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중심 설교 이렇게 하라
브라이언 채플 지음, 안정임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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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목사님이 다시 사모님에게 물었습니다.

"여보, 요즘 세상에 정말로 훌륭한 설교자가 몇 명이나 된다고 생각하오?"


그러자 이번에는 사모님이 대꾸했습니다.

"지금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하나 적은 숫자라고 생각해요"(245).

신학자들 간에 신학의 꽃은 성경신학이다, 조직신학이다 하는 (귀여운!) 논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신학의 꽃은 '설교'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신학적 깨달음과 진리는 설교로 꽃 필 때, 가장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또 설교만큼 힘든 작업도 없는 듯합니다. 기본적으로 성경 말씀을 잘 알아야 하고, 성경 말씀을 올바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깊은 신학적 지식도 있어야 하고, 설교를 잘 전달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있어야 하고, 말씀을 먹일 성도의 필요와 문제도 깊이 이해해야 하고, 시대(세상)를 읽는 눈도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 성경도 열심히 읽어야 하고, 고전어를 비롯한 신학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하고, 성도와의 교제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되고, 세상과 시대를 통찰하기 위해서는 독서도 열심히 해야 합니다. 기도도 게을리 할 수 없습니다. 설교는 내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설교자를 통해 성령님이 역사하시는 구속사역이니까요. 또 설교는 말로만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설교자의 삶, 즉 설교자의 인품과 인격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잘못하면 진짜 "설교하고 있네"라는 소리를 듣기 쉽상이지요. 영성과 지성과 인격까지, 설교자가 지고 있는 사명의 무게가 엄청난 압박으로 다가옵니다. 


<그리스도 중심 설교 이렇게 하라>는 말씀은 무오하지만 인간의 해석에는 오류가 생길 수 있다는 위험부담과, 더 유능한 성경 해석자가 되어야 한다는 사명감 사이의 팽팽한 긴장 속에 서 있는 모든 설교자를 위한 책입니다. "설교학의 대가이며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설교가 중 한 사람인 브라이언 채플" 목사님이 설교의 실제를 모범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책의 목차는 크게 3파트로 나뉘어 있지만, 구성면에서 볼 때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파트는 이론, 두 번째 파트는 실제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먼저, 첫 번째 파트인 '프롤로그'에서는 "그리스도 중심 설교"의 이론이라 할 수 있는 설교 원칙들을 간략하게 제시해줍니다. 1994년도에 발간된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한국어판은 1997년도 발행)가 이론을 가르치는 책이었다면, <그리스도 중심 설교 이렇게 하라>는 실천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에서 제시했던 설교 원칙들을 다시 요약해주고 있습니다. 


두 번째 파트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진 이 책의 본론, 즉 설교 예문들입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강조한 그리스도 중심 설교의 원칙이 어떻게 설교에 적용될 수 있는지 직접 설교의 시범을 보이고 있습니다. "1부에서는 구조에 초점을 맞추어 전형적인 설교, 비전형적인 설교, 강해설교, 귀납적 설교 구조의 예를 제시"하고, "지침을 덧붙여서 단계마다 그 단계에 필요한 원칙들과 실제를 알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2부에서는 본문을 구속적으로 해석하는 다양한 접근방식을 중점적으로 탐구"하는데, "성경신학의 여러 방식을 대표하는 각각의 설교는 그리스도의 대속을 예연하고, 예비하고, 반영하거나 혹은 그 대속 사역에서 비롯된 결과를 말해주는 본문들을 어떻게 설교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실례들"입니다. "3부에 수록된 설교들은 성경에서 발굴한 구속의 진리가 실제 우리 살멩서 어떻게 적용되지를 보여"줍니다(14-15). 



"성경의 어느 구절을 대하든지 두 가지를 질문해 보십시오. 

이 말씀은 하나님에 대해, 그리고 인간에 대해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질문을 하게 되면 언제나 구원의 필요성이 눈앞에 아른거릴 것입니다"(422).

