엘서 저자도 이런 의심이 있으리라는 것을 알았는지 아브넬이 죽었을 때 다윗은 "전 국가적으로 아브넬의 죽음을 애도하며, 신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하루 동안 식음을 전폐"합니다. 이로써 "아브넬을 죽인 것이 왕에게서 비롯된 일이 아님을 온 백성과 온 이스라엘이 깨달아 알았다"(삼하 3:36-38)고 확인해둡니다. 


<문제적 인간, 다윗>의 초점은 다윗의 이중성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하나님과 정치적, 군사적 권력을 동시에 추구했으며, 하나님을 신뢰하지만 주도면밀하게 현실적인 대비책도 강구할 줄 알았고, 친밀한 관계에서도 열정과 냉대라는 두 극단을 오가고, 시인과 음악가로서 타인과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천부적인 능력을 지녔지만 무지비한 면도 있으며, 세심하게 들어주고 반응해줄 줄도 알지만 속임수에도 능한 인물이었음을 보여줍니다. "하나님 앞에서 뛰놀며 춤을 추는 축복받은 사람의 이미지"와 "이스라엘 국경 너머의 이방 땅을 전전하는 쫓기는 지도자의 이미지", 이렇게 다윗의 생애 자체가 두 극단을 오가는 이중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어쩌면 삶에 지친 우리를 위로하는 것은 영웅의 위대함이 아니라, 인간의 나약함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이 보여주는 다윗의 생애에 재밌는 일면이 있습니다. 이 위대한 왕의 이야기에 여성들의 위력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다윗은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마다 여성들로부터 흠모와 조언과 위로"(54-55)를 얻는데, 그렇게 인생 굽이굽이마다 여성들이 등장해 삶의 방향을 인도한다는 것입니다. 전쟁에 능한 용사이기도 한 다윗이기에 위기의 순간마다 여인의 인도를 받는 장면이 그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기도 합니다. 


<문제적 인간, 다윗>은 날카로우면서도 한 편의 문학작품처럼 아름답습니다. 성경만큼 많은 문학 작품에 영감을 준 책도 없다고 하는데, 이 책은 날카로운 성경 지식은 물론 그런 문학적 영감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다윗이 사람들을 위로한 힘은 무엇이었는지, 왜 그토록 사랑받았는지, 하나님은 왜 장차 태어날 메시아의 조상으로 다윗을 택하였는지에 대한 답으로 이 책이 내린 결론이 어떤 설교보다, 어떤 신학적 해설보다, 어떤 문학작품보다 감동적이고 아름답습니다. 한 편의 소설로 읽어도 좋고, 깊이 있는 성경지식을 위한 교재로 읽어도 좋을 책입니다. 독특하면서도 흥미로운 독서가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보증합니다.


"하나님의 세계는 사울처럼 소심하지 않고 오히려 다윗처럼 담대하고, 종잡을 수 없으며, 위험하고, 시적인 세계다. 이사야는 하나님을 "평안도 주고 재앙도 일으키시는 분"으로 묘사했다(사 45:7). 즉 세상만사가 근원을 따져보면 다 하나님에게서 나온 것이라는 말이다. 이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인간의 표상인 거친 황야 위에 우뚝 선 리어왕처럼 다윗 역시 분노했고, 고뇌했으며, 매순간을 치열하게 살았고, 하나님의 마음을 지녔다. 죄악과 숭고함을 모두 지닌 채 하나님의 원하는 바를 준행하고자 최선을 다했던 다윗이야말로 메시아의 예표이자 인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표상으로 손색이 없는 인물이다"(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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