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셰프의 맛집 - 이 시대의 셰프들, 그들이 사랑한 맛집을 맛보다
임선영 글.사진 / 상상출판 / 2015년 12월
평점 :

맛있는 음식이 좋은 것은 맛있는 음식 그 자체가
행복이요,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기쁜 일,
축하할 일이 있을 때마다 음식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도 그 때문이겠지요.
음식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을 표현하는 사랑이기도
하고,
슬픔을 위로하는 따뜻한 손길이기도 하고,
살아갈 힘을 잃은 사람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한 입 한 입 삼켜진 음식은 그대로 우리의 추억이
되고,
인생이 됩니다.
그러니 한 번을 먹더라도 맛있는 음식,
정성을 다한 음식,
예쁜 음식을 먹고 싶은
것이지요.
최근,
우리네 삶은 갈수록 버겁기만
한데
왜 사회적으로는 요즘 "쿡방전성시대",
"셰프시대"일까 궁금했던 적이 있습니다.
갑자기 답을 알 것도 같습니다.
어쩌면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허기가
무의식적으로 맛있는 음식을 찾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할머니께 배운 솜씨로 동네에 작은 설렁탕집을 운영하는
한 여인은
할머니의
뜻을 받들어
주말이면 동네 공원에 나가 독거 어르신들께 국밥을 대접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 다가와
국밥통 옆에 보자기 하나를 내려놓고
홀연히 사라집니다.
보자기
안에는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가는 식당과
요리사들의 손맛을 기록한 낡은 수첩과,
반짝반짝
빛나는 황금수저 하나가 들어 있습니다.
황금수저를
들고 수첩에 적힌 식당에 찾아가면
음식을 무료로 맛볼
수 있다는 메시지와 함께 말입니다.
맛집에
관한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방송으로,
책으로,
인터넷으로 맛집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문제는,
역설적이게도 정보가 넘칠수록 오히려 진짜 맛집을
찾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과잉의 폐해입니다.
그런데 이 책,
<셰프의 맛집>은 맛집 정보의 차별화를 선언하고 나섰습니다.
한 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를 담은 프롤로그는
이 책의 콘셉트에 대해 독자를 잠시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하는데,
저자를 왜 "음식작가"라고 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한식,
양식,
일식,
중식,
디저트별로 나누어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가는 식당과 요리사들의 손맛을
소개합니다.
내용만 보면 이 책도 하나의 맛집 정보이지만
여기가 ★진짜 맛집이구나 하는 확신이 생깁니다.
어떻게 아냐고요?
어떤 것들은 그냥 저절로 알아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셰프의 맛집>에서는 이연복,
이찬호 셰프와 같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셰프님들과 함께
한식,
양식,
일식,
중식,
디저트를 대표하는 셰프님들을 인터뷰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음식은,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 가장 정직하게 담기는 실체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는
것은
맛있는 음식을 맛보는 또다른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찬호 셰프님이 전하는 "음식을 가장 맛있게 즐기는 방법"
마음에 새겨두었습니다.

더 이상 낚이기 싫다!
진짜 맛집을 찾는다면,
이 책을 손에 들자!
2015년을 마무리하고 2016년을 맞이해야 하는 이 시점에,
놀이처럼 혼자만의 미션을 수행해볼까 하는 생각이
번쩍납니다.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그 설렁탕집 사장님처럼
2016년 안에 이 책에 기록된 모든 맛집을 찾아가 직접 맛을 보는
것이지요.
이 책에 소개된 모든 맛집을 찾아 포스팅을 하면
저도 맛집 파워블로거로 거듭날 수 있을 것 같은데,
도전,
해볼까요?
^^

그런데 작가님,
셰프님들은 어디서 밥을 먹나요?
이 시대의 셰프들이 사랑한 맛집은 어디인가요?
책을 덮기 전에,
작가님에게 한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책의
앞 표지에는 "이 세대의 셰프들,
그들이 사랑한 맛집을 맛보다"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뒷 표지에는 "셰프들은 어디서 밥 먹지?"라는 물음이 있습니다.
그런데 책을 아무리 뒤져도
이 책에 소개된 셰프님들이 운영하는 식당은 알겠는데,
이 시대의 셰프들이 사랑한 맛집은 어디인지,
셰프들이 밥을 먹는 곳이 어디인지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이 책에 소개된 모든 맛집이 그러한 곳이라는 콘셉트인
듯합니다.
그러니 이찬호 셰프 사진이랑 책 표지만 대충 보고
이찬호 셰프님이 사랑하는 맛집을 궁금해하지는 마세요.
그런데 그런 것을 기대했더라도 실망하지는 않으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