<그리스도 중심 설교 이렇게 하라>는 기본적으로 "설교자들을 위한", "설교를 가르치는 책"인데, 어느 신학 서적보다도 명쾌하게 복음의 진수를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설교는 어떻게 하는 것인가를 배우려 읽었는데, 읽는 내내 복음의 진리로 마음이 뜨거워졌습니다. 또 브라이언 채플 목사님은 많은 예비 설교자들, 예비 사역자들을 가르치고 훈련하는 신학대학 교수이자 총장이기도 해서, 이 책은 설교학 교재는 물론, 사역자(설교자)를 훈련하는 영성교재로 사용해도 좋을 듯합니다. 예비 목회자들에게 주는 저자의 가르침 중에 모세의 예를 통해 "열심에도 함정은 존재한다"는 메시지가 인상 깊었습니다. 저자는 "하나님과 무관한 자기 사역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일러주며, "목회나 사역을 하다 보면 그것이 단순한 의식이나 상투적인 일로 전락하기 쉽다"고 경고합니다. "심방 잘하고,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계획을 치밀하게 짜고, 적절한 교회 성장 비법을 활용하고, 비전을 제시하고, 감동적인 설교를 하면 교회는 부흥할 거야". "날마다 밀려오는 목회의 압박감은 날마다 이런 식의 사역을 하도록 만들어 버"리면, "목회가 하나님을 갈구하는 사역이 아니라 기술을 발휘하는 전문직"이 될 것이라는 경고입니다(257). 설교자의 열심이 만들어낼 수 있는 또다른 함정은 "목회자의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려는 유혹"입니다. "목사의 설교를 좋아하게 만드는 것과 목사를 좋아하게 만드는 것"을 구별하라는 저자의 조언을 새겨야 할 것입니다. 


설교는 구조나 방식의 문제 이전에, 하나님의 말씀, 즉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역입니다. <그리스도 중심 설교 이렇게 하라>는 설교자가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그 메시지의 큰 틀과 핵심을 가르쳐주는 책입니다. 설교학 대가의 실제적인 설교노트는 이러한 큰 틀 안에서 설교의 구조와 의사전달 테크닉까지 고려한 모범을 보여줍니다. 브라이언 채플 목사님이 직접 들려주는 <그리스도 중심 설교>를 통해 모든 성경의 목적이 소망이라는 사실, 그러므로 설교를 통해 성도에게 소망을 주지 못했다면 하나님의 말씀의 목적을 놓치고 있다는 것, 그리스도 중심 설교는 어느 종교에서나 통하는 윤리 도덕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를 전해야 한다는 것, 하나님의 은혜는 완전히 거저라는 사실, 이 은혜에 대한 깨달음이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불러오는 강력한 동력이라는 것,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거룩에 대한 동기가 되고 열망을 가져온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스도 중심 설교 이렇게 하라>는 가르침은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어느 때나 복음을 전해야 할 그리스도인의 한 사람으로서 나도 "우리를 복음의 빛 속에서 춤추게 하며 구세주의 영광을 찬양하게 하는" 그리스도 중심 설교의 대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만들어줍니다. 


설교자라면 꼭 읽어봐야 할 필독서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모든 신학생들에게 일독을 권하며, 복음의 진수를 알고 싶은 독자에게도 일독을 권합니다. 복음의 진수를 담은 명설교문으로 읽어도 좋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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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저리 클럽
최인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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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떠나는 모든 이들에게 제단을 차려주어야 한다.

가을에 축제가 흔하듯,

그리하여 추수감사절이 있듯

우리는 풍요로운 종말에 감사를 드려야 한다.

그리고 좋은 책을 읽으면 책장을 덮어야 하듯

우리의 계절을 덮어야 한다.

그리고 조용히 눈을 감자.

눈을 감으면 우리는 볼 수 있다.

사라져가는 여름이 내게 안녕히 계세요, 인사를 하고,

지난 가을에 주웠던 낙엽 한 장이 안녕히 계세요, 또 만나요, 인사하는 것을(403).



내게 청춘(고교시절)은 다 읽고 덮어버린 좋은 책 같은 계절이라는 걸, 안녕히 계세요, 인사를 남기고 떠나왔지만, 지금도 눈을 감으면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그 시절의 순수함은 우리 인생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는 걸, 그리고 절대 잊혀지지 않으리라는 걸, 이 책이 다시 가르쳐주었습니다. "지나고 나면 이 때가 얼마나 좋았는지 알게 될 것이다"라는 어른들의 잔소리가 제일 듣기 싫었는데, 어느 새 그때 그 시절 어른들만큼 나이를 먹었고, 그때가 얼마나 좋았는지 사무쳐올 때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납니다. 그리워서인지, 억울해서인지, 슬퍼서인지, 아름다워서인지 모를 그런 눈물이 말입니다.



