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생각과의 대화 - 내 영혼에 조용한 기쁨을 선사해준
이하준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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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읽기는 언제나 내게 멈춤과 긴 호흡, 그리고 다시 보기라는 훌륭한 처방책을 내려주었다"(7).


고전을 읽는 것이 필요하고, 또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도' 여전히 많은 독자에게 고전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입니다. 매일 쏟아져나오는 신간을 우선적으로 읽다 보면 고전 읽기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또 어렵게 손에 잡는다 해도 끝까지 읽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멈춤', '긴 호흡', '다시 보기'가 훈련되어 있지 않은 탓일지도 모르겠습니다. 


1994년 국민독서실태 조사를 시작한 이래 2015년 독서률이 최저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또 단골처럼 가까운 일본에 자주 견주어 '책을 많이 읽지 않는 국민'이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은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서점에 쏟아지는 신간들을 보면 너도 나도 책을 낸다는 느낌이 듭니다. 작은 이슈 하나도 금방 책이 되어 나오는 세상입니다. 


최근 <톨스토이, 당신에게 인생을 묻습니다>라는 책에서 이런 글을 읽었습니다. "악서의 범람과 좋은 씨앗의 발아를 방해하는 문학적 독초의 이상 번식은, 참으로 훌륭한 작품에 투자해야 할 시간과 돈과 정신력을 훔친다. ... 이같은 해독에 대항하기 위해서 우리는 반드시 '읽지 않는 것'을 배워야 한다. 대중에게 인기가 있는 책, 발행한 첫 해가 그 존재의 마지막 해가 되는 책은 아예 읽지 말아야 한다. ... 두루 많이 아는 것보다는 꼭 필요한 것을 깊이 하는 것이 더 낫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고금의 양서는 읽지 않고, 그저 그 시대의 새로운 작품만 읽기에 바쁘다." 톨스토이는 쇼펜하우어의 말을 빌어 독서에 대해 이렇게 경고하며, "독서를 통해 무엇인가 유익한 것을 끌어내고 싶다면 확실히 양서로 정평이 나 있는 책만 읽으라"는 세네카의 말로 대안을 제시합니다. 확실히 양서로 정평이 나 있는 가장 믿을 만한 책이 바로 '고전'이겠지요.




"자신의 관점으로 비판하지 않는 독서는 죽은 독서이며, 자기의 언어로 구축되지 않은 세계는 자신의 세계가 아니다"(43).


<오래된 생각과의 대화>는 단순히 고전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그것을 자신의 삶 속에서 재해석하고 맥락화하는 과정을 담은 책입니다. 고전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기 관점으로 비판하며, 자기 언어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과정, 다시 말해 자주적인 사색의 힘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고전을 읽기 위해서는 자주적인 사색의 힘이 필요한데, 또 고전은 자주적인 사색의 힘을 기르기에 더 없이 좋은 양서라는 것을 가르쳐주기도 합니다. 자주적인 사색이라 함은 앞서 말한, 멈춤, 긴 호흡, 다시 보기와 같은 말일 겁니다. 저자는 고전을 통하여 나에 관하여, 사랑에 관하여, 관계에 관하여, 삶에 관하여 멈춤, 긴 호흡, 다시 보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생각과의 대화>를 읽으며 개인적으로 '고독'에 관한 다시 보기 앞에 가장 오래 '멈추었습니다'. "자기 고독의 일부를 가지고 사회에 들어가는 습관을 가지라"는 가르침과, "고독의 시간을 즐길 줄 알고, 자신을 만나고 자신과 대화하는 사람만이 정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독립할 수 있"으며, "하나의 고유한 색깔을 가진 영혼으로 태어날 수 있다"(27-28)는 명제가 발걸음을 붙들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고독의 비밀을 잃어가기 때문에 병적인 외로움의 늪에 빠져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비판적 자기 성찰, 쉽게 말해 자신과 대화할 줄 모르기 때문에 내 멋대로 살거야를 외치면서도 정작 "타인 지향형 인간"(178-191)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친 속도로 돌아가며 늘 새로운 것이 쏟아지는 세상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빠른 것', '더 새로운 것'이 아니라, 멈춤과 긴 호흡과 다시보기라는 것, 이 책은 이것을 가르쳐주는 책입니다. 멈춰 서서, 나에 관하여, 사랑에 관하여, 관계에 관하여, 삶에 관하여 긴 호흡으로 다시 보기를 시작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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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구원을 확신하는가? - 의심하는 당신에게 주는 존 맥아더 목사의 명쾌한 강해
존 맥아더 지음, 이지혜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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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왜 이렇게 많은 그리스도인에게 구원의 확신이 없을까?


