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톈의 이것이 바로 인문학이다 - 천재 동양 철학자들의 생각의 향연을 듣다
이중텐 지음, 이지연 옮김 / 보아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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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중화민족은 어떻게 이처럼 수많은 위대한 사상가를 배출할 수 있었으며, 그들은 어떤 이유로 춘추 전국 시대에 집중적으로 출현했는지 자못 궁금해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그들의 사상은 왜 이처럼 오랜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강인한 생명력과 영원한 매력을 지니게 된 것일까?(410-411)



한동안 아버지가 '중화TV'라는 채널로 '삼국지' 강의를 열심히 챙겨보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 사람의 책을 구할 수 없는지 아버지가 물어서 '이중톈'이라는 이름 석 자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중톈'은 "역사학자이자 고전해설가이며 중국 최고의 학술 스타이자 스타 작가"였습니다. "<포브스>가 발표한 중국 갑부 순위 47위에 오르기도" 했다고 하니 그가 "중국대륙에서 얼마나 유명한 스타 작가"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전 해설로 그가 이처럼 유명한 스타 작가가 된 것은 중국의 시대적인 요청도 한 몫했을 것입니다. 중국인들은 인구 억제 정책으로 한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 많은데 자본주의 등의 유입으로 사회가 큰 혼란을 겪으면서 '버릇 없는 자녀'가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바로 이러한 때 이중톈의 고전강의는 잊고 있던 정신적 유산을 일깨웠고, 사회 문제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 다가갔으리라 짐작해봅니다. 중국인들은 경제만큼 사상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민족이고, 그래서 그들이 강대국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국인들의 이러한 모습은 오로지 '경제'만 붙들고 있는 우리의 진짜 가난이 무엇인지 비춰주는 듯합니다. 돌아갈 사상이 있고, 붙들어줄 정신이 있는 그들의 유산이 부럽습니다. 


<이중텐의 이것이 바로 인문학이다>는 크게 보면 백가쟁명의 3대 전쟁, 다시 말해 유가와 묵가, 유가와 도가, 유가와 법가의 논쟁에 대해 살펴본 책입니다. 그리고 그의 백가쟁명 이야기는 "모든 일의 시작인 공자"로부터 시작됩니다. "공자는 민간 시상가의 신분으로 천하 대사에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는 선례를 만들었"(411)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합니다. 


이중톈은 백가쟁명을 통해 선진이 남겨준 사상문화 유산을 이렇게 정리합니다. "묵가는 사회에 대한 관심을 두어 이상 사회의 모습을 남겼다. 그것은 바로 평등, 호혜, 박애다. 도가는 인생에 관심을 두어 인생에서 추구해야 할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것은 바로 진실, 자유, 관용이다. 법가는 국가에 관심을 두어 치국의 이념을 남겼다. 그것은 바로 공개, 공평, 공정이다. 유가는 문화에 관심을 두어 핵심 가치를 알려 주었다. 그것은 바로 인애, 정의, 자강이다. 또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묵가는 공동체를 건설하는 아름다운 이상을, 도가는 인생의 길을 제시하는 지혜의 결정을, 법가는 변혁에 대응하는 사상 자원을, 유가는 민심을 모으는 가치체계를 남겼다"(597).


그들의 사상문화 유산을 가르치며 이중톈이 중요하게 던지는 질문은 이것입니다. "이처럼 수많은 위대한 사상가들이 어떤 이유로 춘추 전국 시대에 집중적으로 출현했으며, 그들의 사상은 왜 이처럼 오랜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강인한 생명력과 영원한 매력을 지는가?" 위대한 사상가들이 춘추 전국 시대에 집중적으로 출현한 이유로는 "사고의 성숙", "사회 격변", "사인의 부상"을 꼽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국가와 사회에 많은 풍파가 일었던 격변기에 위대한 사상가들이 집중적으로 출현했다는 것입니다. 사회의 격변이라는 거센 소용돌이가 치열한 사상적 논쟁을 낳았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이 고난의 500여 년 동안 전쟁과 동란, 궁중 정변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서로가 서로를 속이며, 전화의 불길이 사방을 메우고, 핏물이 강을 이루었다. ... 이에 중요한 과제가 모두의 눈앞에 놓이게 되었다. '이 사회는 대체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 그렇다면 누가 이 문제에 대한 대답을 해 줄 수 있는 것일까?"(470-471)