<머저리 클럽>은 70년 중반 까까머리 교복세대의 고교시절을 그린, 최인호 작가의 "최초이자 마지막 성장소설"입니다. 악동이라 하기에는 유머러스한 순수함이 넘쳐나고, 범생이라 하기에는 뜨겁게 끓는 피를 주체하지 못하는 평범한 여섯 명의 남학생들이 주인공입니다. 건방진 전학생을 손봐주려다 그와 친구가 되기도 하고, 메밀국수집에서 먹튀를 하다 붙잡혀 정학이라는 엄청난 시련을 겪기도 하고, 첫눈에 반한 사랑 때문에 어질어질하기도 하고, 짝사랑을 가로챈(?) 친구의 배신에 쓰라인 패배감을 맛보기도 하고, 차가울 겨울바다와 마주하며 한 뼘 성장해 돌아오기도 하고, "10원짜리 동전 2개를 들고 어두운 거리에서 공중전화를 찾아 헤매는" 친구의 외로움을 생각하며 눈물 짓기도 하고, '샛별'이라는 예쁜 이름의 클럽 여학생들과 교류하며 두근두근 남모르는 썸도 타고, 그렇게 새로운 시간과 새로운 만남을 반복하며 가쁘게 성장하는 이 친구들은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이기도 하고, 언니 오빠의 모습이기도 하고,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바다는, 겨울의 바다는 싱싱하게 그곳에 누워 있었다. 물보라가 덤벼들고 눈발이, 밤이 부서지는 파도 위에서 춤추고 있었다. 나는 허리를 펴고 우뚝 서서 기묘한 새해 아침, 열일곱 살이라는 새로운 나이가 내게 어떤 의미를 주는 것인가를 알았다. ... 그 소리는 내 젊은 가슴을 쥐어흔들고, 나를 설레게 했다. 나는 나의 작은 실연쯤은 이 거창한 자연 속에서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는 새로운 계시를 받았다. 그러자 나는 유쾌해졌다"(137).


구속도 많고, 지켜야 할 의무도 많고, 외로움이라는 낯선 감정이 불쑥불쑥 공격해오기도 하고, 대입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짊어진 채 책가방을 어깨에 메고 등교와 학교를 반복하지만 뚜렷한 목표는 없는, 그렇게 봄이 오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고, 겨울이 가는 사이 많이 웃고, 많이 슬퍼하고, 많이 울었지만, 무엇에 웃고, 무엇에 슬퍼하고, 무엇을 보며 울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사이 그들은, 그리고 우리는 커버렸습니다. "밤중에 호박덩굴이 움썩움썩 크듯 그리하여 우리가 잠든 새에 호박덩굴이 수수깡 울타리를 타고 넘듯 우리의 성장은 우리가 모르는 새에 이루어져서 우리의 키를 넘고 있을지도 모른다. ... 시계의 시침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도 그렇게 자라고 있을 것이다"(369).


졸업을 앞두고 열아홉 생일 파티를 하던 머저리클럽 남학생들과 샛별클럽 여학생들은 "빛나는 열아홉 개의 촛불", "빛나게 타오르는 열아홉 개의 나이", "열아홉 개의 지난 세월이 한꺼번에 명멸"하는 촛불 앞에서 가만히 서로의 눈들을 쳐다보며 감사를 드립니다(411-412).

우리를 키웠던 부모님께 감사를.

우리를 가르쳐준 선생님께 감사를.

우리에게 옛날얘기 해주던, 지금은 돌아가신 할머니께 감사를.

우리를 잠재웠던 무더운 여름날의 나무 그늘에 감사를.

우리의 머리를 적시던 비에 감사를.

우리를 기쁘게 혹은 슬프게 했던 모든 지나간 사람들에게 감사를.

이렇게 모여 있는 기쁨에 대해 감사를.