이 책은 구원에 대한 성경 교리를 배울수록 자신이 정말 구원받았는지 불안해지는 성도, 구속사적 용서의 개념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성도, 구원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적인 행위임을 이해하지 못하는 성도, 소위 말하는 영적 생일(내가 거듭난 날짜)이 정확히 언제인지 몰라 구원받았는지 확신이 없는 성도,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죄의 유혹에 자주 넘어져 자신이 거듭난 그리스도인지 의심스러운 성도, 인생에 닥쳐오는 시험 가운데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는 성도, 내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증거를 찾고 싶은 성도가 읽어야 할 책입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신앙생활을 하고 있으며,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구원의 확신은 영적 생활에 아예 관심이 없거나 무지한 사람들이 아니라, 그것에 전력질주하고 있는 사람들, 하나님을 향하여 달려나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믿음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구원의 확신 없이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두 가지일 겁니다. 이 문제에 제대로 직면해본 적이 없거나, 여전히 죄 가운데 살며 성경이 요구하는 '거룩'에 도달할 수 없다는 자책과 불안이 스스로 구원을 의심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자기 삶을 살펴서 우리가 받은 구원이 진짜인지 확실히 하라고 엄중하게 경고한다(47).


이 책이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은 구원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적인 행위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내가 무슨 일을 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결정으로 그리스도인이 되었으며,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기로 작정하셨다면 하나님께서 그 일을 반드시 이루실 것입니다. 우리의 구원을 위해 우리가 보태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성경에는 믿는 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성경구절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갈라디아서에서 말하는 "은혜에서 떨어진 자", 히브리서에서 말하는 "한 번 빛을 보고도 타락한 사람", 요한복음에서 말하는 "불에 살라지는 가지", 마태복음에서 말하는 "용서받지 못할 죄" 등이 그것입니다. 이러한 성경구절들은 예수님을 믿다가 타락할 수 있으며, 예수님께 붙어 있다가도 열매 맺지 못하면 나중에 쫓겨날 수도 있다는 가르침처럼 보입니다. 존 맥아더 목사님은 이 성경구절들의 정확한 의미부터 풀어줍니다. 이러한 성경구절을 근거로 교회는 구원과 탈락이라는 긴장 사이에 있어 왔는데, 존 맥아더 목사님은 한마디로 구원의 탈락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합니다. 은혜에서 떨어진다는 원리는 불신자에게만 적용되며, 오랫 동안 교회에 다니면서도 예수 그리스도께 헌신하지 않은 사람들, 그리스도만 믿기를 거부한 사람들, 다시 말해 그리스도께 붙어 있는 듯 보여도 사실은 거기에 기생할 뿐 예수 그리스도와 살아 있는 관계가 없는 사람들을 가리킨다는 것입니다. 이런 자들은 처음부터 진짜 신자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에드워즈에 따르면, 우리가 움직임을 보고 생명이 있음을 알듯이, 거룩한 생활을 통해 구원받았다는 은혜의 증거를 알 수 있다(95).


이 책은 "어떻게 구원을 확신하는가?"의 문제를 다루며, 요한일서를 통해 스스로 점검해보고 구원을 확신할 수 있는 "열한 가지 시험"을 제시합니다. 그 열한 가지 시험은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 아버지와의 사귐을 누려 왔는가, 죄에 민감한가,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가, 이 악한 세상을 거부하는가, 그리스도의 재림을 간절히 기다리는가, 삶에서 반복되는 죄가 줄어들고 있는가, 다른 그리스도인들을 사랑하는가, 기도 응답을 받고 있는가, 성령님의 사역을 체험하고 있는가, 영적 진리와 오류를 분별할 수 있는가, 믿음 때문에 거절당한 적이 있는가라는 물음입니다. 