"이 사회는 대체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 내던져졌을 때, 이중톈은 이 문제에 대답을 해준 사람들이 바로 사, 농, 공, 상, 중 사(士)에 속하는 계층이었고, 특수한 신분, 역사적 사명, 엘리트 의식으로 충만한 사(士) 계층만이 오직 이 문제에 답할 수 있었던 이유를 흥미롭게 풀어줍니다. 출신과 지위를 문제 삼지 않아야만 엘리트 계층이 양성될 수 있다는 것을 역으로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신선하게 와닿았던 부분은 바로 '공자에 대한 진실'입니다.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고 외쳤던 분도 계시지만 이중톈의 강의는 공자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었습니다. 공자는 이제 성인이라기보다 고군분투했던 진실한 정치인의 이미지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그도 살았을 때는 문제가 많았습니다. 관직, 관직, 관직을 외치며 끊임없이 관직에 연연했지만, "생전에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동분서주했음에도 가는 곳마다 벽에 부닥쳤고, 노심초사했지만 끝내 아무런 수확도 없었으며, 무리를 잃은 기러기처럼 서글펐고, 상갓집 개처럼 초라했다"(412). 그러나 그는 "안 될 줄 알면서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관직에 연연했던 이유는 공자의 학문이 정치학이고, 윤리학이었기 때문입니다. 정치학이든 윤리학이든 모두 실천이 중요한데, 공자는 정치적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고자, 학문적 주장을 실천하고, 인생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관직에 연연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공자의 한마디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습니다.

《논어》 <태백> 편을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공자가 말했다. "천하에 도가 있어 태평하면 자신을 드러내 벼슬길에 오르고, 도가 없어 태평하지 않으면 은거해야 한다. 나라에 도가 있는데도 가난하고 천하게 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며, 나라에 도가 없는데도 부유하고 귀하게 사는 것은 더욱 부끄러운 일이다"(38).


성경에 보면, 소돔과 고모라는 의인 열 명이 없어 멸망하고 맙니다. 우리에게 "나라에 도가 없는데도 부유하고 귀하게 사는 것은 더욱 부끄러운 일이다"라는 신념을 가진 정치가 열 명만 있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요? 춘추 전국 시대라는 사회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들에게 던져졌던 중요한 과제, "이 사회는 대체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 하는 물음, 그것은 공자와 같은 신념을 가진 한 사람의 정치가에 목마른 우리 국민 앞에 여전히 놓여 있는 과제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그에 답했던 천재 동양 철학자들의 치열한 고민과 사유와 논쟁을 담은 이 책을 읽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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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셀프 트래블 - 2015~2016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31
이은영.한동철 지음 / 상상출판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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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배낭여행객들 사이에서는 늘 소박하고 따뜻한 여행지로 입소문이 나있던 곳이었습니다. 한국에 갑작스레 알려져 그 매력이 사라질까 우려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지역은 여전히 작고 한적하며 우아한 분위기가 넘치는, 라오스 본연의 모습으로 남아 있습니다.


먹고 싶은 과자가 있는데 엄마가 안 사주시면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습니다. 어른이 되면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사먹을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막상 성인 대접을 받는 20대가 되고 보니,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 너희 앞에 있다"는 말이 제일 싫었습니다. '20대 안 살아봤나? 20대의 삶을 둘러싼 불안과 제약이 얼마나 많은데 저렇게 속편한 소리를 할까' 싶었으니까요. 그래도 그 시절 막연한 기대가 있었습니다. 40대쯤 되면 삶도 안정되고, 얼마간의 재력도 생겨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여전히 많은 제약과 불안 속에 살고 있는 40대의 지금, 가장 후회되는 한 가지는 꽃보다 청춘 시절, 배낭여행이라도 한 번 다녀올걸 왜 그렇게 가난한 삶을 살았나 하는 것입니다. 꼭 배낭여행으로 다녀오고 싶은 나라 <라오스 셀프트래블>을 보니 그런 후회가 더 깊어집니다. 