저는 여기에 한 가지 감사를 덧붙이고 싶습니다. 

잃어버렸던 소중한 일기장 속 순수의 기억을 다시 찾아준 최인호 선생님께 감사를!


이렇게 뜨겁고 순수했던 시절이 벌써 오래 전 나를 지나갔다는 사실만큼이나, 최인호 선생님이 더 이상 우리 곁에 없다는 사실이 지금도 믿기지 않습니다. <머저리 클럽>은 아주 유쾌한 성장소설입니다. 긴 문장의 시를 줄줄 외우는 우리의 주인공 '동순'이가 비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지금만큼 시끄럽고 요란스럽지 않았던 그때 그 시절에는 충분히 가능했을 일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시를 노래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자 했던 그 시절의 꿈과 다시 만나게 하는 책. 학교 안에 갇혀 있던 그 시절에는 생생하게 피어오르는 거리를 동경했는데, 지나고 보니 생생하게 피어오르던 것은 세상이 아니라 바로 우리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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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끝, 예수의 시작
카일 아이들먼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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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으켜 세워주는 책,
 생명을 주는 책을 만나다!



"그 하룻밤, 그 책 한 권, 그 한 줄로 혁명이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니체의 말입니다. 독서를 권장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겠지요. 책이 가진 파급력, 생각할수록 놀랍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인생을 흔들어놓을 책, 그 진동으로 세상까지 뒤바꿔놓을 책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요즘처럼 출판물이 홍수를 이루는 세상에서는 더욱 어렵습니다. 때로는 책 속에서 길을 잃어버리는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너도나도 책을 내고, 장삿속으로 출판물을 쏟아내니 책의 진가가 오히려 퇴색되어갑니다.


그런데 여기 지혜와 지식, 재미와 감동, 위로와 희망 정도가 아니라 아예 생명을 주는 책이 있다면요? 절망한 인생을 토닥이고, 쓰러진 이를 다시 일으켜세워주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책이 있다면요? 세상이 뒤집힐 일이지요. 열일 제쳐두고 읽어볼 일이지요. 값진 보물처럼 소중히 여겨야 할 일이지요. 문제는 그 책의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나의 끝, 예수의 시작>은 '종교서적', '기독교서적'으로 분류되는 책입니다. 나와 상관 없는 책이라고 제쳐둘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우리 모두와 상관 있는 책입니다. 그것도 깊은 상관이 있는 책입니다. 지금 절망의 벼랑끝에 내몰려 있다면, 무기력의 늪에서 어떤 의욕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 더더욱 상관이 있는 책입니다. <나의 끝, 예수의 시작>은 끝장난 내 인생이, 파산해버린 내 인생이, 그 밑바닥이, 그 절망이, 그 한없는 무기력이 사실은 축복이라는 역설을 가르쳐주는 책입니다. 세상이 비웃는 내 연약함이, 그 지독한 수치가 사실은 귀한 능력이라는 믿을 수 없는 진실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내 인생이 뒤틀린 것이 아니라, 사실은 세상이 뒤틀려 있다는 것을 똑바로 보게 해주는 책입니다. 꿈이 깨졌다고 슬피 울지만, 사실은 그때가 진짜 꿈을 꿀 때라는 놀라운 진실을 깨닫게 해주는 책입니다. "꿈을 꾸던 삶이 애통하는 삶으로 변했다. 하지만 상황이 반대로 될 수 있다면? 악몽에서 진정한 꿈으로 깨어날 수 있다면? 우리의 애통이 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예수님이 또다시 세상의 관념을 뒤엎으신다. 인생이 끝난 것만 같은 깊은 상실과 실망의 한복판에서 예수님은 책장을 넘겨 소망과 구속의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 주신다"(43).