우리의 행위와 상관 없이 하나님이 주시는 구원은 절대 잃어버릴 수 없다는 것이 이 책이 핵심적 가르침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늘 따라다니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믿음과 윤리의 문제입니다. 구원이 우리의 행위와 아무 상관이 없으며 믿음으로만 의롭게 되면다면, 구원받은 성도는 아무렇게나 살아도 여전히 구원이 보장되는가 하는 질문과, 믿음과 윤리(행위)를 분리하는 교리가 도덕적 해이를 가져왔다는 반성입니다. 이러한 반성 때문에 김세윤 박사님은 <칭의와 성화>라는 책을 내기도 했는데 김세윤 박사님은 믿음과 행위 사이의 '긴장'을 많이 부각시켰다면, <어떻게 구원을 확신하는가?>는 구원의 전적인 은혜를 힘주어 강조합니다. 동시에 그 은혜 안에서 윤리적인 삶, 경건과 인내와 절제하는 삶에 대한 갈망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그것은 구원의 조건이 아니라, 우리에게 구원의 확신을 주는 강력한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구원의 확신을 주는 이 책의 가르침 중에 재미있으면서도 중요한 가르침이 있습니다. 얼마 전, 소위 '구원파'라고 불리는 교회에 다니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는데, 자신의 영적 생일을 모른다는 것은 구원받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주장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분에게 존 맥아더 목사님의 가르침을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생일을 모른다고 해서 자신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143)


<어떻게 구원을 확신하는가?>는 복음의 진수 안에서 구원의 확신으로 믿음의 뿌리를 든든하게 내려주는 책입니다. 더불이 의무감와 죄책감, 불안감에 짓눌리는 행위(윤리, 삶)의 문제에 기쁨으로 도전하게 하는 책입니다. 구원의 확신이 필요한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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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미 힐미 1 - 진수완 대본집
진수완 극본 / MBC C&I(MBC프로덕션)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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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7일 오후 10시 정각. 내가 너한테 반한 시간(1권, 85).


2015년 1월 7일 오후 10시 정각은 <킬미 힐미>가 첫 방송된 날입니다. 제가 배우 지성에게 반한 시간이기도 하고요. <킬리 힐미>는 내 인생의 드라마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 작품인데, 저만 그런 것은 아닌가 봅니다. 2015년 연기대상에서 올해의 드라마로 선정되었고, 배우 지성은 연기대상까지 거머쥐었으니까요.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은 모두가 한마음으로 당연하게 수상을 응원했고, 이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 보였습니다.




돌연변이가 아니야! 너만 그런 게 아니라고! 

누구나 마음속에 여러 사람이 살아! 죽고 싶은 나와 살고 싶은 내가 있어! 

포기하고 싶은 나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내가 매일매일 싸우면서 살아간다고! 

넌 싸워볼 용기조차 없는 거잖아!(1권, 373)


<킬미 힐미>는 '해리성 주체장애'(다중인격)를 앓고 있는 재벌 3세(지성, 차도현 역)와 밝고 씩씩한 정신건강의학과 여의사(황정음, 오리진 역)가 환자와 비밀주치의로 만나고, 그 둘의 잃어버린 기억 속에 봉인된 이야기가 풀어지면서 서로의 상처를 치료해가는 이야기입니다. 


해리성 주체장애(다중인격)의 원인은 "유년 시절에 받은 육체적 또는 성적 학대"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환자의 95-100%가 어린 시절에 근친상간이나 학대를 받은 기억"을 가지고 있답니다. 다중인격은 끔찍한 학대가 낳은 장애인데도, 사람들 눈에 보이는 건 그저 괴물일 뿐, 그 안에 감추어진 원인, 즉 학대의 상처와 고통은 보이지 않습니다. 드라마는 다른 사람의 상처를 들여다볼 수 있는 눈, 그 이해와 공감으로부터 치료의 기적이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오리진이 차도현에게 가장 강력한 치료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의사였기 때문이 아니라, 같은 과거, 같은 상처를 공유한 사람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치료자와 환자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21년 전, 끔찍한 아동학대의 피해자였습니다. 다행히 학대의 현장에서 건져진 오리진은 새로운 가족 안에서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자라며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고 어루만져주는 치료자가 되었지만, 학대 현장의 목격자였던 차도현은 친구를 구해내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마음이 조각나버리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할 일이 떠올랐어요.

어린 시절의 우리를 위로해주러 갈까요?(2권, 469)


설명절에 우연히 <엄마가 뭐길래>라는 프로그램을 보았습니다. 배우 최민수 씨의 가족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는데, 아들 유성이의 한마디가 마음을 울렸습니다. 더할 수 없이 행복한 가족에 감사한다는 유성이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여덟 살 유성이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우리 가족은 행복해질거야. 걱정하지 마." '어린 시절의 나'를 위로해줄 수 있는 어른으로 자란다는 것은 참 멋진 일 같습니다. <킬미 힐미>는 바로 그런 위로를 건내는, 치유의 힘을 가진 드라마이고요.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2권, 493).