라오스가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꽃보다 청춘>이라는 프로그램 때문이지만, 이 나라에 한 번 꼭 가봐야겠다 마음 먹은 것은 라오스 여행에 푹 빠진 한 사람의 에세이(지금 이 순간, 라오스)를 읽고부터입니다. 흙먼지 풀풀 피워가며 달리는 산길 도로, 오염되지 않은 자연, 순박한 사람들의 친절에 함께 매료되었기 때문입니다. 내 생애 첫 배낭여행을 떠난다면 그곳은 라오스일겁니다. 






 





신나는 액티비티를 즐기거나 혹은 느긋하게 여유를 느끼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싶은 이들에게는 라오스가 적격이다. 


<라오스 셀프트래블>의 가이드는 이은영, 한동철 부부입니다. 이분들의 전작 <미얀마 셀프트래블>이 아주 인상 깊었던 터라 <라오스 셀프트래블>은 안 봐도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여행할 지역의 핵심을 콕콕 찍어주면서도 자유여행의 묘미를 한껏 살릴 수 있는 여백은 남겨주는 믿을 만한 '전문' 가이드분들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라오스 셀프트래블>은 여행지에서 만나 결혼까지 이어진 환상의 커플이 찰떡 궁합을 자랑하며 함께 만들어낸 가이드북입니다. 특별히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싶은 분들에게 적합한 여행지로 라오스를 추천해줍니다.


<라오스 셀프트래블>은 먼저 라오스를 여행하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여행자의 취향을 저격하는 스타일별 라오스 여행(링 라오스, 컬처 라오스, 에코 라오스), 여행자의 일정을 고려한 추천 코스(4박 6일 쏙쏙 라오스, 9박 10일 라오스 한붓 그리기, 15일 라오스 북부 완전일주 배낭여행), 라오스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라오스 하이라이트), 라오스 맛봐야 할 것들(맛있는 라오스), 기념품 챙겨오기(라오스 쇼핑 아이템), 라오스 언제 떠나는 것이 좋을까(라오스의 일 년), 알고 가면 좋은 라오스 상식(라오스 브리핑)까지 꼼꼼하게 가이드해줍니다. 가이드가 있는 여행을 가다보면 가이드 설명 들으랴, 오감으로 즐기랴 정신이 없기도 하는데, 이렇게 미리 가이드북으로 공부를 하고 가면 여행지에서는 훨씬 여유있게 즐길 수 있다는 것!






이 책에 나오는 모든 볼거리, 숙소, 레스토랑은 직접 발로 찾아가 확인한 곳으로 다른 이의 의견만을 듣고 수록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최고로 정확한 지도를 만들기 위해 확인헤 확인을 거듭했습니다.



라오스 자유여행 또는 배낭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라오스 셀프트래블> 한 권쯤은 꼭 소지하기를 권합니다. <라오스 셀프트래블>을 추천하는 이유는 가이드분이 직접 발품을 팔며 만들어준 나침반과 같은 지도 때문입니다. 한 장의 지도 위에 여행자들에게 필요한 맛집, 숙소, 주요관광지가 모두 표시되어 있습니다. 지도를 보면서 이동 경로를 따라 맛집을 선정하고 숙소를 정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아날로그에 익숙한 세대라 그런지 이런 지도 한 장이 앱보다 훨씬 보기 편하더라고요!






서바이벌 라오스!