이 책 안에 숨겨진 보석(진리, 생명)을 발견하려면 그것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믿음', '믿음의 눈'이라고 말합니다. 성경 지식이 있다면 더 깊이, 더 빠르게 이해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믿음의 눈, 성경지식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믿음의 눈은 마음만 열면 누구나 가질 수 있고, 들어보려고만 하면 저절로 마음이 열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끝, 예수의 시작>은 하나님의 잔치가 열렸다는 기쁜 소식입니다. 누구나 와서 즐길 수 있습니다. 우리가 거절하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당신이 "잠시라도 멈추면 공허해질까 두려워 소비의 질주를 멈추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소처럼 일하느라 시간이 없는 사람"이라면, "사람들과 부대끼며 사는 데 지쳐 오직 영혼의 짝을 만나는데 모든 걸 걸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초대를 거절할 것입니다. 당신의 인생은 물건, 활동, 연애로 꽉 차 있으니까요. 그러나 완전히 파산하여 내놓을 게 하나도 없는 인생이라면, 마음 안에 주체할 수 없는 큰 슬픔의 강이 흐르고 있다면, 남을 업신여기는 죄는 지을래야 지을 수도 없는 밑바닥 인생이라면, 꾸미고 연기하는 위선을 떨 여유조차 없이 흉터를 드러낸 채 살고 있다면, 이 초대에 귀를 기울여주시기 바랍니다. "내가 끝나는 지점", 바로 그 "가장 뜻밖의 지점에서 복이 시작되고 참된 만족을 발견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테니까요.


사실 이 책은 크리스천들이 읽어야 할 책입니다. 예수를 의지하는 사람들에게 놀라운 은혜를 전하는 책입니다. 예수를 따른다는 것이 진정 무엇을 의미하는지 깊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전을 주는 책입니다. 그러나 크리스천이 아니더라도, 가슴 아픈 이야기의 주인공들에게, 그 어떤 말로도 위로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완전히 파산하여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다시 일어설 수 없을 것만 같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선물해주고 싶습니다. 특히 '38년 된 병자'와 같이 이제는 고통 속에 살아가는 것이 더 익숙해져버린, 무력감에 완전히 사로잡혀 '할 수 없다'는 말 외에 달리 할 말이 없는 사람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습니다. 공허한 희망을 불어넣으려는 것이 아닙니다. 일장연설을 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같이 울어주려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생명, 진짜 생명을 주려는 것입니다. "당신의 거적을 들고 걸어가라. 무력감을 흩어 버릴 행동을 하라. 무엇을 해야 할지 확실히 모르겠다면 하나님께 묻고 귀를 기울인 다음, 그분이 시키시는 대로 하라"(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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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셀프 트래블 - 2016~2017 최신판, 양곤, 바간, 만달레이, 인레 호수, 네피도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23
한동철.이은영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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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나라,

미얀마에는 그 크기만큼이나 다양한 매력이 곳곳에 펼쳐져 있다(18).



2014년도에 <미얀마 셀프트래블> 초판을 읽었는데, 어느  개정판(2016-2017 최신판)이 출간되었습니다. 미얀마는 그곳으로 떠난 선교사님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된 지역인데, 책이 개정되는 사이 우리 교회는 미얀마로 두 차례 선교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선교여행을 떠나는 팀에게 추천해주었던 책이 바로 이 책 <미얀마 셀프트래블>입니다. 선교여행을 떠나기 전, 늦어도 6개월 전부터는 선교팀을 모아 교육을 하는데 <미얀마 셀프트래블>은 미얀마를 공부하기에도 좋은 책입니다. 문제는 저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지금 이 순간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국가가 바로 미얀마"라는 것입니다. 워낙 빠르게 변화하다보니 최신 정보 따라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미안먀 셀프트래블>은 가장 믿을 수 있는 가이드북이기도 합니다. 





 





여행지로서 미얀마의 가장 큰 매력은 넓은 지역만큼 볼거리가 많다는 것이고, 실속있는 관광에서부터 톱클래스 럭셔리 여행까지 취향별로 즐길 수 있다는 것, 또 이국적인 풍경과 풍습,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안전한 여행지"라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에서 미얀마로 떠나는 선교팀에는 특별히 초등학교 학생들도 함께했는데 미얀마가 비교적 안전한 나라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보내는 부모님들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상상출판에서 발간한 <미얀마 셀프트래블>의 가장 큰 장점은 이 책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미얀마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지역의 볼거리, 숙소, 레스토랑을 직접 발로 찾아다닌 저자들의 미얀마 사랑이 오롯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미얀마를 신나게 여행하는 저자들의 에너지가 감전되듯 전해져옵니다. 