노희경 작가 이후에 대본집을 꼭 소장하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만든 드라마는 <킬미 힐미>가 처음입니다. 영상으로 다가오는 감동을 더 오래 음미하고 싶었습니다. 대본집은 영상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아쉽게 잘려나간 장면까지 확인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영화로 치면 감독판 같은 느낌입니다.  대본집 사이사이에 방송 장면을 더 많이 보여주었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방송을 보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그만큼 상상력의 여백이 더 커지는 효과도 있을 테지요. 아버지가 아들을 때려 죽이는 이 세상이 바로 지옥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킬미 힐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유될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는, 결국 사랑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라는 메시지는 던져주는 드라마입니다. 놓쳐서는 안 될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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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시 파워 리딩 트레이닝 - 영자신문으로
정득권 지음 / 넥서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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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코노미스인가?  저자는 그 이유를 일곱 가지로 정리해주는데, 그보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영자신문의 장점입니다. 저자는 영자신문의 장점도 일곱 가지로 정리해주는데, 무엇보다 세계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문장과 표현, 가장 살아 있는 문장과 논리 전개를 익힐 수 있다는 것, 문어체를 학습하고, 생각의 긴 호흡을 유지하며 논리적인 사고 능력을 배양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기사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과 시대감각까지 기를 수 있는 것은 덤이고요. 그런데 영자신문 중에서도 "이코노미스트"는 가장 영향력 있는 저널리즘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전 세계 지도자, 오피니언 리더, 유명 인사들에게 가장 널리 읽히는 잡지라는 것, 그리고 일간지에 비해 주제에 대한 상당한 리서치와 깊은 호흡의 고찰, 그리고 다각도의 시각을 접할 수 있다는 것, 신정적인 저널리즘을 지야하고 사안에 대한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시각을 일관되게 유지한다는 것 등이 영문 독해 훈련을 위해 '이코노미스트'를 선택한 이유라고 밝힙니다. 


왜 파워리딩 트레이닝인가?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영어교육과 시험에서 듣기와 말하기를 강조하다보니 독해 능력이 추락하는 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유학 중이거나 이민을 간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결국 영어실력은 '쓰기'에서 결판이 난다고 합니다. 논리적이고 논조가 있는 '쓰기' 실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파워리딩'이 필수가 되겠지요. 좋은 글을 쓰려면 독서를 많이 해야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 스트렝스 리딩인가? 이 책은 영자신문으로 독해를 훈련하되 구조적이고 논리적으로 영문기사를 분석할 수 있는 틀과 노하우를 가르쳐줍니다. 단순히 영어문장의 구조를 파악하고 문법적인 해석의 수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글 안에 담긴 문제상황, 원인분석, 기존대안, 대안평가, 최적대안, 전망 등으로 논리적인 해체를 시도하여 글을 관통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기획되었습니다.  


총 20개의 이코노미 기사를 통해 실전 훈련을 하는데, 기사 분석에 바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문단" 중심으로 글을 읽어내는 원리를 강조하며, 두 번째 파트에 이르기까지 한 문단을 기본단위로 하여 주제문과 세부사항을 구분해내고, 신호어, 명제 분석을 통해 글의 논리 구조를 파악하는 훈련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 파트에서 본격적인 실전에 돌입합니다. 


이 책, <영자신문으로 잉글리스 파워리딩 트레이닝>은 한마디로 '고급' 수준의, '고급 영어'를 학습하는 교재입니다. 실용적인 면에서는 열심히 훈련하면 영자신문(논리적인 글)을 빠르게 정확하게 읽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될 듯합니다. 더불어 꼭 영자신문이 아니어도 논설과 평론 같은 글을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분석적으로 읽어내는 눈도 트일 것 같습니다.