한반도의 약 1.1배의 면적에 한국과의 시차는 우리 시간에서 2시간을 빼면 된다는 라오스! 다양한 소수민족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느림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나라라는 라오스. 해외여행지 중에서 비교적 안전한 나라이지만 그래도 <라오스 셀프트래블>은 몇 가지 안적 수칙을 당부합니다. 라오스는 인근 동남아 국가는 물론 서방 선진국들과 비교해도 범죄율이 상당히 낮은 편에 속한다. ... 그러나 어디에서든 외국인 여행객은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쉬우므로 기본적인 안전은 스스로 챙기는 것이 좋다. ... 베트남 전쟁 당시 광범위한 폭격이 있었던 지역(씨앙쿠앙, 폰싸완, 싸완나켓 등)은 여전히 많은 수의 불발탄이 존재함으로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 아닌 곳은 절대 피하고, 정체 모를 물건을 발로 차거나 던지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저자분이 북촌한옥마을에서 미얀마, 라오스 전문 작은별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니 라오스 배낭여행 계획이 세워지면 몇 가지 체크를 해서 이 책을 들고 저자분을 만나러 가보고 싶습니다! 요즘 가끔 친구들을 만나면 지금 우리 세대가 여행하기 좋은 때라고 바람을 넣습니다. 아이들 어느 정도 키워놓고 한가해진 친구가 그런 이야기를 제일 많이 하죠. 꽃보다 청춘은 아니지만 꽃보다 청춘 시절을 함께 보낸 단짝 친구들과 꽃보다 청춘 따라잡기 라오스 배낭여행 한 번 계획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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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셀프 트래블 - 2015~2016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30
조은정 지음 / 상상출판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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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다. 뉴욕에 가야겠다!



막상 뉴욕에 가면 현실감이 없을 듯합니다. 너무나 오랫동안 꿈꿔왔던 탓에, 너무나 오랫동안 그려왔던 탓에, 가상인지 현실인지 구분하지 못할 것만 같습니다. 영화 속 한 장면 안으로 뛰어든 것처럼, 낯설면서도 익숙한 듯한 '기시감' 속에 어떨떨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촌스럽게도 말입니다! 뉴욕에 가야겠다고 처음 마음먹은 건 선배 언니와 <뉴욕의 가을>이라는 영화를 봤을 때입니다. 스토리는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데 두 연인을 노랗게 물들였던 은행잎은 지금도 기억에 또렷합니다. 그래서인지 단풍이 노랗게 물드는 가을이면 뉴욕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남몰래하곤 합니다.






자유여행에 꼭 도전하고 싶은 곳, 뉴욕!



늘 자유여행을 꿈꾸다가도 막상 해외여행 기회가 오면 꼭 패키지 여행을 선택하고 마는데, 그래도 뉴욕만큼은 꼭 자유여행으로 다녀오려고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믿는 구석이 있어서(뉴욕에 언제라도 가이드할 준비가 되어 있는 지인이 살고 있습니다!)이기도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치열한 생기가 넘쳐흐를 것 같은 뉴욕을 관광객들과 한무리가 되어 돌아다니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 더 큰 이유입니다. 그곳에서는 온전히 자유로워지고 싶으니까요!








내가 모르는 뉴욕!



친절하게 가이드해줄 친구가 있지만, 그래도 뉴욕자유여행 가이드북을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는 것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진리를 믿기 때문입니다. 내가 모르는 뉴욕, 뉴욕에서 꼭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을 챙기는 것만으로도 뉴욕여행의 그림이 눈앞에 그려집니다. 원래 쇼핑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남들은 그렇게 즐긴다는 뉴욕 쇼핑 여행에도 큰 관심이 없었는데, <뉴욕 셀프트래블>을 보고 뉴욕에도 벼룩&주말시장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알아야 즐길 수 있다는 진리가 또 한 번 마음에 와닿는 순간입니다. 








뉴욕, 나의 세렌디피티!


처음 뉴욕에 가보고 싶다는 감정을 불러일으켜 준 동기가 <뉴욕의 가을>이라는 영화 때문이었다면, 그 열망에 불을 지펴준 것은 <세렌디피티>라는 영화입니다. 두 주인공이 도심 한복판에서 아이스 스케이팅을 즐기던 '울먼 링크'가 뉴욕에 꼭 가보고 싶은 두 번째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 번 영화를 두 번 보는 일이 없는데 '세렌디피티'라는 영화는 몇 번을 무한반복해서 정주행했는지 모릅니다. 울먼 링크에서 주인공들이 운명처럼 다시 만나는 장면을 보기 위해서 말이죠. <뉴욕 셀프트래블>은 각 지역마다 꼭 해봐야 할 "TO DO List" 제시해주고 있는데, 나만의 뉴욕 To Do List 중 최우선순위는 울먼 링크에서 영화 속 장면 따라해보기입니다! 그래서 뉴욕의 가을만큼이나 꼭 보고 싶은 풍경이 뉴욕의 겨울이기도합니다. 