 




<미얀마 셀프트래블>과 함께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있는 지역은 바로 '양곤'입니다. 올해 우리 교회 선교팀이 방문할 목적지이기 때문입니다. <미얀마 셀프트래블>을 열공하며 알게 된 미얀마라는 나라는 "135개의 다양한 소수민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민족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독특한 문화와 전통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미얀마 셀프트래블>은 "소수민족마을 깊숙이 가본다면 진짜 미얀마를 만날 수 있다'고 일러줍니다. 또 아직 여행자들의 출입이 허가되지 않은 미지의 지역도 있지만, 최근 개방을 시작한 덕분에 "시골뿐 아니라 도시에도 독특한 풍습이 살아 있다"는 것이 여행지로서 미얀마의 매력을 한층 더합니다. 


그중에서도 본래 남부의 주요 항구도시였던 양곤 시내는 "온갖 인종과 종교, 과거와 현재가 한곳에 뒤섞여 풍부하고도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불교 국가답게 많은 불교 사원들이 있지만 독특한 외관의 힌두 사원이나 거대한 무슬림 사원, 100년이 넘는 중국 사원 외에 영국 식민지 시절 지어진 고풍스러운 교회들까지 한곳에 모여 있다"고 합니다. 여행지로서 양곤은 한 곳이라도 더 보기 위해 분주하게 돌아다니기 보다 느리게 여행하며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은 곳이기도 합니다.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 친근하고 친절한 미소를 가진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꽉 채워진 여행이 될 듯합니다.





 



해외 여행 가이드북을 볼 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바로 지도입니다. 미얀마 자유여행자를 위한 가이드북으로 <미얀마 셀프트래블>을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지도" 때문입니다. <미얀마 셀프트래블>은 저자(들)가 직접 발로 뛰어 만들어진 책인데, 초판과 마찬가지로 개정판에서도 "최고로 정확한 지도를 만들기 위해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고 밝힙니다. 그만큼 자신 있다는 이야기겠지요.


우리 교회에서 미얀마를 두 번 다녀오는 동안 저는 후원자에 머물렀는데, 올해는 저도 선교팀에 합류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셀프트래블>을 보니 그 땅을 꼭 한 번 밟아보고 싶어집니다. 이 책을 열심히 정독하고 나면 미얀마에 대한 공부를 할 때, 제가 한 강의쯤 맡아도 문제 없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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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 세계 최고 여행지
김후영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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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는 ... 

인류가 창조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 다양한 유형의 문화적 아이템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여 

유네스코 공식 웹사이트(whc.unesco.org)를 통해 

나라별로 문화유산 지역을 리스트업해 알리고 있습니다


세계는 넓고 가봐야 할 곳은 많습니다. 문제는 생은 짧고 가진 돈도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마음 내키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훌쩍 떠나는 것이 여행이지 싶다가도, 황금 같이 귀한 여행의 기회가 주어지면 여행지 선정에서부터 일정까지 후회없는 선택을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게 됩니다. 엄마와 함께 가까운 일본으로 여행을 다녀올 때도 여행지역을 결정하기 위해 사지선다형(테마별) 후보를 만들어 엄마에게 고르도록 했습니다. "1. 우리나라 경주처럼 역사적인 도시  2. 제주도나 울릉도처럼 자연이 아름다운 곳 3. 힐링을 위한 온천여행  4. 화려한 대도시 체험  5. 디즈니랜드" 이렇게 말입니다. 특히 해외여행은 예산(경비)에서부터 일정, 그리고 안전까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으니 여행지 선택에 있어 신중에 신중을 기하게 됩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은 세계는 넓고 가봐야 할 곳은 많지만, 여행자들에게 꼭 가봐야 할 세계 최고 여행지를 추천해주는 책입니다. "인류가 창조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 세계문화유산"이라는 이유만으로도 꼭 여행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이 책은 소장가치가 충분한 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다양한 유형의 세계문화유산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니까요.