전공을 바꿔 대학원에 다니며 가장 힘들었던 것은 다름 아닌 '리딩 과제'였습니다. 과목당 매주마다 읽어내야 할 양이 얼마나 많은지 늘 시간에 허덕였는데, 원서(소논문)를 빠르게 읽어내는 수준 정도가 아니라 분석적인 읽기를 요하는 과제라 더 힘에 부쳤습니다. 분석적인 읽기가 되지 않으면 토론에 전혀 참여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영문을 빠르게 읽어내면서도 글을 논리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능력도 함께 배양해줍니다. 논문을 읽을 일이 많은 대학원생들이나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꼭 필요한 훈련교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재미로 언어를 배우는 수준이 아니라, 사고력을 총 동원해야 하는 고급 영어라 정복하려면 전투태세로 학습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이 교재가 쉽게 느껴진다면 이런 트레이닝은 이미 필요 없는 수준의 실력을 갖추고 있을 테니까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저에게 이 책은 영어공부의 최종 목표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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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스 - 어떻게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이 세상을 움직이는가
애덤 그랜트 지음, 홍지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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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사람은 자신을 세상에 맞춘다.

비합리적인 사람은 세상을 자신에게 맞추려고 애쓴다.

따라서 진보는 비합리적인 사람에게 달려 있다. 


- 조지 버나드 쇼



호기심이 많고, 대세에 순응하지 않는 편이며, 반항적입니다. 모범적이기보다는 사고뭉치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이나 어른들에게 칭찬보다 주의를 더 많은 받는 편입니다. 위험한 일을 잘 저지르는 편이지만 무턱대로 뛰어들고 보는 막무가내형은 아닙니다. 나름 계산하고 점검하고 안전망을 설치한 후에 뛰어내리지요. 시간을 끌고 행동을 미루는 버릇도 있습니다. 만일 당신이 이런 사람이라면, 세상을 변화시키는 주역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리지널스>는 "흥미롭거나 독특한 의미에서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되는 사람, 참신한 독창성이나 창의력을 지닌 사람"을 "오리지널"(22)이라고 정의하며, 현상을 받아들이기보다 불만이 높을수록, 신동이 아닐수록, 교사의 총애를 받기보다 총애를 받을 확률이 적을수록, 성취욕구가 높지 않을수록, 형제 중 서열이 낮을수록, 일을 미룰수록 독창성을 발휘하는 "오리지널"일 가능성이 높다는 놀라운(!)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4남매 중 둘째로 자라며 어릴 때부터 장남의 권위와 전통(!)에 맞서왔고, 덕분에 불만 많은 아이라는 소리도 들었고, 또 오지랖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여기 저기 호기심도 많고, 과제가 주어지면 마감이 될 때까지 완성을 미루는 성향에 있는 제게는 무척 반가운 주장이었습니다. 


<오리지널스>는 <기브앤테이크>로 잘 알려진 '애덤 그랜트' 교수의 책입니다. 그는 "무엇을 성취하는 데는 두 가지 길이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순응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독창성을 발휘하는 길입니다.  여기서 독창성이란, "특정한 분야 내에서 비교적 독특한 아이디어를 도입하고 발전시키는 능력, 또는 그런 아이디어를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을 말합니다(23). 그런데 이런 독창성은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발견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여기에 주목하여 "어떻게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이 세상을 움직이는가?"를 묻고 연구한 보고서입니다.


독창성의 가장 큰 특성은 "현상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더 나은 대안을 모색하겠다는 결심"(28)입니다. 그러니 순응적인 사람보다 반항적인 사람에게서 독창성이 더 발휘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신동 소리를 듣고 자라는 아이들이나 교사의 총애를 받고 자라는 아이들은 칭찬(인정)에 익숙하고 또 칭찬(인정)을 받으려고 애쓰기 때문에 관행적인 방식을 따르는 안전한 길을 택한다는 것입니다. "신동들은 대개 모차르트 선율과 베토벤의 교향곡을 멋들어지게 연주하지만 독창적인 곡을 작곡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존재하는 과학적 지식을 소화하는 데 에너지를 쏟아붓지 새로운 개념을 생각해내지 않는다"(32).  의도적으로 할 일을 지연시키는 행위가 독창성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흥미롭습니다. "미루기의 달인"들이 독창성을 발휘하는 이유는 의도적으로 딴 짓을 하는 동안 그 작업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을 계속 맴돌게 되고 아이디어가 숙성되기 때문이랍니다. 


<오리지널스>는 책의 무게가 주는 압박감(!)에 비해 생각보다 재미있게, 또 흥미롭게 읽히는 책입니다. 묵직한 주제인데도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연구과정을 꽤 자세히 소개하고 있어서 그 과정을 조금 생략하면 일반 독자들에게는 더 쉽게 읽힐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책을 읽으며 다양한 지식을 폭넓게, 그리고 깊이 있게 받아들이기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흥미로운 독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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