 



 


뉴욕, 뉴욕, 뉴욕!



뉴욕은 박물관 투어, 맛집 일주, 쇼핑 여행을 목적으로 해도 좋을 만큼 다양한 여행 테마가 존재하는 곳인데, 제가 꿈꾸는 뉴욕 여행 테마는 "영화 속 한 장면 속으로"입니다. <뉴욕 셀프트래블>은 뉴욕 근교 명소 중 하나로 "프린스턴대학교"를 꼭 가보라고 권합니다. 프린스턴대학교는 '내가 만일 외국으로 유학을 간다면 꼭 이 학교로 가야겠다' 꿈꾸던 곳이기도 합니다. "가는 길이 그리 어렵지 않은 편이며 미국 내에서도 손꼽힐 만큼 아름다운 캠퍼스는 마치 중세 유럽의 어느 도시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매혹적"이라는 저자의 설명을 듣고 뉴욕에 가봐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난 셈입니다.



가이드가 있는 여행을 다녀보니 어떤 가이드를 만나느냐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가이드의 성격이나 취향에 따라 여행의 질과 색깔이 많이 달라지더라고요. <뉴욕 셀프트래블>은 "뉴욕에서 머물던 시절 친구나 지인들이 방문했을 때, 그들의 취향이나 예산에 맞춰 안내한"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뉴욕의 곳곳들을 소개한 가이드북입니다. 저자는 "부디 이 책으로 내가 직접 뉴욕을 안내해 주는 듯한 살가움이 느끼지를 바란다"고 소망을 밝힙니다. 책으로 짐작해보는 저자의 성격은 무척 꼼꼼하고, 부지런하고, 잘 웃고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분일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뉴욕의 작은 것까지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는 그녀의 뉴욕사랑이 책 곳곳에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가이드를 따라 뉴욕을 여행하다 보면, 거리에 눈부시게 쏟아지는 햇살만으로도 감사가 넘쳐나서 마음이 심하게 울렁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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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술가로 살기로 했다 - 창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고민 해결 프로젝트
에릭 메이젤 지음, 안종설 옮김 / 심플라이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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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창의력 코칭의 실제 엿보기!



'표절시비', '표절논란'이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자리를 잡나 싶을 만큼 연일 우리 사회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드라마 시나리오, 작곡, 의상 디자인, 문학작품에 이르기까지 분야도 다양합니다. 창작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의 표절논란을 지켜보며, 새삼 '창작의 고통'이라는 말을 떠올려봅니다. 이 책의 표지에 보면 "창작하며 산다는 것, 그 위대함과 고단함에 관한 가장 진솔한 이야기"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창작의 위대함을 부인할 사람은 없겠지만, 쉽사리 예술가로 살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은 창작의 고통, 그 고단함을 우리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수학처럼 공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정답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열심히 한다고 도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끊임없이 회의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이 길인 듯합니다. 


<나는 예술가로 살기로 했다>는 창작으로 먹고사는 사람들, 또 창작으로 먹고살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고민 해결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저명한 글쓰기 코치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에릭 메이젤은 "창의성 코칭"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이 책을 기획했습니다. 실제 예술계 종사자 혹은 지망생들에게 "과거와 현재의 고민은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2개월 후에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저자는 몇 가지 추가 질문으로 이들의 고민(문제)을 단순화한 뒤, 앞으로 2주 동안 작업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코칭), 2주 후에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알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 책은 바로 스물다섯 명과 함께 진행된 그 첫 2주 동안의 코칭 과정을 기록한 것입니다. 독자들은 어떤 과정을 통해 창의성 코칭이 이루어지는지를 지켜볼 수 있고, 예술계 종사들이 마주한 도전의 실체는 무엇인지 그들의 생생한 육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밥을 굶는 한이 있더라도 이 일을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 자문해보는 일이다"(20).