 

현재 전 세계 195개국 중 자연유산을 포함하여 124개국 721군데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여행전문칼럼리스트', '여행작가'라 불러도 좋을 저자가 "지난 20여 년간 다녀온 세계문화유산 중 일부를 선별하여 글과 사진으로 소개한 책입니다. 위의 지도로 확인하면 총 58군데의 세계문화유산을 소개하는데, 주로 유럽지역의 문화유산이 많이 소개되고 있으며 아프리카지역도 꽤 소개되고 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유네스크 세계문화유산으로서 주로 그 가치를 많이 이야기해주지만 여행자를 위한 깨알정보도 잘 챙겨주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등재연도는 언제인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문화유산으로서 어떤 가치가 있는지, 어떻게 갈 수 있는지, 여행하기 좋은 최적의 시기는 언제인지, 그곳을 여행할 때 꼭 알아야 할 팁은 무엇인지를 살뜰하게 챙겨줍니다.





 





유명한 곳 vs. 덜 알려진 곳 



필독서 목록 같은 것을 보고 내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이미 읽은 책들을 지워나가는 것입니다. 한 권 한 권 지워나갈 때마다 이미 읽어본 책이라는 희열을 느끼지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세계문화유산 58군데 가운데 가본 곳이 한 곳도 없다는 것입니다. 여태 뭘하고 살았나 허탈하기도 하고, 맨날 꿈만 꾸는 내 가난한 여행 경험에 풀이 죽기도 하고, 죽을 때까지 몇 군데라도 가볼 수 있을까 하는 좌절감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압도하는 감정은 이제라도 부지런히 다녀봐야겠다는 설레임과 성미급한 조급함입니다. 


그런데 이런 여행책을 보고 여행지를 선정할 때마다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유명한 곳과 덜 알려진 곳 사이의 갈등입니다. 잘 알려진 곳은 그만한 이유가 있어 가보고 싶고, 덜 알려진 곳은 낯섬이 주는 신비가 있어 또 가보고 싶어집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서 소개하는 여행지(?)는 비교적 잘 알려진 곳이 많습니다. 많이 알려진 곳 중에 개인적으로 꼭 놓치고 싶지 않은 곳 중 하나가 '로마의 역사 지구'입니다. 어디나 명소이기 때문에 특별한 곳을 방문하지 않아도 그 풍경 속에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격적일 것 같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만난 세계 최고의 여행지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 중 하나는 아프리카의 '도곤 카운티의 반디아가라 절벽'입니다. 사실 멤논의 거상, 스핑크스 조각상이 입구에 길게 늘어서 있는 카르나크 신전, 룩소르 신전 등이 눈길을 사로잡긴 했지만, 지구상에 이런 곳이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된 말리의 도곤 카운티가 가장 신비롭게 다가왔습니다. 아마도 "혹독한 환경과 열악한 편의시설 등으로 지금까지 여행해 본 지역 중 가장 여행하기가 힘들었던 곳"이라는 저자의 고백 때문에 더 인상에 남은 탓도 있을 것입니다. 솔직히 직접 가볼 엄두는 나지 않지만, 이렇게 새로운 곳을 만나고 세계에 대한 지평을 열어가는 것이 책으로 떠나는 여행의 묘미이기도 할 것입니다. 





 





누구의 말이었는지 기억은 희미하지만, '책'에 대한 찬사를 읽고 무척 감동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느 나라 언어든 배울 수 있고, 세계 어디든 가볼 수 있고, 시대를 초월하여 역사적 인물과도 만날 수 있는 '책의 세계'야 말로 무궁무진한 여행지라는 말에 깊이 공감했기 때문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통해 인류가 창조한 역사적 가치를 보유한 세계 곳곳을 돌다보니 책을 통해 만나는 세계도 충분히 매력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2017년에 동유럽이나 산티아고를 여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을 받고 가장 먼저 살펴본 지역도 동유럽 지역이었고,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가보 싶은 프라하에 대한 정보를 가장 먼저 찾아 읽었습니다. 요즘 가장 부러운 사람이 이 책의 저자와 같이 세계를 여행하며 자기만의 책을 내놓는 여행작가들입니다. 지금은 이렇게 책을 통해 세상과 만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지만, 삶으로 직접 그런 이야기들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간절합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테마로 한 세계여행, 누구에게나 실패가 없는 참 좋은 여행 테마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은 넓고 가봐야 할 곳은 많지만, 꼭 가봐야 할 곳은 어디인지 궁금하신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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