글이건, 그림이건, 노래이건, 예술로 먹고살기 어려운 것은 어느 시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예술계 종사자들이 많이 토로하는 문제 중 하나는 바로 "창작으로 먹고사는 일", 즉 "밥벌이"가 가능한가 입니다. 이 불안이 창작활동을 방해하기도 하고, 다른 일에 눈을 돌리게도 하고, 그러다 보니 한 분야를 진득하게 파고들지 못하고, 망설이고 걱정하느라 나아가지 못하고, 경제활동을 하느라 창작활동은 뒷전으로 밀리는 문제들을 파생시키기도 합니다. 또 하나 예술가들이 직면한 도전 중 하는 바로 '평가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원고가 퇴짜 맞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 그림을 팔 수 있을까 하는 좌절감 등이 창작활동에 몰두하는 것을 방해하곤 합니다. 

이러한 문제에 직면한 예술가 종사자들(혹은 지망생)에게 창의성 코치가 던지는 말은 딱 두 가지입니다. "당신이 제시한 그림에 비춰볼 때, 당신이 하고자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당신이 제시한 그림에 비춰볼 때, 시도해볼 가치가 있는 일은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8). 싱거울 정도로 단순합니다. 그런데 "하고자 하는 일"은 무엇인지, "시도해볼 가치가 있는 일"은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얼마나 큰 위력을 지니는지 모릅니다! 창의성 코치는 이 두 가지(하고자 하는 일, 시도해볼 가치가 있는 일)를 명확히 정리하게 한 뒤, 앞으로 2주간 그것을 어떻게 실천할지 계획을 세우고 실천을 해보도록 독려하는데, 2주 후의 변화가 놀랍습니다!


단 몇 분이라도 날마다 매일 하는 것의 기적!

<나는 예술가로 살기로 했다>는 일차적으로 예술가들을 위한 책입니다. 그러나 옆에서 창의성 코칭을 지켜보는 일반 독자들에게도 훌륭한 자기계발서 역할을 합니다. 이 책에서 발견한 가장 귀한 교훈은 "매일 뭔가를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입니다. 단 몇 분이라도 날마다 쓰는 일의 위력, 날마다 그리는 일의 위력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또 이 코칭 과정에 참여한 예술가들은 하고자 하는 일, 시도해볼 만한 일은 무엇인지 목록을 작성하고 목표를 세운 뒤, 2주간 일지를 작성했습니다. 이들은 일지를 작성하는 것이 집중력을 유지하고 불필요한 걱정을 떨치는 데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를 증언합니다. 2주간의 계획표는 해야만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의 균형을 찾아주고, 목표를 향해 한 발 앞으로 나아가도록 도와주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고 늘 미뤄두기만 했던 어떤 계획을 단 몇 분이라도 좋으니 2주간만 꾸준히 해보자 결심하고 당장 실행에 옮기는 중입니다. 꼭 창의적인 일이 아니더라도, 매일 단 몇 분이라도 꾸준히 실행하기에 도전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일단 시작하고 나면 쓸모없게, 또는 어차피 통제할 수 없는 걱정하느라 우리가 흘려버리고 있는 시간이 얼마나 많은지 깨닫게 됩니다. 예술계 종사자들이 아니기 때문에 나와 상관 없는 세계의 이야기들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코칭 과정을 지켜보며 깨닫게 된 교훈이 생각보다 큰 변화를 주어서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의 내면 가장 깊숙한 곳에 숨은 예술적 테마를 끌어내는 방법 하나는 그것이 일생생활의 혼돈 속에서 여차하면 시들어버리기 십상이라는 점을 감안해 하루에 단 15분, 30분이라도 최대한 자주 시간을 내어 그 간격을 좁히고 계속 성장할 기회를 주는 일이다. 자투리 시간을 우습게 생각하지 말고 꾸준히 정성을 기울이면 엄청난 내공을 쌓을 수 있다. 꾸준한 연습이 가장 훌륭한 스승이다"(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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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를 지배하는 통계의 힘 : 실무활용 편 - 쉽고, 빠르고, 정확한 통계 활용법 빅데이터를 지배하는 통계의 힘 시리즈
니시우치 히로무 지음, 신현호 옮김, 홍종선 감수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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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비지니스 현장에서 사용되는 통계의 힘!



사실상 통계학 때문에 논문을 포기한 일인입니다. 전공을 바꿔 대학원에 진학했다가 통계학이라는 복병을 만났습니다. 통계라고 하면 설문조사, 즉 백화점에서 소매자 구매욕구나 만족도를 알아보기 위해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응답자 비율을 정리하는 것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논문을 위해 조작적 정의를 내리고, 가설을 세우고, 설문조사를 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통계'학'은 그야말로 견고한 과학이었고, 논리적인 학문이었습니다. 사회과학 분야 논문을 준비하며 통계'학'을 정복하지 못하면 논문 진행도 어렵다는 걸 스스로 깨달은 뒤 좌절하고 말았습니다. 통계'학'을 정복하려고 하면 할수록 더 멀리 달아나는 산 같았습니다.


그렇게 깊은 좌절의 늪에 빠져 있을 때 이 책의 전편격인 <빅데이터를 지배하는 통계의 힘>을 읽었습니다. <빅데이터를 지배하는 통계의 힘>은 그야말로 통계학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려주었습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통계학이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오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통계학은 '가까이 하기엔 내겐 너무 무거운 당신' 같은 존재였습니다. 통계학을의 실제에 접근하는 일은 여전히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빅데이터를 지배하는 통계의 힘> "실무활용 편"은 이처럼 통계학의 매력과 필요성을 알고 현장에서 활용하고자 하는 '비즈니스맨'들을 위한 '실용서'입니다.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책이 비즈니스맨들을 위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통계학은 각종 학문 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되는데, "학문의 목적이나 철학, 다루는 연구 대상의 성질에 따라 동일한 분석방법도 달리 활용되고, 특정 학문 분야에서만 유독 자주 사용되는 분석방법 또한 존재"(9)합니다. 통계학을 공부하며 처음으로 정독한 책이 <현대 기초통계학의 이해와 적용>이라는 책이었는데, 이 책은 교육학 전공자들을 위한 통계학 입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족사회학 분야의 논문을 써야 하는 저에게는 조금(!) 거리가 느껴진다 싶었는데, 통계학이 어느 분야에서 쓰이느냐에 따라 내용에서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러니 <빅데이터를 지배하는 통계의 힘> "실무활용 편"은 비즈니스 현장에서 필요한 분석기법과 활용방법을 설명하는 책이라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통계학은 인간을 통찰하고 그 행동이나 자세를 조금이나마 별화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있"(11)으며, "평균과 비율 등 '현상 파악'을 위해 대다수 직장인이 사용하는 분석방법을 다"(16)룹니다. 가장 기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평균'과 '비율'의 차이, 표준오차와 가설검정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분석방법(다중회귀분석과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설명하고, 평균값, 신뢰구간, 유의수준, 표준오차 등을 통해 통계표를 읽는 훈련, 다시 말해 데이터의 배후에 존재하는 인과관계를 통찰해내는 방법까지 설명합니다. 


어려운 수식은 확 줄이고 사례를 통해 쉽게 설명했다고 밝히는 데 통계학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 독자에게는 여전히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논문을 읽을 때마다 직접 프로그램을 이용해 분석하지는 못해도 제시된 통계표를 읽어낼 수 있는 수준(분석)만 되어도 좋겠다 싶었는데, 통계의 꽃은 역시 '해석'이었습니다. 해석을 하려면 당연히 기본 개념과 분석방법을 잘 알아야 하고요. 컴퓨터가 데이터를 내놓아도 해석(통찰과 예측)할 수 없다면 데이터도 무용지물일 것입니다. <빅데이터를 지배하는 통계의 힘> "실무활용 편"은 비지니스 현장에서 통계를 많이 활용하는 실문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만한 책입니다. 통계학에 대한 어느 정도 기초 지식이 있다면, 통계를 해석하는 훈련에 많은 도움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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